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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화


무의식적으로 그녀가 도망가지 못하게 다시 어깨를 잡아챈 경비병도 얼떨떨하기는 마찬가지였다.
한참 드잡이질을 하던 도뷜과 경비관, 두 사람의 시선도 순간적으로 소리가 난 방향으로 움직였다.
그곳에는 넬리에가 훔쳐서 빼돌린 금괴가 반짝거리며 빛나고 있었다.


제12장.
재판정(裁判廷)


딜라잇 듈람은 드워프였다.
동쪽의 산악 지대인 볼라갓―다하딤은 인간의 손이 닿지 않는 광맥이 수두룩한 천연지였고, 이천오백 년 전 남쪽에서 당시 흥성하던 드워프 왕조였던 벨라굼, 즉 은혈(銀穴) 왕조의 내분을 피해 길롯 라가임이라는 영명한 지도자가 일단의 드워프들을 이끌고 이곳으로 들어와 살게 되었다.
그곳에 정착한 드워프들은 ‘검은 모루의 일족’으로 알려지게 되었고, 벨라굼 왕조의 제철과 야금 기술을 갈고 닦아 대륙 동부에서 가장 이름난 대장장이들로 소문이 났었다.
그러나 예전의 영광도 수천 년의 세월을 이기지는 못했다.
광물을 고갈되어 가기 시작했고 검은 모루 일족의 드워프들은 뿔뿔이 흩어지기 시작했다. 다만, 그 검은 모루의 이름에는 엄청난 자부심을 지니고 있었는데, 딜라잇 듈람의 부모도 인간의 왕국인 아뎀데나펜에 나와 정착해 살던 그런 검은 모루 일족의 드워프였다.
그 당시는 내전이 아직 시작되기 전의 일로 로쉬엠은 그때에도 번영하던 항구였고, 그때만 하더라도 엄격한 법의 집행 아래에서 이 로쉬엠 항구에는 보호받으며 여러 길드와 밀접한 협력 관계를 맺고 있던 드워프들이 수십여 명이 살고 있었고, 그들 중 대부분이 바로 검은 모루 일족 출신이었다.
딜라잇 듈람의 어린 시절은 바로 이 화려한 로쉬엠의 항구에서 부모님과 친족 드워프들 사이에서 귀여움을 받으며 대장장이 기술을 연마받거나, 실전되어 가는 드워프 고유의 마법인 엘람마법의 알 수 없는 책 구절을 뒤적이거나 하며 평화로운 가운데에 흘러갔다.
그러나 그가 서른 살이 되던 해에 기어코 내전은 발발하고 말았고, 오랜 기간 지속되는 내전으로 인하여 로쉬엠의 항구는 봉쇄되었다가 풀렸다가 하기를 반복했다.
항구의 재정은 고갈되기 시작했고 내전을 틈타 이 자유항구인 로쉬엠을 집어삼키려는 승계파와 선출파의 대군이 로쉬엠 밖의 들판에서 합전을 벌일 때에 이르러 그 상황은 최악이 되고 말았다.
바로 포 마델이 마나홀을 잃게 되었던 그 전투가 벌어지고 있을 때, 딜라잇 듈람은 부모님과 함께 짐을 꾸려 로쉬엠을 빠져나가는 밀선(密船)에 올랐다.
로쉬엠에 계속 있다가는 생계는 고사하고 말라 죽을 지경에 이르렀기에 탈출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게 된 것이었다.
그러나 그 밀선에 탄 것은 딜라잇 듈람의 실수였다.
밀선에는 딜라잇 듈람과 그 부모를 비롯한 드워프들 뿐만이 아니라, 로쉬엠에서 탈출하고자 하던 인간들도 백여 명 남짓 타고 있었는데, 이 밀항업자는 그들을 그대로 바다에서 악명이 높은 서해기사단에게 넘겨 버렸다.
서해기사단은 기사단이면서 반해적인 존재들로 원래는 아뎀데나펜이 강성하던 시절에 그들을 견제하기 위하여, 이제는 멸망한 북쪽의 벤슈트 왕국에서 항로의 요지에 위치한 기쉬게트 섬을 점령하고 기사와 병력을 주둔시킨 것이 그 모체로, 벤슈트 왕국이 멸망하기 이전까지는 정병들이 엄정한 군기 아래에서 아뎀데나펜을 견제하는 가시 같은 역할을 수행했었지만, 벤슈트 왕국이 멸망하자 이들은 독자적으로 해적질 따위로 생계를 꾸려 가기 시작하면서 다셀루인 대양을 따라 해안을 오고 가는 여러 무역선들에게 악명을 떨치고 있었다.
그러나 아뎀데나펜의 내전이 지속되자 대양을 오고 가는 무역선단의 행렬도 뜸해지자 결국 서해기사단은 내륙으로 들어가 노략질을 시작했고, 결국에는 어수선한 아뎀데나펜에서 사람을 잡아다가 노예로 팔아먹는 노예 무역으로 재정을 지탱하게 되었다.
딜라잇 듈람을 비롯한 밀선에 타고 있던 드워프와 인간들은 모두 서해기사단에 의해 북쪽의 겔라하윈 공화국으로 팔려 가게 되었다.
겔라하윈 공화국은 옛 벤슈트 왕국의 북서쪽에서 번창하던 거대한 무역도시였던 겔라하윈을 중심으로 벤슈트 왕국의 북서 해안에 있는 여러 항구도시와 근해의 도서(島嶼)를 지배하는 강력한 해상 국가였다.
이곳에서는 공예와 산업이 번창하고 상업은 날로 흥성하여 대륙의 모든 산물은 이 겔라하윈을 거쳐 가게 된다고 할 만큼 번성을 구가하고 있었다.
다만, 겔라하윈에서는 겔라하윈의 시민이거나 혹은 다른 나라의 왕공(王公)의 보증을 받은 외국인을 제외하고서는 법의 보호를 인정하지 않았는데 그 말은 곧, 신분 증명이 없는 이들은 사람으로 인정받지 못한다는 말이었다.
때문에 이 법의 맹점을 이용하여 이곳에는 벤슈트 왕국의 멸망시에 벌어진 전란을 틈타 사람을 거래하는 노예시장이 등장했고, 그것이 고착화되어 이제는 외국에서 잡아온 노예들과 이종족까지 거래하고 있었다.
인간보다는 오래 사는 드워프임을 감안하더라도 이미 나이를 많이 먹은 딜라잇 듈람의 아버지 오감 듈람은 혹독한 서해기사단 노예선의 처우를 이기지 못하고 일찌감치 목숨을 달리하고 말았고, 어렵사리 목숨을 겨우 붙여서 딜라잇 듈람과 함께 겔라하윈의 노예시장까지 끌려온 그의 어머니 일류샤 듈람은 어느 뜨거운 여름날에 역병에 걸려 목숨을 잃고 말았다.
홀로 남은 딜라잇 듈람은 젊고 재주 좋은 드워프라는 이유로 꽤나 높은 값에 겔라하윈의 가구 공방에 팔려 가게 되었다.
겔라하윈의 가구 산업은 목공(木工) 길드에서 관장하고 있었고, 이 목공 길드에는 여러 기술 좋은 드워프들이 길드 참사회의 참사의 자격을 지니고 있었는데, 검은 모루 일족이 대부분이던 로쉬엠의 드워프들과는 달리 이곳의 드워프들은 오래전 벨라굼 왕조의 드워프 귀족 집안 출신들이었다.
딜라잇 듈람은 이 언어도 달라져 서로 말도 통하지 않는 이 낯선 드워프들의 아래에서 혹독한 도제 수련을 거치고, 겨우 직인(職人)이 되어 노예에서 풀려 날 수 있었다.
그러기까지 걸린 세월이 무려 삼십 년이었다.
그러나 그동안 터득한 가구공으로서의 명성은 이 길드 상층부에 있는 드워프들의 견제로 인하여 더 이상 알려지지 못하게 되었고, 그는 제대로 된 직인의 대우를 받지 못 하는 나날이 이어지다 결국 분을 품고 자신을 구박하던 거들먹거리는 드워프 장인 하나를 술김에 살해하고 말았다.
결국 다시 잡혀서 형을 살고 노예가 될 처지에 처하자 딜라잇 듈람은 겔라하윈을 탈출하여 여러 지역을 떠돌다 내전이 끝난 고향 로쉬엠에까지 이르렀는데, 이곳에서도 이미 다시 오고 가기 시작한 무역선을 통해 겔라하윈에서 수배된 사실이 전해져 일자리를 구할 수 없었다.
결국 손을 대게 된 것이 장물을 감정하고 거래하는 일이었는데, 이것도 꼬리가 길다 보니 로쉬엠에서는 더 이상 해 먹기 힘들어져 수배령이 내려지자 남쪽으로 떠나 알뵈스 섬까지 들어오게 된 것이었다.
로쉬엠에서부터 손발을 맞추던 것이 바로 인간 소녀 넬리에였는데, 보발 언덕의 빈민굴에서 빌어먹던 그녀를 거두어 먹여 주고 재워 주며 키운 부모나 다름없는 것이 바로 딜라잇 듈람이었다.
그러나 이 멋진 콤비도 결국 그 행각의 종말을 맞이하게 되었으니, 바로 자신만만함이 너무 넘쳤던 넬리에의 실수로 인해서였다.
“…….”
루비외넨 성의 감옥에 들어앉아서 거미줄이 겹겹이 쳐진 석벽을 보고 있자니 아무런 말도 나오지 않는 딜라잇 듈람이었다.
도대체 인생이 왜 이렇게 피곤하게만 흘러가는 것인지 알 수가 없었다.
“저기, 딜라잇. 우리 어떻게 되는 걸까요?”
자기 때문에 이 처지가 된 것이 미안하다는 듯 넬리에가 울상을 지으며 딜라잇 듈람에게 묻는다.
“휴……. 적어도 아뎀데나펜에서는 노예를 인정하지 않으니 노예로 팔려 가는 일은 없겠지.”
“아! 그래도 그나마 다행이네요!”
넬리에가 정말로 다행이라는 듯 손뼉을 마주쳤다. 손과 손이 부딪히는 소리가 이 암굴 같은 감옥의 돌벽에 부딪혀 크게 울린다.
“이 멍청한 계집아. 노예가 안 되면 다른 방법으로 벌을 받아야 하는데 아뎀데나펜의 관습법에는 도둑질을 하거나 장물을 취급하는 놈들은 손발을 자르게 되어 있어. 거기에 귀족의 금괴에 손을 댄 데다가, 이미 다른 곳에서 벌인 장물 취급 이력이 있기 때문에 두 손 두 발 모두 잘려 나가고 말 거다. 너랑 나는 평생 불구야.”
“…….”
이번에는 넬리에가 입을 다물 차례였다.
“그 호구 같은 놈이 선처를 바란다고 해 주면 모를 일이지만 말이다. 그러면 발은 멀쩡하고 손만 잘리는 것으로 끝날 수 있겠지.”
딜라잇 듈람은 그저 주름만 날이 갈수록 늘어날 뿐이다.
이제 드워프 나이로 장년에 접어드는 팔순에 이른 딜라잇 듈람의 인생은 도무지 볕들 날이 보이지 않는다.

“…….”
딜라잇 듈람이 도뷜이 혹여 선처를 바란다고 해 주지 않을까 일말의 기대를 하고 있던 때에, 도뷜은 딜라잇 듈람이 갇혀 있는 곳 머지않은 감방에서 똑같이 답답한 공기를 들이 마시고 있었다.
도뷜이 갇히게 된 죄목은 성문의 경비를 방해한 죄, 관헌을 붙잡고 행패를 부린 죄, 테로이실 자작이 맡긴 임무를 소홀이 한 죄의 세 가지였다.
처음에는 뇌물을 받아 챙기려 수작 부리던 것을, 일이 터지자 자기가 경비를 엄중히 해서 이 일을 적발한 것으로 포장하여 백작의 가신이자 대쪽 같은 성격인 케레빌 자작에게 보고한 덕분에, 결국 자초지종이 알려져 도뷜도 벌을 면치 못하게 된 것이었다.
이 모든 것이 자신의 멍청함과 허술함, 그리고 단순한 성격 때문에 벌어진 것이라 자책해 보아도 이미 벌어진 일은 되돌리기 힘들었다.
“죄인 테로이실의 도뷜은 재판을 받을 준비를 하라.” 백작의 심문관(審問官)이 도뷜을 재판정으로 데려가기 위해 직접 감옥으로 내려왔다.
오라에 묶인 채로 8일 만에 햇빛을 본 도뷜은 그 강렬한 햇살에 그만 눈을 찌푸리고 말았다. 도대체 어쩌다 이렇게 되었는지 자기 자신이 한심하기만 할 뿐이었다.
성안의 재판정은 단출한 편이었는데, 재판정의 상석에는 루비외넨 백작이 앉아 있었고, 그 좌우로는 도뷜에게도 매우 익숙한 얼굴들이 앉아 있었다.
에딜린과 포 마델이었다. 그들의 굳은 얼굴을 보는 순간 도뷜은 부끄러움과 자책감에 사로잡혀 감히 눈을 마주볼 수가 없을 정도였다.
그가 묶인 채로 앉혀진 곳은 오른쪽의 피고석이었고, 왼쪽에는 넬리에와 딜라잇 듈람이 끌려 나와 있었다.
도뷜은 그냥 고개를 푹 숙인 채로 어떤 벌이든 달게 받으리라 다짐하고 앉았다.
이것은 딜라잇 듈람과 넬리에게 자신을 등쳐 먹으려는 바람에 벌어진 일이긴 했으나, 도뷜이 자기 책임을 다하지 못한 잘못은 부정할 수 없었다.
“고결한 가쉬엘레딘의 혈통을 이으신 우리 주군 루비외넨 백작 갈렙 가쉬엘레딘 각하의 친람(親覽)하에 일전 루비외넨 성중에서 있었던 여러 소동에 관하여 재판정이 열리게 되었음을 선언합니다.”
재판정의 우측에 서 있던 법률관(法律官)이 재판의 개정을 알렸다.
사건이 루비외넨 백작의 성내에서 일어난 관계로, 재판장은 당연히 가장 작위의 배분이 높고 상위 영주인 루비외넨 백작 갈렙 가쉬엘레딘이 판관(判官)으로 자리하게 되었다.
다만, 백작은 신뢰하는 종친들인 테로이실 자작 에딜린 마델 가쉬엘레딘과 3등훈작사 포 마델을 판결에 대한 조언권을 지닌 수석 재판관으로 촉탁했는데, 이들이 연락을 받고 루비외넨 성으로 올라오는 것을 기다리는 동안 재판이 늦어져 8일이나 흘러간 뒤에 재판이 열리게 된 것이었다.
도뷜은 전후 사정을 전부 알 도리는 없었지만, 자기를 믿고 일을 맡겼던 에딜린의 실망스러운 표정을 차마 볼 용기가 생기지 않아 그저 묵묵부답 앉아 있기만 했다.
재판은 곧 진행되기 시작했다.

“도대체 어떻게 해야 좋을까요?”
에딜린이 한숨을 푹 내쉬면서 얼굴을 찌푸렸다.
재판이 시작된 뒤로 잠시간의 휴정이 있을 때까지 일의 전말을 구구절절 설명하고 피고에게 사실을 확인하는 지루한 작업이 계속되었다.
어느 정도 일이 벌어진 윤곽이 전부 드러나자 에딜린은 도뷜에 대한 배신감과 짜증, 그리고 안쓰러움과 측은함이 뒤섞여서 안타까운 기분이 되었다.
“원래 도둑질을 한 이들에게는 그 죄의 질에 따라서 손발을 자르거나 광산에 유배를 하도록 되어 있고, 도뷜같이 임무를 소홀이 하여 피해를 끼친 이에 대하여는 3년간의 노역을 지우는 것이 일반적이네.”
“아뎀데나펜의 관습법입니까?”
“그중에서도 남부 지방에서 내려오는 판례법(判例法)들에 기초한 것이네. 거의 수백 년에 가까운 세월 동안 남부 지방의 여러 공국에서는 관습법에 의해 내려진 판결들이 문서화되어 잘 정리되어 왔고, 영주들이 판결하는 재판정에는 이것들에 대하여 조언하기 위해 오랜 기간 법학을 공부한 법률관이 대동하여 있네. 저기 이미 법률관이 조카 손자에게 조언하기 위해 옆으로 다가가서 뭐라고 읊조리고 있구만.”
포 마델의 손가락이 가리키는 곳을 보니 과연 아까 개정을 선언했던 법률관이 기다란 양피지 두루마기를 펼쳐 들고 조목조목 어딘가를 짚으며 백작에게 무언가를 말하고 있는 것이 보였다.
“백작 각하께서는 어떤 판결을 내리실까요?”
“이 늙은이가 보기에 조카 손자가 나와 너를 이곳 재판정까지 불러들인 것은 아무래도 도뷜이 우리 권속이다 보니, 판결을 우리에게 맡기려는 생각인 것 같다.”
“그래도 엄연히 법률이라는 것이 있는데 법에서 많이 벗어난 것은 힘들지 않을까요?”
“관습법이라는 것은 판례가 쌓이고 쌓여 하나의 법률을 형성하는 것이니 만큼 엄밀한 의미에서 재판장의 권한에 도전할 정도의 구속력을 지니는 법은 없단다. 거기에 귀족들은 자기와 조금이라도 관련된 재판에 대해서는 면책을 주장할 수도 있지.”
“그러나 저는 도뷜이 자기 임무를 소홀이 한 행동을 생각하면 면책을 주고 싶지는 않습니다.”
“그래, 내 생각도 같다. 그러나 너무 과한 벌도 곤란하겠지만.”
“…….”
에딜린이 잠시 생각에 잠겨 있는 사이, 법률관에게서 설명을 듣고 난 백작이 에딜린과 포 마델이 앉아 있는 쪽으로 다가왔다.
“항변을 들은 뒤에 판결을 내릴까 합니다.”
백작이 담담한 어투로 말했다.
에딜린은 이런 우습지도 않은 일로 백작을 여러 모로 성가시게 한 것 같아 낯이 조금 간지러웠다. 도뷜을 통해 장인과 가구들을 부탁한 것이 있어서 더욱 그랬다.
“조카 손자, 좋은 생각이 있는가?”
포 마델이 백작에게 물었다.
“글쎄요, 이런 것은 어떨까 합니다만…….”
백작이 무언가 에딜린과 포 마델에게만 조심스럽게 말하기 시작했다.
“일전에 자작에게 부탁받은 것도 있고 해서 말입니다. 가구를 부탁받았는데……. 저 드워프의 신원을 조사해 보니, 예전 겔라하윈에서 노예 생활을 하며 가구 만드는 일을 했던 것 같습니다. 그러니 에딜린의 필요에 맡겨 처분하는 것이 적절한 듯 보입니다만. 그리고…….”
백작의 그럴싸한 제안에 에딜린과 포 마델은 고개를 숙이고 귀를 기울였다.

재판정에서 내려진 판결 내용은 다음과 같았다.

……우선, 남의 재물을 탐하도록 사주하고, 장물 거래를 지도한 드워프 딜라잇 듈람에게는 손발을 자르는 형벌을 면하는 대신에 10년간의 노역형에 처하고, 그 거취를 재물을 손실할 뻔한 피해자인 테로이실 자작 에딜린 마델 가쉬엘레딘에게 맡긴다.
또한, 딜라잇 듈람의 사주를 받아 사람을 속이고 재물을 갈취하여 이것을 팔아넘겨 부당한 이득을 취하고자 한 로쉬엠의 넬리에는 자유민의 신분을 박탈하고, 테로이실 자작령의 농노로 만든다.
마지막으로, 자신의 임무를 소홀이 하고 부당한 방법으로 루비외넨 성 중에서 소동을 일으킨 테로이실의 도뷜에게는 2년간으로 한정하여 자유민의 신분을 행사할 수 없게 하고, 같은 기간 동안 테로이실 자작령의 삼림 벌채에 종사하게 한다.

재판장 루비외넨 백작 갈렙 가쉬엘레딘
수석 재판관 테로이실 자작 에딜린 마델 가쉬엘레딘
수석 재판관 제3등훈작사 포 마델

아뎀데나펜 개국력 987년 목자의 달 열이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