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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 1권(7화)
part 1. 변종(4)
***
눈을 뜨기 전, 그는 어제 일부터 일어난 모든 것이 현실이 아니기를 소망했다.
눈을 뜨면 늦잠 잤다고 타박하는 아버지가 있고, 웃는 어머니가 있고, 낄낄거리는 여동생이 있는. 아침밥을 먹고 학교에 가고, 수업을 듣고, 친구들과 놀고, 편의점의 예쁜 점원을 보며 짝사랑하는 친구를 놀리고…….
한결 같고 평화로운 일상.
이제 그는 그 소망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슬프도록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그는 눈을 뜨고 보인 핏자국들로 엉망이 된 사무실을 보고도 절망하지 않았다. 이미 알고 있었으니까.
그는 벽을 짚으며 일어서서 괴물로 인해 벽으로 날아가 부딪힌 배낭으로 걸음을 옮겼다. 움직일 때마다 온몸이 욱신거리고 특히 왼쪽 어깨는 꼼짝도 하고 싶지 않을 정도로 아팠지만, 그래도 그는 움직였다.
‘……상처를 빨리 소독하고 가야 해. 아, 소독할 것이 없구나. 물은 아껴야 하고… 그래도 왼쪽 어깨는 너무 심하니까 물로 씻고 천으로 묶자. 붕대가 있었으면 좋겠는데. 옷 중에 하나를 써야 되겠네.’
너덜너덜해서 형체를 알아보기 어려운 재킷을 벗으며 생각했다.
‘옷도 갈아입고… 이건 버려야겠어. 피 냄새 같은 것을 맡고 또 오면 이번에는 정말 죽을 거야.’
어젯밤 괴물같이 냄새를 맡고 오면 안 되니까 이 건물에는 불을 붙여야 되겠다. 어차피 아무도 살지 않으니까. 개과 동물은 불이 나면 탄 냄새 때문에 둔해진다고 들었다.
불을 피우지 않는 것보다는 낫겠지.
‘그러고 보면 이런 생각으로 다른 건물들도 불이 난 걸까? 아, 그건 아니겠다. 저 괴물은 이 근처에만 사는 모양이니까. 탄 건물은 그 전에 있었어.’
그는 문득 부서진 문을 바라보았다. 문은 괴물의 뿔에 뚫려 처참하게 너덜거리고 있었다. 그 모습이 지금의 자신과 닮았다는 생각을 하며 그는 허망하게 웃었다.
“운이 좋았네…….”
괴물이 한 마리 더 있었다면 저 부서진 문을 통과하고 잠들고 있던 자신을 잡아먹었겠지. 그러나 운 좋게도 괴물은 한 마리였고 그는 무방비 상태에서 잠들었음에도 살았다.
그런데 정말 운이 좋은 걸까.
‘차라리 잠들었을 때, 아프지 않게… 무섭지 않게 죽었다면…….’
여태까지 생동감이 없었던 얼굴이 천천히 울 것 같이 일그러졌다. 옷을 갈아입는 그의 손길이 느려지고 마침내 멈췄다.
앞으로 얼마나 많은 괴물들을 더 만나게 될까.
그는 짐작할 수 없었다. 그때마다 운이 좋으면 살고, 운 나쁘면 죽겠지. 괴물의 이빨에 씹히며 숨이 끊어질 때까지 고통스럽게. 가족들은 과연 살아 있을까. 저런 괴물들이 있는 이 세상에서.
그는 벗었던 피투성이가 된 재킷 안주머니에서 챙겨 두었던 가족사진을 꺼냈다. 다행히 사진은 상처 나지 않았다. 모두가 웃고 있는 가족사진.
“엄마… 아빠… 아라야, 살아 있지? 응? 살아 있는 거지…….”
살아 있어야 했다.
이제 정말 가족을 다시 만나는 걸로 스스로를 지탱할 수밖에 없었다. 그 이유까지 사라지면 그대로 주저앉아 자포자기해 버릴 것 같았다.
그는 손을 뻗어 사진을 쓰다듬으려다가 멈췄다. 그의 손은 붉게 물들어 있었다.
그것은 괴물의 피일까 자신의 피일까.
그는 혹여 사진이 더럽혀지기라도 할까 조심스럽게 배낭 위에 올려놓은 후 상체에 남아 있던 옷을 마저 벗고 말라붙은 피를 긁어냈다. 물에 씻는 것보다는 못하지만 어느 정도는 사라졌다.
하지만 역시 왼쪽 어깨는 상태가 심각했다. 손이 조금이라도 닿으면 소스라치게 몸을 움찔거릴 정도로 아팠다.
‘적어도 물로 씻기는 해야 하겠는데.’
그는 물이 담긴 통을 들어 눈을 꾹 감고 그대로 다친 어깨에 천천히 물을 부었다.
“우으윽!”
아직 쌀쌀한 날씨라 그런지 물은 서늘한 편에 속했다. 그것이 상처로 흐르기 시작하자 소름이 끼쳐 왔다. 추워서인지 아파서인지는 확실하지 않았다.
생수통을 반쯤 다 썼을 정도로 물을 썼을 때, 그는 행동을 멈추고 상처 부위를 보았다. 물로 꽤 많이 씻겨 있는 상처는 괴물의 잇자국은 보이지 않았다. 괴물이 입에 물은 채로 옷자락과 살들을 뜯어 갔기 때문에 잇자국이 더 큰 상처에 가려진 것이다.
‘생각만큼 다치지는 않았네.’
‘물어뜯은’ 상처이니 만큼 살점이 떨어져 나갔을 줄 알았는데, 생각 외로 상처는 얕은 편이었다. 물론 생각 외로 일 뿐, 절대 가벼운 상처는 아니었다.
명백한 괴물이니 만큼 이상한 병균이 있어 감염 같은 것이 되지 않을까 걱정이 됐지만 그가 할 수 있는 방법은 없었다. 그는 의사가 아니니까.
‘술 같은 것을 부우면 알코올이니 소독이 되려나. 술도 하나 챙기는 건데.’
술은 전혀 마시지를 않아 생각 자체를 못했다. 아쉬움을 느끼며 그는 가지고 있는 옷 중 깨끗한 흰 티 하나를 꺼내 챙긴 가위로 길게 잘라냈다.
몸통 부위를 붕대처럼 만든 후 남은 옷가지는 혹시 쓸모가 있을지 모르니 챙겨 뒀다. 어제 입었던 셔츠도 피가 묻지 않고 멀쩡한 편인 몸통 부분 일부를 붕대처럼 오려 냈다.
즉석에서 제조한 엉터리 붕대.
그래도 그는 만족하며 상처 부위를 묶으려 노력했다. 제대로 붕대 매는법을 몰라 엉터리였지만 그럭저럭 상처 부위를 단단히 싸맬 수 있었다.
가장 심각한 상처를 처리하자 그는 새 옷을 꺼내 입었다.
도중에 사진을 새로 갈아입은 셔츠에 넣으려고 했지만, 다시 괴물을 만나서 싸우다가 찢어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은 그는 식물도감을 꺼내서 그 사이에 사진을 끼워 넣었다.
옷을 다 갈아입고 어젯밤과 마찬가지로 통조림 하나와 물 약간으로 아침을 마쳤다. 아침을 마친 후 그는 바지 주머니에 드라이버를 넣었다.
목검은 쓰기에는 너무 망가져 있었고 드라이버 외에 무기로 쓸 만한 것은 구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드라이버도 어제 괴물의 눈을 찌른 후 워낙 꼭 쥐고 있어서 놓지 않아서 가지고 있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괴물의 눈에 그대로 꽂혀 있었겠지.
나가기 전 아까 생각했던 대로 사무실에 불을 지르는 것을 잊지 않았다. 사무실에 있는 종이란 종이는 다 모아 한곳에 둔 후 라이터로 불을 붙였다.
그 후 그는 배낭을 메고 계단을 내려왔다.
밖으로 나오자 괴물의 시체가 보였다. 이 근처에 다른 동물은 없는 듯 괴물의 시체는 훼손되지 않아 있었다.
‘저게 날 죽일 뻔했던 괴물.’
지금은 싸늘하게 식어 작은 움직임조차 없었다. 털은 사후 경직으로 더욱 빳빳해져 있었다. 그로 인해 아이러니하게도 박제나 고약한 취향의 인형 같은 느낌을 주었다. 그것들과 다른 점이라면 그 시체에 차갑게 굳은 피가 한 때 살아 있던 생명체라는 것을 여실히 증명해 준다는 것.
시체라고는 해도 괴물을 다시 보자마자 손에 땀이 나고 마른침이 삼켜졌다. 워낙 깊이 박혔던 두려움과 고통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제 이런 걸로 두려워하면 살아남을 수 없을 것이다. 그는 곧 입술을 꾹 깨물고 괴물 시체를 외면하며 걸었다.
뒤에서 타닥거리는 불이 타는 소리가 들렸다. 종이를 한곳에 쌓아 두고 불을 붙이니 금방 건물로 번진 모양이었다.
그는 뒤돌아보지 않고 계속 걸었다.
생각보다 상처들이 깊지 않았는지 몸의 상태는 나쁘지 않았다. 상처들, 특히 왼쪽 어깨가 욱신거리지만 그뿐이었고 움직임에 방해가 될 정도는 아니었다.
그는 걸으면서 무기로 쓸 만한 것을 찾기 위해 두리번거렸다.
목검을 가지고 나름 무기라고 생각했던 것은 실수였다.
직접 생명체를 향해 진심으로 목검을 휘둘러보고 알았다. 목검은 어느 정도 타격감이라면 모를까 큰 상처는 줄 수 없다. 확실히 자신도 대련 도중 목검으로 몇 대 맞아 봤을 때 멍이 든 것이 다였으니까.
살해당한 백골을 봤으면서도 직접적인 생명의 위험을 느낀 적이 한 번도 없어서인지 싸움 자체를 너무 만만히 봤다. 하긴 생명의 위험은커녕 여태까지 싸움 한 번 못했으니 막연히 휘두르는 거라면 무기가 되겠지라고 생각한 그의 잘못이 컸다.
그냥 싸움이 아닌 지면 생명이 위태로운 것임에도 제대로 자각하지 못한 것이다.
더군다나 이제 인간만이 적이 아니다. 괴물이 적이다. 괴물을 상대로 목검이라니 어림도 없었다.
실제로 목검같이 무른 무기는 금방 부서져 버릴 뿐이었다. 쇠 파이프나 식칼 같은 치명타를 입힐 수 있는 무기가 있어야 했다. 자신과 같은 생각으로 다른 이들이 무기로 쓸 만한 것들은 다 챙겨간 모양인지 아쉽게도 보이지 않았다.
건물, 하다못해 주택에 들어가 식칼을 찾을 수도 있겠으나 괴물이나 그가 보았던 백골 같은 시체가 안에 있을 수 있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함부로 들어가지 못했다.
결국 그는 지나가다가 공사 중이던 건물에서 적당한 각목을 찾아내 그것을 쓰기로 했다. 각목의 가시에 손을 다치는 것을 막기 위해 그는 각목의 가장자리에 잘라냈었던 셔츠의 천 조각을 감았다.
‘각목을 들고 다니는 것은 영화에서밖에 보지 못했는데.’
그는 실소를 터트렸다.
각목을 들고 영화에서 조폭들이 싸운다. 그는 그것을 흥미진진하게 보곤 했었다. 치열하게 싸우는 이들을 보고 눈을 반짝이기도 했다. 하나 이제 본인이, 그것도 괴물을 상대로 휘두를 생각을 하니 그때 흥미진진하게 바라보았던 자신이 너무 바보같이 느껴진다.
그 누가 이런 현실이 올 거라고 생각했을까.
각목을 오른손에 든 채 그는 다시 걸음을 옮겼다. 가만히 있으면 부정적인 생각만 하게 된다. 몸을 움직여야 그나마 그 생각이 사라졌기에, 그는 끊임없이 몸을 움직였다.
주변의 풍경은 크게 달라지지 않아 있었다. 폐가로 변한 건물들과 조금씩 금이 간 도로, 사람이 돌보지 않아 이곳저곳에서 무성히 자란 잡풀들.
잡풀들 사이에 간간이 이상하게 생긴 식물이 있는 것 같았지만 그는 무시했다. 위험하지 않는 한 일일이 그런 것에 신경 쓰고 싶지 않았다. 정신적으로 충분히 피곤한데 그런 것에 관심을 두고 싶지 않았다.
또 혹여나 관심을 두고 가까이 갔다가 독이라던가 식인 식물 비슷한 거라도 되면 곤란했다. 전에까지만 해도 과대망상이었겠지만, 괴물을 보고 난 후에는 꽤나 신빙성 있는 생각이었다.
한참을 걸었다. 앞으로 조금만 더 간 후 다리를 건너면 수도가 코앞이다.
‘수도로 간다면, 일단 수도에 도착하면 다른 사람들을 만나 어떻게든 될 거야. 그리고 가족을 다시 만날 수 있겠지.’
그는 의식적으로 긍정적인 생각을 하도록 노력하며 걸음에 힘을 줬다.
그때, 작게 부스럭 소리가 들렸다.
그는 재빨리 소리가 난 곳으로 몸을 돌리며 언제든지 각목을 휘두를 자세를 취했다. 하지만 그 소리의 발생지를 확인하자 긴장이 탁 풀렸다.
그곳에는 귀엽게 생긴 고양이가 잡초들 사이에서 배꼼 고개를 내밀고 있었다.
‘고양이잖아.’
그는 동물을 좋아하는 편에 속했다. 어제와 같은 괴물은 당연히 포함 되지 않지만 저런 평범한 고양이라면 환영이었다. 평소 때도 고양이는 귀여워한 편이었다. 특히 괴물을 봤다가 그가 잘 알고 있는 자그마한 고양이를 보자 평소 때보다 훨씬 귀엽게 느껴졌다.
고양이는 사람이 무섭지도 않은 지 빤히 쳐다보고 있었다. 그러다 야옹, 작게 울은 후 아장아장 그를 향해 걸어오기 시작했다.
‘사람이 길렀던 고양이일까? 그래도 고양이, 그것도 주인이 있을 리 없는 것 같으니 떠돌아 다녔다면 경계심이 상당할 텐데.’
그는 고양이를 바라보았다. 고양이도 오는 것을 멈추고 붉은 눈동자로 그를 쳐다보고 있었다.
‘붉은 눈동자?’
……붉은 눈을 가진 동물이 있던가? 아, 흰 토끼가 있지. 그와 비슷한 알비노 동물과. 저 고양이도 마찬가지인가 싶었으나 고양이는 갈색 털을 가지고 있었다.
갈색 털에 붉은 눈은 알비노라 할 수 없었다. 그럼……?
‘변종!’
그는 황급히 뒤로 물러나며 고양이와 거리를 벌렸다. 그는 경계심 가득한 눈으로 고양이를 바라보았다. 변종일지도 모른다는 것을 깨닫자 더 이상 고양이는 귀여워 보이지 않았다. 어제의 괴물과 겹쳐 보였다.
‘공격할 건가? 아니면 그냥 갈 건가? 적의는 없어 보이지만……방심하면 안 돼!’
붉은 눈의 고양이는 살피듯 가만히 그를 쳐다보았다.
짐승의 붉은 눈동자와 긴장된 검푸른 눈동자가 서로를 꿰뚫듯이 마주쳤다. 탐색의 시간은 짧았다. 고양이의 붉은 눈이 돌연 가늘어지더니 긴 울음을 내기 시작했다.
냐옹― 야오옹.
고양이 울음소리가 퍼져 나갔다.
무엇을 하려는지 모르겠지만 좋지 않다. 그는 불길한 예감에 표정을 굳혔다. 그리고 망설이지 않고 뒤돌아 뛰기 시작했다. 이 상태로 무엇이 나타나든, 저 고양이가 달려들든 일단 싸우기는 힘들다. 원래도 그럴 능력이 되지 않을 뿐더러 부상까지 입고 있었다.
그렇다면 도주가 가능하든 말든 일단 뛰고 보는 것이 상책이었다.
달릴 때마다 왼쪽 어깨가 심하게 아파 왔지만 무시했다. 무시할 수밖에 없었다. 사방에서 점점 더 많이 들려오고 있는 고양이 소리를 들으면 누구라도 뛸 수밖에 없을 터다.
야오옹. 냐옹.
사방에서 울려 퍼지는 고양이 소리에 소름이 끼쳤다. 고양이 소리가 이렇게 소름끼쳤나 의심스러울 정도였다. 이 정도 소리라면 한두 마리는 절대 아니다. 적어도 열 마리는 넘는다.
‘……고양이는 육식을 주로 하지.’
기르는 고양이는 사람들이 주는 사료를 먹고, 길고양이들은 쓰레기통을 뒤지거나 쥐를 잡아먹는다.
그래서 사람들은 가끔 잊고 있지만, 고양이는 엄연한 ‘육식동물’이었다. 먹잇감의 숨통을 끊을 수 있는 날카로운 이빨과 발톱을 가진 육식동물.
또 눈이 붉다면 변종이든 무슨 병이 걸린 것이든 정상은 아니다. 더 위험했으면 위험했지 결코 좋은 현상이 아니다.
어느 순간 울음소리가 뚝 끊겼다.
대신 탓, 탁, 타닷. 생물이 땅을 박차는 소리가 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가볍게 나던 소리는 곧 땅을 울리기 시작했다.
‘뒤에서 나는 소리.’
그는 이를 악물었다.
‘쫓아오고 있는 거야!’
달리는 속도가 늦춰지지 않게 노력하며 그는 생각했다. 사람이 달리는 것과 고양잇과 달리는 것. 당연히 고양이가 빠르다. 네발 동물과 두 발 동물의 달리기 결과야 뻔했다.
다만 그가 먼저 뛰기 시작했고 다리 길이가 길며, 상당한 거리가 있다는 것에 우세하지만.
그는 달리는 채로 힐끗 뒤를 돌아보았다.
평범하고 귀여웠던 생김새가 사라진, 이빨과 손톱이 잔뜩 두드러져 있고 눈이 쫙 찢어질 듯 올라간 채로 달려오는 고양이 떼.
이미 고양이라기보다는 고양잇과의 새로운 육식동물이라고 보는 편이 맞았다.
“빌어먹게 미친 세상 같으니!”
욕은 연약한 어머니도 있고, 어린 동생도 있어서 쓰지 않는 편이었다. 애초에 차분한 성격이기도 했고.
하지만 눈 떠 보니 시간이 몇 달은 지난 데다 세상도 이상하게 변해 있고, 해골을 보고, 밤에는 괴물과 싸우고, 생전 처음 심각한 상처를 입은 다음 겨우 출발하니 고양이 떼에 쫓기는 상황까지 오자 욕이 튀어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