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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산드로프 대제 1권(16화)
제7장 몬스터 토벌(1)


근위군들의 훈련은 순조로웠다. 빌헬름의 지휘 아래 총병들과 밀집보병, 경보병들의 합동훈련을 실시했고, 그들은 체계적으로 훈련을 받았다. 그리고 드디어 그 날이 밝았다.
뿌우뿌우∼
뿔피리의 소리가 울리며 왕성의 성문이 열렸다. 그리고 풀 플레이트메일을 입은 알렉산더와 근위기사단인 막스, 근위군대장인 빌헬름과 검은 망토를 두른 친위기사단을 선두로, 근위대장인 빌헬름과 근위군이 나왔다.
척, 척, 척.
병사들의 발소리는 매우 정확했다.
“와! 와!”
수도의 주민들은 토벌을 떠나는 그들이 행진하는 길에 꽃을 던졌다.
“많이들 잡아야 해요!”
일부 아가씨들은 군인들의 무기에 꽃이나 리본을 묶었다.
“이거 왠지 소풍을 나가는 것 같은 느낌이 드는군.”
알렉산더가 말했다.
“몬스터 토벌은 매년 있던 일인데다가 고블린 토벌입니다. 고블린들은 오크에 비해서 나약하기 짝이 없기 때문에 사망자는 전무합니다.”
빌헬름이 말했다.
“그렇군, 그러고 보니 목적지가 왕 직할지의 숲인데 숲에서 대오를 이루며 싸울 수 있나?
“숲 반대편에서 제 4대대가 연기를 피워 숲으로 흘려보낼 것입니다. 그러면 몬스터들이 연기를 피해 밖으로 나올 것이고 그때 사냥하면 되는 것입니다.”
“우리가 싸울 일은 없겠군.”
“그렇습니다.”
“음?”
알렉산더의 눈에 유독 화려하게 보이는 상점이 들어왔다. 그 상점은 꼭 그리스의 아테네 신전처럼 돌기둥에 삼각기둥이 있는 형태였는데 매우 호화스러워 보였다.
“저기는 무슨 상점이지? 그러고 보니 손님들도 많군.”
“요제프 상단의 지부가 수도에도 생겼다는데 저곳인 것 같습니다.”
“매우 화려하게 지었군.”
“가게 내부에 있는 물품도 대부분 외국에서 수입한 고가이기도 합니다. 식료품 같은 생필품부터 가죽이나 돌, 몬스터의 뼈부터, 그림, 장신구, 장식품, 화장품, 향수, 옷, 모자, 무기 등 매우 다양해서 돈 많은 귀족이나 상인들이 찾습니다.”
“그래 봤자 일반 신민들에게는 그림의 떡이지만.”
“그건 그렇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성문을 지나 계속 내려갔다.
“토벌할 곳의 위치는 어디이지?”
“여기서 걸어서 6시간 거리입니다. 숲 바로 옆에 있는 초원에서 야영을 한 후, 그다음 날 동이 틀 무렵에 시작할 것입니다.”
“좋아, 빨리 도착해서 쉬는 게 낫겠지? 전군 속도를 높여라.”
“네. 속도를 높여라.”
“속도를 높여라!”
고함 소리가 오간 후 작은 북의 템포 소리가 끝나자 병사들이 달리기 시작했다. 길을 걷던 사람들이 행군하는 군대에 놀라 얼른 길에서 비켰다. 그리고 그들 중 매우 날카로운 눈빛으로 행군하는 군대를 노려보는 자가 있었다.

***

웨든 숲, 왕의 직할지 남쪽에 있는 숲으로 사람이 뛰어서 3시간 정도 가로질러 갈 수 있는 정도의 조금 큰 숲이었다. 이곳에는 남쪽 지방에 있는 영지들의 세금이 올라오는 길이 있다. 하지만 이 숲에는 사슴 떼가 사는데 그 사슴 떼를 노리고 다수의 고블린과 소수의 오크 무리들이 숲으로 들어와 서식하고 있어. 세금이 올라오는 세금 운반 마차가 가끔가다가 공격당하는 사례가 있자 중앙에서 매년 세금이 올라오는 가을철에 몬스터들을 숲에서 쫓아내고 숫자를 줄이는 일을 감행하였다. 그게 바로 알렉산더가 참가하는 몬스터 토벌이었다.
웨든 숲에 가까워지자 경보병 부대인 제 4대대가 떨어져 나가 숲의 반대편으로 갔다. 그러는 사이 알렉산더가 있는 부대는 숲에 막사를 설치하고 보초를 세웠다.
“숲이 매우 어둡군.”
알렉산더가 말했다.
“네, 침엽수에다가 활엽수가 섞인 숲인데, 포도 덩굴이 많이 열려 있어 야생 포도를 맛보실 수도 있습니다. 그 덕에 사슴 떼가 저기서도 사는 것일지도 모르지요.”
“그러고 보니 연기를 피운다고 연기가 여기로 올까?”
“네, 동이 틀 무렵에는 바람이 제 4대대가 있는 동쪽에서 이쪽 서쪽으로 불기 때문에 걱정 없습니다.”
“사슴 떼도 도망치지 않을까?”
“사슴 떼는 자신들의 천적인 몬스터들과 같은 방향으로 도망치지 않습니다. 오히려 몬스터들을 피해 남쪽으로 달아납니다. 그것을 노리고 지금쯤 직할지 소속 사냥꾼들이 대기하고 있을 것입니다. 그들에게는 몬스터 토벌이 대목이기도 하지요.”
직할지 소속 사냥꾼들은 평상시에는 왕의 직할지에서 사냥을 허가받은 자들로 동물의 씨가 마르지 않게 하기 위해 1주일에 한 번만 사냥을 하는데 세금으로 그날 잡은 동물의 한 마리만 바치면 되었다. 하지만 몬스터를 잡으면 몬스터를 잡아 나오는 부산물은 전부 사냥꾼의 것이었다. 그 대신 전시에는 그들을 징집해 숙련된 궁수로 사용한다.
이들은 정부에 허가를 받아 사냥을 하기 때문에 세간에서는 이들은 예거라 불렀다. 하지만 왕의 직할지나 영주의 직할지가 아닌 불모지, 몬스터가 많은 산 같은 데서 관청에 등록하지 않은 채 생계형으로 사냥을 하는 자들이 있는데 세간에서는 그들은 헌터라고 불렀다.
헌터들은 몬스터를 잡아 그 부산물을 내다 팔아 생계를 유지하는데 가끔가다가 산적으로 돌변해 정부의 골치를 썩이기도 한다.
“나중에 그들이 바치는 사슴으로 바비큐 파티를 하면 정말 좋지요. 사슴 고기는 지방이 적어서 매우 담백하거든요. 샤브샤브로 만들어 먹으면 매우 맛있다고 들었습니다. 회로 먹는 것도 좋지만 기생충 문제가……. 쓰읍! 일단 일이 끝나야 가능하겠지요.”
침을 삼키며 빌헬름이 막사 안으로 들어갔다.
“후후∼”
그런 그를 보고 웃으며 알렉산더도 자신의 막사로 들어갔다. 내일 있을 토벌을 위해 일찍 자 두는 것이 좋기 때문이었다.

***

“일어나십시오.”
잠을 자는 알렉산더를 막스가 깨웠다.
“갑옷을 입으십시오.”
그 후 그는 시종을 불러 알렉산더가 갑옷을 입을 수 있도록 도와주게 하였다.
“앗! 추워.”
막사에 나가자마자 한기가 느껴지자 알렉산더가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아직 동이 트지 않았군.”
아직 별이 보이는 하늘을 보며 알렉산더가 말했다.
“조금 있으면 동이 틀 것입니다. 그 전에 준비해야 합니다.”
“알겠다.”
“제 2대대, 1열 횡대로! 제 1대대는 2열 횡대! 제 2대대의 바로 뒤로 붙는다! 서둘러! 곧 동이 튼다!”
“제 4대대에서 연기를 보내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군 소속 연락 마법사가 말했다 그의 손에는 핸드볼만 한 수정구가 들려 있었다.
“좋아, 착착 되어 가는군.”
빌헬름이 말했다.
부대는 숲에서 100미터 떨어진 곳에서 대기했다.
“조금 기다려야 할 것입니다.”
“제 2대대! 타워실드 앞으로!”
쿵!
장교의 말에 따라 병사들이 나무에 얇은 철판을 덧댄 타워실드를 앞으로 꺼내 방어진을 만들었다. 타워실드는 그것을 든 병사들의 가슴까지 오는 매우 큰 방패였는데 그것을 나란히 세우니 마치 방패 성벽 같았다.
알렉산더와 빌헬름, 막스는 근위기사단의 호위 속에서 부대와 조금 떨어진 언덕 위에서 말을 탄 채, 그것을 지켜보고 있었다.
숲에서 빛이 스며드는가 싶더니 숲 위로 해가 조금씩 떠올랐고 주변이 매우 환해졌다.
“착검!”
병사들이 착검을 했다.
“곧 옵니다.”
빌헬름이 말했다. 그의 카이저 콧수염은 정면에서 오는 바람에 흔들리고 있었다. 기다리는 시간은 너무 일찍 일어난 것인지 의문이 들 정도로 길었지만 알렉산더는 긴장감에 시간이 가는 줄도 몰랐다. 몬스터와의 싸움을 통해 실전 감각을 얻었다지만, 이렇게 군대를 이끌고 처음으로 전장에 나선 것인지라 매우 걱정스러웠다. 하지만 그를 제외하고는 심지어 병사들, 딸려 온 시종들까지도 매우 지루해했다. 그들은 여러 번 토벌을 해 보았고 얼마나 쉽고 지루한지 알기 때문이었다.
우르르르르.
땅울림이 들렸다.
“몬스터와 사슴 떼가 움직이기 시작했나 봅니다.”
빌헬름이 말했다.
쿵! 쿵! 쿵!
자잘한 발걸음 소리 사이에 매우 묵직한, 영화 쥬라기 공원에서나 들었던 묵직한 발걸음 소리가 들려왔다.
“이게 오크랑 고블린, 사슴 떼의 발소리가 맞아?”
알렉산더가 물었다.
“글쎄요. 이 소리가 맞았나?”
빌헬름이 조용히 막스에게 물었다.
“…….”
스릉.
막스는 말없이 검을 뽑았다.
“뭐, 뭐지?”
“뭔가 다른데?”
병사들 또한 당황한 눈치였다.
“진정들 해라! 이번에는 유독 몬스터가 많은 것 같으니까 각오를 단단히 해라!”
장교와 하사관들이 병사들을 진정시켰다.
“준비하십시오.”
막스가 말했다.
“뭘?”
빌헬름이 물었다.
땅의 진동이 커지기 시작했고 무성한 수풀이 움직이기 시작하면서 숲에서 연기가 나왔다. 동쪽에서 피운 연기였다.
“키에∼”
“취익!”
수많은 오크와 고블린들이 나왔다. 오크와 다르게 고블린은 체구가 작고 등이 휘었으며, 무기도 돌도끼나 돌화살, 돌창을 들고 있었다. 반면 오크들은 제법 가죽을 걸치고, 녹이 슬었지만 금속 무기를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그것들의 얼굴은 당혹감과 두려움으로 가득한 채, 숲을 빨리 빠져나가려고 서로를 밀치고 있었다.
“이상하군, 아무리 독성이 있는 나무를 태워 독성 있는 연기를 보낸다고 해도 저런 반응이었던 적은 없었는데.”
빌헬름이 중얼거렸다.
“사격 준비!”
장교가 소리쳤다. 작은 북의 템포에 맞춰 병사들이 어깨총에서 앞에 총 자세를 취했다.
“조준!”
총병들이 타워실드 위에 총을 올렸고, 몬스터들을 향해 조준했다.
“발사!”
퍼버버버벙!
굉음과 함께 수많은 흰 연기와 불꽃이 일어났다.
“쿠엑!”
“크륵!”
숲을 빠져나오던 몬스터들이 줄줄이 쓰러졌다. 그 후 몬스터들은 우왕좌왕하며 옆으로 빠지거나 총소리에 놀라 머리만 쳐 박은 채,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하지만 여전히 숲에서 몬스터들이 나오고 있었다.
“2열! 사…….”
연기가 어느 정도 걷히자 장교가 발사 명령을 내리려고 하였다.
쿵쿵쿵!
거대한 무언가의 발자국 소리가 나더니 숲의 나무들이 부러지는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발소리의 주인들이 나타났다.
그것들은 거인이었다. 아니, 알렉산더는 거인이라 생각했다. 키가 5미터나 되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우둘투둘한 갈색 피부와 거대하게 튀어나온 배, 대머리, 거대한 몸집에 비해 작은 머리는 그가 상상해 오던 거인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해 주었다.
그것들의 숫자는 총 3마리, 각자 손에는 굵은 나무 몽둥이가 잡혀 있었다.
“트롤이다!”
누군가 소리쳤다. 뛰어난 재생 능력을 가져 그 피는 포션으로 사용한다는 트롤이었다.
“트롤이라니?! 이런 제기랄. 이 근처에 트롤의 서식지는 없는데?!”
빌헬름이 소리쳤다.
“어쩐지 몬스터들의 행동이 이상하다고 했어.”
“진정해라! 진정하고 명령에 이행하라!”
마법 확성기를 가진 대대장들이 소리쳤다.
“2열! 사격 중지! 새로운 타깃 설정! 전방 트롤 3마리! 머리를 노려라! 머리를 맞춰야 죽는다!”
트롤은 머리, 즉 뇌를 죽이지 않는 한 끝까지 재생하기 때문에 장교가 머리만 노리라고 명령을 한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