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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집 영웅 폴 1(5화)
2장. 사냥꾼이 용병이 된 까닭(2)


아무튼 그런 내 질문에 미케는 뻔한 걸 뭘 물어보느냐는 투로 말했다.
“너도 알면서 뭘 물어보냐? 당연히 로이어와 얀이지.”
그래. 그래도 혹시나 해서 물어봤다.
로이어 제국과 얀 제국은 제국이라는 이름에 걸맞지 않게 틈만 나면 싸웠다. 애들이 심심하면 땅따먹기를 하듯 그 두 제국은 늘 그랬다. 그런데 문제는 그놈들이 싸우면 괜히 아국인 하인스까지 피해를 본다는 것이다.
우리 하인스 왕국은 일단 명목상 로이어 제국과 동맹 관계였기 때문이다.
사실 말이 동맹이지 이건 뭐 속국이나 다름없었는데 그래도 하인스로서는 어쩔 수가 없었다. 지리적인 위치 때문이었다.
하인스는 동쪽으로는 로이어 제국, 남쪽으로는 얀 제국과 국경선을 마주하고 있다. 한데 남쪽에는 바르데인 산맥에 가로막혀 비교적 얀 제국의 침공으로부터는 안전하게 방비를 갖출 수가 있었다.
하지만 동쪽은 그야말로 허허벌판. 만일 로이어 제국이 침공한다면 그대로 쓸려 버릴 위험성이 다분했다. 결국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로이어 제국과 동맹을 만들어 가야만 했다.
때문에 그들이 어떤 요구를 걸어 와도 우리로서는 승낙할 수밖에 없는 입장인 것이다. 지금까지의 역사를 살펴보면 그들은 전쟁 시 늘 우리에게 군량미와 병력을 요구했다. 가뜩이나 나라 살림도 부족한 우리로서는 그럴 때마다 고난의 계절을 보내곤 했다.
남들은 얀 제국의 대륙 침공 야욕에 맞서는 로이어 제국을 위대하다고 볼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하인스에 사는 사람들은 얀이나 로이어나 나쁜 놈들이기는 매한가지였다.
힘없는 나라의 설움이지, 뭐.
“그런데 이번에는 무슨 일이래? 한동안 잠잠하지 않았나?”
“듣기로는 얼마 전 로이어에서 황태자 문제로 인해 피바람이 불었다더군. 그 잠시 약해진 틈을 놓칠 수 없었던 거겠지. 초반에 상당히 피해를 본 모양이야. 전선이 뒤로 많이 밀렸다고 하더군.”
“이거 큰일인데? 보아하니 또 병력 파병을 요청할 듯싶은데?”
“맞아. 며칠 전 사신이 도착해 그런 말을 했다더군. 그런데 문제는 이번 파병에 이곳 밀자크 남작 역시 참전한다는 소문이 돌아서 말이야. 나는 그게 걱정이다.”
나는 이곳 밀자크 남작을 떠올렸다. 뒤룩뒤룩 살찐 돼지 같은 인물이었는데 겉모습과는 어울리지 않게 권력욕이 많은 사람이라 했다. 수군거리는 소리가 결코 이곳 변방에 있을 사람은 아니라고 했으니…….
‘결국 중앙 진출을 노린 건가?’
뻔했다. 윗분들한테 잘 보이겠다는 심산이다.
“병력 규모는 어떻다고 해?”
가장 중요한 질문이었다. 남작의 사병이라고 해 봐야 100여 명도 채 안 될 터.
사실 하인스에서 사병이나 기사단의 숫자에 큰 제한이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대개 남작들의 형편은 이 정도였다. 늘리고 싶어도 사실 뭐가 있어야 늘리든가 말든가 하지.
용병을 끌어 모은다고 해도 그다지 환영받지 못할 숫자라고 보이는데.
“나도 자세한 건 잘 모르겠다. 중요한 건 벌써부터 용병들을 모집한다고 그쪽은 꽤나 분주하다는 거지. 휴우.”
“너도 참 고생이구나.”
하지만 나나 미케나 이미 최악의 가정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
‘설마 아무리 중앙 진출에 욕심이 나도 남의 나라 전쟁에 그따위 짓을 하지는 않겠지.’
그러나 나는 몰랐다. 귀족에게 있어 권력이라는 게 자신을 벼랑 끝으로 몰아넣을지라도 꼭 가지고 싶은 달콤한 마약과도 같다는 것을.
찜찜한 기분을 안은 채 나는 바르데인 산맥을 둘러보기 위해 길을 떠났다. 바르데인 산맥은 그다지 험한 지형은 아니었기에 살펴보는 데 큰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었다. 다만 역시나 갑작스럽게 불어난 몬스터들 때문에 몇 번 큰 고비를 넘기긴 했다.
“아무래도 산을 넘어 이쪽으로 몰려드는 것 같은데. 도대체 반대편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나는 거지?”
바르데인의 반대편이라면 바로 얀 제국의 영토다. 언제나 얀 제국이라면 먼저 의심부터 하고 보는 나였기에 뭔가 심상치 않은 일이 벌어졌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위험하지만 한번 가 봐야겠군.”
자세한 정황을 위해 나는 어려운 결심을 했다. 몬스터도 몬스터지만 행여 정말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거라면 자칫 내 목숨을 부지하기도 어려웠다. 장가도 못 가 보고 죽을 수는 없다는 게 내 신조였지만, 그래도 아무것도 못해 보고 정말로 무슨 큰일이 일어나 죽는다면 그만큼 개죽음도 없을 터였다.
죽어도 무슨 일인지는 알고 죽는 게 차라리 더 나았다.
몬스터들의 눈을 피해 가며 겨우 겨우 산등성이를 지났을까?
“아, 젠장! 젠장! 도대체 왜 이런 짓을 해야 하는 거지?”
나는 갑작스럽게 들려오는 사람의 말소리에 다급히 주위의 나무 위로 올라가 몸을 숨겼다.
저벅저벅.
말소리와 함께 이쪽을 향해 다가오는 여러 명의 발걸음 소리. 잠시 뒤 그들이 비로소 몸을 드러냈을 때 나는 깜짝 놀라야만 했다.
“도대체가 말이야, 이런 산 구석에서 뭘 하겠다는 건지.”
“낸들 알겠나. 뭘 찾아야 한다니까 그러려니 하는 거지. 우리 같은 말단 병사가 위대하신 나라님의 뜻을 어찌 알리오.”
알 수 없는 말을 지껄이며 사라져 가는 그들의 뒷모습에 나는 한동안 눈을 떼지 못했다.
‘저, 저놈들은?’
익숙한 복장. 얀 제국 정규 군사의 복장이었다.
나는 잠시 혼란스러웠다. 어째서 얀 제국의 병사들이 난데없이 바르데인 산맥을 뒤지고 있는 것일까? 그러던 중 그들이 했던 말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뭘 찾아야 한다라…….’
그것이 물건인지 장소인지 혹은 사람인지 알 수는 없었지만 얀 제국이 일을 벌이는 것을 보아서는 허투루 여길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었다.
‘쫓아가 보자. 뭔지 알 수 있겠지.’
그때부터 나는 은밀히 녀석들의 뒤를 밟기 시작했다. 산에서만 살아온 사냥꾼의 실력이 유감없이 발휘되는 순간이었다.
그리고 그렇게 얼마를 더 갔을까?
“이, 이럴 수가!”
나는 드러난 광경에 차마 입을 다물지 못했다.
산을 깎아 평평하게 다진 바닥에는 셀 수도 없이 많은 군막에 세워져 있었다. 그 위를 병사들이 바삐 움직이고 있었고, 노예로 보이는 사람들은 어딘가를 향해 힘없이 걸어갔다. 그들이 향한 곳은 더 이상 산이라고 부르기에도 민망해 보이는, 시뻘건 흙이 그대로 드러난 민둥산.
그곳에는 누군가가 뚫어 놓은 듯 수없이 많은 굴이 산맥을 따라 길게 늘어서 있었다.
그 순간 내 머릿속은 맹렬하게 돌아갔다.
중요한 뭔가를 비밀리에 찾는다. 그리고 그것은 바르데인 산맥 안에 있다. 하지만 이 일은 대규모 토목 공사로, 자칫 적들의 눈에 발각될 우려가 있다. 그러면 금방 그 이유를 알게 될 테고 비밀로 하고자 하는 얀 제국으로서는 손해가 아닐 수 없다.
이곳을 들키지 않게 하기 위해 그들이 할 수 있는 것.
‘어차피 철저히 숨기는 것은 무리일 테지. 그렇다면 아예 이쪽으로 시선이 쏠리지 않도록 이목을 다른 곳으로 돌리는 수밖에 없나?’
순간 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가는 단 한 가지 단어.
“전쟁!”
얀 제국의 선제공격으로 시작된 이번 전쟁. 설마 그 숨은 목적이 이곳을 숨기기 위함은 아니었을까?
물론 내 억측일 수도 있었다. 쥐뿔 아는 것도 없는 내가 내린 결론이다. 하지만 신빙성이 없다고도 말하지 못할 것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지금 로이어가 비록 잠시 힘이 약해졌다고는 하나 그게 얼마 가지는 못할 것이다. 제국은 제국. 얀 제국이 호기를 잡아 선제공격으로 잠시 이득을 얻기는 했으나 그것도 결코 얼마 가지 못할 것이다.
그만큼 두 나라의 힘은 그 우열을 가리기 힘들었다.
때문에 두 나라의 싸움은 대부분 국지전 양상을 보였다. 하지만 이번은 달랐다. 로이어와 얀 제국 국경의 전역에서 동시에 공격이 시작되었다.
로이어도 피해였지만 얀으로서도 피해였다. 그런 피해를 알면서도 굳이 전쟁을 시작한 이유.
이곳에서 그들이 찾고 있는 것이 그런 피해를 감수하면서도 찾아야 할 만큼 대단한 것이란 말일까?
모르겠다. 하지만 이것 한 가지만큼은 확실하다. 이를 하인스에, 밀자크 남작에게 알려야 한다는 것. 바로 눈 밑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는데 파병을 했다가는 무슨 일이 벌어질지 알 수 없다.
나는 황급히 그 자리를 벗어나 서둘러 마을로 돌아갔다.
그런데…….
“흑흑흑.”
“여보오오오.”
무려 일주일 만에 마을로 돌아온 나는 잠시 바뀐 마을 분위기에 적응하지 못했다. 넉넉하지는 않아도 언제나 웃음을 잃지 않았던 마을에 줄초상이라도 난 듯 잔뜩 먹구름이 끼어 있었기 때문이다.
“미케! 미케!”
나는 당황하여 미케를 찾았다. 하지만 어디를 가도 미케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미케뿐만이 아니었다. 내 친구들을 비롯해 마을 남자들 모두가 증발이라도 한 듯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결국 미케의 집으로 달려간 나는 그곳에서 미케의 부인인 시멜을 볼 수가 있었다. 그녀는 어두운 방 안에서 눈물을 흘리며 힘없이 앉아 있었다.
“시멜! 시멜!”
아무리 불러도 꿈쩍도 하지 않던 그녀는 겨우 내 목소리를 들은 듯 그 공허한 눈동자로 나를 바라보았다.
“폴…… 왔구나.”
얼마나 울었는지 잔뜩 갈라져 나오는 목소리. 나는 그녀의 어깨를 부여잡으며 소리쳤다.
“도대체 이게 어떻게 된 거야? 마을이 왜 이래? 미케는? 다른 사람들은 다 어디로 간 거지?”
“다…… 죽었어. 아니, 죽을 거야.”
“죽을 거라니? 도대체 무슨 소리야? 알아듣게 자세히 설명 좀 해 봐!”
도무지 알 수 없는 말을 중얼거리는 시멜의 말에 나는 충격을 받은 그녀가 안쓰러웠지만 자세한 정황을 위해 계속해서 다그칠 수밖에 없었다. 그런 내 노력에 그때서야 시멜은 뭔가가 정리되는 듯 천천히 말을 이었다.
“엊그제 우리 마을에…… 기사들이 왔었어.”
“……!”
뭔가 불길한 예감이 온몸을 휩쓸고 지나갔다.
‘서, 설마…….’
그러나 설마는 언제나 사람을 배신했다.
“그들이 와서 마을 남자들을 다 잡아갔어. 전쟁에 나갈 거래…….”
“미친 새끼!”
나는 그 말에 저도 모르게 욕설이 튀어나왔다. 우리나라의 전쟁도 아닌 타국의 파병에 이처럼 강제징병이라니. 그야말로 미친 것이 틀림없다. 행여 패배라도 하는 날에는 녀석은 끝장이다.
하지만 녀석이야 끝장이 나든 말든 상관없다. 중요한 건 그딴 미친 녀석 하나 때문에 희생될 우리 마을 사람들이다.
당장 마을 남자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 마을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얀 제국의 대규모 병력이 있다. 물론 그들의 목적은 아국의 침공이 아닌 단순히 뭔가를 찾기 위함으로 보이지만 그 찾고자 하는 것이 발견되지 않는다면 가까운 이곳까지 위험에 처할 수가 있었다.
‘빌어먹을, 하필이면 이런 때.’
뭐 하나 제대로 돌아가는 게 없었다. 사사건건 하인스를 괴롭히는 얀 제국이 원망스러웠고 그런 음모도 모른 채 모든 것을 올인하려는 밀자크 남작 역시 원망스러웠다.
그러나 그런 것을 알면서도 내가 딱히 할 수 있는 것은 없었다. 나는 일개 사냥꾼에 불과하니까.
“폴, 이제 어떻게 하지? 응? 우리 미케가, 미케가……. 흐흐흐흐흑.”
마르지 않는 샘처럼 시멜의 눈에서는 눈물이 끊임없이 솟아 흘렀다. 그녀는 나를 부여잡은 채 그렇게 몇 시간이고 울음을 터뜨렸다.
“괜찮아. 괜찮을 거야, 분명.”
나는 그저 이 말밖에 해 줄 수가 없었다.
울다 지친 것인지 아니면 그대로 혼절을 한 것인지, 마치 정신을 잃은 듯 잠이 들어 버린 시멜을 침대에 뉘이고 나는 씁쓸히 친구의 집을 나섰다. 여기저기서 흐느끼는 소리가 들려오는 마을에서 도망치듯 빠져나와 나는 숲 근처에 위치한 내 작은 오두막집으로 돌아왔다.
연이어 벌어지는 수습 불가능한 사태에 머리가 지끈지끈 아파 오자 나는 잠시나마 쉴 요량에 그대로 다이빙하듯 침대에 몸을 날렸다.
콰직!
“큭!”
하지만 뭔가가 부서지는 소리와 함께 나는 절로 신음을 흘려야 했다.
‘제길 그러고 보니 우리 집 침대는 쿠션이 없었지.’
정말 되는 일 하나 없군.
그렇게 온몸에 퍼져 나가는 짜릿한 고통을 느끼며 나는 그 자세 그대로 잠시 눈을 감았다.
“후우…….”
절로 퍼져 나가는 한숨. 도대체 무얼 어떻게 해야만 할까?
한 가지 답은 있었다. 내가 본 사실을 밀자크 남작에게 알리는 것. 그러나 문제는 어떻게 그 사실을 알릴 수가 있겠느냐 하는 것이었다.
이대로 그냥 가서 기사 한 명 붙잡고 밀자크 남작을 뵙길 청한다고 하면 ‘아, 그러세요?’ 하면서 순순히 데려가 줄 리 만무하다. 오히려 내가 이 마을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되면 나 역시 강제로 징집해 버릴 것이다.
징집되는 게 무서운가?
나는 홀로 질문을 던져 보았다.
‘아니. 나는 그런 게 무서운 것이 아니야. 어차피 친구 녀석들까지 다 잡혀간 마당에 나 혼자 남아 봐야 미안할 뿐이지.’
그렇다면 죽는 게 무서운가?
‘그것도 아니야. 단순히 죽는 게 무서웠다면 감히 학살자와 맞설 용기조차 내지 못했을 테니까.’
네가 무서운 건 뭐지?
‘내가 무서운 건 바로 개죽음이야. 이대로 전쟁터에 나가면 필시 아무것도 모른 채 어딘가에서 화살받이로 쓰이다 죽겠지. 그런 비참한 죽음이 나는 무서울 뿐이야.’
하인스 왕국이 위기에 빠져 전쟁터에 끌려갔다면 적어도 나라를 위한다는 명분에 기꺼이 죽어 줄 수도 있다. 그러나 이번 전쟁에서 죽는다면 그것은 그야말로 개죽음이었다. 우리에겐 목적도, 의지도 없었다. 투견처럼 싸우라니까 싸울 뿐.
나만 쏙 빠지는 게 미안하지만 어쨌든 나까지 징집되어 버리면 곤란하다. 단순히 나 자신의 안위 때문이 아니었다. 만일 그렇게 되면 남작을 만나는 건 영영 요원한 일이 되어 버리고 만다. 기사들이란 종자는 평민들을 무시하는 경향이 있어서 만나기조차 힘들 뿐만 아니라 얘기를 들어 줄지도 의문이다.
다른 방식으로 접근을 해야 했다.
그리고 그렇게 한참을 고민한 끝에야 나는 한 가지 방법을 찾을 수 있었다.
“그래, 용병이 되자.”
용병이 되어 참전하는 것이다. 용병이 되면 적어도 기사들과 만나는 것은 훨씬 수월할 것이다. 왜냐면 용병은 거칠기도 하거니와 일반 사람들보다 전투 능력이 더 좋기 때문에 기사나 혹은 선임병들이 관리를 하게 될 것이다.
그들을 통해서라면 어쩌면 내 말을 전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정말이지 이것은 일생일대의 도박이었다. 잘만 되면 이번 파병이 흐지부지될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나는 그야말로 스스로 덫에 걸린 꼴이 될 것이다.
나는 떠나기 전 돈이 될 만한 것들을 모았다. 돈이면 뭐든지 다 되는 세상. 돈은 필수였다.
하지만 집에 현금이 있을 리가 없었다. 특히 저번에 학살자를 없애기 위해 공성용 기름을 잔뜩 산 터라 난 거의 빈털터리나 마찬가지였다. 어쩔 수 없이 그간 모아 놓았던 가죽들을 챙겼다. 혹시 모르기에 나는 아버지가 남겨 주신 오우거 가죽까지 챙겼다.
그리고 그 길로 즉시 영주성으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