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위/아래로 스크롤 하세요.





알렉산드로프 대제 1권(6화)
제3장 제왕 수업(3)


땡강.
잘린 은잔의 부분이 떨어져 바닥에 부딪치며 맑은 소리를 냈다.
“저는 소드 익스퍼트 상급인지라 어느 정도 힘을 줘야 하지만 소드 마스터가 되신다면 이 정도는 가볍게 자르실 수 있습니다. 검의 길은 마법사의 마나보다 마나 소모량이 적기 때문에 저의 훈련을 통해 깨달음을 얻으신다면 소드 마스터의 길에 들어서실 수 있습니다. 물론 마법사의 길에 들어서신다면 소드 익스퍼트 중급이 한계입니다.”
“야, 솔직히 말해서. 직접 나가서 개고생하며 싸울 필요 있냐? 마나를 쓰면 힘이 덜 든다지만 힘드는 건 사실이고 적의 피를 뒤집어쓰면서 싸우는 게 좋냐? 그냥 우리 마법사처럼 스케일 크게 노는 게 어때? 게다가 검에 베이면 엄청 아프다고, 까닥하다가 베이면 엄청난 고통과 함께 저세상 가는 건데.”
크리스토프가 끼어들며 말했다.
“듣고 보니 그것도 맞는 말이네.”
알렉산더가 말했다. 그러자 막스의 얼굴은 굳어 버리고 크리스토프의 얼굴은 활짝 피었다.
다급해진 막스가 말을 이어 갔다.
“전 신체기능이 모두 발달한다고 했습니다. 물론 정력도 매우 뛰어나게 발달합니다.”
“…….”
알렉산더의 얼굴이 굳어 버렸다.
“정력이라면…….”
“정력이란, 심신의 활동 능력과 남자의 성적 능력을 말하는 것이지요. 제가 말하는 것은 둘 다입니다.”
“…….”
알렉산더가 입을 딱 벌렸다. 여기에 막스가 결정타를 날렸다.
“밤의 제왕이 되어 보시겠습니까?”
알렉산더의 코에서 코피가 나왔다.
“낙찰!”
그 후 그는 뒤로 넘어가 버렸다.
“네 이놈! 페어플레이하기로 했잖아! 감히 인간의 원초적인 욕망을 이용해서 후계자님을 유혹하다니! 이건 반칙이야!”
크리스토프가 막스의 멱살을 잡으며 소리쳤다.
“……그러는 재상께서도 제가 설명을 하고 있는데 옆에서 태클을 걸지 않으셨습니까?”
역정을 내는 크리스토프와 다르게 막스는 차분했다.
원래 그의 성격이 한몫을 한 거기도 하지만, 그는 승리했다는 안도감에 미소를 짓고 있었다.
“그건……!”
“재상께서 페어플레이를 망쳐 놓고 페어플레이하자는 것은 어불성설이지요. 일단 신관을 불러서 폐하의 코피부터 치료를 한 후 수업을 시작하지요.”
“칫! 마법 잘 가르칠 자신 있는데.”
투덜거리며 크리스토프가 사람을 부르러 나갔다.

코피를 치료한 후 정신을 차린 알렉산더는 두 후작을 따라서 정원으로 갔다.
정원은 가운데에 연못이 있고 주변에는 잔디와 꽃, 작은 관상수밖에 없었다.
“검술은 이곳에서 배우실 것입니다.”
주변의 경비들을 물리며 막스가 말했다.
“자, 일단 마나를 알아야 할 거야. 마나 주입은 내가 하지 마나는 내가 더 많으니까.”
크리스토프가 말했다.
“자, 저기 잔디에 가부좌를 틀고 앉아 봐.”
“가, 가부좌?”
“양반다리는 아냐? 그거랑 비슷한데.”
“이, 이렇게?”
알렉산더가 정말로 양반다리로 앉았다.
“그게 아냐.”
크리스토프가 그의 다리를 마치 부러트리듯이 과격하게 자세를 수정했다.
“크아아아악!”
따악!
고통에 비명을 지르는 알렉산더에게 크리스토프가 꿀밤을 먹였다. 그는 알렉산더가 검을 중점으로 배운다고 했을 때부터 입술을 내밀고 삐친 상태였다.
“시끄러.”
순간 막스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하지만 쉽게 검을 뽑진 않았다. 후계자 앞이라서 경거망동하기 힘들었다.
“이 자세는 불편해 보이지만 하다 보면 편해지니까 익숙해져 봐. 자, 그러면 마나를 주입한다.”
크리스토프가 알렉산더의 뒤에 서서 양손을 등에 댔다.
그 후 알렉산더는 뭔가 뜨거운 물 같은 것이 자신의 몸에 들어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느껴지나?”
알렉산더가 고개를 끄덕였다.
“느낌이 어때?”
“뭔가 뜨거운 물 같은 것이 몸에 들어온 느낌이랄까나?”
“마나를 느끼지 못하는 자가 부지기수인데. 뜨겁다라…… 제대로 느껴진다는 거군. 역시 내가 사람을 제대로 뽑았어.”
흡족해하는 크리스토프였다.
“근데 검 따위를 배운다니. 제기랄, 이건 인류의 공익을 저해하는 거라고. 험험, 그 마나를 심장에 모이게 해 봐. 생각으로 하는 거야. 네 의지력을 사용해.”
“으…….”
알렉산더가 크리스토프의 말대로 마나를 심장에 모이게 하였다. 마나는 곧 하나의 구처럼 뭉쳤다.
“어떻게 되었어?”
“하나의 구처럼 모였는데 서클은 아닌 것 같은데?”
“1서클은 고리처럼 모이지 않는다. 구처럼 형성되지 그 뒤 2서클부터 행성의 고리처럼 마나 고리가 생기는 거야. 물론 명칭을 다르게 해야 하지만, 편하게 1서클이라 부르는 거지.”
“그렇군.”
“자, 1서클을 형성했으니 형성하고 남은 마나들이 구석구석 퍼진다고 생각해 봐.”
크리스토프의 말대로 알렉산더가 마나들을 구석구석에 퍼지게 하였다. 그러자 마나들이 온몸에 퍼지면서 근육이나 내장에 스며들었다.
“되었다!”
“소드 익스퍼트 하급이 된 것을 축하한다.”
크리스토프가 말했다.
“사실 검을 배우는 자나 마법을 배우는 자나 모두 마나 호흡을 통해 마나를 모아서 1서클이나 소드 익스퍼트 하급에 들어서지만 넌 우리 덕분에 쉽게 된 거야. 특히 소드 익스퍼트 하급은 하급 이전에 소드 유저라는 단계가 있는데 검술도 안 배운 네가 순식간에 소드 익스퍼트 하급이 됐다는 소식이 들리면 기사가 꿈인 사람들이 항의 시위할지도 몰라. 그러니까 검술 잘 배워. 중급은 검술의 성과에 따라 등급을 올릴 수 있고 상급부터는 깨달음이 필요하니까 등급 올리기 힘들 거야. 소드 마스터는 깨달음을 얻기 매우 힘들지, 잘해 봐.”
여전히 툴툴거리는 크리스토프였다.
‘속 좁기는…….’
그런 크리스토프를 보면서 알렉산더가 속으로 투덜거렸다.
“자, 그러면 이제부터 마나 호흡을 가르쳐 줄 테니까 잘 따라 해 봐.”
“마나 호흡은 어떻게 하는 건데?”
“마나를 몸에 주입했으니까 마나를 느끼기 훨씬 수월할 거야. 방금 한 자세를 취한 후, 숨을 크게 쉬는 거지. 그러면 공기 중에 있는 마나가 폐에 걸려서 폐가 무거운 느낌이 들거나 뭔가 걸리는 듯한 느낌이 들 거야.”
알렉산더가 크리스토프의 말대로 숨을 크게 쉬어 보았다.
“어? 정말 뭔가 걸리는 느낌이 드네?”
“자, 그것을 네 의지를 사용해서 몸속에 퍼지게 하거나 심장에 모이게 해 봐.”
알렉산더가 크리스토프의 말대로 했다.
매우 미세한 양이었지만 몸속에 쌓이자 알렉산더는 성취감에 기분이 좋아졌다.
“자, 그러면 마나 호흡을 알아냈으니까. 이제 일어나 봐. 마법은 나중에 가르쳐야 하니까. 먼저 검술부터 배워 봐.”
크리스토프는 그렇게 말한 후 궁성으로 들어갔다.
“자, 그러면 이제부터 검술 훈련을 시작하겠습니다.”
막스가 말하면서 알렉산더에게 목검을 주었다.
“자, 먼저 칼을 잡는 자세를 가르쳐 드리겠습니다.”
막스가 먼저 알렉산더의 칼 잡는 자세를 교정해 주었다.
“일단 기본적인 훈련을 시작하겠습니다. 세로 베기 먼저입니다.”
막스가 세로 베기를 시범했다.
훙!
목검의 공기를 가르는 소리가 날카로웠다.
“자, 따라 해 보십시오.”
알렉산더가 따라 했다.
“아닙니다. 팔을 좀 더 높이 올리시고 내리실 때는 독수리가 먹이를 향하듯이 빠르게.”
“이, 이렇게?”
“좋습니다. 그렇게 2천 번만 하십시오.”
“2, 2천 번?”
“네, 2천 번입니다. 방금 그 세로 베기를 제대로 안 하면 숫자에 넣지 않겠습니다. 지금부터 시작.”
훙!
알렉산더가 목검을 휘둘렀다.
“하나.”
막스가 숫자를 셌다.
숫자가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알렉산더의 근육이 움찔거리고 힘이 들어갔다.
“제대로 자세를 잡고 하지 않으면 숫자를 세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백하나.”
“윽!”
이제 베기를 할 때마다 알렉산더의 이마에 땀이 하나하나 송글송글 맺혀 갔다.
“정신을 집중하세요. 구백마흔둘.”
“으윽!”
알렉산더의 손은 저리고 근육은 움직일 때마다 아파 왔다. 땀은 이제 줄줄 흘러내렸다.
“이렇게 운동하긴 처음이야.”
“근육통으로 죽는 사람은 없습니다. 열심히 하십시오.”
“큭! 좋아, 죽는 사람 없으니까 해 보자! 아자아자아자!”
기합을 주며 알렉산더가 빠르게 세로 베기를 했다. 물론 자세도 틀리지 않았다. 기합과 근성으로 알렉산더는 세로 베기 2천 번을 채울 수 있었다.
“이천.”
“후후훗! 끝났군.”
목검을 내려놓고 잔디 위로 널브러진 알렉산더의 얼굴은 성취감으로 물들어 있었다. 그의 얼굴은 땀으로 인해 세수하고 수건으로 닦지 않은 것 같았다. 게다가 몸의 열기와 쌀쌀한 가을철 날씨 덕분에 몸에서 김이 났다.
“자, 이제 가로 베기를 가르쳐 드리겠습니다.”
“뭐?!”
‘설마?’
막스가 가로 베기를 시전했다.
“이게 가로 베기입니다. 자, 따라 해 보십시오.”
“저기, 난 이제 목검을 잡을 힘도…….”
“하십시오.”
막스의 박력에 알렉산더는 다시 목검을 잡을 수밖에 없었다. 그 후 그는 가로 베기 2천 번을 다시 해야 했다.
“커헉!”
비명을 지르며 쓰러지는 알렉산더였다. 그는 이제 팔의 감각이 느껴지지 않았다.
“수고하셨습니다. 앞으로 기초 체력 훈련은 당분간 이것으로 할 것입니다.”
“이, 이것을 내일도 한다고?”
“내일은 줄넘기도 하실 것입니다.”
“윽.”
알렉산더는 갑자기 왕이 되기 무척 싫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