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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사검존 1권 6화
제3장 남궁진혁(3)
‘악담을 해라! 무병장수는 얼어 죽을 무병장수란 말이냐! 짧고 굵게! 좋잖아!’
모두가 잔을 들어 술을 마셨다. 잔치의 분위기가 점점 흥겨워졌다. 듣기 좋은 풍악 속에서 흥에 겨운 무림인 하나가 술잔을 들고 일어섰다.
“남궁가의 소가주를 위해 잔을 올립니다! 척 보기에도 총기가 가득하고 근골이 탄탄하니, 천의무골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이는 남궁세가의 복이요, 나아가 정도무림의 크나큰 복입니다. 장차 정도무림의 기둥이 될 남궁진혁을 위해 우리 건배합시다!”
끔찍한 저주에 가까운 축하에 남궁진혁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그러나 남궁성화는 기분이 좋았는지 마주 인사를 하고 술을 단숨에 들이켜는 것으로 축사에 답을 했다. 그러곤 손뼉을 쳐서 무언가를 갖고 오게 했다.
좌중이 고요한 가운데, 하인이 금세 금빛의 상자를 들고 나타났다.
상자를 받아 든 남궁성화는 그것을 다시 남궁진혁에게 내밀었다.
“열어 보거라. 생일 선물이다.”
남궁진혁은 주저했다. 도대체 이 거창한 상자는 또 뭐란 말인가. 그러나 끊임없이 쏟아지는 소리 없는 눈빛의 재촉에 못 이겨 상자를 연 남궁진혁은 털썩 주저앉았다.
금빛의 상자가 열리자 한 자루의 검이 있었다.
찬란한 금빛의 검집에 담긴 검은 척 보기에도 절세의 명검이었다.
“이, 이것은…….”
“하하하! 그것이 바로 금룡검이다! 남궁세가에 대대로 전해지는 보물이지. 철이고 바위고 할 것 없이 베어 버리는 보검이란다. 비록 네 나이가 어리다고는 하나 자질이 충분하고 남궁세가의 후계자이니 금룡검을 가질 자격이 있다.”
주르륵.
‘이런 개 같은 경우를 보았나.’
자기도 모르게 눈물이 흘렀다.
“허허! 우느냐! 그래, 너는 명검을 알아보는 혜안을 가졌구나! 그래, 감격해도 좋다. 감격할 만큼 심금을 울리는 검이다! 명검은 주인을 선택한다고 하더니, 진정 네가 검의 주인이 될 자격이 충분한가 보구나!”
남궁세가주는 지독한 팔불출이었다. 남궁진혁은 젖은 눈으로 아버지를 바라보았다. 싫다. 이것만은 싫어. 절대로 검만은 쥐고 싶지 않아. 남궁가주는 다 이해한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어서 쥐어 보거라.”
‘정말 미치겠다! 무림으로 돌아갈 생각 없다니까! 검을 한번 쥐면 피가 마를 날이 없을 테고, 결국은 다시 예전의 그 생활로 돌아갈 것 아니냐! 서류, 회의, 밤샘! 남궁성화야, 네놈과 내가 전생에 원수를 진 일도 없는데 어찌 이리도 못살게 구느냐.’
남궁진혁은 고사리같이 작고 가는 손을 내밀어 금룡검을 쥐었다. 청량한 감각이 검을 쥔 오른손을 타고 온몸으로 퍼져 들어왔다.
웅웅웅!
금룡검이 기쁘게 울었다. 주인이 될 자를 알아보고 기뻐하는 것이다. 장내에 모인 사람들이 감탄성을 토했다.
“오오, 금룡검이 울었다!”
“금룡검주가 나타났구나! 무림의 홍복이로다!”
이제는 한숨도 안 나온다. 금룡검의 전설은 남궁진혁도 알고 있었다. 주인을 선택하는 검이라고 했겠다.
‘야, 그만 울어.’
웅웅웅!
‘그만 울라고!’
웅!
금룡검은 주인의 뜻을 받들어 조용해졌다. 사실 검존을 만났으니 오죽 기쁠까. 금룡검으로서는 생각지도 못한 횡재를 만난 것이나 다름없었다. 남궁진혁은 내키지 않는 몸짓으로 금룡검을 검집에서 뽑았다.
우우웅!
‘닥치라고!’
검은 너무 길었다.
여섯 살의 꼬마가 뽑기에는 너무 길었다. 결국 남궁진혁은 검집을 땅바닥에 버려두고 검을 양손으로 뽑아냈다. 금빛의 검신이 휘황한 빛을 토해 냈다. 사람들은 눈을 부릅뜨고 새로운 영웅의 탄생을 바라보았다.
“오오! 아들아!”
남궁세가주는 기뻤다. 늦둥이로 얻은 자식이다. 그만큼 공들인 자식이다. 위험한 강호에서 살아남을 수 있도록, 영약을 먹이고 가장 강한 무림인이 되도록 키우려고 했다. 그 결실을 보는 기분이었다. 기쁘다! 진정 기쁘다!
“금룡공자!”
누군가 외쳤다. 그러자 이와 같은 별명은 빠르게 확산됐다.
“금룡공자!”
사람들은 입을 모아 외쳤다. 남궁진혁은 이제 완전히 모습을 드러낸 금룡검을 두 손으로 지탱하여 하늘 높이 치켜 올렸다. 금룡검의 전신은 황금빛으로 물들어 있었다. 햇살 속에서 찬란하게 빛나는 황금빛이 한순간 세상을 다 감싸 버릴 것 같았다.
그러나 사람들은 보았다. 그 금빛의 향연 속에서도 굳건하게 자신의 빛을 내뿜는 소년을. 금룡검의 휘황한 빛조차 뒤로하고 세상을 온통 물들일 것 같은 소년의 웅대한 기상을.
금룡검은 울지 못하는 대신 빛이라도 낼 작정인지 더욱더 금빛을 발산하고 있었다. 금룡검으로서도 참으로 오랜만에 나타난 금룡검주였던 것이다.
‘오오, 새로운 영웅이 나타나는 것인가. 정파의 기둥이 생기는 것인가!’
결코 범상치 않은 광경에 많은 사람들이 희열을 느꼈다.
쿠구궁!
하늘도 축복을 하려는 것일까. 갑자기 푸르고 맑은 하늘이 쿠쿵 하고 울렸다. 난세에 나타날 영웅을 축복하는 것인가!
쿠구궁!
‘허허허, 내가 싫다고 해도 세상은 날 원하는가. 하늘아, 너도 내가 일할 만큼 했다고 생각지 않느냐.’
남궁진혁은 씁쓸히 웃었다. 그리고 하늘을 보았다. 하늘마저 지금 그를 반기고 있는 듯했다. 순간, 새파란 하늘에 갑자기 먹구름이 모여들었다.
‘응? 먹구름?’
정말로 눈 깜짝할 사이였다. 사람들이 의아하게 여길 틈조차 없었다.
쿠콰콰콰쾅!
세상이 하얗게 백열했다. 눈이 타 버릴 것만 같은 번개가 쳤다. 남궁세가의 장원으로 수십 가닥의 번개가 쏟아져 내렸다.
“으아아아아아아악!”
뇌전은 금속을 가까이 한다.
남궁세가 소가주의 여섯 번째 생일날, 소가주 남궁진혁은 금룡검을 들고 있다가 마른하늘에 날벼락을 맞았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남궁진혁은 몽롱한 정신을 가다듬고 눈을 떴다.
‘어떻게 된 거지?’
아직 죽지 않은 모양이었다. 통증이 없었다. 다만 느낌이 기이했다. 벼락을 맞아서 그럴까. 모든 게 일그러져서 보였다. 남궁진혁은 흐릿한 시야를 가다듬었다. 어쩐지 발밑이 허전했다.
‘헉! 이게 어떻게 된 것이냐!’
남궁진혁의 몸은 공중에 둥실둥실 떠 있었다.
눈을 비비고 주변을 둘러보니 발밑에 모여 있는 한 무리의 사람들이 보였다. 그들은 각기 웅성거리면서 한 곳을 바라보고 있었다.
‘저건 나잖아!’
땅바닥에는 한 어린아이가 누워 있었다. 곱상하게 생긴 남궁진혁이었다. 남궁진혁은 기겁을 하며 자신의 손발을 확인하였다. 반쯤 투명한 것이 유령 같았다. 혹시나 싶어 볼을 꼬집어 보고 머리채도 잡아당겨 보았지만, 고통이랄 것은 별로 느껴지지 않았다. 게다가 일단은 하늘에 떠 있다는 사실만으로 한 가지는 확실해졌다.
남궁진혁은 자신이 죽었음을 깨달았다.
갑자기 허탈한 기분이 들었다. 그러나 이내 그 기분은 사라지고, 시원하면서도 섭섭한 마음이 되었다.
‘하하하! 그렇구나. 죽었구나! 참으로 공교롭다! 모두 포기하려고 했는데 죽음을 맞이하게 됐으니 참으로 우스운 일이다! 차라리 잘됐어! 잘된 일이야!’
한 번 죽어 봐서 죽음에 대한 공포는 없었다. 아니, 도리어 섭섭함마저도 이내 사라지는 듯했다. 살아 있는 삶이 걸치고 있는 육신의 무게가 사라진 영혼이 얼마나 자유롭고 가벼운지, 새삼스럽게 다시 느낄 수 있었다.
“진혁아! 진혁아, 정신 차려라! 죽으면 안 돼!”
남궁성화는 눈물로 얼룩진 얼굴로 외치고 있었다. 붉어진 눈은 지금 벌어진 일을 믿지 못하겠다는 표정이었다.
상석에 함께 있던 어머니, 하옥란은 이미 혼절했다. 창백해진 그녀의 주변으로 시녀들이 모여들어 손발을 주무르고 기를 보하는 단약을 먹여 정신을 차리게 했지만, 파리하게 질린 얼굴로 멍하니 남궁진혁을 보고 있을 뿐이었다.
그제야 남궁진혁은 조금 씁쓸한 기분이 들었다.
저들이 무슨 죄가 있단 말인가? 물론 태어나자마자 당한 벌모세수와 그토록 안 먹겠다고 사람 자식 같지 않은 반항까지 해 가며 거부했음에도 불구하고 억지로 먹였던 영약들, 그리고 사람인지 강시인지 스스로도 헷갈릴 정도로 온몸을 단련시켰던 것들만 생각하면 여전히 이는 갈렸다.
그렇다고 해도 그것이 그들이 남궁진혁을 미워해서 저지른 일은 아니지 않은가. 도리어 이 모든 것의 원흉은 염라대왕의 어설픈 일 처리에 있었던 것을.
기어이 하옥란은 바닥으로 무너져, 넋을 잃은 두 눈으로 하염없이 눈물만 흘렸다. 남궁성화의 오열이 하늘마저 찢어 버릴 듯 터져 나왔다. 참으로, 참으로 안타까웠다.
그러나 어쩔 것이냐. 이미 끝난 생이다. 그들에 대해 안타까워한다 한들, 남궁진혁은 남궁진혁이 아니고 금적풍이란 사람인 것을. 슬픔이나 아픔, 혹은 미련보다는 도리어 이것이 삶과 죽음의 당연한 이치라고 느껴졌다.
그들에게 남은 마지막 미련까지 떨쳐 낸 남궁진혁은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어딘가에서 저승사자가 데리러 오겠지.
과연 멀지 않은 곳에서 검은 그림자가 날아왔다.
“죽음의 냄새가 난다! 방금 벼락을 맞아 죽은 유령은 어디에 있느냐!”
저승사자는 우렁차게 외쳤다. 남궁진혁의 귀에는 쩌렁쩌렁하게 울렸으나 살아 있는 사람들에게는 들리지 않는 듯했다.
“여기에 있다! 어서 나를 저승으로 데려가라!”
남궁진혁은 당차게 외쳤다. 육신이란 껍데기를 벗고 혼백이 외치니, 과연 그의 정갈한 영혼은 저승사자를 압도하는 목소리를 냈다.
“이름이 무엇이냐!”
남궁진혁의 앞에 당도한 저승사자가 검은 동아줄을 꺼냈다.
“남궁진혁! 순순히 갈 테니 그 동아줄은 치워라! 나는 이래 봬도 신장이 될 몸이란 말이다!”
신장이란 말에 저승사자가 움찔했다. 과연 그 말이 먹혔기 때문일까 저승사자는 잔뜩 위축된 표정으로 남궁진혁을 뜯어보았다.
“이름이 뭐라고…… 하셨소?”
“남궁진혁이라고! 전생에는 금적풍이라 했지! 저승에 있으면서 내 이름을 모른단 말인가? 내가 바로 금적풍이다! 자아, 어서 나를 염라대왕 앞으로 데려가라!”
저승사자는 대경하더니 동아줄을 치우고 품속에서 한 권의 책을 꺼냈다. 남궁진혁의 이름을 중얼거리며 책을 뒤적거리던 그는 갑자기 우뚝 멈췄다.
“여기 있군. 남궁진혁, 낙뢰 불……사. 지, 진천검존!”
저승사자가 떨리는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그러나 이미 저승으로 돌아갈 생각에 기쁜 남궁진혁은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염라대왕의 술 취한 얼굴이 떠올랐다. 실컷, 아주 실컷 복수해 줄 생각이다. 일령이라는 저승사자는 덜 미우니까 빼더라도 나머지 저승사자는 단단히 혼을 낼 작정이었다.
“확인이 됐겠지? 어서 가자구!”
남궁진혁은 손을 우득우득 꺾으며 기뻐했다. 저승사자는 책과 남궁진혁의 얼굴을 몇 번이고 번갈아 보았다. 그러더니 얼굴이 점점 하얗게 질렸다.
“내가 잘못 왔소. 아직 때가 아니오.”
“때가 아니라니?”
남궁진혁이 인상을 쓰며 반문했다. 벼락을 맞아 죽었다. 그런데 때가 아니라니! 반면 저승사자는 잔뜩 위축되어 슬금슬금 뒤로 물러섰다. 남궁진혁이 어떤 인물인지 소문을 익히 들어 알고 있었다. 염라대왕의 멱살을 잡아 패대기치고 두들겨 팬 인물 아닌가.
“어서 데려가지 않고 뭐 하는 거야. 나는 벼락을 맞고 죽었어. 이처럼 정황이 뚜렷한데 때가 아니라니?”
“미, 미안하오. 내가 답변해 줄 수 없는 부분이오. 아직 때가 되지 않았으니 어서 육신으로 돌아가시오. 나는 이만 가겠소.”
말을 마친 저승사자는 남궁진혁에게 훅 바람을 불었다.
“야! 그게 무슨 소리……. 으윽!”
갑자기 광풍이 몰아쳐 남궁진혁이 눈을 찌푸리자, 그 사이에 저승사자는 구름을 타고 도망갔다. 남궁진혁은 아찔한 기분을 느꼈고 영혼이 육신으로 빨려 들어가 버렸다.
저승사자는 구름을 타고 가면서 가슴을 쓸어내렸다.
“경을 칠 뻔했구나. 그런데 어째서 남궁진혁이 죽는 날은 적혀 있지 않지?”
혼이 돌아오자 숨이 멎은 육신에 다시 피가 돌기 시작했다. 심장이 박동을 시작하고, 호흡이 이어졌다. 남궁진혁의 육신을 안고 엉엉 울던 남궁성화는 깜짝 놀라서 남궁진혁의 맥을 짚었다. 살아났다!
“으음…….”
남궁진혁이 신음을 흘리며 눈을 떴다. 혼백이 육신을 드나들어 창백하게 변한 얼굴이었다.
“저, 저승……사자…….”
‘감히 날 두고 그냥 가? 염라대왕, 네놈이 또 수작을 부린 것이냐! 두고 보자! 두고 보자! 두고 보자! 죽여 버리겠어!’
혀가 굳어서 더 이상 말이 나오지 않았다. 좌중은 그런 남궁진혁을 보며 ‘저승사자를 보고도 살았구나’ 하면서 기연이라고 기뻐했다. 하옥란은 살아난 남궁진혁을 보고 다시 혼절하였다.
“다행이다! 정말 다행이야! 어디 자세히 보자꾸나!”
남궁성화는 남궁진혁을 바닥에 누이고는 내기를 끌어올렸다. 겉으로는 큰 이상이 없어 보였지만 내부로는 어떤 충격이 있을지 몰랐다. 한참을 추궁과혈의 수법을 펼침과 동시에 내력을 쏟아 부어 남궁진혁의 전신혈도를 살핀 남궁성화는 경탄성을 내질렀다.
“이, 이런 기연이 있나!”
‘헉! 설마! 안 돼!’
남궁진혁은 불현듯 뇌리에 스치는 것이 있어 기겁을 했다. 남궁성화와는 따로 내력을 휘돌려서 자신의 상태를 확인한 남궁진혁은 절망하고 말았다. 전신 혈도에 몰래 숨겨 두었던 내단의 덩어리들이 모두 녹아서 단전에 급속도로 차오르고 있었다.
“기연이다, 기연이야! 임독양맥이 타통되고, 전신세맥마저 모두 뚫렸다! 털끝만 한 탁기 하나 남지 않고 벼락이 모두 태워 버렸어!”
좌중 무림인들은 눈을 부릅뜨고 감탄해 마지않았다. 임독양맥의 타통, 그것은 모든 무림인이 꿈꾸는 단계가 아닌가! 아무리 내공을 써도 마르지 않는 샘물과 같고, 자연과 합일할 수 있는 첫 걸음!
“오오! 남궁세가주의 말이 사실이라면 금룡공자는 장차 무림의 전설이 될 것이오! 여섯 살에 이룬 성취가 그만하다면, 앞으로 진천검존이 이룩한 무한지경에 이르는 두 번째 무인이 될 수도 있겠소!”
모두가 축복을 내렸다. 눈앞에서 본 기적 같은 기연은 그야말로 평생의 자랑거리가 될 지경이었다. 비록 질투가 나는 일이긴 했지만 정도무림에 그만한 기재가 나타난다는 것은 기뻐할 일이었다.
남궁진혁은 피눈물을 흘렸다.
‘이런 빌어먹을 세상을 봤나. 저승으로 돌아가게 되어 기뻐했거늘, 저승사자 놈이 나를 두고 도망갔으렷다. 이건 필시 염라대왕 놈이 수작을 부린 게 아니냐! 거기다가 기경팔맥과 임독양맥의 타통? 이렇게 쉽게도 되는 것이었냐! 전생에서도 죽도록 노력하여 서른 살에 간신히 이룩한 경지다! 다 필요 없으니까 저승으로 돌려보내다오!’
세상을 포기한 듯했던 남궁진혁의 두 눈에 기괴한 빛이 흘렀다. 그것은 불타는 의지와도 같았고, 모든 것을 파괴하고 싶은 욕구처럼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사람들은 그마저도 좋게 생각해 정광이 흐른다고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