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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스크 1권(12화)
4. 아시아 왕국의 개발(4)


아시아 왕국은 활기가 넘쳤다. 사만여 명의 로스차일드의 영지민과 농노, 노예의 유입으로, 처음에는 많은 혼란이 있었다.
헤럴드는 외성 밖에서 농사를 지었다. 새로운 영주가 촌민들을 내성으로 이주시킨다고 하여, 어쩔 수 없이 이주 준비를 했다. 이동되어 와 보니, 알지 못하는 왕국이라 하여, 모두 노예로 잡혀 온 줄 알고 절망했다.
특히, 노예나 농민들과는 달리 농사를 짓거나 장사를 하던, 영주민들은 모든 기반을 두고 와서 그 정도가 심했다.
하지만, 곧 새로운 희망이 생겼다. 비록 지금은 천막생활을 하고 있지만, 보급은 충분하여 배불리 식사할 수 있었다.
끝이 보이지 않는 넓은 평원을 나누어 준다고 하여, 불안한 마음이 조금은 가셨다.
지금도 계속 건설되는 주택이 자신들이 살 집이라고 생각하니, 헤럴드는 어쩌면 잘된 일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훈련장의 건설이 끝났다. 세 곳의 병과별 교육관과 2,000명의 교육생을 수용할 수 있는, 막사, 식당, 연병장 등이 건설되었다. 아시아 훈련은 4기생까지 입소하여 훈련 중이다.
아시아 훈련 1기생은, 교육을 마치고 병과 교육에 들어갔다. 100명의 블랙 나이트 후보와 200명의 궁기병 후보를 선발하였다.
남은 인원중의 200명을 교관으로 선발하여 2, 3, 4기의 훈련에 투입했다. 100명의 블랙 나이트의 훈련은, 세스크가 직접 맡고, 궁기병의 훈련은 명궁들에게 맡겼다.

시빌 부인과 쌍둥이 자매는 아스 마탑의 첫 번째 제자가 되었다. 지금은 마나 친화력이 좋은 사람들을 선발하고 있다.
고든과 기사들은 블랙 나이트에 합류 해 교육받고 있다.
유리아와 파웰은 행정조직을 맡았지만, 지금으로서는 보급 이외에는 딱히 할 일이 없는지, 왕궁을 먼저 건설하자고 드워프를 괴롭히고 있다.
크리스티나를 비롯한 귀족 출신의 여성들은, 새로 이주한 사람들의 교육을 맡아, 동분서주하고 있다.
에스타를 비롯한 명궁 10명은, 세스크가 만든 케이원 소총으로 사격 연습 중이다. 이들을 저격수로 양성할 생각이다.
지금 아시아에서 제일 한가한 이들은 엘프 3인방이다. 아까게를 제외한 엘프 3인방은, 세스크와 유리아의 시중 외에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솔직히 돈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 반품하고 싶은 생각이다.
아까게는 이외로 밝은 성격이다. 하루 종일 유리아의 꽁무니만 졸졸 쫓아다닌다. 밤에도 안 떨어지려 해서, 세스크에게 눈총을 받는다.
이대로만 흘러간다면, 내년에는 개간을 시작할 수 있을 것 같다.
블랙 나이트 1기의 교육이 끝나는 내년 삼월에는, 아스트라 대륙에 기반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하는 세스크였다.
지금 세스크의 앞에는 720명의 아시아 훈련 1기생이 수료식을 위해 도열해 있다.
현대인의 입장에서 보면 대부분이 청소년이다. 하지만, 세스크의 눈에는 누구보다 든든한 전사로 보인다. 자신의 입맛에 맞추어 조련한 자신의 군대이다. 자신만의 군대를 바라보니 가슴이 벅차올랐다.
검정색 작전 복에 왼쪽 허리에는 레이피어를, 등에는 전통과 각궁을 둘러메고 있는 블랙 나이트.
200필의 전마에 올라 정렬하고 있는, 골든 애로우는 늠름했다.
초롱초롱한 눈망울로 존경에 가득한 눈빛을 보내고 있는, 교육, 행정을 책임질 젊은 인재들도 믿음직했다.
“제군들! 우리는 강하다! 우리는 할 수 있다! 안 되면 되게 하라! 제군들이 내딛는 한 걸음에 대륙이 진동할 것이고, 제군들의 내지른 함성에 대륙이 숨죽일 것이다! 우리는 함께 전설을 만들 것이다! 대륙에 우뚝 서는 그날까지! 영원 하라 아시아!”
세스크는 흥분하여 외쳤다. 졸업생들이 따라 외친다.
“안 되면 되게 하라! 블랙 나이트!”
“아시아여 영원하라! 골든 애로우!”
“국왕 폐하, 만세! 아시아 만세!”
세스크는 열기에 들떠 무슨 말을 했는지 모르겠지만, 다들 저렇게 환호하니 기분은 좋았다.
개국하기 전까지는 국왕이라고 하지 말라고 했는데, 오늘은 그냥 두기로 했다. 인구 5만밖에 되지 않는데, 왕 소리 듣기는 쑥스러워 못하게 했다.
블랙 나이트와 골든 애로우의 수료생 상위 10명은 두 계급 특진의 포상을 주었다.
블랙 나이트는 6명, 골든 애로우는 7명이 여자생도였다. 모두에게 다이아몬드 형태의 하사 계급장을 지급하고, 20명의 생도는 중사 계급장을 직접 수여했다.
기사 출신의 수료생 중, 다행히 고든이 수석을 차지했다. 하인즈라고 하는 기사가 중사로 진급하여, 간신히 체면을 차렸다.
세스크가 다시 한 번, 고든에 대해 생각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아무래도 너구리가 확실하다는 생각이다.


5. 블랙 애로우 용병단(1)


고든과 하인즈에게 블랙 나이트 60명과 골든 애로우 100으로, 용병단을 만들게 하였다. 브레 왕국과 바라크 제국에서, 실전 훈련과 정보 조직을 만들 수 있게 하기 위해서였다.
팀 별로 마법 주머니와 통신구를 지급하고, 자금으로 10,000골드를 지급했다.
세스크는 유리아와 쌍둥이 자매를 간신히 떼어 놓고, 수료생들과 노라 성으로 이동했다.
하인즈를 대장으로 한 용병단은, 제국에서 활동하기로 하였다.
고든과 수료생을 데리고 브레 왕국의 노스톤으로 이동했다.
항구에 도착한 일행은 숙소를 정하고, 용병단 등록을 위해 용병 길드로 갔다.
노스톤의 용병 길드는 갑자기 60여 명이 들어서자 삽시간에 조용해졌다.
고든이 창구의 아가씨에게 물었다.
“용병단을 등록하러 왔는데 어디서 등록하지?”
그제야 조용하던 길드가 다시 소란스러워졌다.
“이곳에서 하시면 됩니다. 테스트에 1실버 등록에 1골드입니다.”
아가씨가 대답하자 고든이 다시 묻는다.
“테스트는 언제하나?”
“서류 작성이 끝나면 바로 시작합니다.”
모두 서류를 작성하여 제출하였다. 길드장과 2명의 용병이 테스트를 하기 위해 나타났다. 길드장은 서류를 살펴보고, 고든과 대원들을 바라본다.
“허, S급이 두 명에 전부 B급 이상이라……. 소년소녀 용병단이라……. 하! 이거 참!”
아무래도 믿기지 않는 듯 한참을 혀를 차더니 말한다.
“좋소, 저 둘이 B급 용병이니 이기면 A급이고, 5분을 버티면 인정하겠소.”
고든은 두 명의 용병을 바라보고 길드장에게 말한다.
“두 명으로는 무리일 텐데……. 다른 방법은 없소?”
“필요하면 더 부르겠소!”
“알겠소, 세인, 카이트!”
고든은 기사 출신의 세인과 카이트에게 테스트를 받게 했다. 아무리 허접해도 B급 용병이 기사를 이길 수는 없다. 단 두 번의 공격에 두 용병이 쓰러지자, 길드장은 5명의 용병을 데려 올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결국 그날 노스톤의 용병 길드 소속의 B급 용병 15명이 더 와서야, 테스트는 끝이 났다.
S급 두 명, A급 13명, B급 46명으로 ‘블랙 애로우’ 용병단이 탄생했다. 소문은 노스톤에서 급속히 퍼져 나갔다.
주위의 소문과 상관없이, 블랙 애로우 용병단은 1급 여관에 숙소를 정하고, 말과 식량을 준비하고 있었다.
용병 길드장인 바한은 매일 여관으로 고든을 찾아왔다.
“마스터, 투리한 공작이 용병을 모으고 있다고 합니다. 롱그시 산맥의 몬스터 토벌로, 정기적인 토벌이라고 합니다.”
고든이 바한을 만나고 와서 세스크에게 말한다.
“롱그시 산맥이라면, 조세느 왕국과 접경 아닌가?”
세스크의 질문에 고든은 말한다.
“그렇습니다, 마스터. 다이크 후작령과 투리한 공작령이 롱그시 산맥과 접해 있습니다. 항상 이 시기에 합동 토벌을 해 왔습니다. 올해는 서부의 오크 대평원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아 투리한 영지 병은 움직이지 못해, 용병을 모집하고 있다고 합니다.”
세스크가 흥미를 보이자 고든은 신이 났다.
“오크 대평원?”
“예! 오크 대평원의 오크들이 ‘오고타이’라는 오크를 중심으로 통합되어 가고 있는 모양입니다.”
“호오, 오크로드라도 나타났나 보군.”
“예, 그래서 지금 서부 쪽의 영지는 바짝 긴장해 있는 상황입니다. 상황에 따라, 중앙군의 투입도 고려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바라크 제국 역시 북부의 접경 영지는 비상이라고 합니다.”
“좋군! 잘하면 시간을 벌 수 있겠어. 수도인 메세나로 가지. 메세나에서 정보를 모아, 토벌에 참가하는 것으로 하지. 대원들 준비시키고, 항상 식량을 넉넉하게 준비 해 비축하도록 하게.”
다음날 브레 왕국의 수도인 메세나를 향해, 블랙 애로우 용병단이 출발했다.
숙소를 정하고 식당으로 향하자 식당에는 용병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귀 기울여 보니 오크 대평원의 일과 몬스터 토벌에 관한 이야기였다.
중앙군 1개 군단이 서부의 영지로 파견된다는 소문이었다.
고든이 용병 길드에 들러 토벌군의 참가를 신청하고 왔다. 별도로 출발하여 투리한 공작령에서 합류하기로 하고 메세나를 떠나 투리한 영지로 향했다. 투리한 공작령까지는 말을 타고 15일 정도의 거리이다.
아직 날짜의 여유가 있어 서두르지 않고 훈련을 겸하며 이동했다. 아스검술이 꽤 수준이 높은 것인지 단원들의 성취가 빠르다고 한다.
고든의 말에 의하면 기사 출신의 단원들은 한 단계씩 경지가 상승했다고 한다. 단원들 중에 10여 명은 곧 익스퍼트에 오를 것 같다고 한다.
만일 자신이 한국에 있을 때, 단전호흡이라도 배웠더라면, 좀 더 빠른 진전을 보였을 것이라는 생각을 해 본다. 아쉽지만 검술은 체조의 수준인 세스크는 수련을 고든에게 일임했다.
물론 무지막지한 마나를 이용해서 오러소드 비슷하게 만들 수는 있다. 하지만, 소드 마스터가 되고 싶은 생각이 전혀 없기 때문에, 아직도 검술은 헬스 차원이다.
아공간, 블링크, 텔레포트만 사용해도, 이 세상에서 못할 것 없다는 생각이다.
20,000명의 용병을 고용한다고 하더니 공작령으로 가는 관도는 상인과 용병들이 흔히 눈에 뜨인다. 은근히 용병과의 트러블이나 산적의 출현, 위기에 처한 공주의 구원 등을 기대하는 마음이 있었으나 지극히 평온했다.
그도 그럴 것이 같은 복장을 입은 사람이 60명이나 되는데 웬만한 용병들이나, 산적들이 미치지 않고서야 덤비겠는가.
두 개의 영지를 지나왔지만 건방진 귀족의 아들도 눈에 보이지 않아 세스크는 슬슬 짜증이 나기 시작했다.
“고든, 지금 우리 용병단의 가장 큰 문제가 무언지 아는가?”
“예? 무슨 말씀이신지……?”
너구리 고든은 말을 흐리며 세스크의 눈치를 살핀다. 내내 가만히 있다가 왜 봉창을 두들이냐는 듯한 표정이다.
“실전 경험! 피 말이야 피! 사람을 죽여 본 적이 없다는 말이지.”
“아! 첫 살인의 충격 말씀이시군요. 그렇군요! 특히 우리는 여자가 반인데……. 걱정이군요.”
“여자보다 남자가 더할걸. 들은 얘긴데 여자는 매달 피를 보기 때문에, 피에 대한 거부감이 덜하다고 하더군.”
“아하! 그렇군요.”
벌게진 얼굴로 대답하는 고든을 보며 저 너구리가 무슨 생각을 하고 벌게졌는지 궁금해졌다.
“정신교육으로는 한계가 있지만 계속 주입시켜. 우두머리는 반드시 죽일 것, 내가 죽이지 못하면 동료가 죽는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