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위/아래로 스크롤 하세요.


3화



드래곤 워터를 빠져나온 루이스와 찰스는 그 후 천천히 거리를 거닐며 영지를 대강 살펴보았다. 작은 크기의 영지였기에 사람들이 사는 곳만 돌아다니자 저녁 식사 시간도 되지 않았다.
영지를 돌아다니며 루이스는 한시라도 빨리 영지를 정비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꿈에서 만큼은 아니더라도 상당히 쾌적한 생활이 가능하고 굶는 이가 적도록…….
혼자서 굴릴 수 있는 인원이 1,000명을 넘으니 인력에는 문제가 없다. 자신이 꿈에서 얻은 지식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기만 하면 되었다.
영주성으로 돌아온 찰스에게 루이스는 푹 쉬라고 말한 뒤 자신의 방에 가 침대에 몸을 뉘였다. 그러고는 천장을 바라보며 여러 가지를 생각했다. 그러다가 문득 자신이 영주로 취임하고 나서는 한 번도 검술 수련을 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자각했다.
특출한 재능이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현재 루이스는 마나 유저 하급의 경지였다.
그의 동생인 아크는 검술에 대한 재능이 자신과는 달리 출중하여 벌써 마나 유저 중급의 경지에 올라서 있었다. 물론 중급의 경지에 든 이는 찾아보려고 하면 엄청난 숫자를 찾을 수가 있었지만 10살에 나이에 들었다는 것은 잘만 교육 받으면 오러 나이트가 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오러 나이트의 경지에 이르기만 해도 자작의 작위를 받을 수 있었기에 자신의 아버지인 그로인은 아크에게 지대한 관심을 가지면서도 영주 위는 자신에게 물려주려고 생각했었다. 오러 나이트라면 충분히 제 할 일을 할 수 있을 터이니……. 어떤 자식이라도 밉지 않은 것이 부모인 법! 그로인은 아크와 루이스 모두가 잘됐으면 하는 마음이 컸다.
루이스도 지금 마나 유저인 것을 감안하면 충분히 소드 익스퍼드 정도는 될 재능을 가지고 있었다. 물론 꾸준한 노력이 뒷받침해 줘야겠지만.
루이스는 수련을 할 때 기사들과는 다른 곳을 사용한다. 사실 그곳은 그로인 전 영주가 아크를 위해 만든 곳이지만, 아크는 현재 10살밖에 되지 않은 나이로 기사들과 실전 훈련을 벌이고 있었다.
단지 아크의 경지가 ‘마나 유저 중급’이기만 하기에 진정한 기사가 아니라고는 하지만 마나 유저 상급의 경지와 꾸준히 수련을 하고 있었다. 생사를 넘나드는 ‘진짜 실전’을 겪은 그들을 이기기에는 조금 무리였지만 말이다.
루이스는 동생 아크가 수련을 하기 위해 사용하는 저택 내의 지하 연무장으로 왔다.
연무장은 오로지 개인을 위해서 만든 것이기에 그리 크지 않았다. 하지만 뛰어다녀도 그다지 문제가 없었고 벽을 단단한 화강암으로 만들어 소드 익스퍼드가 사용하는 파워 블레이드 정도는 거뜬하게 버틸 수 있었다. 뭐, 여러 번 치면 개박살 나는 것은 기정사실이지만.
루이스는 아버지가 사용하시던 검을 지하 연무장에 놔두었었다. 그 이유는 아크가 아버지의 검을 보고 맹렬히 꿈을 불태우라는 뜻이었다.
검에 실력이 있는 그로인이 아니었기에 그의 검을 보고 꿈을 불태우는 것에는 약간의 어폐가 있었지만, 아크의…… 아니 대부분의 귀족 자제들이 자신의 아버지를 가장 존경하듯 루이스도 마찬가지였다.
루이스는 천천히 자신의 아버지의 검을 쥐었다.

“검을 느끼는 것은 곧 검을 알게 되는 것이고, 검과 하나가 되는 것은 곧 검에 익숙해진 것이며, 검의 마음을 느끼고 이해할 수 있게 되는 것은 곧 검을 통달한 것이다.”

이것은 루이스가 검사로서 가장 존경하는 인물인, 블레이드 공작이라 불린 수백 년 전의 소드 마스터가 한 말이다. 그는 이때까지의 검사들 중 가장 뛰어난 검사로 칭송 받고 있는 자였다. 그의 출신이 스틸 제국이기는 하나, 루이스는 문자로만 그를 접했지만 국적을 초월해서 검사로서는 그를 가장 존경하고 있는 것이었다.
지금 루이스는 검을 쥔 손에서 묵직한 검의 무게를 느끼고 있었다,
사실 검의 무게를 느끼고 있으니 검을 느끼는 것이고 그것이 곧 검을 알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곰곰이 따져 보면 아닌 것 같았다. 사실 왜 아닌지는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지만 잘나고 잘나신 소드 마스터가 그렇게 말했다고 하니 자신이 느끼고 있는 것은 진정으로 검을 느끼고 있는 것이 아니라 생각했다.
루이스는 블레이드 공작이 그 말은 한 후 다시 했다고 하는 말을 떠올렸다.

“나는 아직 검에 제대로 익숙해지지 못했다. 오러 나이트라 불리는 경지에 올라서야 검을 조금은 느낄 수 있었으며, 소드 마스터라 불리는 경지에 올라서야 드디어 검과 반쯤 하나가 된 것 같았다. 나는 죽기 전에 검의 마음을 느끼고 이해할 수 있게 되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다.”

루이스는 가만히 검을 들고 있다가 천천히 검에 마나를 흘려보내어 검을 진정으로 느껴 보려 했다.
쉬운 것은 아니었다. 아니 쉽고 어렵고를 떠나서 현재의 루이스로서는 가능할 리가 없었다.
소드 마스터에 올랐던 그가 검과 반쯤은 하나가 된 것 같았다고 하는데, 겨우 마나 유저 하급에 불과한 루이스가 검과 하나가 되는 것은 어불성설, 개소리였다. 하지만 ‘불가능이란 없는 법! 실패하고 또 실패해도 그것을 무한히 도전하면 언젠간 성공하게 되는 것이다.’라고 루이스는 애써 자신을 다독였다.
루이스는 마나 로드를 제대로 개척하지 못하였기에 마나의 운용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몸과 마나에 대한 기초야 그럭저럭 탄탄히 잡혀 있지만 기초와 마나 로드는 그것과는 별개였다. 마나 로드란 몸과 마음이 하나가 되어 마나를 열어 주는 길이었다. 몸과 마나에 대한 기초만 잡힌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루이스가 마나를 마나 로드를 통해 온몸을 한 번 움직이게 하는데 걸리는 시간 대략 두 시간이 걸렸다.
두 시간에 마나를 온몸에 한 번 다 움직이게 하면 마나 유저 하급이라 한다. 한 시간 안이면 중급, 삼십 분이면 상급이고 검에 마나를 주입하여 뿌연 무언가를 생성하는 파워 블레이드를 펼칠 수 있는 경지가 소드 익스퍼드, 마나로 유동성 있는 기운을 검에 생성하면 그것을 소드 오러, 그것을 펼칠 수 있는 경지에 있는 자를 오러 나이트라 한다. 마지막으로 검에 매우 강력한 마나를 최고 농도로 압축되어 고체와 같은 상태로 만들면 그것을 오러 블레이드라 하며, 그것을 펼칠 수 있는 자를 소드 마스터라 한다.
통상적으로 소드 익스퍼드 중급 정도 되면 자신의 몸의 마나를 돌리는데 5분 정도가 걸리며, 오러 나이트가 되면 대충 1분, 소드 마스터가 되면 한순간이라고 한다.
루이스는 지금 팔을 통해 검에만 마나를 흘려보내고 있으므로 걸리는 시간은 얼마 되지 않았다. 검에 어느 정도 마나를 흘려보내다 자신의 마나 홀이 텅텅 비게 되자 루이스는 눈을 감은 채 검을 하늘을 향해 치켜들었다.
그 후 루이스는 깔끔하면서도 가장 짧은 거리의 길로 검을 휘둘렀다.
샤아악―
마나를 일체 활용하지 않고 오로지 기술과 몸의 실력만으로 이용하여 검을 휘둘렀을 뿐인데 검에서 날카로운 소리와 함께, 검의 움직임으로 인한 바람이 생겼다.
“아직 멀었어.”
루이스는 눈을 뜨지도 않은 상태로 중얼 거리며 다시 검을 들어 올렸다.
진정한 검사는 마나를 사용하던 사용하지 않던 검에서 소리가 나지 않으면 바람이 불지 않는다고 한다.
꿈에서 얻은 기억으로 물리학적으로 그딴 것이 가능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자신이 가장 존경하고 가장 뛰어난 소드 마스터로 칭송받는 블레이드 공작이 그렇다고 했는데 믿어야지, 어떻게 하겠는가?
또한 꿈에서의 기억으로는 마나라는 것 자체가 말도 안 돼는 것이었기에 바람이 불지 않고 소리가 나지 않는 것이 대수겠는가?
뭐, 그쪽 세상은 마나라는 존재가 없어서 그런 발전된 과학이라는 기술을 가진 듯하지만, 자연이 모조리 파괴되고 강한 인간이라는 녀석도 자신보다 약해서야 뭐가 되겠는가?
‘후우…….’
루이스가 속으로 깊게 한숨을 내쉬었다.
한숨을 내쉰 루이스는 마음을 가라앉히고 검과 자신이 하나가 된다고 생각했다. 자기가 검과 하나가 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간은 안 들지만…….
‘아니, 이런 생각을 해서는 안 돼! 무조건 된다고 생각하는 거야!’
믿는 거다. 자신은 검과 하나가 될 수 있다고…….
‘세상에 불가능은 존재하지 않는다. 신의 기적이든 우연이든 세상에는 무엇이든 가능한 법이야!’
속으로 궤변을 늘어놓으며 루이스는 만약 불가능이 존재해도 그것은 자신에게 찾아오지 않는다고 멋대로 결정지었다.
자신이 검과 하나가 되었다고 상상한 루이스는 검의 마음을 이해하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그따위 것이 될 리가 없었다. 루이스는 차분하게 머릿속을 비우고 몸이, 마음이, 그리고 검이 인도해 주는 곳으로 검을 휘두르기로 마음먹었다.
루이스가 그렇게 마음을 먹는 순간 검은 어느새 움직이고 있었다.
시이익―
착각일까? 아까와 같은 속도, 같은 힘으로 휘둘렀는데 루이스는 왠지 아까보다 소리가 덜하고 바람도 적게 부는 것 같았다.
“허억― 허억―”
루이스는 갑자기 숨이 가빠오고 온몸에서 땀이 흥건하게 나자 숨을 들이키며 마나를 몸에 담기 시작했다.
마나가 없는 상태에서 겨우 두 번 검을 휘둘렀다고 이렇게 숨이 가빠 오고 땀이 흥건하게 난 일은 처음이었다. 아니 생각해 보니 예전에도 이런 적이 있었던 것 같았다. 단 한 번이지만 검을 휘둘렀을 때 탈진을 한 기억이 어렴풋하게 떠올랐다.
그것을 생각하자 루이스는 자신의 몸이 특별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나…… 혹시…….”
루이스는 부정하고 싶었다.
자신이…… 자신이…….
“저, 저질 체력인 거야?”
평균 이하라는 사실을 말이다.

***

단 두 번의 검을 휘두른 것으로 체력이 다 떨어지자 루이스는 마나 연공법을 통해 마나를 빨아들여 체력을 회복하였다. 그 후 다시 몽땅 마나를 다 쏟아 보낸 후 오랜만에 체력 훈련에 돌입하였다.
오러 나이트가 되서 하늘을 껑충껑충 날아다니며 소드 오러 한 다발을 사방으로 뿌릴 정도로 강해질 생각은 없었지만, 최소한 저질 체력은 벗어나야 했다,
가볍게 뜀박질을 삼십여 분을 하자 옆구리가 쑤셔 왔다. 몸은 대량의 산소를 원했고 그와 동시에 뇌에서는 마나까지 요구했다. 하지만 루이스는 엄청난 정신력을 사용하여 대량의 산소만을 공급한 후 팔굽혀펴기를 시작했다. 한 이십 개를 했을까? 키가 자라는 시기에 무리한 근육운동은 땅꼬마로 가는 지름길이라는 것을 떠올렸다.
당연히 꿈에서의 이야기지만, 마나나 마법에 대한 존재 그리고 이종족과 몬스터 마족과 천족, 신에 대한 것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이 똑같은 세계, 또한 너무나도 현실 같은 곳이기에 루이스는 그곳의 지식을 믿었다.
괜히 키가 안 커서 땅꼬마가 뭐가 좋단 말인가?
‘마법의 신발이 있긴 하지만…….’
키가 작아 근심이 이만저만이 아닌 대한민국 남성의 가장 아름다운 친구, 키 높이 깔창이 있기에 그것을 따라서 만들면 키 정도야 커버할 수 있겠지만 활동에 약간의 지장을 준다. 이 세상의 신발보다야 훨씬 좋지만 혹시나 자신이 생사를 거는 싸움을 벌일 때 아주 작은 컨디션과 상태는 자기의 목숨을 살릴 수도, 죽일 수도 있다는 것은 루이스도 알고 있었다.
원래 그런 것은 그다지 생각하지 않고, 생각의 내용 또한 루이스의 수준을 뛰어넘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루이스는 간접적인 느낌이 들지만 18년 하고 몇 개월간의 강혁의 심정과 고통, 깨달음 등을 함께 느꼈다. 또한 강혁이 커 가면서 루이스의 정신력도 점점 커져 갔다.
꿈을 꾼 상태에서 루이스는 강혁의 나이만큼의 성장은 아니지만 그의 또래보다는 훨씬 높은 생각을 하는 존재, 즉 애늙은이가 된 것이다.
결국 스트레칭과 달리기로 체력 훈련을 끝낸 루이스는 저녁을 먹기 위해 지하 연무장을 빠져나왔다.
안타깝게도 오늘 따라 그의 저녁식사는 그가 그다지 좋아하는 음식이 아니었다. 하지만 영지민들이 헐거워하는데 자신이 편식을 할 수 없었기에 루이스는 꾸역꾸역 음식을 입에 집어넣으며 먹었다.
물론 꼭꼭 씹어 먹는 것도 잊지 않았다.
대부분의 아이가 하지 않는 꼭꼭 씹어 먹기를 하는 루이스는 참 착한 어린이였다.

***

모닥불을 만지작거리던 거한의 용병 크루샤는 옆의 미남자에게 말했다.
“루인, 정말로 나를 기사들보다 강하게 만들어 줄 수 있어?”
“그래, 하지만 고통은 감수해라. 그리고…….”
“형님이라 부르라 이거지? 쳇, 내가 한 살 더 많긴 하지만 인심 썼다.”
크루샤의 말에 루인은 옅은 미소를 지었다.
“아, 루인 근데 아까 왜 말린 거야?”
“술집에서?”
“그래, 그 자식 그리 강해 보이지 않던데? 솔직히 내가 취하긴 많이 취했었지만, 그 정도 녀석은 충분히 이길 수 있었다고. 이길 수 있는 싸움이면 너는 내가 무슨 짓을 해도 안 건드렸잖아?”
“못 이겨. 그 소년…… 부모 잘 만난 놈이던데? 아마 소년 옆에 있던 어른 놈은 호위 기사 정도 되겠지.”
“그 꼬마가? 딱 봐도 평민 태생의 소년이던데?”
“연기야 연기. 엄청나게 자연스럽기는 했지만 중간 중간 부자연스러운 자세가 나왔어. 아마 연기와 현실의 약간이지만 괴리가 있었기 때문에…… 아니지, 큰 건가? 아무튼 괴리감 때문에 생긴 부자연스러운 자세가 생긴 거겠지. 또 옆에 있던 녀석은 언제든지 소년을 지킬 수 있는 자세를 하고 있었어.”
“그건 다른 부모라도 마찬가지 아니야?”
“자세가 상관을 모시는 것 같았어. 또 술 마시는 자세가 상당히 격식이 있어 보이더군. 차림새는 우리 같은 용병이었는데 행동이 고급스러우니 티가 날 수밖에 없지.”
“허, 참. 눈 하나는 되게 좋구먼요, 형님.”
크루샤의 ‘형님’이라는 말에 루인이 씩 웃었다.
“내가 좀 그런 편이다, 아우야.”

2장 리얼드림



맥스는 작은 대장간을 운영하고 있는 대장장이의 아들로 태어났다.
아버지가 대장장이라서 그런지 맥스는 자동으로 대장장이의 인생을 살게 되었다.
어릴 때부터 아버지에게 대장장이 기술을 전수받은 맥스는 열두 살이 되었을 때부터 자신만의 새로운 기술을 터득하기 위해 철과의 씨름을 벌였다.
그가 대장장이가 되어 가장 처음 만든 것은 검이었다. 그 검을 곧장 기사가 꿈인 자신의 단짝 친구에게 주었다. 맥스의 친구는 너무나도 좋아하며 매일매일 검을 휘둘렀다.
그다지 좋은 검은 아니었지만 검을 구할 수가 없었던 맥스의 친구로서는 너무나도 좋은 일이었기 때문이다.
맥스는 아버지가 전수해 준 여러 가지 기술들 중 농기구를 가장 많이 만들었다. 그것은 맥스의 아버지 또한 마찬가지였는데, 맥스의 아버지가 운영하는 대장간은 농기구를 전문으로 취급하는 곳이었다.
맥스의 꿈은 최고의 검을 만드는 것이었다.
나이가 어렸을 때부터 맥스는 검과 같은 것들에 대해서 해박했는데 열셋이 되기 전부터 한 명의 대장장이의 역할을 할 정도이니 말이다.
탄력도와 튼튼함, 날카로움.
이 삼박자가 모두 훌륭하게 어우러진 검을 만들고 싶었다. 전 대륙에 이름을 떨치는 검을 만들고 싶었다. 다른 사람이 보기에는 소박해 보이는 꿈이지만, 이것은 대부분의 대장장이의 꿈이기도 하였다.
맥스는 아침에 일어나면 철을 제련하고 다시 녹이고 제련하고 오후가 되면 농기구를 만들고 수리를 했다. 처음에는 맥스가 어렸기에 걱정하는 어른들도 종종 있었으나 모두들 맥스의 실력이 부족함이 없다는 것을 나중에 가서는 알게 되었다.
맥스는 농기구를 만들면서도 조금이라도 튼튼하고 날카로운 탄력도가 좋은 농기구를 만들려고 애를 썼다.
튼튼해야 오래 쓸 수 있고 탄력이 좋아 실수로 단단한 돌을 찍어도 손이 아프지 않으며, 날카로워야 땅을 깊게 팔 수 있을 테니까.
그러다 보니 절로 맥스의 실력은 일취월장으로 성장해 갔고 많은 사람들이 맥스에게 농기구의 수리를 더불어 제작을 의뢰했다.
명검을 만들거나 하는 것이 아니라 빠르게 대박적인 돈을 모으는 것은 불가능하였지만, 천천히 돈을 쌓아 가다 보니 맥스는 상당히 여유로운 생활을 할 수 있는 돈을 모을 수가 있었다.
그것이 맥스가 17살 때의 일이다.
맥스는 그 후 아버지의 대장간을 물려받아 크기를 확장하며 세 명의 대장장이를 받아들여 자신과 다른 한 명의 대장장이가 물건을 만들고, 다른 두 대장장이가 물건의 수리를 도맡았다. 어느 정도 인지도가 쌓여 있었던 맥스의 대장간은 날로 문전성시를 이루었고 소문이 퍼져 옆 영지의 사람들이 올 정도였다.
약간 걸어서 싸고 질 좋은 농기구를 살 수 있으면 농민들로서는 상당히 좋은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1년이 흘러 돈에서 상당히 자유로워질 수 있는 금액을 모으게 되자 그는 미스릴 이라는 뛰어난 금속을 사들였다.
미스릴을 사들이며 아버지의 재산과 자신의 재산들 대부분을 사용했지만, 그는 후회하지 않았다.
미스릴을 이용하여 물건을 만들 수 있는 것은 지극히 뛰어난 대장장이만 가능한 것이기에…….
맥스는 화로의 온도를 자신이 올릴 수 있을 만큼 올려 미스릴이 적당히 녹으면 망치로 두드려 검의 틀을 잡아 갔다.
캉! 캉! 캉! 캉!
미스릴을 두드리는 소리가 맥스의 대장간을 떠나지가 있었다.
맥스는 두드리고 또 두드리고 또 두드려서 칠야의 걸친 작업 끝에 기본적인 검의 모습을 갖추게 할 수 있었다.
그 후 다시 두드리고 또 두드렸으며, 날을 갈아 검의 탄력도와 튼튼함, 예기. 이 삼박자가 맞춰지도록 노력했다.
그리고 석 달이 지났을 무렵 맥스는 자신이 만든 검을 자신의 영주이자, 소드 마스터인 시든 공작에게 주었다.
시든 공작은 검을 받은 후 감탄을 했다.
검이 순수 미스릴을 이용하여 만든 것도 만든 것이었지만, 검의 예기는 절세의 보검이 부럽지 않았으며, 튼튼함은 미스릴 자체의 튼튼함만으로 대부분의 검들보다 뛰어났으며, 만들 때 얼마나 잘 만들었는지 검의 탄력도 또한 뛰어나 검사에게 가는 피해를 최소한으로 줄여 줄 것이었다. 거기다 미스릴이라는 금속의 특성상 가볍기는 체감상으로는 깃털같이 가벼워 검을 휘두르는 속도도 증가할 것 같았다.
시든 공작은 이 검을 선물한 맥스에게 후한 포상을 내렸고 맥스는 받은 포상으로 또다시 미스릴을 사들여 검을 만들어 대륙에 이름을 떨쳤다.
그렇게 맥스는 나름대로 행복한 인생을 살다가 서른둘의 나이에 알 수 없는 괴질에 걸려 목숨을 잃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