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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킹 마스터 1권(18화)
Part 8.스토커의 메이스를 수리하다(2)


- 완벽하게 수리된 스토커의 메이스 -
스토커 젤라즈니가 주신 이르하임으로부터 받은 메이스. 젤라즈니는 자신의 모험을 이 메이스 하나만 사용해서 해 나갔다. 레드 드래곤의 숨결이라는 금속으로 만들어진 이 메이스에는 강력한 화염계 공격 마법이 깃들어 있다.

분류 : 무기
등급 : 전설
공격력 : 600
내구력 : 300/300
필살기 :
1. 오우거 거시기 할퀴기
2. 파이어 엘리멘탈의 분노
3. 레드 드래곤의 달콤한 입맞춤
각기 3, 5, 7서클 마법사가 구사하는 위력의 파이어볼과 유사한 위력의 화염 공격 ‘오우거 거시기 할퀴기’, ‘파이어 엘레멘탈의 분노’, ‘레드 드래곤의 달콤한 입맞춤’을 사용할 수 있다. 재사용하려면 각각 여섯 시간, 하루, 일주일의 시간이 필요하며 사용자의 메이스 스킬이 일정 수준에 올라 있어야만 구사가 가능하다.

옵션 1 : 화염 공격에 대한 저항력을 30% 높여 준다.
옵션 2 : 체력을 20% 높여 준다.
제한 : 스토커 직업을 가진 자만이 사용 가능하다.
가격 : 2,000골드

후후후훗!
나는 만족스런 웃음을 흘렸다.
수리는 생각 이상으로 훌륭했다. 메이스가 원래의 상태보다 훨씬 더 좋아진 것 같으니까.
그 증거로 다쓰가 감정했을 때의 공격력이 500이던 게 지금은 600이었다. 그리고 내구력은 100% 완전하게 회복되었으며 새로운 옵션까지 두 개나 나타났다.
게다가 메이스의 가격은 무려 2,000골드!
이 게임 속의 공식 마법 상점에서 팔리는 가격이니까 유저들을 상대로 팔면 훨씬 더 비싸게 받는 것도 가능할 거다.
스토커만이 쓸 수 있는 물건이 아니라면 가격이 훨씬 더 올라갈 거 같다.
물론 정말로 이걸 팔 생각은 없지만.
좋은 무기를 가진 뿌듯함에 날아갈 듯한 기분인데 고든이 뭔가를 또 내밀었다.
“이건 뭡니까?”
“케파추아라의 눈물을 구해 오면 주기로 약속한 아이템일세. 자네 직업에 어울리는 걸로 준비했는데 쓸 만할 걸세.”
“스토커한테 어울리는 아이템이라구요?”
그것은 날렵한 생김새를 한 부츠였다.
이걸 신으면 잽싸게 달릴 수 있을 거라는 느낌이 마구 드는 부츠!
“가속의 부츠라는 거지. 사용 시간이 짧아서 먼 거리는 무리지만 짧은 순간에 속력을 내야 할 때는 쓸 만할 걸세.”
음, 가속의 부츠라.
케파추아라의 눈물 구해 주기 퀘스트 달성 시 두 번째 보상으로 주어지는 아이템이군.
띠리링!
내가 부츠를 받아들자 경쾌한 음향이 울리며 설명 창이 떴다.

- 가속의 부츠 -
음흉한 스토커나 솜씨 좋은 도둑들이 애용하는 부츠.
이 부츠를 신으면 평소의 걸음보다 20배 빠른 속도로 달릴 수 있다. 단 5분간만 그 효력이 지속되며 다시 사용하려면 12시간이 지나야 한다.
가격 : 150골드
내구력 : 150/200
제한 : 직업이 스토커이나 도둑인 자만이 사용 가능하다.
충고 : 가지고 있으면 나쁜 짓하고 튈 때 사용하고 싶은 충동이 마구 생길 거다. 니가 범죄 성향이 다분한 놈이면 잽싸게 팔아 치우는 게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물론 이미 인생 막장으로 들어섰다면 안 말린다.

쩝……. 도둑이나 스토커만 신을 수 있다고?
5분간만 질풍처럼 달릴 수 있다면 용도는 확실히 제한적이겠군.
열나게 싸우다가 다굴당해 사망하기 일보 직전에 튈 때, 식당에서 밥 먹고 돈이 없거나 마법 상점에서 아이템을 산 다음 돈이 없어 도주할 때, 남의 주머니 털고 날렵하게 종적을 감출 때, 여탕 훔쳐보다가 들켜서 잽싸게 달아날 때 등등.
확실히 이 부츠는 잠재된 범죄 성향을 충동질하는 면이 있는 물건이구만.
제대로 된 직업을 가진 녀석들은 별로지만 막가는 인생, 아니 막가는 게임 생을 사는 유저들은 위에 예로 든 용도로 마구 애용할 거 같다.
좌우간 매우 독특한 아이템인 건 틀림없군.
나는 고든에게 감사를 표했다. 공짜로 받는 게 아니고 퀘스트 보상으로 받는 거지만 말이지.
“감사합니다, 고든 영감님. 앞으로의 여정에 꽤 도움이 될 것 같네요.”
“좋아해 주니 기쁘군. 앞으로도 수리할 아이템이 있으면 들르게. 특별히 자네한테는 다른 사람들보다 할인된 가격으로 고쳐 줌세!”
“알겠습니다. 앞으로 고칠 게 있으면 영감님께 부탁하고 말구요.”
내가 말을 마치는 순간 설명 창이 떠올랐다. 퀘스트가 완전히 끝났음을 알리는 설명 창이었다.

대장장이 드워프 고든에게 케파추아라의 눈물을! 퀘스트가 완료되었다.
당신은 고든에게 케파추아라의 눈물을 가져다주는 임무를 성공적으로 완수했고 거기에 따르는 보상도 모두 받았다.

근데 그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연이어 설명 창이 또 떴다.

- 고든과의 친밀도 상승 -
솜씨 좋은 대장장이 고든과의 친밀도가 높아졌다. 당신은 앞으로 모든 무기의 수리를 40% 할인된 가격에 고든에게 맡길 수 있다.

후후후훗! 친밀도 상승으로 이제 다른 사람보다 40%나 덜 주고 고든에게 무기 수리를 맡길 수 있단다.
피곤함을 무릅쓰고 조수 노릇을 한 보람이 있었던 모양이다.
아, 뿌듯하구만.
이것으로 가상현실 게임 이케루스에서 의뢰받은 최초의 퀘스트를 성공적으로 완수했고 보상도 받은 것이다.
가만있어 보자. 그러면 지금 내 상태를 한번 확인해 볼까?
난 미소를 머금으면서 캐릭터 창과 스킬 창을 연달아 열었다.
경쾌한 음향과 함께 창이 떴다.

이름 : 우영
직업 : 스토커
레벨 : 7
명성 : 2 지식 : 10
힘 : 30 체력 : 20
민첩 : 15 행운 : 7
지혜 : 25 매력 : 75
HP : 60 MP : 28

공갈 협박 : 10
잔머리 : 5
무전취식 : 5
무기 수리 : 20

음, 어디 보자. 레벨이 7로 올랐고 지식이 10으로 올랐고…….
헉, 매력이 5점이 떨어졌잖아?
가만 보니 공갈 협박에 잔머리, 무전취식 스킬이 생겨서 점수를 얻은 때문이 아닌가 싶다. 이 스킬들은 늘면 늘수록 매력 있는 놈이 되는 거하고는 정반대로 만드는 스킬이니.
그렇다고 없애 버릴 수도 없다. 스토커라는 직업을 바꾸기 전에는.
덴장…….
그리고 무기 수리 스킬이 생겼군.
이건 고든을 도와 메이스를 수리한 덕분에 생긴 건데 점수가 20점이다. 좀 더 갈고닦으면 아주 유용할 것 같다.
웬만한 무기 수리는 대장간을 찾을 거 없이 내가 고칠 수도 있을 거 같다. 이 스킬 점수를 좀 더 늘리면 말이지.
어쨌거나 고든을 만난 거 자체가 운이 좋았던 거 같다. 고든같이 솜씨 좋은 장인한테서 대장간 일을 배우는 기회가 아무 유저에게나 주어지는 건 아닐 테니까. 스토커의 메이스 같은 명품 무기가 없었더라면 아예 불가능했겠지.
거듭 고든에게 감사를 표하면서 나와 다쓰, 란슬링은 대장간을 나와서 미라쥬 길드로 향했다.
이제는 본격적으로 세영이에게 의뢰받은 퀘스트 해결에 착수하려고 말이지.

“멈춰라! 너희는 누군데 함부로 들어오려는 거냐! 정체부터 밝혀라!”
미라쥬 길드의 입구를 지키는 도둑 녀석이 우릴 막아서자 다쓰가 두 눈을 부라렸다.
“무엇! 너희? 자네야말로 나이가 몇 살인데 감히 반말 짓거리를 하면서 우리를 막아서는 건가! 자넨 위아래도 없으며 경로사상도 모르는가! 허허, 이것 참! 요즘 젊은 것들은 어찌하여 이리도 싸가지가 없단 말인가! 말세로다!”
“…….”
한 여든 살쯤 먹은 근엄한 백발 노기사가 격노하는 거라고 생각한 도둑은 찔끔해서 한풀 꺾였다.
“아, 네 어르신. 저…….반말한 건 죄송한데요. 여기는 아무나 들어갈 수 있는 데가 아니거든요. 그러니 너무 노여워하지 마시고…….”
도둑 녀석은 상당히 미안해했다.
음, 저 왕싸가지 다쓰의 노인네 행세도 이럴 때는 쓸모가 있군.
나는 이때다 싶어 끼어들었다.
“여기 부길마한테 우영이라는 사람이 왔다고 알려 주세요. 그럼 알 겁니다.”
“우영 님이시라고요? 알겠습니다. 조금만 기다리세요.”
두둑은 안으로 들어갔다가 금방 다시 나왔다.
“부길드 마스터께서 어서 들어오시랍니다.”

“오랫만이다.”
“아, 어서 오세요. 우영…….”
“뭐, 우영∼!? 임마 너 내가 뭐라고 부르랬는지 그새 까맣게 잊었냐?”
“오……빠.”
“오빠 소리가 왜 그리 늦게 나오는 거냐! 그래, 여기는 잘 돌아가고 있냐?”
“뭐 그저 그렇죠. 잠깐만 기다리세요. 마실 것 좀 드릴 테니.”
오랜만에 만나니 반갑구만. 세영이도 은근히 날 반기는 눈치고 말이지.
“우리 길마 결혼시켜 주기 퀘스트에 착수할 준비는 끝난 건가요?”
“그래. 케파추아라의 눈물을 구해서 메이스 수리도 완벽하게 끝냈으니까.”
“근데 이 할아버지 팰러딘은 누구세요? 처음 뵙는 분 같은데?”
세영이가 다쓰에게 시선을 던지자 다쓰는 할아버지라는 말에 기분이 상한 듯 인상을 썼다.
짜식 기분 나빠하기는. 네놈이 노인네 행세를 하고 다니니까 그렇지.
세영이에게 다쓰의 진면목도 알려줄 겸 나는 슬그머니 입을 열었다.
“후훗! 이 할아버지 팰러딘은 내가 딥 나잇 마켓에서 쇼핑하다가 주워온 사람이란다. 진짜 나이는 나보다 더 어려. 인간성도 지저분하고 여자 속옷을 밝히는 변태긴 하지만 쓸모가 있을 것 같아서 데리고 다니고 있다.”
“아니, 우영 형님! 내가 변태라니 그게 무슨 망언입니까!”
“여자 속옷을 밝히신다구요?”
세영이가 혐오스런 시선을 던지자 다쓰는 다급히 변명을 해 대기 시작했다.
“허허허, 그럴 리가요. 우영 형님이 괜히 저를 중상모략하는 거니 신경 쓰실 거 없습니다. 저같이 고귀한 팰러딘이 어딜 봐서 변태일 수가 있겠습니까.”
“그래요? 우영 오빠가 괜히 그러는 건가요? 근데 주머니에서 반쯤 나와 있는 그 핑크 빛 천은 뭐죠?”
세영이가 정체불명의 천 쪼가리에 의문을 표하자 란슬링이 다쓰 대신 대답했다.
“뭐긴 뭐겠냐. 쉬익! 셀라인 공주의 팬티 스타킹이다. 저것뿐 아니다. 품속에는 브래지어, 뒷주머니에는 T팬티도 들어 있다. 쉬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