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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마대제 1권(22화)
Chapter 8 강해지려는 이유(1)
검붉은색의 하늘에 푸른 초승달이 음산하게 대지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초승달이것만, 유달리 강한 달빛을 받으며 록펠은 검을 휘두르고 있었다.
검을 아무리 휘둘러도 머릿속에서 떠나지를 않는다.
휘익.
‘마스터를.’
휘익.
‘검도 아닌 주먹으로 제압하다니.’
휘익.
그런 터무니없는 능력이 별안간 생길 리는 없다. 아무래도 모종의 순간을 기다리며 능력을 감추어 온 것 같았다.
검술 교관인 자신에게 숨길 수 있을 만큼 철저하게끔. 불가능할지도 모른다. 옆에서 검을 휘두르는 자세와 간격, 유동하는 마나의 양을 수시로 확인하는 교관인 자신이 있기에.
하지만 완벽하게 속였다.
그렇지 않고는 그 터무니없는 능력은 설명이 되지 않는다. 물론, 아무리 갈고닦았더라도 어린 나이에 말도 안 되게 강하지만 그래도 납득하여야 했다. 자신이 직접 본 것이기에.
또한 레이얀이라면 충분히 자신을 속이고, 그만한 능력을 가지는 것이 가능할 것만 같았다.
상단 베기에서 자세를 바꾸어 찌르기로 넘어갔다.
훅.
고요한 연무장에 스텝 소리와 검이 내는 바람 소리가 흘렀다.
그때, 아무도 없었고 어떠한 기척도 느껴지지 않았건만 목소리가 흘렀다.
“강해지고 싶나 보군.”
“으억!”
생각보다 몸이 먼저 반응했다.
바로 뒤에서 들린 목소리에 찌르던 검을 그대로 돌려 허리를 틀고는 베기에 들어갔다.
과연 엑스퍼트 상급에 이른 실력답게 군더더기란 하나도 없는 간결한 베기였다. 급하게 자세를 바꾼 것이기에 허점이 있더라도 이상할 것이 전혀 없었으나, 허점이라고는 찾을 수 없었다. 허점이 있다고 한다면 돌면서 생긴 등 뒤의 무방비한 위치였으나, 적과 대면하는 위치 선상이기에 등이 위험할 리는 없었다.
그리고 공기를 가르며 베어 가는 검의 속도는 일반인의 눈으로는 도무지 쫓을 수 없을 만큼 빨랐다. 그렇게 큰 동작이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이어졌고, 동작을 바꾸는 그 짧은 순간에 록펠은 목소리의 주인이 누군지 깨달았다.
그와 함께 자신의 등을 점거한 정체불명의 존재에게 자비심이란 느껴지지 않게 휘두르던 검을 안간힘으로 틀어 올렸다. 밤중에 등 뒤를 점거한 존재가 있다면, 심지어 기척조차 느껴지지 않았다면 록펠의 행동은 당연한 것이었다.
등 뒤의 상대를 확인하고자 고개를 돌리는 짧은 순간에 이미 목숨을 잃을지도 몰랐기 때문이다.
하지만 검을 휘두르며 깨달은 정체는 자신이 감히 검을 휘둘러선 안 되는 존재였다.
그렇기에 근육이 비명을 지르는 고통을 이를 악물고 견디며 검로를 바꾸려 했다.
그때 아무런 충격도 없이 마치, 시간이 멈춘 것마냥 록펠의 행동이 멈췄다. 도무지 바뀌지 않을 것만 같았던 검로와 어떤 것이든 베기 전에는 줄어들지 않을 것만 같았던 예기가 순식간에 사라졌다.
록펠의 눈에 들어온 것은 오른손으로 검날을 잡고 있는 레이얀의 모습이었다.
저 가녀린 팔에 잡혔지만 도무지 움직일 수가 없었다.
상급에 이른 록펠의 실력을 읽을 수 있는 자들이 이 모습을 봤더라면 놀라 입을 다물지 못했을 것이다. 아무리 마나가 실려 있지 않다고 하더라도 상급에 이른 기사가 휘두르는 검이 결코 맨손으로 잡을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무감각한 레이얀의 붉은 두 눈이 록펠을 바라보았다. 그제야 자신의 잘못을 깨달은 록펠이 무릎을 꿇고는 잘못을 고했다.
“죄송합니다. 너무 갑작스레 들려온 목소리에 그만…….”
“왜 강해지고 싶은 것이지?”
방금 목숨의 위기를 겪은 것은 전혀 아무렇지 않은 듯 록펠의 말을 끊고는 물음을 던졌다.
사죄를 받아들인 것인지 아닌지 구분이 안 간 록펠은 여전히 무릎을 꿇은 채로 답했다.
“그, 그야 주군을 지켜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아까, 그토록 화가 나 있었군.”
“…….”
레이얀의 한마디에 록펠은 낮의 일을 떠올렸다. 잊고 싶은 기억이었다.
7일 전 자작가의 성에서 레이얀이 사라졌음을 깨달은 록펠은 앞뒤 분간도 없이 무작정 영주 성으로 귀환하였다. 물론, 다른 기사들은 자작가에 남겨 둔 채로 자신만 귀환한 것이었다.
마스터를 제압할 무력을 지닌 레이얀이 납치될 일은 절대 없기 때문에 홀로 영지로 돌아갔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 생각은 정확히 맞아떨어졌다.
성에 도착한 록펠은 먼지가 뚝뚝 떨어지는 갑옷을 입은 채로 곧장 집무실로 향했다.
말리는 기사들도 무시한 채, 집무실을 지키고 있는 기사를 밀어젖히고는 벌컥 문을 열었다.
그 안에서 창백한 피부의 레이얀이 집무를 보고 있었다.
갑작스레 등장한 자신에게는 관심조차 없다는 듯이 깃펜을 놀리고 있었다.
그 모습에 그만 해서는 안 될 행동을 하고 말았다.
“대, 대체…… 생각이 있으신 겁니까!”
록펠의 목소리가 쩌렁쩌렁 울렸다.
꽤나 떨어져 있는 로비에까지 들릴 정도였다. 고함 소리에도 아무렇지 않게 깃펜을 놀리던 레이얀이 시선을 보냈다.
“무슨 일이라도 생긴 것인가?”
“생겼잖습니까! 얼마나 걱정했는지 아십니까!”
“…….”
레이얀의 얼굴에 아무런 표정도 나타나지 않았다. 어떠한 상황에 처해도 미동조차 하지 않을 것 같은 저 표정을 보며 록펠이 용기를 냈다.
“다시는, 다시는 말도 없이 사리지지 마십시오!”
“…….”
마침내 레이얀이 깃펜을 놓고는 등받이에 몸을 기대었다.
그러고는 여전히 아무런 감흥도 느껴지지 않는 표정으로 록펠을 보며 말했다.
“날 걱정하기에 앞서 날 지킬 능력이 된다고 생각하는가?”
“…….”
그 말이 비수가 되어 록펠의 가슴에 꽂혔다. 허나 록펠은 기죽지 않았다.
“저는 당신에게 충성을 맹세한 기사입니다. 어떠한 일이 있더라도 제 능력의 한계까지 당신을 지킬 것입니다.”
“무책임한 말이군.”
“……?”
높낮이조차 없는 어조가 귓전을 때렸다.
“한계를 넘어선 상황에선 날 지킬 수 없다는 말이군. 그저 듣기 좋은 말에 지나지 않아.”
“…….”
그 후 한동안 레이얀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짧지만 묵직한 침묵이 흐르고 록펠이 입을 열었다.
“제, 제가 어떡하면 되겠습니까?”
“강해져야지. 힘도 없으면서 남을 지키겠다고 운운하는 것 자체가 우습군.”
레이얀은 마치 관찰하듯이 록펠을 지켜봤다.
“알겠습니다.”
그 말과 함께 록펠이 돌아섰다.
“어쩔 셈이지?”
돌아선 록펠을 향해 레이얀이 물었다.
“강해질 것입니다. 감히 당신을 지킬 수 있을 만큼!”
“……그래서 네가 얻는 건 뭐지?”
예상치 못한 질문을 받은 록펠이 돌아보았다. 그리고 레이얀을 직시하며 말했다.
“당신의 안전입니다. 주군.”
그 말과 함께 록펠이 집무실을 나섰다.
집무실을 나선 록펠은 자신의 방도 아닌 곧장 연무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갑옷에 묻은 진흙과 이물질들이 복도에 떨어지며 성의 하인들이 할 청소 거리를 늘리고 있었다.
이물질들이 거친 걸음걸이에 떨어지는 만큼 록펠은 진정을 찾아갔다.
그리고 성을 나서기 바로 직전 록펠은 그 자리에서 돌처럼 굳고 말았다.
방금 한 행동이 떠올랐던 것이다.
‘내가 무슨 짓을?’
아무리 충성스러운 기사일지라도 감히 주군에게 화를 내선 안 되었다.
전후 사정을 묻고 조용히 타이르거나 하는 것 또한 감히 해서는 안 될 행동이었다.
주군의 안위를 확인하고, 그것만으로 만족했어야 했다.
그것이 언제나 주군의 뒤에서 보필하는 기사의 행동이었다. 그런데 방금 자신은 어떻게 하였던가.
당장 집무실로 달려가 문을 벌컥 열고는 다신 그러지 말라고 소리 지르고 말았다. 하지만 그것은 레이얀에게 좋게 작용하였다. ‘신념’을 지닌 기사들이 쓸 만하다는 생각을 가지게 된 것이다.
그것을 알 리 없는 록펠은 왜 그런 짓을 하였는지 고민하였다.
그리고 곧 록펠은 자신이 열등감을 느끼고 있음을 깨우쳤다. 레이얀의 아버지 레닐을 보필할 때는 그런 느낌이 받지 않았다.
레닐은 일반 인간이었기에, 아무리 고강한 실력을 지녔더라도 한계란 게 있었다. 하지만 레이얀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
혼자 못할 일이라곤 전혀 없어 보였다.
그렇기에 레이얀에게 ‘보호’란 미명하에 일어나는 모든 행위가 사치스러워 보였던 것이다. 그 생각이 은연중에 있었던 것이다. 그로 인해 자신이 쓸모없다는 느낌을 일곱 장로 때부터 줄곧 가지고 있다가, 그 느낌이 레이얀이 홀로 돌아오면서 결국 사실이란 생각에 화가 나고 말았던 것이다.
“허, 허허.”
성으로 오는 일주일 동안 할 수 없었던 냉정한 사고를 마친 록펠이 공허한 웃음을 흘렸다.
결국 자신의 그릇이 그 정도밖에 되지 않았던 것이다.
열등감에 자신의 주군에게 소리를 지르다니. 기사는 어떤 순간일지라도 주군을 믿어야 했다.
과장을 덧붙이자면 주군이 달을 보고 태양이라 한다면 그것을 믿어야 한단 말이다.
아니, 어쩌면 록펠만의 잘못이 아닐지도 몰랐다. 절대적인 믿음이랑 상호작용이 있어야만 했기에, 아무도 믿지 못하는 것 같은 레이얀의 행동도 문제라면 문제였다.
하지만 록펠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아까 집무실에서의 대화처럼 자신이 약하기에 레이얀이 쉽사리 믿을 수 없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 정도의 강함을 보유하고, 그 강함을 긴 시간 숨길 만큼의 견고한 인내심을 보유한 자라면 많은 생각 끝에 다른 이를 신뢰할 것이다.
꽤 긴 시간 그 자리에 서 있던 록펠이 드디어 연무장으로 걸음을 옮겼다.
이미 레이얀에게 소리 지른 일은 엎질러진 물이었다.
돌아가서 사과할 생각은 없었다. 사과를 한다면 레이얀은 분명히 높낮이 없는 어조로 ‘자신의 주관에 대한 확신이 그 정도밖에 되지 않나?’라며 비웃을 것 같았다.
성격이 변한 레이얀의 곁에 오래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워낙 특이한 성격 덕에 록펠은 완벽하게 레이얀의 성격을 파악해 나가고 있었다.
그렇기에 그것을 되돌릴 수 없다면, 레이얀이 원하는 자질을 갖출 것이다.
바로 강해지는 것이다.
레이얀이 자신을 믿을 수 있을 만큼.
그 각오로 지친 몸을 이끌고 연무장으로 향한 뒤 몇 시간 동안이나 검을 휘둘렀다.
이마에서 흐르는 땀방울로 인해 갑옷의 먼지들이 씻겨 내려갈 때쯤 레이얀이 자신을 찾아왔고, 별안간 들린 목소리에 검을 휘두르고 지금 자세를 취하게 된 것이다.
“참 이상하군.”
검을 놓은 레이얀이 아무런 감정도 서려 있지 않지만, 마치 이글거리는 것만 같은 붉은 눈으로 록펠을 내려다보았다.
“예?”
“아무런 이득도, 아니 심지어 손해밖에 없는 불길로 기꺼이 뛰어드는 인간들을 봐 왔지.”
말투에서 이상함을 느꼈지만 록펠은 끼어들지 않았다.
레이얀이 다시 정신을 차린 후, 대화를 해 본 것이 손에 꼽을 정도이기에 멈추고 싶지 않다는 기분 때문이기도 하지만 감히 끼어들 수 없는 ‘연륜’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뭐지?’
자신보다 어린 레이얀에게 느낄 성질의 것은 아니었지만 록펠은 확실히 높낮이조차 없는 어조에서 연륜을 느꼈다.
아주 먼 옛날 자신의 우상이었던 노기사와의 대화에서 정확히 이런 느낌을 받았었다.
하지만 앞에 있는 사람은 이제 갓 20대인 레이얀이었다.
그렇기에 이상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록펠의 고민은 길어지지 않았다. 레이얀의 말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그들은 주로 자신의 관념 그래, 주관을 지키기 위해 기꺼이 그러더군.”
“…….”
“왜 그러는 거지?”
“……?”
순간 록펠은 그 질문을 이해하지 못했다. 그리고 짧은 순간이 나이에 맞지 않게 헤벌리고 있던 입을 닫고 답했다.
“그, 그것이 옳은 길이기 때문이죠.”
“…….”
기사도를 믿고 따라온 록펠은 레이얀의 물음에 다른 답을 내놓을 수는 없었다.
레이얀은 그 대답을 예상했다는 듯이 바로 말을 받았다.
“남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것이 옳은 길이라고?”
“…….”
짧은 침묵이 흐르고 록펠이 답했다.
“기사이기 때문이죠.”
“기사이기 때문이라, 우습군.”
무엇이 우스운지 묻고 싶었으나, 그럴 순 없었다.
낮에 저지른 행위도 있거니와 다시는 예의에 어긋나지 않겠다고 각오를 했기 때문이다.
“그래, 이용해 먹기 딱 좋군.”
“예?”
록펠이 반문하자 레이얀은 아무것도 아니란 듯이 다른 주제를 꺼내었다.
레이얀이 가장 말하고 싶어 했던 부분인 것마냥 거침이 없었다.
“아까 낮에 진정으로 날 위하는 것 같았기에 그런 행동을 용납하였으나…… 다시 한 번 내 앞에서 그런 행동을 한다면 그땐 내 적들과 동등하게 대해 주마.”
“헉!”
지독하게 섬뜩한 기운이 레이얀의 말에서 흘러나와 록펠을 옥죄었다.
자신의 적이 어떤 느낌을 받는지 느껴 보란 듯이 그 기운은 록펠을 사정없이 짓눌렀다.
“다, 다시는 그런 일이 없도록 하겠습니다.”
시간이 갈수록 더욱 강해지는 압박에 록펠이 다급히 대답했다.
그러자 서서히, 자신을 짓누르던 힘이 사라짐을 느꼈다.
‘허, 허어…… 이런 힘이었단 말인가.’
간신히 한숨을 돌린 록펠의 눈에 경악이 서렸다.
눈으로만 봐 왔던 것과 직접 겪는 것은 엄청난 차이가 있었다.
단순히 마스터와 대등하거나 약간 웃도는 힘이라고 생각해 왔으나 그것이 터무니없는 생각이었음을 깨달았다.
이런 류의 기운은 감히 마스터라 할지라도 내뿜을 수 있을지 의문이었다.
다른 이를 제압하는 것에 의의가 있는 마스터의 기세와는 달리 레이얀의 기세는 다른 이에게 죽음을 강요하는 것에 의의가 있는 것마냥, 살 수 없단 생각이 짓눌리는 내내 떠나지를 않았다.
그 느낌은 여전히 뇌리에 남아 떠나지를 않고 있었다.
살짝 진저리를 친 록펠은 다시금 방금 기운을 떠올려 보았다.
도저히 떠올리기 싫은 느낌이었으나, 더욱 강해지고자 마음먹은 이상 무엇이든 두려워해서는 안 되었다.
특히, 자신의 주군이었기에 완벽하게 그를 이해해야 하는 의무가 있었다.
경악이 떠난 록펠의 눈에 두려움이 새겨졌다.
록펠에게서 쉽사리 볼 수 없는 성질의 두려움이 지금 그의 눈에 절실히 나타나 있었다.
‘바, 방금…… 그건 히, 힘의 일부다.’
록펠이 두려움을 느낀 이유는 간단했다.
방금 자신을 짓누른, 그 섬뜩하고 오싹한 기세가 레이얀이 내보일 수 있는 무위의 전부가 아닐 것이란 생각 때문이었다.
그렇게 단정 지은 이유는 마스터 알페론을 제압할 때 느낀 기세와는 다름이 확연히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때의 기세는 꽤나 떨어져 있던 자신조차 두려움에 떨게 만들 정도로 강하였다.
‘크윽.’
그때에 생각이 미치자 다시 나약한 자신이 한심스러워졌다.
뚝뚝.
싸늘하게 식은 땀방울이 턱 선을 타고 땅에 떨어졌다.
땀방울이 땅에 떨어지는 그 작은 소리에 록펠은 여전히 레이얀이 앞에 있음을 깨달았다.
그리고 황급히 자세를 다시 잡았다.
“이제 생각이 끝났나 보군.”
“죄, 죄송합니다.”
레이얀은 내면의 깨달음이 기사와 마법사 등 실력자들에게 얼마나 중요한지 몰랐다. 직접 겪어 보지도 못하였고, 들은 것이라곤 책이 전부였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레이얀은 방금 그 순간이 성장의 문턱이었음을 모르고 그를 방해하였다.
아직 용건이 남았기 때문이다.
“강해지고 싶나?”
“예?”
애초에 이곳에 오게 된 이유의 본론이자, 감히 자신에게 대든 록펠을 살려 둔 이유를 꺼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