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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얼스 1권(13화)
6장. 슬란 마을(4)
그리고 카일러의 실제 검술 못지않게 빛을 발한 것은 바로 카일러의 섬세한(?) 발길질이었다.
일반적으로 초보일 때는 싸우다 보면 검만 쓰는 게 대부분이고 발차기는 한 번씩 쓴다.
그도 그럴 것이 발차기의 데미지는 별로 세지 않았고 제대로 차지 않는 이상 효과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힘이 받쳐 주는 전사들이 발차기를 했을 때 그나마 데미지가 나왔고 발길질 스킬은 주로 전사들이 갖고 있었다.
덕분에 일반 스킬인데도 전사 전용 스킬이라는 루머까지 생겼을 정도다.
그런 스킬을 레벨 6 카일러가 갖게 된 것이다.
기분이 좋아진 카일러는 미니 슬라임을 계속 사냥했다.
“이몸의 발길질을 받으라! 하하!”
패시브 스킬이기에 굳이 읊을 필요는 없었지만 기분이 좋은 나머지 혀를 쉴 틈 없이 놀렸다.
카일러의 발차기에 맞은 미니 슬라임은 아까보다 더 고통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신이 난 카일러는 쉬지 않고 발차기를 날렸고 벽에 몰린 슬라임이 발차기를 맞고 벽에 부딪히며 납작해졌다. 카일러는 놓치지 않고 곧바로 검을 찔러 넣어 미니 슬라임을 해치웠다.
그렇게 2시간이 넘도록 사냥을 하고 있었다.
그때 반가운 소리가 들렸다.
“레벨 업하셨습니다.”
아이디:카일러
레벨:7
생명력:220/220
마나:110/110
힘:24
민첩:10
지능:4
운:3
체력:3
정신력:1
*반응 속도:1
보너스 포인트:5
‘그동안 힘에만 너무 투자했어. 앞으로 미니 슬라임보다 날쌘 몬스터들이 많을 텐데 지금부터라도 민첩도 신경 써 줘야겠군.’
자신보다 레벨이 낮은 미니 슬라임을 상대하는데도 처음에는 미니 슬라임의 재빠른 몸짓에 죽을 뻔한 적도 있었다.
앞으로 미니 슬라임보다 더 빠른 몬스터를 만난다면 살아남으리라 장담할 수 없었다.
“민첩에 4, 힘에 1.”
“어느새 레벨이 7이군. 전직까지 얼마 안 남았다!”
카일러는 자신의 레벨을 보며 흐뭇해했다.
‘이제 슬라임을 잡아도 경험치가 별로 안 오르고 갖고 있는 빵도 다 먹었으니까 마을에 내려가 봐야겠다.’
마을에 내려가자 젊어 보이는 남자가 다급하게 다가왔다.
자세히 보니 뉴 얼스에서 처음으로 만났던 NPC였다.
‘처음 접속하는 사람들한테 안내하기 바쁠 텐데 왜 여기까지 왔지?’
“카일러 님 맞으시죠?”
“아, 네. 그런데 저번에 한 번 만난 적이 있는 것 같군요.”
“맞습니다. 마을 부활석 앞에 있던 사람이에요! 기억하시는군요!”
그 남자는 마치 선물을 받은 아이처럼 폴짝폴짝 뛰며 즐거워했다.
“그러고 보니 이름도 몰랐군요. 이름이 뭐죠?”
“하하! 이름도 물어봐 주시고 정말 고맙습니다! 베이슨입니다!”
이름을 물어보자 고마워 어쩔 줄 몰라 했다.
“하하. 그나저나 무슨 일이십니까?”
“다름 아니라 마을 장로님께서 카일러 님을 모셔 오라고 하셨습니다.”
“네? 저를 왜?”
“가 보시면 압니다. 이쪽으로 오세요.”
베이슨은 뭐가 그리 급한지 허둥대며 앞장섰고 계속 빨리 오라며 재촉했다.
마침내 장로가 있다는 곳에 도착했다. 그런데 그곳은 장로의 집이 아니라 마을 공터였다. 놀라운 것은 온갖 음식들이 푸짐하게 차려진 상이 곳곳에 있었다는 것이다.
“이, 이게 뭡니까?”
카일러가 갑작스럽게 펼쳐진 상황에 의아해하며 볼보크 장로에게 물었다.
“마을의 영웅을 위한 우리 슬란 마을 사람들의 감사의 표시일세!”
“감사의 표시? 딱히 마을을 위해 한 것도 없는 것 같은데… 혹시?”
“허허, 이제 눈치챘군. 자네가 마을의 큰 걱정거리였던 타이푼을 해치우지 않았는가? 가진 게 별로 없어 큰 보상은 해 줄 수 없네만 마을 사람들의 성의이니까 맘껏 드시게나.”
“가, 감사합니다!”
‘타이푼, 덕분에 호강하는구나. 마침 배고프던 참이었는데, 흐흐.’
카일러는 닥치는 대로 먹어 댔다.
“하하, 식성도 좋으시군요! 이것도 드시죠.”
그런 카일러를 마을 사람들은 흐뭇한 듯이 바라보며 음식을 권했다.
마을 병사들 몇 명이 다른 유저들이 접근을 못하게 막았지만 지나가던 유저들이 카일러를 부러운 듯이 쳐다보았다.
“도대체 저 사람은 누구기에 저렇게 후한 대접을 받아?”
“글쎄… 더 흥미로운 건 저 사람이 유저라는데?”
“유저라고? 자식, 좋겠네. 누군 들어가지 못하게 하는데 누구는 저기 앉아서 마음껏 먹고 있으니.”
잠시 뒤 마음껏 먹은 카일러는 입을 열었다.
“그런데 도대체 왜 그런 큰 멧돼지가 마을 근처에 있던 겁니까?”
카일러의 물음에 볼보크 장로뿐만 아니라 마을 사람들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괜한 말을 꺼냈나?’
말실수를 한 것 같아 걱정하고 있을 때 볼보크 장로가 입을 열었다.
“그건 우리도 알지 못하네. 그런 녀석이 왜 이 마을에 있었는지 우리도 알고 싶다네.”
“하지만 이제 타이푼을 잡았으니 마음 편하게 지내시길 바랍니다.”
“허허, 고맙네! 음식은 마음에 들었는가?”
“물론이죠! 후훗.”
“자네가 맘에 들었다니 우리도 기쁘군 그래!”
“흐음… 그런데 미니 슬라임 말고는 이곳에 더 강한 몬스터는 없습니까?”
“그렇다네. 보아하니 자네도 전직할 때가 다 되어 가는 것이로군. 그렇다면 이제 이 마을을 떠나 테스칼 도시로 가게나.”
볼보크 장로가 아쉬운 듯이 말했다.
“테스칼 도시로 가려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걸어서 가거나 텔레포트를 하여 가는 방법이 있네. 마을에 텔로포트 기계가 있으니 그것을 이용하면 손쉽게 갈 수 있을 걸세. 물론 자네는 무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해 주겠네.”
“감사합니다. 볼보크 장로님. 이렇게 저를 챙겨 주시다니 제가 어디에 있든 슬란 마을을 절대 잊지 못할 겁니다.”
“허허, 우리도 자네를 잊지 않겠네. 자네는 우리 마을을 구한 영웅이니까 말일세!”
“당연한 일을 했을 뿐입니다.”
사실은 퀘스트와 개인적인 복수 때문에 한 것이지만 곧이곧대로 말해 NPC와의 친밀도를 떨어뜨릴 이유가 없었다. NPC와 친해진다고 나쁠 것은 없기 때문이었다.
“지금은 날이 어두우니 날이 밝으면 떠나게나. 일단 쉬도록 하게. 여관 주인에게 미리 말해 놓겠네.”
“그렇게 하겠습니다.”
카일러는 뿌듯한 마음으로 여관으로 향했다.
뉴얼스 1권(13화)
7장. 테스칼 도시(1)
여관에 가자 ‘마을의 영웅’이라며 여관 주인이 방을 무료로 빌려 주었다. 여관방에서 하루를 쉰 카일러는 텔레포트 기계 앞으로 갔다.
“이제 작별이군요.”
그곳에 있던 마을 주민이자 기계 관리인이 아쉬운 듯이 말했다.
“다음에 또 볼 일이 있겠죠.”
“그러면 좋을 텐데.”
그때 볼보크 장로가 다가왔다.
“자네, 이제 가는 것이구만.”
“그렇습니다. 나중에 다시 뵙도록 하죠.”
“허허, 이 늙은이가 그때까지 살 수 있다면 그리 하도록 하지. 그나저나 자네에게 마을 주민을 대표하여 할 말이 있네.”
“무엇입니까?”
“우리 마을 주민들은 타이푼을 잡아 준 자네에게 과거 우리 마을의 영웅이었던 슬러크가 쓰던 검을 주기로 했네. 부디 유용하게 쓰길 바라네.”
“그걸 제가 받아도 되겠습니까?”
“슬러크는 죽기 전에 검의 주인을 찾아달라고 했네. 우리가 보기에 자네가 바로 그토록 애타게 찾던 검의 주인임이 분명하네. 부디 거절하지 말게.”
볼보크 장로가 간절한 어조로 부탁했다.
‘크크, 왜 거절하겠습니까?’
카일러는 겉으로는 심각하고 엄숙한 표정을 지었지만 속으로는 쾌재를 불렀다.
“정 그러시다면 감사히 받겠습니다.”
“그럼 받게나.”
“‘슬러크의 검’을 획득하셨습니다.”
슬러크의 검
슬란 마을의 창시자이자 마을의 수호자였던 영웅 슬러크가 사용하던 검입니다.
타입:한 손 검
공격력:45 공격 속도:7
내구도:40 무게:13 레벨 제한:20
*특수 스킬 ‘영웅의 투지’를 하루에 한 번 시전할 수 있습니다.
‘영웅의 투지’를 시전하면 체력의 30%가 회복됩니다.
‘호오, 레벨 제한 때문에 당장 사용할 수는 없지만 보통 레벨 제한 20의 검은 공격력이 34 정도이다. 공격력이 상당히 우월하다. 뿐만 아니라 공격 속도도 일반 검이 5인 것에 비해 7이나 된다. 게다가 특수 스킬이 대박이다. 위기 상황에서 쓴다면 죽을 확률이 극히 낮아질 거야.’
카일러는 당장에라도 미친 듯이 웃어 대며 춤을 추고 싶었지만 장로가 진지한 얼굴을 하고 있어 웃는 것조차 할 수 없었다.
장로가 진지한 표정을 지으며 말을 이어 갔다.
“그리고 우리는 자네를 ‘슬러크의 후계자’라 부르기로 했다네.”
볼보크 장로가 말을 마치자 부드러운 음악과 함께 메시지 창이 떴다.
슬러크는 이곳에 처음 슬란 마을을 세웠으며 운명하기 전까지 이곳을 수호했습니다.
슬러크가 운명한 이후에도 이곳 슬란 마을 주민들의 정신적 지주로서 큰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슬러크는 재물에 욕심이 없었고 자신보다 마을 주민들을 먼저 생각했습니다.
그가 세상을 떠났을 때 남긴 것이라고는 그가 사용하던 검, 그리고 이 검의 주인을 찾아달라는 유언뿐이었습니다. 슬란 마을 주민들은 슬러크의 헌신에 대한 보답으로 이 검을 잘 보관하며 이 검의 진정한 주인을 찾고 있었습니다.
이제 슬란 마을 사람들은 마을 주민들을 헤치던 타이푼을 해치운 당신에게 이 검을 건넸습니다.
그리고 당신에게 ‘슬러크의 후계자’라는 칭호를 하사했습니다.
“명성이 200 상승합니다.”
“슬란 마을 주민들과 당신의 친밀도가 대폭 상향되었습니다. 이제 슬란 마을 사람들은 당신을 이방인이 아닌 슬란 마을의 영웅으로 생각합니다.”
‘칭호?’
“상태 창!”
아이디:카일러
레벨:7
명성:200
칭호:슬러크의 후계자(힘+4, 민첩+4, ‘슬러크의 검’을 사용시 크리티컬 데미지 확률 +20%)
생명력:220/220
마나:110/110
힘:25(+4)
민첩:14(+4)
지능:4
운:3
체력:3
정신력:1
*반응 속도: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