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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사검존 1권 18화
제8장 제갈세가의 쌍둥이(3)
확실히 삼양절맥은 들어 본 적이 없다. 남궁진혁이 고개를 끄덕이자 제갈상진이 말을 이었다.
“삼양절맥을 타고난 자는 몸에 양기가 부족합니다. 양기의 순환이 원활하지 않으니 생기가 부족해서 잔병치레가 잦습니다. 무림세가의 장자로 태어났으면서 무공은커녕 평범한 생활조차 꿈꿀 수 없습니다.”
“그거 힘들겠구만.”
제갈상진이 미소 지었다. 그 미소라는 것이, 인생을 포기한 사람의 것처럼 힘이 없고 투명해서 어린아이의 것 같지 않았다.
“괜찮습니다. 어차피 삼양절맥을 타고난 사람은 스물을 넘기지 못하고 죽으니까요. 오래가지 않을 고통입니다. 하하하, 죽기밖에 더하겠습니까.”
자조? 아니다. 자조마저 포기한 사람의 웃음이다. 체념, 불과 열 살도 되지 않은 소년의 얼굴에 떠오른 표정은 허탈한 체념이었다. 이르다. 체념을 알기엔 일러도 너무 일렀다. 속이 거북해진 남궁진혁의 눈썹이 치켜 올라갔다.
“사내자식이 약해 빠져서는 못하는 소리가 없네! 야, 제갈상진!”
기분이 확 가라앉았다. 속이 끓었다. 아직 새파랗게 어린 자식이 벌써부터 한다는 소리 하고는. 남궁진혁이 삿대질을 하자 제갈상진이 깜짝 놀랐다.
“지, 지금 뭐라고 하셨습니까?”
“병에 걸렸으면 나을 생각을 해야지, 뭐? 죽기밖에 더해? 그러고도 네가 남자냐? 그래서야 제갈세가의 이름이 아깝다! 고추 떼 버려라!”
제갈상진이 멍하니 남궁진혁의 얼굴을 보았다. 한바탕 쏟아 낸 남궁진혁은 숨을 몰아쉬면서 얼굴을 팩 돌렸다. 아무래도 마주 보기가 민망했다. 제갈상진은 자신이 받은 모욕에 대해서 어떠한 언급도 하지 않았다.
예의 그 씁쓸한 미소가 얼굴에 떠올랐다. 남궁진혁이 악의를 갖고 욕한 게 아니라는 걸 짐작한다는 표정이었다. 너무 조숙했고, 그래서 아이다운 생기가 없었다. 남궁진혁은 제갈상진과 한자리에 있는 것이 거북해져서 방에서 나와 버렸다.
방에 홀로 남은 제갈상진이 나지막이 중얼거렸다.
“세상에 죽고 싶은 사람이 누가 있겠소.”
남궁진혁은 속이 뒤틀렸다. 방금 만난 제갈상진이라는 소년이 너무나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것이다. 새파랗게 어린 녀석이 벌써부터 체념하는 법부터 배우다니, 아무리 병을 타고났어도 용납할 수 없는 부분이었다.
‘나를 봐라! 백이십 년을 넘게 살았어도 포기하는 법을 모른다! 에잉, 만통자가 손자 농사는 잘못 지었어.’
창백한 얼굴에 떠오른 미소는 분명 억지웃음이었다. 그런 것, 보기만 해도 속이 뒤집어진다. 남궁진혁이 투덜대고 있는데 갑자기 ‘제갈상진’이 눈앞에 나타났다.
“안녕?”
‘제갈상진’이 먼저 인사를 건넸다. 남궁진혁이 눈을 비볐다. 분명 방금 만났던 소년인데, 이상하게 얼굴에 혈색이 돌았고 생기가 넘쳤다. 다른 사람 같았다.
“제갈상진?”
“아아, 상진이를 만난 모양이군? 우린 쌍둥이야. 나는 성진이야. 너는 남궁진혁이지? 만나서 반갑다!”
제갈성진은 굉장히 밝고 명랑한 성격 같았다. 얼굴에 미소가 떠나질 않았고 눈에는 장난기가 가득했다.
“그, 그래, 반갑다.”
같은 얼굴을 가졌는데 성격이 이토록 다르다니. 남궁진혁이 떨떠름하게 인사하자, 제갈상진이 손을 내밀어 악수를 청했다.
“소문이 자자한 금룡공자를 만나게 되서 무척 반가워! 혹시 괜찮다면 금룡검을 보여 줄 수 있을까? 아, 검은 가지고 있지 않구나. 그렇다면 다음 기회로 하지, 뭐. 당분간 여기에 머물 테니까 기회야 또 있겠지. 손이 무척 부드럽네? 검을 잡는 사람답지 않아.”
엄청나게 말이 빨랐다. 뭐라고 대답하기도 전에 쏟아 내는 솜씨가 보통이 아니었다. 만약 얼굴이 같지만 않았다면 형제라고 생각하기 힘들 정도로 제갈성진과 제갈상진은 달랐다.
“그런데 너는 몇 살이야?”
아무리 어린 소년들끼리라도 사대세가의 자식쯤 되면 예의를 차려야 하는 법이다. 그러나 성진은 그런 격식은 애초에 배운 적도 없는 것처럼 보였다. 그쪽이 남궁진혁도 편했기에 씩 웃었다.
“일곱 살. 너는?”
“오오, 금룡공자는 어렸구나? 나는 아홉 살이야. 엣헴, 앞으로 형으로 모셔라! 핫핫핫, 표정이 왜 갑자기 구겨지냐. 좋아, 인심 썼다. 다섯 살 차이는 친구라고 했으니까 나랑 친구 하자!”
“저기…….”
“너도 좋지? 짜식, 운 좋은 줄 알아. 나는 아무나 친구로 삼지 않는데 네가 귀엽게 생겨서 특별히 봐준 거야. 그런데 여기 밥은 어디서 먹어? 배가 고픈데 작은할아버지가 일이 있다고 나만 남겨 두고 가셔서 아직 아무것도 먹지 못했어.”
‘……나도 말 좀 하자.’
“남궁세가에서는 뭐가 맛있어? 차가 유명한 건 나도 알아. 그렇지만 차보다는 밥 말이야. 아참! 구화산도 꼭 가 보고 싶었는데! 밥 먹고 가자! 맞다! 금룡검이 정말 네가 잡으면 떨면서 소리를 내? 그런데 너 무림세가의 아들치고는 참 곱게 생겼구나?”
끊임없이 말을 쏟아 내는 그 제갈성진도 곱상하게 생기기는 매한가지였다. 남궁진혁은 제발 끼어들어서 말을 자르고 싶었지만, 압도되어서 입도 뻥긋하지 못했다.
“기도도 별로 강한 것 같지 않은데 진짜 그 소문의 금룡공자가 맞아? 아아, 배고파 죽겠는데 할아버지는 왜 안 오는 거야! 혹시 먹을 것 좀 없니? 아참! 오면서 요 근처에 비둘기 꼬치구이를 잘하는 데가 있다고 들었는데, 그거 먹으러 갈까?”
“…….”
남궁진혁이 정신을 차렸을 때, 손에는 꼬치구이가 들려 있었다. 옆을 돌아보니 제갈성진이 꼬치구이를 와구와구 씹어 대는 게 보였다. 남궁진혁은 한숨을 쉬고 꼬치구이를 한입 씹었다.
‘내가 도대체 이걸 왜 먹고 있는 거지?’
“어때, 어때? 맛있지? 히야, 도대체 여기 맛의 비밀은 뭘까? 양념이 특별한 것 같은데. 아주머니, 도대체 뭘 바르고 구웠어요? 여기 장사는 무지 잘되죠? 두 개 더 주세요!”
먹성도 좋다. 시끄럽다. 남궁진혁은 떨떠름한 표정으로 꼬치구이를 으적으적 씹었다. 갑자기 제갈성진이 남궁진혁의 등짝을 손바닥으로 쳤다.
“야! 맛있는 음식을 앞에 뒀으면 감사히 먹어야지, 얼굴이 그게 뭐냐? 식욕 다 달아나겠네. 자고로 음식은 나처럼 맛있게 먹는 거야. 잘 보라고.”
곱상한 꼬마가 꼬치구이를 입에 우겨 넣었다. 볼을 부풀리고 씹는 모습이 맛있게 먹는다기보다는 거지 같았다. 음식을 씹으면서도 제갈성진의 수다는 멈출 줄을 몰랐다.
“이럴 줄…… 우적, 알았으면, 우적, 상진이도, 우적, 데리고 오는 건데. 꺼억.”
‘나 너 모른다. 제발 우리 모르는 사이 하자.’
이미 노점상의 아주머니는 제갈성진을 거지 사촌쯤으로 여기기 시작했다. 귀엽다고 꼬치를 하나 더 내주는데 사양할 줄도 모르고 받아먹었다. 남궁진혁이 아무리 예의와 담 쌓고 사는 성격이라지만, 제갈성진은 태생부터 상거지가 아닐까 싶었다.
“헤헤헤, 맛있다! 배고파서 죽을 뻔했는데 이제는 행복해! 진혁아, 너는 왜 그렇게도 못 먹냐! 자고로 남자는 소 한 마리도 뚝딱 해치울 수 있어야 하는 거라고! 그러니까 그렇게 키가 작지.”
아픈 곳을 건드렸다. 남궁진혁은 또래 중에서도 작은 편이라 굉장히 왜소하다. 결국 참다못한 남궁진혁이 성을 냈다.
“야, 조용히 좀 하고 먹어! 도대체 뭘 배우고 자랐기에 이렇게 말이 많냐? 네가 그러고도 제갈세가의 자식이야? 자고로 무공을 수련하는 사람은 기를 보하기 위해서 말을 아끼는 법인데, 네놈의 단전은 턱에 달려서 말이 쏟아져 나오냐? 아니면 무공 수련을 입으로 했냐!”
조용하기만 하던 남궁진혁이 바락거리자 제갈성진이 놀랐다는 듯 눈을 크게 떴다.
“보아하니 무공을 제대로 배운 것 같지도 않고, 너 탱자탱자 놀면서 살았지? 그래서야 어디 제대로 된 무공이나 익히겠냐?”
얼이 빠져 멍하니 듣고만 있던 제갈성진이 갑자기 씨익 웃으며 나무 꼬챙이로 남궁진혁을 가리켰다.
“이야, 샌님인 줄 알았더니 성깔 있네? 무공을 입으로 익혔는지 어떤지 한번 확인해 볼래?”
휙! 휙!
제갈성진이 꼬챙이를 두어 번 휘두르자 심상치 않은 소리가 났다.
“어이, 잠깐! 너무 성급한 거 아니야?”
“이제 와서 무슨 소리? 그럼 간다? 각오해!”
쉬익!
제갈성진의 꼬챙이가 철현검(鐵絃劍)을 펼쳐 내기 시작했다. 아무리 어린아이라고 해도 제갈세가의 후손!
‘나무 꼬챙이라고 우습게봤다가는 망신을 당하겠어.’
남궁진혁이 침착하게 보법을 밟으며 뒤로 물러섰다. 한 호흡 차이로 꼬챙이가 가슴 섶을 긁고 지나갔다.
휘익!
바람을 가르는 소리가 휘파람처럼 날카롭다.
‘공력이 실려 있어. 이익, 이 녀석도 영약 처먹으면서 자랐군.’
남궁진혁은 꼬챙이를 마주 휘둘렀다. 일단 하늘 높은 줄 모르는 제갈성진을 일 초에 제압해서 자존심을 뭉개 줄 생각이었다. 그런데 바로 다음 순간이었다.
짜아악!
남궁진혁의 손에 들린 꼬챙이가 손잡이만 남기고 터져 나갔다. 이게 어찌 된 영문인가 생각할 겨를도 없이 바로 다음 공격이 연이어졌다. 남궁진혁은 철현검을 피하며 보법을 빠르게 밟아 측면으로 피했다.
휘리릭!
꼬챙이가 날카롭게 따라붙는다. 내공이 없으니 속도가 붙질 않아 금세 잡혔다.
“느려! 어깨!”
따악!
제갈성진의 꼬챙이가 어깨를 후려쳤다. 적지만 공력이 실려 있어서 타격감이 심했다. 살이 찢어지는 기분이다.
“옆구리!”
어깨를 때리고 튀어 오른 꼬챙이가 탄력을 이용해 크게 원을 그리며 반대쪽 허리를 갈겼다. 불이 붙은 것처럼 쓰라리고 따갑고 아팠다.
“다리! 가슴! 머리!”
‘머리 때리면 죽는다, 너!’
따악! 따악! 따악!
눈앞이 아찔하다. 마침내 머리까지 후려 맞고 나니 눈에 불꽃이 튀었다.
“죽었어, 너!”
흡(吸)!
무극무한심법으로 대기에 흐르는 진기를 미친 듯이 빨아들였다.
콰아아!
순수한 자연의 기운이 단전까지 힘차게 가는가 싶었다.
그런데 남궁진혁이 누구인가. 바로 얼마 전에 주화입마의 아픔에 빠진 소년이 아니던가.
당연하게도 진기가 폐맥에 부딪쳤다.
‘끄억, 주화입마! 깜빡……했다.’
콰앙!
실제로 이런 소리가 난 것은 아니다. 그러나 남궁진혁의 귓가에는 천둥 치는 소리가 들렸다. 오장육부가 뒤틀리고 뼛속까지 시려 왔다. 남궁진혁은 필사적으로 방금 빨아들인 진기를 흩어 버렸다.
남궁진혁이 멍하니 있자, 제갈성진이 크게 웃었다.
“하하하! 얼어서 움직이지도 못하는 거냐! 나 죽었다며? 마무리다!”
기혈이 들끓어 움직일 수도 없다. 남궁진혁이 괴로워하는데 제갈성진이 마무리로 팔방풍우를 펼쳤다.
퍼버버벅!
“…….”
신나게 맞았는데 반응이 없다. 제갈성진이 의아해 하며 눈을 동그랗게 뜨는 순간, 남궁진혁의 몸이 스르륵 기울었다.
쿠웅!
땅바닥에 널브러진 남궁진혁의 몸이 꿈틀거렸다. 밟힌 개구리 같다.
‘나 너무…… 자주…… 기절하는 거…… 아니야?’
남궁진혁은 완전히 의식의 끈을 놓았다.
“어이! 야, 기절한 거냐? 진혁아! 뭐야, 몇 대 맞지도 않았잖아! 일어나!”
아무리 흔들어도 정신을 못 차린다. 그뿐인가. 입에는 거품까지 물고 있다. 제갈성진은 기겁을 하면서 남궁진혁을 들쳐 업고 남궁세가로 뛰었다.
머리가 깨질 것처럼 아프다. 배 속이 뒤집어져서 헛구역질이 난다. 목이 깔깔하게 말랐는데 누군가 시원한 물을 입가로 흘려주었다. 남궁진혁은 간신히 물을 마시고 정신을 차렸다. 눈앞에는…….
“덤벼라! 네놈! 이대로 끝인 줄 아냐!”
“제갈상진입니다.”
제갈상진이 있었다. 남궁진혁은 그의 멱살을 틀어쥐려다 말고 굳었다가 허공에 뻗은 손을 탁탁 털었다.
“흠흠, 나도 알아.”
바로 옆에서 정철이 측은하게 쳐다보고 있었다. 남궁진혁은 불쾌감을 느끼려다 말고, 제갈상진의 표정도 비슷하다는 걸 깨달았다. 갑자기 제갈상진이 고개를 꾸벅 숙였다.
“죄송합니다. 제가 동생을 잘못 가르쳐서…….”
남궁진혁의 얼굴이 삽시간에 일그러졌다. 창피와 분노로 인해 각양각색으로 물들었는데 대체로 빨갰다.
“흥!”
남궁진혁은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정철이 벌써 조치를 취했는지 내상이 덧나진 않은 것 같았다.
‘와, 진짜 쪽팔려서 못 살겠네. 이제는 핏덩이한테도 맞아? 내가 이렇게 살아도 되는 거야? 그냥 확 죽어 버릴까?’
정철과 제갈상진이 만류하는 것도 무시하고 방에서 나와 버렸다. 얼굴이 화끈거려서 계속 있을 수가 없었다. 몸 여기저기가 쓰리는 것으로 봐서 맞은 자리가 부은 모양이다. 남궁진혁은 이를 바득바득 갈면서도 뭉개진 자존심 때문에 피눈물을 흘렸다.
거처로 돌아가기 위해 연무장을 가로지르는데 낯익은 얼굴이 보였다. 제갈성진이 입술을 삐죽 내밀고, 얼굴을 일그러뜨리고, 볼을 부풀리고 기마 자세를 하고 있었다. 제갈성진과 남궁진혁의 눈이 마주쳤다.
제갈성진이 부루퉁하게 내뱉었다.
“약골.”
“뭐라!”
“정말 실망이다. 남궁세가의 금룡공자라고 해서 엄청 기대하고 왔는데, 이게 뭐냐? 몇 대나 맞았다고 기절을 하는 거야? 내가 세게 때리기라도 했어? 한번 손도 못 내밀어 보고 기절하는 건 어느 나라 법도냐는 말이지.”
몸이 부들부들 떨렸다. 남궁진혁의 얼굴이 점점 빨갛게 달아올라 이제는 불덩이 같았다. 그러거나 말거나 제갈성진의 입은 쉴 새 없이 움직였다.
“솔직히 내가 일방적으로 두들겨 팼어? 그건 아니잖아. 충분히 준비할 시간을 주고 시작했는데 왜 못 피해? 너 때문에 나만 혼나고 있잖아. 금룡공자는 개뿔! 너, 사실은 토룡공자지?”
남궁진혁은 오랜만에.
다시.
죽고 싶어졌다.
한편, 남궁성화는 제갈세가의 전대 장로인 선지자(先知子) 제갈공용과 차를 마시고 있었다. 선지자는 만통자의 동생이니 남궁성화보다 배분이 한참 높았지만, 그 또한 남궁세가의 가주였기에 서로 말을 높였다.
세상 돌아가는 얘기로 시작한 다과의 화제는 어느덧 세가의 어린 자식들에게로 옮겨갔다.
“그러고 보니 남궁 공자는 괜찮아졌습니까?”
“소식을 들으셨나 보군요.”
남궁성화의 얼굴이 어두워졌다.
“처음에는 헛소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겨우 일곱 살의 어린아이가 주화입마라니요. 금룡공자의 명성을 시기한 누군가의 장난질인 줄 알았습니다.”
“제가 어리석었습니다. 무공을 익히기에 앞서 상승의 검법을 보여 준 것이 화근이 되었지요.”
무림 역사상, 열 살도 되지 않은 소년이 주화입마에 빠지는 일은 단 한 번도 없었다. 첫째로 내공이 부족하였고, 둘째로 상승의 무공을 무리해서 익힐 때에만 나타나는 현상이었기 때문이다.
“심려가 크시겠습니다. 회복될 가능성은 있겠지요? 생사현관 타통, 금룡검주, 만독불침……. 아직 진혁이와 같은 나이에 이런 성취를 이룬 무인은 없었습니다. 절대로 잃어서는 안 되는 인재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