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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사무적 오마르 1권(24화)
제8장 카미르의 왕(3)
‘이대로는 승산이 없겠는데……. 다른 방법이 없을까?’
피하는 나의 얼굴에 초조감이 어렸다.
놈의 체력을 소모시켜 지치게 만들려는 계책은 이미 실패한 듯 보였다. 근 2시간 가까이, 피하면서 공격하고 도망치면서 기회를 노렸지만 그때나 지금이나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숱한 공격에도 불구하고, 뼈를 부수고 칼집을 만들며 피 고랑을 팠음에도 불구하고, 미노타우로스는 놀라운 재생력을 보이며 스스로 상처를 치료해 버렸다.
지치지도 않는 것 같았다.
오히려 힘이 빠지고 팔다리가 천근같이 무거워지는 쪽은 나였다. 포션이 아니었다면 가쁜 숨을 내쉬며 바닥에 주저앉고 말았을 것이다.
그사이 허공을 발기발기 찢기라도 하듯이 날아온 도끼가 내 코앞에 있었다. 몸을 굴렀다. 땅바닥이 폭발하며 구덩이가 파였다.
손바닥으로 땅바닥을 치며 몸을 뒤집었다. 그 자세로 표홀신보와 암향표를 연이어 펼쳤다.
미끄러지듯 내 몸이 일직선을 만들며 뒤로 날아갔다.
허공을 발로 차며 유영하듯이 날아가다 눈에 보이는 나뭇가지를 잡았다. 나무의 탄력을 이용해 몸의 방향을 바꾸며 달렸다.
깊어 가는 내상으로 인해 정신이 몽롱했다. 어질어질해서 다리가 꼬였다.
예닐곱 번의 호흡을 했을까?
달리던 나는 걸음을 멈추고 말았다.
숲과 늪지대가 끝나고 눈앞에 군데군데 암석이 솟아 있는 평원이 나타난 것이다.
내 얼굴에 낭패감이 스쳤다.
‘이런 제기랄.’
이렇게 되면 지형지물의 이점이 몽땅 사라지고 만 것이다.
그렇다고 미친 황소처럼 돌진하는 미노타우로스를 향해 덤벼들 수도 없었다.
먹잇감이 코너에 몰렸다고 판단했는지 미노타우로스는 흉측한 미소를 지으며 나에게 덤벼들고 있었다.
파아아아앙!
회심의 일격이 내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었다.
‘…….’
그때였다.
실로 우연하게도 건곤무상공의 한 구결이 뇌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정신을 가다듬고 안신(眼神, 재주가 눈으로 드러남) 내렴하여 시이불시(視而不視, 보되 보지 않음)의 마음으로 관조, 관음하라. 눈과 귀가 아니라 마음으로 보고 마음으로 들어라. 그러하면 신기가 영활해져 감응이 신속해지는 바, 이를 심령감응(心靈感應)이라 하도다.’
전율이 급커브를 그리며 정수리가 찡하고 울렸다.
마비를 동반한 구결의 깨달음이 정수리에서 발바닥 밑동까지 전달되자 척추가 뜨거워졌다.
―뜻을 쓰고 힘을 쓰지 않는다는 말은 졸경(拙勁, 둔한 힘)으로 자기를 속박하지 말며 심령으로 감응하라는 뜻이다.
―졸경을 쓰지 않고 심령으로 감응된 뜻을 쓰면 마음이 이르는 곳에 기(氣)가 이른다. 이리하면 지극히 부드럽고 잠시도 정체함이 없는 내경(內勁)이 만들어지는 바, 이것을 부드럽고 굳센 응축의 궁극이라 하도다.
―진정한 나한의 추는 바로 이것을 말함이다.
‘그렇구나. 바보 같은 놈. 그동안 이것을 서로 떼서, 따로 이해하려 했지 심령감응과 용의불용력이 하나라는 것을 생각하지 못했구나.’
구결의 뜻을 다시금 되새기며 무지했던 나 자신을 꾸짖었다.
‘응축이 바탕이 된 용의불용력이 나한의 추가 아니라 심령으로 감응한 마음이 나한의 추였다. 이것을 왜 여태껏 몰랐더란 말인가!’
과거 나는 나한의 추를 완성했다고 믿었다. 무림맹을 떠나기 직전 스승도 그러했다고 인정했다.
당신을 뛰어넘어 사조의 진전을 이었다고 칭찬했다.
그런데 불현듯 스친 새로운 해석이 나를 훈계하는 것이다.
나를 꾸짖으며 미련한 놈이라고 손가락질하는 것이다.
‘심령감응과 용의불용력은 하나다…….’
‘심령감응과 용의불용력은 하나다…….’
밀실의 소리처럼 각성의 속삭임은 계속해서 나의 뇌리에 여운을 남기고 있었다.
파아아앙!
놈의 도끼가 내 머리 위에 다다랐을 때, 건곤무상공의 4단계 내용 중 하나가 뇌리에서 스파크를 일으켰다. 이미 자극 받은 뇌는 영활하게 움직였고, 즉시 놈의 도끼를 막아 낼 묘책을 토해 냈다.
파악.
표홀신보와 암향표가 가미된 [용맹의 발자국]으로 땅을 밟았다.
도끼가 내 머리를 쪼갤 듯 후려치고 있었지만 내 몸은 오히려 도끼를 향해 덤벼들 듯이 다가갔다.
부러진 칼을 내밀어 도끼에 붙였다.
파팡!
둔탁한 소리와 함께 스파크가 튀었다. 플레임 콘토스의 이빨이 떨어지며 내 팔이 활처럼 휘어졌다.
엄청난 내력이 칼을 타고 손목을 때렸다.
그래! 바로 이거다!
나는 이 순간을 기다리고 있었다.
“상대의 힘을 내 힘으로 만들며 그 힘을 상대에 전이한다. ―나한의 추.”
한바탕 건곤무상공상의 구결을 크게 외치며 플레임 콘토스를 빙글 돌렸다. 손목을 타고 어깨를 침범하던 미노타우로스의 막강한 내력이 칼을 통해 뱉어지며 내 몸이 옆으로 미끄러졌다.
중심을 잃은 미노타우로스는 고스란히 제 힘까지 받자 우당탕 앞으로 밀려났다. 만취한 놈처럼 휘청거리며 구덩이 발자국을 찍던 놈은 결국 요란한 소리를 내며 땅바닥에 처박히고 말았다.
꽈당!
절로 통쾌해서 쓰러진 놈을 향해 껄껄 웃어 주었다.
“오호. 미흡한 힘에, 졸렬하고 천박한 깨달음이었는데도 불구하고 효과는 제법이구나.”
비칠거리며 일어선 미노타우로스는 매우 놀란 듯했다. 그러나 몬스터는 몬스터. 제 힘만 믿고 있던 놈은 곧 흉성을 드러내며 나에게 돌진했다.
다시 칼을 휘둘렀다. 배틀 엑스가 내 앞에서 채 반원을 그리기 전, 도끼와 칼이 아까처럼 붙었다.
퍽 하는 소리와 함께 찌르르 팔이 울렸다.
그 순간, 진한 수프(Soup)를 젓듯 칼을 돌리며 내 몸이 옆으로 비켜났다. 어깨 근육이 물결처럼 출렁였고 나의 팔은 구렁이처럼 꾸불거렸다. 칼로 전달된 충격이 남김없이 도끼로 옮겨졌다.
회전하는 칼을 잡아당기는 척 살짝 끌다가 즉시 뒤쪽으로 밀어내며 내경을 쏟아 냈다.
투다다당 하는 소리와 함께 달아오른 금속의 냄새가 풍겼다.
내가 비켜선 자리로 밀려난 미노타우로스가 헛발질을 하며 자빠졌다. 얼른 몸을 일으키는 놈의 눈깔에 낭패한 기색이 스쳤다.
“권은 뭐니 뭐니 해도 기격(技擊)이지. 타격이야말로 권의 진정한 맛이다.”
표홀신보를 이용해 바람처럼 다가가 일어서려는 놈의 윗니를 향해 주먹을 내뻗었다.
따다당! 따땅!
놈이 채 자세를 잡기도 전, 나의 무적철권이 놈의 상아 이빨을 격타했다.
뿌드드드득!
단단한 이빨이 부러지는 작렬감이 주먹을 타고 전율처럼 전해졌다. 이빨이 깨진 미노타우로스가 비명을 지르며 땅바닥을 뒹굴었다.
진짜 연타는 이제부터라고 할 수 있었다.
나의 신형이 허깨비처럼 허공을 날아올랐다.
“폭(爆)!”
놈의 목덜미를 향해 질풍노도 같은 일검을 내찔렀다.
귀청을 찢을 듯 괴이한 음향이 터지며 부러진 플레임 콘토스에서 서릿발 같은 마나 블레이드가 놈을 향해 쏘아져 갔다.
7식 광풍마도는 수십 년 동안 대막에서 황제로 군림하던 대막오흉의 살인 도법이다.
도신에 전신의 경력을 주입하여 앞으로 힘차게 내뻗는 광풍마도의 ‘폭’ 결은 마치 거대한 해일이 밀려드는 듯 패도적인 위력을 지니고 있으며 격중하면 맞은 부위는 포탄이 터지듯 폭발하게 되어 있다. 바로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놈의 목덜미를 잘라 낼 때 사용하기에는 더할 나위 없이 적격이었다.
경악한 미노타우로스가 도끼를 내뻗으며 마주 찔러 왔다.
츠츠츠측!
도끼와 칼이 허공에서 마찰하자 달아오른 쇳덩이에 찬 물을 끼얹은 소리가 터져 나왔다.
원래의 광풍마도가 심령감응과 용의불용력으로 인해 한층 정순해져서 생긴 현상이었다.
“컥!”
미노타우로스가 칠공에서 피를 토하며 뒹굴었다.
나한의 추와 ‘폭’ 결에 의해 놈의 내장은 절구에 찧은 듯 으깨졌을 것이다. 다시금 벌떡 일어섰지만 놈의 눈동자에서는 생기가 사라지고 있었다.
격돌하는 순간 나도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았다.
속이 울렁거리고 전신이 벼락에 맞은 듯 쩌릿쩌릿했다.
얼른 호흡으로 내기를 조절하며 날뛰는 건곤무상공을 다스렸다.
“엄청난 놈이군.”
비록 죽어 가고는 있지만 숲의 제왕은 역시 달랐다.
타고난 능력과 힘은 추측이 불가능할 정도였다.
놈은 근육의 힘만으로 나와 상대했다. 그런데도 내가 밀렸다.
거기다 더해서 놈의 재생력은 가히 경악할 지경이다. 지금도 보라. 고작 몇 호흡이 지났을 뿐인데 물총처럼 터지던 코피가 멎어 가고 있지 않은가.
내가 질린 표정을 지었다.
“글로만 보고 말로만 들었지만 저 정도인 줄은 짐작하지 못했다. 시간을 더 주면 처음처럼 생생하게 될 것이다. 빨리 끝내야 한다.”
광풍마도로 연이어 공격을 하려는 찰나였다.
꾸역꾸역 피를 토하던 미노타우로스가 커다란 함성을 내지르더니 쥐고 있던 배틀 엑스를 힘껏 집어 던졌다.
부아아아앙!
자신의 분노를 한꺼번에 폭발시키듯 배틀 엑스가 무섭게 회전하면서 날아왔다.
어마어마한 위력이었다.
공기가 찢어지고 포탄 같은 폭발음이 울렸다.
거뭇한 빛이 도끼 주변에 어른거리는 것 같기도 했다. 그것은 낙타 젖처럼 뽀얗지도, 햇살에 빛을 발하는 이슬처럼 반짝거리지도 않았다. 내가 만든 마나 블레이드처럼 퍽퍽 불꽃을 튀기지도 않았다.
그러나 거뭇한 빛에는 가공할 공포가 담겨 있었다.
더구나 도끼 주위에 이는 광풍은 엄청난 에너지를 동반하고 있어서 맞기는커녕 스치기라도 했다간 끝장이 날 것만 같았다. 온몸을 발기발기 찢고 내장을 으깨 버릴 것 같았다.
저것도 혹시 오러인가?
그런 의심을 확인할 시간이 없었다.
허리가 활처럼 휘어지며 몸이 위로 튕겨 올랐다. 이른바 궁신탄영의 절정 경공술이 발휘된 것이다.
파아아아앙! 파앙……!
배틀 엑스가 무서운 소리를 내면서 아슬아슬하게 발밑으로 지나갔다.
광풍에 휘말려 신발이 벗겨지고 바지가 넝마처럼 찢겨 나갔다. 발바닥의 피부는 잘 익은 고기처럼 빨갛게 변해 버렸다.
“크으흠.”
엄청난 살기가 발밑을 스치는 느낌은 넌덜머리가 날 정도로 소름 끼쳤다. 전신의 근육이 바람처럼 펄럭였다. 온몸이 화덕에 놓인 오징어처럼 오그라들었다.
조금만 반응이 늦었더라면 배틀 엑스에 맞아 즉사했을 것이다.
하지만 안도의 순간도 잠시.
귀가 떨어져 나갈 것 같은 파공음이 다시 울렸다.
섬뜩한 뭔가가 나를 얼어붙게 만들고 있었다.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돌리던 나의 눈에 경악이 스쳤다.
온몸의 솜털까지 창처럼 곤두섰다.
육중하기 이를 데 없는 배틀 엑스가 허공중에서 방향을 틀어 다시 날아오는 것이다.
믿지 못할 광경이었다.
“이, 이기어검의 일종인가?”
상대는 그냥 몬스터다.
4미터에 달하는 크기에 엄청난 근육과 철사 같은 털로 뒤덮인 몬스터. 지능이 있다고 해도 인간과 비교할 수 있을까?
그런데 이기어검같이 배틀 엑스를 조종하고 있는 것이다.
도대체 저것이 가능한 것일까?
카미르의 왕이라고 하더니 눈앞의 미노타우로스는 몬스터에 대한 선입관을 완전히 바꾸어 놓고 있었다.
전력을 다해 칼을 내밀었다. 단전에서 쥐어짜듯 끌어올린 건곤무상공이 팔을 통해 칼로 전달되었다. 플레임 콘토스가 매미 날개같이 진동했다.
꽈르릉!
칼에 튕겨난 배틀 엑스가 저 멀리까지 날아갔다.
날카로운 소음을 내며 날아가던 도끼는 자루째 땅바닥에 틀어박혀 버렸다.
동시에 나의 몸도 발밑으로 고랑을 파며 뒤로 밀려났다. 휘청거리는 두 발에 억지로 힘을 주고 몸을 세웠다.
불에 달군 인두로 지지는 듯 전신 곳곳에 통증이 밀려왔다.
질식할 것 같은 통증에 심장이 펄펄 끓어올랐다.
눈에는 핏발이 맺히고 머리카락조차 곤두섰다.
도끼의 충격이 머리까지 전달되었는지 고막이 터지고 눈알이 뽑히는 느낌이었다.
귀에서는 계속해서 부아아앙 하는 도끼 날아오는 소리와 왱왱거리는 잡음이 들렸다.
뇌진탕인지 뭔지, 하늘이 빙빙 돌고 있었다. 세상이 나를 중심으로 회전하는 것만 같았다.
숨이 차고 현기증이 일었다.
중심을 잡기 위해서 이를 악물어야 했다.
입 안이 비릿한 것으로 보아 내상이 도진 것 같았다.
뭔가 이상했다. 도끼를 막았다. 부러진 플레임 콘토스로 날아오는 도끼를 분명히 막았다.
그런데 묵직한 통증이 옆구리를 강타하고 있는 것이다.
“크으으윽!”
신음을 삼키며 다시금 쿵쿵 물러섰다.
물러서며 재빨리 옆구리를 살폈다.
상처는 꽤 커서 허연 갈비뼈가 보일 정도였다. 움푹 파인 상처 주변은 심각할 정도로 살이 뜯겨 있었고 내장까지 상처 밖으로 삐죽이 빠져나와 있어 징그럽기 이루 말할 수가 없었다.
뜯겨진 살은 한 근이 아니라 얼추 몇 근은 될 성싶다.
아무래도 도끼의 회전력이 칼에 막히자 방향을 틀어 내 옆구리를 갈랐고, 회오리치는 광풍에 의해 주변 살들이 절삭기에 갈린 고깃덩어리처럼 떨어져 나간 것 같았다.
칼을 겨눈 채 전면을 노려보았다.
미노타우로스는 덤벼들지 않고 있었다.
짐작이 맞은 것 같았다.
아까의 그 한 수가 전력을 다한 최후의 일격이었는지 미노타우로스는 제대로 서 있기조차 불안할 정도로 몸을 흔들고 있었다.
놈은 선천의 잠력까지 사용해서 도끼를 날렸던 것이다.
이러면 여유가 있다.
포션을 꺼내 옆구리에 들이붓다시피 했다. 한 병을 또 꺼내 벌컥벌컥 마셨다.
찢어진 상의를 칼로 잘라 상처 부위를 감쌌다.
극심한 통증으로 인해 숨 쉬기조차 힘들었지만 상처를 돌볼 시간은 그것뿐이었다.
조심스럽게 미노타우로스를 향해 다가갔다.
크와아아아앙……. 크와앙!
내가 다가가자 혼미한 상태인데도 불구하고 미노타우로스가 허공을 향해 손톱을 휘둘렀다. 으르렁거리며 허공을 할퀴었다.
아무렇게나 휘두르지만 놈은 카미르의 왕이다. 손톱에 맞는다면 종잇장처럼 찢겨 나가는 것은 불을 보듯 뻔했다.
적당한 거리에서 무적철권으로 어깨를 공격했다.
빠각!
뼈 부러지는 소리가 났다. 연이어 놈의 양쪽 어깨를 무차별적으로 가격했다.
빠갸갸갹! 빠갹!
수십 번을 때렸을 것이다. 미노타우로스의 양 어깨뼈가 판자처럼 부서져 나갔다. 녀석의 근육은 우그러진 양철처럼 움푹 움푹 파였다.
결국 견디지 못한 미노타우로스가 두 팔을 늘어뜨렸다.
하지만 놈은 쓰러지지 않았다. 악착같이 비틀거리기만 했다. 욕이라도 뱉어 주고 싶을 정도로 독한 놈이었다.
내가 눈을 빛냈다.
카미르 계곡의 왕은 트롤도 비웃을 정도의 재생력을 가지고 있다. 이 정도로 잡았다고 안심하다가 언제 역습을 당할지 모르는 것이다.
뒤로 다가가 등짝을 향해 일장을 날렸다.
펑!
놈이 다리를 꼬며 비틀거렸다.
다시 한 번 일장을 날렸고 동시에 다리를 걸었다. 통쾌한 작렬음과 함께 미노타우로스가 앞으로 넘어졌다.
넘어진 미노타우로스의 다리를 향해 무적철권을 수십 번 먹였다.
뼈란 뼈는 죄다 부수었을 것이다. 비명이 낮아지고 저항도 둔해졌다.
엎어져 쓰러진 놈을 칼로 뒤집었다.
벌어진 주둥이 사이로 삐져나온 놈의 이빨을 잡고 위아래로 벌렸다. 주둥이가 벌어지자 칼을 넣어 마구 돌렸다.
절삭기처럼 회전시키며 쑤셨다.
이빨이 잘려 나가고 징그러운 혓바닥이 조각조각 끊어졌다.
아래 턱 자체가 사라질 때까지 손을 멈추지 않았다.
미노타우로스가 바들바들 떨며 경련했다. 끄르럭거리며 징그러운 소리를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