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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얼스 1권(12화)
6장. 슬란 마을(3)


서둘러 검을 빼내려 했으나 이번에는 슬라임이 카일러에게 다가와 부비적거렸다.
그러자 살이 타오르듯 부식하기 시작했다.
“아, 아오 젠장! 일단 검부터 빼야 될 텐데.”
그때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
카일러는 검을 꽉 쥔 채로 슬라임의 머리 위로 점프했다.
“밀치기!”
그러자 슬라임이 땅에 납작하게 처박히며 검이 빠졌다.
납작하게 된 슬라임의 핵은 주변에 물컹거리는 살이 거의 없어 선명하게 보였고
그 틈을 타 빠르게 검을 내리찍었다.
그러자 미니 슬라임이 순식간에 물이 되어 사라졌다.
그 자리에 남은 것은 젤리같이 물컹물컹한 덩어리였다.
상당히 미끌미끌해 집는 것조차 힘들었지만 카일러는 혼심의 힘을 다해 아이템 창에 넣었다.
아이템 창을 보자 ‘물컹물컹한 덩어리’라는 찝찝한 이름을 한 아이템이 새로 자리했다.
“찝찝하게 생긴 물건이네.”
카일러는 찝찝했지만 버리지 않았다.
이것도 팔 수 있다면 돈이다.
이미 멧돼지를 잡으면서 아이템을 그냥 버려야 했던 카일러는 아이템 하나도 소중히 다뤘다.
카일러는 주변에 있는 미니 슬라임들도 하나씩 처리해 나갔다.
“밀치기!”
공중으로 점프하여 슬라임을 납작하게 만든 다음 무방비 상태로 드러나는 미니 슬라임의 핵을 칼로 찔렀다.
같은 방식으로 미니 슬라임들을 사냥해 나갔다.
“밀치기! 지금이다!”
미니 슬라임은 저항 한 번 못해 보고 죽었다.
하지만 문제가 하나 있었다.
바로 밀치기 스킬 시전에 필요한 마나가 20이라는 것. 카일러의 현재 마나는 꽉 차도 90. 밀치기 스킬을 연달아 쓰면 4번이 최대다.
덕분에 마나를 채우기 위해 중간중간 쉬면서 했다.
그렇게 1시간가량 사냥하자 마침내 반가운 메시지가 들렸다.

“레벨 업하셨습니다.”

“드디어! 상태 창!”

아이디:카일러
레벨:6
생명력:200/200
마나:100/100

힘:19
민첩:10
지능:4
운:3
체력:3
정신력:1

보너스 포인트:5

“음… 힘에 5개.”
카일러는 데미지를 위해 힘에 올인했다.
보너스 포인트를 분배하자마자 곧바로 사냥을 다시 시작했다.
그런데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지겨워졌다.
“사냥 방법을 바꿔 볼까?”
이번에는 미니 슬라임의 복부(?)를 발로 걷어차 봤다. 그러자 미니 슬라임의 복부가 쏙 들어갔고 대신 슬라임의 머리 부분이 튀어나왔다. 그에 따라 미니 슬라임의 핵이 노출됐다.
“지금이다!”
카일러는 재빠르게 핵에 칼을 찔러 넣었다.
“호오, 이 방식도 괜찮은데?”
촤악. 촤악.
그런데 그때 카일러의 뒤에 미니 슬라임이 흐물흐물대며 다가오고 있었다.
카일러는 뒤를 돌아보자 웃을 수밖에 없었다.
“이번에는 간단하게 끝내겠군. 밀치기!”
그러자 슬라임이 뒤로 쫙 밀려났다.
그곳은 낭떠러지였다. 카일러가 웃은 이유도 이 때문이었다.
촤악, 촤악, 촤악, 촤악, 촤악, 촤아악.
슬라임이 굴러떨어지며 나는 소리가 작렬이었다.
잠시 뒤 경험치가 올랐음을 알리는 메시지가 떴다.
“훗, 뒈졌나 보군.”
카일러는 현실 같은 뉴 얼스에 다시 한 번 감동했다.
뉴 얼스는 단순한 공격이나 스킬이 전부가 아니었다. 주변 환경을 어떻게 이용하느냐에 따라 그 결과는 천차만별이었다.
“몇 마리만 더 잡으면 레벨 업이군.”
카일러는 주변을 둘러보며 어떤 몬스터를 잡을지 고민했다.
“저놈으로 해야겠군!”
마침내 한 녀석을 고르고는 곧장 달려갔다.
“밀치기!”
밀치기 스킬에 맞은 미니 슬라임은 뒤에 있는 벽에 부딪혔다. 그리고는 다시 튕겨져 나와 원래 있던 곳으로 날아왔다.
카일러는 미니 슬라임의 핵을 노리고 칼을 갖다 댔고 날아오던 미니 슬라임의 핵을 정확히 꿰뚫었다.
점점 더 주변 환경을 이용하는데 노련해진 카일러였다.
“좋아, 이번엔 너다!”
카일러는 곧바로 근처에 있는 미니 슬라임에게 달려갔다.
“밀치기! 응?”

“마나가 부족합니다.”

“제, 젠장!”
미니 슬라임은 카일러에게 박치기를 했다.
카일러는 그대로 튕기듯이 뒤로 밀려났다.
“커헉! 마나 확인하는 것을 깜박했네.”
카일러가 미처 일어나기도 전에 미니 슬라임이 빠르게 다가와 점프를 했다.
“허헉!”
다행히 슬라임이 카일러를 덮치기 전에 피했지만 스킬을 쓸 수 없기에 난감했다.
‘그동안 너무 스킬에 의존했군.’
카일러는 정신을 바짝 차리고 미니 슬라임을 주시했다.
미니 슬라임이 다시 달려왔다.
카일러는 피하지 않고 달려가 미니 슬라임의 하체(?)를 걷어찼다.
그러자 바닥에 철퍼덕대며 고개를 처박으며 납작해졌다.
카일러는 그 틈을 놓치지 않고 검을 내리찍어 미니 슬라임의 핵을 꿰뚫었다.
그러자 미니 슬라임은 액체가 되어 사라졌다.
“휴, 간신히 살았네.”
한숨 돌린 카일러는 스킬에만 너무 의존한 것을 반성했다.
‘만약 스킬에만 너무 의존하면 앞으로는 살아남기 힘들거야.’
레벨이 더 낮은 몬스터인 미니 슬라임을 상대할 때도 스킬을 사용하지 못하자 하마터면 죽을 뻔했다.
그런데 앞으로 더 강한 몬스터를 상대할 때 또다시 이 같은 상황이 펼쳐진다면 그때도 살아남으리라고 장담할 수 없었다.
카일러는 스킬을 쓰지 않고 순수 실력으로 사냥하기로 했다.
카일러는 멀리서 돌멩이를 던져 미니 슬라임을 외진 곳으로 한 마리씩 유인했다.
‘스킬 없이 순수 실력으로 잡아야 한다. 내가 스킬을 못했을 때 미니 슬라임을 어떻게 잡았더라.’
눈을 감고 스킬을 쓰지 못했을 때를 잠시 회상한 카일러는 이내 눈을 번뜩였다.
카일러는 미니 슬라임에게 달려들며 하단부를 걷어찼다. 그러자 카일러의 품에 안긴 형상이 됐다.
“큭, 이게 아닌데.”
하단부를 맞고 바닥에 엎어져 납작해진 슬라임은 핵을 보호하고 있는 살이 순간적으로 얇아졌었다. 그것을 노린 공격이었지만 예상 밖의 스킨십을 하고 말았다.
꼭 안겨 있는 슬라임을 팔꿈치로 찍어 대기도 하고 뒹굴기도 하며 간신히 떼어냈다.
“헉, 헉… 또 달라붙으면 난 끝장이다!”
이번에는 미니 슬라임이 빠른 속도로 다가오며 박치기를 하려 했다. 카일러는 회전하며 옆으로 피하는 동시에 발차기로 미니 슬라임의 복부를 걷어찼다. 미니 슬라임이 튕겨 나가더니 고통스러운 듯 주춤했다. 하지만 곧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다시 달려왔다.
‘핵을 노려야 돼! 다른 데는 아무리 때려도 소용없어!’
이번에는 피하지 않고 미니 슬라임의 핵을 노리고 검을 휘둘렀다. 하지만 미처 뚫기도 전에 미니 슬라임의 살에 막혔다.
미니 슬라임의 살에 박힌 검은 서서히 부식되어 갔다.
“젠장! 내 하나밖에 없는 검을 소화(?)시키려 하다니!”
다급해진 카일러는 한쪽 발로 슬라임의 면상을 밟고 검을 빼기 위해 온 힘을 다했다. 다행히도 검을 빼낼 수 있었다.
‘미니 슬라임의 핵을 공격하지 못한다면 아무런 피해도 줄 수 없다. 그런데 저 출렁출렁한 살 때문에 공격이 제대로 먹히지 않으니 이를 어쩐다.’
밀치기 스킬을 사용할 때는 미니 슬라임을 납작하게 만들기가 쉬워 핵을 공격하기가 쉬웠다.
하지만 스킬이 없으니 상황이 극도로 어지러워졌다.
‘이번엔 제대로 해 보자!’
정신을 집중하고 달려오는 미니 슬라임의 하단부를 걷어찼다. 그리고는 재빨리 옆으로 피해 미니 슬라임과의 포옹을 피했다. 바닥에 철퍼덕 엎어진 미니 슬라임의 핵이 선명하게 드러났다.
“지금이다!”
그 틈을 놓치지 않고 슬라임의 핵에 칼을 찔러 넣었다.
마침내 슬라임은 액체가 되어 사라졌다.
“휴, 드디어 운이 아니라 진짜 실력으로 잡았다.”
잠시 한숨 돌린 카일러는 다른 미니 슬라임도 유인하여 같은 방식으로 해치웠다.
그렇게 어느 정도 연습하다 보니 이제 스킬 없이도 손쉽게 슬라임을 잡을 수 있게 되었다.
그런데 그때 메시지창이 떴다.

“검술 스킬이 갱신되었습니다.”
“발길질 스킬이 갱신되었습니다.”
“반응 속도가 향상되었습니다.”

“뭐? 상태 창!”

아이디:카일러
레벨:6
생명력:150/200
마나:100/100

힘:24
민첩:10
지능:4
운:3
체력:3
정신력:1

*반응 속도:1

상태 창을 확인해 보니 원래는 없던 ‘반응 속도’라는 것이 추가되었다. 아무래도 반응 속도가 증가하는 등 변화가 있을 경우에만 나타나는 것 같았다.
상태 창을 확인한 카일러는 이번에는 스킬 창을 확인했다.
“스킬 창!”

땅굴 파기(초급, 패시브, 30%)
땅굴 파는 속도가 기존 속도의 1.5배 빨라집니다.

검술(초급, 패시브, 0%)
검을 휘두르는 속도와 공격력이 20% 상승합니다.

발길질(초급, 패시브, 0%)
발차기 속도와 공격력이 20% 상승합니다.

“쥑이는데?”
사실 검술 스킬은 뉴 얼스의 유저라면 대부분 갖고 있는 스킬이었다. 하지만 보통 레벨 7, 8까지 검을 계속 사용했을 때 생기는 스킬이었고 카일러는 예상치 못한 일 때문에 검을 쓸 기회가 별로 없었다. 이 때문에 카일러는 그동안 검술 스킬이 생기지 않았었다.
하지만 검을 사용한 지 불과 몇 시간만에 스킬이 생긴 것!
뉴 얼스의 뛰어난 현실성 덕분에 카일러의 실제 검술 실력이 빛을 발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