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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화


휘익!
콰지지지직!
바람이 휘몰아치고 나무들이 부서지며 비산했다.
백두대간을 가로지르는 추격전으로 피해를 입는 것은 엉뚱하게도 나무와 바위들뿐이었다.
“금령이 너! 거기 안 서!”
“미쳤냐? 내가 서게. 그런데 이 새끼야! 왜 나만 쫓아오냐?”
“내 맘이다.”
“미친 새끼!”
한 번 집착하면 뒤도 돌아보지 않는 천갑마의 성격을 알기에 금령은 고개를 내저으며 속도를 더했다.
‘더러운 자식, 진짜로 왜 나만 쫓는 거야?’
금령은 미칠 지경이었다.
똥고집, 쇠심줄이라 불리는 천갑마가 자신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알기에 더욱 다급했다.
수환과 함께 있다면 모를까 혼자서는 도저히 상대가 되지 않는 존재가 바로 자신의 뒤를 쫓고 천갑마였다. 여기서 잡혔다가는 두고두고 산신연합 회원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릴 일이 벌어질 수 있었다.
휘―익!
콰르르르!
바람을 가르며 태백산 주위를 돌고 있는 금령과 뒤를 쫓는 천갑마의 추격전은 한동안 계속됐다.
‘저 자식은 지치지도 않나? 되게 끈질기네.’
수환과 만나기 위해 태백산을 빙빙 돌며 따돌리려 했지만 천갑의 추적은 집요했다.
웬만해서는 따돌릴 수 없을 것 같았다.
‘이대로 가다 시간에 늦었다가는 그 자식에게 박살나고 말 텐데. 이제 어떻게 하지?’
한참을 치달리던 금령은 자신의 집에서 기다리고 있을 화영의 얼굴이 떠올랐다.
만약에 이대로 간다면 초혼령을 가지고 제 시간에 금강산에 도착하지 못할 것이 분명했기에 애가 타기 시작했다.
천갑에게 붙잡혀 욕을 당하는 것은 화영의 지랄을 감당하는 것에 비해 아무것도 아니었기 때문이다.
‘이대로는 안 된다. 수환이 녀석하고 함께 있어야 어떻게든지 해볼 수 있다. 일단 천절영가로 가보자.’
금령은 수환이 기다리고 있는 곳으로 방향을 틀었다.
혼자서는 감당하기 힘들겠지만 수환과 함께라면 적은 피해로도 상황이 정리될 것 같았다. 화영에게 당하는 것보다 천갑마에게 몇 대 맞는 편이 나았다.
휘아아아앙!
달리고 있었던 금령이 가속을 하자 대기가 파동을 치는 소리가 산야를 강타했다.
천갑과의 거리가 점점 벌어지기 시작했다.
‘후후후, 자식! 그럴 줄 알았다. 수환이 놈은 그곳에서 기다리고 있겠지?’
어디로 갈지 목적지를 예상하고 있었기에 상당히 멀어졌음에도 천갑은 그리 급하지 않았다. 워낙 빨라 검은빛 선으로만 보이던 천갑도 방향을 틀었다.
우르르르릉!
가속을 하기 시작하자 지축이 울리기 시작했다.
‘크으, 살았다.’
그렇게 부리나케 도주하는 가운데 천절영가가 자리하고 있는 태백산 자락이 보였다.
수환에게는 미안한 일이지만 자신도 살고 봐야 했다.

◈◈◈

천절영가 근처에서 금령을 기다리고 있던 수환은 답답하기 그지없었다. 금령의 도착이 예상보다 늦어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후우, 괜찮은지 모르겠다.”
자신들을 쫓고 있는 천갑마는 지독한 외골수였다.
거기다가 한 번 마음을 먹으면 끝장을 보는 스타일이었기에 금령이 잡혔다면 다음 일은 보지 않아도 뻔했다.
걸리기만 하면 무지막지한 폭력을 휘두르기에 중상, 아니면 사망이었다.
인과율이 있어 소멸까지는 이어지지 않겠지만 고초를 겪을 것이 분명했기에 수환은 조바심이 날 수밖에 없었다.
“한 번 작심하면 여간해서는 설득도 되지 않는 녀석이라 혼자서는 감당이 되지 않는…… 오는구나.”
멀리서 금빛 선이 보이기 시작했다.
“초혼령은 이제 만질 수도 없으니, 천갑이에게 잡히지 않으려면 일단 도망부터 쳐야겠다.”
천절영가에 도착해 보니 초혼령이 사라지고 없었다.
주인인 혜화가 죽어 그의 아들인 인국이 가지고 간 것이 분명했다.
새로이 주인이 정해졌다면 함부로 가져올 수가 없었기에 금령이 도착하면 일단 도망부터 치기로 했다.
파파팍!
꼬리에 불붙은 황소처럼 거칠 것이 없는 천갑마의 추격 때문인지 상당히 지친 표정으로 금령이 다가왔다.
“수환아! 초혼령은 찾았냐?”
“찾기는 찾았는데 말이야. 이제 주인이 바뀌어서 손을 대지 못한다.”
“그렇다면 할 수 없다. 일단 튀자. 이제는 초혼령이고 뭐고 천갑마 놈이 오기 전에 금강산으로 가야겠다.”
“그래, 빨리 튀자.”
금방 상황을 인식한 금령은 고개를 끄덕였다.
금강산으로 돌아가면 치도곤을 당하겠지만 초혼령이 새로운 주인을 찾았다면 가져갈 수 없기에 순순히 포기했다.
파팟!
파파팟!
금령과 수환은 천갑마에게 잡히지 않기 위해 축지를 사용했다.
금색과 청색의 기운이 금강산을 향해 빛살과 같은 속도로 날아가기 시작했다.
부아앙!
탁!
터턱!
얼마 가지 않아서 둘은 달리던 발걸음을 멈추지 않을 수 없었다. 사방을 조여오는 삼엄한 기운이 그들의 발길을 멈추게 한 것이다.
“제기랄!!”
“진짜! 지랄이다.”
뒤에서 쫓아오고 있는 줄 알았는데 그것이 아니었다. 빠르게 길을 재촉하느라 미처 살피지 못한 탓에 함정에 걸려들고 만 것이다.
무식하고 저돌적이라 천상계에서도 천갑마(天甲魔)라 불리는 터라 생각하지도 못했는데 함정에 걸려들고 만 것이다.
함정은 천갑의 묵천망(墨天網)이었다.
하늘마저 가둔다는 묵천망은 전륜구(轉輪球)와 더불어 천갑마의 이대 장기 중 하나였다.
묵갑을 둥글게 말아 돌진하며 무엇이든 박살내는 것이 전륜구라면, 천갑이 수련하고 있는 묵천기(墨天氣)를 가닥가닥 풀어내 지상은 물론 지하까지 가두어 적을 옭아매 버리는 일종의 그물이 바로 묵천망이었다.
묵천망에 걸리면 그것이 무엇이 됐던 그보다 강력한 힘으로 찢어 버리는 것 이외엔 빠져나갈 방법이 없다.
그리고 불행하게도 천계에서 천갑의 힘을 능가하는 신령은 아무도 없었다.
천계의 선위(仙位)들이 세상에 나와 있는 신령들보다 한 수 위라 여겨지는 터라 금령과 수환은 절대 찢을 수 없는 그물이었다.
―금령아, 어쩌지?
―어쩌긴! 이제부터 세속의 말대로 피 말리는 거지. 뭐!
묵천망은 기로 이루어진 육각형의 조그마한 정이 날을 안쪽으로 하고 있는데 각 정마다 가느다란 기가 천갑과 연결되어 있다.
천갑마가 수련한 묵천기가 일종의 강기(剛氣)의 형태로 변형된 것으로 그 힘이 장난이 아니었다. 서서히 조여지며 안에 걸린 것이 무엇이든 무참히 짓이겨 버리는 힘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묵천망에 갇히게 된 이상 쓸데없는 반항은 피해만 가중시킬 뿐이었기에 금령과 수환은 천갑의 처분만을 기다렸다.
계속 도망치려 한다면 천갑마가 화를 낼 것이고, 묵천망이 조여져 자신들을 고통으로 몰아넣은 것이 분명했기 때문이다.


4장 천갑마와 안배의 시작


돌돌돌!
차착!
묵천망 안에서 꼼짝 못하고 있는 두 존재 앞에 사람 크기만 한 공 모양의 쇳덩어리가 굴러와 멈췄다.
―수환아, 전보다 강해진 것 같지 않냐?’
―그래, 그것이 아니라면 무척 화가 난 상태일 거다.
천갑마에게서 흘러나오는 기운으로 인해 이미 도망치기를 포기한 듯 금령과 수환은 쇠공을 말없이 바라보며 머리를 내저었다.
천갑마에게서 풍기는 기운이 예전과는 확실히 달라져 있었다.
끼이익!
차차차차착!
흑요석보다 더욱 검게 반짝이는 검은색의 공에서 소음이 들렸다. 쇠공이 진동하기 시작하더니 다섯 군데에서 무엇인가 빠져나왔다.
머리로 보이는 부분과 사지가 공속에서 튀어나왔는데 모두 검은색으로 빛나고 있었다.
“아휴! 오랜만에 움직였더니 숨이 다 차네!”
잠시 후, 머리 부분에서 검은 기운이 가시더니 열이 받았는지 검붉게 상기된 얼굴이 나타났다.
금령과 수환은 천갑을 보며 쩔쩔 매고 있었다.
‘후후후, 재미있는 존재들이다. 사람이나 신령이나 강자에게는 약한 모습을 보이는구나.’
금령이 만들어낸 공간 속에서 지켜보고 있던 태완은 지금 상황이 재미있었다. 인간 세계나 신령들이 노니는 세계가 비슷하다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나저나 저 존재는 뭐지? 날 할아버지에게 데리고 가고 있는 금령이나 수환처럼 자연에 얽매인 지령신은 아닌 것 같은데 말이야.’
언제부터 느끼게 된 것인지 모르지만 태완은 기운의 특성을 명확히 분별하고 있었다.
천갑마라는 존재가 뿌리고 있는 기운은 금령과 수환과는 확실히 뿌리가 달랐다.
뭐랄까, 존재를 형성시키는 의지가 다르다는 느낌이 확연하게 들었다.
‘후후후, 그런데 재미있군. 표정하고 의지하고 완전히 상반되다니 말이야. 저 존재도 나에게 뭔가 목적을 가지고 찾아온 건가?’
겉은 살기등등한 표정이었다. 하지만 어렴풋이 느껴진 내면의 의지는 겉모습과는 상반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살기가 없으니 조금만 지켜보도록 하자.’
자신에게 목적이 있다면 수작을 부릴 것이 뻔했지만 태완은 조금 더 지켜보기로 했다.
진혼인을 얻으며 흔들리지 않을 자신이 있었다. 지금까지도 잘해왔기에 어떤 일이 있어도 버틸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태완이 지금의 상황을 지켜보는 것도 모르고 금령은 자신들 앞에 나타난 천갑마에게 비굴한 표정으로 인사를 하고 있었다.
“와, 왔냐? 오랜만이다.”
“그래 오랜만이다. 으드득, 내가 니들 여기 있을 줄 알았다. 니들이 도망가야 부처님 손바닥 안이지.”
화가 난 굵은 음성이 천갑마의 입에서 튀어나왔다.
“안녕! 갑돌아. 오랜만이다.”
조금 전까지 떨고 있던 것과는 달리 수환은 밝은 목소리로 천갑마에게 인사를 했다.
“뭐―어? 갑돌아? 야! 푸르딩딩! 묵천망 속에 갇혀서도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린단 말이지?”
천갑마의 인상이 일그러지며 수환을 향해 눈을 부라렸다.
자신이 제일 싫어하는 별명을 무심결에 수환이 부른 탓이다. 천갑마의 서슬 퍼런 목소리에 수환은 찔끔하지 않을 수 없었다.
“아, 아! 미안하다. 오랜만에 만난 동기라 너무 반가워서 말이 잘못 나왔다.”
“동기? 웃기고 있네! 네놈들이 언제 날 동기 취급해 줬냐? 그건 그렇고 니들 죄는 니들이 잘 알고 있겠지?”
오도독! 오도독!
천갑마가 양 손가락을 마주 잡으며 관절을 꺾었다.
“죄?”
“우리가 뭐 죄지은 거 있냐?”
“허! 이놈들 봐라.”
챠르르르륵!
열이 받았는지 천갑마의 몸이 변하기 시작했다.
우스꽝스러운 몸이 안으로 차곡차곡 접혀 들어가며 다른 모습으로 변해가는 동안 금령과 수환의 얼굴이 사색이 되어 갔다.
―인마, 화를 돋우면 어떻게 해?
―그냥 지켜보고 있어라. 그리고 겁나다는 표정을 지어. 아주 실감 있게 말이야.
자신 있는 대답에 금령이 의아하게 바라보았다.
―걱정 마라. 저놈 알고 보면 둔탱이니까. 내가 하라는 대로 하면 이 상황을 벗어날 수 있을 거다. 일단 시치미 떼고 딱 잡아떼야 한다. 어떤 상황이든 말이야.
―아, 알았다.
변화가 끝난 후 나타난 천갑마의 모습은 약간 통통하지만 조금 전 같이 공속에 들어 있는 모습과는 달리 그리 보기 흉하지 않았다.
천갑의 모습은 수환이 예상했던 것과는 달랐다. 평범해 보이지만 지금이 최고로 위험한 상태였다.
―수, 수환아! 우리에게 놀림을 받으면서도 수련 때문에 전투 모드로는 잘 돌입하지 않는데 전투 모드로 돌입해 버렸다. 이제 어떻게 하냐?
―나도 봤다. 진짜 열받긴 열받았나 보다. 그래도 끝까지 우겨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금령과 수환이 의지로 대화를 나누었지만 그것을 느끼지 못할 천갑마이 아니었다.
“어쭈! 그 와중에도 수작질이네.”
“수작은 무슨 수작이라고 그러냐?”
“야! 푸르딩딩! 너희들이 지은 죄를 설마 모른다는 것은 아니겠지?”
“죄는 무슨 죄?”
살기를 잔뜩 흘리는 천갑을 앞에 두고도 수환은 당당했다.
“시치미를 떼시려는 모양인데. 그렇게는 안 되지. 친절하신 두 분 때문에 내가 인상을 좀 구겼어야지. 일단 사실을 물어보기 전에 나 고생시킨 대가부터 받아야겠다. 이 자식들아!”
금령과 수환은 장난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천갑마의 몸에서 극렬한 투기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진정으로 전투 모드로 돌입하려는 것이 분명했다.
천갑마의 제일 강한 순간은 천갑을 안으로 접어 넣었을 때다.
접혀 들어간 천갑은 묵천기로 변하여 묵천망을 최대로 펼칠 수 있게 된다. 그야말로 진짜 하늘도 가둘 수 있는 그물이 만들어지게 되는 것이다.
―저, 저 자식! 진짜다.
―금령아, 그래도 우겨야 한다. 절대 모르는 일이라고 말이다. 알았지?
―그, 그래. 알았다.
―저놈 시작이다. 조금 아프겠지만 참아라.
―그러다가 저놈이 진짜로 하면?
―후후후, 저놈 투기만 흘리고 있지 살기는 없다. 아마 확신을 하지 못해서 위협하는 걸 거다.
―정말 그럴까?
―내 말 믿어라. 내가 저 녀석하고 어디 한두 번 싸워봤냐?
―그, 그래. 알았다.
천갑마의 투기에 맞서 금령이 마음을 다지는 사이 천갑마가 통통한 손을 들어 올렸다.
슈아아아!
손바닥을 오므리자 삼엄한 기세들이 금령과 태완을 향해 몰려들었다.
콰드드득!
무엇인가 지면을 뚫고 솟아올랐다.
어느새 지하를 감싸고 있던 묵천망이 솟아오르며 땅거죽을 들어 올려 버렸다.
묵천망은 촘촘한 검은 구체를 형성하며 금령과 태완을 옴짝달싹 못하게 했다.
묵천망 안에는 그물코를 따라 송곳과 같은 뾰족한 육각형의 돌기들이 빼곡하게 돋아나 있었다.
휘이익!
천갑의 손짓에 따라 공중으로 묵천망이 떠올랐다.
금령과 수환 또한 신형을 띄워 올렸다. 묵천망 안의 돌기들은 아무리 강한 영체라도 순식간에 파고들기 때문이다.
점차 자신들을 향해 조여오는 묵천망 속에서 금령과 수환은 어떻게 해서든지 닿지 않으려고 힘을 발산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금빛과 푸른빛의 기운이 묵천망에 닿는 순간 쭈그러들었다. 둘의 처절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묵천망은 더욱 조여들고 있었다.
“야, 인마! 너 왜 그래?”
수환이 소리를 질렀다.
“이 자식아! 몰라서 묻는 거냐? 어디 한 번 당해봐라.”
열이 받았는지 조이는 속도가 빨라졌다. 금령과 수환의 기운은 완전히 줄어들었고, 묵천망의 돌기들이 둘에게 닿기 시작했다.
“앗! 따거!”
“으악!”
해파리의 촉수처럼 쑤시고 들어와서는 가시가 활짝 퍼져 그대로 뜯어내는 것이 묵천망의 돌기라 금령과 수환이 비명을 질러댔다.
육체를 가진 존재들은 아니지만 아주 작은 가시가 영체를 뜯어내는 고통은 참을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연신 비명을 질러대는 둘을 천갑마가 무심한 눈으로 바라보다가 손을 다시 펼쳤다.
“크으, 천갑아! 우리가 무슨 죄를 지었다고 이러는 거냐?”
“그래, 이 자식아! 너 이러다가 큰일 난다.”
쐐기처럼 박혀드는 돌기들의 쇄도가 잠잠해지자 금령과 수환은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니들이 더 잘 알 텐데. 그리고 어서 원래 모습으로 돌아오지 못해! 꼴 같지 않은 모습을 해 가지고서는…….”
천갑마의 윽박지르는 말투에 묵천망 속에 있던 금령과 수환은 하는 수 없다는 듯이 서둘러 자신들의 원래 모습으로 변화하기 시작했다.
선풍도골의 두 노인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나타난 둘의 모습은 조금 전과는 전혀 달랐다.
금령은 금색으로 물들인 화려한 색상의 옷을 입고 약간 짧은 키에 오동통한 모습의 젊은이로 변해 있었다.
이에 반해 수환은 푸른색의 수수한 옷을 입고 흐느적거릴 것 같은 유약한 모습으로 나타났다.
금령과 수환의 본모습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