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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브게니아 1권(2화)
프롤로그(2)


번개 일족은 단 오십 명밖에 되지 않는다. 이는 번개 일족의 수명이 짧기 때문인데 강대한 힘을 온몸으로 표출하려 하니 당연히 일찍 죽을 수밖에 없었다.
어쨌든 그들도 인간이었고, 인간의 육체는 한없이 약하기 때문이다.
그런 번개 일족이 세상에서 지워졌다. 가장 강하다고 평가받던 일족이 세상에서 지워졌다. 대륙 전체를 떨게 만들 강대한 힘을 가진 일족이 세상에서 지워졌다.
다른 종족의 시기심 때문이었다. 이에는 번개 일족의 성격도 한몫했다.
번개 일족은 감정을 잘 표현하지 않는다. 어떤 사람에겐 무례하다 싶을 정도로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는 일족이었다. 남의 칭찬을 고개 한번 끄덕이는 것도 번개 일족에게는 최대의 감정 표현이었다.
이런 점 때문에 다른 종족에게 밉보인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들은 같은 일족은 끔찍이 아꼈다. 오십 명밖에 되지 않았기에 서로의 유대감이 다른 종족보다 월등했다.
멸족 직전 그들은 의식을 거행했다.
마나 드레인!
세계를 멸망시킬 거대한 의식이여!
비록 여럿이 죽고 남은 일족이란 20명이 채 되지 않았다. 하지만 남은 자들이 스무 명도 채 되지 않았다지만 그들만으로도 엄청난 마나를 모을 수 있었다. 일족을 구해야겠다는 일념하에 그들은 자신의 생명까지 쥐어짜 장로에게 마나를 보냈다.
그 모습을 본 그들의 적, 각 종족의 연합군이 고래고래 소리쳤다.
“막앗! 비록 스무 명뿐이라 해도 저것이면 우리 모두를 죽일 만한 힘이 된다! 반드시 막아야 해!”
사람들은 기겁해서 번개 일족의 장로를 공격했다.
자신의 마나를 장로에게 옮기던 번개 일족이 차례차례 쓰러졌다. 그러나 그들의 표정은 고요했다. 미소까지 머금고 있었다.
마법은 통하지 않았다. 강대한 마나의 요동이 사람들로 하여금 마나를 모을 수 없게 만들었다. 그래서 사람들은 검을 손에 쥐고 장로에게 달려들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들의 염원이 전해졌는지 한 사람이 장로의 몸에 검을 박는 데 성공했다.
푸악!
“하, 하하! 성공했다! 우린 살았어!”
하지만 검에 찔린 장로는 고통스런 얼굴이 아니었다. 오히려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마치 지옥 밑바닥에서 기어 올라온 자의 미소같이 섬뜩했다.
사람들이 그 미소를 보고 저도 모르게 한 발짝 물러섰다.
그러는 사이 마법이 완성되었다.
장로의 입에서 위엄 서린 말이 흘러나왔다.
“우리의 신 토르여, 미천한 당신의 아이들이 멸족의 위기에 처했습니다. 그래서 한 가지 부탁을 드리고자 합니다. 당신의 아이들이 멸족하지 않도록! 세상 어디라도 이 아이가 살아갈 수 있도록 해 주십시오.”
번개의 신 토르의 분노 때문인지, 마흔아홉 명의 번개 일족의 염원 때문인지 대기가 흔들렸다. 하늘이 무너지는 듯한 느낌에, 연합군이 일제히 가슴을 움켜쥐었다.
장로의 입이 다시 열렸다.
“신의 사자, 번개 일족의 장로로서 말하노니 그 문을 열어라! 이 세상과 저 세상을 연결한 문이여!”
장로의 말이 계속될수록 세상이 진동했다. 대기가 죽을 듯이 떨렸고 땅이 그 두려움을 견뎌 내지 못하고 위아래로 출렁였다.
한 사람의 입에서 절망 섞인 말이 나왔다.
“으으으, 비, 빅뱅이다. 저건 빅뱅이야! 세상을 멸망시킬 빌어먹을 힘이 재현했다!”
그 말이 다른 사람들의 두려움을 자극해 결국 연합군 전원이 패닉 상태에 빠졌다.
“으으아악! 살려 줘! 난 여기서 죽을 수 없어!”
“흐흐흐, 죽는구나, 여기서 죽는구나! 한 종족을 멸족한다는 것이 신의 분노를 샀구나!”
그러는 사이 드디어 주문을 마친 듯, 장로의 입에서 아까보다 더욱 위엄 있는 말이 흘러나왔다.
“열려라, 이 세상과 저 세상을 연결한 문이여! 그곳으로 나의 아이를 내보내다오! 디멘션 게이트(Dimension Gate, 차원의 문)!”
꽈과광!
하늘이 진동했다. 땅이 출렁거렸다. 폭음이 사방을 난무했다. 멀쩡하던 하늘이 갑자기 검은 먹구름에 둘러싸이면서 폭풍의 핵처럼 가운데가 뻥 뚫리고 그 주위를 구름이 회전했다.
뚫린 하늘로 장엄하고 거대한 문의 형상을 한 물체가 나타났다. 기하학적인 기호들과 감탄이 절로 나오게 하는 조각들이 새겨진 그 문은 하늘에서 천천히 내려와 대지에 발을 디뎠다.
콰아앙!
20미터는 족히 넘을 듯한 위용에 사람들의 입이 쩍 벌어졌다. 침이 떨어지는 것도 모른 채 사람들은 그 장관을 바라봤다.
구그그그그.
문이 열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완전히 열린 것도 아니었다. 사람 하나가 간신히 지나갈 만큼만 열렸다.
하지만 그것으로 충분했다.
둥실.
어디서 나타났는지 천에 감싸인 아이가 둥실 떠올라 장로의 손으로 빨려 들어갔다.
아이를 품 안에 안은 장로가 따스한 눈빛으로 아이를 내려다봤다.
“아이야…… 네게 미안하구나.”
장로는 무언가 더 말하려다가 입을 닫았다. 감정이 복받쳐 아이를 보내지 못할 것 같은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장로가 팔을 벌리자 아이가 다시 두둥실 떠올랐다.
“가라! 네가 살 수 있는 곳으로! 그리고 기억해라! 너는 위대한 번개의 신 토르의 자식이었다는 것을! 번개 일족의 유일한 생존자라는 것을! 세상을 멸망시킬 악으로부터 지켜 낼 신의 사자라는 것을!”
주륵.
끝내 장로의 눈에서 눈물이 흘렀다. 아이에 대한 미안함과 일족을 지켜 내지 못했다는 죄책감 때문에 그의 눈에 흐르는 눈물은 단순한 눈물이 아니었다.
피눈물이었다.
구그그그.
갓난아이가 문 너머로 사라지자 디멘션 게이트가 괴상한 소리를 내며 닫혔다. 그리고 올 때와 마찬가지로 하늘로 올라갔다.
푸확.
문이 완전히 모습을 감추자 먹구름이 사라졌다. 찢을 듯 고통스러워하던 대기도 차차 안정을 찾아 갔고, 출렁거리던 땅이 제 모습을 되찾았다.
스르르르.
장로의 몸이 부서져 내렸다. 마치 소금기둥이 바람에 우스스 무너지듯 장로의 몸이 무너져 내렸다.
사람들은 그제야 이해할 수 있었다.
빅뱅은 세계를 멸망시킬 힘이 아니라는 것을. 그것은 이 세계와 저 세계를 연결하는 고리라는 것을.
그 증거로, 그들은 아무런 피해도 입지 않았다. 소름 끼치게 두렵던 빅뱅이 끝났음에도 그들은 살아 있었다.
번개 일족의 강대한 힘도 이해가 갔다. 그들은 인간의 힘뿐 아니라 신의 힘까지 사용했던 것이다. 천 년에 한 번씩 거행되는 거대한 의식 마나 드레인은 신의 강림을 위한 것이리라.
사람들은 환희에 휩싸여 자신들의 생존을 자축했다.
그리고…… 5년 뒤. 대륙 끝에서 숨죽이던 몬스터들이 떼로 일어나 대륙을 장악하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그제야 번개 일족을 찾았다.
스스로를 신의 사자라 불림을 서슴치 않던 그들!
양손에 빛을 머금고 쏘아 대며 적을 격파하는 그들!
그들이야말로 신의 계시에 적합한 자들이었다. 그들이야말로 이 세계를 구해 줄 영웅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그들은 없다. 그들을 멸족시킨 것이 바로 자신들이었다. 그들이 낙담하고 있을 때 한 가지 희망적인 제안이 나왔다.
인간 마법사 영웅 니외디르의 말이었다.
“그때 전투에 참가했던 사람들은 알 것입니다. 한 아이가 살아서 차원의 문 밖으로 도망쳤다는 것을.”
이 말이 사람들의 희망을 자극했다.
하지만 차원 이동을 할 방법이 없었다. 그들이 번개 일족이 아닌 이상 차원의 문을 열 방법이란 없었다.
낙담하고 있을 때 또 다른 희망 어린 말이 나왔다.
“그리즐리 왕국 뒤에 있는 크라시아 산맥은 고대 신들이 강림했던 곳입니다. 아마도 그곳에 이 문제를 해결할 열쇠가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오오! 역시 현자!”
사람들은 니외디르를 현자라 부르기 꺼려 하지 않았다.
그리하여 그들은 이곳에 왔다. 인간 마법사 영웅 니외디르를 필두로 가장 강한 마법사 다섯 명이 이곳에 모였다. 장장 사흘 동안 크라시아 산맥을 조사한 끝에 이곳을 찾아낼 수 있었다.
로브를 걸친 사람 중 한 명이 말을 꺼냈다.
“준비되셨습니까?”
사람들은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고는 한 명씩 기둥에 손을 댔다. 그러자 기둥에 새겨진 문자에서 더욱 찬란한 빛이 뿜어 나오더니 그 빛이 밑으로 내려가 별 모양을 그렸다.
차원 이동이 성공할 수 있을지 없을지 모른다. 게다가 성공한다 해도 번개 일족의 아이가 떨어진 차원으로 갈 수 있을지도 확신할 수 없었다.
하지만 그들은 절박했다. 벼랑 끝에 몰려 한 발을 허공에 허우적거리는 상황이었다. 나머지 한 발을 헛디디면 다시는 돌이킬 수 없는 곳으로 떨어지고 말 것이다.
푸학!
별 모양으로 파인 곳에서 빛의 기둥이 솟아올랐다.
아래에서 올라온 빛에 모인 사람들의 얼굴이 비쳐 보였다.
그들은 모두 결의에 찬 표정으로 서로를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빛의 기둥으로 걸어 들어갔다.


1장 마법사가 되고 싶은 소년(1)


따릉따릉.
한적한 거리에 한 소년이 느릿느릿하게 자전거를 몰고 가고 있었다. 검은색 트레이닝복의 후드를 깊숙이 눌러쓴 소년이 자전거에서 천천히 내리기 시작했다.
“하아…….”
동쪽에서 햇빛이 슬그머니 하늘을 붉게 적시는 이른 새벽임에도 불구하고 그는 아침부터 힘든 듯 한숨을 내쉬고 있었다. 그의 자전거 헤드에 달린 바구니에는 신문지가 수북이 쌓여 있었다.
그는 주머니에서 손을 넣고 꼼지락거리더니 이내 무언가를 꺼내 들었다. 여느 마트에서나 살 수 있는 간단한 마술 소품이었다.
그리고는 반대편 주머니에서 설명서를 꺼내 들어 거기에 적힌 것을 열심히 따라 해 보더니 이내 뭔가 만족하지 못한 듯 소품을 도로 주머니에 집어넣었다. 분명 설명서에 있는 대로 따라 했고 또 성공을 했지만 무언가 마음 한편에서 자꾸 허전한 감이 들었다.
그가 추구하는 것은 이런 눈속임이 아니었던 것이다.
“읏차!”
그는 수북이 쌓인 신문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자전거에 올라탔다. 그리고 다리를 재촉해 페달을 밟기 시작했다.
따르르릉.
그의 등 뒤로 얼굴을 내민 해가 그의 등을 쓸쓸하게 비쳐 주었다.

등굣길, 두 소년이 자전거를 타고 학교를 향해 열심히 페달을 돌리고 있었다.
그중 검은색과 빨간색이 도색된 멋들어진 자전거를 탄 소년이 고개를 옆으로 돌리며 말했다.
“오늘도 배달 갔다 온 거야?”
그의 옆에 신문배달 전용 자전거를 탄, 앞머리가 얼굴의 반을 덮는 것이 인상적인 소년이 살짝 고개를 끄덕이자 옆 소년이 다시 말을 이었다.
“힘들지 않아?”
“힘들긴 하지만, 이렇게라도 안 하면 내가 불편해.”
“그러지 말고…….”
“괜찮다니까.”
소년은 또 짧게 내뱉은 후 더 이상 듣기 싫다는 듯 속력을 내어 자전거를 몰았다.
“야, 야! 한진우!”
남겨진 소년은 착잡한 표정으로 앞서 간 친구의 등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한진우라 불린 그의 친구는 어릴 때 교통사고로 부모님을 잃은 고아였다. 그나마 중산층 정도 되었기에 부모님이 남긴 유산이 많았고 부모님이 하던 사업은 아직도 유지되고 있었다.
부모님이 돌아가시자 갑자기 나타난 친척들이 진우에게 손을 내밀어 주었다. 당시 열 살밖에 되지 않았던 그는 친척들이 내민 손을 잡을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것이 불행의 시작이었다.
열 살밖에 되지 않은 소년을 꼬드겨 본격적으로 자신들의 이익을 챙기기 위해 움직이기 시작했다.
부모님의 사업을 빼앗는 것을 시작으로 남은 유산도 야금야금 갉아먹더니, 그가 철이 들었을 무렵 그에게 남은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설상가상으로 친척들은 결국 그를 대놓고 무시하고 폭력까지도 행사했다. 그는 점점 웃음을 잃어 갔고, 고통이 한계에 이르렀을 때 결국 집을 뛰쳐나오고 말았다.
열세 살밖에 안 된 소년이 혼자 살아가기에 세상은 너무 험악했다.
아침 일찍 일어나 신문배달을 하고 방과 후 생계를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공부까지 하려니 매우 힘들었지만 친척의 집에 도로 들어가는 것보단 낫다는 생각에 이를 악물며 살아왔다.
간간이 학교도 빠지고 하루 종일 잠만 자는 날도 있었다. 그는 드디어 힘에 부쳤다. 오죽하면 학교를 그만두겠다는 생각까지 했을까.
그때 그에게 도움을 준 것은 다름 아닌 준서였다.
간만에 학교에 와도 잠만 자는 그에게 친구가 생길 리 만무했다. 그러나 그에게도 딱 한 명 친구가 있었으니 그건 바로 준서였다.
진우의 처지를 담임에게 우연히 들은 준서는 그를 자신의 집에 데려오기로 마음먹었고, 평소에 어려운 아이들을 입양해 키우자는 생각을 갖고 있었던 그의 부모님은 흔쾌히 승낙했다.
이러한 사정 때문에 진우와 준서는 한 지붕 아래 살게 되었다.
짹짹.
이른 아침 새들의 소리에 퍼뜩 정신을 차린 준서가 앞을 바라보고는 소리쳤다.
“야, 같이 가!”
앞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그의 머리칼을 흩날렸다.

“크크, 이번에도 내가 이겼군?”
검은색과 빨간색이 도색된 멋진 자전거가 교문 앞을 휙 지나가더니, 자전거에서 내린 소년이 얼굴에 만연한 미소를 띠었다. 곧바로 신문배달 전용 자전거가 교문을 통과했는데, 긴 앞머리가 인상적인 소년이었다. 소년은 자전거 보관대에 자전거를 세워 두었다.
레드와인 색깔의 교복 마이 사이로 보이는 검은색 셔츠와 옅은 회색 바지는 그의 큰 키와 무척이나 잘 어울려 보였다.
“당연히 네 자전거가 내 것보다 좋으니까. 내 것은 기어 바꾸는 것도 없잖아. 게다가 난 시합하겠다는 말도 안 했다고.”
진우라 불린 소년이 자전거에 자물쇠를 묶으며 말했다.
“어허, 패배자는 입을 다물라.”
진우의 등 뒤에서, 그와 같이 자전거를 몰고 온 소년이 몸을 뒤로 젖히며 한껏 거드름을 피웠다.
시간이 시간인지라 운동장은 한적했다. 가방을 메고 등교하는 학생들을 지나치며 그들은 교실에 도착했다.
드륵.
나무문이 거친 소리를 내며 열렸다. 그들은 반에 얼마 있지 않은 학생들의 시선을 받으며 교실로 들어갔다.
“텔레비전 봤어?”
자리에 앉자마자 준서가 몸을 돌렸다. 그의 앞에는, 준서가 허리를 굽힌 채 진우를 빤히 쳐다보고 있다. 살짝 째진 눈에 오뚝한 콧날을 가진 그는 진우와 삼 년 동안 우정을 나눈 사이였다.
“아니.”
진우는 창밖을 보던 시선을 준서에게 돌렸다.
한 집에서 사는 그들이지만 행동거지는 전혀 달랐다. 준서가 집 이곳저곳을 쏘다니는 한편, 진우는 그저 자신의 방에 틀어박혀 나오질 않았다.
안에서 뭘 하는지 모르겠지만 그러한 때문에 그가 거실에 있는 텔레비전을 볼 리 만무했다.
준서는 그럴 줄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어제 텔레비전에서, 드디어 우리나라에도 가상게임이 들어온다 하더라.”
“가상게임?”
“응. 자신이 직접 게임 안으로 들어가서 플레이를 하는 거야.”
준서의 말에 진우의 귀가 솔깃해졌다.
“직접? 그럼 소설같이 마법 같은 것도 할 수 있겠네?”
“응, 그럴걸?”
무슨 말을 해도 항상 관심 없는 표정을 했던 진우가 처음으로 관심을 보이자 준서는 신이 나서 입을 쉴 새 없이 떠들어 댔다.
진우는 조용히 턱을 괸 채 그의 말을 곱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