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아래로 스크롤 하세요.
15화
서로를 소멸시킬 듯 광포하고 강렬하게 싸우는 터라 잠깐의 틈이 생긴 것을 볼 수 있었다.
‘지, 지금이다.’
태완은 재빠르게 도망을 쳤다.
싸움에 정신이 팔린 기운들은 태완이 포위망을 빠져나간 것을 미처 인식하지 못했다.
잡힌다면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이라 태완은 턱까지 숨이 차오르도록 한없이 달렸다.
“헉! 헉! 벌써 쫓아오다니.”
어느새 알 수 없는 기운들은 싸움을 멈추고는 태완을 쫓고 있었다.
계속 달리고는 있지만 싸늘하면서도 음습한 기운들을 아무리 해도 떨칠 수가 없었다.
“크으, 어째서 나한테 이런 개 같은 경우가 생긴 거냐고?”
자신에게 일어나고 있는 상황에 화가 치민 태완이 악을 쓰며 소리를 질렀다.
퍼퍼퍼퍽!
“컥!”
활화산 같은 분노도 잠깐이었다. 태완은 어느새 쫓아온 기운들에게 붙잡혀 버렸다.
그리고 온몸을 갈가리 찢는 것 같은 고통이 다시 찾아왔다.
“크아아악!”
그냥 부딪치던 것과는 달리 이번에는 몸속으로 스며들어 와 태완을 두고 힘 겨루기를 하고 있었다.
한 조각이라도 찢어가려는 듯 발버둥 치고 있었기에 태완은 참을 수 없는 고통에 시달려야 했다.
“으아아아악! 사, 살려줘!”
조금 전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끔찍한 고통으로 인해 태완은 비명을 질러댈 수밖에 없었다.
몸부림을 치며 계속해서 몸 안으로 들어오고 있는 기운들을 막으려 해봤지만 소용이 없었다. 오히려 고통만 가중될 뿐이었다.
그렇게 고통으로 인해 정신을 잃어갈 무렵 갑작스럽게 모든 것이 사라졌다.
몸속으로 들어와 거칠게 움직이던 기운들이 한순간에 사라져 버리더니 고통도 순식간에 잦아들었다.
“뭐, 뭐지?”
고통이 가시자 태완은 머리를 부여잡으며 쉰 목소리를 내며 눈을 떴다.
갑작스러운 고통의 해방은 혼란을 불러왔다. 뭐가 뭔지 알 수 없는 태완은 주변을 둘러보았다.
공간이 바뀌고 있었다. 칠흑 같은 어둠의 공간이 사라지고 희미하지만 빛이 느껴졌다.
‘지금까지 일어났던 모든 일들이 꿈이었던 건가?’
공간이 바뀐 것을 보면서 태완이 자신이 꿈을 꾸었고, 이제 꿈속에서 깨어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렇게 확신할 수 있었던 것은 희미한 빛 속에서 아른거리는 실루엣 때문이었다.
희미하지만 빛 속에서 아른거리고 있는 것은 부모님의 모습이었던 것이다.
‘엄마! 아빠!’
부모님을 보려 눈을 떠보지만 아무리 해봐도 떠지지가 않았다.
‘꿈에서 깬 것 같은데 어째서 눈이 떠지지 않는 거지?’
심상치가 않았다. 마치 무거운 바위에 눌린 듯 의지와는 상관없이 꼼짝도 할 수 없었다.
‘모, 몸도 움직일 수가 없다.’
눈을 뜰 수 없는 것처럼 몸도 마찬가지였다. 전혀 움직일 수가 없었다. 마치 식물인간처럼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고 말을 할 수도 없었다.
‘그놈들 때문이다.’
태완은 몸에 생긴 이상이 자신을 괴롭히던 존재들 때문임을 알 수 있었다.
깨어나기는 했지만 눈을 뜨지 못하는 것은 물론이고, 몸도 움직일 수 없다는 사실에 태완은 덜컥 겁이 났다.
‘호, 혹시! 이러다가 그 요망할 것들이 현실에서도 나타나는 것은 아닐까?’
조금 전 꿈속에서 자신을 노리고 있는 존재들 현실로 나타날까 두려웠다.
두려움과 초조함이 겹치며 시간은 지나갔다.
그러나 태완의 생각과는 달리 시간이 흐르고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얼마나 지났을까. 한참 시간이 지난 후 서서히 졸음이 밀려왔다.
‘크으, 꿈을 꾸면 안 된다. 놈들이 나타나는 꿈을 꾸지 않으려면 절대로 잠이 들어는 안 된다. 절대!’
희미하게만 보이는 빛 속에서 태완은 잠이 들지 않기 위해 애를 써야 했다. 잠이 드는 순간 알 수 없는 존재들이 나타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태완의 노력은 헛된 것이었다.
‘역시나 다시 잠이 들었구나. 또다시 놈들에게 쫓기는 것인가?’
퍼퍼퍼퍽!
“크아아아악!”
기운들은 유성처럼 충돌해 왔다. 다시 몸속으로 스며들어 왔고 커다란 고통을 선사했다.
그렇게 끔찍스러운 고통의 시간은 계속해서 반복이 됐다.
암흑 속에서 알 수 없는 기운들이 부딪쳐 와 끔찍한 고통에 시달리다가 다시 깨어나는 상황이 반복되었다.
이상한 것은 한 번 느낀 존재들은 다시는 나타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매일같이 태완에게 부딪쳐 오는 존재들이 바뀌고 있었다.
고통스러운 나날이 계속되었지만 태완이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꿈을 꿀 때마다 누군가 자신을 고통에서 구원해 주기만을 간절히 바랄 뿐이었다.
그러나 그것은 헛된 바람이다.
누가 있어 악몽 속의 악령을 쫓아준다는 말인가?
오로지 태완이 홀로 감당해야 할 몫이었다.
그렇게 시간이 빠르게 지나갔다.
견뎌내는 힘이 늘어난 것인지 아니면 태완의 의지가 강해진 것인지 잠을 자는 시간이 점점 줄어들었다.
이런 상황이 거의 1년이 다 되어 갈 무렵에는 하루 중 10여 분만 잠을 자도 아무렇지 않을 정도가 되어 있었다.
퍼퍼퍽!
‘크윽, 제기랄!’
충격과 함께 찌릿한 고통이 느껴졌다.
잠깐 방신한 틈에 빌어먹을 악몽 속으로 다시 들어왔음을 알 수 있었다.
오늘도 여지없이 그저 형체만 뿌연 존재가 날카로운 예기를 풍기며 자신에게 부딪쳐 왔다.
역시나 한 번도 느껴본 적이 없는 생소한 기운이었다.
‘크으, 오늘은 그래도 좀 났군. 크크크, 아무래도 이제는 많이 단련이 된 모양이구나.’
어김없이 찾아오는 존재들은 언제나처럼 견디기 힘든 고통 속으로 몰아넣고 있었지만 이제는 그럭저럭 견딜 만했다. 그동안의 단련 때문이다.
지금도 숨 쉴 사이 없이 계속해서 자신을 향해 부딪치는 중이다. 그렇지만 아주 강한 기운이 아니고서는 그다지 고통도 느껴지지 않았다.
태완은 자신을 향해 맹렬하게 달려드는 존재들을 살폈다.
‘역시나 되지 않는군. 실체라도 완전하게 볼 수 있다면 그나마 조금이라도 방법을 찾을 수 있을 텐데 아쉽구나.’
고통이 줄어들고 이제는 제법 견뎌낼 수 있게 된 상태다. 얼마 전부터는 자신에게 부딪쳐 오는 존재들의 실체를 보려고 노력을 했지만 성과가 없었다.
현실 세계에서 주변의 사물을 선명하게 인식하게 된 것과는 달리 아무리 해도 실체를 확인할 수는 없었다.
‘크크크크, 괜한 시간만 낭비한 셈이군.’
실체를 알아보았자 이제는 별로 소용이 없는 일이기에 태완은 자조 섞인 웃음을 흘렸다.
고통을 견뎌낼 수 있는 정신력을 키울 수는 있었지만 지금 병실에 누워 있는 자신의 육신은 죽음을 향해 나아가고 있었기 때문이다.
‘실체를 확인할 수 없는데 쓸데없이 고통을 계속해서 받을 필요는 없으니 이만 꿈속에서 나가자.’
악몽에서서 벗어나겠다는 의지를 일으킨 순간 주변이 바뀌었다. 이제는 생각만으로도 꿈속을 빠져나갈 수 있었다.
꿈을 빠져나온 후 주변의 상황이 마치 눈으로 보는 듯 일목요연하게 느껴졌다.
‘눈을 뜨지 않아도 웬만한 사정을 알게 되서 좋기는 하지만 손을 쓸 방법이 전혀 없으니 정말 큰일이구나.’
태완이 있는 곳은 지금 병원이다.
죽기만을 기다리는 식물인간처럼 앙상한 모습으로 침대에 누워 있는 중이다. 신체 기능이 정지되었기에 죽 한 수저, 물 한 모금 마실 수가 없었기에 해골처럼 마른 모습이다.
악몽과 꿈속인지 모르는 현실을 방황하고 있는 탓에 피폐해 가는 태완의 육신을 지탱하고 있는 것은 팔뚝에 꽂혀 있는 링거가 전부였다.
이런 자신의 모습을 확인하는 것은 태완에게는 또 다른 고통이었다.
‘이렇게 있는 것도 꽤 된 것 같은데…….’
그동안 악몽 속에 빠져 의식을 잃고 있었다.
지금까지 시간이 얼마나 지나갔는지 정확히는 생각이 나지 않았지만 상당히 흘렀다는 것은 알 수 있었다.
드르르륵!
가물거리는 기억을 더듬어 보려고 할 때 누군가 병실로 들어왔다.
‘으음, 시트를 갈러 올 때가 된 건가?
40대 중반의 아주머니 둘이 태완의 침대로 오더니 홑이불을 치웠다. 부모님이 없을 때 자신을 돌보는 간병인들임을 알 수 있었다.
“에고, 이제는 완전히 해골이네.”
키가 작은 간병인이 태완의 모습을 보고 인상을 찌푸렸다. 목욕을 시켜줄 때면 늘 보는 모습이지만 전보다 더 말라 보였다.
“그러게요. 너무 앙상하네요.”
“아예 먹지를 못하니 그렇겠지.”
“특수 영양식을 튜브로 먹인다고 하는데 그나마 요즘은 그것도 많이 힘이 드는가 보더라고. 어서 깨어나야 할 텐데 말이야.”
“그러게요. 이 아이 부모들이 걱정이 많은 것 같던데 말이에요. 우리에게 부탁을 할 때 보니까 이 아이 엄마 얼굴이 영 말이 아니더라고요.”
“왜, 아니겠어. 목숨 줄 같은 자식이 이런 꼴인데. 쯧! 쯧!”
아주머니 중 하나가 혀를 찼다.
“그런데 좋은 결과가 나올까요? 담당 의사에게 가는 것 같던데 말이에요.”
“그동안 쭉 이런 상태인데 좋은 결과가 나오겠어? 뭔가 희망이라도 있어야 할 텐데 이러고 있는 것이 벌써 1년이니 이제는 가망이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 나을 거야. 의사들도 병명조차 모르겠다고 하니 큰일 겪을 일만 남았지. 뭐.”
“후우, 인명은 재천이라고 했으니 이 아이 부모에게 좋은 일이 있어야 할 텐데 걱정이네요.”
“그러게. 어쩌다가…….”
희망이 없다는 것을 알기에 두 사람은 대화를 멈추고 안타까운 눈으로 태완을 바라보았다.
“자, 어서 목욕시키고 옷이나 갈아입히자고요.”
눈시울이 조금 붉어진 젊은 아주머니가 목소리를 높였다.
“간호사가 링거는 그냥 빼놓아도 된다고 했지?”
“손등에 부착된 것을 놔두고 바늘만 빼면 된다고 했어요. 우리가 옷을 갈아입히고 난 뒤에 말하면 와서 링거를 다시 놔준다고 하던데요.”
“그럼 빨리 목욕시키고 갈아입히자고.”
“예.”
두 사람은 태완의 옷을 벗긴 후 물을 적신 수건으로 전신을 닦기 시작했다. 돈을 받고 하는 일이기는 하지만 자식 같은 생각이 들어서 두 사람은 정성을 들여 닦아 나갔다.
‘크크크, 링거 주사 바늘을 꽂은 채 병원 한구석에서 1년이라는 시간을 누워 있었다니…….’
들려오는 이야기로 봐서는 이렇게 된 것이 확실히 1년이 지난 것 같았다.
병원에서도 이렇게 된 원인을 못 찾는 것 같았다. 악몽 때문에 그런 것이니 찾을 수 있을 리가 없었다.
‘아마도 병원 치료가 아니었다면 난 벌써 예전에 이 세상 사람이 아니었을 것이다. 그것도 머지않았겠지만…….’
의학의 힘으로 시들어가는 생명의 줄기를 부여잡고 마지막 숨을 헐떡이고 있는 중이다.
간병인들이 저렇게 말을 할 정도면 부모님을 제외하고 병원에서는 이미 포기한 상태 같았다.
특별한 일이 없다면 아마도 머지않아 죽음이 찾아올 것이 분명했다.
9장 초혼지체(招魂之體)
감각이 전혀 없음에도 목욕이 끝나고 새로운 환자복이 입혀지자 다른 날과는 달리 좋은 느낌이 들었다.
‘으음, 기분 탓인가? 크크크, 이런 날도 있어야지. 간호사가 오는군.’
아주머니들이 나가고 잠시 뒤 간호사가 병실로 들어왔다.
다시 링거를 놔주고는 떼어 놓았던 기계 장치들을 다시 몸에 부착하고 있을 때 정수아가 병실로 들어왔다.
“잘 끝난 건가요?”
담당 의사와 상담을 하고 병실로 돌아온 수아가 간호사에게 물었다.
“다 끝났습니다. 오늘은 어쩐 일인지 태완이 기분이 좋은 것 같네요.”
“태완이가요?”
김 간호사의 말에 수아가 놀라 물었다.
“제 기분 탓인지는 몰라도 그렇게 느껴지네요.”
“간호사님이 잘해주셔서 그런 모양이네요. 고마워요.”
자신의 동생과 같은 나이라며 언제나 정성들여 돌봐주는 터라 수아는 고마움을 표시했다.
“제가 뭘요. 태완이 어머님만 하겠어요. 다 끝났으니 전 이만 가볼게요. 이상이 있으면 바로 호출하세요.”
“알았어요.”
김 간호사가 나가자 수아는 병실 문을 잠갔다.
“흐흐흑! 태완아!”
담당 의사로부터 절망적이라는 선고를 듣고 온 수아는 참았던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저렇게 우시는 것을 보니까 이제는 정말 얼마 남지 않은 모양이구나.’
자신을 바라보며 어머니가 오열하고 있었다.
근래에 없던 일이기에 자신의 상태가 심각해졌음을 알 수 있었다.
‘아직 포기하기는 이르다. 의학적으로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정신적으로는 전보다는 훨씬 좋은 상태니까. 그리고 그동안 찾아낸 방법들도 있고.’
의사들과는 달리 태완은 아직까지 포기하지 않고 있었다.
두어 달 전부터 정신은 아주 맑은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중이다.
그동안 자신에 대해 살펴보며 몸이 움직이지 않는 이유가 꿈속에서 자신의 몸속으로 들어오는 기운 때문이라는 것을 알아냈다.
그리고 확실하지는 않지만 그동안 몸을 움직일 수 있는 방법도 찾아 놓은 것들이 있었다.
‘후우, 조만간 결론을 내려야 할 텐데…….’
자신이 찾아낸 것들은 시도할 것인지. 아니면 말 것인지. 태완은 고민에 휩싸여야 했다.
“여보!”
자신의 몸을 깨울 방법을 찾았지만 결과를 예측할 수 없는 상태라 어떻게 할지 몰라 태완이 고민하는 사이 아버지인 인국이 병실로 들어왔다.
인국은 울고 있는 수아를 위로했다.
“그만 울어. 당신이 힘을 내야지.”
“흐흐흑! 여보!”
수아가 품에 안겼다. 그런 아내의 등을 다독이며 인국은 아들을 바라보았다.
‘으음, 아버지.’
비록 목소리는 나오지 않았지만 태완은 자신도 모르게 아버지를 불렀다.
보지 않아도 주변을 또렷하게 인식하게 된 이후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다. 형상을 확인할 수 있는 것뿐만 아니라, 대상의 생각을 어느 정도 유추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었다.
금방이라도 눈물이 흐를 것 같은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아버지의 모습에서 자신을 얼마나 아끼고 있는지 알 수 있었기에 가슴이 뭉클했다.
‘몸을 움직일 방법을 찾는 것도 중요하지만 포기하시기 전에 어떻게 해서든지 알려야 하는데…….’
자신의 상태에 대해서 전하고 싶었지만 아무것도 전할 수 없다는 것이 안타까웠다.
몸은 좋지 않지만 정신은 이렇게 멀쩡한 상태라는 것을 안다면 그나마 위안이 될 수 있을 텐데 무척이나 답답했다.
‘그래, 한번 해보자. 성공할지는 확실히 모르겠지만.’
흐느끼는 어머니와 자책하는 눈빛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아버지를 보며 태완은 결심을 굳혔다.
틈틈이 구상해 온 방법을 시행해 보기로 한 것이다.
그동안 인터넷이나 도서관에서 찾은 것들 중에서 퇴마 의식과 관련된 것들을 필사적으로 익혀왔다.
머리가 그다지 나쁘지 않은 덕분에 부적은 물론, 주문과 각종 법기들에 대한 사용법들을 익힐 수 있었다.
처음에는 잘되지가 않았지만 이제는 어느 정도 효과를 보이고 있었다.
꿈속이라 그런지 완벽하게 되지는 않았지만 간혹 제대로 펼쳐질 때면 약한 것들은 단번에 소멸시키기도 했었다.
자신이 익히고 새롭게 변화시킨 것들을 꿈속에서 완벽하게 구현해 낼 수만 있다면 악령 같은 존재들을 충분히 물리칠 수 있을지도 몰랐다.
부모님도 그렇고, 이제 육체가 견디지 못할 정도로 온 이상 실패한다고 해도 손해 날 일은 없었다.
‘이제부터는 계속 꿈속에서 부딪치는 거다. 조금 고통스럽기는 하겠지만 그런 것쯤은 참으면 된다.’
생각을 굳힌 태완은 자신이 만들어낸 것들을 머릿속으로 빠르게 그려 보며 점검을 했다.
‘이상은 없구나. 좋아! 이제 들어가자.’
확인이 끝나자 태완은 자신의 의지로 잠을 청했다.
빠르게 잠에 빠져들었고, 태완의 의식 속에서는 악몽의 시간이 시작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