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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화
7장 오크 토벌
“네?”
쿤이 황당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분명 이 꼬맹이 영주가 그렇게 말한 이유는 빈민들에게서 오크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서이리라.
하지만 1년 전에 나타났던 오크가 아직도 있는지 확신할 수 없었다. 비록 인근의 영지에서 근 1년간 몬스터를 토벌했다는 말을 들은 적은 없었지만 종종 지나가는 실력 있는 용병이라든가 어딘가로 진군하고 있는 기사들과 병사들이 처리했을 가능성도 있었다.
거기다 아직 오크에 대하여 정확한 전력도 모르지 않은가?
또 가려거든 병사들도 데리고 가야 하는 것이 정상이지만, 밸런타인 영지의 유일한 기사단을 다 끌고 가는 것도 아니고 부단장과 열 명이 조금 넘는 기사들만 끌고 가다니?
정말 어이가 없는 일이 아닌가?
“오크 토벌하러 간다고.”
“하지만, 영주님!”
“알아. 네 생각이 뭔지 알아.”
“그러시다면 우선 조사부터 한 후에…….”
“괜찮아.”
루이스가 아까와는 다르게 부드러운 미소를 지었다.
문제는 쿤에게 루이스가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말해도 그다지 신뢰가 생기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최소한 병사들을 데리고 가야 하지 않겠습니까?”
“걱정 마. 아버지가 주신 게 있어.”
루이스의 말에 쿤이 그것이 무엇이냐는 듯이 눈을 말똥말똥하게 하며 물었다.
“그로인 영주님께서요?”
“그래. 몬스터 잡이용 새.”
“몬스터……잡이 새요?”
“그래, 정확하게 말하면 몬스터를 먹이로 하는 새지.”
“그런 새가 있습니까? 그리고 그런 새가 있으면 위험한 것 아닙니까?”
“걱정하지 마. 원한다면 불러 주지.”
“예?”
루이스가 말하자 쿤은 황당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소환, 크로우.”
루이스의 중얼거림과 함께 루이스의 반지에서 빛이 뿜어져 나왔다.
빛과 함께 검은 깃털을 가진 새가 튀어나왔다.
전장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시체를 먹는 새, 까마귀였다.
“이 까마귀는?”
“몬스터를 먹는 새 새끼.”
“이 까마귀가요?”
“그래.”
쿤이 의심 반 호기심 반으로 크로우를 바라보자, 크로우는 쿤의 시선이 부담스러웠는지 살짝 날개를 펴며 소리쳤다.
“까아악―”
크로우는 게임에 살던 시절, 이타치에게 자신의 허락 없이는 다른 사람이 있을 때 사람의 언어를 구사하지 말라고 하였다.
그것을 알기에 크로우는 기사들과 병사, 농민과 빈민들이 있는 지금은 말을 하지 않는 것이었다.
단지 까마귀처럼, 원래 종족이 까마귀인 자신이 내야 자연스러운 소리를 내뱉은 것뿐이다.
루이스는 천천히 오른손을 든 후, 팔을 자신의 눈높이로 하였다. 그러자 그것을 힐끗 쳐다본 크로우가 천천히 루이스의 손등 위에 착지하였다.
그 자세가 너무나도 도도해 보였다.
“영주님, 그 까마귀가 정말 오크들을 상대할 수 있습니까?”
그때, 한 기사라 루이스에게 물었고, 다른 기사들도 그에 동조하는 눈치였다.
루이스는 잠시 생각하다가 말했다.
“싸워 볼래?”
“예?”
“싸워 볼 거냐고? 네가 이기면 토벌 안 할게. 아니지, 안 하는 건 안 되니까 철저하게 조사를 하고 병사들도 끌고 가서 토벌을 하도록 하지. 어때? 싸워 볼래?”
“좋습니다.”
기사가 그렇게 말하며 성큼성큼 걸어서 앞으로 나왔다.
루이스는 잠시 티가 안 나게 노려보았다. 다른 사람이 보면 그냥 잠깐 보는 정도로 말이다.
루이스는 기사와 크로우의 전력을 생각해 보았다.
기사는 마나 유저 상급, 그렇다는 것은 레벨로 따져 보면 크로우보다 대충 레벨이 100정도 많았다.
물론 크로우에게는 은신 스킬과 고속 비행 스킬이 있었다.
이것을 이용하여 기사를 엄청나게 물어 대면 못 이기는 것은 아니었다. 단지 성공 확률이 너무 낮았다.
기사가 샌드백도 아니고 그냥 맞아 주겠는가?
루이스는 눈을 천천히 감은 후 신성력을 끌어 올렸다.
“신의 축복이 그대와 함께하기를…….”
루이스가 다른 기사들에게 들리지 않게 중얼거렸다.
그의 신성력이 천천히 크로우를 감싸기 시작했다.
루이스가 조절을 하여, 신성력의 특징인 하얀색의 빛은 뿜어져 나오지 않았다.
천천히 눈을 뜨자, 루이스는 크로우가 척 보기에도 상당히 파워 업 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가 꿈을 통해 얻은 신성력은 전쟁의 신 아레스의 최연소 추기경의 신성력이다. 거기다가 전투 사제다.
하지만 신성력을 가진 것만으로도 사람을 치유할 수 있었고 쉽게 생각해서 버프를 걸어 줄 수도 있었다.
물론 치유를 전문으로 하는 대지와 사랑의 신인 가이아의 사제들보다 그 치료 효과가 떨어질 것이고 천둥과 하늘의 신 주피터의 사제들보다 버프의 효과가 떨어질 것이다.
하지만 일단 신성력 자체가 뛰어났으며, 전쟁에서 버프를 하다 많이 걸다 보니 버프에 도가 텄을 정도이다.
크로우는 루이스의 버프를 통하여 대충 레벨이 20정도 상승하게 되었다.
이제 때리고 튀기 전법으로 싸운다면 크로우가 상당히 간편하게 승리를 거머쥐게 될 것이다.
푸드득.
크로우가 빠른 속도로 날개를 퍼덕이며 앞으로 나아갔다.
기사는 사실 피식 웃고 싶었지만 영주인 루이스가 있었으니 웃지 않았다.
물론 방심한 것은 사실이다.
아무리 반지에서 튀어나왔다고 하더라도 까마귀는 그냥 까마귀이지 않은가?
루이스의 손가락에 앉는 것을 통하여, 기사는 크로우가 그저 말 잘 듣는 까마귀라 생각했다.
“시작.”
루이스가 간단하게 말하자, 크로우가 하늘로 솟구쳤다.
“은신.”
순간, 크로우의 자취가 사라졌고 기사는 갑자기 크로우가 사라지자 눈알을 굴리며 크로우를 찾으려고 하였다.
하지만 스킬의 힘으로 모습을 감춘 크로우를 기사가 찾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었다.
“고속 비행.”
크로우가 또 다시 스킬을 시전했다.
크로우는 스킬을 시전하며 수직으로 낙하였는데, 중력의 힘으로 추락하는 속도와 함께 스킬을 사용하여 비행속도도 상당하여서, 낙하 속도와 비행 속도를 합한 속도만큼 속력을 내게 되자 그 속력은 루이스가 안구에 마나를 집어넣지 않는 한 보기(루이스는 크로우의 주인이라, 파티 상태로 인정이 되어 크로우의 모습이 보인다) 어려울 정도였다.
크로우의 부리가 가볍게 기사의 뒷목을 훑었다.
“끄아악!”
기사가 비명을 내질렀다.
속력에 의하여 추가된 공격에 엄청난 타격을 받은 것이다.
털썩.
기사는 목을 부여잡으며 무릎을 꿇었다.
‘어라?’
루이스는 기사가 무릎을 꿇자 의아하게 생각했다.
분명 아프기는 할 것이다.
거기다 급소에 맞았으니 크리티컬이 터졌으리라!
‘아니지, 내가 왜 게임으로 생각하고 있던 거야? 현실이잖아? 당연히 사람을 죽음으로 이르게 할 수 있는 급소를 가격당하면 저렇게 되는 게 당연하지!’
루이스는 그것을 깨닫고는 황급히 기사에게 다가갔다.
“괜찮나?”
“괘, 괜찮습니다.”
표정과 목소리는 그다지 괜찮지 않았다.
하지만 루이스는 기사가 자신의 말에 대답할 정도의 여유가 있다는 사실에 시간이 지나며 괜찮아 질 것이라 생각했다.
‘후우.’
“그대가 여기에 남게나. 남아서 병사들과 빈민들, 그리고 농민들을 총 지휘하도록.”
“아, 알겠습니다.”
루이스는 그 후에 기사들을 쭈욱 한 번 훑어보았다.
기사들은 반짝 긴장한 표정으로 어느새 루이스의 오른쪽 어깨에 자리를 잡고 있는 크로우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들을 한 번 본 루이스는 피식 웃음을 지었다.
“자, 그럼 오크를 토벌하러 가도록 하지.”
루이스와 기사들이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저, 영주님.”
그때, 쿤이 루이스에게 다가와 말했다.
“뭔가?”
“오크가 어디 있는 줄은 아십니까?”
“…….”
“…….”
“크로우.”
“까아악―”
“찾아 봐.”
“…….”
“…….”
“…….”
“까, 까…… 아……악.”
크로우가 애처롭게 울며 허공으로 치솟았다.
크로우는 하늘을 난 지 10분도 되지 않아서 오크들을 찾아냈다.
물론 모든 것이 게임에서 몬스터들을 잡으면서 레벨 업을 시켰기 때문에 다른 새들보다 비약적으로 눈이 좋은 것도 있었지만, 크로우에게는 모두에게 없는 것이 있었다.
고속 비행.
미친 광속의 속도로 하늘을 비행할 수 있는 이 스킬을 사용하면, 크로우는 전투기가 부럽지 않을 정도다.
“까악, 까악―”
크로우가 뭐라고 지껄였다.
“음, 음, 그래? 그렇구나. 좋았어.”
당연히 알아들을 리가 없는 루이스지만 고개를 끄덕이며 중얼거렸다. 그 모습이 기사들이 보기에는 크로우의 말을 루이스가 알아듣고 대화를 하는 것처럼 보였다.
“오크 마을을 찾았다고 한다. 가자.”
루이스는 그렇게 말하며 크로우와 함께 제일 앞에서 걸었다.
상당히 빠른 듯, 그렇다고 뛸 정도는 아닌 속도로 걸으며 모두의 앞에 서게 된 루이스는 크로우게 물었다.
“몇 마리냐?”
“대충 200 정도.”
“200? 애새끼하고 여자들도 합쳐서?”
“아니.”
“씨발. 미친 거 아냐?”
루이스가 저도 모르게 욕을 했다.
오크들이 말이 좋아 하급 몬스터지, 그 힘은 최정예 병사와 맞먹는다.
그것도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는 훈련을 받은 최정예 병사.
그 경지로 따지자면 대충 하급의 마나 유저라 할 수 있었는데, 레벨로 따지면 200에 달한다. 그런 녀석이 200마리다.
여성 오크들도 약간의 전투력은 가지고 있어서 그 수준은 크로우보다 약간 떨어지는 정도였다.
즉 오크들의 모든 전력을 합하게 된다면 밸런타인 영지는 아주 깨끗하게 지워져 버리는 병력이라 할 수 있었다.
생각보다 많은 수에 루이스는 인상을 찌푸렸다.
크로우에게 몬스터를 잡도록 해서 레벨이라도 왕창 상승시키려고 했는데 그것이 요원한 일이 되어 버린 것이다.
기사들과 자신, 그리고 반지에 있는 스틸 호크도 불러서 뭐 빠지게 싸우지 않는 한 승부를 장담하기 어렵게 되어 버렸다.
하지만 그런 생각도 잠시.
‘아까도 그랬지만, 여긴 게임이 아니고 현실이다.’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루이스는 실소를 흘렸다.
오크는 물론이고 소드 마스터에게도 들키지 않는 은신을 펼칠 수 있는 새 새끼…… 아니, 새 님이 바로 크로우다. 그런 크로우는 게임에서는 몬스터의 목을 공격해 봤자 크리티컬이 떠서 두 배의 데미지만을 줄 뿐이지만, 이곳은 현실이다. 목을 그어 버리면 그냥 죽게 된다.
크로우가 입에 단검을 물고 오크의 목을 따거나, 심장을 찔러 버린다면?
게임 오버다. 거기다 레벨 차이에 따라 크로우는 상당한 레벨 업을 하게 될 것이다. 물론 그렇게 싸우게 되면 오랜 시간이 걸리게 되겠지만, 시간이 얼마나 걸리든 그것이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기사들도 조금 수련시켜야 하긴 하지만…….’
당연히 수련시켜야 한다.
기사들이 몇 번의 실전을 거치긴 했다면, 결국 실전이 부족하고 진짜 기사들도 아니기에 상당히 밀린다. 당연히 생사를 건 결투를 더해야 더욱더 뛰어난 실력을 가진 기사가 될 것이다.
그렇지만 훈련을 시키려고 진짜 죽을 곳으로 밀어붙일 수 없지는 않은가?
적당하게 스틸 호크를 이용하여 손을 보게 해도 된다.
‘갑자기 영지를 습격한 의문의 검은 기사……. 크크. 그것도 나름 괜찮네.’
루이스는 기사들의 훈련 방법을 머릿속으로 상상했다.
그러면서도 근엄한 표정과 당당한 걸음걸이는 변하지 않았다.
사실 루이스는 의식하고 있지 못하지만, 뭘 모르는 사람이 보면 그것이 너무나도 우스워, 배꼽을 부여잡으며 포복절도를 해도 이상할 것이 없었다.
크로우가 최전방에서 비행을 하며 가기를 1시간, 루이스와 기사들은 오크들의 마을을 볼 수 있었다.
“이런 곳에 오크 부락이 있었다니…….”
쿤은 눈을 번쩍 뜨며 중얼 거렸다.
거기다 이 정도 전력의 오크들이 욕심을 가졌으면 자신들의 영지는 풍비박산이 났어도 한참 전에 났을 것이라는 것을 예상할 수 있었다.
“영주님, 이 정도는 우리 끼리 토벌하는 것이 불가능합니다. 인근 영지의 도움을 받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괜찮아.”
루이스는 그렇게 말하면서 품에 손을 집어넣었다.
“인벤토리.”
아주 작은 소리로 아무도 들리지 않게 중얼거렸다.
그러자 그의 눈앞에 인벤토리가 열렸고 손에 강철단검 하나가 쥐어지도록 하였다. 손에 강철단검이 쥐어지자, 루이스는 그것을 크로우의 입에 물렸다.
오면서 루이스가 어떻게 해야 할지 가르쳐 주었었기에 크로우는 그 의미를 알고 있었다.
“너희들은 넓게 오크들을 포위하여 도망치는 오크들을 멸살하라. 특히 어린 오크들은 3년만 지나도 최정예 병사와 다름없는 실력을 가지게 되니, 꼭 척살하도록.”
기사들은 어린 루이스가 상당한 지식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 예전에는 안 그랬는데, 요즘 들어 정신관이 4차원이라 그렇지, 상당히 뛰어난 영재라는 것은 알고 있었다.
찰스에게 ‘유비무환’이라는 자신들은 들어 본 적도 없는, 예전의 소드 마스터가 했던 말을 할 정도이지 않은가!
“알겠습니다.”
쿤을 제외한 기사들은 빠르게 흩어지면서 오크들이 있는 곳을 예의 주시했다. 자신들의 실력으로는 혼자서 상대할 수 있는 성인 오크는 겨우 두셋에 불과하다. 까딱하면 죽을 지도 모르는 상황이니 당연히 엄청난 집중력을 발휘하게 되었다.
“너는 포위 안 해?”
“영주님을 지켜야 합니다.”
“왜이래? 나도 마나 유저 중급이야. 아크도 저번에 대련해서 이겼다고.”
“저는 소드 익스퍼드입니다.”
“알았어, 나 제대로 안 지키면 짤릴 줄 알아.”
“알겠습니다.”
쿤은 상당히 담담하게 대답했다. 아까 전까지는 크로우에다가, 제대로 오크들을 파악하지도 않고 토벌하러 가자고 하니 당연히 놀라 경거망동했지만, 지금은 다르다. 이제 전투에 돌입하는 순간이었기 때문에 원래 쿤의 성격이 나온 것이다.
침착함과 의리 있는 기사.
머리보다는 가슴으로 생각하는 기사와는 약간 달랐지만, 어디 내놔서 빠질 정도의 기사는 아니었다.
“쿤, 내가 재밌는 거 보여 줄까?”
“지금은 전시입니다, 영! 주! 님!”
“거, 그렇게 짜증난다는 듯이 말 안 해도 알아. 걱정 마, 지금 사용하는 게 오히려 적당한 거니까. 대신 비밀을 지켜 줘야 한다.”
“뭡니까?”
“꼭 지켜 줘.”
“알겠습니다.”
루이스는 그렇게 말하며 중얼거렸다.
“장비 2번.”
[장비 2번으로 교체됩니다. 장비 2번은 호크 보우와 강철화살X999입니다.]
순간 루이스의 손에 갈색의 가죽으로 만들어진 롱보우와 화살통이 허리춤에 메어졌다. 화살통에는 화살이 9개 있었는데, 화살을 하나 뽑아서 쓰면 자동으로 한 개가 보충이 되는 것이다.
아무리 현실성이 강한 게임이라도 화살통에 999개의 화살을 꽂아 넣고 쓸 수는 없지 않은가? 그래서 보이는 것은 9개고 화살이 다 떨어질 때까지 계속해서 보충이 되는 식으로 화살 통을 만든 것이다.
“그, 그건 뭡니까?”
쿤의 눈이 휘둥그레 졌다.
루이스가 아주 작은 목소리로 뭐라고 중얼거리자 활과 화살이 나타났는데 어찌 놀라지 않겠는가?
“우리 집안 가보.”
“…….”
쿤은 루이스의 말을 믿을 수가 없었다.
그로인은 한 번도 저런 것을 보여 주지 않았으니…… 루이스가 몬스터 잡이용 새라고 한 그 까마귀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루이스가 그렇게 말하니 뭐라고 할 수도 없었다.
루이스는 화살통에서 화살을 꺼내들어 활에 장전했다.
현실에서 활을 쏘아 본 적은 없었다. 다른 꿈에서 몇 번 화살을 쏴 본적은 있었지만 사냥을 하거나 할 정도의 실력은 아니었다.
하지만 로스트 월드에서 이타치는 자신이 테이밍한 몬스터를 제일 선방에 내세워 몸빵을 하게하고 뒤에서 화살로 엄호하는 것을 여러 번 하였다. 무기 숙련(활) 스킬도 중급 4에 올랐었지 않았던가?
“정령소환, 블라인드 라이오너.”
루이스가 그렇게 말하자 아주 흐릿하게 보이는 라이오너가 나타났다.
다른 사람 눈에는 흐릿하게 보이지도 않는다. 오직 루이스의 눈에만 아주 얕게 보이는 존재로 소환된 것이다.
“라이트닝 인챈트.”
루이스가 말하자, 라이오너는 화살을 천천히 감쌌다.
다른 사람의 눈에는 아무 변화가 보이지 않았지만, 루이스에게는 화살에 약간의 전류가 흐르며 노란색이 얕게 보였다.
쿤도 루이스가 활시위를 당기고 가만히 있는 것은 그저 오크를 맞추기 위하여 집중을 하고 있다고만 생각했다.
“취이이익―”
그때, 한 오크가 목에서 녹색 피를 뿜어내며 쓰러졌다.
그것을 본 다른 오크가 괴성을 질렀다.
쿤은 갑자기 오크가 녹색 피를 흘리자, 아까 기사와 대련했을 때처럼 반지에서 튀어나온 까마귀가 모습을 감추면서 오크를 공격했을 거라 생각했다. 그것이 아니라면 딱히 생각할 것이 없었기 때문이다.
물론, 그것은 정답이었다.
루이스는 크로우가 오크 한 마리를 쓰러뜨리자 곧장 화살을 날렸다.
피슝.
화살은 루이스의 눈에만 약한 스파크를 내며 날아갔다.
날아간 화살은 곧장 자신의 동료 오크가 쓰러지자 괴성을 질렀던 오크의 머리로 향했다.
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