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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화
第六章 복수혈전(復讐血戰)(6)


점소이의 설명에 백의사내가 혀를 찼다.
“그게 사실이라면 대단한 놈이군. 그래서, 어디 놈 같아?”
“아직 모르겠어. 그러나 하나 눈여겨봐 둔 것이 있는데, 검집 문양이야. 생긴 것이 좀 독특했거든. 우선 상부에 보고해 보고 그러한 놈이 있는지 알아보자고.”
점소이의 말에 백의사내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다가 갑자기 백의사내의 얼굴이 허옇게 질려 버렸다.
그러자 점소이가 의아한 듯 물었다.
“왜 그래?”
“……설마 검집 문양이 일그러진 구름 문양이 그려져 있었냐?”
“어, 맞아! 어떻게 알았어?”
백의사내가 식은땀을 흘리며 점소이의 뒤를 가리켰다.
그러자 점소이가 뒤를 돌아보았고, 동시에 헛바람을 삼켰다.
점소이가 말을 더듬었다.
“헉! 여, 여길 어떻게?”
“길이 있기에 왔다.”
그곳에는 독고천이 무심한 표정을 지은 채 서 있었다.
백의사내와 점소이가 뒷걸음질쳤다.
점소이는 이미 독고천의 무위를 본 후였기에 대항할 생각조차 못했고, 백의사내 또한 그 무위를 귀로 들은 후였기에 대항할 엄두도 나지 않았다.
“여긴 어디지?”



第七章 총타복귀(總舵復歸)(1)


독고천의 물음에 점소이가 땀을 흘리며 답했다.
“하, 하오문(下午門)입니다.”
“하오문?”
“예, 잡다한 정보를 취급하는 문파입니다.”
점소이의 말에 독고천이 고개를 끄덕이다 문뜩 백의사내를 쳐다보며 말했다.
“허튼짓하면 목이 남아나지 않을 거다.”
순간, 상부로 신호를 보내려던 백의사내가 식은땀을 흘리며 종으로부터 손을 거두었다.
“정보를 취급하는 문파라고 하니까 말인데, 몇 가지 정보를 알았으면 하는데 말이지.”
독고천의 말에 점소이가 고개를 연신 끄덕였다.
“할 수 있는 데까지 알려 드리겠습니다.”
그런데 순간 독고천이 고개를 내저었다.
“아니군. 생각해 보니 필요가 없어졌어.”
“왜, 왜 그러십니까?”
갑자기 독고천의 몸에서 붉은 마기가 흘러나오자 점소이와 백의사내가 당황했다.
“워, 원하시는 모든 정보를 알려 드리겠습니다!”
“아니, 그냥 내가 알아보도록 하지.”
순간, 독고천은 검을 뽑아 점소이와 백의사내의 머리를 베었다.
그들의 머리가 힘없이 바닥에 떨어지고 피가 바닥을 적셨다.
독고천은 조용히 주위를 살펴보았다.
정보를 아는 것도 좋지만, 그 정보를 누군가 원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면 아무리 하찮은 일이라도 한 번 더 보게 되는 것이다.
그렇기에 독고천은 직접 찾기로 마음먹은 것이었다.
알려져서 좋을 것 없는 정보였으니 말이다.
독고천은 그렇게 하오문의 감숙 분타에 있는 모든 정보를 훑어보았다.
감숙 분타는 지어진 지 얼마 되지 않아 규모가 작았다.
그렇기에 단 두 명만이 감숙 분타의 총원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독고천은 예상외로 유용한 정보들을 많이 얻을 수 있었다.
그중 하나의 문구가 독고천의 눈에 들어왔다.

천마신교(天魔神敎) 내전(內戰).

* * *

어떠한 침입자도 허락하지 않겠다는 듯 거대한 대문이 굳게 닫혀 있었다. 주변에는 항상 서 있던 문지기들도 보이지 않았다.
거칠면서도 힘이 넘치는 필체로 쓰여진 현판만이 독고천을 반겼다.

천마신교(天魔神敎).

약 이 년 만이었다.
이 년이란 세월이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거대한 현판은 하나도 변하지 않았다.
독고천이 대문에 다가가자 무언가가 눈에 띄었다.
대문에 서신이 한 장 붙어 있는 것이었다.

현재 본 교는 사정상 방문객을 받지 않음.
무단 침입 시 즉사.

오만방자한 말이었지만, 천마신교라면 충분히 그럴 자격이 있었다.
그만큼 천마신교는 강했다.
하지만 지금 천마신교는 내전을 겪고 있었다.
그렇기에 독고천은 기회라고 생각했다.
난세는 영웅을 만든다고 하지 않던가.
고로, 고수 한 명이 절실할 것이다.
거기다 사라진 줄 알고 있던 고수가 다시 나타난다면 손을 들고 환영할 것이 분명했다.
말 그대로 천마신교의 내전은 독고천의 복귀 시기로는 최적이었던 것이다.
독고천이 힘주어 대문을 열었다.
끼이익.
대문이 천천히 열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암기가 날아왔다.
독고천은 순식간에 검을 뽑아 들어 암기를 쳐 냈다. 순간, 묵직하면서도 낮은 음성이 울려왔다.
“누구냐!”
“독고천이라 하오.”
잠시 동안 정적이 흘렀다.
“본 교에 소속되어 있나?”
독고천이 고개를 끄덕이며 품속에서 무언가를 꺼냈다.
흑색의 명패였는데, 그 순간 아무것도 없는 허공에서 두 명의 사내가 모습을 드러냈다.
두 명의 사내는 바로 부복하며 말했다.
“대인을 뵙습니다. 교주님을 따르시는 겁니까, 아니면…….”
그들의 물음에는 은연 중 살기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만약 자신들이 원하지 않는 대답을 한다면 당장에라도 목숨을 뺏겠다는 모습이었다.
독고천이 명패를 품 안에 집어넣으며 이죽거렸다.
“당연히 나는 교주님에게 충성을 맹세했지. 그리고 그 빌어먹을 살기를 거두지 않으면 지금 당장 죽여 줄 수도 있다.”
독고천의 몸에서 붉은 마기가 폭사되자 두 사내가 신음을 내뱉으며 식은땀을 흘렸다.
그리고 그들은 하늘에 감사했다.
이 사내를 베어야만 하는 상황에 처했다면, 오히려 자신들이 고혼(孤魂)이 되어 버리고 말았을 테니 말이다.
“대인을 모시겠습니다.”

* * *

단상 위에 청의를 깔끔하게 차려입은 사내.
그의 주위에는 마기를 풍기는 사내들이 부복해있었다.
청의사내는 매우 젊어 보였음에도 자색 마기를 짙게 풍기고 있었다.
얼핏 보면 투박하게 생긴 사내였다.
그러나 눈밑이 어두워 보이는 것만 제외하면 남자다운 미남이었다.
그가 바로 천마신교의 교주, 흑제 노전득이었다.
장공의 고수인 그가 펼치는 흑묵룡장(黑墨龍掌)은 정파인들에게 있어 공포의 대상이었다.
흑색의 용이 모든 것을 휩쓸어 버리는 흑묵룡장은 천마신교 내에서도 첫손가락에 꼽힐 정도로 강력한 파괴력을 자랑했다.
그때, 단상 앞으로 한 흑의사내가 들어섰다.
사내의 몸에서는 붉은 마기가 은은히 흘러나오고 있었다.
흑의사내가 부복했다.
“속하 독고천, 북해빙궁에서의 일을 마치고 복귀하였습니다. 지연 복귀에 대한 벌은 달게 받겠습니다.”
노전득은 물끄러미 독고천을 내려다보았다.
독고천은 고개를 숙인 채 부복하고 있는 상태에서도 노전득의 시선을 느낄 수 있었다.
노전득이 흐뭇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
“추영독이 키웠다고 들었다.”
“예. 하지만 충성은 교주님께 하였습니다.”
독고천의 말에 노전득이 고개를 주억거렸다.
“추영독 놈에게 고마워해야겠군. 이런 절정고수를 키워 본좌에게 보내주었으니 말이야. 지금 현재 본 교가 처한 상황을 알고 있나?”
“예. 오면서 들었습니다.”
“그래, 알고 있다니 다행이군. 지금 분타 대부분이 추영독 놈에게 넘어간 상태야. 우리는 확실히 불리한 입장에 있지. 그런데 북해빙궁에 대한 소식을 들었는데 말이지…….”
노전득이 궁금하다는 듯, 그리고 흥미롭다는 듯 독고천을 내려다보았다.
독고천이 고개를 끄덕였다.
“예. 북해빙궁 측에서 인형설삼을 노리고 제 단전을 뽑아 무공을 폐했습니다. 이후 감옥에 갇혀 있다가 이렇게 도망쳐 나왔습니다, 교주님.”
“아, 그래. 인형설삼 건은 외총관에게 들은 적이 있었지. 고수 한 명이 생겼다고 싱글벙글하더군. 한데 용케 도망쳐 나왔어. 무공도 용케 되찾았고 말이야. 북해빙궁 봉문이 설마 자네와 관련이 있는 건가? 본 교의 정보 조직은 현재 마비 상태라서 말이지. 자네를 구하고 싶었지만 내전이 벌어진 탓에 그럴 여유가 없었네.”
“본 교의 가르침에 따라 속하가 북해빙궁 궁주의 목을 베었습니다.”
순간, 주위에 부복해 있던 사내들의 입에서 탄성이 터져 나왔다.
북해빙궁의 궁주가 북해빙왕 자육천임을 알기에 그런 것이었다.
그가 누구던가.
북해 최강의 고수라 불리던 이였다.
또한 북해빙궁이 가지고 있는 잠재력은 경악할 만한 수준이었다.
그런데 그런 곳의 지배자가 눈앞의 평범한 체격를 지닌 사내의 검 아래 목숨을 잃은 것이었다.
“그래, 잘했군. 그 주위의 고수들이 가만히 있지 않았을 텐데?”
“전 암형대 살수 출신입니다. 궁주의 목을 베기 전에 이미 주축 고수들을 암습했습니다, 교주님.”
살수 출신이라는 말에 노전득이 탄성을 내질렀다.
“오호, 그렇군. 그래서 살아남을 수 있던 것이야. 그래, 오랜 여행으로 노고가 쌓였을 텐데, 방에서 쉬고 있게나.”
“존명.”
독고천이 방 밖으로 나가자 사내들이 한마디씩을 던졌다. 그들의 목에는 핏대가 서 있었다.
“이건 추영독 놈의 함정입니다!”
“갑자기 저런 절정고수가 나타날 리가 없잖습니까!”
“쳐 내셔야 합니다, 교주님!”
조용히 사내들의 말을 듣고 있던 노전득이 손을 들어 올렸다. 그러자 사내들이 입을 다물었다.
노전득은 주위를 살펴보았다.
“저 녀석이 본 교에 들어왔을 때부터 본좌는 쭉 지켜보았네. 추영독 놈은 지금 이 순간을 바라보고 고수들을 키웠네. 본좌는 그중 가장 뛰어난 세 명의 인재가 추영독 놈의 손아귀에 있는 것을 알고 있었다네. 그중 두 명은 이미 추영독 놈 쪽의 주축 고수가 되어서 본좌를 괴롭히고 있지. 그런데 그중 최고의 인재는 항상 말썽쟁이였네. 인형설삼을 먹질 않나. 실종이 되어 몇 년간 없어지지를 않나. 그러던 중 이번에도 실종이 되었지. 북해빙궁으로 동맹서를 전한 후에 말이야. 고로, 저 녀석은 추영독 놈의 입김이 닿지 않았을 만한 유일한 녀석이라는 것이네.”
노전득이 목이 타는지 차를 홀짝인 후 말을 이어 나갔다.
“그리고 저 녀석에게서 흘러나오는 마기를 느낀 사람 있나? 저건 분명 혈마 선배의 마기라네. 본좌가 비록 추영독 놈에게 뒤통수를 맞았지만 눈까지 새 눈이 된 것은 아니지. 저 녀석은 우리에게 큰 도움이 될 걸세.”
노전득의 말에 사내들이 고개를 주억거렸다.
분명히 방금 나간 저 녀석은 말썽쟁이였다.
인형설삼 건으로 많은 돈을 물게 하였고, 어떤 직책을 맡기려 하면 실종되곤 했다.
그리고 이번에도 북해빙궁 동맹서를 전하러 갔지만, 인형설삼 건 때문에 감금되었다고 하지 않았는가.
그런데 실종된 후 돌아올 때마다 고수가 되어 나타나니, 벌할 수도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