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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화
크로우도 종종 반지에서 나오면 안 들어가려고 하지 않았던가?
스틸 호크가 오크들을 향해서 성큼성큼 걸어갔다.
‘저 자식을 고용하는 척할까? 혼자서 오크 100마리 넘게 쓰러뜨린 정도의 기사라고 사기를 치고…….’
루이스는 스틸 호크를 휘하 기사단에 집어넣을까 생각했다.
사실 누군가를 호위로 데리고 다니는 것이 정상이다. 보통 영주가 되면 최소 기사 다섯, 혹은 기사단 하나를 끌고 다닌다. 하지만 루이스는 그러고 싶은 생각이 전혀 없었다. 오러 나이트 정도가 되지 않는 이상 루이스는 많은 녀석들을 데리고 다니고 싶지 않았다. 오히려 자신의 행동에 제약만 생길 뿐이다.
루이스는 꿈에서 얻은 신성력이나 흑마법을 다른 사람들에게 들키거나 하고 싶지 않았다. 호크 보우를 한 번에 장착한 것이나, 크로우를 소환한 것은 상당히 특이하지만 그것은 가문 대대로 내려오는 가보라고 뻥을 쳤지만, 믿어 줄 리가 없었다. 앞으로 더욱더 힘을 발휘할 때 그것을 본 이가 의구심을 품을 확률은 무한히 100퍼센트와 가까웠다.
“그게 좋을 것 같네. 어차피 저 자식은 내가 옆에 없으면 그냥 조금 센 데스 나이트에 불가하니까.”
‘조금’ 정도가 아니라, ‘욕 나오게’ 강했지만 둘 다 강한 것을 지칭하는 말이기에 루이스는 별생각하지 않았다.
스틸 호크는 창을 주무기로 사용한다.
검이나 다른 무기를 사용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창을 다루는 것이 제일 편했다. 그 이유는 스틸 호크를 만들 때 사용했던 영혼이 ‘창기사’였기 때문이다.
그다지 뛰어난 실력을 지니지 못하여 그냥 허울뿐인 기사에 불과했으나 재수 없게 죽음을 당하여 그 분노가 상당하였고 상당히 실력이 뛰어난 리치가 데스 나이트로 만들어서 제일 처음에 만들어졌을 때는 소드 익스퍼드 중급에 달하는 실력자였다.
그 후 제국에서 편성한 던전 탐험대에 의해 라이프 포스 베슬이 박살나서 리치가 죽어 버리자 그의 제자였던 흑마법사에게 이어졌다. 하지만 가까스로 도망쳤던 흑마법사는 결국 성기사들에 의하여 목숨을 잃었다.
그렇데 되자 스틸 호크는 마계로 흘러들어 갔고 마족들이 사용하는 마나 연공법의 마기 판을 사용해서 서서히 힘을 키웠다.
물론 스틸 호크 같이 마계로 흘러간 데스 나이트들 중 대다수가 마물의 먹이가 되거나 마족에 의해서 목숨을 잃었다.
하지만 그것은 ‘일반’ 데스 나이트다.
스틸 호크는 애초부터 ‘자아’와 뛰어난 ‘사고력’을 가진 데스 나이트였다.
악착같이 살아남은 스틸 호크는 점점 그 실력을 키워 마계에서 하급 마족과 비등한 힘을 키울 수 있었다.
그러던 중 루이스에게 소환이 된 것이다.
루이스가 상당한 개수의 마정석을 마법진에 구동원으로 사용했고 이미 한 번 정신적으로 연결이 되었었기에 오러 나이트 정도의 실력으로 소환되었던 것이다. 그렇지 않았다면 소드 익스퍼드랑 비등하거나 그보다 한 끗 떨어지는 실력이었을 것이다.
“이거 목소리 참 좋군.”
신성력은 기분이 좋지 않았으나 자신의 미성은 듣기 좋았다.
스틸 호크는 죽기 전을 기억하고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 목소리를 들으니 기분이 좋아진 것이다.
“근데 오크들이랑 싸우는 거 되게 짜증나겠네. 제기랄.”
투덜거리며 오크들에게 다가간 스틸 호크는 마기를 끌어 올렸다.
그의 몸에 마기가 들끓기 시작했다. 보통 때였다면 주변으로 마기가 퍼져나가 식물들이 모두 썩어 문드러졌겠지만 지금은 아니었다.
루이스의 신성력이 그것을 상쇄하고 있었다.
“누, 누구십니까?”
당당하게 오크들의 앞에 서는 스틸 호크를 본 쿤이 질문을 던졌다.
쿤은 이미 여러 오크들에게 상당히 구타를 당해서 몰골이 말이 아니었다.
“누구냐고?”
쿤의 질문에 스틸 호크는 잠시 고심했다.
‘네 녀석의 주군이 반지에서 부른 데스 나이트님이시다!’라고 할 수는 없지 않은가? 적절한 언어 선택을 찾던 스틸 호크는 이왕이면 폼 좀 나라고 대답했다.
“세상을 지키기 위해 차원의 문을 열고 등장한 멋지고 완벽한 스틸 호크 님이라고 하네.”
세상을 지키는 것과 멋지고 완벽한 것을 빼면 진실이었다.
마계에서 중간계로 넘어올 때 루이스가 만든 마법진으로 차원의 문이 열렸고 그의 이름은 스틸 호크가 맞았다.
“개, 개소리 지껄이지 마라……. 이상한 놈이구나…….”
쿤이 믿지 않자 스틸 호크는 짜증이 났다.
“이 새끼야, 진짜라고. 아나, 새끼. 구해 주려고 했더니 진짜.”
“하아, 하아, 그럼 저기에 있는 영주님을 구해 주시게나. 그렇다면 내 은혜는 잊지 않겠소.”
“영주? 저기 저 꼬맹이?”
스틸 호크는 조소가 섞인 목소리로 그렇게 말했다.
한데, 그 순간 루이스의 신성력이 스틸 호크를 압박해 왔다.
‘크, 크윽. 블랙 이 개자식. 귀는 더럽게 밝네.’
“꼬, 꼬맹이라니! 아직 나이가 어리시긴 하지만 엄연히 한 영지를 다스리는 영주님이시다. 정체도 모르는 네 녀석이 그렇게 말하다니!”
“아, 새끼. 지랄 거리네. 그리고 저 새끼는 어차피 내가 보호 안 해도 되는데?”
“그게 무슨 말이냐?”
“니 새끼보다 저 새끼가 더 강하다고.”
“하아, 하아, 크윽……. 이상한 놈이로구나. 하아, 하아.”
“남자 새끼가……. 숨 토해 내지마. 더러워.”
“알겠다. 하아, 하아.”
“아나, 하지 말라니까.”
스틸 호크는 고개를 저으면서 자신의 몸에서 은은하게 뿜어져 나오는 신성력 때문에 달려들지 않고 있는 오크들을 바라보았다.
‘거, 블랙 자식. 어떻게 얻은 신성력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냥 쓰면 될 텐데. 신성력은 나이랑 상관없으니까.’
스틸 호크는 루이스가 블랙이 환생한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물론 환생이란 것 자체가 믿을 만하지 못한 것이지만 마계에 가서 시야를 한층 넓히고 온 스틸 호크는 기억을 가지고 환생하는 것보다 더한 일도 몇 번 겪었다.
“이, 빌어먹을 오크 새끼들아. 오늘 내가 네 새끼들 때문에 더러워지는 공기를 정화시켜 주마!”
스틸 호크는 미성과 어울리지 않게 상당한 쌍욕을 갈기면서 오크들을 향해 창을 휘둘렀다. 루이스 때문에 창에는 미약하지만 신성력이 섞여 있었는데 검은색의 창과는 그다지 어울리지 않는 기운이었다.
물론 그것은 오로지 겉에 있는 기운이고 스틸 호크가 만든 창은 거의 9할이 그의 마기로 이루어져 있었다.
촤악―
스틸 호크가 가볍게 창을 휘두르자 베는 용도로 만들어진 것도 아닌데도 오크들을 가볍게 쓸어버리고 있었다.
몸이양단 되면서 노란색의 피의 강을 만들며 시체의 산이라도 만들 기세로 죽어가는 오크들.
스틸 호크가 가볍게 창을 휘두르면 오크들이 서너 마리씩 쓰러졌으며, 녹색의 피는 하늘로 솟구쳤다.
오크들의 괴성은 끊이지 않았고 스틸 호크의 공격도 그와 마찬가지로 끊이지 않았다.
시체는 점점 늘어갔고 바닥을 뒤덮고 있는 녹색의 피도 점점 늘어갔다.
그 모습을 지켜보는 쿤은 입이 쩍 벌어졌다.
저것이 과연 인간의 신위란 말인가? 정말로 존재할 수 있는 힘이란 말인가?
지금 쿤이 보기에 스틸 호크는 모든 검사들의 우상인 소드 마스터보다 더욱 강해 보였고 전쟁의 신 아레스보다도 더욱 용맹해 보였다.
하나의 신화를 직접 체험하는 것 같은 기분을 느끼던 쿤은 이상한 기분에 휩싸였다.
스틸 호크의 전투를 지켜보면서 무언가 잡힐 듯 말 듯한 기분이 들었다.
요즘 들어 종종 그런 기분이 들었지만, 스틸 호크의 전투를 보고 있으니 지금까지 느꼈던 것보다 훨씬 전에 느꼈었던 기분이었단 것을 알 수 있었다.
이런 기분…….
처음이 아니었다.
자신이 29의 나이에 소드 익스퍼드 하급의 경지에 이루기 전에 느꼈던 기분, 그리고 이 잡힐 듯 말 듯 한 것을 잡게 되자 그의 몸은 마나의 해일이 밀려 들어왔다.
마나 로드는 자동으로 개척이 되면서 넓어졌고 자신의 몸에 있는 마나가 이상하게 무언가를 알려 주는 기분이 들었다.
그리고 검을 들었을 때, 마나가 무언가를 알려 주는 기분이 들었고 검에 마나를 집어넣자 검에서 김이 생성되었었다.
‘깨달음이 오려고 하는 건가?’
몽롱한 기분이 들었다.
군더더기 없이 깔끔해 보이는 스틸 호크의 동작.
검은색의 갑옷을 입고 있지만 누구보다도 찬란한 빛을 뿜어내는 듯한 창기사.
조금만, 조금만 더 스틸 호크의 전투를 보면 깨달음을 얻을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아직 오크는 많이 남았으니 그의 전투를 더 지켜 볼 수 있을 것이라 예상했다.
하지만.
“네 녀석은 누구냐!”
오크들을 헤집고 십여 명의 기사가 나타나서 스틸 호크에게 소리쳤다.
검은색의 갑옷을 걸친 기사.
아까까지는 없었던 자가 갑자기 나타났으니 경계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이 녀석들아! 무슨 짓이냐. 오크들이 도망가지 않느냐! 이분은 우리를 도와주고 계신다, 그러니 걱정 말고 어린 오크와 여성 오크들을 죽여라!”
쿤은 스틸 호크의 신위를 보고 나서는 말을 높였다. 어쩔 수 없었다. 쿤이 냉철하기는 하지만 기사였다.
본디 기사란, 아무리 나이가 어린 사람이라도 뛰어난 실력을 가졌으면 그것 인정하고 존중할 줄 아는 존재다.
그것이 안 되는 속이 밴댕이 소갈머리만 한 녀석들도 있긴 했지만, 쿤은 그런 족속이 아니었다.
쿤의 말을 들은 기사들은 자신들이 공격을 하여 황급하게 도망치고 있는 애들 오크와 여성 오크들을 쳐다보고는 그들을 향해 달려들었다.
오크의 번식력은 인간의 다섯 배에 달한다는 통계가 나오기도 했었으며, 방금 태어난 오크가 위력적인 신위를 발휘하는 성인 오크가 되는 시간은 겨우 5년밖에 걸리지 않았다.
그들을 놓치게 되면 능히 3, 4년 후면 밸런타인 영지와 주변 영지를 위협하는 존재가 될 것이다. 특히 이번에 인간들에게 공격을 당했으니, 그들이 가지는 인간들을 향한 분노는 극에 달할 것이다.
“달려, 이 새끼들아!”
쿤이 괴성을 지르자, 범인은 상상도 못할 속도로 뛰어가고 있던 기사들은 그보다 더욱더 빠른 속도로 도망치고 있는 오크들을 향해 달려들었다.
시간이 어느 정도 흘렀다.
쿤과 루이스, 그리고 스틸 호크의 주위에는 녹색의 진득한 피가 흙과 뒤섞여 질척질척하게 변했으며, 양단된 시체가 상당히 쌓여 있었다.
“이제 한 마린가?”
스틸 호크는 드디어 끝이라는 생각에 정말 몇 년 만에 기분이 상쾌해지는 것 같았다.
현재 스틸 호크의 마나, 아니 정확하게 말하자면 마기는 상당히 줄어들어 있었다. 이제 남은 양은 평소의 1할도 채 되지 않았다.
하지만 그 정도면 오크 열 마리는 갖고 놀 정도.
한 마리 정도야 별 상관없었다.
“어라? 이 오크 새끼…… 더럽게 겁쟁이인가 보네?”
스틸 호크는 큰 소리로 말하며 실소를 흘렸다.
스틸 호크가 말한 오크는 광기에 사로잡힌 오크였는데, 보통 광기에 사로잡히는 자들의 특징은 정신력이 약하고 분노를 크게 가지며, 죽음을 보고 흥분하고…… 아무튼 더럽게 많은 복합적인 이유로 인하여 광기에 사로잡히게 되는 것이다.
인간의 경우에 일반 병사들 중에 그런 경우가 종종 발견 되는데 오크들 중에선 그런 경우를 발견하기 어렵다.
왜냐?
오크들은 상당히 저돌적이고 용맹하다고 해야 할지 무식하다고 해야 할지 모르는 족속들이기 때문이다.
“이제 그만 죽어라.”
스틸 호크가 창을 회전시키며 광기에 사로잡힌 오크를 향해 찔러 넣었다.
하지만 광기에 사로잡힌 오크는 스틸 호크의 공격을 옆으로 돌며 피하더니 곧장 스틸 호크를 향해 돌진했다.
“뭐야 이 새끼는?”
“취이이이익!”
팔을 머리까지 들어 올렸다가 스틸 호크를 향해 휘둘렀다.
부웅.
파공음 까지 생길 정도로 위력적으로 휘두른 공격에 스틸 호크는 마기를 움직여 자신의 팔에 보냈다.
데스 나이트는 갑옷과 하나였다.
즉, 갑옷에 맞기만 해도 아픈 것이 데스 나이트라는 종족이다. 물론 인간들이 맨살에 맞는 것보다는 덜 아프겠지만 일단 아픈 것은 아픈 것이었으며, 찌그러지기라도 하면 제대로 움직이기가 어려웠다. 그러니 마기를 흘려보내어 갑옷을 신체를 강화시키듯이 강화시키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까앙.
광기에 사로잡힌 오크의 팔과 스틸 호크의 팔이 부딪히며 고음의 소리가 주변에 울렸다. 오크는 그러든 말든, 곧장 스틸 호크의 복부를 향해 다시 한 번 정권지르기를 했다.
어디서 배운 적이 없을 테지만 아주 깔끔하고 자연스러운 동작이었다.
사실 광기에 사로잡힌 오크도 알고 있을 것이다. 갑옷을 때려 봤자 타격을 주기 어렵다는 것을.
하지만 갑옷을 주먹으로 찌그러뜨리고 계속해서 때려 패면 될 것이라 생각했다.
스틸 호크는 광기에 사로잡힌 오크가 집요하게 자신에게 공격해 오자 귀찮음과 짜증이 뒤섞인 감정으로 자신의 마기를 일순간 폭발시켰다.
퍼엉.
폭발과 함께 광기에 사로잡힌 오크는 바닥을 굴렀다.
“허억, 제기랄.”
스틸 호크는 마기가 이제 거의 남지 않게 되자 거친 숨을 토해 냈다.
데스 나이트는 기본적인 신체 구조, 즉 장기를 어느 정도 가지고 있었고 그것을 스켈레톤처럼 뼈가 감싸고 있으며, 사람이나 동물, 몬스터들은 그 위에 근육과 가죽이 있지만, 데스 나이트는 갑옷을 가지고 있었다.
즉, 스틸 호크가 거친 숨을 토해 내는 것에는 아무런 이상이 없다는 것이다.
“취, 취이익.”
광기에 사로잡힌 오크가 몸을 부들부들 떨면서 일어났다.
“저 새끼는 진짜, 뭐야?”
스틸 호크의 짜증 지수가 최대치까지 상승했다.
아무리 광기에 사로잡혔다지만 저것은 인간적으로 아니, 몬스터 적으로 아니지 않은가!
광기에 사로잡힌다고 하더라도 광기에 사로잡히기 전에 죽을 정도의 타격을 주면 죽는다. 광기에 사로잡혀서 폭발적으로 힘을 내는 것이지, 신체가 비약적으로 발달하거나 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즉, 스틸 호크가 아무리 오러 나이트 수준이 되었다고 하더라도 마기를 폭발시키는 매우 위력적인 공격을 펼쳤는데도, 일반 오크가 죽지 않는다는 것이다.
트롤도 단방에 죽일 공격인데 말이다.
스틸 호크는 오크를 짜증나게 보고 있었지만, 뒤에서 지켜보고 있는 루이스는 달랐다. 루이스는 차분하게 광기에 사로잡힌 오크에 대해 판단할 수 있었다.
‘천재잖아?’
인간들 중에서도 재능이 뛰어난 자가 있고 뛰어나지 못한 자가 있다. 재능이 뛰어난 자를 천재라 불렀고 재능이 뛰어나지 못한 자를 둔재라 불렀다. 그것은 인간들만이 아니라 모든 종족에게 포함되는 것이었다.
마계의 마족들이나 천계의 천족들도 선천적으로 타고난 힘이 있지만, 자신의 노력 여하에 따라 강해질 수도 있었고, 금속 제련에는 도가 텄다고 알려진 종족인 드워프들 중에서도 더 실력이 뛰어난 자가 있을 수 있다.
몬스터인 오크도 마찬가지다.
저 오크는 확실히 천재였다.
광기에 사로잡힐 정도로 정신이 나약하기는 했지만 일단 재능만큼 엄청나다고 할 수 있었다.
그러던 중 루이스는 광기에 사로잡힌 오크가 다른 오크들에 비해 약간 크기가 작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성인 오크와 맞먹는 실력을 가져서 나이가 조금 부족하지만 전사로서 싸우는 것인가?’
그럴 수 있다.
저 오크는 확실히 전투에 대하여 천재니까.
광기에 사로잡혀 평소보다 세 배 정도 강하게 되었다지만 스틸 호크와 단 몇 수라도 나누는 것이 가능한 오크는 매우 적을 것이다.
저 오크는 그 매우 적은 곳에 포함되는 오크였다.
“잘만 크면 오크로드가 됐을 수도 있겠군.”
오크로드(Orc Lord)!
대충 천 마리를 넘어가는 성인 오크들이 포함된 곳의 대장을 오크로드라고 부른다. 각각의 오크로드마다 그 힘의 차이는 있지만 일단 일반 오크들보다는 강하다.
그중 정말 강한 오크로드는 트롤이나 오우거와도 일전이 가능하다고 할 정도이니 말 다하지 않은가?
물론 오크로드가 있듯이 트롤 킹이나 오우거 마스터도 있었다.
트롤이나 오우거들은 개체 수가 상당히 적었고 몰려다니는 습성이 없었기에 트롤 킹은 보통 트롤보다 두 배 정도 강하면 트롤 킹이라 불리고 오우거 마스터는 트윈 헤드 오우거와 일전이 가능한 오우거를 오우거 마스터라 불렀다.
당연히 트롤 킹이나 오우거 마스터는 그냥 재능이 있는 몬스터에 불과하다. 또 소드 마스터와 비등한 실력을 가진 트윈 헤드 오우거 중 재능이 있는 녀석이 있고 또 얼마나 강한지는 모른다. 하지만 만약 오우거 마스터된 오우거와 비등한 재능을 가진 트윈 헤드 오우거가 있다면 소드 마스터도 이겨 버릴 거라는 추측들이 있긴 했다. 하지만 오우거도 전 대륙에 퍼진 수만 따지면 3천이 되지 않을 것이라 예상이 되었고 트윈 헤드 오우거는 100마리도 되지 않을 것이라 학자들은 생각하고 있었다.
“저 정도면 어쩌면 오우거와 맞짱을 깔 수도 있었겠네.”
오러 나이트와 비등한 실력을 가진 오우거와 맞짱을 깔 수 있을 만큼 성장을 기대할 수 있는 오크가, 현재 광기에 사로잡힌 오크다.
만약 오우거와 맞짱을 뜰 수 있을 정도의 실력을 가진 채로 신체의 안전 제어장치가 풀리는 광기에 사로잡히게 된다면?
어쩌면 몬스터들의 위계질서가 바뀌게 될 지도 모른다.
분명 엄청난 거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농후한 광기에 사로잡힌 오크, 하지만 그것은 곧 사람들을 위협할 녀석이 될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음…… 저 녀석을 테이밍 한 후 약간 단련시키고 오크 부족들 중 한 곳에 풀어 버리면 알아서 오크로드가 되지 않을까? 그리고 오크들이 계속해서 불어나갈 테고…….”
루이스는 여러 가지 생각을 해 보았다.
꿈을 꾸기 전의 그는 몰랐지만, 꿈을 꾸고 나서 사고력이 넓어진 루이스는 현재 대륙이 병력이 남아돌고 있는 평화의 시대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이런 시간이 계속해서 지속되다 보면 결국 십 년 안에 대륙 전체에 엄청난 전쟁의 소용돌이가 일어날지도 모른다고 예상하였다.
그렇다면 당연히 크롬 왕국도 전쟁에 참가하게 될 것이고 전쟁의 스케일도 스케일이다 보니 자신도 싸움에 출전하게 될지도 모른다.
만약 자신이, 자신의 왕국이 전쟁에 참가하게 된다면 당연히 이겨야 할 것이 아닌가!
그렇다면 만약 엄청나게 세를 확대한 오크들로 하여금 적국을 공격하게 한다면? 그리고 그것을 우연을 가장하게 된다면?
필승(必勝)!
이 단어만이 자신과 왕국을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거, 좋은데?”
루이스의 사고관은 다른 사람과 달라도 너무 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