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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오늘 알려 준 것은 잘 기억해 두도록 해라. 오늘은 회의가 있어서 조금 일찍 끝내도록 하겠다.”
“수고하셨습니다!”
교수의 말이 끝나자마자 학생들은 큰 목소리로 인사를 하고는 기지개를 켜는 것부터 시작해 서둘러 가방을 싸며 각자 다음 해야 할 일을 위해 바삐 움직였다.
그런 학생들 사이에서 준혁은 평소와는 다르게 조금은 혼이 빠진 것 같이 멍한 상태로 가방을 싸고 있었다.
그의 혼이 반쯤 빠져나간 것은 모두 오늘 아침에 본, 정확하게는 어제 새벽에 본 검은 고양이 때문이었다.
어제 황당한 일을 겪어서인지 기억은 잘 나지 않았지만, 늦게 잠이 들어 아침에 일어나지 못할 뻔하였다.
그런 것을 검은 고양이가 깨워 주었다. 시끄럽게 울리는 알람 시계로 인해 검은 고양이가 결국 참지 못하고 준혁을 깨운 것이었다.
그것으로 일단 한 가지는 확실해졌다. 일단 새벽에 있던 일은 꿈이 아니라는 것을 말이다.
거기에 덤으로 검은 고양이가 자신을 깨우기 위해 귀를 물어 상처가 난 것까지 합치면 유령은 아니라는 결론이 내려졌다.
살짝 자신의 귓볼을 매만지던 준혁은 뒤늦게 다음 수업에 대해 떠올리고는 서둘러 가방을 싸서 강의실을 나섰다.
앞자리에 앉아서 교수에게 조금이라도 좋은 모습을 보여야겠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1학년 1학기를 마치고 군대를 갔다 왔기에 같이 수업을 듣는 동기가 아직 아무도 없는 상태였다.
몇 명의 동기가 있기는 하지만 다들 3학년이라 만나기도 힘들었고, 친분이 별로 없기에 대화를 나누는 것이 어색한 상태였다.
결국 혼자서 모든 것을 해결해야 하는 준혁이었다. 자리를 맡는 것부터 시작해 친구가 없다고 자랑하고 다닐 법한 혼자 밥 먹기, 마지막으로 과제까지 말이다.
그러나 다행히도 머리가 나쁘지는 않았기에 과제를 하는 것에 어려움은 없었다.
드문드문 수업이 비어 있는 시간도 있었기에 그 시간에 과제를 준비할 수도 있었다. 외톨이이긴 하지만 아직까지는 장학금까지 받아 가며 무난하게 생활을 하고 있는 준혁이었다.
단지 장학금을 놓치게 된다면 학비로 인해 휴학을 해야 한다는 것이 문제였지만 말이다. 그렇기에 항시 바짝 긴장을 하며 살고 있는 준혁이다.
그러나 어제 만난 고양이로 인해 오늘은 그런 긴장감이 완전히 깨져 버렸다. 수업 시간 내내 멍하니 있을 수밖에 없었다.
여전히 멍한 상태로 스스로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도 알지 못하는 그 순간, 자신에게 그런 시련을 준 존재가 나타났다.
―언제 끝나냥?
“응?”
강의실을 옮겨 자리를 잡고 있던 준혁은 돌연 들려오는 검은 고양이의 목소리에 서둘러 주변을 둘러봤다. 그러다 검은 고양이를 발견하고는 화들짝 놀랐다.
3층에 위치한 강의실의 창틀에 검은 고양이가 앉아 있는 것이었다. 몇몇 학생들도 뒤늦게 그런 검은 고양이를 발견했지만 다가오지는 않았다.
단지 검은 고양이가 있다고만 말을 할 뿐이었다.
결국 준혁은 학생들의 시선을 받으며 창을 열었다.
“아직 멀었어. 알바도 있고. 그러니 그냥 집에 좀 가 있어라. 제발…….”
―배고프다냥.
“…….”
창을 열고 작게 말을 건넸지만 고양이는 돌아가지 않았다. 거기에 당당하게 배가 고프다고 말하는 모습에 준혁은 잠시 할 말을 잃었다.
그러나 뒤에서 웅성거리는 학생들로 인해 정신을 차리고는 애원하듯 검은 고양이에게 다시금 작게 말했다.
“아직 식사 시간이 안 됐어. 한 시간만 더 기다려. 알았지?”
아직 수업이 남은 준혁이 고양이에게 부탁을 했다.
―알겠다냥. 기다리겠다냐앙.
애절한 준혁의 시선이 효과를 발한 것인지, 아니면 융통성이 있는 것인지 검은 고양이는 생각 외로 쉽게 물러났다.
그렇지만 검은 고양이의 모습이 사라지자 뛰어내렸다고 여겨 창가로 다가오는 학생들로 인해 준혁은 때 아닌 곤욕을 치러야 했다.
거기에 검은 고양이가 기다린다는 말에 도무지 집중을 할 수가 없었다. 결국 수업이 끝나기가 무섭게 준혁은 강의실을 빠져나가야만 했다.
“후우, 이게 정말 뭐 하는 짓인지.”
복학을 한 다음부터는 혼자서 식사를 해야 했기에 간단하게 컵라면이나 삼각김밥 등을 애용하던 준혁이었다. 물론 편의점 안에서 말이다.
그러다 시간이 남으면 집에서 간단하게 식사를 해결했다. 그러나 오늘은 달랐다. 복학 후 처음으로 편의점이나 집이 아닌, 학교의 풍경이 잘 보이는 벤치에 앉아 조금은 차가운 삼각김밥을 두 개째 먹고 있었다.
아직 수업이 남아 있기에 집에 가기가 뭐했다. 거기에 준혁의 옆에는 검은 고양이가 고개를 푹 숙인 채 연신 꼬리를 흔들고 있었다.
단둘이 집에 있기는 왠지 모르게 두려운 마음이 드는 준혁이었다.
―이, 이건 정말로 신기한 음식이구냥!
무엇을 사 줘야 할지 몰라 참치 통조림을 하나 사 주었더니, 그 맛에 연신 감탄을 자아내는 검은 고양이였다.
표정이 보이지는 않아도 움직이는 꼬리로만으로도 상당히 즐거워 보인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기 봐. 고양이랑 밥 먹고 있어.”
“진짜네? 그런데 나 검정 고양이는 처음 본다. 신기하다. 그치? 검은 고양이는 불행하다고 하던데, 저 고양이는 왠지 예뻐 보이지 않아?”
“그렇지? 털도 길지 않은데 윤기가 난다는 게 무슨 말인지 보여 주는 것 같은데?”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다 들리는 목소리로 말하는 두 여성으로 인해 준혁은 더욱 고개를 푹 숙였다.
다행인 점이 있다면 연신 감탄사를 터뜨리는 고양이의 말이 자신에게만 들리는 것 같다는 점이었다.
“빨리 먹고 가자. 사람들 오면 안 되잖아. 다음 수업도 있단 말이야.”
―너무 급하다냥. 조금은 여유를 갖는 것이 좋다냥.
고양이의 무심한 말에 준혁은 돌연 화가 치밀어 올랐다.
“아무것도 안 하는 너는 괜찮겠지만 나는 다르다고. 하루 벌어 먹고사는 사람이란 말이야. 시험을 조금이라도 못 봐서 장학금을 한 번이라도 놓치면 학교도 휴학하고 공사판에서 일을 해야 한다고!”
부모에게 버림을 받은 것인지 부모가 죽은 것인지는 알지 못했다. 다만 남을 조금 멀리하는 성격으로 인해 고아원에서부터 현재까지 친한 친구 한 명 제대로 사귀어 보지도 못했다.
또래의 아이들이 가족과 웃고 떠들고, 용돈을 조금 받았다고 툴툴거리는 말을 들어도 무시했다.
그래, 무시였다.
참아 왔던 것이다.
친한 이가 없고, 화를 낼 만한 상대도 없었기에 억울했던 감정을 참고만 살아왔다. 그런데 자신에 대해 전혀 모르는 고양이가 여유롭게 살라는 말을 하고 있었다.
자신인들 여유롭게 살고 싶지 않겠는가.
하지만 바쁘게 살지 않고서는 자신은 살 수가 없었다. 참으로 역겹게도 돈이 없이는 이 세상을 살아갈 수가 없었다.
―내가 집중력을 높이는 방법을 알고 있다냥. 그렇게 되면 시험도 잘 볼 수 있을 것이다냥.
“말이 되는 소리를 해. 참치 값도 비싸니까 다른 사람 알아봐. 나는 바쁘니까.”
검은 고양이가 집중력을 올리는 방법을 알려 준다고 하였지만 준혁은 짜증을 내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는 뒤도 안 돌아보고 걸음을 옮기려 할 때였다.
―마법이란 것을 믿냥?
“내가 못 본 것은 안 믿어.”
그러나 고양이는 준혁을 따라 이동하며 말을 걸었다. 마치 놓치기 싫다는 듯이 말이다.
―어제도 보지 않았냥. 내가 떠 있는 것을 말이다냥.
“그건 귀신이라면 다 할 수 있겠지.”
―참으로 의심을 많이 한다냥. 할 수 없다냥. 다시 보여 주겠다냥. 비록 지금은 육체와 영혼이 제대로 이어지지 않은 상태라 많은 것을 보여 주기가 어렵지만 말이다냥. 하지만 간단한 것은 보여 줄 수 있으니 잘 보라냥.
준혁이 검은 고양이를 돌아봤다. 다른 사람들은 검은 고양이를 그냥 신기하다는 듯이 바라보고 지나쳐 갔지만 준혁은 자신의 발밑에 있는 검은 고양이에게서 묘한 이끌림을 받았다.
준혁이 내려다보는 것을 검은 고양이는 모르는지 보석같이 반짝이던 눈을 감고는 준혁에게만 들리는 목소리로 말을 하기 시작했다.
―마녀가 웃는다냥. 즐겁게 춤을 춘다냥. 장난꾸러기 바람아, 일어나 마녀의 치맛자락을 들추어라냥. 그녀들이 즐겁게 춤을 출 수 있게냥.
“윽!”
준혁이 살짝 손으로 눈을 가렸다. 아주 짧은 순간이지만 검은 고양이의 주변으로 강한 빛이 뿜어져 나왔다.
이제 막 정오였기에 주변은 밝았다. 그랬기에 검은 고양이에게 신경을 쓰고 있던 준혁을 제외하고는 그 누구도 그런 장면을 보지 못했다. 그러나 그 뒤로 일어나는 일은 빛을 보았든 말았든 상관없었다.
그 뒤에 일어난 일은 근처에 있는 모든 이들에게 피해를 주었으니 말이다. 정확하게 말하면 치마를 입은 여성들에게만 말이다.
“꺄악!”
“무, 뭘 보는 거예요. 선배!”
“봤죠!”
“아, 안 봤다니까.”
―봤냥?
“그, 그냥 바람이잖아.”
한순간에 몰아친 바람으로 인해 이곳저곳에서 혼란이 일어나는 것을 보며 준혁은 발뺌하듯 대답했다.
―내 몸에서 빛이 나는 것 정도는 봤을 거라 생각한다냥.
“귀, 귀신이라면…….”
―귀신이 대낮에 잘도 돌아다니겠다냥. 거기에 다른 사람들도 다 내 모습을 보지 않느냐냥. 나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냥.
진지한 듯 보이는 고양이의 눈빛에 준혁이 자신도 모르게 한 발짝 뒤로 물러섰다.
“왜, 왜 그렇게 보냐?”
―다시 한 번 묻겠다냥. 마법이란 것을 믿느냥?
“…….”
―너도 거짓말은 하지 말아라냥. 나는 기억력이 좋다냥.
“앞으로 믿도록 할게.”
―좋다냥. 그럼 내가 집중력을 좋게 만들어 준다는 것도 믿을 것이냥?
“그건 아직 믿을 수 없지.”
―그럼 네가 믿을 수 있도록 기회를 줘 보지 않겠냥.
“기회?”
―그렇다냥. 마녀가 되어 보면 알 수 있을 거다냥.
“에? 진짜?”
―거짓말은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냥.
“나, 남자인데 마녀가 될 수 있어?”
―원래는 남자가 애초에 말뜻이 다른 마녀가 되는 것은 불가능하다냥. 하지만 네 몸에서 느껴지는 기운은 가능하다고 말을 해 주고 있다냥. 내가 살아온 평생을 돌아봐도 정말 웃기는 일이다냥. 그러나 내 말이 들린다는 것이 가장 큰 증거다냥. 그것도 적지 않은 재능을 갖고 있다는 가정이 된다냥. 뭐, 조금 더 성장을 해 봐야 알 수 있는 일이겠지만, 처음부터 멀리 떨어져 있는 나를 인식해 찾아온 것부터 시작해 말이 단번에 통한다는 것만으로 보면 재능은 확실히 있을 것이다냥. 하지만 이곳에는 마나가 실로 희박하다냥. 거기에 너는 의심이 많다냥. 얼마나 성장을 할 수 있을지는 나도 장담을 못한다냥.
“아직 한다고 말한 적은 없는데?”
―상관없다냥. 더 많은 것도 알려 줄 수 있다냥. 물론 네가 하지 않는다면 기억을 지워 버리면 되는 일이다냥.
“지금 협박하는 거냐?”
―반쯤은 그럴 수 있다냥.
고양이가 작게 눈을 빛냈다. 그러나 그 모습을 준혁은 미처 보지 못했다.
―솔직히 나는 네가 마녀가 됐으면 한다냥. 너 같은 사람을 만나는 것은 어렵다냥. 많은 곳을 돌아보지는 않았지만, 이 세상 사람들에게는 마나가 별로 느껴지지 않는다냥. 대화는커녕 교감이 통하는 사람을 만나는 것도 어려울 것 같다냥.
“그게 무슨 말이야?”
―말을 하자면 길다냥. 그냥 네가 선택하라냥.
“너무 성의없다고 생각 안 해? 마녀라는 게 진짜로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진짜로 있다면 나는 하나의 인생을 선택하는 거야. 그렇게 설명을 하면 상대방이 신뢰를 갖지 못해.”
―그럴 수도 있겠지냥. 하지만 가끔은 인생을 도박에 걸어 보는 것도 나쁘지는 않다냥. 너 스스로 의심을 하겠지만 이것이 기회일지 절망일지는 이후에 네가 판단을 해야 할 것이다냥. 선택을 하라냥. 네가 지금의 삶을 바꾸고 싶다면, 변화를 원한다면 마녀가 되라냥. 뭐, 남자라서 완벽한게 마녀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말이다냥. 아무튼 지금처럼 멍청하고 답답한 삶을 원한다면 그대로 있어라냥. 나를 만났던 기억을 통해 내가 했던 말만을 지우고는 네 눈앞에서 사라져 주겠다냥.
준혁은 기억을 지우겠다는 말을 다시 듣게 되자 처음과 달리 왠지 모르게 말 못할 미안한 느낌이 들었다.
‘나는 딱히 잘못한 것도 없는데……’
당연한 생각이고, 당연한 일이었다. 어떻게 보면 준혁은 피해자에 가까웠다. 그럼에도 죄의식이 드는 것을 왜일까?
―선택해라냥.
“조금 시간을 줘. 안 그래도 정신이 없단 말이야.”
―서둘러라냥. 너도 시간이 없지만 나도 없다냥. 네가 하지 않겠다면 언제 만날지 모를 마녀 후보생을 찾아봐야 한다냥.
조금은 힘이 없는 고양이의 목소리에 준혁은 마음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무뚝뚝하지만 정에 약하고, 부탁에 약한 성품이 나오기 시작한 것이다.
“내가 마녀를 하면 좋은 점은?”
―글쎄다냥. 나도 장담은 못하겠다냥. 하지만 네 인생이 바뀔 것이라고는 장담을 해 주겠다냥. 좋은 쪽일지 나쁜 쪽일지는 네 능력과 선택에 따라 바뀌는, 그런 인생이 될 거라고 말이다냥. 단순히 세상에 휩쓸려 흔들리는 그런 인생이 아닐 것이라고는 장담할 수 있다냥.
“그럼 나쁜 점은?”
―평범한 사람이 아니게 될 거라는 정도냥? 평생을 남을 속이고 살아야 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냥. 지금까지 네가 어떻게 살아왔는지는 잘 모른다냥. 하지만 제법 많은 좌절을 맛볼 수도 있다냥. 마녀의 길을 걷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냥. 네가 원하는 삶을 선택해라냥. 지금의 삶이 아닌 미래를 보라냥. 무엇을 원하는지 내가 말해 보라냥.
준혁이 입을 다물었다. 그의 머리는 현재까지 살아오면서 가장 빠르게 회전을 하고 있었다.
과거를 돌아보고, 현재를 살피며, 미래를 예상했다.
‘내가 원하는 미래는 어떤 것일까?’
장학금을 타고, 원하는 대학에 들어왔다. 이제까지는 외롭게 살았지만 성공을 하고 싶었다.
성공.
돌이켜 보니 어떤 것이 성공인지에 대해서는 잘 생각해 보지 않았다.
단지 돈을 좀 많이 벌고, 자신의 외로움을 달래 줄 사람을 만났으면 하는 정도?
‘근데 그게 진짜 내가 원하는 삶일까?’
다른 때라면 분명 자신의 꿈이라고 말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 이 순간만큼은 달랐다. 조금 전 검은 고양이가 했던 말이 그의 귀를, 머리를 어지럽게 만들었다.
“세상에 휩쓸려 사는 인생이라…….”
준혁은 자신도 모르게 자신이 생각하고 있는 것을 입 밖으로 내뱉었다.
―무조건 좋지만은 않을 것이다냥. 남들과 다른 인생을 산다는 것은 그만큼 어려운 일이다냥. 네가 제대로 따라오지 못할 수도 있고 말이다냥.
이제는 준혁을 헷갈리게 만드는 검은 고양이였다. 아까까지만 해도 반드시 해야 한다는 듯이 말하던 것과는 다르게 지금은 선택을 하게 되면 그 길이 어려울 것이라고 말을 하고 있었다.
―선택을 못하겠으면 내가 도와주겠다냥.
“무슨 수로?”
―한순간의 선택에 맡기는 거다냥. 천천히 길게 숨을 들이마셔라냥.
“후우우웁.”
준혁은 자신도 모르게 검은 고양이의 말을 따랐다.
―생각을 비워라냥. 그리고는 숨을 내뱉으며 마지막 한순간에 생각해라냥. 네가 살고 싶어 하는 인생을 말이다냥!
“휴우우우.”
―너 자신을 숨기지 말아라냥. 지금 이 순간만큼은 이 자리에 너밖에 없다고 생각해라냥. 어떤 인생을 살고 싶은지 말해라냥. 마녀가 되겠냥!
작지만 자신을 압도하는 검은 고양이의 기운에 준혁은 자신도 모르게 입을 열었다, 자신이 진심으로 원하는 숨겨진 진심을 담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