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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스크 1권(2화)
1. 마지막 드래곤 아르테미스(2)
아스트라 대륙의 사회구조는 대부분의 국가가 귀족을 중심으로 하는 신분제 사회를 이루고 있다. 영지를 기반으로 하는 봉건제와 중앙집권의 군주제가 혼용되어 있었다. 이종족 국가를 제외하고는 귀족, 평민, 농노, 노예로 이루어진 신분제 사회인 것이다.
철저한 귀족 중심의 체계로 정치, 경제, 문화가 귀족을 중심으로 이루어진다. 그들 중에서도 미들네임에 ‘칸’을 사용하는 세습영지를 가진 영주들과 미들네임에 ‘드’를 사용하는 중앙정부 관료의 영향력은 지대하다.
기사와 마법사는 왕국 간의 이합집산과 정복 전쟁 등에서 크게 활약하였다. 그들의 역할과 영향력 증대는 신진 귀족으로 자리를 확고하게 하였다.
여기까지는 지나온 지구의 중세 시대와 비슷하였다. 아스트라 대륙은 10년에 걸친 독립전쟁으로 인해 성비가 무너져 3:7 정도의 심한 불균형을 이루었다. 각국은 2, 30대의 병적 자원의 고갈로 인해 여성에게로 눈을 돌리게 된다.
그 결과 많은 수의 여마법사와 여기사의 등장을 가져왔다. 그동안 성적 도구와 재산 정도로 취급받았던 것에서 인적자원으로 인식이 변화되었다.
또한 많은 전쟁에서 중추적 역할을 하던 고위 마법사의 전사는, 많은 마법의 실전과 인적자원의 손실을 가져왔다. 더 이상 희생되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 마법사들은 자신들만의 세력을 이루게 된다. 마탑 아래 하나가 되어 마법사의 이익을 대변하게 되었다.
그동안은 국가나 영주에게서 경제적인 지원을 받고, 그 대가로 예속되는 종적인 관계였다.
위기를 느낀 마법사들은 다른 방법을 모색하게 된다. 마법사들은 우선 경제적인 의존에서 자유롭기 위해 마법을 전쟁 이외의 방법으로 사용하게 된다.
백마탑과 흑마탑을 중심으로 모인 마법사들은 사회, 문화, 의료 부분 등에 개입하였다. 생활을 풍족하게 해 주는 편리한 아티팩트를 개발했다. 흑마탑의 세균과 유전 연구에 의해 많은 질병과 전염병 등이 극복되었다. 또한, 종자의 개량이 이루어져 수확량의 증대가 이루어졌다.
이러한 급속한 변화는 마치 지구의 산업혁명과도 같았다. 그러나 이러한 혜택의 대부분은 귀족과 일부 상인들에게 편중되었다.
계층 간의 격차는 더욱 심화되어 갔지만, 마법사들은 경제적인 독립을 이루어 내었다. 국가나 영주들과의 관계를 횡적인 동반자 위치로 격상시키는데 성공했던 것이다.
앞으로 정우가 새로운 인생을 살아가야 할 환경인 것이다.
인간들이 무리를 이루어 살아가면 어떤 형태이던지 ‘힘’이 절대선이 된다.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권력과 금력이라는 형태의 힘이, 중세의 아스트라 대륙은 무력이 절대선인 것이다.
도덕과 정의보다 무력이 우선하는 아스트라 대륙은 ‘승리한 자가 모든 것을 갖는다.’ 라는 절대명제만이 존재할 뿐이다.
이러한 점에서 절대적으로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정우는 아르테미스의 모든 마법 지식이 있고, 얼마든지 성취 가능한 육체적인 기초를 가지고 있었다.
아스트라 대륙의 강자는 7명의 7서클 마도사와 약 30명에 이르는 소드 마스터들이 있다. 최우선의 목표는 이들을 뛰어넘는 성취를 이루는 것이다.
아르테미스의 지식은 방대했다. 마법이외에도 독특한 마나 운용에 의해 소드 마스터에 이르는 방법이 있었다.
정령술 등의 모든 분야에서 심도 있는 지식을 갖추고 있다. 활성화된 뇌로도 전부 수용하는 것은 불가능할 정도이다.
정우는 필요한 지식의 우선순위를 정해서 취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다. 아르테미스의 당부도 있었지만 역시 최우선은 마법의 수련이다.
드래곤의 마법을 전부 익힌다면 절대자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마법을 메인으로 하여 보조는 정령술로 검술은 비만방지의 헬스 수준이면 족하고 생각했다.
마음을 정했으니 즉시 실행에 옮기기로 했다. 이렇게 정우는 아스트라 대륙에서 새로운 인생의 첫발을 떼었다.
2. 마법만이 나의 길(1)
아스트라 대륙은 하루가 20시간이며, 1달은 40일, 1년은 10개월로 나누어진다. 1시간의 단위가 지구보다는 약간 길었다.
대체적으로 석 달간의 봄과 가을, 두 달간의 여름과 겨울로 사계절이 뚜렷한 편이다.
레어에서 단조로운 수련 생활이 시작되었다. 아침 5시에 일어나 1시간 정도 아르테미스 검술로 신체를 단련한다. 서른 이후 배가 나와 고생해 특히 신경 써서 운동을 했다.
검술을 마치고 물의 정령인 운디네를 소환하여 샤워를 한다. 샤워 겸 정령술의 수련이었다.
레어의 식당에서 식사를 준비한다. 재료는 신선한 상태로 충분한 양이 보존되어 있었다. 자신이 만든 아침을 먹고 잠시 휴식을 취한다. 담배 한 가치가 절실한 때이기도 했다.
휴식을 마친 후에는 점심때까지 마법 수련에 매달린다. 메인으로 삼을 생각이기에 열과 성을 다하여 집중한다.
점심을 먹고 저녁 식사까지 마법 수련에 열중한다. 저녁 식사 후에는 약간의 검술 수련과 정령을 소환한 정령술 훈련과 명상으로 하루의 일과를 마친다. 지극히 단조로운 수련의 반복이었다.
아르테미스는 용언이 불가능한 정우를 위해 단계별로 마법을 정리해 놓았다. 아마도 인간들이 사용하는 서클 마법과 비슷한 개념인 것 같았다.
3단계까지는 원소 마법으로 원소의 이해와 자연의 이해에 대한 연구이다. 자연현상에 대한 이해와 불, 바람, 물, 땅과 빛에 대한 이해와 응용으로 마법의 기초이다.
4단계는 원소에 대한 심도 있는 응용으로서 보다 강한 위력이 가능하게 된다. 전쟁에 전략적인 가치를 갖게 되는 것은 4단계부터였다.
5단계와 6단계는 공간에 대한 이해가 추가된다. 보다 넓은 범위에 구현이 가능해지고 6서클 마법인 ‘블링크’ 등이 가능하다.
7서클의 대표적인 마법인 ‘텔레포트’ 등을 사용할 수 있는, 7단계는 시간의 개념이 더해진다.
8단계는 우주에 대한 개념과 이해이다. 드래곤을 제외한, 모든 이종족은 개념조차 없는 우주를 이해하기는 실로 난감한 일이다. 대표적인 마법인 ‘아공간’과 ‘워프’ 등이 사장된 것이 이러한 이유였다.
9단계는 생명의 신비에 대한 이해와 연구로 ‘폴리머프’ 등이 대표적이다. 마법은 마나라는 매개체를 사용하여 수식에 의해 가공하여 의지로서 구현하는 것이다. 한마디로 마나라는 재료를 암산으로 형상화시켜 의지로 구현하는 것이다.
드래곤은 드래곤 하트라는 커다란 저장 창고에, 컴퓨터와도 같은 연산 능력과 강대한 의지마저 갖추어 마법을 위한 생명체라고 말할 수 있다.
수련 중에 구현 속도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찾아냈다. 그것은 바로 0의 개념과 아라비아 숫자에 있었다.
아스트라 대륙은 숫자의 표현 방식이 로마식이며, 0에 대한 개념이 없었다.
간단히 수식에 아라비아 숫자와 0의 개념을 대입하는 것만으로 연산 시간을 절반 정도 줄였다. 연산 시간이 줄었다는 것은 캐스팅 시간이 짧아졌다는 의미이다. 이로 인해 수련에도 탄력이 붙었다.
수련을 시작한 지도 3년이 지났다.
소설에서 보면 무슨 벽이니 깨달음이니 하는 말이 등장하는데 정우 역시 정말 한계에 부딪혔나 싶었다.
6단계 그러니까 6서클을 마스터하고 7단계를 수련하기 시작한 지 1달도 넘었다. 그런데 잡생각으로 인해 수련에 전혀 진전이 없었다.
잡생각이 든 것은 아마 4단계를 수련할 때부터였을 것이다. 마법을 구현하기 위한 단계에 캐스팅이 있다.
마나를 가공하기 위한 연산과 함께 룬어라는 마법 문자를 이용해서 마법사의 의지를 구체화시키는 과정이다.
드래곤의 용언은 결국 이과정의 생략이다. 그런데 룬어라는 것이 상형문자에서 발달한 뜻 글자이다.
정우는 이와 비슷한 형식의 문자를 본 기억이 있다. 바로 한자였다. 한자의 기본인 천자문, 룬어는 800자. 무엇인가 상관관계가 있을 법도 하지 않는가.
정우는 또 하나의 기연을 발견했다고 생각했다. 그때부터 이것에 매달리게 되었다.
자신이 발견한 사실의 상관관계를 밝혀내면, 용언의 비밀이나 새로운 형식의 마법을 창안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영화에서 보면 부적을 이용한 도술이나 주술이 있지 않았던가.
정우는 그 가능성을 한자에서 보았다. 한자는 문자와 문자가 조합되어 새로운 뜻의 문자가 만들어진다. 그렇다면 룬어는?
처음에는 간단한 생각에 그쳤으나 6서클을 마스터한 후에는, 뇌리에서 떠나지 않아 도무지 집중할 수가 없었다.
만일 천자문이라도 다 안다면, 다를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천자문을 알지 못하는 정우로서는 답답하기만 하다.
결국 진전 없는 마법 수련을 잠시 중단했다. 정우는 검술과 정령술을 익히며 앞으로 필요한 것에 대한 준비를 하기로 하였다.
우선 자신에 대한 무력과 자신의 왕국을 세울, 인재를 양성할 계획이었다.
칼 들고 설칠 생각이 전혀 없으니 검술은 교양일 뿐이다. 배신이나 암습으로부터, 정말 딱 한 칼만 막을 정도의 실력이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살인에 대한 별다른 감상이 없지만, 필요하다면 마다할 생각은 없었다. 어차피 그런 세상이지 않은가. 하지만 칼로 직접 베고 싶지는 않았다.
또 총과 폭탄이 난무하는 현대에서 살던 정우에게 검술은 별로 믿음이 안 가는 것이었다. 그래서 총을 만들기로 결정했다.
마침 인챈트 마법의 수련도 겸하고 말이다. 물론 화약총이 아닌 마법총이다. 훌륭한 재료는 차고도 넘치니까.
화약은 위험하다. 전쟁의 개념이 바뀌고 사회, 정치, 경제에 미치는 영향 따위의 걱정이 아니었다.
거꾸로 적의 손에 들어갔을 경우 자신의 만수무강을 해칠 수 있기 때문에 영원히 봉인할 생각이다.
먼저 M16을 모델로 소총을 하나 만들고, 38구경 리벌버를 모델로 권총 하나를 만들었다.
이 시대에는 검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레이피어를 총으로 개조했다.
먼저 소총은 최강의 금속이라는 ‘아다만티움’으로 격발실을 만들었다. ‘미스릴’을 사용한 총신에는 6조 우선의 강선을 만들어 살상력과 유효 거리를 늘렸다.
격발실의 좁은 공간에서의 ‘파이어볼’의 폭발력을 추진력으로 삼은 탄알은 2km의 유효사거리가 나와 정우를 흡족하게 해 주었다.
탄환은 100% 미스릴로 유효사거리 비행 후, 다시 탄창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했다. 30발들이 탄창을 10개 준비했다. 자동소환 마법진과 클린 마법진을 인첸트하여 실탄의 낭비를 줄였다.
권총 역시 유효사격 거리가 100m로, 대 소드 마스터용의 비장의 공격 수단이 준비된 것이다.
분실이나 도난에 대비하였음은 물론이다. 더더욱 정우의 마나가 아니면 격발이 되지 않도록 하여 안전을 확보했다.
총을 만들며 느끼는 게 참 많았다. 마법과 과학은 한 부모에게서 나온 이란성 쌍둥이 같다. 그 근본은 모두 자연에 대한 탐구와 이해, 응용이었다.
지구에서는 과학으로 아스트라 대륙에서는 마법으로, 서로 다른 형태로 발전했으나 유사점이 너무 많다는 점이다. 마법과 과학을 상호 보완하면 좀 더 효율적인 작품이 나올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면, ‘파이어볼’은 대표적인 직접적인 공격마법이다. 폭탄의 원리를 아는 정우는 파이어볼을 화약을 대신해 폭발력을 얻는 수단으로 사용하였다. 그것으로 총과 수류탄, 폭탄 등을 제작할 수 있었다.
처음에는 단순히 지뢰, 크레모아 등 무기를 제작하는데 열을 올렸지만, 차츰 기관, 생활용품, 통신 등 전 분야에 걸쳐 확대되어 1년을 보냈다.
만들고 보니 실험실 가득한 물건이 대부분 현대에서 사용되는 것이었다.
자신도 모르게 향수에 젖었던 것이었다. 아무런 미련이 없다고 생각 했는데…….
허망하게 1년을 보냈다고 생각했는데, 어느새 머릿속의 잡념이 사라졌다. 한층 더욱 수련에 박차를 가해 7단계를 완성했다.
하지만 아직 세상에 나가기는 이르다고 생각하는 정우였다.
예전 소설을 읽을 때부터 동경했던 ‘아공간’. 앞으로 넉넉히 1년이면 ‘아공간’과 ‘워프’를 익힐 수 있을 것이다. 그때를 대륙에 등장할 시기로 잡았다. 슬슬 자신만의 군대를 가르칠 교범을 준비해야 했다.
정우는 기본적으로 머리 나쁘고 힘센 사람을 싫어한다. 머리 나쁘고 힘만 센 놈이, 지위까지 높으면, 주변 사람이 정말 고생한다. 군 생활에서 몸으로 겪은 진리였다. 그러므로 기사에 대해 호의적일 수 없었다.
자신이 앞으로 전개할 전쟁에서 필요 대비 효율이 떨어진다고 생각했다. 정우는 흔히 공수부대라고 부르는 특전사 출신이었다.
보병의 체계나 운용에 대해 아는 것이 없었다. 특전사는 최소 부대 단위가 중대였다. 인원은 12명에서 14명으로 대위가 중대장을 맡으며 대부분이 하사관으로 구성된다. 일반 병은 중대에 1명이 있거나 없는 경우가 더 많다.
특전사의 임무는 대부분이 침투, 암습, 정보수집, 요인암살, 적정혼란 등이다. 구성 병과는 정작, 화기, 정보, 통신, 의무로 이루어진다. 소수 정예의 육군 제일의 엘리트 집단인 것이다.
사람은 자신이 아는 분야에 관해서는 잘할 수 있지만, 모르는 것은 실패하기가 쉽다. 정우는 기사대신으로 이러한 특수전 전문 부대를 양성할 생각이었다.
현대 전쟁은 각종 전자 장비와 대량 살상 무기로 병력의 수가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는다. 하지만, 중세 시대의 전쟁이라면 병력의 수를 극복하기는 지난한 일이다.
대부분의 전쟁이 대회전이나 공성, 수성의 전투다. 이러한 정규전에서는 인해전술이 최고다. 이제 개국하는 입장인 정우에게 병력의 우위는 기대하기 힘든 일이다. 그러므로 철저하게 비정규전을 펼쳐야 할 필요가 있다.
소수 정예부대로 기동력을 바탕으로하여, 철저하게 치고 빠지는 전술을 구사할 생각이었다.
특전사와 궁기병을 주축으로 군을 편성할 생각인 것이다. 일반적인 궁병의 사거리가 100에서 200m 정도라고 한다.
조선 시대의 각궁과 편전을 응용한 복합궁을 제작할 생각이었다. 사거리를 신장시키면 병력의 큰 손실 없이 적에게 피해를 강요할 수 있을 것이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는다고, 국민에 대한 계몽도 필요했다. 아직 단 한 명의 국민도 없지만, 자신이 세운 나라 ‘아시아’는 절대군주제를 실시할 것이다.
기본적인 형법도 정해야 하고, 도량형도 정해야 했다. 충성심을 고양시킬 방안도 강구해야 했다. 나라를 세우는 것이 간단한 일이 아니라는 것을 실감했다.
새로운 나라 ‘아시아’는 왕과 평민, 노예로 이루어 질 것이다. 교육은 초등학교 수준의 의무교육만이 실시될 것이다.
중점적으로 왕과 국가에 대한 충성심을 고양시키며 도덕을 강조할 것이다. 그 후에는 적성에 맞는 직업교육을 실시한다. 모든 선발에 충성심과 도덕적 품성을 우선으로 할 생각이다.
인간의 행복은 지적 능력과 비례하지 않다는 것이 정우의 생각이었다. 이러한 생각은 일본에서 12년의 시간을 보내며 절실하게 느꼈다.
일본은 대한민국보다 선진국이다. 선진국의 국민은 교육 수준이 높다? 일본만을 예로 든다면 절대 아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