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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호검인 1권(16화)
3장 ― 호부견자(5)


“그게 뭐 어떻다니! 그것이 네가 나에게 할 소리더냐! 내가, 내가 너에게 겨우 그 정도 존재밖에 되지 못한다고 하는데! 홀로 힘들어하고 있을 너를 위해서 매번 사건의 뒤처리를 하고, 네 상처를 몰래 봐주었는데! 세가 내에서의 내 평판까지 깎아먹으면서까지 널 돌봐 줬건만, 내가 너에게 겨우 그 정도밖에 안 된다고 하는 것이 말이나 되느냐!”
보답받지 못하는 사랑, 그만큼 억울하고도 비참한 감정이 존재할까. 내가 상대방을 얼마만큼 좋아하는데 상대방은 그보다 한참 떨어진다면, 사람은 충격을 받는 것이 당연하다. 사랑이란 아낌없이 주는 것이라 하지만 사람의 마음이 어떻게 성인군자마냥 자유로울까. 제방이 터지듯 흘러나온 감정의 해일은 가슴속 깊은 곳을 쓸고 분노로서 전신에 퍼져 나갔다.
“젠장──!”
뭐라고 말을 해야 할까? 그만 울컥하여 차마 변명이라고도 하지 못할 변명을 하고 말았다. 하고 싶은 말은 많지만 정리되어 나오지를 않았다. 가슴속에서 휘몰아치는 감정은 너무도 많아 무어라 정확히 정의할 수가 없었다. 사랑일까, 증오일까, 분노일까, 연민일까? 알 수가 없었다.
“그리도 내가 싫다면! 내가 너에게 있어 겨우 그 정도밖에 되지 않는 존재라면!”
탈진할 때까지 내공을 낭비할 요령인지, 날아가는 검기는 점차 농밀해지고 많아져만 갔다. 한 곳이라도 스치면 그대로 몸이 잘려 나갈 것이다. 남궁수는 몸을 웅크리고 그저 검기가 몸에 닿지 않기만을 바랐다.
“내가, 더 이상 네 앞에 나타나지 않으마.”
콰아앙!
화산이 폭발하듯 솟구치는 지반. 폭 이 촌에 일 장여에 이르는 길이의 검기가 남궁수 앞에서 대지를 가르고 폭발하였다. 직격하지 않아도 그 여파만으로 주변을 쑥대밭으로 만드는 파멸적인 일격이었다.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모래 먼지 너머로 남궁천의 슬픔을 억제한 목소리가 나지막이 흘렀다.
“가시려오?”
검을 납하고 돌아서는 남궁천의 앞에서 진철이 물었다. 처음부터 마음에 들지 않았던 인물이다. 겨우겨우 아슬아슬한 경계선을 걸어가던 두 사람의 사이를 끝장내게 만든 인물이라는 점에 생각이 미치자 남궁천이 자신도 모르게 주먹을 들고 달려들었다.
“과연 형제는 닮는 모양이오.”
“뭐……?”
후웅!
뻐어억!
의미불명의 말에 멈칫하는 사이, 뒤에서 바람 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고개를 돌린 순간, 그의 오른쪽 볼에 흉터투성이 주먹이 제대로 꽂혔다.
“큭!”
다리를 굽히지 않고 버티자 남궁천의 몸이 그대로 주르륵 밀려났다. 터진 입술에 흐르는 피를 손등으로 닦으며 남궁천은 기습한 인물을 살피곤 침음을 흘렸다.
“수야…….”
“혼자 할 말만 다 하고 떠나지 마시지요.”
진철에게 맞아 엉망이 되고, 남궁천에게 만신창이가 되어 버린 몸뚱아리. 부러져 덜렁거리는 오른팔을 억지로 꿰어 맞춰 주먹을 날린 남궁수가 피투성이 얼굴로 스산하게 말하였다.
“저도 할 말이 있습니다.”
앞으로 한 걸음.
“방금 전의 것은 말실수입니다. 인정하겠습니다. 제 실수입니다.”
다시 한 걸음.
“부끄러워서 그만 입이 헛 움직였습니다. 막내의 애교라 생각하고 용서해 주시지요.”
“그게 무슨…….”
다리에 힘이 풀렸다. 하지만 여기서 쓰러지면 안 되었다. 입술을 꽉 깨물며 다시 한 걸음.
“형님, 생각해 보시지요. 떠올려 보시지요. 그 어릴 적, 제가 아직 아무것도 모를 시절, 그때 이후로 제가 형님을 싫다고 한 적이 있습니까?”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며 엇갈렸던 교차로를 향해, 엉키고 풀지 못하였던 오해의 사슬을 끊으러 강철의 의지를 가지고 나아가…….
“감정은 변합니다. 싫었던 음식도 나중에는 좋아지고, 원치 않았던 물건도 언젠가는 그 유용성에 고마움을 느낍니다. 사람 대 사람의 감정이라고 다르다 생각하십니까?”
“하지만 너는 지금껏 한 번도 나를 좋아한다…….”
“그렇게 말하지 않은 것은 형님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마침내 마주 섰다.
“저만 피한 것이 아닙니다! 형님 또한 저를 위해 준다는 말만 속으로 되뇌며 저를 피했지 않습니까! 세가에서 한마디 하려면 언제나 바쁘다고 하였습니다. 얼굴을 마주 보면 어색한 표정을 한 채 고개를 돌렸습니다. 뒤에서 저를 그렇게 도와주면 뭐합니까? 제가 그걸 모두 알 거라 생각했습니까? 제가 천재라서 형님의 희생을 다 알고 언젠가 개심할 줄 알았습니까?!”
“나는…….”
“아니요! 전혀 모릅니다! 저는 바보고 둔재라 천재인 형님을 질투했던 어린애입니다! 앞에서 말하지 않으면 모릅니다! 형님이 그랬듯, 저 또한 마찬가지란 말입니다!”
어깨에 두 손을 올리고 똑바로 마주했다.
“어릴 적과는 다릅니다. 형님이 오해하시니 똑바로 말씀드리겠습니다.”
숨을 크게 들이켜고, 부끄러움을 참아내며 감정을 솔직히 전했다.
“저는 형님이 싫지 않습니다. 제가 인정한 유일한 가족은 형님뿐입니다. 형님은 어떠십니까? 제가 아직도 그리 싫습니까?”
“…….”
남궁천의 답은 없었다. 흘러내린 앞머리에 짙어지는 음영. 그의 얼굴에서 볼 수 있는 것은 입술의 끝자락뿐이었다. 무슨 표정을 하고 있는 걸까? 무슨 말을 그 눈에 담고 있을까? 상상조차 불가능하다.
“답은…… 없습니까?”
“…….”
남궁수의 손아귀에서 점차 힘이 빠져 갔다. 이미 한계인 몸을 억지로 이끌고 현실과 마주 보았다. 하지만 아직 상대방은 그럴 용기가 되지 않았나 보다.

아니면 그저 혼자만의 착각이었을지도 모른다.

“형님은 저와 다른가 봅니다.”
수분이란 수분은 전부 몸에서 빠져나간 것만 같은데, 아직도 흐를 눈물이 남아 있었던가. 타들어 갈 것만 같은 목을 쥐어짜 목소리를 내뱉었다.
“변한 저와는 달리, 형님은 변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아니, 저 때문에 이미 변했던가요. 자업자득이란 말이 이리 어울릴 수가 없습니다. 하하하하!”
무릎에서 힘이 빠졌다. 얼굴 근육조차 움직여지지 않아 목소리만으로 크게 웃어 보았다.
“저는 괜찮습니다. 싫으면 싫으시다 말씀하시지요, 형님. 전부 감내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보답받지 못하는 감정이 어떤 것인지 저 또한 알라는 복수라면 크게 성공하였다 말씀드리겠습니다. 크게 말하십시오. 그리고 크게 웃으십시오. 저일랑 신경 쓰지 마시고, 반룡에서 창룡이 되어 저 드높은 천공으로 날아오르십시오. 발목을 잡는 망아지가 딸린 남궁세가의 후계자가 아닌, 고고한 남궁세가의 가주가 되어 그 재능을 발휘해 보십시오.”
이 또한 진심이었다. 미안한 감정은 결코 작지 않았다. 후기지수 중 누구보다 뛰어난 무재로, 차세대 검성이라 불리는 남궁천이었다. 그런 그의 앞길을 막아선 것은 다름 아닌 자신이었다. 지금 자신의 감정이 보답받지 못한다 하여 어찌 원망할 수 있을까. 보답받지 못하였던 것은 그의 형 또한 마찬가지였는데, 어떻게 지금마저 어린애처럼 어리광을 부릴 수가 있을까.
정신마저 몽롱해져 흐릿해 가는 시야 속으로 남궁수는 남궁천을 한가득 담았다.
형님, 죄송했습니다.
형님, 죄책감이 있다면 털어 버리고 저를 버리십시오.
형님, 저는 원망하지 않습니다.
형님, 저는 단 하나뿐인 가족이라 생각하며 응원할 겁니다.
그러니 형님, 한마디만 해 주십시오. 그 말만 듣고 저는 폐 끼치지 않게 한적한 곳에 정착하여 여생을 즐기렵니다.
남궁수의 눈이 감기고, 팔이 떨어진다.
탁!
하지만 단단한 무언가가 그의 손을 강하게 붙잡았다.
“……네 생각과 달리 나는 그렇게 착한 사람이 아니다.”
떨리는 손. 하지만 굳건한 의지가 귀를 통해 가슴속에 파고들었다.

“진정 싫었다면, 지금껏 너를 돌봐 줬을 이유가 없지 않느냐.”

온몸을 감싸 안는 따스함. 오랜만에 느껴 보는 사람의 온기. 무한한 가족의 정이 얼어붙은 가슴에 단비가 되어 스며들었다.
“오랜만에 같이 집에 들리자꾸나. 소소한 담소나 나누며, 못다 푼 감정도 잔잔한 정원 속 연못에 꽃배마냥 흘리자꾸나.”
남궁수가 자신도 모르게 망가진 얼굴로 환하게 웃었다.
“예, 형님.”


후화(後話)


“고마웠습니다.”
다음 날, 날이 밝고 사람들이 몰려온 탓에 시끄러웠던 오전이 흘러갔다. 딱히 오전만 시끄러웠던 것은 아니다. 남궁 형제의 싸움이 끝난 새벽부터 아수라장이었다. 유가에서 난 싸움 소리를 듣고 근처에 거주하던 고수들이 달려왔고, 남궁세가의 일이란 것을 안 남궁세가 사람들이 몰려와 유가의 별장은 순식간에 시장판이 되었다.
그러나 유선영이 잘 시간이라며 문겸익과 진철을 필두로 한 인물들이 나가라고 밖으로 밀어낸 끝에 겨우 몇 시진의 평화가 찾아왔다. 그리고 점심때가 되자 남궁수를 침대에 눕히고 홀로 떠났던 남궁천의 지휘하에 모든 것이 정리되고 어느새 무림맹에서 떠날 시간이 되었다. 어제만 하여도 반말에 까칠한 태도를 취했던 남궁수는 갈 때가 되자 진철을 향해 깍듯한 예의를 차리고 있었다.
“딱히 고마워할 필요는 없소. 그저 보기 불편해서 마음대로 사건을 벌였을 뿐이니.”
“아닙니다. 진 대협의 도움이 없었다면 저는 아마 평생 이렇게 살다가 언젠간 남궁세가에게 완벽히 버림받았을 거고, 형님과의 관계도 틀어진 채 이어졌을 겁니다. 솔직히 무어라 감사를 드려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방탕한 인상을 버리고 헌앙한 젊은이로, 마음의 변화가 겉으로 드러나니 남궁수의 모습은 후기지수 사이에서도 두드러지기에 모자람이 없었다.
“그렇게 고맙다면 하나 약속해 줄 수 있겠소?”
“무엇이든 말하십시오. 제가 할 수 있는 한도 내에서는 무엇이든 하겠습니다.”
“그렇게 딱딱하게 답할 필요 없소. 어차피 버림받았던 삼공자가 돈을 빼 올 수 있겠소, 뭘 할 수 있겠소?”
“…….”
남궁수가 이번에는 답하지 못하고 쓴웃음만 지었다. 어리광은 그만두고 현실을 바라볼 만큼 어른에 한층 다가간 것이었다.
“나중에 선영이가 위험에 처하면 할 수 있는 한 모든 힘을 다해 그 아이를 도와주시오.”
“그거면 됐습니까? 진 대협의 신변에 대한 보호가 아니라?”
“본인의 신변에 위협이 생길 일은 없소.”
딱 잘라 말했다. 오만한 대답에 옆에서 듣고 있던 단세명이 질린 표정을 짓곤 고개를 팩 돌렸다.
“그리고 호위무사가 안전해서 뭐하겠소, 목숨이 위험하더라도 지켜야 되는 것은 호위 대상이오. 그러니 그걸로 좋소. 만족하오.”
진철이 호기롭게 말하곤 자신에게 기댄 유선영의 머리카락을 매만졌다. 처음부터 그랬지만, 만난 지 얼마 되지 않은 것치고는 호위 대상에 대한 호의가 깊었다. 아니, 딸이 아닌가 생각될 만큼 애정이 깊었다. 무슨 사연이 있는 건지 알 수 없는 일이었다. 하지만 은인이 원하는데 그런 것을 궁금해 무얼 할 건가. 남궁수는 크게 고개를 끄덕여 긍정하였다.
“남궁세가와의 관계는 어떻게 할 것이냐?”
이번에 물은 것은 단세명이었다.
“아버지와 담판을 지을 겁니다.”
“담판을?”
“예. 솔직히 아직 세가에 대한 미움이 다 사라진 건 아닙니다. 큰형님 또한 마찬가지고요.”
뒤돌아 같이 온 인부들에게 무어라 명령을 내리는 남궁천을 바라보는 남궁수. 남궁천이 시선을 느끼곤 손을 흔들자 남궁수가 한껏 웃음을 지은 후 다시 고개를 돌렸다.
“하지만 어제의 일로 아버지 또한 제게 암암리에 많은 도움을 주셨다는 걸 알았습니다. 세가의 가주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 후계자일 텐데, 후계자의 평판을 깎는 일을 모른 척해 주었다는 것만으로도 큰 결정을 해 주신 것이지요. 용서를 빌고, 번듯한 남궁세가의 일원이 되겠습니다.”
“평판은 단번에 바뀌지 않는다. 오랫동안 노력해야 할 것이다.”
“당연한 말입니다. 어차피 형님과 마음이 통하지 않는다면 한적한 시골에나 들어가겠다 마음먹은 거, 이렇게 되었으니 일생을 노력해야겠지요. 신뢰를 되찾고, 유대를 되찾고, 진정한 가족이 되기 위해 노력할 겁니다. 큰형님을 제외한 형님들과도 오해를 풀고 화해해야겠지요.”
먼 곳을 바라보는 남궁수. 그가 보고 있는 것은 어떤 미래일까? 모두가 화목하게 웃고, 권력의 비정함이 없는 진정한 가족이 미소 짓는 공간.
하지만 그것도 가족이 없으면 상상조차 하지 못할 행복한 미래였다. 자신은 바라지 못할 미래를 바라는 남궁수가 있기에 단세명은 그의 어깨를 툭툭, 치며 격려하였다.
“힘내라.”
“예.”
“이제 다 되었다! 출발할 때가 되었으니, 그만 이리로 오거라!”
때마침 남궁천이 남궁수를 불렀다. 남궁수는 그에 알겠다 답하곤 진철과 단세명, 유선영을 향해 깍듯이 포권을 취했다.
“무탈하시길 빌겠습니다.”
하나의 인연이 떠나갔다. 엇갈렸던 인연의 끈을 매듭짓고, 또 하나의 인연을 엮고 떠나가는 사람이었다. 여름날의 후덥지근한 공기도 점차 선선해지고 있는 시기, 따뜻하다 느껴질 만한 온도의 바람이 유선영의 머리카락을 풀어헤치고 도망갔다.
“진철.”
“왜?”
“알지 못하는 것이 생겼어.”
지금껏 존재치 않았던 호기심. 그녀 자신만의 감정이 조금씩 그 모습을 드러냈다. 인연 하나하나가 모여 마음이란 공통점으로 묶여 메마른 그녀의 마음속 꽃씨의 영양분이 되었다.
하지만 아직 발아하지 않았다. 조금, 아주 조금만 더 있으면 그녀 또한 자신이란 존재가 무엇인지 깨달을 수 있으리라. 그리고 평범한 사람처럼 그 어여쁜 얼굴에 웃음꽃을 피울 수 있을 것이다.
희망을 노래하는 작은 입술. 진철이 싱긋 웃으며 그녀의 볼을 쓰다듬곤 그녀의 머리카락을 목 언저리에서 질끈 묶었다.
“여기가 욱신거렸는데, 도대체 어떻게 저렇게 웃을 수 있는 걸까?”
“가슴이 욱신거리면 보통 어땠는데?”
“다들 화를 냈어. 죽여 달라고 애원했어. 죽이겠다고 고함쳤어. 유선영을 괴물로 몰며 경멸하였어. 하지만 이번은 달라. 처음이야, 이런 반응은.”
“마음이란 게 그런 거다.”
두 팔을 벌려 유선영을 가슴에 깊게 묻고, 부드러운 머리카락 사이로 얼굴을 파묻었다.
“각자가 다른 형태를 가지고 있고, 각자가 다른 감정을 담고 있지. 누군가에겐 상처라도, 누군가에겐 희망이 될 수 있는 거다. 그것이 어떤 결과로 나올지는 누구도 알지 못해.”
“어렵네.”
“그렇지, 어려워. 그렇기에 네 능력이 특별했던 거야.”
‘그렇기에 사람이 아닌 물건 취급을 받았던 것이고’.
진철은 그 말을 목구멍 뒤로 넘기며 생각해 두었던 말을 이어 갔다.
“하지만 더 많은 경험을 하고, 더 많은 생각을 하면 점차 바뀌게 될 거다. 특별하지만, 다른 사람들과 별반 다를 바 없는 평범함을 느낄 수 있을 거다.”
“그럴까?”
“응. 그럴 거야, 분명히. 내가 약속할 테니까 믿어도 좋아.”
“진철의 약속이 효과가 있어?”
“하하, 당연하지. 혹시나 해서 묻는데, 내가 거짓말을 한 적이 있었어?”
“아니.”
“내가 한 말 중 이루어지지 않은 것이 있었어?”
“아니.”
“거 봐, 믿을 만하지? 그러니까 믿고 기다려. 네가 못할 것 같다면 내가 그렇게 되게 만들 테니까.”
사랑스러운 아이를 가슴에 안고 진철은 눈을 감은 채 멀었던, 그러나 조금씩 가까워지는 달콤한 미래를 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