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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화
제9장 삼미호(2)

삼미호는 구미호 일족의 시작이나 다름없습니다. 구미호는 옛날 그 힘이 하늘의 뒤엎는다고 하여, 요술에 그 어떤 종족보다 능숙했습니다. 다른 이들의 힘을 취하여 꼬리를 늘려 구미호 일족의 힘을 부활시키십시오.
<<영력 1,660/7,000>>

간 섭취(중급, 액티브)
구미호는 예로부터 다른 이들의 힘을 취하기 위해 간을 먹어 왔습니다. 간을 섭취할 경우 떨어진 생명력과 요력, 그리고 만복도를 채워 주며, 영력을 얻어 낼 수가 있습니다. 또한 일정 확률로 약간의 시간 동안 간을 섭취당한 자의 중량의 힘을 얻을 수가 있습니다.
<<생명력과 요력 25% 회복, 영력 1∼2 증가. 5%의 확률로 30분 동안 상대방의 특징을 중량 얻어낼 수 있습니다.(보스 몬스터나 특이 몬스터의 간을 섭취할 경우에는 효과가 더욱 증가합니다.) 요력 소모 없음>>

바람의 술(상급, 액티브)
구미호의 일족이라면 태어날 때부터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기본적인 요술로, 요력에 바람의 힘을 담아 몸속에서 방출시킬 수가 있습니다. 데미지는 그리 강력하지 않지만 적을 멀리 날려 버리는 효과가 있습니다.
<<한 개의 꼬리당 120의 데미지와 함께 적을 날려 버립니다. 요력 소모 100>>

현신(초급, 액티브)
구미호의 비장의 요술로, 인간의 몸에서 본신의 여우의 몸으로 변화시킵니다. 단, 오미호 이하일 때의 현신 사용 시에는 그 힘이 부족하여 체내에 쌓인 영력의 힘을 사용하며, 1분당 10의 영력을 소모합니다.
<<1분당 10의 영력 소모.(육미호 이상일 때에는 패널티를 받지 않음) 공격력 200% 증가, 민첩X2>>

불의 술(중급, 액티브)
구미호의 일족이 즐겨 사용하는 요술로, 요력에 불의 힘을 담아 몸속에서 방출시킬 수가 있습니다. 다른 요술들과 다르게 화(火)의 속성을 지니고 있어 파괴력이 월등히 강력하며, 높은 확률로 화상을 입히는 효과가 있습니다.
<<한 개의 꼬리당 270의 데미지와 함께 50%의 확률로 적에게 5초당 30의 데미지를 입히는 지속 시간 30초의 화상을 입힙니다. 요력 소모 220>>

둔갑의 술(초급, 액티브)
구미호의 일족들은 가끔씩 다른 이의 존재로 둔갑하여 살아가는 재미를 누릴 때가 있습니다. 그것을 위해 있는 요술이 바로 이 둔갑의 술입니다. 한 번 접촉한 상대의 생김새면 언제든지 변신할 수 있으며, 사용 시 상태가 중립으로 변화됩니다.
<<몬스터 상태를 중립 상태로 만들어 준다.(상황에 따라 다르다) 한 번 접촉한 상대라면 그것이 드래곤이라 해도 둔갑이 가능. 단 거대한 생명체로 둔갑을 할 시에는 목숨을 걸어야 할지도 모른다. 요력 소모 300(둔갑할 존재의 크기에 따라 변화됨)>>

번개의 술(초급, 액티브)
구미호의 일족이 즐겨 사용하는 요술로, 요력에 뇌전의 힘을 담아 몸속에서 방출시킬 수가 있습니다. 또 상대의 몸을 짧은 시간 저리게 하여 마비시키는 전(電)의 속성을 지니고 있어 효율성이 월등하며, 높은 확률로 상대를 마비시킨다.
<<한 개의 꼬리당 100의 데미지와 함께 50%의 확률로 적을 5초간 마비시킵니다. 요력 소모 150>>

영계 소환의 술(초급, 액티브)
구미호의 일족은 대대로 영계와 영혼이 이어져 있는 특이한 종족입니다. 또 구미호는 자신의 힘을 빌려 영계의 정신체를 현재의 세상에 실현시킬 수 있으며, 그 위력은 꼬리가 자라날수록 강해진다. 또 영계의 정신체가 현재의 세상에서 죽어도 그것은 죽는 것이 아니라 단지 자잘한 충격을 받는 것이다.
<<꼬리가 늘어날수록 소환할 수 있는 영계의 정신체의 한계가 있으며, 그 위력이 강해진다. 현재 실현 가능한 영계의 정신체:도깨비불. 요력 소모 100>>

혼약 제조(초급, 액티브)
구미호의 일족은 영계와 친분이 돈독한 만큼 죽은 이의 힘이 응축된 생간을 이용하여 혼약을 제조할 줄 알았습니다. 생간을 이용하여 혼약을 제조할 경우 영력의 증가 효과가 사라지지만 하급에 해당하는 회복 약의 효과를 낼 수 있고, 또 30%의 확률로 혼약에 사용된 생간의 주인이던 자가 주로 사용하던 능력과 특징이 20분간 증가합니다.
<<효과는 혼약에 사용된 생간에 따라 달라집니다. 단, 혼약 제조에 사용된 생간의 영력 증가 효과가 사라지는 건 동일합니다. 요력 소모 30(사용되는 생간에 따라 변화됨)>>

삼미호로 진화하자 힘과 민첩 등의 스탯이랑 스킬의 숫자가 꽤나 증가했다. 또 특이하게 눈에 띄는 것은 바로 초급에서 중급으로 상승한 간 섭취! 초급이었을 때는 고정적으로 1만이 상승했지만 이제는 1∼2로 랜덤적으로 상승 효과가 나타났다. 이것으로 드란이 삼키는 생간이 조금이나마 줄어들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러던 드란의 눈에 띄는 것이 있었으니.
“……장난해?”
삼미호의 길을 깨고 나자 보이는 사미호의 길, 무려 요구 영력이 7천이나 된다. 비록 먹었던 유저들의 영력이 무려 생간 한 개당 200을 넘어가 2천 가까이 차올랐으니 총 요구 영력은 5천 5백 정도가 된다. 하지만 5천 5백이라고 해도 ‘삼미호의 길’ 때의 2배에 가깝다. 무려 2배나 더 노력해야 가능한 일인 것이다.
드란은 이런 리펙터 월드의 시스템에 혀를 끌끌 차고는 획득된 스킬들을 제대로 확인했다.
무엇보다 새로 생긴 스킬 중에 좋은 것은 번개의 술이다. 적을 5초간이나 마비시킬 수 있는 위력이니 말이다. 확률이 50%나 되니, 최소 2번을 사용하면 1번은 성공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또 영계 소환의 술은 지금은 그 위력이 빈약하지만 구미호가 된다면 얼마나 강해질지 몰랐다. 또 실현 가능한 정신체가 도깨비불뿐만이 아니라 강해질수록 더 강한 녀석을 실현한다는 것이니, 후반부로 갈수록 강해지는 소환 스킬이라고 보면 된다.
거기다가 혼약 제조라는 스킬은 오직 연금술사들만이 제작할 수 있던 포션의 기능을 어느 정도 낼 수 있을 것이다. 비록 영력의 증가가 사라지는 패널티가 존재한다는 것이 안타깝지만 말이다.
더구나 스탯이 대폭 증가했으니, 동 레벨대의 유저들끼리 비교해도 상위 측에 속한 이가 바로 드란일 것이다.
“좋아 이렇게 된 거, 내 반드시 구미호 아니, 십미호가 되어 주겠다!”

*

“이번에는 커다란 오크보단 고블린이 좋겠어.”
드란이 말과 함께 고블린의 생간에 요력을 불어넣었다.
드란의 집중되는 요력을 그대로 맞은 고블린의 생간이 마치 살아 있던 것처럼 꿈틀거리더니 이내 작은 환단으로 변화되었다.

혼약 제조로 고블린 혼약을 제조했습니다.
만복도를 30% 채워 주고 30초에 걸쳐 300의 생명력을 회복합니다.
30%의 확률로 20분간 민첩 +20, 힘 ―5

“이번에는 민첩이 증가하고 힘이 감소되는 건가?”
고블린 혼약을 확인하던 드란은 말과 함께 약방에서 쉽게 볼 수 있게 생긴 환단의 모습을 가지고 있는 고블린 혼약을 인벤토리에 집어넣었다.
땅굴을 나오고 난 다음 삼미호가 된 드란은 우선적으로 쉽게 사용할 수 있는 혼약 제조 스킬을 자주 사용하며 걷고 있었는데, 지금 생간에서 혼약으로 변화된 것이 제법 되었다.
비록 영력의 효과가 사라진다고 하지만 생명력 회복과 능력치의 상승효과를 가진 혼약은 그런 영력이 사라지는 패널티를 가져도 될 정도로 매력 있는 아이템이었다.
무엇보다도 혼약은 거래가 가능하니 말이다.
물론 생간도 거래가 가능하지만 사람한테 피가 덕지덕지 묻어 있는 생간을 파는 일은 상상도 할 수 없었다. 생간이랑 환단, 선택하라면 무엇을 선택하겠는가? 당연히 환단이지.
“예비로 생간은 30개 정도 남겨 두자.”
총 72개나 되는 생간들 중 42개를 혼약으로 변화시킨 드란이 앞으로 빠르게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숲 속을 걷고 있는 드란의 눈에 자연의 풍경이 그대로 담겨진 채 펼쳐졌다. 모르는 사람이 보면 이것이 현실인지 가상현실인지 알아보기가 힘들 정도로 말이다.
“이 지긋지긋한 숲의 끝이다!”
드란의 눈에 숲의 끝이 보였다.
“드디어 자유다!”
땅굴 속에서 벗어나고 숲 속도 벗어난 드란의 시야에 제법 잘 지어진 중세 시대의 도시가 보였다.
“얼마 만에, 인간의 마을이냐!”
저런 도시를 건설할 수 있는 종족은 오직 인간뿐이다. 다른 종족들은 저런 거대한 건물들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니 말이다.
드란은 이제 제대로 된 음식을 먹을 수 있을 것 같아, 좋아하며 둔갑의 술로 로그 유저였던 레스로 둔갑했다.
“우선 가서 배 터지게 먹는 거야. 생간은 지긋지긋해.”
드란은 말과 함께 빠르게 걸음을 옮겼고, 이내 도시로 들어설 수가 있었다.
“누구나 꿈에 그리던 길드, 헤르레스 길드에서 여러분을 따뜻하게 맞아 드립니다!”
“진정한 전사들이여, 우리 레탕스 길드로 와라!”
“낡은 오크들의 글레이브 비싸게 매입합니다! 저 대장장이 한스에게 맡겨 주세요!”
“파티원을 구합니다. 마법사 대환영. 탱커 2명 대기 중.”
도시로 들어선 드란의 눈에 외치기 모드로 시끌벅적하게 떠드는 유저들의 모습이 눈에 쉽게 띄었다. 덕분에 도시의 광장은 조용할 날이 없었다.
구미호의 일족이어서 오감각이 인간에 비해 더욱 활성화된 드란은 그 시끄러운 소리에 귀를 막고 인상을 찡그렸다.
“시끄러워 죽겠군.”
드란이 신경질이 난 듯 짜증을 냈다.
그러던 중 뒤에서 누군가가 말을 걸어왔다.
“어이, 레스. 어디 있었어, 빨리 가자고. 이번에야말로 그 망할 리자드맨 히어로한테 복수를 할 때 아니겠어?”
어디선가 들어 본 굵직한 목소리. 뒤를 돌아보니 아니나 다를까, 바로 자신이 엘리스. 즉, 샤린으로 둔갑을 했을 때 만났던 이들 중의 리더인 리베토가 자신을 로그 유저였던 레스로 알고 말을 걸어 온 것이다.
드란이 잠시 생각에 빠져 멍하니 있자 그것을 본 리베토가 머리를 박박 긁으면서 드란의 머리통을 후려쳤다.
“평소답지 않게 뭘 그리 멍하게 있어, 빨리 가자고. 아렌하고 하룬도 드디어 복수를 할 수 있게 되었다면서 좋아하고 있다고. 빨리 와.”
복수?
그러고 보니 아까 리베토가 리자드맨 히어로에게 복수를 할 수 있게 되었다고 했다. 이곳에 있는 리자드맨 히어로라면 당연히 누구겠는가?
‘하륵이다. 무슨 일이 있는 건가?’
비록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하륵을 속여 리자드맨 마을에 잠입했던 드란이지만 고블린들과 전쟁을 치르면서 왠지 모를 정이 들었다. 더구나 리자드맨 마을의 일원들은 전쟁의 승리로 인해 전부 레벨 업과 함께 사기가 상승했다. 원래부터 강했던 리자드맨들이 더더욱 강해진 것이다.
드란은 일단 리베토를 따라가기로 마음먹었다.
“미안하다. 자, 어서 가자고!! 몸이 근질근질하군.”
“후후, 역시 레스라니까.”
드란이 하는 말에 리베토가 기분 좋게 웃으며 드란을 이끌었다.
이윽고 리베토가 데려간 곳에는 여전한 멤버인 궁수 유저 아렌과 마법사 유저 하룬, 그리고 처음 보는 붉은빛 머리에 장검을 낀 라이스라는 유저가 기다리고 있었다.
“어디 갔었냐, 레스. 기다렸잖아.”
“하하, 미안하다.”
아렌이 멋들어진 활을 뒤에 맨 채 드란을 추궁했다. 정확히는 둔갑되어 있는 모습인 레스를 추궁한 것이지만 말이다.
드란은 미안하다는 말과 함께 재빠르게 아렌과 하룬, 그리고 리베토와 붉은빛 머리의 유저를 곁눈질로 살펴보고는 놀랐다.
‘지난번에 비해 장비가 훨씬 강화되어 있군. 거기다가 저 리베토 저 녀석 판금 갑옷에서 이제는 룬 문자가 새겨진 마법 판금 갑옷으로 바꾼 것 같고. 무엇보다 위험한 건 저 녀석. 새로 보는 라이스라는 녀석이야…….’
이제 드란에게 드는 생각은 단 하나다.
‘하륵이 위험하다. 아니, 리자드맨 마을. 그 자체가 위험해.’

*

“어라? 뭐야! 이것들 다 어디 갔어!”
도시 광장에서 한 유저가 주변을 둘러보며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소리쳤다.
“크아아! 이놈들! 치사하게 나만 두고 가냐!”
머리 위에 닉네임으로 레스라고 적혀 있는 유저가 화를 내며 드란과 리베토 일행이 향한 곳으로 뛰어갔다. 바로 리자드맨 마을이 있는 방향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