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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공 1권(12화)
제3장 약하다는 것을 깨닫다(5)


눈 깜짝할 사이였다. 묘한 안개 안으로 본의 아니게 떠밀려 들어온 백은이었다. 그렇지만 지금은 그런 것을 일일이 따질 때가 아니었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 이곳이 어떤 곳인지 몰랐기에 신경을 곤두세웠다. 그러나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았다. 자신이 밟고 서 있는 곳이 땅이 맞는지부터 시작해 모든 것에 의심이 갈 정도로 모든 것이 검은색이었다. 하지만 단 한 가지 보이는 것이 있었다. 그것은 다름 아닌 백은, 자신의 몸이었다.
“신기한데?”
한동안 긴장하고 있었지만 아무런 변화가 없었기에 이렇게 어두운 곳에서 자신의 몸만 밝게 보인다는 것이 신기한지 다시 한 번 자신의 손을 바라보던 백은은 이제 어떻게 해야 할지를 고민하기 시작했다.
“역시 형수님은 평범하신 분이 아닌 거 같네.”
백은이 말하는 보통은 아직 자신의 실력이 낮아 화난령의 정확한 실력을 모르는 것일 수도 있다는 생각도 있었고, 그것이 아니라면 이런 곳에 서슴없이 자신을 밀어 넣는 행동을 말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아마 화난령이 자신을 아무런 이유 없이 이런 곳에 밀어 넣었을 것이란 생각은 하지 않았다. 그녀의 행동 하나하나에는 모두 이유가 있다고 생각하게 된 백은은 검은 어둠을 향해 소리 질렀다.
“아무도 없으세요!”
메아리 같은 것도 없이 소리가 공간에 잡아먹힌 듯한 섬뜩한 느낌을 받은 백은은 급 조용해졌다.
“…….”
단 하나뿐인 백은이 조용해지자 공간 자체도 조용해지기 시작했다.
‘미치게 될지도…….’
이런 공간에 있다면 미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일단 공중에 떠 있는 것도 아니기에 자리에 주저앉은 백은은 음향록에 기록되어 있던 심법인, 아니 화난령에게 들어서 알게 된 것이지만 가장 기본적인 내공심법인 토납법을 운공했다.
현재와 과거가 얼마나 많은 차이의 시간 간격을 두고 있는지는 모르겠으나 아마 무공이 전해지면서 조금씩 퇴보한 것이라 생각한 백은이었다. 그렇기에 음향록에 맞는 심법이라 생각한 토납법을 뺀 뛰어난 심법은 백은에게는 없었다.
그렇지만 내공의 양은 토납법으로만 모았다고는 생각할 수 없는 양을 갖고 있는 백은이었다. 쌍두독사 내단의 힘이었다. 그래서인지 단전에서 조용히 잠들어 있던 내공은 백은의 신호에 반응해 혈을 따라 몸속을 돌기 시작했다.
“흠.”
한 번의 운공을 끝내고 눈을 뜬 백운은 단전에 내공이 조금도 쌓이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너무 미약하여 평소에는 잘 모르겠으나 왜인지는 모르게 지금은 그렇게 확답할 수 있었다. 이곳에서는 내공을 쌓으려 해도 쌓이지 않는다는 것을 말이다.
“하아아아.”
백은은 혹시나 하는 생각에 내공을 이용해 음공을 사용하였다. 내공이 늘어나지 않는다면 혹시 내공도 빠져나가지 않나 싶어서 해 본 행동이었다.
― 음공이 무엇이냐.
― 음공이 무엇이냐.
― 음공이 무엇이냐.
그러나 그런 것을 실험해 보기 전, 크게 소리를 질렀을 때에는 전혀 반응이 없던 어둠 속에서 중성적인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니 무언가의 속이 아닌, 이 어둠이 세상이라면 세상 자체가 내는 듯한 소리가 들려왔다.
“그건 잘.”
왠지 모르게 대답해야 할 것 같은 느낌을 받은 백은은 놀람과 동시에 누군지 모를 어둠에게 작게 중얼거리듯 대답하였다.
― 그럼 음이란 무엇이냐.
― 그럼 음이란 무엇이냐.
― 그럼 음이란 무엇이냐.
“소리겠죠?”
자신이 대답해 놓고도 참으로 단순하게 대답했다고 백은이었다. 그렇지만 딱 꼬집어 말한다 하면 소리라고밖에 할 말이 없었다.
물론 자신이 그런 음을 이용해 암살을 행하긴 했지만 그렇다고 음이 무슨 살인기술이거나 한 것은 아니었다. 살인기술이라면 살인기술이기도 하겠지만 누군가에게 좋은 노래를 들려주려 한다면 또 그것은 그때에 다른 것으로 바뀔 것이다.
그래서 생각해 낸 단순한 대답인 음이라는 단어를 좀 더 쉽게 풀어 놓은 ‘소리’라 답한 것이었다.
― 그대의 말이 맞다.
― 그대의 말이 맞다.
― 그대의 말이 맞다.
말은 맞았다고 했지만 왠지 전혀 칭찬받는 기분은 아니었다.
― 그대 음에 대해 알고 있지만 아무것도 모르는 자여, 음에 대해 알고 싶은가.
― 그대 음에 대해 알고 있지만 아무것도 모르는 자여, 음에 대해 알고 싶은가.
― 그대 음에 대해 알고 있지만 아무것도 모르는 자여, 음에 대해 알고 싶은가.
‘여태까지의 질문은 시험이었나?’라는 짧은 생각은 말 그대로 짧게 나타났다 사라졌다. 지금은 그런 것을 생각할 필요는 없다. 아니, 앞으로도 그렇다. 자신은 도달해야 할 곳이 있기 때문이다.
“물론!”
백은의 입에서 작지만 힘 있는 대답이 나왔다.
― 그럼 시작하겠다.
― 그럼 시작하겠다.
― 그럼 시작하겠다.
어둠이 백은의 의지에 답하듯 대답하였다. 백은은 살짝 긴장한 듯한 웃음을 지었다.
어떤 힘든 훈련일지 모르기 때문이었다. 더군다나 이 장소는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장소였기에 더욱더 두려움을 느꼈다. 그렇지만 물러나고 싶은 생각도 없었고, 물러날 곳도 없는 백은이었다. 진법에 대해 아는 것도 없는 백은이었기에 이곳을 빠져나간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이었다.
그런 사정으로 인해 백은은 또다시 자신의 무력함을 깨달았다.
하지만 백은은 몰랐다. 그 어떤 진법가가 오더라도 이런 진법 아닌 진법은 처음이기에 이런 것을 만든 사람이 아니라면 그 누구도 탈출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이때는 정말 몰랐던 백은이었다.

***

“령아 오늘도 친구들하고 놀러 가지 않아?”
며칠째 힘이 없어 보이는 금령의 축 처진 어깨에 화난령은 등 뒤에서 살며시 끌어안으며 물어보았다.
화난령의 말에 대답을 하지 않은 금령이었지만 화난령은 금령이 무엇 때문에 그러는지는 알고 있었다. 그것은 다름 아닌 편지 한 장만을 남기고 사라져 버린 백은 때문에 그러는 것이었다.
물론 그 편지는 화난령이 쓴 것이었다. 까막눈인 금만이야 그렇지만 글을 아는 금령은 아직 어렸기에 글씨체를 구별하지 못하는 것은 물론이고, 단순히 편지를 읽어 주는 화난령의 말에 집중했던 것이기에 그가 답답한 마음을 진정시키기 위해 여행 겸 집을 나갔다고만 알고 있을 뿐이었다.
“우리 이쁜 령이 이렇게 아무것도 안 하고 있으면 나중에 삼촌이 와서 잘 놀았냐고 하면 뭐라고 할래?”
백은의 이야기가 나오자 슬쩍 반응을 보이는 금령이었다.
“엄마 생각에는 우리 령이가 착하고 건강하게 지내야지 나중에 돌아올 삼촌도 돌아와서 령이가 잘 지냈다는 걸 알지 않을까?”
“그렇지만.”
“삼촌은 걱정 마렴.”
“하지만 전에는 몸이 많이 다쳐서 왔는데?”
전에 있던 일이 떠올랐는지 금령의 눈이 살짝 떨렸다.
“그건 그 사람들이 나쁜 사람이라 그런 거고, 또 다섯 명이나 있었잖아.”
“하지만 삼촌은 남자잖아!”
“그렇지, 삼촌은 착한 남자라서 여자를 때리지 않고 일부러 맞아 줘서 그런 걸 꺼야. 그렇지?”
“우웅.”
화난령의 말에 금령은 확실히 그렇겠다라는 생각을 하였다. 그러나 아직 안심이 안 됐는지 다시 걱정스러운 표정을 하였다.
“그렇지만 여행하다가 나쁜 아저씨들 만나면 어떻게 해?”
“삼촌이 약해? 령이 아버지가 매번 말은 그렇게 하지만 주위 아저씨들 이야기 들어 보면 삼촌이 힘도 더 세고 또 머리도 좋잖아.”
“응! 힘 쓰는 건 잘 모르겠는데 아빠보다 머리는 좋아.”
금만이 들었다면 가슴을 부여잡고 대성통곡을 할 만한 말을 모녀는 거침없이 주고받고 있었다.
“그러니 령이는 걱정 말고 건강하게 지내야 나중에 삼촌이 돌아올 때 웃으며 맞이해 줄 수 있겠지?”
“응.”
동글동글한 얼굴을 크게 끄덕이며 대답하던 금령은 화난령의 볼에 작게 입을 맞추었다.
“그럼 나 옆집 순이하고 놀다 올께.”
“그래. 저녁 먹기 전에는 돌아오렴.”
화난령의 말을 들으며 금령은 언제 그랬냐는 듯이 다시 활기차게 밖으로 뛰어나갔다.
“이걸로 또 한 명은 해결된 건가?”
화난령은 조용히 웃으며 금령이 나간 곳을 바라보았다.
‘얼마나 걸릴라나?’
아마 금방 돌아오지는 않을 것이다. 그곳이 어떤 곳이라고 바로 나올 수 있을까? 진법 아닌 진법이기에 모든 것을 끝내서 그곳이 어떤 곳인지 깨달아야 나올 수 있는 공간이었다.
‘그럼 도련님, 수고하세요.’
마음속으로나마 작게 빌어 주는 화난령은 바로 백은을 잊고는 빨랫감을 찾기 시작했다. 매일같이 하는 행동이지만 전혀 지겹지도 않을뿐더러 오히려 즐겁다고 생각하며 하루하루를 알차게 보내고 있는 화난령이었다.


제4장 수련(1)


백은이 어둠에게서 지식을 습득하는 방법은 자신이 생각하던 것과는 조금 달랐다.
어둠은 간단하게 백은에게 질문을 던진다. 그럼 백은은 그 문제에 대한 해답을 찾는 것이었다. 솔직히 처음에는 따분했다. 문제에 대한 답을 모를 경우에는 그 정도가 더욱더 심해져 머리를 쥐어 뽑고 싶을 정도였다.
자신은 빠르게 강해지고 싶은데 왠지 상대방은 백은이 죽기 전까지만 수련을 마치면 된다는 것 같은 태도로 보였기 때문에 백은의 신경은 한동안 상당히 날카로웠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였다. 해답을 찾던 중 백은은 도저히 모르는 경우가 생겼다. 그러던 중 결국 백은은 고민, 고민 끝에 모르겠다고 말을 하자 어둠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이 그에 대한 답을 내주었다. 그러며 하는 한마디!
― 무공을 너에게 맞추어라.
그 말이 아마 시작이었을 것이다. 그때부터는 울리던 느낌의 소리는 사라져 있었다. 그리고 시작이었다. 어둠의 시험이라고 하기도 뭐하고, 수련이라고 하기도 조금 뭐한 문제가 말이다.
어둠이 자신에게 처음으로 낸 무공은 다름 아닌 음공의 시작점이 무엇인지를 물어왔던 것이 떠올랐다.
― 답은 각기 다르다. 어떤 자 처음으로 들은 소리가 공포스러운 소리일 수도 있고, 어떤 자는 즐거운 소리일 수도 있다. 나 역시 그런 시작점이 있다. 나는 아름다움. 그곳에서 나의 음공이 시작되었다. 너는 무엇이 시작점인가.
조금 생뚱맞은 질문에 백은은 한동안 생각했다. 그러며 자신이 기억하는 한에서 처음으로 소리에 대해 무언가를 느낀 것이 언제인지 생각해 보기 시작했다. 그러나 자신이 기억하는 한에서는 음향록을 얻었을 때가 처음으로 소리란 무엇인지 생각하게 되었다. 그리고 내린 답은 하나였다.
“호기심.”
백은이 호기심이라 답한 것은 절대로 틀린 말이 아니었다. 아니 오히려 백은에게 있어서 절대적인 정답일 것이었다.
인간이란 생물은 항상 자신이 하는 일이 세상에서 제일 힘들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백은은 조금 달랐다. 살인기계로 키워지는 자신에 대해 혐오감이나 그 어떤 감정도 없이 단순히 느끼는 것은 조금 힘들다 정도였다. 아마 같은 나이 또래의 아이들이 그런 훈련을 받았다면 아마 그냥 죽으려 할 정도로 힘든 훈련이었지만 백은은 당연하다는 듯이 그런 훈련을 받으며 성장해 온 것이었다.
그러던 와중에 발견한 것이 ‘음향록’이었다. 남들과는 다르지만 백은에게 있어서는 지독하게 일상적인 삶속에 발견한 것이었다.
왜 그랬던 것인지는 몰랐다. ‘음향록’과의 만남은 어떻게 보면 인연이었을 수도 있었다.
아무런 취미도 없던 단순 기계였던 자신에게 취미를 주기 위해 조직의 규칙을 깨고 ‘고스트37’을 만난 것이었다. 둘 모두 인간 대 인간으로 만나서 간 곳은 영화관이나 놀이공원 등 여러 곳을 갔었고, 그러던 중 서점에 잠들어 있던 오래된 책인 ‘음향록’을 발견했다.
한국어로 번역되어 있던 책을 본 순간 그것에 끌리듯 ‘음향록’을 구입해 그 책에 나와 있던 대로 따라 하며 ‘음향록’을 습득한 것이었다.
단순한 호기심이었다. 다른 그 어떤 것에도 호기심을 느끼지 못했던 자신이, 아니 정확하게는 호기심이라는 단어도 몰랐던 자신이 처음으로 호기심이라는 단어를 머릿속에 확실하게 기억하게 된 날이었다.
― 그것이 네가 걸어갈 길이다.
그 뒤로 그는 어떻게 보면 발성 아닌 발성 연습 같은 것을 하였다. 어둠이 백은에게 어떤 소리를 내라 하면 백은은 최대한 그 소리를 내려 하였다. 그러나 어둠이 바란 것은 단순한 소리가 아니었다. 오히려 그런 것이라면 쉬울 거라 생각했지만 어둠은 어떠한 감정이 음속에 담아내라는 것을 백에게 명령하였다.
하나하나가 힘들었다.
말로 표현하기도 힘든 것을 단순한 소리로 그런 감정을 표현하라는 것이었다. 물론 그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가사란 없었다. 단순한 소리로 상대방이 그런 느낌을 받을 수 있게 만들라는 것이었다.
말이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지금도 그것을 수련하는 중이었다. 아직 첫 단계도 다 떼지 못한 백은은 이것이 가장 쉽지만 가장 어렵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 네가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감정을 표현해라.
처음에는 그런 감정이 무엇일까 고민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답은 나오지 않았고, 미친 척 이것저것 불러보기도 한 백은이었다. 그러나 거기에 답은 없었다.
그러던 중 찾은 것이 바로 ‘호기심’이란 것이었다. 처음 자신이 음에 대해 느꼈던 감정이며 스스로 잘 모르고 있었지만 생각해 보면 언제나 신기하고 또 신기했다. 내공이란 것도 그렇고 그런 내공을 이용해 남들과는 같지만 전혀 다른 소리를 내는 것도 말이다.
며칠째인지는 모르겠으나 어둠 속에서 백은은 수십, 수백 번씩 소리를 내었다. 내공이 쌓이지는 않지만 내공은 소모되었다. 그러나 다행히도 내공은 다시 운기를 하면 회복이 되었다. 그러다보니 내공을 회복시키기 위해 운공하는 시간도 많아졌고, 그런 시간을 이용해 명상하는 시간도 많아졌다.
“식사 시간인가 보네.”
어둠 속에서 사람 하나가 들어가도 충분할 정도의 커다란 항아리가 생겨났다. 주변의 빛은 어둠에 먹혔으나 그것은 마치 백은과 같이 빛을 내고 있었다. 그리고 그곳에는 백은이 신기하다고 느끼는 엄지손가락 한마디보다 조금 더 큰 동글동글한 것이 들어 있었다. 그 한 알이 백은의 한 끼 식사였다. 시간에 대한 느낌이 없기에 대충 이것으로 판단하고 있던 백은이었지만 이제는 그것을 새는 것조차 잊고 생활하였다.
“으으.”
쓰고, 뻑뻑하며, 떫은 느낌의 이상한 약이었지만 먹지 않으면 굶어 죽을 거라는 생각에 어쩔 수 없이 먹는 백은이었다. 하지만 이 신기한 약은 거의 최고라는 생각도 있었다. 먹는 지금도 그다지 배가 고프거나 한 것은 아니었다. 그렇다고 배가 부른 것도 아닌 공복감에 대한 생각뿐만이 아닌 그런 공복감도 전혀 들지 않게 만드는 신기한 약이었다.
“먹을 때는 조금 괴롭지만, 그래도 만약 다이어트 식품으로 판다면 잘 팔리지 않을까?”
혼자 있음으로 인해 혼잣말이 조금 늘은 백은은 아주 짧게 식사를 마치고 다시 명상에 빠졌다.
미친 듯이 불러 보는 짓도 이제는 지겹고, 명상을 통해 조금 더 ‘호기심’이라는 것을 돌아봐야겠다는 느낌을 받았기에 최근에는 더욱더 그런 호기심이라는 것에 대해 생각해 보려는 백은이었다.
항아리가 조금씩 어둠에 먹히는 것과 같이 사라졌다. 어둡고 어두운 공간에서는 다시 백은 혼자만이 작게 빛을 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