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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얼스 1권(15화)
7장. 테스칼 도시(3)
카일러는 자신을 구해 주고도 사례를 마다하는 웨드에게 어떻게든 보답하고 싶었다.
“저, 그러면 제가 도와드릴 일이라도 있습니까?”
“흐음… 사실 카일러 님과 파티 사냥을 하고 싶습니다.”
“파티 사냥?”
“네. 아까 타조를 상대해 봤으니까 잘 아실 겁니다. 혼자 잡기에는 버거운 상대죠. 보아 하니 아직 전직할 레벨은 아닌 듯한데 전직하기 전까지 같이 파티 사냥을 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어떻게 하실래요?”
“좋습니다. 동료분이 저를 구하다 사망했으니 당연히 그렇게 해야죠.”
카일러는 웨드와 루스턴에게 빛을 값는 샘 치고 파티 사냥에 동참했다.
“그러면 체력이 회복되는 되는 대로 시작하죠.”
잠시 뒤 준비를 끝마치고 다시 타조가 있는 곳으로 갔다.
타조들은 화가 풀렸는지 다시 평소의 온순한 눈빛으로 주변을 어슬렁거리고 있었다.
“웨드 님.”
“네?”
“동료분 사망한 자리에 아이템이 떨어졌나 확인해 보죠. 유저는 죽어도 시체가 남으니까 금방 찾을 수 있을 겁니다.”
그런데 웨드가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그, 그런데 제 동료 시체는 타조들이 다른 곳에 버려 둔 것 같은데요? 아이템도 근처에 안 보이고…….”
“흐음… 아이템은 몬스터들이 건드리는 줄 알고 있었지만 시체까지 건드릴 줄 몰랐군요.”
카일러는 멧돼지에게 사망했을 때를 떠올렸다. 그때 아이템을 하나 떨어뜨렸는데 동굴 입구에서 죽었기 때문에 당연히 그곳에 있을 줄 알았다.
하지만 나중에 확인해 보니 동굴 안 깊숙한 곳에 있었다. 멧돼지들이 아이템을 옮긴 것이다. 그래서 몬스터가 아이템을 건드리기도 한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시체까지 건드릴 줄은 몰랐군.’
“카, 카일러 님, 신경 쓰지 말고 그냥 사냥이나 하죠.”
“저, 그런데 동료분이 죽었다고 너무 죄책감 갖지 마세요.”
“저, 저는 괜찮습니다.”
“그런데 왜 말을 더듬습니까?”
“그, 그게… 그냥 조금 우울해서 그렇습니다.”
“거봐요, 그게 죄책감 때문에 그런 겁니다. 너무 죄책감 갖지 마세요. 동료분은 저 때문에 희생당한 겁니다. 제가 죄송하죠.”
“아, 아닙니다. 사냥이나 시작하죠.”
“그러죠.”
“제가 타조를 잡는 방법을 알고 있습니다. 우선 제가 타조 발을 밧줄로 묶어 버릴 테니까 그 사이에 타조 위로 올라타서 머리를 집중 공격해 주세요.”
“타조 대가리 치는 것이라면 자신 있죠.”
카일러는 타조의 위에 올라타 머리를 무차별적으로 갈겨 대던 자신을 떠올렸다.
‘흠… 역시 타조는 머리가 약점이지.’
카일러가 잠시 멍 때리는 사이 웨드는 사냥할 타조를 정하기 위해 주변을 둘러봤다.
“누구부터 잡을까나… 어? 카일러 님. 저 타조 좀 보세요. 심하게 다친 상태인 것 같은데요?”
그곳을 보자 딱 보기에도 심하게 다친듯이 보이는 타조가 보였다. 카일러는 그 타조가 웬지 낯이 익었다.
‘어디서 본 것 같은데… 아, 맞다!’
“아까 제가 잡고 있던 타조입니다. 중간에 다른 타조들이 몰려와서 결국 못 잡았습니다만…….”
“그럼 저 타조부터 잡죠.”
웨드는 말을 마치자마자 그 타조의 발에 밧줄을 날려 두 다리를 묶어 쓰러뜨렸다.
그 사이에 카일러는 미친듯이 달려가 그 타조 위에 올라탔다.
두 다리가 묶였기 때문에 타조는 달려오는 카일러를 정면으로 보고 있었지만 속수무책으로 자신의 등을 내주고 말았다.
카일러는 올라타자마자 익숙한 듯이 타조의 대가리를 북 두드리듯이 때려 댔다.
“죽어라!”
카일러는 팔꿈치로 갈겨 대는 것도 모자라 박치기까지 해 대며 타조에게 맹공격을 퍼부었다.
하지만 타조는 쉽게 당하지 않고 격렬히 저항했다. 몸을 이리저리 비틀면서 카일러를 떨쳐 내려고 안간힘을 써 대며 카일러를 부리로 쪼아 대려고 대가리를 쉴 새 없이 움직였다.
“웨드 님! 이놈 주둥이에 물릴 것 좀 없습니까?!”
“잠시만… 다 됐습니다!”
웨드는 타조의 다리를 완전히 포박하는 작업을 끝내자마자 큼지막한 천 뭉치를 꺼내 타조의 입에 쑤셔 넣었다.
그러자 타조는 안간힘을 다해 몸을 흔들어 대며 저항했다.
하지만 웨드까지 가세하여 타조의 대가리를 두드려 댔기 때문에 타조는 순식간에 죽음 직전까지 갔다.
“마무리다! 밀치기!”
타조의 체력이 얼마 안 남았음을 눈치챈 카일러는 재빠르게 타조의 등에 내려 스킬을 시전했다.
카일러의 필살기 밀치기! 그 강력한 어깨빵이 타조의 머리에 적중했고 결국 죽고 말았다.
“휴… 만만치는 않군.”
“카일러 님! 방금 쓴 기술 스킬 맞죠? 아직 전직도 안 했는데 어떻게 그런 스킬을…….”
“아, 이 스킬은 이 견갑에 붙어 있는 옵션입니다.”
카일러가 자랑스럽다는 듯이 견갑을 가리켰다.
“그걸 어떻게 구하셨어요?”
“초보 마을 근처에 있던 보스 몬스터 잡으니까 나온 뼈로 장비 제작을 하니까 나왔습니다.”
“보, 보스 몬스터를 잡으셨다고요?”
“어쨌거나 그 보스 몬스터 이름이 타이푼이었는데 그거 잡았다고 마을에서 잔치도 벌여 주더군요.”
“역시나…….”
“네?”
“아, 아닙니다. 카일러 님 사냥이나 계속하죠.”
“잠시만요.”
죽은 타조가 서서히 사라지기 시작하기 전에 카일러는 말라크가 준 칼을 꺼냈다. 그리고 재빠르게 타조를 손질하기 시작했다.
‘손질할 때는 사라지지 않나 보군.’
이쯤 되면 서서히 가루가 되어 사라져야 할 타조의 시체가 사라지지 않았다.
“카, 카일러 님 지금 뭐하시는 겁니까?”
“고기 손질하고 있는데요?”
“…….”
그 잔인한 광경에 웨드는 할 말을 잃고 말았다. 하지만 카일러는 이를 악물고 손질을 해 나갔다.
‘멧돼지 퀘스트 깨느라 한 고생이 얼만데 겨우 이 칼하고 육포밖에 받은 게 없다. 이렇게 써먹기라도 해야지 본전이라도 뽑을 거 아닌가?’
카일러는 이를 바드득 갈아 댔다. 그런데 카일러의 고기 손질하는 솜씨는 정말… 형편없었다.
‘젠장, 말라크한테 고기 손질하는 법 좀 가르쳐 달라고 해야 하나?’
결국 고기를 얼마 건지지도 못하고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자 이내 타조 시체가 사라졌다.
“처음이라 잘 안 되는군. 그래도 처음인데 이 정도 고기를 건졌으면 잘한 거지.”
“사냥이나 계속 하죠, 카일러 님.”
웨드는 새파랗게 변해 있었다.
“그러죠.”
“저놈으로 하죠.”
이번에도 웨드가 목표물로 정한 타조의 다리를 밧줄을 날려 포박하여 못 움직이게 만들었다. 그와 동시에 카일러가 미친듯이 달려가 타조의 등에 올라탔다.
타조가 워낙 몸을 흔들어 대며 저항하는 데다가 거리가 가까워 검을 휘두르기가 힘들었기 때문에 대가리를 팔꿈치로 찍어 대고 칼 손잡이로 두드리고 박치기를 해 댔다.
그러자 타조는 등에 탄 카일러를 부리로 찍어 대며 저항했다. 하지만 자신의 등 위에 있는 카일러를 공격하는 것이 쉽지 않았는지 대부분의 공격이 빗나갔고 맞는다고 해도 데미지가 그리 세지는 않았다.
“웨드 님!”
“지금 갑니다!”
웨드는 타조의 다리를 완전히 포박하려고 밧줄을 날렸다. 하지만 타조가 몸을 비틀며 거세게 저항하자 쉽지는 않았다.
“웨드 님, 빨리!”
“저도 하고 있는 중입니다!”
몇 번의 실패 끝에 웨드는 타조의 다리를 완전히 포박하는데 성공했다. 그 다음 곧바로 천 뭉치를 꺼내 들어 타조의 입에 잔뜩 쑤셔 넣어 타조의 부리 부분을 천으로 감싸 찍기 공격을 무마시켰다.
곧이어 웨드까지 가세하여 타조의 대가리를 북 두드리듯이 두드려 댔고 마침내 죽음 직전까지 갔다.
“카일러 님, 아까 그 스킬!”
“밀치기!”
카일러는 재빠르게 타조의 등에 내렸고 곧바로 스킬을 시전했다. 그리고 이어지는 카일러와 웨드의 공격에 결국 체력이 다 빠진 타조는 죽고 말았다.
‘좋아, 이제 다시 손질 연습이나 해 볼까?’
카일러는 곧바로 말라크가 준 칼을 꺼내 타조 고기를 손질해 나갔다.
‘조심해서 해야 한다. 쓸데없는 부위를 자르면 안 돼. 정확히 잘라야 할 부분만 잘라야 한다.’
혼심의 힘을 다해 고기 손질을 마치자 아까보다 많은 양의 고기를 얻을 수 있었다.
“휴, 아까보다 나아졌군.”
“와, 카일러 님. 아까는 형편없었는데 이번에는 정말 끝내 주는 칼놀림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손질하는거 기다려 주셨으니까 몇 조각 가져가시죠.”
카일러는 고기 몇 조각을 건넸다.
“저는 괜찮습니다.”
“그냥 받으시죠. 제 성의입니다.”
“음… 감사히 받겠습니다.”
“자, 그럼 다음에는 저 녀석으로 할까요?”
“그러죠.”
이번에도 역시 웨드는 말이 끝나마자마 밧줄을 던져 타조의 다리를 포박했고 그렇게 몇 시간이 넘도록 사냥하자 카일러는 레벨이 2개나 올랐고 웨드 역시 레벨이 2개나 올랐다.
뿐만 아니라 각각 새로운 스킬도 획득했다. 카일러는 ‘고기 손질’ 스킬을 획득했고 웨드는 ‘포박술’을 획득했다.
“벌써 2업이나 하다니 대박입니다! 게다가 스킬까지 얻었습니다!”
“하하, 그러게 말입니다!”
“일단 각자 상태 창이나 확인해 보죠. 상태 창!”
아이디:카일러
레벨:9
명성:200
칭호:슬러크의 후계자(힘+4, 민첩+4, ‘슬러크의 검’을 사용시 크리티컬 데미지 입힐 확률 +20%)
생명력:260/260
마나:130/130
힘:29(+4)
민첩:20(+4)
지능:4
운:3
체력:5
정신력:3
*반응 속도:4
카일러는 힘을 4, 민첩을 6 올렸다.
그리고 체력과 정신력, 반응 속도는 따로 올리지 않았지만 사냥을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올라갔다.
체력이 올라가면 지구력이 향상되어 전투가 길어질 때 유리하며 또 휴식을 취할 때 체력이 더 빠른 속도로 회복된다.
그리고 전사의 경우는 체력이 높을 수록 생명력 최대치나 물리 공격력이 올라간다.
정신력이 올라가면 마나 회복 속도가 빨라진다. 마나는 휴식을 취할 때 뿐만 아니라 전투 중에도 서서히 회복되는 것이므로 정신력이 높으면 전투를 할 때 도움이 많이 되었다.
뿐만 아니라 마법사의 경우는 정신력이 높을 수록 마나 최대치와 마법 공격력이 올라갔다.
마지막으로 반응 속도가 올라가면 모든 동작이 재빨라진다. 예를 들면 공격 속도, 그리고 공격을 피할 때의 회피 동작 등이 빨라진다.
카일러는 들뜬 마음으로 이번에는 스킬 창을 확인했다.
“스킬 창!”
땅굴 파기(초급, 패시브, 30%)
땅굴 파는 속도가 기존 속도의 1.5배 빨라집니다.
검술(초급, 패시브, 20%)
검을 휘두르는 속도와 공격력이 20% 상승합니다.
발길질(초급, 패시브, 20%)
발차기 속도와 공격력이 20% 상승합니다.
동물 해체(초급, 패시브, 4%)
동물 해체하는 속도가 기존 속도의 1.5배 빨라지며 정확도가 30% 증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