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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호검인 1권(12화)
3장 ― 호부견자(1)
“카합!”
채애앵!
기합 소리와 병장기 소리가 우렁차다. 바람을 가르는 병장기에 대기가 울음을 토하고, 압축되어 발출되는 진기는 대지에 희미한 흔적을 남겼다. 폭풍처럼 쏟아지는 무공이었다. 부수듯 찍는 호보(虎步)에 땅이 울렸다. 난폭한 진기가 광풍처럼 몰아치며 전방을 압박했다. 호랑이의 이빨처럼 힘차게 휘두르는 박도는 보는 것만으로도 눈이 베어 버릴 듯한 날카로움을 그 속에 지니고 있었다.
“좋은 공격이오.”
그에 비해 상대방은 참으로 태연한 신색이었다. 아무리 안력이 높아도 결코 찾을 수 없을 듯한 틈을 한 발자국 움직여 찾아내고, 피할 수 없을 것 같은 공격은 도신에 손을 대 슬쩍 흘려 냈다. 한 번씩 부딪치는 단검은 마치 비무를 함에 있어 소리가 나지 않는 것은 예의가 아니라 생각해서 부딪친다는 듯 소리가 울리는 간격이 일정했다.
“크아아아!”
콰직! 큐우우웅!
단세명이 강하게 진각을 밟곤 칠 할의 공력을 박도에 불어넣으며 내려쳤다.
호아도법의 후오식(後五式) 중 하나인 낙산세(落山勢)였다.
귓전이 울릴 정도로 파공성이 매서웠다. 폭포라도 가를 듯 거대한 진기가 고스란히 느껴졌다. 맹렬하고도 격정적인 일격은 그 여파만으로도 옷깃이 펄럭일 정도였다. 대지를 거미줄처럼 갈라지게 하여 그 어두운 속살을 내비치게 만든 진각에 진철이 미처 피하지 못하고는 칫, 하고 혀를 차며 손을 움직였다.
핑!
한 줄기의 작은 소리. 검지를 타고 날아간 은사가 호아도법 낙산세보다 빠르게 단세명의 손목에 근접했다. 허리를 튕기듯 구부러진 은사가 탄력을 받아 휘둘러졌다. 정맥을 그대로 노린 은밀한 한 수였다. 단세명이 경악하며 급박하게 허리를 틀어 진철의 손을 향해 도를 내려쳤다.
콰아아앙!
진철이 슬쩍 손을 빼며 뒤로 물러나자 박도는 땅바닥만을 갈랐다. 둔탁한 망치로 후려친 듯 깊게 파인 지표면이 그 위력을 짐작케 했다. 그러나 전혀 영향을 받지 않은 진철은 전신을 후려쳐 오는 자갈과 흙더미를 은사와 단검을 이용해 쳐 내고는 담담하게 말했다.
“도를 휘두르는 궤적이 너무 크오. 그 정도의 틈은 쾌검을 쓰는 자라면 금세 역전의 한 수를 만들어 낼 수 있을 정도지. 다급함이 화를 부른 것이오.”
먼지 하나 묻지 않은 진철에 비해 단세명은 만신창이였다. 반 이상이나 되는 공력을 쏟아부은 공격이 통하지도 않은데다 급하게 진기를 회수하며 궤적을 바꾼 터라 혈도에 되돌아온 반발력이 만만치가 않았다. 기혈이 살짝 뒤틀려 버렸다. 생명에 지장이 갈 정도는 아니지만, 더 이상의 비무는 무리였다.
쿨럭, 하고 입에서 피를 토한 단세명이 질렸다는 듯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괴물 같은 놈. 나와 싸우며 이렇게 날 가지고 논 놈은 너를 포함해 지금까지 딱 다섯밖에 되지 않는다.”
“호오, 절세고수를 그렇게나 많이 만나다니, 역시 전쟁터에서 살아온 사람은 꽤나 다르오.”
“너는 지금 네놈이 절세고수라고 말하고 있는 거냐?”
“아닌 것 같소?”
능글맞은 대답과 얼굴이 속을 뒤집어지게 만들었다. 저런 놈이 자신으로선 측량할 수 없을 만큼 강하다니, 하늘도 참으로 무심하구나. 단세명은 속으로 몇 번을 한탄했다.
“어디 보자. 전쟁터에서 만날 만한 절세고수라면 검은 독수리 살리타, 멸사광검(滅邪狂劍) 조기륭 정도밖에 떠오르지 않는데, 혹시 다른 사람들은 누가 있소?”
“멸사광검이야 낭인으로 유명하니 그렇다 쳐도 검은 독수리는 네가 어떻게 아느냐?”
멸사광검은 사를 멸한다는 이름 그대로 사악한 인물들을 죽인다는 낭인이다. 근래에 낭인왕 후보가 된 단세명과 달리 그자는 십 년도 전부터 낭인왕 후보라 불렸다. 그러나 현 낭인왕의 신적인 무위와 자신만의 기준을 따라 사악한 인물이라 단정하고 죽인다는 성정 때문에 미칠 광(狂) 자가 붙은 채 지금껏 낭인왕 후보로만 남았다.
이렇듯 유명한 고수이자 낭인인 멸사광검이야 알 수 있었다. 하지만 보통의 중원 무인이 검은 독수리 살리타를 알 리가 없었다. 그는 사신이라 불리는 초원의 장수였다. 관과 무림은 불가침의 관계. 같은 나라의 장군이라면 모를까, 적국의 장수를 아는 것은 전쟁터에서 싸워 봤던 무인을 제외하고는 없었다.
“만나 본 적이 있소. 참으로 대단했지. 내가 죽을 수도 있다는 것을 느낀 적은 그와 싸웠던 때가 처음이오. 그대가 살아남은 걸 보니 운이 참 좋았던 것 같소.”
추억이라 할 수 있을지도 모르는 먼 날의 기억이다. 과거의 편린을 흘려보낸 진철이 단세명을 놀렸다.
“운이야 좋았지. 한 번 병장기를 부딪쳐 보고 알 수 있었다. 그런 놈이랑 싸우는 건 자살행위야. 바로 다른 녀석들을 끌어모으고 몸을 뺐지. 네놈이 죽을 뻔했다니 잘 알 것 같은데.”
무인이 아닌, 장수라는 것이 신기할 정도로 압도적인 무위. 검은 안광으로 전장을 훑고, 검은 머리카락 휘날리며 붉은 피로 길을 여는 그는 그야말로 전장의 무신이었다. 이미 얼마 남지 않은 초원의 전사들이 이 나라와 싸울 수 있는 이유의 태반이 그 때문이었다.
삼국시대도 아닌 이 시기에 장수 홀로 전장을 뒤집을 수 있다니, 그 누가 믿을 수 있을까. 전장에서만큼은 무신이라는 말이 아니고서는 그에게 어울리는 칭호가 없었다.
“그렇긴 하지. 밤이 늦어 승패를 결정내지 못했긴 했지만, 지금도 싸워서 이길 수 있을지는 모르겠소.”
“밤이 늦어 네 생명이 지금까지 붙어 있는 거다.”
단세명이 퉁명스럽게 대꾸했다.
진철은 무시했다.
“그보다 빨리 다른 몇 명의 이야기나 해 주시오. 아직 내 질문에는 답해 주지 않았지 않소.”
“그 둘을 제외하고는 화산신검(華山神劍) 천무(天武) 도인, 혈영마조(血影魔爪) 곽찬서다.”
“천무 도인과 곽찬서?”
살아 있는 화산의 전설, 천무 도인. 그는 현 화산의 장문인이다. 화산의 최고 중흥기를 이끌고 있는 그는 단체를 이끄는 법을 잘 알고, 그 자신의 무력마저도 천하에서 열 손가락 안에 든다는 손꼽히는 무인이다. 후기지수 시절 오 년의 무림행을 통해 마교의 고수들과 싸우며 자신의 이름을 알렸고, 현재 또한 많은 마인들이 공포를 느끼는 인물이기도 하다.
혈영마조 곽찬서, 그는 현 마교의 대표적인 강경파 중 하나이다. 그에게 도전한 많은 정파 고수들이 그의 무공 앞에 스러졌으며, 같은 마교 안에서도 윗 서열의 마인들을 죽이고 점차 입지를 넓혀 가고 있었다. 강호에선 이 년 전 오문산의 혈사 이후로는 모습을 드러내고 있지 않다. 그 당시 오십 명의 고수와의 혈전 끝에 이기긴 하였지만, 큰 상처를 입어 요양하고 있다는 소문이 있었다.
둘 모두 지금 만나기에는 이미 거물이 되어 있는 존재. 만나는 것만으로도 대단한 운을 가지고 있다 할 수 있었다.
“내가 낭인왕 후보가 되기 전의 일이다. 낭인 일에 발을 들이고 얼마 되지 않아 만났지. 그 당시에는…….”
단세명의 동공이 점차 몽롱해졌다. 과거의 일이란 자신에게 자랑스러운 일이라면 남녀노소 누구라 할지라도 정신을 잃고 말할 만큼 묘한 매력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관심이 있다면 모르겠지만, 관심이 없는데 시시콜콜 말하지 않아도 될 것까지 듣는다는 건 크나큰 정신적 노동이다. 진철은 단세명의 얘기가 길어질 것이란 것을 눈치채곤 벌레 씹은 표정을 하며 그의 입을 막았다.
“그만하시오. 추억은 혼자 간직할 때가 제일 아름다운 법이오. 고이 접어 가슴속에 집어넣고 마음에 들 때까지 미화하시오.”
“이 자식이…….”
말을 참 곱게도 한다. 단세명은 한마디 하려고 했지만, 어차피 듣지도 않을 녀석이란 걸 떠올리곤 속으로 분을 삭였다.
“그건 그렇고, 바깥이 소란스러운데…….”
무림맹에서 유선영에게 배정해 준 건물의 작은 공터. 담벼락을 몇 개 넘어야 대로라고는 하지만, 무림 고수에게 그 정도의 거리는 조금도 장애가 되지 않았다. 바깥에서 느껴지는 평소보다 더한 소란스러움에 진철이 의문을 표했다.
“아, 오늘이 그날인가 보군.”
“그날?”
“오대세가에서 행차하시는 날이다.”
“오대세가 어디에서? 혹시 산동유가요?”
“산동유가보다 몇 배는 유명한 곳이다.”
단세명이 박도의 끝으로 땅바닥에 뱀인지 지렁인지 모를 것을 그리며 말했다.
“창룡(蒼龍)의 둥지, 남궁세가다.”
속가의 대표인 오대세가의 일좌를 차지하고, 언제나 수위에 자리 잡고 있는 세가가 어디냐고 묻는다면 모두가 한마음으로 답할 수 있을 것이다.
안휘의 남궁세가(南宮世家).
창룡검보(蒼龍劍寶)를 신물로 창룡무애검법(蒼龍无涯劍法)이라는 희대의 절기를 가진 무적의 세가. 그 영향력만이라면 이미 구파를 뛰어넘었다고도 평해지는 최고의 세가였다. 천하에서 가장 강하다는 열 명의 고수 중 검성(劍聖)과 검왕(劍王)이 남궁세가의 인물이니, 그 무공과 영향력이 얼마나 뛰어난지는 두말할 필요가 없었다.
그런 남궁세가에서 무림맹에 행차하였다면 이런 소란도 짐작이 가는 바였다. 가장 거대한 정파 연합체인 무림맹이라 하지만 남궁세가가 연합에서 빠진다면 크나큰 손실이다. 최고의 빈객으로 대우해도 모자랄 판이니, 아마 연회 같은 것을 준비할 요량이리라.
“속물들이군.”
하지만 진철의 판단은 냉정했다.
“뭐가 말이냐?”
단세명이 반문했다.
“어차피 정도의 기치를 세우겠다고 모인 것 아니오? 그래 놓고 영향력이 크다고 하여 이렇게 차별을 느낄 정도의 대우를 하다니, 속물이라는 말 빼고 뭐라 평할 수 있겠소?”
맞는 말이긴 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틀리지 않다고 할 수 없는 말이기도 했다. 단세명은 어찌 답할까 생각하였지만, 답답하게도 대답이 궁했다.
“같은 오대세가인데 선영이의 대우를 보시오. 가끔씩 찾아오는 노인네들 빼고는 아무도 찾지 않지 않소. 마음 같아서는 한 번 뒤집어엎고 싶소.”
진철이 정자에서 잠들어 있는 유선영을 바라보며 무림맹을 향한 분노를 토하곤 주먹을 부르르 떨었다. 그냥 유선영을 대하는 무림맹의 태도가 맘에 들지 않아서 그런 것뿐이지 않은가. 속물적이란 말은 그냥 뒷말을 위한 포장일 뿐이었다. 괜히 심각하게 생각한 자신이 바보 같아진 단세명이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별로 연회를 차릴 마음이 없는 사람들이 태반일 거다.”
“본인과 같은 생각을 하는 지사(志士)들이 그렇게 많은 것이오?”
“지사가 그런 데에 쓰는 말이라면 통탄해 마지않을 일이다. 그저 이번에 올 남궁세가의 인물이 특별해서 그런 거다.”
“특별?”
그 말에 진철이 강한 호기심을 드러냈다.
“특수하다는 말이 옳을지도 모르겠군. 이번에 오는 녀석은 남궁세가 가주의 아들이자 삼공자인 남궁수라고 한다. 들어 봤을 텐데?”
“아, 남궁수라고 한다면…….”
진철이 무언가 떠올라 중얼거리자 단세명이 고개를 크게 끄덕였다.
“그래. 화화공자(花花公子), 망나니, 남궁세가의 수치, 견자(犬子)라고 불리는 그놈이다.”
남궁세가 삼공자 남궁수.
그의 이름은 삼공자라는 지위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일공자보다도 많이 알려져 있었다. 그렇다고 좋은 의미는 아니었다. 도리어 나쁜 의미밖에 없다고 할 수 있었다.
반룡(蟠龍) 남궁천과 견자 남궁수.
남궁세가의 일공자와 삼공자. 둘은 오랜 시간 동안 비교되어 왔다.
남궁천은 검성이 그 무재(武才)에 놀라 제자로 들이고 지금껏 무공을 수련하고 있다고 했다. 십 년 이내 후기지수들 사이에선 적수가 없을 것이라 공언하였으니, 그 실력이 능히 짐작이 갔다. 거기에 일공자답게 후계자 수업 또한 빼먹지 않고 많은 이들과 관계를 맺으니, 그야말로 웅크린 용이라 할 수 있었다.
그러나 남궁수는 달랐다. 무재도 보잘것없고, 상재도 보잘것없으며, 예술에도 흥미가 없었다. 방탕한 성격으로 인해 하는 일마다 일정 수준을 못 넘기고 때려치우니, 그 누가 곱게 볼 수 있을까. 거기에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여자에 빠져 기루를 하루 종일 들락날락하니, 그에게는 호부(虎父) 아래 견자 없다는 옛말을 비꼬아 견자라는 별호가 붙여졌다.
“호부 아래에 견자가 없다는 말.”
“응?”
“그대는 믿소?”
“나야 믿었지, 저 녀석이 없었을 때까지는. 쯧, 어떻게 된 것이 그 좋은 집안에 태어나 저리 방탕하게 굴 수가 있을까? 자신이 얼마나 축복받은 환경에서 살고 있는지 알고나 있을지 모르겠다. 원해도 될 수 없는 이들이 수십 수백을 넘거늘…….”
단세명이 늙은이처럼 혀를 끌끌 찼다. 단세명 그 또한 어려운 생활에서 자수성가하여 지금의 수준에 이른 사람이었다. 모든 것이 갖춰진 환경에서 태어난 그가 얼마나 부럽고, 그런 환경에서 그렇게 삐뚤어진 그가 얼마나 한심할까. 마음만은 이해가 가는 바였다.
“본인은 믿소.”
“나도 믿는다고 했잖느냐.”
“한정되어 있지 않소. 본인은 지금도 믿소.”
“지금도? 삼공자의 소문을 듣고도 말이냐?”
단세명이 바보 아니냐는 눈빛으로 바라보았지만, 진철은 오히려 네가 바보라는 듯 그의 눈앞에서 손가락을 까딱여 주었다.
“소문만 듣고 사람을 판단하는 것은 멍청한 짓이오. 한 사람, 한 사람은 모두 직접 만나 봐야 그 진가를 알 수 있는 법이지.”
“너 잘났다.”
멋있는 말을 했다는 듯 자부심에 찬 표정의 진철에게 단세명이 한 방을 날려 주었다. 하지만 이렇게 반박해 보아야 전혀 타격이 없을 테지. 단세명의 생각대로 진철은 한 대 직접 때려 주고 싶을 정도로 빙글빙글 웃고 있을 뿐이었다.
“이제 그만 들어가도록 하자. 선영이 고뿔 걸리겠다.”
여름이 되기는 했지만 어린아이가 그늘에서 몇 시간이고 잔다면 추워지기 마련. 유선영이 어느새 몸을 웅크리고 자고 있었다. 저러다 몸을 떤다면 고뿔이라는 대형 참사가 일어날 수도 있었다. 문겸익부터도 가만히 안 있을 테고, 무엇보다 진철이 어떤 사고를 칠지 몰랐다. 유선영에 관한 일에선 뭐든지 좋은 일만 생각하는 진철답게 이번에는 단세명의 말에 아무런 토도 달지 않았다.
“그러도록 하겠소. 어차피 본인도 그 말을 하려던 참이오. 이제 곧 손님들이 올 터이니.”
“손님이라니? 네 성격에 친우라 할 만한 사람이 있더냐?”
“오히려 이렇게 듣기 싫은 소리 하는 친구가 찾기 힘든 법이오. 옛 성현들이 말했다시피 본인 같은 친구가 있다면 생각 있는 사람들은 모두 무릎 꿇고 환영하겠지. 안 그렇다 생각하시오?”
한마디도 안 진다. 그 성격에 울화통이 터질 만함에도 참는 것을 보면, 단세명의 성격도 많이 유순해졌다. 적응, 혹은 길들여졌다고도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번에는 친우라고는 단 한 명도 부르지 않았소. 손님이라기보다는 불청객에 가깝소.”
“불청객? 그런 사람이 올 줄 네가 어떻게 아느냐?”
“들으면 다 아는 법이 있소. 가서 보면 알 것이오.”
영문 모를 말이지만 어차피 이런 놈이었다 생각한 단세명은 순순히 유선영을 업고 집으로 걸어갔다. 행여나 잠이 깰까 보법까지 써 가며 흔들림을 줄이는 단세명도 진철 못지않게 지극정성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