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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갈법사 1권(11화)
제5장 북어랑 공갈은 쳐야 제 맛(1)
녹음이 푸르른 산들이 한 폭의 그림처럼 늘어서 있다. 하지만 그림처럼 늘어서 있는 그 산들의 산세는 결코 범상치 않았다. 제멋대로 깎아진 곳이 있는가 하면, 어느 곳은 또 너그럽게 두리뭉실한 모습이다. 바로 중원오악(中原五岳) 중 서악(西嶽)이라 불리는 화산(華山), 그중에서도 가장 오르기 어렵다는 연화봉에 범상치 않은 기운이 모여들고 있었다.
“한천(寒釧) 사범, 그것이 정말이오?”
산의 줄기들이 한눈에 들어오는 창가를 바라보며 화산파 장문 도화검제(到花劍帝) 임호충(稔岵忠)은 진지하게 물었다. 이내 그의 건너편에 공손히 서 있던 한천 사범의 입이 천천히 열렸다.
“그렇습니다. 황금진인이라 불리는 기적을 일으키는 진인이 강호에 나타났다 합니다.”
“그렇소? 믿겨지지 않는 이야기지만 들어보아야겠구려. 이야기해 보시오.”
임호충은 자신의 수염을 쓰다듬으며 말했다. 어찌 보면 이제 성격만 날카로운 늙은이로 보이기도 했지만, 그의 한쪽 뺨에 깊숙이 나 있는 검상은 그가 결코 평탄한 인생을 살아오지 않았음을 나타내 주고 있었다.
“용문객잔에 나타났었다 합니다. 일대제자들이 모두 보았다 하니 확실한 듯합니다. 죽어 가는 자들을 살리고, 성도에서 많은 병자들을 구한 뒤 사라졌다 합니다.”
“흐음! 그럼 그분의 현재 위치는 어디인지 알고 있소?”
죽어 가는 자들을 살려 내고 병자들을 구했다? 눈속임이라면 굉장한 녀석이고, 눈속임이 아니라면 꼭 자신들의 문파에 데려와야 할 기재다.
“섬서로 향하고 있다는 정보가 들어왔습니다. 그 보고가 들어온 지 일주일 정도 되었으니… 면양 근처를 지나고 있겠군요.”
임호충은 수염을 다듬으며 창밖으로 고개를 돌렸다. 섬서로 향하고 있다는 것은 하늘이 준 기회일지도 모른다.
“용문객잔에 나타났던 것이 확실하오?”
“네. 그렇게 들었습니다.”
“그럼 지금쯤 다른 문파에도 소식이 들어갔겠구려. 서두르시오. 일대제자들과 수련생들을 급파하여 진인을 모시고 오시오.”
한천 사범은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고는 밖으로 걸어 나갔다. 임호충은 그 진인을 모셔 올 수만 있다면 무림 내 화산의 지위가 더욱 높아질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흐뭇하게 차를 들이켰다.
그 아름다움이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는 호북의 명산 무당산. 이 아름다운 산의 깊숙한 곳에 자리한 무당파에서는 도를 수련하는 자들의 도량이란 말이 무색할 만큼 시끌시끌했다. 평소 한없이 침착하고 정신과 마음을 가다듬는 수련을 하는 이들이 왜 이리도 분주히 움직이는 것일까. 그것은 바로 무림에 나타난 황금진인이란 사내 때문이었다.
“그것이 정말이오, 철관(鐵寬)도장?”
“그렇습니다. 자신을 황금진인이라 칭한 그 사내는 정말 기적을 발현했다 하더이다.”
무당의 오대도선은 모든 무당의 도사들과 속가제자들을 불러 모은 가운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평소 불같은 성격에 대찬 것으로 유명한 철관도장은 그답지 않게 안절부절못하며 두서없이 말을 이어갔다. 그의 이야기는 간단했다. 황금진인이라 지칭한 도인이 기적을 일으켰고 알 수 없는 도술들을 부렸다는 이야기다.
“그 일이 사실이라면 그분을 우리 무당으로 모셔야 할 것이오.”
“도를 수련하는 우리들로서는 필히 모셔야 하오. 그분이 우리 무당으로 오신다면 모두의 무공뿐 아니라 마음을 다스리는 공부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오.”
오대도선의 일원인 현진(?晉) 도장과 천음(天?) 도장이 각각 의견을 내었다. 도사들뿐 아니라 속가제자들도 저마다 동의하는 한마디씩을 내뱉는다. 하지만 정작 무당의 장문이자 오대도선의 일인자인 현문(賢?) 도장은 입을 꾹 다문 채 묵묵히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을 뿐이었다.
몇 시진 동안 도사들 간에 이런저런 이야기가 돌고 돈다. 드디어 마음의 결정을 내렸는지 현문도장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
“진인의 기적이 사실이라면, 그는 우화등선을 눈앞에 둔 선인이 틀림없소.”
장내가 조용해졌다. 모두가 현문도장을 주목했다. 현문도장은 이윽고 천천히 눈을 떴다. 눈 안에 뚜렷한 선광(仙光)이 일렁이는 것을 보니 양광이현(陽光二現)의 초입에 들어선 듯하다. 그는 문파 내의 도사들을 스윽 둘러본 후 조용히, 그러나 또렷하게 의사를 전했다.
“도를 깨치는 데 선인의 가르침만큼 뛰어난 것은 없으리라 믿소. 선인을 무당으로 모시고 오시오. 절대 정중해야 하오. 선인께 해를 끼쳐서도 아니 되오. 아시었소?”
“존명!”
이내 오대도선 중 네 명의 도선이 각자 자신들의 문하생과 속가제자들에게로 걸어갔다. 그리고 그들의 제자들 중 여덟 명이 추려졌다.
“선인과 선인의 일행에게는 절대 손을 대어서는 아니 되오. 아시겠소?”
“존명!”
그 말은 곧 그들을 막아서는 이들에게는 손을 써도 된다는 말이다. 도사들은 정중히 포권을 취하고는 이내 문파 밖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전 무림이 발칵 뒤집혔다. 각지의 점소이들뿐 아니라 내로라하는 이야기꾼들은 황금진인에 대한 소문을 부풀리고 또 뒤틀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지어내기 시작했다. 게다가 각 문파에서 은밀히 제자들을 파견했다는 소문까지 돌기 시작하자, 무림 대혼란이라는 말이 딱 어울릴 지경이었다. 어느새 틸러 일행은 죽은 자를 살리고, 하늘에서 내려왔으며, 그 하나하나가 심검의 경지에 이르렀고, 반로환동한 젊은이들뿐이라고 이야기되고 있었다. 하나 정작 그 당사자들은 그런 소문을 전혀 알지 못하고 있었다. 이들은 현재…….
“우웁!”
“소저, 괜찮습니까?”
“시, 시끄러워! 개또… 우웁!”
넓은 강을 건너고 있었다. 현강(泫江)이란 이름에 어울리게 햇살이 따스하고 물도 맑았지만, 그런 것은 이들에게 아무 도움이 되지 않았다. 특히 은유와 휘령에겐. 은유는 연신 속의 것을 게워 내고 있었다. 더 나올 것이 없어 보임에도 끝없이 토악질을 하는 모습에 쌤통이다 하는 생각이 들면서도, 몇 시간 만에 몰라보게 핼쑥해진 모습에 약간은 측은지심이 들기도 하는 틸러였다. 휘령은 꿋꿋이 잘 참아 내고는 있었지만, 얼굴빛이 새파란 것으로 보아 조금의 자극만 더해져도 큰일이 날 것만 같았다. 상황이 이쯤 되니 연랑은 울상이 되어 배 한쪽 구석에 쭈그리고 앉아 있었고, 틸러는 연신 은유의 등을 두드려 주고 있었다.
뱃사공은 그런 장면을 한두 번 본 것이 아닌 듯, 유유히 배를 몰고 강을 건너고 있었다. 정말 넓은 강이다. 건너는 데 꼬박 반나절이 걸린다는 사실이 틸러에게는 신선한 충격이었다.
“멀미가 나실 때는 말입쥬, 코를 막고 숨을 불어넣어 보셔유. 그럼 괜찮아질 텐디.”
사공은 비법을 몰래 가르쳐 주듯 입을 열었다. 은유는 잠시 토하는 것을 멈추고, 코를 막고 숨을 휙 불어넣었다.
“오오! 정말 좀 괜찮아지는 것 같네? 고마워요, 사공 아저씨.”
“헤헤. 그리구유, 몸에 힘을 주지 말고 물결 흔들리는 대로 맡겨 보셔유. 그럼 더 괜찮아질 거예유.”
틸러와 은유, 연랑은 새로운 것을 배웠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다만 한 사람, 휘령은 여전히 눈을 감은 채 명상을 하고 있다. 물론 속에서 올라오는 것을 간신히 억누르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지만.
“그런데 그 소문 아셔유?”
뱃사공은 이제 틸러 일행에게 스스럼없이 이야기를 풀어놓기 시작했다.
“온통 황금빛의 진인이 무림에 나타났다 하더라구유.”
황금빛의 진인. 순간 모두의 시선이 틸러에게 집중되었다. 하지만 정작 뱃사공은 이 눈앞의 사내가 그 황금진인일 것이라는 생각은 전혀 하지 못한 듯 말을 이어갔다.
“그분은 죽은 사람도 살리고 물 위를 걸어 다니고 공중도 마음대로 날아다닌다고 하더구먼유. 게다가 아픈 사람의 병을 낫게 해 주시고, 무병장수하게 해 주신다더라구유.”
‘이건 또 무슨 소리?’
틸러와 연랑, 은유, 그리고 휘령의 머릿속에 공통적으로 스쳐 간 생각이다. 확실히 온갖 종류의 기적을 경험하긴 했지만 조금 과장되어 있는 것은 사실이었다.
“게다가 말이지유, 이건 그냥 소문일 뿐인데 말여유.”
꿀꺽!
갑자기 목소리를 낮추는 사공의 말에 모두는 침을 꿀꺽 삼켰다. 도대체 무슨 비밀인 것일까.
“팔파에서 각자 최고의 기재들을 파견했다는 소문이 있어유. 그 진인을 찾으려구유. 아마 그 진인을 서로 모셔 가기 위해서 그런 것일 거라구유.”
“팔파…에서요?”
연랑이 조심스레 묻자 사공은 신이 나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잠시 기억을 되살리는 듯 노를 조금 천천히 젓다가 말했다.
“암요! 후기지수들에서부터 각종 촉망받는 기재들이 총동원되고 있다는 소문이어유. 요즘 산적들이 창궐하고 있는 것도 그것 때문에 주의가 흐트러져서 그렇다 하더구먼유.”
“흠흠. 자, 그런 것보다 얼마나 남았소? 한참 온 것 같은데.”
더 이상 알아낼 것은 없다. 게다가 사공이 자신이 그 황금진인이라는 것을 알아채면 큰일이다. 틸러는 재빨리 주의를 다른 곳으로 돌렸다. 사공이 다시 웃으며 이야기하는 가운데 틸러 일행은 서로 눈빛을 교환하며 각자 생각에 빠져 있었다.
“다 왔구먼유. 고마워유.”
“감사합니다. 다음에 또 뵐 수 있길.”
틸러 일행은 뱃사공에게 정중히 인사하고 자리를 떴다. 사공이 시야에서 사라지자 그들은 긴장이 풀린 듯 저마다 한숨을 내쉬었다.
“내 소문이 이리도 널리 퍼졌다니, 믿을 수가 없군요.”
‘좋아! 이대로 퍼지는 거다! 모두가 날 찬양하란 말이다!’
틸러는 짐짓 당황스러운 척 말하고는 관자놀이를 주물렀다. 연랑은 그런 그에게 안쓰러운 시선을 보내고는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하지만 오히려 잘된 것이 아닐까요? 앞으로 오라버니께서 중생들을 구제하는 일에는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은데 말이지요.”
“아니, 그건 그렇지 않다.”
휘령이 불쑥 끼어들었다. 그는 평소보다 더 경직된 표정으로 지금까지와 달리 조금은 긴장한 듯한 말투로 말을 이어갔다.
“앞으로 진인의 목숨을 노리는 이들이 나올 수도 있다. 혹은 진인을 납치하려는 자들이 출몰할지도 모르지. 게다가 구파의 후기지수며 기대주들이 모두 진인을 찾고 있다는 것은 자칫 큰 전쟁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말이 되는 거지.”
연랑과 은유는 그제야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정작 틸러가 신경 쓰고 있는 것은 다른 점이었다. 무공을 쓰는 멍청한 녀석들이야 죽든 말든 아무런 상관이 없다. 다만 앞으로 자신이 돈을 모으는 데, 진귀한 보물을 모으는 데, 여자들을 후리는 데에 걸림돌이 되지 않을까 하는 것에 신경이 쓰일 뿐. 하지만 그럴 가능성보다는 도리어 그 반대일 가능성이 많았다. 벌써 자신을 따르는 여인이 둘이다. 하나는 자신을 좋아하고 있는 것이 분명하고, 하나는 아직 미지수이지만 벌써 두 명이다. 게다가 둘 다 아주 아름답다. 검은색의 허리까지 내려오는 머리칼과 나긋나긋하고 부드러운 성격이 매력적인 연랑. 갈색 단발머리에 말괄량이 같은 귀여운 외모의 은유. 전혀 닮은 점이 없는 아이들이지만 자신의 첩으로 손색이 없다. 또한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다 보면 요 근래의 일처럼 여러 가지 진귀한 물건들을 얻을 가능성이 더 높아진다. 그러면 시민들은 더더욱 그를 찬양할 것이고, 그는 이 세계의 현존하는 신이 되는 것이 아닌가. 물론 지금도 그와 비슷한 이름으로 불리고 있지만.
“앞으로는 행동을 조금 조심해야겠구나. 중생 구제에는 전력을 다해야 하겠지만. 나는 권력 같은 것에는 관심 없다.”
지금의 나는 성인군자다. 나는 성인군자다. 틸러는 속으로 계속 되뇌었다. 아군이라 불리는 자들까지 속이는 것은 이래서 귀찮다. 빙빙 돌리고 돌려서 목표를 이뤄야 하지 않는가.
“그런데 다음 목적지는 어디냐, 랑아?”
연랑은 봇짐에서 지도를 꺼내 들었다. 현강을 건너 이십 리 정도만 더 가면 광원(廣元)이란 곳이 나온다.
“광원이란 마을이네요. 오늘 내로 도착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은유는 도저히 먼 길을 걸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가뜩이나 하얀 얼굴이 완전 백지장으로 변해 버린 데다 다리에 힘도 풀려 버렸는지 비틀거리고 있었다.
게다가 남자라고는 틸러와 휘령 둘뿐인데 휘령도 뱃멀미 때문인지 상태가 영 좋지 않아 보였다. 발걸음을 옮기고 있을 뿐, 그답지 않게 눈빛이 위태롭게 흔들리는 것이 아직도 억지로 참아 내고 있는 게 분명했다.
“에효!”
틸러는 할 수 없다는 듯, 봇짐을 연랑에게 맡기고는 은유를 업었다. 은유는 절대 업히지 않겠다고 강짜를 부리다가 한번 돌부리에 걸려 철퍼덕 넘어지고 나서야 순순히 틸러의 등에 업혔다. 의외로 가볍다.
“무겁냐?”
“…….”
이 아이, 나이에 비해 고생을 많이 하고 살아왔음이 분명하다. 온몸에 군살이라고는 찾아볼 수가 없지 않은가. 하지만 그런 동정심도 잠시, 틸러는 어느새 은유의 엉덩이를 더듬고 있었다.
“아니, 이게 자꾸?”
“네?”
은유는 더는 참지 못하겠는지 버럭 소리를 질렀지만, 틸러의 표정은 능청스럽기만 했다. 자신을 대신해 다리 역할을 해 주고 있는 상대에게 실수하고 있는 것인가 하는 생각이 은유의 머릿속을 스친다. 이내 은유는 입을 삐죽이며 고개를 돌렸고, 틸러는 다시 히죽거리며 앞으로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갔다.
광원. 넓은 근본, 혹은 으뜸으로 넓다는 이름답게 가구 수에 비해 마을의 크기는 매우 컸다. 그래서인지 예부터 무림인들의 비무 장소로도 많이 쓰였고, 온갖 무용담이 시작된 근원지이기도 했다. 그렇기에 이 마을 주민들은 타지인이 들어와도 아무런 거리낌이 없었다. 게다가 이 마을에는 무림인들을 위한 객잔까지도 준비되어 있었다.
“역시 광원이군요.”
연랑은 감탄을 내뱉으며 객잔으로 들어섰다. 객잔 안은 깜짝 놀랄 정도로 북적이고 있었다. 온갖 문파에서 온 듯한 무림인들이 저마다 하나씩의 자리를 잡고 떠들어 대고 있지 않은가. 틸러 일행은 눈에 띄지 않는 한쪽 구석에 자리를 잡았다. 그런데 휘령의 눈빛이 이상하다. 분명 뱃멀미의 여파가 남아 있을 시간은 지났을 텐데 눈빛이 일렁인다. 살기라는 물결이 피어오르고 있는 것이다.
“무슨 일이 있는가?”
틸러가 걱정스럽다는 듯 묻자 휘령은 별것 아니라는 듯 등에 메고 있던 검집을 풀었다. 하지만 그 안에 담긴 뜻을 알고 있는 틸러와 연랑, 은유의 얼굴은 굳어질 수밖에 없었다. 휘령이 검을 자신의 품에 넣어 둔다는 것은 언제든 휘두를 수 있게 함이고, 그렇다는 것은 이 안에 싸워야 할 상대가 있다는 말이 아닌가. 조심스레 주위를 살펴보니 무림인들은 서로 간의 이야기에 정신이 팔려 있는 듯하지만, 실제로는 계속 틸러 일행을 힐끔힐끔 쳐다보고 있었다. 게다가 품속, 소매 속, 혹은 허리춤으로 손을 가져다 대고 있는 이들도 있다. 최소 세 개 이상의 문파가 틸러 일행을 노리고 있다!
“조심스럽게 일어납시다.”
틸러는 애써 침착하게 말하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나머지 일행도 별일 아니라는 듯 태연하게 일어섰고, 그들은 성큼성큼 객잔 밖으로 걸어 나갔다. 그리고 바로 다음 순간, 흰 도복의 무림인들이 벌떡 일어나 객잔 밖으로 걸어 나갔다. 그리고 그들이 나가자 객잔 안은 싸늘한 살기와 서로의 기색을 살피는 분위기로 차갑게 식어 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