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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량신선 1권(8화)
제3장 사람한텐 분수란 게 있는 것이여(3)


석두는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
“안 되어라. 그분들은 분명 지가 하계에 못 내려가게 막으실 것이어라. 그분들께는 정말 면목이 없으나 그냥 내려가는 게 좋을 듯허요.”
여섯 신선 사이에 묘한 적막이 감돌았다. 특히 석두와 함께 우화등선한 검선은 더욱 그러한 듯했다.
처음에는 못내 눈엣가시처럼 생각했던 석두였다. 하지만 지금은 누구보다도 더 석두를 아끼고 있었다.
“아, 그럼 내 아우에게 무엇인가 하나는 꼭 가르쳐 주어야겠네.”
비선이 불쑥 말을 꺼냈다. 이 무거운 적막을 깨 버리기라도 하려는 듯했다.
“무슨 가르침을 또 주시어라. 지는 여기서 형님들한테 배운 것만으로도 충분해라. 또 나무꾼이 머리에 든 게 많아서 무엇 하겄어. 안 그라요?”
석두는 가당치 않다는 듯 말했다. 하지만 이 부분에서만큼은 신선들이 훨씬 더 완고했다.
“이대로라면 우리들은 자네를 그냥 보낼 수 없네. 우리가 자네에게 하나씩의 가르침을 줄 터이니, 하계에 내려가서도 항상 그 가르침을 숙지하도록 하게. 그러면 우리는 항상 함께 있는 것이 아니겠나.”
“형님들…….”
검선이 말하자 석두의 눈에 눈물이 맺혔다. 이리도 좋은 분들이 항상 위에서 지켜봐 주리라 생각하니 든든하기까지 했다.
“알았어라, 형님들. 내 면목이 없어도 꼭꼭 아침저녁으로 할 것이구먼요!”
신선들은 저마다 자신 있는 것 하나씩을 석두에게 전수하기 시작했다. 자신들의 흔적을 지상에 남기기 위함이 아니었다. 자신들이 가장 아끼는 동생과 자신들의 생각을 공유하려는 것이었다.
비선은 석두에게 어법과 화술을 가르쳐 주었다. 젊어서 수많은 여인네들을 홀렸던 화술. 석두에게 그리 중요한 것은 아니었지만 석두는 반강제적으로 머릿속에 새겨 넣고 있었다.
검선은 오로지 무공 외에는 아는 것이 없었다. 그렇기에 검선은 운기토납법과 자신의 검술을 석두에게 주입해 주었다. 몸속의 기운을 운기하는 것만으로도 머리가 맑아지고 몸속의 탁기를 밖으로 내보낼 수 있는 것이었다. 지금은 탁기가 전혀 없는 음식들을 먹고 있어서 괜찮지만, 지상으로 나가면 몸에 조금씩 불순물이 쌓이리라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또한 자신의 무공을 익힌 첫 제자로 그를 인정하려 하고 있었다.
협선은 그에게 ‘협’과 ‘의’에 대한 가르침을 설파했다. 물론 그의 설명을 듣는 내내 석두는 거의 반쯤 자고 있는 듯했지만 말이다.
광선과 화선, 병선이 각자 집 짓는 법과 음식 하는 법, 그리고 온갖 병법술까지 전수해 주고 나자, 어느덧 한 달이라는 시간이 훌쩍 지나갔다.
석두가 지상으로 내려갈 때가 다가오자 신선들의 얼굴에는 더더욱 아쉬운 기색이 어리고 있었다.
석두는 우화등선할 때 지고 온 지게를 찾아내어 다시 등에 들쳐 메었다.
“황금 도끼로 나무하는 나무꾼도 나 혼자밖에 없을 것 아니여. 이것도 가져가야제이.”
석두는 선계에서 자신이 쓰던 황금 도끼까지 옆구리에 챙겨 넣었다. 선계에서의 기억을 되새기고, 또 이제 손에 익어 버린 그 도끼를 떼어놓고 가는 것이 자못 아쉬웠던 것이다.
“아우, 하계에서도 잘 지내야 하네. 혹여 우리가 지상으로 내려갈 일이 있으면 꼭 찾아가겠네.”
“자네가 어디에 있건 우리가 지켜보고 있음을 잊지 말게나.”
석두가 완전히 채비를 갖추자 여섯 신선은 각자 덕담을 늘어놓았다.
석두는 눈물이 나오려는 것을 억지로 참으려는 듯 코를 훌쩍이며 돌아섰다.
“지도 형님들을 절대 안 잊을 것이지라.”
신선들은 침음성을 흘렸다. 떠나는 아우의 마지막을 보아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하고 있음이 분명했다.
마침내 결정을 내린 듯, 검선이 앞으로 나섰다.
“절대 어디를 가서도 자신이 신선임을 잊지 말게. 신선임을 자랑스레 여겨야 하네!”
“그렇지라! 지는 신선 나무꾼이지라!”
고오오!
하계로 통하는 문이 열리기 시작했다. 석두는 씨익 웃으며 꾸벅 인사를 했다. 선계에서의 추억은 그로서도 잊지 못할 것임에 분명했다.
“잘 가게, 동생.”
“언젠간 다시 볼 날이 오길 바라네.”
“지도 형님들을 절대 잊지 못할 것이여. 잘 있으시우. 천도복숭아주는 꼭꼭 담가 마시고이.”
협선과 화선이 고개를 돌렸다. 끝내 눈물을 감추지 못한 듯했다.
후우욱!
이내 돌풍이 몰아쳤고, 석두의 몸이 하늘의 문 안으로 사라졌다. 신선들은 석두가 사라졌음에도 하늘의 문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가 버렸구먼.”
“허허. 이제 선계도 한동안 허전해지겠군요.”
언젠간 부선을 다시 만날 수 있기를 진심으로 기원하는 신선들이었다.


제4장 나도 나를 모르겠구먼(1)


녹음이 만발한 태산. 선계가 아니더라도 그곳은 낙원이라 부르기에 손색이 없었다.
“그 일들이 모두 꿈만 같구먼.”
석두는 오늘도 태산을 오르고 있었다. 가파른 산길을 오르다 보니 선계에서, 명계에서 있었던 일들이 모두 한낱 백일몽에 불과했던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였다.
물론, 석두가 선계에 올라갔던 것은 모두 사실이었다. 태산으로 돌아온 석두는 자신의 움막이 완전히 폐허처럼 변해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 자신이 선계에 있었던 시간은 고작해야 이삼 년. 그런데 집의 상태는 백여 년은 족히 지난 것처럼 변해 있었던 것이다.
어째서 그런 일이 일어났는지 알 리 없는 석두였기에 의아해 하면서도 결국 새로 보금자리를 꾸밀 수밖에 없었다.
그 외에도 증거는 무수히 있었다. 이제는 산길을 아무리 올라도 전혀 숨이 차지 않는다는 것도 그랬고, 아직도 어설프긴 하지만 신선술을 부릴 수 있다는 것도 그랬고, 결정적으로 자신의 손에 들린 이 황금 도끼가 그곳에서 가져 온 것이라는 사실이 그랬다.
“오늘부턴 다시 나무꾼으로서의 인생을 살아가는 거여. 그래!”
석두의 얼굴에서는 굳은 의지가 묻어났다. 석두의 목표는 하나였다. 이번에는 나무꾼으로서의 인생을 충실히 살면서 스스로 도를 깨우치겠다는 것.
우연이나 기연이 아닌 스스로의 힘으로 도를 깨우쳐 우화등선하고 말겠다는 것이었다.
“껄껄껄. 시간은 많잖여! 게다가 태산의 나무는 다 내 것이여! 이것만은 변함없는 거 아니겠어!”
석두는 호탕하게 웃으며 산에 올랐다. 굳이 높은 곳에서 나무를 하려는 이유는 간단했다. 위에서 아래로 내려오다 보면 언젠가는 태산의 나무를 다 베어 낼 수 있으리라는 생각에서. 참으로 석두다운 단순한 생각이라 아니할 수 없었다.
“퉤! 퉤!”
드디어 석두가 나무를 패던 작은 평야가 나타났다. 이곳은 발 디딜 곳이 충분히 있어 도끼질을 하는 데 더없이 수월한 곳이었다. 게다가 조금만 고개를 돌리면 옥황묘(玉皇廟)가 웅장한 자태를 뽐내고 있어 휴식 시간의 눈요기로도 훌륭한 곳이었다.
손에 침을 뱉어 도끼 자루를 꽉 움켜쥔 석두.
“후웁―. 후웁―.”
석두는 간만의 도끼질이라 다소 떨리는 눈치였다. 그 사이에 자신의 도끼질 실력이 조금이라도 줄었으면 어쩌나 하는 걱정도 뇌리를 스쳤다.
“아따, 뭔 고민이여. 후딱 오늘 양을 베어 내려가서 공부를 해야제!”
타탓!
석두는 황금 도끼를 꽈악 고쳐 쥐었다. 잠시 자신이 베려는 나무를 뚫어지게 노려본 석두는 이윽고 도끼를 들어 올렸다.
그런데 그가 미처 깨닫지 못한 것이 있었다. 도끼날에 푸르스름한 기운이 한가득 맺혀 있다는 것. 그것은 절정의 단계에 오른 무림 고수들이나 낼 수 있다는 강기(|氣) 부강(斧|)이었다.
“흐랏차아!”
쒜에엑! 콰아앙!
석두는 힘차게 도끼를 휘둘렀다. 다음 순간, 어마어마한 폭발이 태산을 휘감았다.
쿠르르릉! 쩌어억! 콰드득!
이내 태산의 산자락에서 엄청난 연기구름이 치솟았다. 그리고 사선으로 깨끗하게 잘린 태산의 정상이 옆으로 천천히 떨어져 내렸다.
퍼억! 철퍼덕!
한편, 석두는 자신이 일으킨 부강의 반발력에 저만치의 산 아래로 튕겨 나간 후였다.
한참을 구르다가 간신히 멈추어 선 석두는 눈앞에서 맴도는 별을 쫓아 버리려는 듯 고개를 내저었다.
“으허! 아이고메! 이게 무슨 일이여!”
간신히 정신이 들어 위를 올려다보니 경천동지할 일이 벌어지고 있었다.
깨끗하게 썰려 추락하고 있는 태산의 정상. 그리고 그 위의 옥황묘의 모습이 보인 것이다!
“뭐여, 이게! 왜 이런 일이 일어난 겨!”
그야말로 미치고 팔짝 뛸 노릇이었다. 아무리 신선이 되어 자신도 모르는 내공이 쌓였다고는 하지만 중원의 오악, 태산을 단칼에 썰어 버릴 정도의 힘이 있으리라고는 생각되지 않았던 것이다.
“설마 이 도끼가……?”
석두는 자신의 손에 들린 황금 도끼를 내려다보았다. 석두는 그제야 자신의 아둔한 머리를 탓할 수밖에 없었다. 미려한 검은 손잡이, 그 위에 새겨진 황금 용, 그리고 서슬 퍼런 예기를 자랑하는 묵빛의 날.
어딜 보아도 단순한 ‘나무꾼용 황금 도끼’가 아니지 않은가! 그 사실을 깨닫지 못한 자신의 머리를 원망할 수밖에 없었다.
석두는 경악과 절망이 반반씩 섞인 표정으로 도끼의 이곳저곳을 자세히 살폈다. 그리고 그제야 발견할 수 있었다. 도끼 자루에 깨알 같은 글씨로 쓰인 이 도끼의 이름을.
“신……력……?”
신력거부(神力巨斧). 신의 힘을 낼 수 있는 도끼. 비록 그 글씨를 모두 읽을 수는 없었지만, 결코 일반인이 쓰던 도끼가 아님은 단박에 깨달을 수 있었다.
“아, 아이고메! 이, 일단은 돌아가서 생각해 봐야 쓰겄구먼!”
여기서 이리 안절부절못한다고 잘려진 태산이 되돌아오는 것도 아니었다. 석두는 누가 도끼를 빼앗아 가기라도 할까, 품에 꼭꼭 껴안고 허겁지겁 자신의 움막으로 되돌아왔다.

무림에 일대 파란이 일었다. 하늘을 가릴 듯 우뚝 솟아 있던 태산은 그 끄트머리가 댕강 잘린 채 흙먼지를 가득 뒤집어쓰고 있었다. 게다가 천 리 밖까지 태산 무너지는 소리가 울려 퍼지지 않았던가.
이 소문은 날개를 단 듯 하루도 되지 않아 전 무림에 퍼져 나갔다. 그리고 결론은 하나였다. 태산을 단번에 잘라 버릴 만한 신병이 나타났다는 것.
아무리 내공이 심후하더라도 이를 받쳐 줄 수 있는 무기가 필요하기 마련이었다. 태산을 저리 단박에 베어 버릴 정도의 병기라면 그것을 쥐는 이가 천하제일인이 된다 해도 무리가 없는 것이었다.
벌써 발 빠른 문파들에서는 태산으로 수색대를 파견하고 있었다. 전족(電足) 여문아도 태산으로 파견된 수색대 중 하나였다. 그녀의 발 빠름은 종남에서도 매우 유명했다. 오죽하면 번개발이라는 별호가 붙었겠는가.
“분명 무림의 삼신기 중 하나가 나타난 것이야. 그렇지 않고서는…….”
여문아의 얼굴에는 평소보다 훨씬 더 다급함이 어려 있었다. 땅을 박차는 다리도 여느 때보다 훨씬 열이 올라 있었다.
무림의 삼신기라 함은 검과 창, 그리고 도끼로 이루어져 있는 최고의 무구였다. 삼신기의 주인이 되는 자, 무림을 제패한다. 그 말은 아직까지도 이야기꾼들의 입에서 오르내리는 이야기가 아닌가.
“무슨 수를 써서라도 신기의 주인을 찾아내야 해. 그를 우리 종남에 모셔 올 수만 있다면…….”
종남파는 구파일방 중에서도 가장 끄트머리에 위치한 문파였다. 다른 중소문파보다 규모는 컸으나 정파로서의 입지는 제일 낮았다. 그렇기에 이번 사건을 기회로 어떻게든 치고 올라가려는 종남파의 입장도 충분히 이해가 가는 바였다.
“그런데 도대체 어떤 고수이기에 태산을 단번에 잘라 버린 거지? 그가 악한 이가 아니기를…….”
이내 상념을 지운 그녀는 더욱 힘차게 발을 내디뎠다. 그녀의 신형이 번개 같은 속도로 태산에 가까워지고 있었다.

“지, 지금쯤 난리가 나부렀겄제잉!”
석두는 근심에 어려 있었다. 황금 도끼를 어찌해야 하나 하는 고민이 들었던 것이다.
“그러기에 아무거나 막 집어 오는 것이 아니었제. 후!”
석두는 한숨을 쉬었다. 어째서 선계에서는 아무 일도 없었던 도끼가 하계에 내려오자 이리 어마어마한 위력을 발휘하는 것일까.
그것의 답은 바로 금제에 있었다. 선계에 걸려 있는 금제는 아무리 신병이기라 할지라도 깨뜨릴 수 없는 것. 그런데 하계로 내려왔으니, 그 도끼의 진가가 드러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이 도끼는 집안에 잘 숨겨 놔야 쓰것어. 내가 선계에 다시 갈 수 있을 때까지.”
결국 석두가 내린 결론은 이것이었다. 자신이 공부에 전념하여 우화등선하게 될 때까지 도끼를 숨겨 놓자는 것.
어찌 보면 상당히 허술했지만, 지금 석두의 머리에서 나올 수 있는 최선의 생각임에는 분명했다.
그 순간, 석두는 움막 밖에 인기척이 있음을 느꼈다. 신선이 된 후로 자신도 모르는 새에 오감이 발달한 탓이었다.
“계십니까?”
의외로 가녀린 목소리. 하지만 석두는 크게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 이 시간에, 또 이 소동이 지난 뒤에 집에 찾아올 사람은 무림인밖에 없지 않은가.
“이, 있어라! 드, 들어오셔도 되어!”
석두는 황급히 모포로 도끼를 감싼 후 외쳤다. 크게 당황했음이 분명했다.
이내 움막 안으로 젊은 여성이 들어왔다. 십 대 후반 정도로밖에 보이지 않는 가녀린 여성이었지만, 허리춤에 매인 검으로 그녀가 무림인임을 알 수 있었다.
“여기 사는 사람입니까?”
여인은 석두를 바라보며 또박또박 물었다. 석두는 얼이 빠진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 여인의 정체는 바로 여문아. 그녀는 석두가 고개를 끄덕이자 황당한 듯 코웃음을 쳤다.
“당신, 뭔가 수상하군.”
“네? 뭐, 뭐가 수상해라? 지는 아무것도 모르는디…….”
석두는 여문아의 말에 크게 당황했다. 자신은 분명 아무런 말실수도 한 것이 없고, 또 도끼는 모포에 잘 싸인 채 자신의 무릎 위에 놓여 있지 않은가.
여문아는 석두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며 한 걸음 한 걸음 다가왔다.
“행색을 보니…… 나무꾼인가? 태산에서 나무를 하다니, 배짱이 좋군.”
“하, 하하. 지, 지가 원래 한 배짱 해라.”
여문아는 거의 확신하고 있었다. 이 나무꾼은 평범하지 않다. 무엇인가 알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석두는 자신의 주위를 천천히 돌기 시작한 이 여인 때문에 제대로 정신을 수습할 수가 없었다. 벌써부터 자신이 범인이라는 것이 들통 나 버린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여기서 나무를 하면 오늘 아침에 태산 끄트머리가 댕강 잘려 나간 걸 모를 리가 없는데 말이지……. 보통 나무꾼이라면 그런 일이 있으면 당장 도망치지 않나?”
그녀의 말에 가슴이 철렁 내려앉고 마는 석두였다.
“그, 그게…… 지, 지가 말했다시피 한 배짱 해서리……. 하하하하! 히익!”
다음 순간, 석두는 화들짝 놀라 뒤로 물러서고 말았다. 어느새 그 여인의 얼굴이 자신의 코앞까지 다가와 있었던 것이다.
“냄새가 나. 네놈, 뭔가 알고 있구나?”
여문아는 살기를 담아 석두를 노려보았다. 석두는 온몸에 식은땀이 나는 듯했다. 어떻게든 조용히 넘어갔으면 했는데 눈앞의 이 여인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았던 것이다.
“아니어라! 아니어라! 지는 암 것도 모르지라. 지, 지는 그냥 여기서 나무나 해서 먹고사는 나무꾼이어라!”
석두는 어색하게 웃으며 뒤로 슬금슬금 물러났다. 하지만 그것이 결정적인 실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