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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저 드래곤 1권(23화)
7장 새로운 호적수(3)


그 후로 카라스는 설산 한 자락, 체로키족 영토의 어느 암굴에 거처를 마련하였다. 다른 부족민들의 반발도 있었지만, 부족의 수호전사 우루무치의 권한으로 반발은 무마되었다.
카라스와 우루무치, 두 사람은 약속했던 대로 매달 보름달이 뜨는 자정에 만남을 가졌다. 그리고 호승심을 불태우며 서로의 몸을 거세게 두들겼다.
약속을 하고서 겨룬 첫 번째 대결은 사흘의 시간이 걸렸다. 여전히 무승부의 결과였다.
두 번째의 대결에서는 카라스가 근소한 우세를 보였고 우루무치는 탈진하여 쓰러지고 말았다. 그러나 카라스도 진이 빠져 걸음을 옮기기 힘들 지경이 되어 버렸다.
그래도 이런 승리로는 만족할 수 없었다. 카라스와 우루무치 둘 모두가.
카라스는 속으로 즐거운 비명이라도 지르고픈 심정이었다.
대체 어디서 이런 호적수를 만난단 말인가.
그는 우루무치와의 대결에 의해 자극을 받았다. 게다가 지금은 공국의 추격을 피해 몸을 숨기고 있는 상황. 조용히 수련을 하기에 더없이 좋다.
사실 고수치고 무공에 미치지 않은 자가 없다. 물론 카라스 또한 당연히 무공에 미친 자다.
때문에 노예의 신분으로 공장에 갇혀 있던 시절은 그에게 있어 정말로 지옥 같은 시절에 다름이 아니었다. 그토록 좋아하는 수련을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제는 누구의 눈치도 안 보고서 마음껏 수련을 할 수 있으며, 현재의 수준에 적당한 호적수도 있다. 이보다 좋은 환경이 또 어디에 있을까!
그는 당장 천마신공의 수련에 박차를 가했다.
하단전에 대한 축기, 그리고 중단전의 강화, 마지막으로 감옥에서 개발했던 상단전을 더욱 세심하게 다듬었다. 또한 참오에 참오를 거듭하였다.
그러는 한편으로 우루무치와의 세 번째, 네 번째 대결이 연이어 계속 이루어졌다. 하지만 대결의 양상은 점점 바뀌어 갔다.
처음에는 사흘씩이나 걸리던 시간이 조금씩 단축되었다. 길고 길었던 대결이 이틀에서 하루, 다시 반나절에서 서너 시간으로 줄어드는 데 불과 일 년밖에 걸리지 않았다.
물론 그동안 승리는 모두 카라스의 몫이었다. 꾸준히 박차를 가한 천마신공의 수련이 성취를 보이기 시작한 것이었다. 이로써 이제 그와 우루무치는 한 수의 격차를 사이에 두게 되었다.
하지만 고맙게도 우루무치는 북방의 거친 전사였다. 그는 포기를 몰랐다. 특유의 강건한 육체에 고집과 투지, 오기가 어렸다.
그러자 다시금 대결의 양상이 변했다. 카라스가 승리하는 것은 여전했지만 우루무치가 카라스의 공세에 버티는 시간이 다시 길어졌다.
그리하여 조금씩 늘어나던 대결의 시간은 어느새 다시 오 일로 불어났다. 우루무치의 그 타고난 강건함에 천하의 카라스조차 혀를 내두를 지경이었다.
“대체 어떻게 그렇게 버틸 수가 있는 거지?”
하루는 카라스가 물었더니 우루무치가 태연히 대답하였다.
“넘치는 정력.”
“…….”
“농담이고, 사실은 부족의 수호전사에게만 전해져 내려오는 호흡법이 있다. 그것이 있는 한, 수호전사는 어떠한 경우에도 지치지 않는다.”
카라스의 귀가 솔깃하였다.
사실은 그도 우루무치에게 특별한 호흡법이 있다는 것을 일찍이 알고 있었다. 천마신공을 적중시켜 중상을 입혔다 싶으면 금방 회복해 버리는, 그 괴물 같은 회복력의 호흡법.
하지만 카라스는 이내 고개를 내저었다. 그것은 자신의 무공이 아니다. 게다가 그도 이곳 설산에서 자그마치 일 년 반을 지내 오던 차다. 덕분에 이들 부족에게 있어 수호전사가 어떤 의미인지를 잘 알았다.
수호전사에게만 전해 오는 비법이라면 부족의 존망이 걸릴 만큼의 대단한 무공일 것이다. 사실은 물론 그도 욕심은 났다. 하지만 그런 귀중한 무공을 한낱 외인인 자신이 탐을 내어선 안 된다. 그것은 무인으로서 지녀야 할 최소한의 양심이었다.
그때 우루무치가 빙긋 웃었다.
“카라스, 넌 참 좋은 놈이다. 훌륭한 전사이기도 하고. 하지만 말이다.”
“……?”
“하지만 넌 아직 날 꺾지 못했다. 내가 지쳐 스스로 쓰러진 적은 있어도 네놈의 일격은 아직까지 한 번도 내 무릎을 꿇리지 못했으니.”
카라스가 짓씹듯 으르렁거렸다.
“지금 당장 그렇게 해 줄까?”
“아니. 반년 후에.”
“뭐?”
“반년 후에 일격으로 내 무릎을 꿇린다면 내 호흡법을 알려 주지. 어떤가?”
카라스는 우루무치의 눈을 바라보았다. 달리 삿된 의도는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덜컥 저런 것을 내놓는다면, 분명 바라는 것도 있다는 소리가 된다.
그래서 되물었다.
“만약 반년 후에 네놈을 일격에 무릎 꿇리지 못한다면? 나는 뭘 내놓아야 하지?”
우루무치의 답은 명확했다.
“너의 그 무예를 부족의 모든 전사들에게 전수해 주기를 원한다.”
“…….”
미친놈, 이라는 말이 목구멍까지 올라오다가 멈추었다.
부족의 모든 전사들에게 천마신공을 가르쳐 달라고?
하지만 우루무치의 눈빛은 진지하기만 하였다.
“우리 부족은 약하다. 전사 하나하나의 힘은 강하지만 부족 전체의 힘으로 보면 나약하기 그지없다. 지금은 척박한 환경 때문에 남쪽의 인간들이 탐을 내지 않지만, 언젠가는 저들도 북방으로 손을 뻗쳐 올 것이다. 그들의 거대한 국가에 비한다면 부족의 힘은 갓난아기의 것보다도 못하지 않은가. 나는 언젠가 찾아올 그날이 너무나 두렵다. 그래서 힘이 필요하다. 그런데 너는 그런 힘을 지니고 있다.”
그제야 카라스는 우루무치의 의도를 알았다. 그리고 처음 자신과 만났던 그날 왜 우루무치가 자신을 받아들였었는지를 비로소 깨달았다. 이 거친 전사는 자신만의 지혜로 카라스가 지닌 무공이 자신들에게 도움이 될 것임을 일찍부터 짐작하였던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할까.
카라스는 잠시 고민하였다.
육 개월 안에 우루무치의 무릎을 일격으로 꺾을 수 있을 것인가. 할 수 있을 거라고도, 못 하겠다고도 말할 수가 없었다. 그도 내심 확신이 없는 것이었다. 그만큼 우루무치의 저력은 대단하였다.
게다가 천마신공은 아무에게나 가르쳐 주는 무공이 아니다. 제대로 익히기만 하면 세상을 뒤엎을 수도 있는 무시무시한 위력을 지닌다. 게다가 수련의 방향이 조금만 어긋나도 뇌가 뒤엉켜 광인이 되어 버린다.
우루무치는 고민에 싸인 카라스의 옆얼굴을 여전히 진지한 태도로 바라보았다. 그는 아무 말도 않고 기다렸다.
그렇게 잠시의 시간이 흐른 후.
카라스의 입가에 미소가 떠올랐다.
난폭한 미소였다.
“좋다. 거래 성립이다.”
“정말인가?”
“당연하지. 네놈은 호흡법을 내놓을 준비나 하도록.”
카라스는 몸을 일으켰다.
우루무치가 물었다.
“어딜 가나? 오늘 저녁을 함께 하자고 부른 것인데? 곧 있으면 식사가 마련되니 잠시만 앉아 있어라. 노릇한 곰 고기가 나올 거다.”
하지만 카라스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우루무치의 거처를 나섰다. 그의 뒷모습에는 나지막한 한마디만이 남았다.
“네놈을 무릎 꿇릴 수련을 하러.”

우루무치의 거처를 나선 카라스는 곧바로 자신의 암굴로 돌아왔다. 그리고 가죽으로 만든 보퉁이에 몇 장의 털가죽과 육포 몇 장, 단검 한 자루를 싸매었다.
그는 아무런 망설임 없이 암굴을 떠났다. 그리고 설산 더욱 높은 곳을 향해 올라갔다.
북방 산맥의 아버지.
설산의 최고봉이자 대륙의 최고봉.
사람들이 ‘하늘을 베는 검’이라 칭하며 우러르는 영산.
해발 9,627미터의 카투샤사가 그의 앞에 놓여 있었다. 그의 걸음이 고산준령의 허리를 힘차게 박찼다.


8장 마룡의 설산에서(1)


숨을 쉬기가 힘들었다.
천마신공을 운기함에도 살을 에는 추위가 뼛속까지 얼릴 듯한 기세로 엄습하였다.
하지만 그는 허리를 굽히지 않았다. 겨우 높은 돌덩이로 이루어진 산에 불과하다. 그런 주제에 자신의 허리를 굽히게 만들 수는 없다.
카라스는 오만한 얼굴로 얼굴을 치켜들었다.
그의 발아래에 세상이 놓였다. 하늘을 찌를 듯 치솟은 수많은 산맥과 봉우리들이 모두 아래에 놓여 장난감처럼 작게 보였다. 창공을 휘도는 구름조차 그보다 한참 아래에 놓여 있었다. 시야를 돌려 보니 저 까마득한 남쪽에 파티엔 공국의 북측 국경도 보였다.
그는 방금 해발 9,627미터의 카투샤사 정상을 정복했다. 그것도, 제대로 된 장비 하나 걸치지 않고서.
“후으, 후욱.”
그는 간신히 호흡을 이어 가면서도 손에 내력을 모았다. 문득 쓴웃음이 나왔다. 이럴 줄 알았으면 두 번째 생에서 기계공학자 대신 산악인이 될 것을 그랬다. 만약 정말 그랬다면 제법 유명세를 탔을 터인데.
카라스의 손이 아래로 내리쳐졌다.
꽈아앙―!
그 손짓에 의해 카투샤사의 높이가 해발 9,627미터에서 9,626미터로 줄어들었다. 정상을 덮고 있던 눈덩이와 얼음이 조각조각 박살 난 것이었다.
그는 그 안에 거처를 마련했다. 이곳에서 우루무치를 일격에 꺾을 특훈을 하기로 결심한 것이었다.
특훈의 내용이야 간단했다.
불 없이 이곳에서 버티면 된다.
하지만 그 속에 담긴 의미는 결코 간단한 것이 아니다. 거의 고도 1만 미터에 달하는 장소다. 따라서 평균기온이 영하 60도에 이르는 곳이기도 하였다.
이런 장소에서 버티려면 하루 온종일, 단 1초도 빼놓지 않고 천마신공을 운기하여야 한다. 잠시라도 집중이 흩어지면 몸을 침범하는 한기에 금방 쓰러져 동사하고 말 것이다.
어려움은 이것으로 끝이 아니다.
이곳은 높은 고도 때문에 공기마저 희박한 곳이다. 똑같이 운기조식을 한다고 하여도 효율이 극단적으로 떨어진다. 그런 상태에서 영하 수십 도의 한기에 맞서는 운기를 끝없이 이어야만 한다.
그러니 그 어려움이 오죽할까.
게다가 문제는 또 있었다.
꼬르르륵.
곧 카라스의 배가 아우성을 쳤다. 허기가 찾아왔다. 카라스는 가죽 보퉁이를 뒤졌다. 하지만 보퉁이는 비어 있었다. 이곳까지 올라오는 사이에 육포를 다 먹어 버렸다.
굶어 죽지 않으려면 먹을 것을 찾아야 했다. 그런데 이곳에는 먹을 것이 아무것도 없다. 최소한 해발 4,000미터 지점까지는 내려가야 사냥감이 있을 터.
하지만 카라스는 주저 없이 일어섰다.
그랬다.
이곳의 추위에 끝없이 버티며, 하루에 한 번 6,000미터에 가까운 고도를 오르내리는 것. 덤으로 해발 4,000미터 지점에 서식하는 사냥감이란 세상에서 사람들이 말하는 괴수급의 동물들이었고, 올라올 때는 그 시체를 지고 6,000미터를 올라와야 한다.
만약 세계의 산악인들이 들었다면 말도 안 된다며 웃을 만한 일이었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카라스는 진심이었다.
곧 단검 한 자루만 지닌 그가 아래쪽을 향해 몸을 날렸다.

크와아악!
설산 원숭이가 괴성을 질렀다. 덩치는 고릴라의 두 배에 달했으며 폭력적인 근육질 육체 위를 두터운 지방질과 털가죽이 감싸고 있다. 대부분이 열대지방에 서식하는 사촌들과 달리, 이곳 북방의 거친 혹한에 맞도록 진화한 거대 영장류였다.
설산 원숭이의 주먹이 허공을 갈랐다. 풍압이 어찌나 거센지 바닥에 쌓여 있던 눈이 휩쓸리며 돌풍에 말려 올라왔다.
하지만 카라스는 태연한 얼굴로 그 틈을 파고들었다. 그리고 설산 원숭이의 옆구리에 주먹을 꽂아넣었다.
와자작.
원숭이의 갈빗대가 일격에 으스러졌다. 구슬픈 비명이 울렸다. 하지만 원숭이는 죽지 않고 더욱 발광했다. 카라스는 여전히 냉랭한 얼굴로 원숭이의 숨통을 끊었다.
“아직 부족해.”
카라스는 숨을 몰아쉬었다.
해발 4,000미터 지점이라고는 해도 산소가 모자라는 것은 여전하다. 이런 환경에서 운기를 지속적으로 유지하며 격렬하게 움직이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도 중노동이었다.
때문에 자연히 타격을 하는 순간 힘이 온전히 실리지 않았다. 운기가 원활히 되지 않으니 절로 타격력이 분산되는 것이었다.
이래서는 우루무치를 일격에 꺾을 수 없다. 이런 환경 속에서도 이곳 설산 괴수의 숨통을 단숨에 끊을 타격을 연마해야 한다.
그는 단검을 꺼내 설산 원숭이의 시체를 해체했다. 털가죽을 발라내었다. 그리고 먹을 수 있는 염통과 간, 살점, 내장 등을 가죽에 쌌다. 해체한 나머지 부위는 전부 버렸다.
그래도 그가 짊어진 짐은 무게만 50킬로그램에 달했다. 가뜩이나 지친 그의 하체가 흔들렸다.
이것은 그가 고안한 하체 단련법이었다. 단련된 하체는 더욱 안정적인 자세를 가져오고, 안정적인 자세는 효율적인 자세의 변환과 체중 이동을 돕는다. 그 모든 것은 하나로 귀결된다.
집중.
타격력의 집중. 그리고 극대화.
“후으, 후우욱.”
그는 숨을 몰아쉬며 고개를 들었다.
카투샤사의 장엄한 봉우리가 눈앞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그 장대함에 가려져 하늘은 보이지 않았다. 가히 ‘하늘을 베는 검’이라는 별칭이 어울리는 모습이었다.
카라스는 짐을 짊어지고 묵묵히 산의 사면을 올랐다.

그렇게 두 달이 흘렀다.
그동안 카라스는 하루도 거르지 않고 산 아래쪽으로 내려가 괴수를 사냥하고 꼭대기로 올라오길 반복하였다.
처음에는 아침 동이 틀 때 내려가 사냥을 마치고 올라오면 해가 어둑해지곤 했다. 꼭대기와 아래를 왕복하는데 하루가 꼬박 소모된 것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가 산 아래를 왕복하는 시간이 줄어들었다. 처음에는 조금씩 단축되는가 싶었더니, 한 달이 지나고부터는 저녁노을이 서쪽 하늘에 새겨지기도 전에 꼭대기로 돌아오곤 했다. 그러다가 두 달째에 이르자 점심 무렵에 왕복을 마치는 일도 빈번해졌다.
그는 이때쯤부터 훈련의 강도를 높였다. 죽인 괴수의 사체를 해체하지 않고 그대로 어깨에 지고 올라오기 시작한 것이었다.
괴수의 종류는 제법 다양했다.
가장 수가 많고 흔한, 그러면서도 만만한 상대는 설산 원숭이였다.
초식성인 이놈들은 먼저 건드리지 않는 한 사람을 습격하는 일이 없었다. 기본적으로 순한 성질을 지닌 것이다. 게다가 독이 올라 공격을 퍼부을 때도 무지막지한 근력만 제외하자면 별달리 위협이 될 만한 요소가 없었다.
또한 이 설산 원숭이는 이곳 카투샤사에서 먹이사슬의 가장 하위에 있는 놈들 중의 하나이기도 하였다.
원숭이를 잡아먹는 상위의 괴수는 놀랍게도 산양이었다. 이곳의 산양은 특이하게도 잡식, 혹은 육식을 하는 놈들이었다. 이놈들은 덩치는 황소보다 약간 작으나 여러 놈들이 무리를 지어 다니는 습성을 지녔다.
게다가 깎아지른 절벽도 평지처럼 뛰어다니는 능력을 갖추었다. 때문에 놈들의 집단 사냥은 대단히 효율적이었다. 카라스는 이곳 산양들의 습성을 보며 마치 늑대들의 무리와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하지만 설산 원숭이나 육식 산양들의 무리도 설산비호에 비한다면 귀여운 강아지들에 불과했다.
설산비호는 강했다. 놈은 집채보다 거대한 몸집을 지녔음에도 이름 그대로 절벽과 절벽 사이를 날듯이 뛰어다니는 능력을 갖추었다. 게다가 어른의 팔뚝보다도 길고 날카로운 이빨과 발톱은 단단한 바위조차도 두부처럼 베어낼 수 있었다. 진정 괴수라는 이름이 어울리는 짐승이었다.
때문에 카라스도 처음 카투샤사에서 사냥을 할 때는 설산비호의 발자국이나 흔적들에 극도로 주의를 기울였다. 여러 모로 불리한 환경에 주의력까지 흩어진 상태에서 비호에게 기습을 당하면 그조차도 승리를 장담하기 힘들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그는 거의 설산 원숭이, 혹은 무리에서 잠시 떨어져 나온 설산 산양을 위주로 사냥을 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