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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 라이프 1권(19화)
chapter 6(3)
“후우. 간신히 숨을 돌렸군.”
박지민은 근처에 있는 산속으로 들어가자마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제기랄!”
박지민은 욕설을 내뱉었다.
‘그런 사람들이 있을 줄은 몰랐다. 아무 생각 없이 따라가다니, 내가 멍청했어.’
사실 박지민이 지금까지 했던 것이 멍청한 짓은 아니었다.
평범한 사람들을 만났다면 그가 지금까지 한 것은 절대 멍청한 것이 아니었다.
그의 힘이 몇 배던가?
보통 사람의 6배였다.
말이 6배지 괴물 같은 수치였다.
거기다가 생명력은 어떻던가?
인간의 형상을 한 바퀴벌레나 다름없다.
거기다가 회복 기술까지 존재한다.
판타지라이프에서 회복 스킬들을 잔뜩 올린 유저들을 보고 ‘바퀴벌레’, ‘곱등이’라고 비유하곤 했었다. 진짜 더럽게 죽지 않는다는 뜻에서였다.
그리고 그것의 의미는 박지민에게 치명적인 타격을 줄 수 있는 공격을 할 수 없으면 박지민을 죽이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는 뜻이었다.
한 번 공격에 박지민의 생명력을 20 정도 없앤다고 생각해 보자.
무술을 익히지 않은 보통 사람의 생명력은 100 정도였다. 이 사람들에게 20이란 매우 치명적인 수치였다. 아무리 잘 봐 줘도 중상을 입는 타격인 것이다.
하지만 박지민은 생명력이 많다.
거기다가 54레벨의 치유, 53레벨의 재생 스킬에다가 61레벨 휴식 스킬까지 존재한다.
보통 사람 여럿이 린치를 가해도 박지민은 그냥 편안하게 앉아서 휴식 스킬을 사용하고, 때때로 치유 스킬만 사용하면 영원히 죽지 않을 수도 있었다.
무력을 생각해 보면?
맨손으로도 칼이나 쇠파이프를 든 조폭들 정도는 아무 문제 없이 해치울 수 있는 게 바로 그였다. 가위라도 든다면 조폭 수십 명을 무리 없이 해치우고, 활을 들면 괴물이 된다.
그렇기에 박지민은 전혀 걱정하지 않았다.
거기다가 박지민은 방금 최씨 가문 사람들이 검에 두르던 푸른 빛을 보기 전까지는 기 같은 것은 소설이나 드라마, 영화에서나 등장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세상에는 박지민의 생각과는 달리 특별한 능력을 가진 사람들이 많았고, 특별한 능력을 가진 사람들의 가문 중 명가(名家)가 바로 최시연의 가문이었다.
대한민국 5대 수호자 가문 중 하나인 최씨 가문.
음악을 연주했는데 하필 촬영장에 있던 최시연에게 보이고, 오해가 겹쳐져 서로 적대관계가 된 것은 박지민이 운이 없다고밖에 할 수 없었다.
하지만 불행 중 다행인 것은 박지민이 미리 활을 만들어 놨다는 것.
“인벤토리.”
그는 인벤토리를 열어 활을 하나 꺼내 들었다.
그리고 그것을 집자마자 뜨는 반투명한 창.
― 비틀린 마력의 소나무 활 ―
분류 : 무기(활)
공격력 : 76
방어력 : 40
내구도 : 34/34
특수 효과 1 : 활을 이용한 근접 공격 시 데미지 + 10%
특수 효과 2 : 활을 이용한 근접 공격 시 치명타 확률 + 20%
비틀린 마력으로 인해 부여된 효과 : 치명타 확률 - 10%.
장인이 부여한 효과 : 활에 사용한 재료와 같은 것이 근처에 있을 경우 일정 시간마다 떨어진 내구도를 회복한다.
제작자 : 박지민
마력으로 변형된 소나무 활대와 마력 깃든 강철 활시위를 이용해 만든 활.
뛰어난 제작자가 만들어 내구도가 높다.
무겁지만 단단한 재료로 만들어 방어력을 가지게 되었다.
장인의 뛰어난 솜씨로 인하여 자신과 같은 종류의 재료에게서 생명력을 흡수하여 내구도를 회복하는 능력을 가지게 되었다.
하지만 변형된 마력이 저주의 효과를 붙여 낮은 치명타 확률을 가지게 되었다.
게임에서처럼 특별한 효과를 가지고 있는 활이었다.
하지만 특이한 점이 있다면 설명에 ‘마력’이라는 글자가 적혀 있다는 것.
‘이 마력이란 게 뭔지 모르겠단 말이야.’
박지민이 처음 스킬들을 시험했을 때, 금속 다루기와 식물 다루기는 게임에서처럼 효과가 발동되었다.
재료로 만들 것 앞에 가서 스킬을 사용하기만 하면 그것이 재료가 되어 버리는 게임.
그리고 그것처럼 재료 앞에서 무엇을 만들지 머릿속으로 떠올리면서 스킬을 사용하기만 하면 거대한 나무도 작게 변하고, 거대한 금속도 주먹만 하게 변하곤 했었다.
그것을 보고 박지민은 기뻐했지만 동시에 이상한 점을 느끼게 되었다.
마력!
마력으로 변형된.
마력의 영향으로 강화된.
마력의 영향으로 변질된.
하나같이 마력이라는 단어가 적혀 있던 것이다.
박지민은 그것에 의구심을 가지고 인터넷에 검색을 해 보기도 했다.
하지만 나오는 것은 게임, 판타지 소설, 영화 같은 것들뿐.
그는 아무리 조사해도 ‘마력=마나’ 이상의 결과는 알아낼 수 없었고, 결국 조사를 중단하고 자신이 쓸 물건들을 계속해서 만들기를 계속했다.
박지민은 활을 손에 들고 주변 나무들을 향해 걸어갔다.
그리고 머릿속에 화살의 모양을 그리며 소리쳤다.
“식물 다루기!”
그러자 그의 몸에서 무언가가 빠져나가는 느낌과 함께 나무가 굉음을 내기 시작했다.
콰드드드득!
투명한 거인이 강한 손아귀 힘으로 압축시키는 것만 같은 광경!
[스킬에 성공하셨습니다.]
거대한 소나무는 순식간에 나무 화살 십여 개가 되어 버렸다.
그가 그것을 줍자 반투명한 창이 떴다.
― 마력으로 압축된 소나무 화살 ―
분류 : 소모품(화살)
특별 효과 : 강력한 탄성을 가지고 있는 활로 날릴 경우 데미지 + 10%
마력으로 압축된 소나무 화살.
탄성과 강도가 뛰어나지만 무게가 매우 무겁다.
“후우. 빨리 화살들을 만들어야겠군.”
그는 주변을 돌아다니며 계속해서 외쳤다.
“식물 다루기!”
콰드드드득.
― 마력으로 압축된 단풍나무 화살 ―
분류 : 소모품(화살)
특별 효과 : 강력한 탄성을 가지고 있는 활로 날릴 경우 데미지 + 10%
마력으로 압축된 단풍나무 화살.
탄성과 강도가 뛰어나지만 무게가 매우 무겁다.
그렇게 몇 차례를 했을까?
약간의 시간이 흐른 후 박지민의 눈앞에는 많은 숫자의 화살이 모여 있었다.
“일단 임시방편으로 나무 화살을 쓴다. 나중에 시간이 되면 강철 화살을 만들어야겠군. 그리고 활도…….”
박지민은 매우 아쉬워하고 있었다.
그는 화살을 만들어 놓긴 했었다.
하지만 금속들의 가격 때문에 주변에 공짜로 널려 있는 나무들과 돌로 화살을 만들었다.
하지만 혹여 나무와 돌이 잔뜩 사라지면 미스터리라면서 방송국에서 취재가 나올 수도 있고, 정부에서도 이상하게 여길지도 몰라서 만든 숫자도 얼마 되지 않았다.
그래서 산으로 뛰어와서 화살을 만드는 수고를 하게 된 것이다.
우스운 일이었다.
레이나시스 캐릭터는 인벤토리에 화살을 5천 개씩 들고 다녔는데, 그 능력치와 스킬을 얻은 박지민은 화살이 없어서 산으로 뛰어와서 즉석에서 화살을 조달하는 꼴이라니.
‘그래도 나무 화살이라도 많이 만들어 놓으니까 든든하네.’
박지민은 인벤토리에 화살들을 쓸어 담았다.
“…….”
그가 열심히 인벤토리에 화살을 차곡차곡 쌓고 있을 때 멀리서 사람 말소리 같은 것이 들렸다.
“음?”
그는 산 아래를 쳐다보았다.
몇몇 인영이 산으로 올라오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그의 직감은 말하고 있었다.
최씨 가문의 사람들이라고!
끼기긱.
활시위에 나무 화살이 매겨졌다.
마력의 힘에 의하여 압축되었기에 꽤나 강력한 강도를 가지게 된 활시위!
어지간하면 끊어지는 일은 없으리라.
핑!
화살은 대낮이라 할지라도 육안으로 확인이 힘들 정도로 빠르게 목표물을 향해 날아갔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 박지민은 손재주가 현실에 미치는 영향이 무엇인지 깨달을 수 있었다.
엄청나게 높은 손재주는 현실에서 활을 오랫동안 쏘아 보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몇 십 년 동안 활을 잡은 달인처럼 화살을 쏠 수 있게 만들었던 것이다.
박지민은 활을 쏘는 자세는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것을 계속 유지할 수 있는가, 그리고 그 자세로 화살을 쐈을 때 명중이 잘 되는가 하는 것은 다른 문제였다. 수많은 연습을 통해 자신의 몸에 맞는 최적의 형태를 알아야 하니까.
하지만 손재주는 그것을 아예 없애 주었다.
자세가 미묘하게 잘못되었다면 자연스럽게 가장 알맞은 자세로 교정해 주었다.
원하는 목표로 화살이 날아가지 않을 것 같다면 각도를 자연스럽게 교정해 주었다.
화살을 표적에 맞춘다는 생각을 한 채 의도적으로 활을 더 기울여 봐도 손이 자연스럽게 목표물에 가장 잘 맞을 수 있는 이상적인 각도로 바뀌었다.
활과 생활 계열에 영향을 주는 손재주의 효과다웠다.
바람을 찢으며 날아가는 소리가 산속에 울려 퍼졌다.
“윽!”
“암습이다!”
그리고 화살은 그의 의도대로 잘 날아가서 배를 관통하며 날아갔다.
그냥 박힌 것이 아니라 관통하고 날아가 버린 것이다.
거기에 화살에 실린 힘이 어찌나 강한지 맞은 이를 뒤로 날려 버리기까지 했다.
높은 손재주로 인해 상상을 초월하는 명중률과 데미지를 가지게 된 박지민이 쏜 화살은 특별한 위력을 가지고 있었다.
‘사람한테는 저런 효과가 나오는구나. 생각보다 쎈데?’
챙!
그들은 일제히 가방 안에서 칼을 꺼내 들었다.
특이한 것이 있다면 가방의 크기를 훌쩍 넘기는 길이의 칼이 가방 안에서 나왔다는 것.
‘저것도 인벤토리 비슷한 건가?’
이미 검에 푸른 빛을 맺히게 하는 것을 본 박지민은 뭐가 나타나도 놀라지 않는 대범함을 가지게 되었다.
그는 가방을 보며 아쉬워했다.
‘그냥 인벤토리 열어서 활을 꺼냈어도 되었을 텐데…….’
하지만 이내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그래 봤자 화살 숫자가 부족해서 산으로 도망쳤을 거야.’
그는 칼을 뽑아 든 최씨 가문 사람들을 관찰했다.
일거수일투족까지 전부!
‘그나저나 시력이 좀 좋아진 거 같은데? 착각인가?’
그는 어둠 속에서도 멀리 떨어져 있는 최씨 가문 사람들이 똑똑히 보이자 의아해했다.
솜씨가 현실로 오면서 다른 효과를 추가하고 있었다.
솜씨는 그의 시력을 강화해 주고 있었다. 어둠 속의 물체를 더더욱 잘 보이게 만들고, 그가 더 먼 곳을 더 자세히 볼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그것이 아니었다면 산 아래의 사람들을 똑똑히 보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었을 것이다.
“오?”
그의 눈에 익숙한 사람들이 보였다.
그에게 칼을 뽑아 들었던 중년인과 노인.
그는 망설임 없이 중얼거렸다.
“능력치 창.”
레벨 : ―
타이틀 : 최고의 장인
생명력 : 620/623
마나 : 757/1,054
스태미나 : 1,520/1,600
생명력, 마나, 스태미나가 떨어져 있었다.
생명력은 최시연에게 맞았을 때 닳은 것 같았고 마나는 식물 다루기를 사용하면서 소모된 것이었다.
‘금속 다루기와 식물 다루기의 소모 마나가 한 번에 50이었지?’
스태미나는 산으로 올 때 뛰었기 때문에 소모된 것이었다.
그는 타이틀을 손가락으로 눌렀다.
그리고 타이틀 하나를 선택했다.
― 보이지 않는 습격자 ―
눈에 보이는 칼보다 눈에 보이지 않는 화살이 더 위험하다는 말이 있습니다. 안심하고 있는 사람의 몸에 꽂히는 당신의 화살은 그 어떠한 칼보다도 치명적일 것입니다.
밤 시간대에 치명타 확률 + 5%
밤 시간대에 활 데미지 + 10%
상대가 인식 못하는 상태일 경우 치명타 확률 + 10%
상대가 인식 못하는 상태일 경우 활 데미지 + 10%
[보이지 않는 습격자 타이틀을 장착하셨습니다.]
타이틀의 교체!
그리고 그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백발백중.”
명중률 100%.
피하려고 해도 피할 수 없는 화살.
판타지라이프에서 백발백중 스킬을 사용할 시 100발의 화살은 상대의 회피율을 0%나 다름없는 것으로 만들어 버리는 버프였다.
상대의 회피율을 떨어뜨리는 게 아니라 상대가 피한다고 해도 유도해서 박히는 효과 때문이었다.
‘유도탄이라.’
박지민은 씨익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