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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사무적 오마르 1권(9화)
제4장 돌고래 제임스(1)


휘이이이잉…….
열어 놓은 퇴창을 통해 한겨울임을 실감나게 만드는 냉풍이 푸른 카펫 위에서 맹수처럼 으르렁거렸다.
나는 가부좌한 채 카펫 위에서 칼날 같은 냉기를 맞고 있었다.
한차례 권각 수련이 있었던 후라 찬바람은 따갑지 않았다.
오히려 시원하기만 했다.
뜨거운 땀이 뺨으로 흐르다 금세 식어 버려 수증기가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무릎 위로 떨어졌다.
그 땀 또한 내 몸의 열기를 못 이겨 곧 수증기가 될 것이다.
항상 그렇듯 땀을 흘린 보람은 있었다.
‘고작 보름이 지났을 뿐이다. 그런데 단전의 내공은 무림을 기준으로 할 때 평범한 사람의 1년 수련과 맞먹는다.’
의외의 결과는 나의 노력에 기인한 것도 있었지만 이계에 진입하면서 얻은 기연 탓도 있었다.
여기 이곳 세상에서 마나로 불리는 기는 무림보다 2배 풍부했고,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순수했다.
거기다 더해서 나의 몸은 2가지가 특별났다.
튼튼한 심장과 싱싱한 뇌.
몸을 추스르고, 단전에 약간씩 내가진기가 모이기 시작하면서부터 심장은 역동하는 피를 펌핑(Pumping)하기 시작했다.
튼튼한 심장으로 인해 내 몸은 항상 활기에 넘쳤다.
마약에 중독되고, 술에 찌들고, 색욕으로 허약해진 나의 몸이 탄탄한 근육질의 몸으로 급속도로 만들어진 것도 그 때문이었다. 그러니까 내 몸뚱이의 주인 오마르가 골육의 근본이 있는 놈이었다는 말이다.
싱싱한 뇌는 기억력과 이해력, 사고력을 향상시켜 주었다.
과거의 곽비보다 몇 배 똑똑해진 것이다.
2배의 노력이 4배의 결과로 나타나자 부쩍 자신감을 가질 수 있었다.
그때부터 용기를 가지며 이계에 적응해 갔다.
‘역시 새롭게 마음을 굳히길 잘했다. 이런 식이라면 몇 년 안 가서 이전의 절반 정도 내공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아직 보름밖에 지나지 않았고, 또한 나의 미래에 어떠한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
과거와 비교할 수조차 없어 천박하게까지 보이는 내 능력.
변수라면 그것이 변수다.
‘하지만 이것으로 만족할 수 없다. 지금의 내 몸은 개발이 필요하다. 단련되지 못하고, 성숙하지 못한 상태이다. 허약한 육체가 무공 수련을 방해하고 있는 것이다.’
칼을 들지 않고, 제법 무거운 견갑, 흉갑, 상갑 등을 걸친 채 권각 수련을 했던 것은 그러한 이유 때문이었다.
‘모든 것의 기본은 튼튼하고 단단하며 탄력 있는 육체다. 몸뚱이를 쇠처럼 단단하게 만들고 야생마보다 억세고 질긴 근육을 가질 수 있다면 이루고자 하는 성취를 보다 빨리 얻게 될 것이다.’
그랬다.
튼튼하고 강인한 육체가 바탕이 되지 못한다면 고수로서의 꿈은 포기해야 할 것이다.
‘동시에 시력을 키울 필요도 있다. 순간적이고 본능적인 감각을 키우는 육감 수련도 필요하다.’
그러려면 무영마공이 제격이다.
하지만 건곤무상공이 경지에 오르지 않은 상태에서 무영마공에 빠지면 악마가 될 것이다.
이전처럼 헤어나지 못하게 될지도 몰랐다.
참으로 아쉽지만 참아야 할 것은 참아야 했다.
기껏 새롭게 시작한 인생을 여기서 망칠 수는 없었다.
눈을 감고 내 무공에 대해서 생각해 보았다.
건곤무상신공!
과거, 사조는 이 건곤무상신공으로 천하제일인이 되었다.
사부는 중원제일인으로 불렸으며 나도 역시 중원제일인이었다. 또한 미래의 천하제일인으로 지목 받기도 했다.
한마디로 말해서 건곤무상신공은 최강의 내가신공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건곤무상신공에는 최고의 단점이 있으니 그것은 바로 무학구결의 난해함이다.
제일 단계 [지각의 현].
[지각의 현]은 단전을 느끼게 하고, 진기(眞氣)의 옹기라 불리는 커다란 그릇을 배꼽 아래에 만들어 준다.
이 과정은 다른 신공, 마공에 비해 실로 느렸다.
몇 배의 노력을 들여야 하고, 육체 또한 인연이 없으면 요령부득(要領不得)일 뿐이다.
하지만 그 어떤 것에도 일장일단이 있듯이 지각의 현이 만들어 주는 단전은 다른 내가무공이 만들어 주는 단전에 비할 바 없이 컸다.
또한 만들어진 옹기는 튼튼하고 질겼다.
시간이 많이 걸리고 까다롭지만 엄청난 토대를 만들어 준다는 말이다.
그것은 건곤무상공의 2단계인 [바람의 둔]도 마찬가지였다. [바람의 둔]이 가지는 가장 큰 문제점은 느린 속도의 축기다.
3년을 수련해야 2년의 노력에 해당하는 내가진기를 축기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일단 축기된 진기는 다른 신공, 마공에 비해 순수하다.
진짜 문제는 3단계인 [진기의 선풍]에서부터 등장한다.
[진기의 선풍]은 축기한 단전의 내가진기를 작게 응축해 준다. 심지어 내가진기를 선천지기화 하는 중대한 역할도 한다.
압축되고 압축되어서, 종국에는 작은 점처럼 응축된 내가진기는 지극히 순수한 기의 덩어리나 마찬가지다.
걸러질 때로 걸러져 유리같이 투명해진 건곤무상신공은 하나의 점으로 응축된 다음부터 부수지 못하는 것이 없고, 자르지 못하는 것이 없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단전에 축기한 내가진기를 응축하는 것의 어려움은 가히 혀를 내두를 지경이다.
경지에 이르게 된다면 건곤무상공을 능가할 신공, 마공은 가히 없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지만 신공 성취의 어려움은 첩첩히 둘러싸인 난제를 돌파해야 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인 것이다.
특히 3단계인 이 [진기의 선풍]은 가히 불가해의 내공구결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나같이 일면 무식하고 미련한 성정을 가진 이의 끝없는 노력이 아니라면, 천재들이 천재라 감탄할 정도의 오성을 가진 이가 아니라면 도전은 좌절되고 절망감만 느낄 뿐인 것이다.
연이어 다음 단계에 존재하는 [나한의 추(錐)], [추혼의 살(殺)] 또한 마찬가지여서 지난 시절에 최고의 석학, 천하의 기재라 불렸던 사문의 선조들조차도 여지없이 무릎을 꿇어야 했다.
사조 또한 혹독한 시련을 겪고 나서야 [나한의 추]를 완성하였던 것이다.
그러던 사조도 [추혼의 살] 앞에서는 길을 잃은 어린아이처럼 눈물을 흘렸고, 결국 깊은 고뇌와 아쉬움만 가슴에 안은 채 영면했다.
도전할 만한 가치가 있는 문제는 스스로 반격을 가해 오면서 자신의 값어치를 증명한다고 하지만 털끝만큼의 의심도 없이 완전무결함을 주장하는 [추혼의 살]은 공포 그 자체였다.
혹독한 시련만 안겨 주는 건곤무상공은 다른 한 가지의 특징을 가지고 있는 바, 그것은 내가진기의 양이 많고 적음에 따라 위력과 경지가 결정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내가진기를 선천지기화 하지 못하고, 보다 순수한 진기로 응축하지 못하면 진실한 건곤무상공을 발현할 수 없다는 말이다.
건곤무상공은 바로 깨달음의 무공인 것이다.
그렇게 본다면 이미 경험을 했었던 나로서는 절대 기연을 얻은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지금의 나는 과거 눈을 감고서도 펼칠 수 있었던 절초 비학들을 펼칠 수 없었다.
흉내도 낼 수 없었다.
내공은 턱없이 부족하고, 허약한 몸은 상승 무공의 시전을 방해했다.
몸을 흔들어 근육을 풀고, 호흡을 조절하여 혈기를 인도하는 유연도인법이나, 담력정쾌(膽力正快)의 묘용이 있는 심의삼재권(心意三才拳) 정도를 수련하는 것이 다였다.
칼에 내공을 불어넣어 던지는 수법인 추혼마도(追魂魔刀)는 가히 이기어도술이라 불릴 만했는데 이것은 녹림왕으로부터 갈취했다.
부드럽게[柔] 나아가며[進] 천천히[緩] 때리지만[擊] 맞은[彈] 부위는 폭발[爆]하고 거석조차 부순다[破]는, 유, 진, 완, 격, 탄, 폭, 파의 7식 광풍마도(狂風魔刀)는 1년 동안 고생하고 나서 죽인 대막오흉으로부터 뺏은 것이었다.
깃털같이 가볍지만[輕] 번개[電]처럼 빠르며[閃] 바람처럼 돌연하다[飄忽]는 암향표는 가히 천하제일경공으로 불려도 부끄럽지 않을 정도의 경공술이다. 이것은 암향신투를 살려 주고 그로부터 상납 받은 것이었다.
그리고 일도경혼(一刀驚魂).
한 칼에 천지를 양단 낸다는 이 일도경혼은 추혼마도와 광풍마도와 비교할 수 없는 가히 천하제일의 도법이었다.
8성의 경지에 이르면 번갯불을 만들어 내고 12성의 경지에 이르면 칼 한 자루로 번개 폭풍을 만들어 낸다고 하는 도법 중의 도법이 일도경혼이다.
경혼(驚魂)이 따로 경혼이 아닌 것이다.
과거의 나는 내 칼에서 하나의 번갯불을 보았고, 그것으로 중원제일인이 될 수 있었다. 두 개의 번갯불을 하늘을 향해 날렸을 때는 미래의 천하제일인으로 불렸었다.
번개폭풍.
그것만 성취하였다면 혈마와 천마를 무서워하지도, 그렇게 두려워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무적철권(無敵鐵拳).
나의 3대 성명절학 중 하나다.
사실 나는 칼보다 주먹을 쓰는 것을 더 좋아한다.
칼은 잘못 놀리면 사람을 죽여 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한 이유로 해서 권각을 즐겨 쓰다 보니까 이러한 명칭이 붙고 말았다.
그렇다고 나의 권각술이 떨어진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일도경혼에 미치지 못할 뿐이라는 것이다.
무적철권이 최고의 경지에 오르게 되면 흘러내리는 용암을 잡을 수 있을뿐만 아니라, 그 용암으로 멋들어진 조각상을 만들 수도 있다.
용암을 주물럭거리며 조각을 한다?
한마디로 두 손이 용광로가 된다는 말이다.
그리고 무영마공(無影魔功).
이것은 실로 지독한 마공이었다.
나를 악마로 만들었으며 종국에는 천하제일마로서의 독심을 만들어 준, 분신 옥쇄를 가능하게 해 준 마공.
사람의 인성까지도 갈아먹어 종국에는 악마로 만들어 버리는 마공이 바로 무영마공이다.
이것은 마공답게 수련 방법 자체가 혹독했다.
극심한 육체적 고통을 겪어야 1단계를 성취할 수 있으며 그것을 이기고 나면 죽음의 손을 얻는다.
일명 마면수(魔面手), 악마견(惡魔肩), 지옥비(地獄臂)다.
[육체적 고통]의 일단계가 경지에 오르면 손은 갈고리같이 변하고 팔뚝부터 어깨까지 거미집처럼 쩍쩍 갈라진다.
그 흉측한 손이 허공을 가르면 생명을 가진 무엇이든 모가지가 댕강 날아간다.
암석을 집어 두부처럼 으깨 버리고―마면수.
팔뚝 굵기의 철봉을 어깨로 받아 철판으로 만들며―악마견.
날아오는 청강검을 팔로 쳐 낼 수 있는 마공이 바로 지옥비다.
마공이 그냥 마공이 아니라는 것은 바로 무영마공을 수련하면서 필히 얻게 되는 육체적 고통과 그 고통을 이겨 냈을 때 얻게 되는 마성을 보면 알 수 있다.
경지가 높아질수록 감각은 무뎌지고 마공을 수련할수록 마성은 높아진다.
처절할 정도의 지독한 고통이 결국 인성을 황폐화시키는 것이다.
위기와 두려움이 나의 동지라는 것을 알게 된 것도 바로 무영마공 덕분이었다.
얼굴을 부수고 악마라 불리며 두려움의 대상이 될 그 당시 사람들은 나를 보며 벌벌 떨었다.
겁에 질려 몸을 숨긴 채 나를 손가락질했다.
“유령이다. 악마의 눈을 가진 유령이 나타났다.”
“피, 피해라. 숨어야 한다. 저 유령은 인육을 먹는 악마다. 흡혈을 하는 마왕이다. 사람을 두 손으로 찢고 생간을 씹으며 심장을 먹는 자다. 피를 빠는 흉마다. 뼈를 오도독거리며 씹는 사신이다.”
그랬다.
비쩍 마른 몸. 미친놈처럼 번들거리는 눈깔.
피비린내를 풍기는 해골이 나였다.
유령의 모습을 가진 식인과 흡혈의 마왕이 나였다.
몸에서는 항상 시궁창 썩는 냄새가 났으며 걷는 걸음마다 핏자국이 찍혔다.
“그래. 나는 유령이다. 악마다. 투명하게…… 여기저기를 떠도는……. 나를 숨기며 오해와 누명을 감수했고, 인성을 버릴 정도의 값비싼 대가조차 마다하지 않았지만 이렇게 손가락질만 받는 존재가 나다. 그 누가 나의 진심을 알아주겠는가.”
유령에서 악마로 변해 가는 시기였기 때문일까?
그 당시에는 나는 내가 걷는 땅이 항상 흔들린다고 생각했다.
내가, 내가 아니고 평지를 걸어도 둥둥 떠 있는 것 같았다.
피 강과 시체 산을 만들고 해골을 밟으며 껄껄 웃었을 때, 그때야 비로소 모든 [육체적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무영마공의 일 단계를 넘자 곧이어 복수심, 원한, 분노와 증오가 내 몸을 불살랐다.
“증오심을 키워라.”
무영마공이 나에게 명령했다.
“너를 짓밟은 자들이 저기 웃고 있다. 너를 무시한 자들이 저기 있다. 무림지사라는 허울을 쓰게 만들며 너를 죽음의 구렁텅이에 빠뜨린 스승이 껄껄 웃고 있다. 즐기며 희희낙락하고 있다. 피를 뒤집어쓴 너를 조롱하고 있는 것이다. 복수를 해라. 저들을 그냥 두지 마라. 모조리 죽여라.”
그 당시 나는 생각했다.
“나는 스승에게 이용당하고 있는 것일까?”
갈등하는 나를 향해 무영마공이 악마처럼 속삭였다. 계속해서 유혹했다.
잊지 마라.
잊지 마라.
“복수심을 키워라. 악마가 되어라. 네 심장을 다 태울 때까지 불태워라. 네 의지로…… 너의 힘으로 세상을 뒤엎어 버려라. 천하를 피로 씻어라. 그것이 네 스승에게 복수하는 길이다.”
결국 나는 악마가 되었고, 무영마공의 2번째 단계인 [복수심, 원한, 분노, 증오]를 넘어섰다.
천살문 최고의 암살절기 무영일점혈을 완성한 것도 그때였다.
하지만 끝끝내 [삶과 죽음의 경계선]이라는 극마의 경지는 보지 못했다.
그랬다면 분신 옥쇄를 선택하지 않았을 것이다.
무림에서 진정한 천하제일마, 천하제일인으로 추앙 받으며 잘 먹고 잘살았을 것이다.
두려움의 대상으로 공경 받으며, 만인들이 내 앞에 경배하는 것을 즐겼을 것이다.
‘음…….’
장시간의 회상을 접고 현실의 나로 돌아왔다.
‘내 무공들은, 내가 알고 있는 무공의 경지는 이미 얻었던 것이며 이미 갔던 길이다. 지금, 그것을 다시 가는 것이다. 하지만 허약한 몸이 울타리처럼 내 앞길을 가로막고 있다. 그것을 타개해야 하는 것이 급선무다.’
그러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두려움을 동지로 삼고, 피와 살이 닳을 때까지 극한의 훈련을 해야 할 것이다. 생사 간의 위기를 마다하지 않고 도리어 웃으며 겪어야 할 것이다.
그렇게 다짐하자 미소가 절로 나왔다.
‘무학은 경험을 통해 발전하고 진화하는 것. 모든 것은 순전히 내 노력에 달렸다. 두려움과 위기를 동지로 만든다면 나는 과거에 못다 이룬 꿈을 이룰 수 있다.’
두말도 필요 없다.
지금 나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이전의 능력을 되찾는 것.
‘힘이 있어야 권위가 서고, 권위가 있어야 세상 살기가 편하다. 그래야 돈도 따른다.’
내 꿈! 내 야망!
짧은 적응기가 지나자 나는 나 스스로를 돌이켜 보며 내 능력과 나의 미래에 대해 숙고했다.
마냥 이렇게 살 수는 없었다.
목적 없이 산다는 것은 평범한 삶보다도 못했다.
바보처럼 살기 싫었기에 앞으로 내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생각했다.
이계에서 어떻게 살아가는 것이 좋은지 생각했다.
장고의 시간이 지났고 드디어 결론이 났다.
―나의 희망을 이곳에서 이루자!
―중원제일인이 아닌 천하제일인이 되는 것.
―무림과 비교했을 때 너무나 확연히 다른 이 세상에서, 옥쇄로 인해 못다 이룬 나의 꿈을 실현하자.
―무림의 그때처럼 암살자나 패배자가 아닌, 진정한 승리자가 되자.
―천하제일마가 아닌 천하제일인이 되자.
―만인이 경배하며 우러러보는 존재가 되자. 마스터가 되자.
그렇게 볼 때 나의 배경은 참으로 든든했다.
가능성은 충분했고 확률도 높았다.
마르틴 왕국의 공작은 둘. 단 두 명의 공작이 다스리는 영지는 마르틴 영토의 오 분지 이나 되었다. 중원으로 치자면 작은 성에 해당하는 영토가 차후 나의 영지가 되는 것이다.
물론 아버지 구스타프 오마르가 죽고 난 후의 일일 테지만 말이다.
‘영지에서 왕이나 다름없이 생활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힘을 기른 다음에는 비밀리에 용병을 조직하여 그림자 용병 왕이 되거나, 암흑가의 왕인 다크 마스터가 되는 것도 좋겠지’
‘그쯤 되면 천살문의 재건인가? 아니지, 아냐. 이곳은 이계이니 개파라고 하는 것이 더 정확하겠군. 흐흐.’
현재의 목표는 그러한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