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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법도 법이다 1권(3화)
제1장 알론 더 프레인(2)


짹짹짹.
다시 태어난 사내. 이환. 아니 알론이 새소리를 듣고 잠에서 깨어났다. 현재의 추정 시각은 7시. 이미 몸에 아침 기상 시간이 배어 있는 알론의 몸이었기에 너무나도 일찍 일어난 것이다.
하지만 보통 황궁 내의 기사들 대부분이 7시에 기상하기에 다시 눕지 못하고 몸을 일으켰다.
“자, 가 볼까.”
몸을 일으킨 그가 편안한 복장을 갖춰 입고, 왼쪽 허리춤에 검 한 자루를 차고는 나갈 준비를 맞췄다.
덜컥.
문을 열고 나오자, 방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던 듯 한스가 그를 반겨 줬다.
“잘 잤어? 몸은?”
“나름대로 괜찮은 것 같군.”
‘음?’
아침 인사를 하며 그의 몸 상태를 물었던 한스가 그의 말투에서 고개를 갸웃했다. 애늙은이나 혹은 높은 상관이 부하에게 하는 말같이 말의 끝부분에 ‘군’이라는 말을 붙이다니?
평소 알론의 말투와는 조금 달랐다.
“가자.”
하지만 곧 그가 별일 없겠지라는 생각에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며 그를 이끌었다. 그를 이끌고 간 곳은 황궁 내에 존재하는 기사들 전용 식당.
대부분 기사들은 아침 7시가 땡 하면 이곳에서 식사를 한 뒤 8시가 되면 일을 시작한다.
그리고 황궁 내에서 보유하고 있는 그 힘이 가장 낮은 제4기사단은 황궁 내의 잡일. 혹은 일명 제1기사단의 뒤치다꺼리를 하는 일을 했다.
물론 황궁 내에서 엄연히 기사들인 그들이 제1기사단의 뒤치닥꺼리를 해 주는 것이 우스웠지만 어쩔 수 없었다.
자신들이 힘이 없기 때문에 이런 상황이 된 것이니 말이다.
웅성웅성.
순식간에 식당 내가 시끌벅적해졌다. 알론은 한스와 식사를 하는 내내 주위를 스캔하였다.
확실히 제1기사단과 제4기사단의 차이를 보여 주듯 식당 내에서도 그들의 등급은 매겨진 것과 같았다.
자리 좋은 곳. 혹은 햇살이 따사로이 비춰지는 곳에 제1기사단이 자리 잡은 것에 반면, 제4기사단 혹은 그 외 제2기사단, 제3기사단은 그들을 피해 구석진 곳에 위치해 앉아 있었기 때문이다.
사실 제2기사단이나, 제3기사단이 말이 좋아 제4기사단보다 나은 이들이었지, 실상으로는 제4기사단들과 별다를 게 없는 이들이었다. 한마디로 이곳 황궁 내에서는 제1기사단이 아니면 인정 자체를 받지 못하는 것이다.
“가자.”
한스가 식사를 마친 것을 본 알론이 먼저 자리에서 일어났다. 매일같이 자신을 기다려 주며 먼저 자신이 일어나기를 기다리던 알론이 이번에는 오늘 먼저 일어나자 한스가 조금은 놀라며 그를 따라 일어났다.
그렇게 그 둘이 식판에 남은 음식물을 버리기 위해 이동할 때, 예전과 마찬가지로 다리 하나가 그의 다리를 걸기 위해 삐져나왔다.
그리고 역시나 그 다리는 벨로운의 것이었다.
탁.
하지만 이번에는 알론이 가볍게 그 다리를 무시하고는 넘어갔다. 그가 가볍게 넘어가자 벨로운이 고개를 갸웃해 보였다.
‘뭐지?’
평소 같았으면 얼빵한 표정을 지으며 여느 때와 다름없이 발에 걸려 넘어져 자신에게 먼저 사과를 했을 그였다.
하지만 오늘은 자신을 무시하듯 가볍게 피해 가자 고개를 갸웃해 보였다.
스윽.
흠칫.
그리고 거기에 이어 식당을 막 빠져나가려던 알론이 뒤를 돌아 벨로운을 한번 바라봤다. 순간 그의 눈빛에 벨로운이 자신도 모르게 흠칫했다.
자신의 착각인지는 모르겠지만 무언가 눈빛이 매서워졌다. 예전의 눈은 아직 덜 자란 어린아이처럼 순둥이 같다고 볼 수 있었다.
하지만 방금 자신이 본 그의 눈빛은 차가움 그 자체였다.
“알론, 몸은 좀 괜찮나?”
“네. 괜찮습니다.”
식사를 마친 알론이 이번에는 제4기사단 수련장으로 왔다. 이미 대부분의 제4기사단원들이 식사를 마치고, 아침운동 준비를 하고 있었다.
기사단장 제이온의 말에 가볍게 고개를 숙여 보인 알론이 맨 뒤에 섰다.
맨 뒤에 선 그가 곧 시작된 아침운동을 따라 하며 몸을 움직였다.
그렇게 약 30분 정도를 아침운동을 하였을까. 드디어 본격적인 황궁 기사로서의 업무가 시작되었다.
오늘 가장 먼저 알론과 한스에게 주어진 일은 황도를 순찰하는 일이었다.
본래 황도의 순찰은 황궁을 지키는 경비병들이 하는 일이었지만 가끔은 이렇게 황궁의 제4기사단이 나와 순찰을 돌곤 하였다.
“오늘도 황도는 평화롭구나∼.”
한스가 기지개를 쭉 펴며 황도의 거리를 보며 피식하고 웃어 보였다. 오늘도 역시나 황도의 거리는 꽤 평화로워 보였다.
거리를 활보하는 수많은 귀족들. 그리고 그중 몇몇 간간이 보이는 평민들이나, 노예들. 그들 모두의 삶이 꽤 평화로워 보였다.
때문에 그 둘이 막 황궁으로 돌아가려던 때였다. 갑자기 골목길에서 한 남성이 여성을 폭행하며 모습을 드러냈다.
“시키는 일은 하지 않고 너무 봐줬더니 물렁해졌어!”
짝.
어두운 골목길에서 나타난 남성이 여성의 뺨을 강하게 때렸다. 딱 보기에도 여성은 노예였고, 남성은 어디 백작쯤 되는 귀족으로 보였다.
때문에 아무도 그 모습을 보고 말리려 하지 않았다. 괜히 남 일에 신경 썼다가 괜한 트러블이 생길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제길…… 크레이 백작이다…… 빨리 가자, 알론.”
여성 노예를 폭행하는 남성을 본 한스가 얼굴을 굳히며 중얼거렸다. 크레이 백작. 그는 이번 외에도 그동안 꽤 많은 여성 노예들을 폭행해 왔다.
그것도 황도의 거리에서 대놓고 말이다.
누군가 나서서 여성 노예를 보호하려 하면, 그는 자신의 노예를 때린 것뿐이니 상관하지 말하고 하거나 자신의 뒤에 있는 힘을 이용해 본인 스스로 꼬리를 내리게 만들었다.
크레이 백작. 그는 사실 황궁의 커스 온 프레드 공작과 친분이 있는 사람이었다. 때문에 쉽사리 그를 건드렸다가는 좋은 일 따위는 없었다.
스윽.
“어디 가?”
건드려서는 안 될 사람이라는 생각에 한스가 빨리 알론을 이끌고 황궁으로 돌아가려고 했다. 하지만 곧 묵묵히 이 모습을 지켜보던 알론이 발걸음을 옮겼다.
“내 말이 말 같지 않은 거지. 이년!”
후우웅.
턱.
또 한 번 크레이 백작의 손이 그녀의 뺨을 때리려고 할 때였다. 그의 뒤로 이동한 알론의 손이 그의 손을 잡아챘다.
“지금 하는 행동은 카네시스 제국의 법에 어긋나는 행위입니다. 그러니 그만두셨으면 합니다.”
“……!”
갑자기 뒤에서 누군가 자신의 손을 잡아채며 카네시스 제국의 법 어쩌고저쩌고하며 운운해 대자 크레이 백작이 조금은 놀란 표정을 지었다.
이제껏 웬만한 사람이 아니면 자신의 불같은 성격을 건드린 적이 없었다.
하지만 황도의 순찰이나 도는 기사 한 명이 자신의 팔을 낚아채자 어이가 없었다.
“이 자식! 내가 누군지 알아!?”
후우웅.
팔이 잡혔던 크레이 백작이 알론의 손에서 자신의 손이 빠져나오자 이번에는 알론에게 손을 휘두르기 위해 팔을 움직였다.
하지만 곧 알론이 또 한 번 손을 움직였다.
턱.
“황궁의 기사를 폭행하는 것 또한 카네시스 제국의 법에 의해 처벌받을 수 있습니다. 때문에 백작님은 현재 형으로 치자면 감옥에서 12년 정도를 살 죄를 저지르신 겁니다.”
“이익!”
알론의 차분하고 착 가라앉은 목소리에 크레이 백작이 흥분한 어조로 성을 냈다.
“내가 누군지는 알겠지? 나 크레이 백작이다. 이 손 놓지 않는다면 어떻게 될지 알려 주지.”
그가 간접적으로 협박을 했다. 사실 크레이 백작과 친분이 있는 커스 온 프레드 공작은 공작이기도 하였거니와 소드 마스터였다. 때문에 그는 황궁 내의 기사들을 훤히 꿰뚫고 있었으며 제1기사단의 기사단원들이 아니라면 웬만한 이들은 기사 직위 박탈을 시킬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
“어떻게 될지 알려 주시든 상관은 없습니다. 아무쪼록 황도 내에서의 이런 행동은 이제 삼가 주시지요.”
하지만 알론은 그의 말에도 한 치도 밀리지 않았다. 물론 알론도 머릿속의 기억으로 인해 크레이 백작이 어떤 이인지는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뿐이었다.
자신에게는 댈 만한 타당한 증거들이 있었다. 때문에 커스 온 프레드 공작이 자신에게 함부로 하지 못할 것이라는 사실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
“정말 기사 일을 그만하고 싶은 게냐!?”
크레이 백작은 아무리 자신이 성을 내며 말했음에도 알론이 꼼작도 하지 않자, 마지막 경고를 하듯 말했다.
그의 말에 알론은 당당하게 말했다.
“카네시스 제국의 황궁에서 근무하는 제4기사단의 알론이라고 합니다. 언제든 제 직위를 박탈시키고 싶으시다면 그렇게 하시죠.”
“고작 제4기사단 녀석이…….”
제4기사단이라는 이야기를 들은 크레이 백작의 얼굴이 더욱 찌푸려졌다. 알론의 행동으로 보아 무언가 믿는 구석이 있어 보였다.
때문에 제1기사단의 상위급 실력자는 되는 줄 알았다. 하지만 고작 제4기사단의 기사라니? 귀가 막히고, 코가 막힐 노릇이었다.
“계속하여 이 여성 분을 폭행하신다면 전 백작님을 연행해 갈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니 신중히 생각하시죠.”
마지막으로 날린 알론의 결정타에 크레이 백작의 표정이 멍해졌다. 고작 제4기사단의 기사 주제에 자신을 연행해 가겠다니? 허탈할 정도였다.
하지만 자신의 앞에 있는 이 사내의 행동과 표정으로 보아 정말 그럴 것 같았다.
때문에 순간적으로 고민이 되었다. 지금 만약 정말 이 앞의 기사에게 끌려간다면 자신은 순식간에 황도 내에서 웃음거리가 되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지금 당장 꼬리를 내리면 왠지 지금 현재의 자존심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
때문에 3초도 안 되는 시간 동안 그의 마음속 갈등은 최고조에 이르렀고, 결국 그가 하는 수 없다는 듯 손가락으로 알론의 얼굴을 가리켰다.
“어떻게 되는지 보자고 했지? 네 녀석 꼭 이 내 손으로 옷을 벗겨 줄 테니. 두고 봐라.”
그를 한번 강하게 노려봐 준 크레이 백작이 황급히 자리를 벗어났다.
“또 한 번 크레이 백작님께서 이런 일을 하신다면 황궁에 고소장을 제출해 주십시오.”
그가 사라지고 알론이 멍하니 누워 자신을 올려 보고 있는 이제껏 크레이 백작에게 폭행당했던 여성에게 아무 감정도 섞이지 않은 목소리로 말했다. 애초에 그녀가 고소장을 제출하였다면 그동안 맞을 일도 없었을 뿐더러, 자신이 나설 필요도 없었을 것이다. 때문에 말을 하는 그의 표정이 썩 좋지 못했다.
“가자.”
“어? 으, 으응.”
순식간에 일을 종결시키고, 말하는 알론으로 인해 한스가 믿을 수 없다는 듯 그를 바라보더니, 이내 고개를 끄덕이며 그를 따라 움직였다.
‘이, 이 녀석 간덩이가 커졌나?’
한스도 크레이 백작이나, 커스 온 프레드 공작이 어떤 사람인지는 알고 있었다. 때문에 알론이 미친 짓을 한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다.
그렇게 황도 순찰을 끝내고 오후쯤이 되자 수련장에서 운동을 하고 있는 알론에게 제이온이 다가왔다.
“알론. 자네 무슨 일 터뜨렸나?”
“네? 무슨 일 말입니까?”
목검을 휘두르던 그에게 걱정스러운 어투로 물어오는 그로 인해 알론이 고개를 갸웃해 보였다.
“커스 공작님께서 자네 좀 보자더군. 그리고 꽤 심각한 이야기 같던데…….”
제이온이 살짝 뒷말을 흐렸다. 분명 방금 전 커스 공작의 표정으로 보아 조금은 화가 나 있는 게 분명해 보였다. 근데 그 대상이 알론이라는 것이 조금은 믿기지가 않았다.
“그럼 잠시 다녀오겠습니다.”
하지만 걱정스러움이 가득 묻어나는 제이온의 표정과는 다르게 알론의 표정은 대수롭지 않다는 표정이었다.
그리고 곧 커스 공작의 집무실 앞에 도착한 그가 손을 살짝 쥐고는 문을 두들겼다.
똑똑.
“들어오게.”
끼이익.
“부르셨습니까.”
수긍의 뜻이 들려오자 알론이 문을 열고 들어왔다. 그가 들어오자 안경을 쓰고 업무를 처리하던 커스 공작이 안경을 벗고는 얼굴을 부비며 입을 열었다.
“오늘 황도의 거리에서 크레이 백작과 트러블이 있었다고.”
“그렇긴 했습니다만. 무슨 일로 그러시는 거죠?”
알론이 담담한 표정으로 물었다.
“……자네 크레이 백작이 크로스 영지의 영주라는 것은 잘 알고 있을 텐데? 만약 그 사람이 더 이상 황도로 무기를 공급해 주지 않겠다면 당신이 책임질 건가.”
크로스 영지는 카네시스 제국에서도 알아주는 대장장이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는 카네시스 제국에서 손가락에 꼽히는 영지였다. 또한 크로스 영지는 매달마다 상당수의 무기를 황궁에 보내 주기 때문에 무척 중요한 곳이었다.
“제가 왜 책임져야 하는 거죠?”
“……뭐?”
순간 들려온 알론의 대답에 커스 공작이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고작 제4기사단의 별 볼일 없는 하찮은 기사 주제에 소드 마스터인 자신에게 말대꾸를 하다니?
더군다나 그는 알론이 그 누구에게도 맞서지 못하는 겁쟁이라고 인식하고 있었다. 때문에 가소롭고 어이가 없을 수밖에 없었다.
“크레이 백작은 황도 내에서 여성 노예를 폭행했습니다. 아무리 노예라 하더라도 그는 카네시스 제국의 제1조 24항에 어긋나는 행위입니다. 더군다나 그는 저에게까지 무력을 사용하려 했습니다. 그런데 제가 한 행동이 무엇이 잘못된 것입니까?”
“자네 지금 법이면 다 되는 것인 줄 아나?”
순식간에 표정이 살벌해진 커스 공작이 그를 쏘아보며 물었다. 하지만 알론에게서는 물러나는 기색 따위는 찾아볼 수 없었다.
“법은 몬스터나, 짐승을 위해서 존재하는 것이 아닙니다. 오로지 사람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지요. 헌데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지만 그 법을 어긴 그는 분명 잘못이 있습니다. 제가 틀린 말 했습니까?”
“…….”
알론의 이어진 말에 커스 공작의 입이 꾹 다물어졌다. 그렇다. 아무리 크레이 백작이 어떤 곳의 영주라고 한들, 법을 어긴 것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
또한, 어찌 보면 알론은 기사로서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다.
“더 이상 볼일이 없으시다면 전 이만 나가 보겠습니다.”
“잠깐. 기다리지.”
그가 입을 열지 않자, 알론이 담담하게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기 위해 문고리를 잡았다. 그 순간 커스 공작이 그를 멈춰 세웠다.
“비록 자네 말과 같이 법이라는 것이 꼭 지켜져야 하는 것은 맞는 말이지만 그로 인해 언젠가는 큰코다칠 거네.”
“제가 믿는 신념이 무엇인지 아십니까?”
커스 공작의 충고에 문고리를 잡았던 그가 다시 문고리를 놓으며 시선을 그에게 돌렸다.
“악법도 법이다. 이것이 제 신념입니다.”
“악법도 법이다……?”
악법도 법이다라는 말에서 커스 공작이 살짝 미간을 찌푸리며 의문스러운 표정을 지어 보였다. 살아생전 들어 본 적 없는 소리였다.
어쩌면 당연한 반응이었다. 이 말은 본래의 이환이 살았던 세계에서 소크라테스라는 한 사람이 남긴 명언이었으니 말이다.
“분명 법이 어떠한 이들에게는 불리한 점이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사소한 것 하나도 법이며, 누군가에게 악하게 적용된다고 하더라도 절대로 벗어날 수 없는 것이 법입니다. 전 그것을 지켰을 뿐이고, 앞으로도 계속 그럴 것입니다. 그러니 그 점 명심해 주시지요.”
끼이익.
말을 마친 알론이 그대로 문을 열고 나가 버렸다. 그가 나가고 커스 공작은 그가 뱉은 말에 피식하고 웃어 보였다.
“악법도 법이다라…… 재밌군. 맞는 말이야. 하지만 저 사내가 원래 이런 사람이었나?”
고개를 끄덕이며 말하는 그가 알론이 나간 자리를 보며 의문을 느꼈다. 왠지 평소에 가끔씩 보던 그와는 사뭇 다른 느낌이었다.
평소에는 언제나 다른 기사들을 피해 다니거나, 혹은 다른 이들에게 밉보이기 일쑤인 사내로 보였다. 하지만 오늘 그가 보여 준 박력과 그 어떤 상황에서도 흐트러뜨리지 않는 침착함.
그 모습은 전형적인 기사를 보여 주는 모습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