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위/아래로 스크롤 하세요.




뉴얼스 1권(6화)
4장. 초보자, 카일러(1)


테스터로 선발된 뒤 혜린의 도움으로 통장 문제도 잘 해결됐다.
그리고 며칠 뒤 캡슐이 올 때가 되었다. 카일러는 캡슐이 오기만을 목이 빠져라 기다리고 있었다.
마침내 초인종 소리가 들렸다. 유니벌스사 직원이었다.
유니벌스사 직원 두 명이 싱글용 침대만 한 크기의 박스를 들고 조심스럽게 집안으로 들어왔다.
“안녕하세요, 고객님. 어디에다가 설치해 드릴까요?”
원룸이었기에 어디에다 놓든 별 차이가 없었지만 카일러는 한쪽 구석을 가리켰고 직원들은 그곳에 설치를 했다.
“끝났습니다. 캡슐을 여는 방법은 여기 이 빨간 버튼을 누르면 됩니다.”
직원이 빨간 버튼을 누르자 캡슐 뚜껑이 열렸고 딱 보기에도 푹신푹신해 보이는 등받이 의자가 보였다.
그리고 그 위에 제법 두꺼운 설명서가 있었다.
“이 설명서를 한 번 훑어보시면 도움이 될 겁니다.”
“네, 감사합니다.”
직원이 떠나자 카일러는 설명서를 꼼꼼히 읽어 보았다.
“캡슐이 비싼 만큼 값어치를 하는군그래.”
캡슐에는 에어컨, 히터 기능이 있었을 뿐 아니라 인터넷을 할 수 있는 등 일반 컴퓨터가 가진 기능도 포함되어 있었다.
그리고 의자는 눕거나 앉을 수 있게 변환이 가능했고 장시간 캡슐 안에 있어도 몸에 무리가 없게 잘 설계되어 있었다.
또한 설정만 한다면 눈이 보이지 않거나 귀가 들리지 않는 사람, 몸이 불편한 사람도 ‘뉴 얼스’에 접속하면 볼 수 있고, 들을 수 있고, 자유롭게 몸을 움직일 수 있었다.
이 때문에 더욱 큰 인기를 끌게 되기도 했다.
어쨌든 설명서를 모두 읽어 본 카일러는 캡슐에 들어갔다.
“문 닫아.”
쉬이이잉.
카일러가 명령하자 캡슐이 곧바로 닫혔다.
‘이거 엄청 편안한데?’
카일러가 캡슐 안에 있는 푹신푹신한 등받이 의자에서 부비적거렸다.
“작동.”
위이이잉.
카일러가 ‘작동’이라고 하자 캡슐이 기계 소리를 내며 켜졌다.
“안녕하십니까? 저희 유니벌스사의 뉴 얼스 접속용 캡슐을 구매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캡슐 안에서 듣기에 편안한 여자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뭐, 구매한 것은 아니지만.’
“캡슐 상태를 검사합니다. 온도가 너무 낮습니다. 히터를 작동합니다. 작동을 중지하려면 히터 중지를 말해 주십시오.”
‘역시 비싼 만큼 값어치를 하는 물건이군. 따뜻하다.’
“뉴 얼스에 접속하시려면 ‘접속’이라고 말해 주십시오.’
“당연히 뉴 얼스 접속.”
“뉴 얼스에 접속합니다.”
카일러는 눈부신 빛에 휩싸였고 공중에 둥둥 떠다니는 느낌이 들었다. 그러더니 위쪽으로 빨려 들어가듯이 날아가는 느낌이 들었다.
잠시 뒤 다시 공중에 둥둥 떠다니는 느낌이 들더니 주변이 어둡게 바뀌었다. 그러더니 이내 곧 어두운 공간 속에 서 있었다.
“여, 여기가 가상현실 공간인가 보군.”
카일러는 테스터 선발 시험 때 이미 한 번 접속했었으나 이 현실 같은 느낌에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그때 어둠 속에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홍채 검사를 하겠습니다. 생성하신 캐릭터가 없습니다. 새 캐릭터를 생성하시겠습니까?”
아까 캡슐에 들어왔을 때 들었던 목소리였다.
“생성할게.”
그러자 어둠 속 한 곳이 환하게 빛났다.
그곳에는 카일러의 분신이 있었다.
“실제 본인의 모습을 스캔한 모습입니다. 성별, 종족을 제외한 캐릭터의 모습은 얼마든지 원하는 모습으로 수정할 수 있습니다. 수정하신 후 ‘캐릭터 생성’이라고 말해 주시면 캐릭터가 생성됩니다. 한 번 생성한 캐릭터는 수정할 수 없으며 삭제하시려면 유니벌스사 홈페이지에 ‘삭제 신청’을 하신 다음 통과가 되어야 가능합니다. 그러므로 신중히 결정하시기 바랍니다.”
카일러의 캐릭터 옆에 외형 설정 창이 떴다.
카일러는 캐릭터의 머리 색과 눈 색깔만 바꾸기로 했다.
“머리 색 빨간색, 눈 색 빨간색.”
그러자 카일러 앞에 있는 캐릭터의 머리 색과 눈동자 색이 빨간색으로 변했다.
“캐릭터 생성.”
“한 번 생성한 캐릭터는 수정할 수 없습니다. 캐릭터를 생성하시겠습니까?”
“생성.”
“캐릭터가 생성되었습니다. 이제 생성된 캐릭터의 이름을 정해 주시기 바랍니다.”
“카일러.”
카일러는 캐릭터 이름을 자신의 실제 이름으로 했다.
“<카.일.러>가 맞습니까?”
“맞아.”
“캐릭터의 이름이 카일러로 설정되었습니다.”
그러자 캐릭터 머리 위에 ‘카일러’라는 글씨가 떴다.
“캐릭터 생성이 완료되었습니다. 접속하시려면 ‘로그인’이라고 하시면 됩니다. 최초 접속일 경우 게임 이용에 도움이 되는 정보를 담은 영상을 볼 수 있습니다.”
“그래? 보여 줘 그럼.”
그러자 눈 앞에 화면이 떴다.
“뉴 얼스에 처음 접속하면 ‘슬란’ 마을에서 시작하게 됩니다. 슬란 마을은 토끼, 사슴 등 뉴 얼스를 처음 시작하는 분들이 사냥하기에 알맞은 몬스터들이 서식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곳 ‘슬란’ 마을의 NPC에게 퀘스트를 의뢰받을 수 있으며 퀘스트를 완료하면 보상을 받습니다. 보상은 퀘스트 난이도에 따라 다르며 퀘스트 난이도의 종류는 S, A, B, C, D, E, F, G 가 있으며 S급 난이도가 가장 수행하기 어려운 퀘스트이며 G급 난이도는 가장 쉬운 난이도의 퀘스트입니다. 퀘스트를 성공하면 퀘스트를 의뢰한 NPC와의 친밀도가 상승하지만 실패할 경우 친밀도가 하락하는 패널티가 있습니다. 친밀도는 퀘스트 외에도 플레이어의 명성이나 행동, 언행의 영향을 받습니다.”
‘NPC가 뭔지 설명을 해 줘야 할 것 아닌가? 짜증 나는군.’
“그리고 뉴 얼스에는 전사, 궁수, 마법사 세 가지의 기본 직업이 있습니다. 기본 직업 전직은 테스칼 도시, 프벤탈 도시, 리바딘 도시, 크로레단 도시 중 한 곳에서 전직이 가능합니다. 또한 기본 직업 이외에 감춰진 직업이 존재합니다. 감춰진 직업은 전직 조건, 장소, NPC가 모두 비공개이므로 유저가 직접 찾아야 합니다. 뉴 얼스는 플레이어가 특정 일을 반복하여 하면 그것과 관련된 스킬이 생성됩니다. 스킬은…….”
“그만!”
‘도움이 된다길래 들어 볼려고 했는데 이건 너무 길잖아. 어차피 실전이 중요한거니까 그냥 넘어갈래.’
“영상 재생을 종료합니다. 접속하시겠습니까?”
“접속.”
“‘뉴 얼스’ 세계로 접속합니다. 즐거운 시간 되십시오.”
주변이 환해지더니 전부 빛에 둘러싸였다. 또다시 위쪽으로 빨려 들어가듯이 날아가는 느낌이 들더니 곧 멈췄다.
그리고 빛이 희미해지더니 보이는 장소는 푸른빛의 소형 탑이었다.
카일러는 주변을 둘러보았다. 이곳이 마을 구석에 있는 탑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마을 안쪽으로 들어가자 사람들이 보였다. 그런데 누군가 카일러에게 말을 걸었다. 마을 주민인 듯했다.
“이곳에 처음오시는 이방인이군요?”
마을 주민이 반갑다는 듯이 웃어 보였다.
“어떻게 아셨습니까?”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걸어 다니는 것만 봐도 알 수 있죠.”
“그렇군요.”
“처음 와서 아직 뭐가 뭔지 잘 모를 테니까 이곳 슬란 마을의 장로님을 찾아가 보세요. 이것저것 궁금하신 것을 알려 주실 거예요. 저쪽에 보이는 건물에 가면 장로님을 뵐 수 있을 거예요.”
마을 주민이 가리킨 곳은 그 주변에 있는 다른 건물과 거의 차이는 없지만 조금 더 세련되어 보이는 곳이었다.
“감사합니다.”
카일러는 인사를 하고 마을 주민이 말한 건물로 갔다.
도착하자 문 밖에 있는 등받이 의자에 나이 든 노인이 느긋하게 앉아 있었다.
“장로님이십니까?”
“그렇네만. 자네는 이곳에 처음 온 이방인이로구만.”
“네, 그렇습니다.”
“여기 앉게나.”
장로가 자신의 앞에 놓인 의자를 가리키며 말했다.
“나는 이곳 슬란 마을의 장로 볼보크라네.”
“반갑습니다. 장로님께서 저처럼 이곳에 처음 온 사람들에게 이것저것 알려 주신다고 들었습니다.”
“그렇다네. 자네같이 이곳에 처음 온 이방인들에게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길잡이가 되어 주고 있다네.”
“우선 제가 뭐부터 하는 것이 좋겠습니까?”
“마을 주변에 있는 토끼나 사슴을 사냥하거나 마을 사람들의 고민거리를 해결해 주면 되겠지. 어느 것을 하든 자네의 선택이네.”
‘고민거리 해결이라… 이곳 뉴 얼스에서 적응하려면 혼자 힘만으로는 부족한 것들이 많을 테니까 다른 사람과 친해지는 것도 나쁘지 않겠지.’
“마을 사람들의 고민거리를 해결해 주고 싶습니다.”
“훌륭한 젊은이로군. 그러면 저 남동쪽에 있는 정육점을 운영하는 말라크에게 가 보게나. 며칠째 무슨 일이 있는지 장사도 못하고 있다는군. 자네가 가서 얘기를 해 봤으면 하네.”
그때 메시지 창이 떴다.

[정육점 주인 말라크의 고민거리]
난이도:G
며칠 동안 말라크 정육점이 장사를 못하고 있습니다.
장로는 당신에게 말라크를 찾아가 걱정거리를 물어봐 달라고 부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