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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화



대장장이로서의 꿈은 철의 값어치를 절실히 깨닫게 해 주고 있었다.
그렇게 되자 루이스는 철문을 박살 내기로 마음먹었다.
그는 영지에서는 왕인 ‘영주’다. 철문 하나 박살 내는 것은 간단했다.
루이스는 기사들의 훈련장으로 가서 마나 유저 상급 이상의 자들을 모두 불렀다. 그것은 곧 모든 기사들을 지칭하는 것이었다.
최소한 허울뿐인 기사라도 그 직위를 받으려면 마나 유저 상급은 되어야 했다. 물론 핸리는 특별 케이스였지만…… 그는 지휘관이니까.
총 23명의 기사 뒤로 200이 넘어서는 병사들이 서 있었다.
세지 않아도 특별한 일이 없다면 아마 230명일 것이다.
루이스는 그들의 군기 잡힌 모습을 보고 감탄사를 내뱉으려다가 말았다. 이것을 매니크로서의 꿈의 경험으로 생각해 보면, 그냥 병사들은 까마득한 고참이 있으니까 절로 군기가 잡힌 것뿐이다. 실상으로 저 정도의 군기가 잡힌 것인지는 알 수 없으니.
“모든 기사들은 발검해라!”
기사에게 있어서 주군의 명은 곧 법이다.
모든 기사들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검을 뽑았다. 단지 그들의 표정에는 궁금증이 차 있을 뿐이었다.
“철문으로 돌격!”
루이스의 명에 다들 당황했다. 철문으로 돌격하라니? 그것은 곧 박살을 내라는 뜻이었다.
병사들과 기사들의 훈련장을 가르는 철문을 박살을 내라니?
“어차피 병사들이나 기사들은 같이 활동하라고 했을 텐데? 그리고 이따위 철문은 공간 낭비고 돈 낭비다.”
“알겠습니다.”
루이스의 말에 가장 먼저 기사단장 찰스가 대답하며 검에 마나를 주입했다. 그러자 검에서 김이 뿌옇게 나더니 곧 찰스의 검을 조금씩 휘감았다.
중급의 파워 블레이드다.
찰스는 마나 홀의 마나를 살짝 다리로 보냈다. 그 후 지면을 강력한 힘으로 박찼다.
붕!
거리는 바람 소리를 일으킬 정도의 속력으로 철문으로 돌격하며 찰스는 검을 사선으로 휘둘렀다.
검에 철문이 깔끔하게 베였다. 다른 기사나 루이스라면 그것이 끝이었을 테지만, 찰스는 ‘진짜’ 기사다. 거기다 지금은 파워 블레이드를 펼치고 있었다.
검에 휘감아져 있던 연기는 곧장 주위의 철문을 가격했다.
콰앙!
철문의 거의 반이 찌그러졌다.
철문의 강도가 그리 강하지 않고 두껍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앗!”
뒤이어 부기사단장 쿤이 찰스보다는 약하지만 검에서 김을 뿜어내며 철문에 검을 휘둘렀다.
쾅!
찰스보다는 약했지만 상당한 소리를 내며 철문이 또 다시 허름해졌다.
“적이 앞에 있다고 생각한다. 기사들은 전원 돌격!”
루이스가 소리치자, 기사들은 일제히 매서운 기세로 철문을 향해 돌격했다.
콰콰쾅!
기사들의 돌격으로 인하여 철문이 완벽하게 박살이 나 버렸다.
짧지만 강력한 인상을 남기는 모습에 병사들은 손에 땀이 났다.
자신은 결코 불가능한 일을 아주 단순히 끝내 버렸다. 대부분의 병사들은 저런 자가 자신의 바로 직속상관이라는 사실에 어딘가 뿌듯해지기도 했다.
“병사들은 철들을 주워서 야외 창고에 옮기도록!”
루이스의 말에 병사들 몇 명이 후다닥 박살 난 철문에 다가가 철들을 주워 들고 바쁘게 걸음을 옮겼다.
루이스는 병사들이 옮겨 가는 철들을 바라보며 여러 가지 생각을 했다.
‘검이 좋을까? 역시 내 검을 하나 만들어 두는 것도 좋을 것 같은데…… 그러고 보니 삽도 조금 필요하려나?’
맥스의 꿈을 통해 얻은 기억으로 물건을 만들 생각을 하고 있었다.
영주 저택의 정원에 있는 야외 창공.
그곳에는 루이스가 대장간에서 세금을 핑계로 뜯어 온 간이 화로가 있었다. 간이 화로지만 상당히 질이 좋아 철을 이용하여 무엇을 만들기에는 충분했다.

***

루이스가 농노로서의 꿈을 꾸기 삼 일 전이었을 것이다.
풀죽을 먹이라고 했지만 죽는 영지민들이 더러 존재하자 해결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고심했다.
곡식을 사서 풀어도 되겠지만, 그것은 일시적인 해결 방법일 뿐, 고질적인 문제는 결코 해결되지 않는 것이었다.
그러던 차에 루이스는 영주 저택의 뒤에 있는 산 너머에 넓은 평야가 있다는 소리를 들었다. 아니, 강혁의 지식으로 생각해 보면 그것은 평야가 아니라, 분지였다. 물론 대한민국에서 분지라고 불리는 곳만큼 넓은 것이 아닌 대충 만에서 2만 평 정도 되는 작은 분지였다. 그냥 땅으로 치면 넓은 거지만 분지라고 하기에는 매우 작은 크기였다. 하지만 다행히 분지로서의 특징은 모두 가지고 있었지만.
그리고 그 분지와 한편에 늘어서 있는 산을 경계로 휴튼 자작령과 경계를 두고 있었다.
한데 이상한 것은 분지라면 본디 농산물이 잘 지어져야 할 것인데 그곳에는 영지의 거지들이 살고 있다는 것이었다. 즉, 빈민촌이 자리를 잡고 있다고 한다.
그런 곳에 농사를 짓는다면 단번에 식량문제가 해결될 것이었다. 크기도 상당하니 그곳에만 밀을 심어도 영지민들을 배불리 먹이고도 상당량이 남을 것이다. 그런 곳을 단지 빈민촌으로 사용하다니!
루이스는 역정을 냈다.
하지만 영지의 행정과 영주 저택을 관리하고 있는 집사, 윌리엄의 말에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다.
“그곳은 예전부터 곡식이 자라지 못했습니다. 밀을 심어도 척박한 곳에 심는 것의 반도 채 자라지 못했습니다. 병사들의 훈련장이나 군사적인 용도로 사용하려고 해도 땅도 살짝 물러, 결국 빈민촌의 사람들이 살도록 내버려 두었습니다. 그들은 산의 과일이나 사냥을 하며 힘겹게 살아가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그 말은 들은 루이스는 그저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다. 강혁의 지식이 진짜일 확률이 높지만, 강혁은 그곳에서 농사의 전문가가 아니었다. 모를 가능성도 충분했다. 하지만 루이스는 농노로서의 꿈을 꾸고 나서는 생각을 바꾸었다.
특별한 이유가 존재하지 않는 이상 분지에서는 곡식이 잘 자라야 정상이다. 또한 농노인 한은 여러 마법 식물을 기른다고 지질에 대하여도 상당한 공부를 하여 웬만한 토양학자와 맞먹는 지식이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그 지식은 모조리 루이스에게 전수되었다.
루이스는 다른 사람들 몰래 산을 건너 분지에 도착했다.
“크윽, 무슨 냄새야.”
강혁이 살던 곳에 비하면 영지 자체도 상당히 환경이 더러웠다. 그리고 악취도 심했다. 루이스 일 때는 그것이 당연한 거라 생각하여 아무 생각하지 않았지만 발전된 세상에서의 꿈을 꾸고 나니 그곳이 영 마음에 들지 않았다. 물론 직접 가 보면 별다른 생각이 들지 않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면 절로 인상이 찌푸려졌다.
이곳은 그 정도가 더 심했다.
위이이잉―
귓가에서 파리가 고속으로 날갯짓을 하며 만들어 내는 소리가 들렸고 루이스는 반사적으로 소리가 들리는 곳에 강력한 일권을 내질렀다.
아주 희미하지만 무언가가 맞는 감각이 들었고 시선을 돌려 바닥을 확인해 보니 파리 하나가 떨어져 있었다.
루이스는 가볍게 파리를 발로 밟은 후 주위를 둘러보았다.
허름한 집, 그리고 때가 꾀죄죄하게 묻어 있고 옷은 다 찢어지고 허름했다. 걸레라고 해도 믿을 정도였다.
루이스는 순간 강혁의 꿈에서 보았던 아프리카 원주민들이 떠올랐지만 곧 고개를 저었다. 그들은 풍습과 그런 것이 제대로 있었다. 하지만 이들은 그저 불쌍한 거지들일 뿐이었다.
어쩌면 불쌍하다는 생각 자체가 이상한 것일 지도 모른다. 어찌 보면 이들의 부모는 그저 돈을 못 버는 것일 뿐이니까.
“무슨 일이십니까?”
한 노인이 루이스에게 다가오며 물었다.
노인은 루이스가 상당히 비싼 옷을 입고 있다는 것에 그가 귀족의 자제라는 것을 확신했다. 물론 루이스는 귀족의 자제가 아닌 귀족이다.
루이스는 노인의 질문에 그가 자신의 신분이 귀족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눈치채고는 무심한 눈빛을 지으며 냉랭한 목소리로 말했다.
“이곳의 있는 사람들을 모두 불러 모아라. 여자와 아이, 가릴 것 없이 남녀노소 전부다 모이도록 해라.”
“예, 예, 알겠습니다.”
귀족의 말을 거역하면 죽는다. 그것은 농노보다 이런 빈민촌의 사람들이 더했다.
농노가 노예를 죽이면 돈을 주인에게 물어 줘야 한다. 물론 돈 많은 귀족들은 그딴 것은 신경 쓰지 않지만, 노인이 보아 온 것으로 따지면 노예나 농노보다 귀족에게 더 많은 죽음을 당한 것은 자신과 같은 빈민 사람이었다. 물론 그가 빈민인 사람과 같이 지낸 시간이 더 길어서 그랬다.
곧 있어 이곳의 모든 사람들이 모였다.
그 수는 어림잡아 7백에 이르렀는데 상당한 숫자였다.
‘겨우 2만 평에 7백이나 살아?’
2만 평이면 7백이 살기에 부족하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농사를 짓지 않고 사냥과 과일 채집으로 살아가는 그들에게는 지장이 없을 정도였다. 하지만 통상적으로 생각하면 평민 7백이 살아가려면 농경지나 집, 그런 것들을 모두 생각하면 어림잡아 10만 평 정도는 필요했다. 물로 이것은 사람들이 죽지 않고 적당하게 살아갈 수 있을 때의 계산이다. 다르게 해석하자면 그다지 풍족하게 살지도 못하는 크기의 땅이다.
루이스가 계산하기에 대충 밸런타인 영지의 크기는 200만 평 정도로 그것은 대충 6.6제곱킬로미터였는데, 5,000명이 살기에 충분한 크기였다.
몇몇의 영지는 빈민들을 영지의 인원으로 포함하고 혹시나 모를 전쟁을 대비한다. 이것은 전쟁이 터지면 각 영지에서 보내는 인원을 채울 때 사지 멀쩡한 빈민을 보낸다는 소리다. 하지만 그것은 대부분의 영지일 뿐 밸런타인 영지는 빈민들을 영지민 수에 포함하지 않았다.
즉 빈민들은 영지의 1프로에 해당하는 땅에서 영지민의 10%가 넘는 수의 사람이 살고 있는 것이었다.
“어린아이와 어른들은 나누어 모인다. 그리고 어린아이는 남자와 여자로 나누고 어른들도 마찬가지다. 참고로 어린아이에 들어가는 것은 5살에서 15살까지다.”
루이스가 약간의 마나를 실어 말하자, 그 소리는 빈민들에게 쩌렁쩌렁하게 울렸고, 이미 노인에게 루이스가 귀족의 자제라는 말을 들은 사람들은 허겁지겁 네 패로 나뉘었다.
“그중 장애인 사람들은 빠져, 서로 뭉친다.”
그러자 대충 사십에 가까운 사람들이 한 곳으로 모였다. 그중에는 다리가 하나 없는 사람, 팔이 없는 사람, 사지가 멀쩡한 사람 등 여러 사람이 존재했다.
“한 팔이라도 있는 사람은 그 자리에 가만히 있고 양팔이 없는 사람은 제일 오른쪽으로, 정신에 이상이 있는 사람은 제일 왼쪽으로 모인다.”
루이스의 말에 대충 3명의 사람이 제일 오른쪽으로 갔고 두 사람은 제일 왼쪽으로 갔다.
그들을 보며 루이스는 생각했다.
루이스는 빈민들을 영지민으로 사용할 생각이었다. 그리고 사지가 멀쩡한 사람은 농사를 짓게 할 것이고 한 팔만이라도 있는 사람은 공부를 시킬 생각이었으며, 머리가 나쁜 사람은 한 손으로라도 농사를 시킬 생각이었다. 하지만 양팔이 다 없고 정신적으로 이상이 있는 사람은 어떻게 활용할 방도가 없었다.
“제일 오른쪽부터 번호대로 1번, 2번, 3번, 4번, 5번, 6번, 7번이다. 각자 자기의 번호를 정확하게 외우고 있도록.”
루이스는 그렇게 말했다.
제일 오른쪽은 양팔이 없는 사람들, 2번은 소년, 3번은 소녀, 4번은 한 팔이라도 있는 사람, 5번은 성인 남성, 6번은 성인 여성, 7번은 정신에 이상이 있는 사람들이다.
“그럼 해산하도록.”
루이스의 말에 빈민들은 모두 원래 자기가 있던 곳으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돌아가는 그들의 얼굴에는 불만이 가득했다.
‘도대체 왜 부른 거야?’
‘나눠서 어쩌자고?’
‘귀족이면 다인가?’
‘부모 새끼 잘 만난 녀석이!’
다들 루이스의 욕을 지껄이며 돌아갔다.

빈민들이 해산하자 루이스는 천천히 걸음을 옮기며 토양을 확인했다.
땅은 상당히 메말라 있었다.
수분이 부족한 것이 아니라, 영양분이 모자랐다.
주위 환경이 쓰레기들과 여러 기타 물질들로 인하여 상당히 더럽긴 하지만 오히려 오랜 시간이 지나며 그것이 양분이 되어야 정상이다.
더러운 것 때문에 곡식의 맛을 떨어뜨릴 수는 있을지 모르나 척박한 곳의 반도 자라지 않는 것은 완전히 개소리나 다름없다.
‘이상해…….’
너무 이상했다.
솔직히 아무 영양분이 없는 토지를 그곳에 무언가가 썩지 않도록 해서 양분이 만들어지지 않도록 해도 이 정도는 아니다. 이곳에는 썩어서 양분이 될 것도 있는데 너무나도 이상했다. 땅 자체는 좋았으나 흙에서 문제가 심각했다.
‘영양제라도 있으면 키우겠지만…….’
강혁이 살던 세상, 그러니까 지구라는 곳에 있는 영양제라도 있으면 땅에 꽂아서 곡식을 키울 것이다. 이것은 딱 밀을 키우기 위한 땅이었으니까.
건물 같은 것을 짓기에는 흙이 물러 좋지 않았다. 흙이 무르면 농사를 짓는 것을 제외하고는 딱히 쓸 데가 없었다. 아스팔트라는 것을 깔아 버리거나 마법으로 어떻게 하지 않는 이상은 말이다.
말로 들었을 때는 상당히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이곳에 오면 무슨 해결 방안을 찾을 수 있을 줄 알았지만 딱히 이상한 것은 없었다. 흙이 이상하다는 것을 제외하고서는.
“하아∼”
허탈한 기분이 들었다.
루이스는 ‘에라 모르겠다.’라는 듯이 자리에 털썩 주저앉았다.
주변에 나무가 빽빽하니 마나의 밀도가 상당할 거라고 생각하고는 마나 연공법을 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천천히 호흡하고 숨을 참고 천천히 숨을 내쉬고 다시 호흡하고를 반복하며 몸에 마나를 축적하고 있었다.
루이스는 산을 상당히 빠른 속도로 넘으며 상당히 피로한 몸에 무의식적으로 마나를 돌려 마나 홀의 마나 3분지 1을 사용하였기에 대충 20여 분의 마나 연공법을 해야 마나가 다 찰 것이다.
마나 연공법을 사용하던 루이스는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아주 미약하지만, 자신의 마나가 빠져 나가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가 있었다.
그리고 빠져나간 마나는 대각선으로 땅으로 빨려 들어가고 있었다.
기가 찬 일이었다.
땅에서 마나를 채취하면 모를까, 마나가 빠져나가다니!
눈을 뜬 루이스는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마나 연공법을 펼치고 있더라도 몸을 움직이는 것은 가능하다. 하지만 그것은 매우 평온한 움직임이여만 하며, 격렬한 운동을 하거나, 외부에서 한도 이상의 타격을 받으면 곧바로 피를 토해 내며 ‘나 내상 입었어요.’라고 알리게 된다.
루이스는 마나 연공법을 계속해서 펼치며 마나가 빠져나가는 위치를 추적했다.
사실 루이스가 찰스 정도의 실력만 있었어도 마나 연공법은 푼 상태에서 마나가 흘러가는 곳을 추적했을 것이다. 아니, 그 전에 이곳에 들어서는 순간 마나가 빠져나간다는 것을 눈치챘을 것이다.
루이스는 마나 유저다. 마나 유저는 마나를 느낄 수가 있지만 그것은 집중을 했을 때의 얘기다. 그리고 마나를 다룰 수 있는 자가 가장 큰 집중력을 발휘할 때는 대체로 마나 연공법 중일 때였다.
루이스는 자신이 마나 연공법을 푼다면 매우 적은 확률을 제외하고는 자신이 마나가 빠져나가는 위치를 찾지 못할 것이라 예상했다.
천천히 걸음을 옮겨 가며 마나가 흘러가는 곳으로 향했다.
한 걸음, 한 걸음 떼다 보니 어느새 마나는 대각선이 아닌 직선으로 빠져 들어가고 있었다. 루이스는 이 밑에 무언가 있다고 생각했다.
“삽은 없으니…….”
루이스는 검을 뽑아 들었다.
철문을 박살 낸 후에 나온 철로 만든 검이다.
자신이 쓸 검이기에 엄청난 열과 성을 다해서 만든 검이다.
어른이 되어도 사용할 생각을 가지고 만들었기에 지금으로서는 약간 긴 편이었지만 자신이 거대한 덩치를 가지게 되지 않는다면 검은 자신이 다 자라고 나서도 약간 짧은 정도라는 계산을 내리고 만든 것이었다.
검에 마나를 주입했다.
우우웅∼
상당량의 마나를 주입하자 검이 울음을 토해 냈다.
하지만 그뿐, 다른 변화는 없었다. 물론 그것은 눈으로 보이는 변화였다. 지금 검은 원래 상태보다 두 배 가까이 튼튼해져 있었다.
루이스는 자신의 오른팔의 마나 로드를 통하여 마나를 보내 검을 들고 있는 팔의 위력을 강화시켰다.
그것이 끝이 아니었다. 허리와 복부, 다리까지 마나를 보내 신체를 강화시켰다.
진정으로 훌륭한 공격을 하려면 팔만이 아니라 그것들을 연계하는 골절이나 그런 곳들도 강화시켜 둘 필요가 있었다.
루이스는 마지막으로 자신의 왼팔에도 마나 로드를 통해 마나를 보내 신체를 강화시켰다. 온몸에 마나가 퍼지자 루이스는 청명한 빛을 띠는 눈을 살포시 감았다.
검을 가장 빠르게 휘두르려고 하면 가장 빠른 길로 보내야 한다. 하지만 검의 공격력을 최대로 하고 싶다면 검이 충분히 가속되어 절정의 속도에 이르는 위치에서 공격해야 할 대상이 있어야 한다. 힘은 속도에도 영향을 받으니 말이다.
루이스는 대충 그런 계산을 했다. 물론 정확한 것은 아니었다.
샤아아아아악―
검에서 폭풍 같은 바람이 일어나 위로 솟구쳤다.
물론 말이 폭풍이지, 찰스나 쿤이 검을 휘둘러 일으키는 바람에 비하면 그저 미풍에 불과한 정도였다.
콰아악!
루이스의 검이 그대로 땅을 후려쳤다.
휘이이이잉―
먼지바람이 한 번 루이스를 덮쳤다.
갈색의 바람이 멎자 루이스가 검으로 후려친 곳엔 대충 지름 1m에 깊이 30cm정도 되어 보이는 구멍이 나 있었다.
루이스는 천천히 마나 연공법을 펼쳐 보았다. 이유는 단지 집중을 위해서였다.
땅 구멍의 안으로 계속해서 마나가 빨려 들어가고 있었다.
루이스는 다시 한 번 방금 전과 마찬 가지로 검에 마나를 가장 먼저 주입하고 움직여야 하는 신체에 마나를 보내어 강화시켰다.
샤아아아아악―
강렬한 바람과 함께 검은 땅을 후려쳤다.
콰아악!
휘이이잉―
마찬 가지의 패턴이 반복되었고 대충 아까보다 20cm정도의 길이가 더 들어갔다.
루이스는 다시 마나 연공법을 펼쳤다.
마나는 마찬 가지로 땅으로 흘러들고 있었다.
루이스는 다시 한 번 땅을 후려치려다가 마나 홀이 텅텅 비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루이스의 마나량 등급은 F다.
말이 중급의 소드 오러 10분이지, 이것을 다르게 해석하면 대충 5분 이상 15분 이하 양의 마나란 것이다. 그리고 방금 전과 같은 전체적인 신체 강화는 F등급의 마나인 루이스에게는 상당한 양이다.
그래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필요한 부분만 신체 강화를 한다. 안 그러면 그냥 마나 낭비다. 루이스가 전체에 마나를 보낸 것은 검의 위력을 높이기 위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