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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킹 마스터 5권(103화)Part 2. 마토스 왕국 수복 작전(1)


“오오……. 우영 공작, 어서 오시구려. 우리 마토스 국의 국토를 수복하는 전쟁에 이렇게 앞장서려고 와 주다니 정말로 고맙기 짝이 없구려! 그것도 자신의 병력까지 이끌고 말이오!”
“아니, 저 그게…….”
이곳은 가뎀 왕국의 군대와 대치하고 있는 전선이다.
가뎀 왕국의 군대와 대치하는 연합 세력의 본영에 들어선 나는 마토스의 국왕 투르펜의 열렬한 환영을 받았다.
내 두 손을 덥석 잡고서는 칭찬을 폭포수처럼 늘어놓는구먼.
근데 다짜고짜 공작이라니 이게 무슨 소리냐?
공작 작위는 가뎀 왕국의 군대를 다 몰아내고 마토스 국토를 되찾아야 보상으로 주는 건 줄 알고 있었는데 말이지.
뭐, 미리 공작으로 만들어 주겠다면야 나야 좋다만.
좌우간 투르펜의 뒤에 있던 마토스의 귀족들도 못마땅한 표정이었다.
“전하……, 이 전쟁을 승리로 이끌어야 우영 공을 공작으로 임명하시기로 하셨잖습니까? 미리 공작이라 부리시는 건 좀 곤란한 것 같습니다.”
“그렇습니다, 전하!!”
“옳습니다!”
젠장…….
폴크와 챈들러를 필두로 입을 모아 합창을 해 대는군.
투르펜도 어쩔 수 없다는 듯 내 손을 놓고서 어색한 미소를 짓는다.
“하긴 그렇군. 그럼 그건 일단 미루도록 하고……. 어쨌거나 난 우영 공이 우리 마토스 국 수복에 큰 힘이……. 아니, 결정적인 힘이 되어 줄 것을 믿어 의심치 않소!”
“…….”
쯧…….
날 믿는 건 좋다만 나 혼자서 이 전쟁을 다 해 줬으면 좋겠다는 투의 그런 말은 좀 하지 말아 주면 좋겠구먼.
저 망할 귀족 녀석들은 이런 말에는 조용히 입 처닫고 있구먼, 망할…….
“글쎄요. 뭐 저 혼자서 전쟁을 다 할 것도 아니고……. 마토스의 군대도 워낙 빵빵한데 제가 앞장을 설 필요가 어디 있겠습니까. 저야 어디까지나 뒤에 물러서서 도와 드리는 선에서 봉사를 하겠습니다.”
“…….”
내 말에 좌중에는 어색한 기운이 흘렀다.
공작 작위를 주는 거 미룬다고 삐쳐서 그런다고 생각한 건지 투르펜이 조핀에게 눈짓을 했다.
그러자 조핀은 두 눈을 초롱초롱 빛내면서 앙증맞은 미소를 지어 보였다.
“아이, 우영 님 왜 그러세요. 우영 님이 아니면 우리가 누굴 믿고 나라를 되찾겠냐구요?”
“아니, 그게 무슨 말씀입니까? 저기 계신 귀족분들, 특히 폴크와 챈들러 경같이 국왕 전하를 잘 보필하시는 분도 계신데 왜 나한테 그러세요? 왜 믿을 사람이 없 댑니까?”
내가 먼 산을 보면서 삐딱하게 대답하자 투르펜은 귀족들과 폴크, 챈들러에게 인상을 썼다.
내 화를 빨리 풀어주도록 알아서 기어라 그 소리지.
그러자 그들은 찔끔한 표정을 짓더니 나에게 다가와서 허리를 굽히며 아부 모드를 연출하기 시작했다.
“아니, 저 우영 님. 사실 지금 공작의 작위를 받으시면 아무래도 전쟁 중이라 폼이 안 나서 반대한 거니 오해하지 마시길.”
“그럼요. 우리가 어디 시기를 해서 그랬겠습니까? 다 우영 님을 위해서 한 소리죠.”
어쩌구 하면서 귀족들이 굽신거리자 난 은근히 한심한 생각이 들었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날 찬밥 취급하더니 금방 이렇게 백팔십도로 달라지냐?
어이구, 근성도 없는 인간들. 이 모양으로 지조가 없으니 나라를 빼앗기고 자빠졌지.
어쨌거나 이 기회를 잘 이용해야 한다.
난 계속 화가 난 표정을 지으면서 그들을 바라보았다.
“여러분의 말씀은 잘 알겠습니다. 그러니까 여러분들은 물심양면으로 적극 도와주시겠다고 제가 해석해도 될까요?”
“물론입니다. 당연하죠.”
“이를 말씀입니까?”
귀족들이 일제히 간신 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나도 그들을 향해 마주 썩소를 날려 주며 입을 열었다.
“알겠습니다. 여러분들이 그렇게까지 말씀하시는데 그 성의를 무시하면 제가 나쁜 놈이 될 것 같군요. 좋습니다, 제가 이번 전쟁에서 능력을 발휘해 보겠습니다. 그러니 여러분들의 병력을 저와 랑케 경이 총괄해서 지휘했으면 하는데, 지휘권을 넘겨주시는 거 찬성하시는 거죠?”
“…….”
“…….”
내 말에 귀족들은 뭐 씹은 표정이 되었다.
지들 군대를 나하고 랑케가 지휘하는 게 좋을 리가 없지.
병력의 숫자가 곧 그 귀족의 힘이나 마찬가지니까.
내 말에 투르펜 국왕은 물론 조핀과 랑케도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사실 이런 전쟁을 통해서 귀족들의 세력을 적절히 압박하면 왕의 권한을 크게 키울 수가 있는 법이니까.
귀족들은 떫은 표정으로 거부감을 드러내 보였다.
나는 슬쩍 양보하는 척 입을 열었다.
“마토스 국민이 아닌 제가 지휘자가 되는 게 싫으신가 보군요. 그럼 총지휘는 블루 울프 기사단장인 랑케 경이 하는 걸로 하면 어떻습니까?”
“…….”
“…….”
그 말에 귀족들은 마지못한 듯 못마땅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내가 양보를 했는데 더 우길 수도 없는 상황이니까 말이지.
어쨌거나 일단은 잘된 거다.
귀족들이 제각각 지들 군사들에게 명령을 내리고 움직이면 전쟁에서 이길 수 있을 턱이 없으니까.
지휘권이 랑케한테로 모두 다 모이면 난 랑케와 협의해서 나 홀로 단독 작전을 펼칠 수도 있고, 아니면 협동해서 작전을 펼칠 수도 있다.
나도 병력을 제법 끌고 왔으니까 말이지.
난 눈을 마토스 군대의 왼쪽으로 돌렸다.
그곳에는 나의 사랑스런 제자 120명이 세일, 세이, 세삼, 세사 형제를 선두로 내가 마련해 준 무기를 든 채 위풍당당하게 서 있었다.
그리고 미라쥬 길드에서 차출된 병력 200명이 간부1을 선두로 해서 서 있었다.
그리고 바투르가 끌고 온 피그몽들이 3백 명……이 아니고 3백 마리가 어서 피를 좀 봤으면 좋겠다는 표정을 노골적으로 짓고 서 있어서 마토스 군대들도 은근히 겁을 먹을 정도였다.
좌우간 내가 총동원한, 내 마음대로 지휘할 수 있는 병력의 숫자가 1천이다.
그리고 얘들은 누가 봐도 만만찮은 전투력을 지니고 있다는 표시가 팍팍 났다.
내 제자들은 블루 울프 기사단의 혹독한 조련 속에서 살벌한 게릴라전을 경험했으니 말할 것도 없고, 미라쥬 길드와 피그몽들 역시 저번의 길드전을 통해서 죽고 죽이는 처절한 전투를 이미 경험한 바가 있단 말씀이지.
그러니 투르펜이나 조핀 등이 이들을 지휘하는 나한테 큰 기대를 거는 것도 당연한 일이지.
근데 어떻게 미라쥬 길드와 피그몽 등이 여기 와 있냐고?
어떻게 오긴 어떻게 와. 그냥 내가 미라쥬 길드와 글래스 캐슬에 압력을 마구 넣고, 있는 협박 없는 공갈을 해서 무조건 병력을 빌려 달라 그랬지.
스트라스포드 백작은 지 영지민은 단 한 명도 못 주겠다면서 대신 피그몽들을 데려가서 죽이든 살리든 알아서 하라고 그러더군.
뭐 그 양반이야 자기 영지민의 땀 한 방울을 자기 피 한 방울과 마찬가지로 생각하는 사람이니까 전혀 놀랄 게 없었다.
어쨌거나 피그몽들이 오는데 마리사가 함께 오지 않은 건 정말 다행이다.
지금도 세영이하고 에이프릴만 해도 골치 아픈데, 마리사까지 왔다간…….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

“공격 앞으로!”
“우와아아!”
“마토스 만세!”
“가뎀 군의 씨를 말리자!”
드디어 전투가 시작되었다.
총지휘관 랑케의 명령이 떨어지자 마토스의 군대는 일제히 함성을 올리며 마토스 군을 향해 전진을 시작했다.
물론 가뎀 군도 서서히 이쪽을 향해 진형을 유지하며 전진하기 시작했다.

선두에 선 수많은 병사들이 한 발짝 한 발짝 질서 정연하게 전진하자 창과 칼이 햇볕을 받아 빛나는 모습이 장관이로군.
거기다가 갑옷을 걸친 기사들과 투석기와 발리스타가 움직이는 둔중한 바퀴 소리도 요란스러운 게 마치 영화의 한 장면 같은 느낌까지 든다.
가뎀 군은 대략 1만 5천 정도?
그에 반해서 마토스 군은 1만이다. 물론 내가 이끄는 병력을 포함한 수치다.
수적으로는 열세란 말이지.
그러나 나라를 빼앗긴 상태에서 이 정도의 병력을 긁어모았다는 것은 상당히 노력한 거라고 봐야 한다.
나는 진의 우익의 맨끝을 맡았다.
“야! 미라쥬 길드 간부1! 당신 뭐하는 거야? 피그몽들하고 내 제자들하고 보조를 맞춰야지. 혼자서 공을 세우려고 멋대로 튀어 나갔다간 국물도 없을 줄 알아!”
“알았습니다!”
내가 인상을 쓰며 고함을 지르자 간부1은 마지못해 대답했다.
근데 피그몽들도 내 말대로 따르고 있는 편은 아니었다.
“바투르, 너도 피그몽들 똑바로 하게 해라. 내 명령 안 듣고 니들 멋대로 뛰어나가서 전열 흩트렸다가는 니들한데 주기로 한 햄과 베이컨은 국물도 없을 줄 알라고.”
“아, 알았다. 흐흐. 알았으니까 햄…… 베이컨 꼭 줘야 한다. 흐흐흐흐.”
“그래, 그거 제대로 지급받고 싶으면 내 명령 잘 따르라고.”
인상을 쓰면서 바투르한테 쏘아붙인 다음 제자들을 돌아보았다.
아이구, 귀여운 것들.
내가 지급한 방패와 칼, 활 등으로 무장한 제자 녀석들은 또랑또랑한 눈으로 날 바라보고 있었다.
“걱정할 거 없다. 지금까지 살벌하게 실전을 하면서 훈련을 받았잖냐. 그저 내가 하라는 대로만 하면 된다 알겠냐?”
“네, 선생님!”
“좋았어! 자, 중군이 치고 들어가고 있다. 우리도 전진이다! 가자!”
“우와아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