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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스크 1권(8화)
3. 화려한 외출(6)
카스트로에게 그대로 진행하라고 전하고, 유리아와 드워프를 데리고 드래곤 랜드로 텔레포트했다. 레어 근처의 군대 양성을 위한, 조정지 상공으로 텔레포트 하여, 지상으로 내려왔다.
놀라는 유리아를 진정시키고 드워프들의 ‘노예의 인’을 제거했다. 어색해하는 그들에게 말한다.
“지금 당신들은 선택해야 해. 선택은 두 가지야. 하나는, 다시 ‘노예의 인’을 시술받던가, 다른 하나는, 10년간 내가 시키는 일을 최선을 다해서 해 줘. 그러면 10년 후에는 내 국민이 되던가, 당신들의 종족으로 돌아가던지 선택할 수 있게 해 주겠어. 잠시 후에 올 테니, 잘 생각해서 결정해. 참고로 여기는 결계로 막혀 있어, 도망갈 수 없어. 유리아, 가자. 플라이!”
떨고 있는 유리아를 안고 레어로 들어갔다.
“어휴, 무슨 생각하는지 알겠는데, 나는 확실한 인간이야. 인연이 있어서 드래곤의 레어를 얻었을 뿐이야.”
“저, 정말 아녜요? 아까 텔레포트는요?”
“드래곤에게 마법을 배웠는데, 그 정도 못하겠어.”
그래도 믿지 못하는 눈치였다.
“아까 드워프에게 국민이라고 했는데, 여기는 어느 나라인가요?”
“아시아라고 해. 내 이름은 세스크 칸 아시아. 아시아의 국왕이지. 너는 첫 번째 국민이고.”
“네?”
“나는 아시아라는 나라를 세울 생각이야. 그래서 노예를 사들이고 있는 거야. 국민이 없거든.”
“아하, 네! 그렇군요!”
전혀 이해하지 못한 표정으로, 이해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인다.
“지내다 보면 알게 될 거야. 2, 3일 후에 돌아올 테니 둘러보고 시간이 남으면, 이것들을 익히고 있어.”
국민 교육을 위해 틈틈이 만들어 두었던, 산수책을 유리아에게 주었다.
“주인님! 저도 데려가 주세요. 혼자 있기 싫어요.”
“안 돼! 국민들을 데려오기 위해서는 할 일이 많아. 아직 너를 노리는 놈들이 있어서 위험해. 그리고 여기는 세상에서 가장 안전한 곳이야. 몬스터도 없고, 나 이외에는 들어올 수도 나갈 수도 없어. 그러니 여기 있도록 해.”
“하지만…….”
시무룩한 표정이 애처롭다.
“네가 여기에 있어야, 나도 안심할 수 있어. 산수책은 우리나라에서 사용할, 숫자와 계산 방법 등이니, 첫 번째 국민이 모르면 안 되잖아. 돌아와서 테스트할 테니 열심히 공부 해!”
어쩔 수 없이 고개를 끄덕이는 유리아를 남겨 두고 드워프에게 갔다. 드워프들은 동그랗게 모여 앉아 무언가를 상의하고 있었다.
“결정은 했어?”
“인간들은 믿을 수 없어. 당신을 어떻게 믿지?”
“아, 그건 당신들이 결정할 사항이야. 내가 무슨 말을 하던 믿고, 안 믿고 당신들 마음이니까.”
“으음! 어쩔 수 없군. 당신이 약속을 지키기를 바라겠소.”
대패1의 말에 모두들 고개를 끄덕인다.
“훌륭한 선택이야. 그동안은 국가의 손님 대접을 해 주겠어. 우선, 해야 할 일이 있어. 이곳이 군대를 훈련할 장소야. 10,000명이 지내며 훈련할 수 있는, 훈련장을 설계해 줘. 이건 마법 주머니야. 당장의 식사와 간단한 작업 도구가 들어 있어. 나는 이틀 후에 돌아올 테니 준비 해 줘. 텔레포트!”
대패1에게 마법 주머니를 건네고 곧바로 노라 성으로 텔레포트 했다.
아름다운 노라 성의 상공 위에서, 곧바로 저택의 현관으로 날아갔다. 노크를 하고 잠시 기다리자 집사가 나와 맞는다.
“사정이 급해서 미리 연락하지 못했소. 시빌 부인께 나의 방문을 전해 주겠소?”
“알겠습니다. 아시아님. 거실에서 잠시 기다려 주십시오.”
노집사의 안내로 거실에서 기다리자, 잠시 후 반가운 목소리가 들렸다.
“어머! 세스크 님! 미리 연락을 주셨으면 준비하고 있었을 텐데… 그런데 급한 일이란 건?”
환한 얼굴로 반겨 주는 시빌 부인에게 마주 웃으며 인사한다.
“더욱 아름다워 지셨군요! 시빌 부인. 연락 없이 찾아온 저를 용서 해 주시기 바랍니다.”
“호호호, 감사해요. 앉으세요, 세스크 님. 휴이 차를 부탁해요.”
자리에 앉으며 두 딸의 안부를 묻는다.
“하하, 감사합니다. 그런데 아름다운 두 레이디가 보이지 않는군요?”
“글쎄요, 어디 있을까요?”
“하하, 시빌 부인. 사실은 제가 어제 노예를 구입했습니다. 그 수가 조금 많아서 번거롭게 할 것 같아, 양해를 구할까 합니다. 또, 사용할 물품이 곧 도착할 텐데, 적재할 장소가 필요합니다. 넓은 장소가 있으면, 사용할까 합니다.”
“호호, 이제 노라 성의 주인은 세스크 님인데, 제게 허락을 구할 필요는 없지요. 성문 근처 숲 속에, 병사들의 훈련장이 가장 넓은 공터이지요. 그곳을 사용하면 될 것 같군요.”
“감사합니다. 부인. 그럼 한 바퀴 둘러보고 가겠습니다. 내일 뵙겠습니다.”
“애들이 곧 내려올 텐데…….”
만류하는 시빌 부인에게 양해를 구하며 일어난다.
“약속 시간이 다 되어서요. 두 레이디에게 사과의 의미로, 세 분을 내일 저녁 식사에 초대하고 싶은데, 허락하여 주십시오. 부인!”
“세스크 님의 초대라면, 기쁘게 응하겠습니다. 딸들도 기뻐할 거예요.”
“감사합니다. 시간에 맞추어 마차를 보내겠습니다.”
공터를 둘러보고 서둘러 여관으로 돌아왔다. 마침 기다리고 있던 지배인 알버트에게 부탁했다.
“어제는 경황이 없어서 말을 못했네. 당장 내일 노예들이 오면, 먹을 식량과 침구, 식기 등의 준비가 되지 않았네. 제국 상단 측에서 침구, 식기, 농기구, 식량 등을 모아 줄 수 있는지 지부장에게 의뢰 해 보게. 그러고 보니 제국 상단의 지부장을 아직 만나지 못했군. 자리도 마련해 보고, 서둘러 내일까지 노라 성으로 보내 주었으면 하네. 가능하겠는가?”
“가능할 것 같습니다. 어제 일은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블랙문’이라는 어쌔신 조직으로 상당한 규모의 조직입니다. 마침 지부장도 세스크 님을 만나고 싶어 합니다. 약속을 정하겠습니다.”
“아! 내일 저녁 식사에 시빌 부인과 두 딸을 초대했네. 좋은 곳으로 예약해 주고, 시간에 맞추어 노라 성으로 마차를 보내 주게.”
“저희 여관의 레스토랑 특실을 준비 하겠습니다. 맡겨 주십시오.”
“마차를 준비해 주게, 노예 시장에 가 봐야겠어.”
준비해 준 마차를 이용하여 노예 시장으로 이동했다. 이동 중에 따르는 시선을 느꼈지만, 별다른 이상 없이 노예 시장에 도착했다. 연락을 받은 카스트로가 직접 나와 안내한다.
“어서 오십시오. 아시아님.”
“반갑소! 카스트로. 보내 준 자료는 잘 보았소. 그대로 진행 해 주시오. ‘노예의 인’은 이종족과 귀족 출신, 병사 출신을 제외하고는 필요 없소. 장인 계열의 드워프가 전부 몇 명이나 있소?”
“오늘과 내일 경매에 나올 15명이 전부입니다.”
“그들을 전부 사고 싶소.”
“소유주들과 상의 해 보겠습니다.”
“내일 중으로 노예들을 노라 성으로 보내 주시오. 그럼 내일 봅시다.”
여관으로 돌아오는 길에도 습격은 없었다. 생각 없이 덤벼들 줄 알았는데, 막나가는 철부지들은 아닌 것 같다. 그래도 포기하지는 않을 것 같다.
별채에 트랩을 설치하니, 시간이 꽤 되었다. 혼자서 이리 뛰고, 저리 뛰니 상당히 피곤하다.
사람이 필요했다. 최소한 하버릭에서 식량을 모으고 노예나, 고아들을 모아 주는 정도만 해도 큰 보탬이 될 것이다. 시빌 부인 에게 부탁해 볼까?
상단과 계약해도 되겠지만, 식량은 민감한 사항이다. 현 시대의 식량은 무기와도 같은 개념이기에 무척 민감하다. 당분간은 피곤해도 직접 챙겨야 할 것 같다.
오늘도 침입이 징조는 없었다. 상대방도 세스크에 대한 정보가 없으니, 판단하기 어려운 것이다.
결국 침입은 없었다.
간밤에 오랜만의 숙면으로 피로를 푼, 세스크는 간단히 식사를 마치고 노예 시장으로 향했다.
마지막 날답게 아침부터 분주했다. 카스트로를 만났다.
“세스크 님. 어제 경매에 나간 드워프를 제외한, 12명은 첫 날 세스크 님이 낙찰 한 가격이라면 전부 인도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준비된 순서대로 오전 중에 노라 성으로 전부 이동할 것입니다.”
카스트로가 건네는 서류를 살펴보고 결재 한 후, 말했다.
“고맙소, 카스트로. 유익한 거래였소. 매달 같은 조건의 노예라면, 지속적으로 구입하겠소.”
“노력하겠습니다. 그리고 상단주께서 한 번 만나길 원하십니다.”
“하하, 영광이라고 전해 주시오. 황도에 가게 되면 꼭 찾아보겠소.”
드워프 12명을 인도받아 다시 여관으로 돌아왔다. 여관에서 드래곤 랜드로 데려갔다.
12명의 드워프의 ‘노예의 인’을 제거해 주고 같은 조건으로 약속했다. 12명 중 3명이 건축 계열이라 목수1 ,2, 3이라 부르기로 하고, 나머지는 망치3, 4, 5, 모루1, 2, 3, 4, 5, 6으로 이름 붙였다. 이들을 평원으로 데려갔다.
“이곳에 왕궁을 세우고, 100만이 살 수 있는 도시로 만들 거야. 당신들이 그 도시를 설계해 주었으면 해. 왕궁을 중심으로 넓은 도로, 상하수도 등 사람들이 살기 편한 도시를 만들었으면 해. 성벽이나 해자는 필요 없어. 오늘부터 사람들이 들어 올 테니. 우선 거주할 곳을 만들어 줘. 저기 아르테미스 산맥에는 많은 종류의 광물이 매장되어 있어. 최우선으로 철광산을 개발 해 줘.”
드워프들에게 지시하고 레어로 갔다. 유리아는 난제에 부딪혔는지 끙끙거리고 있었다.
“뭐가 안 풀려?”
“아! 주인님!”
깜짝 놀란 유리아는 세스크를 발견하고, 눈물이 글썽해서 안겨왔다. 부드럽게 안아 주었다.
‘얘가 원래는 이런 얘가 아닌 것 같았는데…….’
뭐 세스크로서는 기분 좋은 일이었다.
“왜 그래? 무슨 일이라도 있었어?”
“아, 아니에요. 무사하셨군요.”
“내 걱정해 주는 거야? 고맙군. 나를 어떻게 할 수 있는 사람은 흔치 않아. 걱정하지 마!”
계속 안고 있으면 아무 일도 못할 것 같아, 살짝 떼어 놓으며 말했다.
“배고파, 빨리 하버릭으로 가야 해. 국민들이 기다리고 있어.”
“예? 예. 알았어요. 잠시만 기다려요.”
눈물을 훔치고 허둥지둥 식사를 준비한다.
“아니 됐어, 이리와 이거 먹자. 시간 없어. 얼굴이나 보려고 들른 거야.”
아공간에서 도시락을 꺼내자.
“금방 되는데…….”
“그건 이따 저녁에 와서 먹을게. 먹기 싫으면, 내가 다 먹는다.”
즐거운 식사를 마치고 아쉬워하는 유리아를 달래고 노라 성으로 이동했다. 공터로 날아가 보니 노집사가 땀을 뻘뻘 흘리며, 노예들을 정리하고 있었다.
노예들을 살펴보니 대부분이 여성과 어린 아이들이고, 성인 남자는 500여 명 정도이다. 한편에는 식량, 천막 등이 산처럼 쌓여 있었다.
노집사에게 감사를 전하고 돌려보냈다.
노예를 우선 500명씩 구분하고, 워프 마법진을 설치했다. 산처럼 쌓여 있는 식량, 천막 등을 아공간에 집어넣고, 성인 남자 노예 400명과 함께 드래곤 랜드로 워프해 갔다.
아공간의 물건들을 꺼내어, 천막을 설치하고, 식기와 침구를 배분하게 하였다.
한 시간에 한 번씩 사람들이 오면, 재빨리 워프진을 벗어 나, 주변을 정리하게 지시하고, 다시 노라 성으로 이동했다.
다섯 번에 걸쳐, 모두 무사히 이동시키고, 공터 주변에 결계를 설치하니, 벌써 시빌 부인과의 약속 시간이다.
여관으로 이동 해, 샤워하고 준비하였다. 시간에 맞추어 레스토랑으로 향한다. 혹시, 습격이 있을까 주위를 살펴보니 별다른 이상이 없다.
‘이놈들 너무 망설이는 거 아냐! 오늘이 지나면 기회가 없어지는데…….’
세스크는 자신이 사라지고 나면, 당황할 놈들을 생각하면, 웃음이 나온다.
‘저기 세 명의 아름다운 미녀들이 오고 있다.’
세 여인에게 다가가 인사하고, 에스코트하여 예약석으로 안내했다. 귀빈실인지 외부와 격리되어 있는 독립 된 공간이다.
“오! 시빌 부인, 엘레나, 세레나 양! 주위가 환해 지는군요. 아름다운 세 분을 모시게 되어 영광입니다.”
입바른 칭찬에 웃음으로 대답하는 세여인. 화기애애한 식사 후 세스크는 조심스럽게 이야기를 꺼낸다.
“시빌 부인, 제가 내일부터 대륙 여행을 시작합니다. 한 달에 한 번 정도는 노라 성에 들리겠지만, 자주 볼 수는 없겠지요. 3, 4년 예정이니 조급하게 생각하지 마십시오. 지금처럼 편하게 지내시면서, 모든 일들이 확실해지면, 이주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물론, 현명하신 부인께서 잘 알아서 하시겠지만, 그래도 사람의 일이라는 것이 계획과는 다르게 흘러갈 때도 있지 않습니까? 그리고 이건 만약입니다만, 혹시 신변의 위험이 있을 경우 사용하십시오. 한 번에 한정되지만, 세 분을 세상에서 가장 안전한 곳으로 보내드릴 것입니다. 통신 기능도 들어 있어 저와 통신이 가능합니다.”
마법사라서 그런지 세 모녀의 눈이 반짝인다.
“그럼! 이게 ‘텔레포트’ 아이템인가요? 이런 귀중한 것을 우리에게 주다니……. 우리는 아무것도 드릴 것이 없어요. 받을 수 없어요.”
‘그런 얼굴하고 말하면 아무도 안 믿는다고, 줄 게 없으면, 두 딸을 주면 되지…….’
“하하하, 그럼 이렇게 하면 되겠군요. 엘레나와 세레나가 저를 오빠라고 불러 주면 됩니다. 엘레나와 세레나가 세스크 님이라 부르면, 괜히 제가 나이든 아저씨 같은 기분이 들거든요. 엘레나! 세레나! 오빠라고 한 번 불러 봐?”
엘레나와 세레나가 빨개진 얼굴로 고개를 숙이며 말한다.
“세스크 오빠.”
일란성쌍둥이답게 동시에 부른다.
“자! 이제 받아 주세요. 시빌 부인. 저도 귀한 선물을 받았으니까요.”
“휴우, 알겠어요. 세스크, 정말 고마워요.”
“아! 그리고 공터에는 결계를 설치했습니다. 혹시 기사들이나 하인들이 접근하여, 곤란을 당하지 않도록 주의 주시길 바랍니다.”
세 모녀를 노라 성까지 에스코트해 아쉬운 작별을 하고, 바로 드래곤 랜드로 이동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