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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계의 대한제국 1(20화)
5장 격돌(5)
건국 2년의 서해교전이 끝나고, 해적들은 모조리 묶인 채 배에서 내려졌다.
크리브 또한 다른 해적들과 함께 꽁꽁 묶인 채 해안가 백사장에 끌려와 있었다.
남은 해적선들은 모두 줄줄이 꿰어서 1함대가 끌고 가 버렸기에 도망갈 수단도 없어져 버린 해적들은 자포자기한 심정이었다.
엄청난 숫자의 해적들이었지만 그들을 둘러싸고 있는 인원은 그다지 많지 않았다.
그렇다고 도망갈 마음이 생기는 것도 아니었다.
바다에서는 여전히 저 괴물 같은 배가 지키고 있었으며, 잊혀진 땅이 어디 함부로 발 디딜 만한 곳인가.
그런 그들 앞으로 한 사람이 섰다.
똑같이 흰옷에 두툼한 조끼를 입은 모습이지만, 어딘지 모르게 주변에서 자신들을 경계하고 있는 사람들과는 달라 보였다.
그 다른 부분이, 정확하게는 계급장이라는 것을 이들은 아직 눈치채고 있지 못하고 있지만 말이다.
“우선 내 소개부터 하도록 하지. 대한제국 해군 사령부 소속 대령 김상이라고 한다.”
불과 2년 전만 하더라도 김유신함의 부함장을 하던 김상 대위가 2년 만에 세 계급을 가파르게 오르며 대령이 되어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그동안 김유신함에 타고 있으면서 수많은 배들을 침몰시킨 화려한 전적을 쌓아 왔기 때문에 다른 어떤 사람들보다 가파른 계급의 상승이 가능했던 것이다.
실제로 청해 함대 소속 대원들에 대해서는 계급을 가급적 신속하게 올려 주고 있는 편이었다. 보통이라면 훈장 정도로 공을 치하하는 수준에 불과한 성과에도 진급으로 대처하여 빠르게 상위 계급을 탄탄하게 다지고 있었다. 이로써 징병된 국민들의 통제가 잘 이루어지는 것이었다.
어찌 되었든 그 김상 대위는 30대 중반에 대령이 되어 있었다. 그리고 그는 해군 사령부에 소속되어 참모 역할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번 작전지휘도 그에 의해 이루어졌고, 최대한 탄약 소비를 억제하라는 상부의 지시에 부합하여, 단 한 발의 함포사격으로 아군의 손실 없이 해적들을 일망타진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 해적들이 지금 그의 눈앞에서 묶인 채 얌전히 앉아 있었다.
“일단 사정 청취를 위해서 묻겠다. 너희들 왜 왔냐?”
해적들은 아무 말도 안 하고 그저 입을 다문 채 앉아 있었다.
그들이 그러든 말든 김상 대령은 계속 말을 이었다.
“다른 나라에선 해적들은 이유 불문 교수형이라지? 해적질은 나쁜 짓이야. 부모님이 안 가르쳐 주시던?”
그러나 해적들은 묵묵부답 말이 없었다.
“그리고 말해 두지만 너희들은 대한제국의 국가보안법, 외국인법 등을 위반하였고, 묵비권을 행사할 수도 있다. 변호사 선임의 권리도 있으면 좋겠지만, 공교롭게도 아직 변호사뿐만이 아니라 법원도 없는 실정이라 변호사 선임은 못 한다. 죄목이라는 게 만들어서 가져다 붙이면 죄니까. 어떤 죄목이 붙는지는 잘 모르겠다만 앞서 말한 두 가지는 확실하지. 무슨 뜻인지 알겠나?”
그는 한 해적의 앞에 서서 물었고, 묶인 채 꿇어앉아 있던 해적은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다는 표정을 지었다.
“간단히 말해서 니들은 나쁜 놈. 나쁜 놈은 벌을 받아야 마땅하다는 것. 알겠냐?”
그제야 이해했다는 듯이 그 해적은 고개를 살짝 끄덕여 보였다.
“그래. 좋아, 좋아. 그러면 여기서 너희들이 어떻게 하면 죄를 씻어 낼 수 있는가에 대해 말해 주지. 너희는 죄인이고 중요한 법을 최소한 두 개 이상을 어겼기 때문에, 10년간의 부역을 해야 해. 길다고? 그럼 다른 나라에 가서 교수형을 당하던가. 우리 대한제국이니까 이 정도로 관대하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 줬으면 좋겠어.”
그제야 해적들은 약간의 동요를 보이기 시작했다.
보통 같으면 이유 불문하고 꼼짝없이 교수형을 당해야 할 판국임에도 불구하고 살려 준다고 하니 귀가 솔깃하지 않을 수 없었다.
“10년 동안 죽을 만큼 부려 먹고 버리는 것 아니냐 라고 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십 년 후에는 대한제국 국민으로 살아갈 수 있게끔 해 주며, 그 뒤에 살아갈 수 있는 기반도 마련해 주겠다. 아, 그리고 우리 대한제국은 황제 폐하를 제외하고는 신분의 고하가 없으므로, 그때는 너희들도 대한제국의 국민으로 받아 주도록 하지. 이것 또한 외국인 관련법에 있는 내용이며, 십 년간 대한제국 국내에 거주하며 별문제 없이 지낼 경우, 영주권이라는 걸 주는 것이지. 원래 죄인이기에 영주권의 발부는 어렵고, 대신 귀화는 가능하니까, 국민으로 받아들여 주겠다는 거다.”
해적들의 동요가 더욱 커졌다.
“자자, 시간은 금이다. 선택을 할 시간이다. 방금 전에 내 말대로 할 의사가 있는 놈들은 저쪽에 마련된 등록처에 순서대로 줄을 서서 실명과 나이 등 간단히 인적 사항을 기재하면 된다. 그게 싫다면 타국으로 추방당해 교수형을 당하던가. 어서 움직여!”
그가 가리키는 곳을 보니 몇 개의 테이블과 의자가 준비되어 있고, 병사들 일부가 대기하고 있었다.
해적들 상당수가 벌떡 일어나 접수처로 뛰어갔다. 죽는 것보다는 일단 살고 보자였고, 그들의 삶에 대한 집착은 그만큼 강했다. 오죽하면 굶어 죽을 판국이라고 잊혀진 땅이라는 미지의 땅에 대한 침략을 하려고까지 들었겠는가.
그러나 여전히 수십 명의 해적은 그 자리에 앉아 있었다. 크리브와 딕을 비롯하여 그들의 부하들이었다.
“난 뼛골까지 뱃놈이라 배에서 내리는 일이라면 죽으면 죽었지 못하겠수다.”
딕이 투덜거렸다.
“우리 모두 두목과 같소!”
한 무리의 해적들이 외치자 딕이 버럭 소리를 질렀다.
“두목이라니! 선장님이야, 선장님!”
가만히 지켜보던 크리브는 그런 모습에 킬킬거렸다.
“크크큭. 딕, 네 배는 저기 바다 밑에 있는 걸로 안다만.”
“시끄러! 어떻게 똑같이 마주 부딪쳤는데 내 쪽이 박살 나냐고. 이건 사기야. 체급을 생각해도 내 쪽이 더 컸다고!”
“그러니까 머리가 나쁘다는 거야, 딕. 이 나라 배들은 나무로 만들지 않은 거 같아. 마치 무쇠 덩어리로 만든 배 같다고나 할까.”
“너야말로 말도 안되는 소리 하지 마라, 크리브. 어떻게 쇳덩어리가 물 위에 떠 있을 수 있다는 거냐!”
“몰라. 마법을 썼을 수도 있겠지. 하여튼 대한제국이라는 나라는 세계 최강의 해군력을 가진 나라라는 것에 내 이름을 걸고 말할 수 있어. 아마 울린 제국의 마동포에도 꿈쩍도 안할 테지. 기껏해야 돛이 타는 정도로 그칠걸? 그마저도 저기 바다 위에 있는 저 커다란 녀석에게는 쏘지도 못하고 박살 나겠지만. 크크크크.”
상당 부분을 날카롭게 파악하고 있는 크리브였고, 그런 크리브의 관찰력에 김상 대령은 살짝 표정이 바뀌었다.
“오호? 그래도 보는 눈은 있는 녀석일세. 근거 없이 무식한 놈하고는 틀린데? 이름은?”
“군인 나리, 방금 전에 들었잖수. 크리브라고 크리브. 확실히 저 녀석이 근거 없이 무식하긴 한데, ‘무식한 놈이 힘은 세다.’라는 말을 명심해야지.”
주변 병사들은 해적들이 대거 이동한 덕에 경계도 허술해져 있었고, 크리브는 그 틈을 노리고 있었던 것이다.
딕은 그저 고집 피워 보다가 크리브가 눈짓하는 걸 보았고, 금방 상황을 파악하면서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럼 간만에 몸 좀 풀어 볼까나.”
딕이 모래를 툭툭 털면서 일어나자 김상 대령은 웃는 얼굴로 조용히 말했다.
“꿇고 있어.”
그러나 전혀 다른 나라 이야기인 양 귀를 후비적 파낸 딕은 이윽고 힘을 주어 자유를 속박하고 있는 줄들을 끊어 내기 시작했다.
“그러기에……는! 곤란하지!”
― 투둑! 후드득.
그리고 성큼 김상 대령에게 한 발 다가서는 딕이었지만 그는 표정 하나 변하지 않았다.
“꿇어!”
― 탕!
오히려 더 강압적으로 한마디 외치며 그는 K―5 권총을 꺼내어 허벅지를 쏘았다.
그 순간 딕은 끈 떨어진 인형마냥 바닥에 풀썩 주저앉았고, 이윽고 극심한 고통이 밀려오기 시작했다.
근처에 남아 있던 해적들뿐만이 아니라 접수처로 이동한 해적들도 놀라서 모두들 고개를 돌리고 쳐다보았다.
“끄으으으으윽!”
허벅지에 조그마한 구멍이 뚫려 있을 뿐이었지만 딕은 극심한 통증을 호소했다.
근거리여서 그런지 총알은 확실하게 관통하여 반대쪽까지 뚫어 버린 상황이었다.
갑작스런 굉음과 보이지 않는 화살이 딕의 허벅지를 꿰뚫어 버리자 크리브는 놀라움을 금할 수 없었다.
도대체 어떤 마법을 썼단 말인가. 캐스팅도, 시동어도 외치지 않았다. 더불어 스크롤을 찢는 것도 아니었다.
그저 저 한 손에 들려진 거무튀튀한 쇳덩이를 꺼내 들었을 뿐이었다.
분명 굉음과 함께 무언가 옆으로 튕겨 나가는 걸 얼핏 본 것 같기는 했지만, 도저히 이해하기 힘들었다.
더불어 평상시 칼에 베이거나 눈먼 화살에 맞아도 꿈쩍도 하지 않던 딕이 엄청난 고통을 호소하며 주저앉아 버렸으니, 할 말을 잃어버린 상황이었다.
“위생병 부르고 치료해. 총에 맞고 울부짖지 않는 것을 보니 근성 하난 있네.”
김상 대령은 옆에 떨어진 탄피를 주웠다. 지금은 탄피 하나조차도 매우 귀중했기 때문에 철저하게 회수를 하는 것이다.
“자, 또 바람구멍 시원하게 뚫리고 싶은 놈 있으면 반항해 봐. 이번에는 네놈들 머리통에 직접 뚫어 줄 테니까. 방금 전처럼 봐주지는 않는다고.”
딕의 부하들은 그들의 선장이 힘도 한 번 못쓰고 주저앉아 버리자 완전히 풀이 죽어 버렸다.
그들은 조용히 일어나 다른 해적 무리들이 있는 접수처로 천천히 이동했다.
남은 것은 크리브와 그의 부하들이었다.
“크리브라고 했던가. 슬슬 저쪽으로 가던가 아니면 정말로 죽던가. 둘 중 하나인데, 어떻게 할 텐가?”
김상 대령은 크리브의 앞에서 선택을 종용했고, 크리브는 표정을 일그러뜨리며 매우 고민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한참을 고민하는 듯하던 크리브는 조용히 입을 열었다.
“내 뒤에 있는 저들은 해적도 아니고 내 부하도 아니다. 그러니까 저들은 그냥 풀어 주는 게 어때?”
김상 대령은 남아 있는 사람들을 훑어보았다.
“다들 니 부하라는데?”
아무도 그렇게 말하는 이가 없었지만 처음 붙잡을 당시부터 대략적인 숫자와 소속된 배에 대한 파악은 이미 마쳐 둔 상태였다. 즉 이제 와서 부하가 아니라는 크리브의 말에는 동의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여자와 부상자도 있는데, 저들까지 내 부하란 말이냐?”
김 대령이 부관에게 손짓을 하자 부관은 파일 하나를 건네주었다.
파일을 뒤적이던 그는 여자 한 명과 묘한 부상자들이 소속된 배가 크리브의 배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여자 해적 하나에 혀 잘린 해적, 손목 힘줄 잘린 해적, 거시기 잘린 해적. 그리고 염장질당한 해적. 음음, 다들 네 부하로군.”
“이봐 형씨. 저기 내 뒤에 있는 녀석들 전∼부 내 부하가 아니거든? 그리고 해적도 아니고 말이야. 해적은 나 하나뿐이라고. 크크크. 저놈들은 모두 다 내 노예에 불과해. 그러니까 저 녀석들은 풀어 줬으면 하는데 말이야.”
이건 또 무슨 뻔뻔한 소리인가?
어이가 없는 상황이었다. 저들 모두가 자신의 부하가 아니라니. 노예에 불과하다니.
김상 대령은 그런 크리브를 보면서 어렴풋이 뭔가가 있음을 알게 되었고, 주변을 경계하는 부하들을 약간 뒤로 물렸다.
그리고 크리브 앞에 쭈그려 앉아 조용히 말을 건넸다.
“보아하니 뭔가 사정이 있어 보이는데, 뭐냐 네놈 정체는? 다른 놈들이야 확실히 해적이다만 네놈을 비롯해서 네놈 부하들은 도저히 해적으로는 보이지 않는군. 특히 이 상황에 이르기까지 말 한마디 하지 않는 녀석들은 네놈 부하들이 유일하다. 마치…… 한 나라의 군대와 같더군.”
크리브는 살짝 동요한 모습을 보였다.
미약한 반응이었지만 김 대령은 놓치지 않았다.
“그리고 말이지. 네놈들이 왜 이 땅으로 온 건지에 대해서는 나름 추측해 봤는데, 1년 전 40척의 선단이 사라진 것이 원인이 아니냐?”
살짝 떠보자 확실한 반응이 있었다. 크리브의 눈썹이 살짝 꿈틀하는 것을 확실히 포착한 김 대령은 이제 확신을 가졌다.
“1년 전 40척의 대선단을 이끌고 사라져 버린 수수께끼의 인물들.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나 틸트항의 모든 교역품과 노예들을 싹쓸이하다시피 하여 홀연히 사라진 이들. 어디에서 나타난 존재인지 모르지만 확실한 것은 마나석을 길가의 자갈마냥 뿌려 대는 자금력을 지니고 있다는 것. 그들의 뒤를 쫓아 이곳 잊혀진 땅에 발을 디딘 것 아닌가?”
역시나 동요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확실히 잊혀진 땅에는 그만한 재원이 있지. 암, 있고말고. 마나석이야 그저 길 가다 줍는 돌멩이마냥 구할 수 있는 곳도 있지.”
그 순간 크리브를 비롯한 몇몇 그의 부하들의 고개가 번쩍 들려졌다.
설마 했던 것에 대한 사실을 확인받았으므로 그 놀라움은 더욱 커졌다.
워낙에 조용히 말하고 있었기에 접수처에 줄 서 있는 해적들에게는 들리지 않았지만, 크리브와 그의 부하들에게는 확실히 들렸다.
“역시 마나석이 목적이구먼. 저 녀석들을 보면 잊혀진 땅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올 생각도 못 했을 것이고……. 네놈이냐? 저놈들을 선동해서 끌고 온 게.”
다시금 고개를 숙이며 대답을 회피하는 크리브였다.
아무래도 대화가 길어질 듯하자 김 대령은 부관에게 테이블과 의자를 준비시켰고, 크리브와 김 대령은 마주 앉았다.
“지금까지의 딱딱한 이야기는 일단 접어 두고, 긴장 풀고 있으라고. 무엇부터 해 볼까. 그래, 부모님은 잘 계시는가? 살아 있으시다면 분명 어딘가에서 자식 걱정을 하면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겠지. 아마 너라는 아들내미를 얻었다고 매우 기뻐하며 미역국을 드셨을 모친 생각은 해 본 적 없는 건 아니겠지? 분명 너희 부모님은 자식 잘되라고 애지중지하며 너를 키웠을 텐데, 자식이 해적이 되었다고 하면 부모님의 심정은 어떻겠나. 생각해 본 적 있나?”
주절주절 부모님 이야기부터 해서 김 대령은 따스한 오전 햇살이 내려 비치는 해변가에서 때아닌 수사 반장 역할을 하고 있었다.
“……그러니까 걱정하는 네 형제들도 있는데 해적질해서야 쓰겠냐는 말이지.”
“……저기.”
“응? 아아, 김 반장님이라고 불러. 편하게 형님이라고 해도 괜찮고. 응?”
“그러니까 사실은…….”
“아아, 이제 말할 생각이 들었구나? 그래 알았다. 일단 밥부터 먹자. 배고프지? 여기 자장면 두 그릇.”
완전히 쇼를 하는 김 대령이었고, 부관은 땀을 삐질 흘리고 있었다.
장장 두 시간 동안 무슨 이야기를 그리 오래 하는지, 크리브와 그의 부하들을 제외하고는 이미 다른 곳으로 모두 후송되어 없는지 오래였고, 크리브의 부하들은 땡볕 아래 백사장에서 두 시간 동안이나 노출되어 일사병이 걸릴 지경이었다.
파라솔 아래 그늘에서 대화를 하던 김 대령은 별문제가 없었지만 주변에서 경계를 서던 부하들도 슬슬 한계에 다다라 있었다.
그것은 크리브도 마찬가지였고, 더 이상 참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기에 말을 꺼냈지만, 김 대령은 엉뚱하게도 부관에게 자장면을 주문하는 것이 아닌가.
크리브는 탁자 위로 엎어지며 중얼거렸다.
“이제…… 그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