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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화
한편 단연경은 이 어이없는 침입자 삼인방을 보며 할 말을 잊고 있었다.
사실 혈도를 풀어 준 건 이들의 실력을 보고 기왕 박살 낼 것 오랜만에(대충파와 대호파는 그냥 체조 수준이었다) 제대로 된 실전 연습이나 하자는 생각 때문이었다.
이들 삼인방 중 둘은 일류 상급 이상이었고, 하나는 절정급에 해당했다.
그런데 뜻하지 않게 몸을 움직이는 바람에 치우고 있던 검에 목을 들이밀어 버린 것이었다.
삼인방도 놀랐지만 단연경도 깜짝 놀랐다. 다만 그 순간 삼인방에게 주어진 공간과 시간은 그들로서는 해결할 수 없는 것이었지만 단연경에겐 여유가 넘치는 것이었다.
거짓말 조금 보태 말하면 그 정도 공간과 시간은 맛있게 밥 먹고 후식으로 차 한 잔 즐긴 후 천천히 검을 치우면 되는 것이었다.
어쨌든 그 찰나의 순간 단연경은 삼인방의 격한 반응이 꽤 재미있었고, 또 자신이 오랜만에 여유를 즐기는 걸 방해한 대가를 치르게 해야겠단 생각을 했다.
그래서 바로 검을 치울까 하다 잠시 그들의 변화가 극한으로 가도록 검을 최대한 느리게 치웠고, 삼인방이 모든 걸 포기하며 눈을 감는 순간 검을 빼냈던 것이다.
단연경은 여기까지가 끝나고 죽지 않은 걸 확인하면 삼인방이 금방 정신차리고 자신에게 덤벼들 것이라 생각했다.
책에서 나온 무림인들도 그러했고, 길지 않은 사회 생활 동안 본 실제 무림인들도 멋에 살고 멋에 죽는 경향이 강했으니 망신당한 지금 입을 막아 놓기 위해 어떻게든 움직일 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이 삼인방은 행동은? 지금 이 모양이었다.
단연경은 이 요상한 분위기에 휩쓸려 어쩔 줄 몰라했다.
그 순간!
“튀어!”
부둥켜안고 울고 있던 삼인방이 동시에 입구를 향해 몸을 날렸다.
창졸지간에 벌어진 일이고 삼인방의 움직임은 일사불란하고 빨랐다. 그들의 동작을 볼 때 한두 번이 아닌 아주 익숙한 움직임이었다.
하지만 상대는 단연경이었다. 아무리 당황을 하고 있었어도 그는 삼인방과 차원이 다른 고수였다.
단연경은 빠르게 따라붙어 비교적 뒤쪽에 있던 사내를 공격했다.
사람을 잡을 만큼 강력한 힘이 실린 공격도 변초가 있는 것도 아닌 직선적인 공격이었기에 사내는 어렵지 않게 막았다.
그러나 막상 부딪치니 파괴력은 없었지만 미는 힘이 강해 앞쪽으로 연속으로 밀렸다.
탁! 투투툭!
그 결과 창을 향해 가던 방향이 살짝 틀어지면서 창 옆 벽으로 돌진하는 꼴이 되었다.
“으헛!”
쿠쿠쿵!
단말마의 비명과 함께 삼인방은 묵직한 소리를 내며 사이좋게 벽에 들러붙었다가 떨어져 내렸다.
“그럼 그렇지. 한 번 죽어 봐라.”
그 말과 함께 단연경의 신형이 흐릿해지마 삼인방의 앞에 나타났다.
맨 뒤쪽에 있었던 장주는 반사적으로 주먹을 내질렀지만 허공만 갈랐다.
퍽!
내지른 오른손의 겨드랑이 바로 아래쪽에 묵직한 타격이 가해지자 절로 신음이 터져 나왔다.
“컥!”
장주가 옆쪽으로 나가떨어지자 문사는 깜짝 놀라 내력을 끌어 올려 장력을 뿌렸다.
창졸지간이었지만 명가의 제자인만큼 대응은 확실했다.
“제법이구나!”
단연경은 피하지 않고 그대로 맞받아쳤다. 요란한 소리가 났지만 놀랍게도 문사의 신형은 앞쪽으로 기울어졌다.
펑!
“헛!”
장력끼리 부딪칠 때의 타격감에 뒤이어 밀려오는 미는 힘이 전혀 없었던 것이다.
단연경은 문사의 몸이 앞으로 쏠리자 옆으로 슬쩍 피하며 무릎으로 아랫배를 가격하고 양손은 그의 멱살을 잡은 후 크게 잡아당겼다.
문사는 아랫배를 가격당하며 몸이 뜨며 회전이 걸린 상황에 크게 잡아 당겨지자 그대로 반대편 쪽으로 날아가 벽에 강하게 부딪쳤다.
쿵!
“커헉!”
꽃미남 청년은 벽에 직접 부딪치고 등으로는 두 사람의 무게를 받은 탓에 정신이 없었다.
그러다 짧은 타격음과 신음 소리가 울리자 뒤를 돌아봤는데 눈 앞에 주먹이 떡 하니 보였다.
빡!
번갯불이 번쩍였고, 그 충격에 한쪽으로 나가떨어졌다.
삼인방을 상대로 한두 대씩 먹여 준 단연경은 몸을 돌리며 말했다.
“이 강간마 새끼들 오늘 죽었어!”
단연경은 가장 가까이에 널부러진 꽃미남 청년의 다리 사이를 향해 달려가 디딤발인 왼발을 약 일 척가량에서 강하기 딛었고 오른발을 뒤쪽으로 부드럽게 빼냈다.
약간 떨어진 곳에 쓰러져 고통스러워하던 장주는 막내 동생이 환관으로 취업할(?) 위기에 내공을 극한으로 올려 몸을 날려 그의 어깨를 붙잡고 강하게 끌어당겼다.
부웅!
오른발에 무리하게 힘을 주지 않고 부드럽게 회전에 의지해 차던 단연경은 꽃미남 청년이 당겨지며 디딤발을 살짝 건들이는 바람에 허공을 찬 건 물론이고 중심이 위쪽으로 쏠리며 크게 휘청거렸다.
워낙 무공이 높은 단연경이었기에 흉하게 넘어지거나 하진 않고 그냥 휘청하는 정도로 끝났다.
하지만 원치 않게 중심을 잃고 휘청이느라 허우적거린 건 어쩔 수 없었다.
“이런 똥물에 튀겨 죽일 놈들을 봤나! 뒤졌어!”
예수란에게 알게 모르게 배운 욕설을 내뱉은 단연경은 폭풍 같은 기세로 장주를 향해 주먹을 날렸다.
빠르게 거리를 좁히며 다가오자 장주는 급히 권법을 사용해 막고 반격을 가하려 했다.
하지만 단연경은 자신의 일권이 막혔음에도 거리를 더욱 좁히며 파고드는 것이었다.
“……!”
장주는 급히 권을 비틀어 파고드는 단연경의 태양혈을 노렸다. 하지만 거리가 너무 좁혀져 방향도 틀어졌고 힘이 제대로 전달되질 못했다.
‘이래선…….’
아니나 다를까 권은 간단히 막혀 버렸고, 뒤이어 단연경의 상체가 짧게 회전하며 그 힘을 이용해 왼쪽 장심을 턱을 향해 쳐올렸다.
아무리 거리가 짧아도 이런 식으로 맞았다가 턱이 남아나질 않을 게 분명했다.
장주는 상체를 뒤로 최대한 젖혔고 단연경의 장심이 바람을 일으키며 지나갔다.
위기를 넘긴 장주는 이 정도의 강한 일격이면 상대가 중심 이동이 쉽지 않을 거란 생각을 하며 탄력을 이용해 뒤로 물러나 거리를 확보하려 했다.
‘거리를 벌리고 구벽신권(九劈神拳)을…….’
장주의 생각은 더 이상 이어지질 못했다. 예상대로 중심 이동이 여의치는 않았지만 단연경의 왼손이 어느새 그의 옷깃을 잡아채 당겨 버렸던 것이다.
빡!
단연경이 잡아당기며 그 회전력 그대로 오른손 팔꿈치로 광대뼈 쪽을 가격했고, 장주는 간신히 이를 막았다.
하지만 제대로 막은 것도 아니고 광대뼈와 팔꿈치 사이에 장심을 밀어 넣은 것이어서 눈앞에서 번갯불이 번쩍였다.
“큭!”
장주는 그대로 나뒹굴었고 단연경은 그 뒤를 쫓아 움직이며 주먹으로 내려 찍으려 했다.
“형님!”
이때 겨우 정신을 차린 꽃미남 청년이 구벽신권을 사용해 강렬한 일격을 가했지만, 단연경은 간단히 이를 해소해 버렸다.
물론 그 덕분에 장주는 또 한 차례 위기를 넘길 수 있었다. 그리고 그 사이에 문사도 몸을 날려 꽃미남 청년과 합세해 단연경을 공격했다.
단연경은 둘의 무공이 독살맞거나 괴이하지 않고 광명정대하자 약간은 의외라고 생각했다.
잠시 단연경이 주춤하자 장주도 끼어들어 본격적으로 합격하기 시작했다. 세 사람의 내공과 무공은 확실히 같은 사문의 것이었고, 또한 내공 운용이나 변화 등이 절대 삼류문파의 것이 아니었다.
분명 강호에서 이름 높은 문파의 무공이 틀림없어 보였다. 다만 그게 어디 문파인지는 알 수가 없었다.
펼쳐지는 무공 초식을 보고 단번에 알아본다는 말은 다 거짓말이었다. 같은 초식이라도 변초가 무수해 다 틀려 보이고 초식과 초식이 이어지는 것도 늘 같은 게 아니라서 동문의 속가제자가 펼치는 무공을 보고도 종종 헛갈려 하는 경우도 있었다.
하물며 주요 문파들의 무공 특징을 그저 글로만 간략하게 본 게 전부인 단연경이 알 리가 없었다.
어쨌든 셋이 움직이자 꽤나 잘 맞물려 돌아갔고 처음 단연경이 원했던 그림이 그려졌다.
단연경은 수박을 접고 전진파의 권장법을 신나게 펼쳐 냈다.
검법만큼이나 권장법도 허실의 변화가 무쌍한데다 부드러움과 강함이 종잡을 수 없을 정도로 섞여 나오자 이를 상대하는 삼인방은 그야말로 죽을 맛이었다.
처음에는 그래도 해 볼 만하다고 생각했다. 단연경의 무공이 듣도 보도 못한 수준의 변화를 보여 상대하기 힘들어서 그렇지 움직임 자체는 분명 보였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그게 오판이란 걸 아는 데까지 걸린 시간은 그리 길지 않았다.
이곳에 오기 전 장주 자신과 문사의 향후 처분을 걸고 한 대련에서 지금과 마찬가지로 초식이 훤히 눈에 보임에도 피하지도 막지도 못한 채 신나게 얻어맞은 것과 똑같은 상황이 연출되었기 때문이다.
불과 반 각만에 삼인방은 폭풍처럼 두들겨 맞아야만 했는데 자신의 할아버지처럼 기가 막힌 힘 조절과 타격 위치 선정으로 아프기만 할 뿐 기절조차 하지 못하고 있었다.
이미 겪어 봐서 아는데 이대로 있다간 한 시진도 넘게 맞고 뼈와 살이 분리되는 듯한 지옥의 고통을 받을 게 뻔했다.
“날 믿고 반항하지 마라. 그냥 맞어.”
장주의 말에 문사와 꽃미남 청년은 그냥 맞고 더 이상 일어나지 않았다.
“그만! 항복! 항보옥!!!”
마지막으로 나자빠진 장주는 더 이상 반격을 포기하고 양손을 내저으며 소리쳤다.
삼인방이 모두 반항을 포기하자 단연경이 멈추며 말했다.
“항복이고 뭐고 필요 없어. 네놈 같은 놈들한테는 매가 약이야.”
그렇게 말하고는 다시 주먹을 말아쥐자 장주가 급히 외쳤다.
“잠깐! 그러지 말고 우리 문화인답게 말로 합시다. 우리 맞을 만큼 맞지 않았소?”
단연경은 장주의 외침에 길게 숨을 내쉬며 팔짱을 끼었다.
“좋아. 생각 같아선 죽도록 패고 한 대 더 때려 준 후 관아에 확 넘겨 버리겠다만, 왜 침입했는지에 대해 확실히 듣고 넘어가는 게 좋을 것 같아 잠시 말을 들어주마. 하지만! 아까처럼 꾀 부리면 좀 전처럼 가볍게 만져 주는 게 아니라 확실하게 근골을 아작낼 거다. 약속하지.”
단연경은 한쪽에 치워져 있는 의자 중 하나를 끌어와 앉았다.
“알겠소. 걱정 마쇼.”
장주는 그리 대답한 후 끙끙거리며 일어나 단연경과 똑같이 한쪽에 있는 의자를 끌고와 털썩 앉았다.
무릎 꿇고 빌어도 시원찮은데 의자를 찾아 앉자 단연경은 어이없어 했다. 하지만 나중에 수틀리면 이런 행동까지 합쳐서 밟아 주면 되니 넘어갔다.
“너희들도 거기 누워 있지 말고 저쪽으로 가.”
단연경의 말에 문사와 꽃미남 청년은 끙끙 앓는 소리를 내며 천천히 일어나 뒤로 돌아섰다.
“어?”
꽃미남 청년은 단연경을 힐끔거리다 이내 몸을 세우더니 손가락질 하며 눈을 크게 떴다.
“어는 무슨 어야? 저쪽으로 가라고.”
하지만 꽃미남 청년은 자리에 앉지 않고 그대로 복면을 벗었다.
“나요 나. 나 모르겠습니까?”
꽃미남 청년이 자신의 얼굴을 가르키며 말하자 단연경은 가만히 그를 바라보다 살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 신나게 얻어맞아서 울긋불긋하고 여기저기 부어올라 한 번에 못 알아보다 이내 알아차린 것이다.
“전에 취선루에서 뛰어내렸던…….”
“맞습니다. 기억하시죠?”
단연경이 알아보자 꽃미남 청년은 자신의 처지도 잊고 성큼 다가가려 했다.
“기억은 하는데, 지금은 그걸 말할 때가 아닌 것 같은데.”
단연경이 냉소를 지어 보이며 말했다.
꽃미남 청년은 그의 변화에 자신의 처지를 기억해 내고 움찔하며 장주 옆으로 물러섰다.
“저 녀석을 보니 말을 들으나마나겠다만 그래도 약속은 했으니 일단 말해 봐.”
단연경은 꽃미남 청년을 보고 나자 이상한 행동으로 인해 가졌던 의구심을 지우고 확실히 나쁜 의도로 온 것이라 생각하고 있었다.
꽃미남 청년은 분명 예사란 자매를 알고 있다. 면사를 했어도 분위기나 윤곽 등을 토대로 하면 그녀들이 미인이란 사실을 어렵지 않게 알았을 것이다.
그 당시에는 오래지 않아 물러났지만 지금 생각해 보니 은근히 추파를 던진 것 같았다.
그런 후 지금 일행들과 함께 몰래 숨어들었다. 그리고 그들의 모습을 보면…….
높은 무공 실력, 긴장감 없는 행태, 일사분란하고 익숙한 움직임, 자신들의 뒤를 생각지 않는 모습 등등 모든 게 책에서 본 채화음적의 행동과 똑같았던 것이다.
단연경이 아는 한 세상에 사는 이들 중 최악의 부류에 속하는 이들이 바로 강간, 살인, 인신매매 등을 일삼는 채화음적이었다.
“저기 그러니까 우리는 말이외다.”
“한 번만 더 뜸들이면 그냥 죽여 주지.”
단연경이 조금 전 말했던 걸 실천하듯 살기를 보이고 있었다. 갑작스런 분위기 반전에 사내는 마른침을 삼켰다.
단연경이 살기를 보이자 그다지 강렬하지 않음에도 온몸의 신경들이 바짝 곤두서며 위험하다는 경고를 마구 보내왔던 것이다.
두들겨 패는 것도 그렇고 이 느낌까지도 그의 할아버지와 똑같았다.
나중에 이 느낌에 대해 물어보았는데 할아버지가 말씀하시기를…….
“허허허. 그게 바로 무인의 본능이란 것이다. 무인은 특성상 목숨을 수없이 걸게 되어 있다. 그러니 당연히 목숨이 날아갈 만한 일이나 상대를 만나면 육체가 경고를 보내오는 것이야. 나중에 그런 느낌이 들거든 너의 본능을 믿거라. 틀릴 수도 있지만 조심해서 나쁠 거야 없지 않더냐?”
지금이야 말 안 듣는 가문의 문제아지만 가르침을 잊은 건 아니었다.
“우리는 청호장에서 왔소.”
장주가 급히 말하자 단연경의 미간이 좁혀졌고, 살기가 조금 더 강해졌다.
“청호장?”
“그렇소. 난 청호장의 장주인 남궁운(南宮澐)이고…… 야 너도 복면 벗어.”
남궁운이 먼저 복면을 벗었고 뒤이어 문사가 복면을 벗자 말을 이었다.
“이 친구는 청호장 총관인 양조위(梁調偉)요. 그리고 그대와 안면이 있는 녀석은 내 막내 동생인 남궁효(南宮曉)이외다.”
“소주의 마지막 남은 뒷세계 조직인 공가방(空家房)을 암중에 조정하는 청호장의 장주와 총관, 친동생씩이나 되시는 분들께서 이 누추한 곳을 이 시간에 왜 찾은 거지? 그리고 찾으려면 문앞에서 부를 것이지 왜 월담을 하고 집안을 다 헤집고 다닌 끝에 아녀자의 방에 들어간 거야?”
단연경의 말에 남궁운은 코끝을 긁적이며 어색한 웃음을 보였다.
“아하하. 그게 대화를 좀 해 볼까 해서.”
“나랑 장난해? 대화? 오밤중에 침입해서 대화를 하려 했다? 지나가는 개도 안 믿겠다.”
“아, 하늘에 맹세코 진실이외다”
“닥쳐. 더 듣고 자시고 할 것도 없어. 관아에 넘기고 자시고 할 것도 없이 그냥 여기서 네놈들 목을 비틀어 놓고 청호장을 쓸어버리도록 하지 뭐. 그럼 사주받고 움직이던 공가방 놈들은 알아서 흩어지겠지.”
단연경이 주먹 꽉 쥐고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며 앞으로 짓쳐 들었고 남궁운 등 삼인방도 동시에 몸을 움직였다.
파파팟!
“……!”
삼인방의 신속 정확한 대응으로 단연경의 주먹이 닿기 직전 멈춰섰다.
“잘못했소이다! 무조건 잘못했소!”
삼인방이 번개 같은 동작으로 냅다 무릎을 꿇은 것이다.
확실히 이 삼인방은 단연경이 알고 있는 무림인들에 대한 상식과는 거리가 멀었다.
“함부로 귀 원에 침입한 것도, 여인네들의 방에 잠입한 것도 모두 잘못했소. 하지만 절대, 절대, 뭘 어쩌려고 한 건 아니오. 진짜 순수하게 대화를 나누려 한 것이외다.”
‘그리고 외모가 너무 궁금했던 것도 사실이고…….’
요 생각은 그냥 생각으로만 끝났다. 괜히 말해 봤자 돌아오는 건 매밖에 없을 게 분명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