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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량신선 1권(14화)
제5장 도사님, 제발 날아 주셔라!(4)
“부선, 도대체 무슨 일입니까?”
제갈염옥은 아직까지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이었다. 그것은 제갈위류와 제갈예지도 마찬가지였다.
“저자는 태산에 살던 나무꾼입니다. 태산인과 무엇인가 큰 관계가 있는 게 분명하다고 생각되는 인물이지요.”
여문아는 석두에게서 시선을 떼지 않으면서 대신 답했다. 제갈가 사람들의 얼굴에 놀라움이 어렸다.
“아, 아니어라! 으응?”
우우웅!
손을 흔들며 뒤로 물러서던 석두. 이내 허리춤에서 떨림이 느껴져 고개를 숙였다.
‘이 녀석……?’
허리춤에 매인 신력거부가 울어 대고 있었다. 당장 자신을 휘두르라는 것처럼.
“안 되야, 이눔아! 사람은 죽여선 안 되는 것이여!”
석두는 도끼를 다그치듯 말했다. 하지만 소용없는 짓이었다. 신력거부는 그가 자신의 뜻에 따르지 않는다고 생각했는지 그의 내공을 빨아들이기 시작한 것이다.
“이, 이눔이……!”
“뭐, 뭐냐, 네놈! 어설픈 수작이라면 당장 그만둬라!”
자신의 몸에서 기운이 빠져나가는 것을 느낀 석두가 놀라서 외치자 이내 여문아의 표독스러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종남의 무인들은 고개를 숙이고 무어라 중얼거리는 그 나무꾼에게 천천히 접근하기 시작했다. 저 녀석을 생포해서 다른 이들의 손에 들어가기 전에 종남파로 돌아가려는 생각이었다.
“으읏!”
석두는 이러다가 자신의 생명까지 다 빨려 버릴 것임을 직감했다. 신력거부는 물을 빨아들이듯 자신의 기운을 빨아먹고 있었던 것이다.
“아, 알았어야!”
결국 석두는 도끼 자루를 쥐어 들었다. 그제야 신력거부는 그의 내공을 빨아들이는 것을 멈추었다. 그 대신 멧돼지 가죽에 덮여 있는 날 안쪽에서 푸른 강기를 머금어 대기 시작했다.
“오, 오지 말어야! 죽기 싫음 오지 말어!”
석두는 도끼를 종남의 무인들에게 가져다 대며 외쳤다. 하지만 이미 소용없는 짓이었다. 여문아는 석두가 마지막 발악을 한다고 생각한 모양이었다.
“호오, 드디어 본색을 드러내시나? 그래 봤자 우리들 모두를 상대로 이겨낼 수는 없을 텐데?”
“뭐, 뭣이여? 으헉! 이놈은 또 왜 이려!”
여문아의 말은 석두뿐만 아니라 신력거부의 분노까지도 불러온 모양이었다. 도끼가 절로 머리 위로 들어 올려지는 것이 아닌가!
“도, 도망쳐야! 어메야아!”
쒜에엑! 콰아앙!
석두는 절박하게 외치고는 눈을 질끈 감았다. 이내 신력거부가 아래로 떨어져 내렸고, 어마어마한 폭발이 태산을 휘감았다.
정상이 잘려 나간 태산. 이번에는 반으로 쪼개졌으니 그야말로 태산을 두 번 죽이는 일이 되어 버린 것이다.
후우웅! 철퍽!
석두는 그대로 산 아래로 날아가 풀숲에 처박히듯 떨어졌다. 그의 손에는 멧돼지 가죽을 갈가리 찢어 버린 신력거부가 하얀 연기를 뿜어내며 들려 있었다.
“아이고메, 이걸 어쩐디야. 이눔아! 네놈이 한 짓을 잘 봐라, 이눔아!”
석두는 마치 반으로 자르다 만 장작처럼 가운데가 푸욱 파여 버린 태산을 보며 망연자실하게 외쳤다. 태산의 정상을 베어 버린 것으로도 모자라 이번에는 반으로 쪼개 버리다니!
“아이고메, 진짜 큰일이구먼. 에라! 나도 모르겄다, 이제!”
멍하니 태산을 바라보던 석두는 자포자기한 듯 손을 휘휘 저으며 몸을 돌렸다. 따지고 보면 그랬다. 석두는 원하지 않았으나 절로 움직인 것은 신력거부가 아닌가!
“그래도 내일의 태양은 뜬대니께.”
무조건 좋은 쪽으로 생각하기로 한 석두였다.
제6장 내가 사람으로 만들어 줄 터인께!(1)
이번에는 태산이 반으로 쪼개졌다!
이 소식은 다시 무림에 급속도로 퍼져 나갔다. 하지만 태산인이 어째서 또다시 태산을 쪼개 버렸는지 확실히 아는 이는 아직도 없었다.
종남파의 무인들과 제갈세가인들만 빼놓고 말이다.
“그 녀석이 태산인이었단 말인가!”
우무학은 수색대 중 한 명이었던 무인에게 보고를 받고 있었다.
“그렇습니다. 녀석이 허리춤에 매고 다니던 것이 그 삼신기 중의 하나였던 것으로 추정되고요.”
“그, 그래, 태산인에게 당한 무인들의 상태는 어떤가?”
그 나무꾼이 태산인이라는 것은 상당한 충격이 아닐 수 없었다. 자신을 그리 보이게 위장한 고수였단 말인가?
“태산인의 직접적인 공격을 받지 않았던 덕분에 다들 목숨은 부지하고 있습니다만, 그 어마어마한 강기의 폭풍우에 휩쓸려 산 아래로 굴러 떨어져 큰 중상을 입었습니다. 꽤 오랜 기간 요양이 필요할 듯합니다.”
“허어…….”
그야말로 천우신조였다. 석두가 휘둘렀던 신력거부가 땅으로 떨어져 내렸기에 그나마 목숨이라도 부지할 수 있었던 것이지, 여문아나 다른 무인의 머리 위로 떨어졌다면 아마 그 흔적도 찾기 힘들었을 것이 분명했다.
“어쨌든 태산인의 얼굴을 알고 있는 수색대를 중심으로 일대 제자들과 함께 태산인의 행방을 수소문하도록 하게. 아니 되면 나라도 직접 가 보아야겠네.”
끝끝내 다른 문파에겐 이 사실을 알리지 않으려 하는 우무학이었다.
한편, 석두는 신력거부의 처치를 두고 고심하고 있었다. 어찌나 고집이 센 녀석인지 도끼날에 무엇인가를 씌우는 것을 거부하기 시작했다.
“아따! 그럼 너를 그냥 허리춤에 매고 다니란 말이냐. 그럼 너무 눈에 띈다니께?”
우웅! 우우웅!
녀석은 상관없다는 듯 울어 댔다. 마치 석두에게 싸움을 거는 이들이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고 말하는 듯했다.
“살인은 안 되여! 사람 손으로 사람을 죽이는 것이 얼마나 큰 죄인지 아냐! 에효…….”
석두는 고개를 설레설레 저었다. 한낱 도끼와 이야기를 나누는 자신이 한심하게 느껴진 터였다.
신력거부는 신기였지만, 또 한편으로는 요물이기도 했다. 대부분의 의지를 가진 무기들이 그렇듯, 녀석도 피를 원하고 있었던 것이다.
석두는 봇짐에서 꺼낸 사슴 가죽으로 녀석을 칭칭 동여매었다. 녀석은 거부하려는 듯 길게 울었지만 이번에는 석두가 이긴 듯했다.
“하아, 그나저나 큰일이네이. 이제 제갈세가에서도 날 쫓기 시작했을 터인데…….”
석두는 낭패스럽다는 듯 중얼거리고는 자리에서 일어섰다. 모든 문제의 근원은 이 도끼. 그러니 이 녀석을 선계에 어서 가져다 놓는 것이 자신의 의무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일단 가자고!”
생각이 짧다는 것이 어쩌면 석두에게 내려진 가장 큰 축복인지도 몰랐다.
산동에서 하남으로 통하는 길 사이에는 추룡호(追龍湖)라 불리는 거대한 호수가 있었다. 그리고 그곳에 수적들이 있다는 것은 그 근방을 지나다니는 이들이라면 누구나 아는 사실이었다.
물론 모르는 사람도 있었다. 바로 석두였다.
“허메! 정말 멋진 호수구먼!”
석두는 추룡호의 멋진 자태에 감탄하고 있었다. 마치 하늘을 향해 치솟아 오를 것처럼 거칠게 생긴 호수는 푸른 하늘이 쏟아질 듯 맑기만 했다.
“오늘 하루는 여기서 쉬어 볼까이!”
신선이 되어서인지 절경을 보면 그냥 지나치지 못하게 되어 버린 석두였다.
추룡호는 예부터 용이 하늘로 승천하기 위해 거치는 곳이라 했다. 그렇기에 주위에 강이 없어도 항상 맑은 물이 솟아오르는 것이고 말이다.
“와아! 정말 용이란 게 있긴 있구먼!”
그리고 그것이 석두의 눈에 보이지 않을 리 없었다. 아직 깨달음을 얻지는 못했으나 신선은 신선. 석두는 물속에서 유유히 헤엄치고 있는 용을 감탄하며 바라보았다.
“이렇게 용이 대놓고 다니는데 어째서 아무도 보지 못하는 것일까이.”
용, 게다가 호수를 수호하는 수룡은 범인들이 쉽게 볼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분노하지 않은 고요한 상태의 수룡이라면 그들의 눈에 단지 물결이 치는 것 이상으로는 보이지 않을 터였다.
철퍽!
호수를 유유히 헤엄치던 수룡이 물 밖으로 고개를 들었다. 자신을 빤히 바라보고 있는 석두의 존재를 깨달은 것이다.
“아, 안녕하셔라?”
석두는 수룡이 고개를 들자 꾸벅 고개를 숙였다. 수룡은 그를 빤히 바라보았다. 어딘지 슬픈 느낌이 가득한 눈빛이었다.
“무슨 일 있어라? 왜 그렇게 보는 것이여?”
석두는 이해 못하겠다는 듯 고개를 갸우뚱했다. 하지만 수룡은 똬리를 틀며 그를 계속 바라볼 뿐이었다.
그 이유는 머잖아 풀렸다. 호수 위로 거대한 배 한 척이 유유히 지나가고 있었던 것이다. 배 위의 풍경은 그야말로 가관이었다. 주지육림이란 것이 저런 것일까. 거나하게 술판을 벌이며 주색잡기에 빠져 있는 수적들의 모습이 석두의 눈에 들어왔다.
“저놈들 때문에 그러는 겨?”
수룡은 석두에게 다가왔다. 마치 석두에게 도움을 요청하려는 듯했다.
“나? 아이구메, 내가 무신 힘이 있어서 저런 사람들을 말린데요.”
석두는 난감하다는 듯 말했다. 하지만 그냥 두고 지나치기에도 뭐한 노릇이었다. 저들이 먹다 남은 음식들은 그대로 버려져 호수를 더럽히고 있었고, 저들이 저런 물자를 마련하는 것도 또한 약탈에 의한 것이지 않겠는가.
“저런 건 무림인들에게 맡겨야 하는디, 에효.”
결국 수룡의 등에 올라타는 석두였다.
수적들의 대장 우마는 기분이 너무나 좋았다. 상단 하나를 습격해 어마어마한 양의 금은보화를 약탈했을 뿐 아니라 아리따운 미녀들까지도 납치해 왔던 것이다.
게다가 무인들에게 토벌당할 염려도 없었다. 누가 이런 곳의 수적들을 친히 처단한단 말인가.
“놀아라, 놀아! 오늘은 마음껏 취하고 놀아 보는 게다!”
“와아아!”
이백여 명의 수적들은 저마다 술잔을 들어 올렸다. 그야말로 쾌락의 향연이었다. 술과 여자. 요구 조건을 모두 충족하고 있었기에 그들은 쾌락에 겨워 있었다.
“그, 그만들 하더라고!”
그때, 분위기를 깨는 우렁찬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모두의 시선이 갑판 한구석으로 모여들었다. 그곳에는 흰 옷을 입은 사내가 서 있었는데 도대체 언제 배에 올라탄 것인지 알 수 없는 노릇이었다.
“네놈은 무엇이냐?”
한편 석두는 크게 당황하고 있었다. 일단 힘차게 소리를 지르긴 했는데 그 다음에 어떻게 해야 할지는 대책이 서지 않았던 것이다.
“나, 나는 네놈들에게 올바른 길을 인도하기 위해 찾아온 스승이다, 이놈들아!”
수적들은 박장대소를 터뜨렸다. 한참을 재미있다는 듯 웃던 우마는 정색을 하며 외쳤다.
“뭐야? 네놈이 무엇인데 우리한테 올바른 길을 운운하는 것이냐! 네놈이 신선이라도 되냐?”
자신의 잘못을 전혀 모른다는 듯한 말이 석두의 심기를 건드렸다. 석두는 한 발짝 더 나서며 당당하게 외쳤다.
“그래! 신선이다! 어쩔 것이여, 이눔아!”
“뭣이?”
우마는 황당하다는 듯 그를 바라보다가 이내 피식 웃었다.
“이제 보니 미친놈이었군. 아, 그래. 이 여흥을 깨었으니 어디 신선술이라도 보여 줄 테냐?”
그의 말에 의기양양해진 것은 석두였다. 수적들이 그의 신선술을 본다 해도 서투른지 아닌지 알 수 있을 리가 없잖은가.
“보여 달라면 못 보여 줄 줄 아는 겨? 잘 보드라고!”
촤르륵! 촤르르륵!
석두는 팔을 들어 올렸다. 이내 배의 주위에서 여섯 마리의 수룡이 솟구쳐 올랐다. 물론 신선술로 만들어 낸 것이긴 하지만 말이다.
크워어!
“아, 아이고메!”
용들이 울부짖자 수적들은 그제야 겁에 질린 얼굴로 변했다. 우마는 경악한 듯 배를 감싸고 있는 수룡을 바라보았다.
“저, 정말 신선인가?”
“그렇다, 이놈들아! 이 부선님께서 오늘 네놈들에게 따끔한 맛을 보여 줄 터이니 앞으론 갱생해서 착하게 살아라이! 으랴아!”
석두가 들어 올렸던 팔을 앞으로 내뻗자 여섯 마리의 용이 일제히 배 위로 떨어져 내렸다.
푸화악!
“꺄아악!”
“으아아악!”
어마어마한 물보라가 치솟고, 수적들의 배는 두 동강이 나 버렸다. 수적들은 그대로 물살에 휩쓸려 호수 아래로 떠밀려 갔다.
“으, 으메에!”
하지만 석두가 미처 계산하지 못한 것이 있었으니, 석두 본인도 물에 휩쓸린다는 것이었다. 쏟아지는 물벼락에 배 밖으로 치솟아 오른 석두는 그대로 호수로 떨어져 내렸다.
철퍽!
“우엇!”
천만다행이었다. 때맞춰 물 위로 솟아오른 수룡이 석두를 머리로 받아 든 것이다. 석두는 한숨 돌리고 이마를 쓸어 넘기며 호수를 바라보았다. 수적들과 그들이 데려온 여인들이 물에 빠져 허우적대고 있었다. 게다가 녀석들이 가져온 금은보화도 물속으로 가라앉고 있었다.
“이, 일단 구하자고! 죽어 버리면 소용이 없는 겨!”
석두가 절박하게 외쳤다. 하지만 수룡은 그들을 구할 마음이 없어 보였다. 그들이 물에 빠져 죽어 가는데도 그저 바라만 보고 있지 않은가.
“아따! 네가 하늘로 승천하려면 생명의 소중함도 알아야 한다니께! 자, 얼른 구해야 돼라!”
크릉.
파아앗!
석두가 끈덕지게 설득하자 그제야 수룡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대로 커다란 물보라를 만든 수룡은 물에 빠진 인간들을 호수 옆으로 내동댕이쳐 냈다.
“어푸!”
“어푸풋!”
땅에 내동댕이쳐진 수적들은 연신 물을 토해 내느라 정신이 없었다. 그런 그들에게 석두는 의기양양하게 외쳤다.
“이제 좀 정신이 드냐, 이눔들아?”
“사, 사, 살려 주십쇼, 신선님! 저희가 잘못했습니다!”
수적들은 고개를 들었다가 화들짝 놀랐다. 파란 물보라 같은 용 위에 타고 있는 석두가 눈에 들어왔기 때문이다. 평소엔 그들의 눈에 보일 리 없는 수룡이었지만, 석두의 내공을 받고 있어서인지 그들의 눈에도 똑똑히 들어왔다.
“이 수룡은 이 호수의 수호신이여! 너희들이 그동안 호수를 더럽히고 온갖 악행을 하였으니 수호신이 노한 것이다, 이 말이다! 그라니께 앞으론 착하게 살어라이! 내 다음번에 너거들 얼굴을 또 보면 그땐 아주 내 손으로 지옥까지 보내 줄 텐께!”
“아, 아이구! 알았습니다. 살려만 주신다면, 살려만 주신다면 저희가 빼앗은 금은보화들을 전부 다 주변 마을에 나눠 주고 착하게 살겠습니다!”
우마는 고개를 숙이고는 손이 닳도록 빌기 시작했다. 진실인지 거짓인지 알 수는 없는 노릇이었으나 그렇게까지 이야기하니 석두도 슬슬 마음이 누그러지는 것이 사실이었다.
“다시는 죄 짓지 말고 착하게 살어야! 이미 지옥에 떨어질 죄를 지었다 혀도 진심으로 뉘우치고 선행을 베풀며 살면 천당에 갈 수 있을 테니께!”
“네, 네에!”
수적들은 석두의 앞에 꾸벅 절을 했다. 그러곤 또다시 벼락이라도 떨어질까, 자신들의 소굴로 달아나기 시작했다.
“어여 가! 가서 너거 소굴에 있는 보물들 싹 나눠 주고 착하게 살어라이!”
이내 수적들이 호수 한편의 저택으로 사라지자 수룡은 석두를 호수 한편에 내려 주었다.
“그려. 이 정도면 저 녀석들도 알아먹었을 거라. 이제 저런 놈들 때문에 고민하지 말고 수행이나 열심히 하셔라. 그래야 승천하실 것 아니겄어?”
수룡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곤 입을 벌려 석두에게 혀를 날름 보여 주었다.
“뭣이여?”
수룡의 혀에는 일곱 빛깔로 빛나는 용의 비늘 하나가 올려져 있었다. 석두의 새끼손가락만 한 크기였으나 석두가 보기에도 여간 귀중한 것이 아닌 듯싶었다.
그것은 바로 용의 역린(逆鱗). 용의 하나밖에 없는 급소에 돋아난다는 비늘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