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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공 1권(19화)
제5장 여행(3)


“뭐야, 저 인간은?”
백은이 멀어지자 제갈문이 조금 짜증난다는 말투로 마치 다른 사람이 들으라는 듯이 말을 하였다. 천변지룡(天變知龍)이란 별호로 불리는 그는 뛰어난 머리를 갖고 있는 것이 최고의 무기였다.
머리가 뛰어난 이였기에 평소와는 조금 다른 언행을 하는 것은 이상할 만하였지만 이곳에 모여 있는 후기지수들이라면 거의 다 알고 있었다. 그와 당문의 둘째 아들이자 첫째인 당보운보다 뛰어난 독수강권(毒手鋼拳) 당필중이 빙고은에게 푹 빠져 있다는 것을 말이다.
독수강권(毒手鋼拳) 당필중, 그는 당문이란 말이 지니고 있는 독과 암기와는 다르게 권각술이 뛰어난 인물이었다. 과거에 한 기인을 만나 그의 무공과 당문의 독공을 합하여 뛰어난 실력을 갖추게 된 인물이었는데 그런 그에게 한 가지 단점이 있었다. 그것은 다름 아닌 자만심이 강하다는 것과 소유욕이 상당히 강하다는 것이었다.
물론 그런 것으로 인해서 당필중이 지금의 위치에 있는 것이긴 하지 말이다.
“왜 그러는가. 그냥 자신의 동생이 걱정되어 물어본 것일 뿐인데.”
제갈문의 말에 당필중이 기회는 이때다 싶었는지 툭 내뱉듯이 말했다.
한순간에 제갈문을 속이 좁은 남자로 만드는 당필중이었다. 그런 당필중의 말에 제갈문은 아차 하는 표정을 지었다.
작은 일에 자신도 모르게 말이 툭툭 튀어나온다는 것이 제갈문의 단점이자 나쁜 습관이었다.
“하긴 고은 언니가 보통 이쁘게 생겼어야죠. 같은 여자가 봐도 부러울 정도인데.”
매영영은 빙고은을 칭찬하였다. 조금 독한 면이 있기는 하지만 화산파 삼장로인 매화풍(梅花風) 매진영의 손녀인 적매화(赤梅花) 매영영은 모든 것을 확실하게 하는 것을 좋아하는 똑부러지는 아가씨였다.
불의를 보면 못 참는 것도 있어 어떻게 보면 때 묻지 않은 정파인이지만 너무 똑 부러지기에 조금 돌려 말해도 될 것을 직접적으로 말하는 경향이 강한 여성이었다.
그렇지만 지금과 같이 남을 칭찬하는 경우에는 상당히 좋은 모습을 보이는 인물이었다.
그때 팽도운이 멋쩍은 듯 뒷머리를 긁적이며 입을 열었다.
“나는 영매가 훨씬.”
매영영은 팽도운의 목소리에 고개를 돌리더니 그의 몸을 쭉 훑어보았다.
“말이라도 고맙네요. 그것보다 깨끗하게 씻으셨죠?”
“나를 어떻게 보고!”
“잘 안 씻는 분으로 보고요!”
둘의 사랑싸움에 주위에서는 슬쩍 미소를 지었다. 언제 보아도 재미있다는 듯한 표정들이었다.
“그건 그렇고, 산적들이 그렇게나 많다니 전혀 예상 밖이었죠?”
“그런 산적 따위는 몇 천이 덤벼도 소용없지 않은가.”
이곳까지 오던 도중 길을 잃고 헤매다 만난 산적들을 처리하고 온 그들이었기에 그에 대한 이야기에 푹 빠지려 할 때 당필중이 찬물을 끼얹었다. 언제나 넘치는 자신감이었다.
“그렇긴 하지만 왠지 무림인이 아닌 자들의 피를 묻히는 건 그다지 달갑지가 않으니까요.”
남궁연청이 자신의 몸에 묻었던 그들의 피가 떠올랐는지 얼굴을 찡그렸다. 그런 남궁연청과는 다르게 당필중의 행동이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매영영이 그에게 닥쳐왔던 위기를 꺼내 놓았다.
“그렇게 말할 처지는 안 되지 않나요? 당 소협. 소협 역시 그들의 암기에 조금 위험한 순간도 있었잖아요?”
산적들의 수가 거의 50 정도였기에 솔직히 조금 위험한 순간도 있었다. 물론 그냥 싸운다면 위험할 일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무공을 익히지 않은 자들이 무공을 익힌 자로 정정당당하게 싸울까? 전혀 그렇지 않았다. 그들이 산적질을 하는 것도 솔직히 살아남기 위해서였다. 그렇기에 이런저런 방법으로라도 이기면 그만이었다. 그들은 사는 것 자체가 싸우는 것이다. 무림인들처럼 한가하게 비무 같은 조건의 경기를 하는 이들이 아니었다.
“미안하지만 그때 안 도와줘도 충분했어.”
“……!”
“흠흠!”
표정 하나 변하지 않고 말하는 당필중의 말에 매영영은 입술을 삐쭉 내밀었으나 팽도운의 눈치에 입술을 집어넣었다.
매영영의 솔직한 대화 못지않게 당필중의 자신감은 언제나 하늘을 찌를 듯하였기에 적당히 기세를 세워 주어야 여행 도중 생기는 불상사를 줄일 수 있었다.
아직 팽가까지 가려면 조금 더 가야 했기 때문이었다. 그런 그들 중 나이가 가장 많은 팽도운이었기에 어쩔 수 없이 이들을 이끄는 역할을 맡아 최대한 내부에서 불화가 생기지 않게 조절하고 있었다.
물론 이곳에 전혀 친우가 없는 것은 아니었다. 팽도운과 황보근은 나이가 같다. 하지만 모르는 사람이 볼 경우 황보근을 북해의 인물이라 봐도 될 정도로 그는 차갑고 조용한 성격이었기에 평소에 넉살좋다고 말을 많이 듣는 팽도운이 이런 역할을 맞는 것이었다.
“식사 나왔습니다.”
조금 분위기가 떨어졌지만 때마침 나온 음식으로 인해 그런 분위기를 풀 수 있다고 생각한 팽도운은 다른 이들을 재촉하며 자신 역시 음식을 빨아들이듯 먹기 시작했다. 그런 그의 모습에 다른 자들 역시 음식을 들기 시작했지만 빙고은만은 깨작깨작 음식을 먹었다.
“빙 소저, 혹시 음식이 입에 맞지 않으십니까?”
당필중이 빙고은의 행동에 바로 끼어들었다. 하지만 그런 당필중의 행동에 빙고은은 고개를 작게 저었다.
“아무거도 아닙니다. 그러니 신경 쓰시지 말고 계속 식사하십시오.”
귀찮다는 듯한 말투로 말하는 그의 행동에 당필중의 표정이 굳어졌다. 하지만 빙고은은 전혀 그런 당필중을 신경 쓰지도 않고 왠지 모를 시선에 주위를 조심스럽게 둘러보았다.
그런 그녀의 기감에는 아무것도 잡히지 않았다. 그것이 더욱더 신경 쓰이는 것이었다.
자신보다 뛰어난 고수가 있을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하지만 곧 그런 시선이 사라지는 것을 느낀 그녀였지만 결국 식사가 끝날 때까지 언짢은 기분으로 식사를 하고 말았다.
‘쓸데없는 이야기뿐이군.’
그들을 바라보는 시선은 다름 아닌 백은이었다. 정확하게는 시선이 아닌 백은에게 있어서는 그런 시선보다 더욱더 뛰어난 청각으로 모든 대화를 듣고 있었지만 말이다.
‘그것보다 대단한데?’
확실히 뛰어나다고 생각했다. 감적으로 누군가가 자신들을 주의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기 때문이었다. 혹시나 하는 생각에 자리를 지키며 술 한 병을 더 시켜 마신 백은은 더 이상 들을 것도 없다는 듯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냥냥.”
그런 백은의 어깨로 안주머니에 있던 월화가 올라탔다. 식사를 마치고 안주머니에 들어가 있던 월화가 어깨위에서 문을 향해 발짓을 하기 시작했다.
“밖에 나가자고? 참나.”
만인의 공통언어로 자신이 하고 싶을 말을 표현하는 월화의 행동에 백은은 어이없다는 듯한 미소만을 지었다. 하지만 그런 백은과 월화를 바라보는 시선이 있었다. 동물 울음소리에 백은보다 이곳에 먼저 와 식사를 하고 있던 이들과 이번에 들어온 후기지수들이었다.
“뭐야 남들 식사하는데 가축이나 가지고 오고.”
“캬릉!”
백은 따위가 여성들의 시선을 잡아끈다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당필중이 작게 중얼거렸다. 하지만 일반 동물도 아니고 인간들도 함부로 못하는 벼락을 만드는 영물 중의 영물이었다. 그런 월화가 그런 말을 못 들었을 리가 없었다.
“짐승 따위가!”
당필중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안 그래도 짜증이 났는데 고양이 같은 것이 자신에게 살기를 뿜어내고 있는 것에 결국 폭발하고만 것이었다.
“냥.”
그러자 월화는 마치 여자들이 새침 떨 듯한 표정으로 당필중을 무시했다. 살기를 뿜어 낼 때는 언제고 이제 와서는 무시하는 월화의 행동은 보고 있던 백은조차 놀랄 정도였다.
“이것이!”
“멈추게, 당 동생!”
팽도운이 당필중을 말렸다.
“말리지 마십시오! 보시지 않았습니까? 일개 가축 따위가 이 저를! 당문의 대공자인 저를.”
분해서인지 말도 제대로 못하는 당필중이었다.
“하지만 처음 잘못한 것은 당 소협이잖아요.”
평소 그의 행동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고 생각한 것인지 매영영이 끼어들었다. 당필중이 마음에 들지 않은 것도 있었지만 괜히 힘없어 보이는 고양이의 주인이 피해를 입을 것 같아서 나선 것이었다. 그런 둘을 본 팽도운의 얼굴이 구겨졌다. 물과 기름이었다.
“둘 다 그만.”
어떻게 말려야 할지 고민하던 팽도운과는 다르게 황보근의 한마디에 주위가 조용해졌다.
‘카리스마가 엄청난데?’
그런 황보근의 모습을 본 백은은 대단하다는 생각을 하였다. 처음에는 그저 그런 줄 알았는데 이렇게 보니 빙고은 다음으로 강한 실력을 가진 인물이었다.
“쳇.”
매영영은 또다시 입술을 삐죽거렸다.
“그만해, 영영아. 이런 모습 보면 또 아버지가 뭐라고 하시겠다.”
남궁연청이 매영영만 들리게 작게 말하였다.
“됐거든?”
그런 남궁연청의 말이 얄미운지 새침을 떠는 매영영이었다. 하지만 매영영과는 다르게 당필중은 자리에 앉지 않았다. 식탁 위에 올려 놓은 두 손만이 부들부들 떨리고 있었다. 이들에게 전혀 뒤처지지 않는 자신인데 이들에게 무시당하고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아무리 형님들이 그렇게 말하셔도 저는 그렇게 못하겠습니다!”
말을 한 당필중은 누가 말리기도 전에 씩씩거리며 백은에게 걸어왔다.
“이봐 좋은 말로 할 때, 그 고양이 건네지?”
당필중이 살기를 뿜으며 말했다. 아무래도 안 되겠다 싶었는지 뒤따라온 황보근이 강한 어조로 당필중을 말렸다.
“그만두라고 말했다. 당.필.중.”
“그만두지 못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당필중 역시 지지 않고 맞받아쳤다. 그러자 자리를 박차고 일어난 인물이 있었다.
그는 다름 아닌 팽도운이었다.
평소 거만한 면을 빼면 나름 괜찮다고 생각했지만 자신의 둘도 없는 친우인 황보근을 무시하는 말까지 들었는데 가만히 그를 놔둘 수는 없었다.
“다시 한 번 말해 봐, 당필중. 지금 뭐라고 말했지?”
분위기는 한순간에 다시 험악해졌다. 평소 잘 웃던 팽도운까지 이렇게 나오니 더 이상 말릴 사람들이 없었던 것이다.
“자자, 그만들 하시지요? 이건 저와 이쪽 분의 일이니 저희 둘이서…….”
“형씨, 미안하지만 가만히 있어 주지 않겠나?”
본의 아니게 백은이 중재하려 하였지만 당필중이 아닌 팽도운이 살기는 아니지만 거친 기운을 뿜어내며 당필중을 바라보았다.
“내, 내가 누군 줄 알고.”
“너의 눈에는 너, 자신만 보이나? 우리 황보세가는 눈에 보이지도 않을 정도로 작다는 것이냐!”
당문세가가 요즘 한창 잘나가고 있고, 그에 비해 황보세가는 조금 약해진 면이 없지 않아 있지만 절대 무시 할 곳이 아닌 황보세가였다.
소림사에 가려 그들의 권법이 조금 약해 보일 뿐이지 황보세가의 인물들과 비무를 해 본 이들은 절대로 그들의 주먹이 소림에 뒤떨어지지 않는다고 말을 할 정도였다.
“한 가지 말해 주지. 너의 당문을 자랑하기 전에 언행부터 조심해라.”
얼굴이 붉어지는 당필중을 뒤로하고 자신이 할 말을 한 황보근은 식사도 끝마쳤는지 위층으로 올라가기 시작했다. 그런 그의 행동에 말도 다 하지 못한 팽도운만이 난감한 상황에 이르렀다.
“흠흠. 아무튼 조심해, 당필중. 근이가 용서했으니 나도 이번만큼은 참는다.”
대충 자리를 때워 넘긴 팽도운 역시 자리로 돌아갔다. 그곳에는 험해진 분위기로 인해 그들을 바라보던 이들만 있었다.
쾅.
치욕적인 말을 들어 화가 난 것인지 당필중은 문을 걷어차고 밖으로 나갔다. 그런 당필중의 행동에 백은은 월화의 머리에 알밤을 선물했다.
“딱히 네 잘못은 아니지만 이렇게 되니 네 잘못 같지?”
“냐앙∼.”
미안하다고 말하는 것 같은 월화의 표정에 백은은 이번만이라며 넘어갔다. 하지만 이미 당필중과의 틀어진 관계는 되돌릴 수 없다고 생각했다.
‘보복만 해 오지 말아라.’
속으로 부탁 아닌 부탁을 하는 백은이었다.


제6장 세상일은 뜻대로만 되지 않는다(1)


당필중은 끓어오르다 못해 넘치는 분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몰라 안절부절못하고 있었다.
벌써 객잔을 박차고 나온 지 한 시진도 더 지난 상태였다. 그러던 중 당필중이 그들에게 딱히 할 수 있는 일은 없었다. 자신이 아무리 잘났지만 황보세가뿐만이 아닌 팽도세가와 그런 팽가와 조금 있으면 맺어질 화산파까지 적으로 돌릴 수는 없었다. 그리고 분명 제갈세가도 그들의 측으로 붙을 것이다. 그렇지만 그냥 넘어갈 수는 없는 일이었다.
‘너희들에게 복수하는 것은 나중으로 미뤄 주지!’
아직 정식적인 소가주는 아니었고, 설령 소가주라 하여도 이렇게 큰일을 터트리면 자신의 위치가 위험해질 수가 있었기에 당필중은 일단 이번 일은 그냥 넘어가 주기로 하였다. 물론 ‘그들에’ 한해서였다. 단 한 사람만은 그냥 넘어가 줄 수는 없었다.
“크크크.”
자신이 누구인가? 대당문의 인물이었다. 그것도 말단이 아닌 가주의 핏줄을 이은 인물! 그렇기에 그에게 복수를 할 방법은 수없이 많았다.
‘죽지 못하는 것이 억울할 정도로 만들어 주마!’
당필중의 눈이 번뜩거렸다. 방법은 물론 한 가지였다. 바로 독! 처음에는 조금 꺼려서 독을 들고 다니지 않았으나 집안 어른들의 부탁도 많았고, 우연히 들고 다녔던 독이 많은 도움을 주었기에 다른 당문의 인물들에 비해 적기는 하지만 이런저런 다양한 독과 그에 대한 해독제를 챙겨 가지고 다니는 당필중이었다.
‘무슨 독을 사용해 볼까?’
자신이 무슨 독을 가지고 있는지 한번 검토해 보는 당필중이었다. 어중간한 것은 안 된다. 그가 고통스러워하는 것을 보는 것만으로도 오늘의 화가 다 풀릴 정도로 괴롭게 만들어야 했다.
‘언제 다시 만날지 모르니 바로 효과가 일어나는 것을 사용해야 해.’
혹시 몰라 어울리지 않게 한쪽에 쭈그려 앉아 가진 독이란 독은 전부 다 꺼내놓는 당필중이었다.
“이건 꼭 사용해야겠군. 크크.”
남성이 남성이지 못하게 만드는 독을 꺼내 든 당필중은 내일 일어날 일을 생각하며 고른 독을 제외한 나머지는 전부 집어넣었다.
‘슬슬 돌아가야겠군.’
너무 늦기도 하였고, 가서 백은이 자는지 확인해 보고 싶었던 당필중이었다.
‘그러고 보니…… 흐흐.’
복면이 있다는 것도 기억해 낸 당필중은 문 밖에서 뿌리는 것이 아닌 직접 들어가서 뿌려 주기로 결정했다.
‘최후는 지켜봐 줄 정도로 나는 너그럽다고.’
생각만 해도 즐거워지기 시작한 당필중은 서둘러 객잔으로 돌아갔다.
타악.
“으응? 이, 이제 오십니까?”
모두들 자러 갔는지 1층에는 자신이 돌아오길 기다리는 객잔 인물이었던 한 명이 고개를 꾸벅거리며 졸고 있다가 당필중이 들어오는 소리에 허겁지겁 정신을 차렸다.
“다들 자러 올라갔는가?”
“예. 이미 오래전에 올라가셨습니다.”
아까 전의 살벌하던 눈빛을 기억한 그는 당필중의 말에 서둘러 대답했다. 하지만 곧 그는 마치 동료들이 당필중을 버린 것같이 말했다는 것을 생각하자 등 뒤로 식은땀이 흐르기 시작했다.
“그런가? 알았다. 그럼 아까 그 인간은 몇 번 방에서 묵고 있지?”
“예?”
너무 긴장한 나머지 다시 한 번 묻고 말았다. 그러자 당필중은 짜증난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그 서생 나부랭이처럼 생긴 녀석 말이다!”
“예, 예.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
그는 허겁지겁 뒤쪽에 있는 열쇠를 살피더니 당필중에게 백은이 있는 방을 알려 주었다.
“4번 방?”
“예. 올라가셔서 오른쪽 가장 끝 쪽에 있는 방입니다.”
“그래 수고해라.”
당필중은 말을 듣고는 바로 자리를 떴다.
‘쳇. 무림인이면 단가? 정보를 알려 줬는데 돈도 안 주고! 그건 그렇고 그 인간 참 딱하게 됐네.’
정작 자신이 팔아넘겼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 인물이었다. 그냥 힘없는 자신은 이렇게 할 수밖에 없다며 스스로를 위로할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