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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호검인 1권(18화)
4장 ― 자매의 입장(2)


“……일이 쉽게 풀리겠군.”
진철이 중얼거리곤 이영차, 몸을 일으켰다. 다리가 아픈 것인지 주물럭거리고 있는 유선영을 등에 업고 다시 인파 속으로 향했다. 다행히 사담을 나누며 시간을 보낸 보람이 있었는지 사람들이 조금 줄어 있었다. 그래도 평소보다 많기는 하지만, 부담은 확실히 줄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당과를 파는 곳에서 단맛에 질릴 정도까지 한 움큼 당과를 먹었다.
단세명의 몸값이 있으니 실질적으로 당과 정도는 몇 백 개를 사도 돈은 무지막지하게 남았다. 하지만 한 푼, 두 푼 아껴 여동생의 보약을 지었던 과거가 있기에 그 정도만 하더라도 아까운 감이 있었고, 말이야 얼마든지 사 준다 했지만 진정 몇 십 개에 이를 정도의 당과를 먹었다는 사실에 질린 단세명이었다.
“독한 자식.”
진철은 그저 단세명의 전낭을 털기 위해서 한계 이상의 능력을 발휘했다.
“먹을 게 없어서 초근목피로 연명했던 전장을 생각하면 이 정도는 참을 만하오. 오히려 호사이지.”
이해는 간다만, 정도라는 게 있는 법이었다. 단세명의 감정을 자신의 것으로 만든 유선영조차 세 개가 한계였는데 말이다.
“배탈이나 나라.”
“나기 전에 토하고 다시 먹을 거요.”
“……무언가 목적이 있던 듯한데, 개선식(凱旋式)을 보지 않을 참이냐?”
이기지 못한다는 것을 깨달은 단세명이 자연스럽게 말을 돌렸다. 주변에서도 사람이 빠져나가 시장은 평소와 비슷하게 사람이 적어졌다. 아니, 진철 일행을 포함해서 열이 채 안 되는 것이니, 평소보다 덜했다. 모두가 임무를 무사히 수행하고 돌아온 숭검단의 개선식을 보기 위해서 무림성의 정문으로 향한 것이었다.
“특별한 일이 없는데 무림성에서 경공을 썼다간 순찰병에게 잡혀가는 것 정도는 알고 있겠지. 지금 달리지 않으면 늦을 거다.”
“하아~!”
어느새 시간이 그렇게 되었다. 진철이 한숨을 푸욱 내쉰 뒤, 당과를 아쉬움 가득한 눈으로 일별하고 유선영에게 최대한 흔들림이 가지 않는 상태를 유지한 채 점차 속도를 높이며 달렸다.
갈수록 사람들이 많아졌다. 사람들 키 이상의 높이로 한 번 뛰어오르자 저 멀리 개미 떼처럼 북적거리는 사람들이 보였다. 힘으로 억지로 뚫고 들어가지 않으면 개선식은커녕 숭검단 평단원 머리카락 하나 보지 못할 것이다.
“그대가 먼저 나가시오.”
“알고 있다.”
진철보다 한 발 먼저 사람들 사이로 진입한 단세명이 억지로 사람들을 끌어내며 앞으로 전진했다. 지진에 땅이 쩌저적 갈라지듯 사람들이 옆으로 밀려나며 쓰러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말을 못하는 것은 단세명이 내뿜는 기파와 그 유명한 모습 때문이었다.
단철호도 단세명. 심기를 거스르면 목이 달아날 수도 있었다. 힘없는 무인들로서는 비켜 주는 것 이외에는 딱히 방도가 없었다.
“참으로 폭력적인 방법을 쓰는구려.”
“그래서 불만이더냐?”
“만족스럽소.”
어차피 욕을 먹어도 단세명이 먹을 텐데, 뭐가 불만족스러울까. 진철의 뿌듯하다는 음성에 단세명은 왠지 속았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이미 저지른 일이었다. 여기서 멈추고 조용히 양해를 구하는 게 오히려 더 이상했다.
앞으로 나아갈수록 웅성거리는 소리가 더욱 심해졌다. 그리고 사이사이 들려오는 북소리와 징 소리. 인파의 끝이 보일 정도까지 앞으로 나아가자 우레와 같은 환호와 함께 음악이 절정에 오르며 탁하지만 가슴을 울리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탁련성한(濁蓮聲漢) 나추곤이로군!”
옆에 있던 무인에게서 탄성이 들려왔다. 탁련성한 나추곤. 무림인인 동시에 기인으로서 예악에 통달하여 자신의 음성만으로 그 명성을 드높인 희대의 음악가였다.
“지금 북을 치고 있는 것은 체복고(遞福鼓) 김영이 아닌가!”
그의 일행으로 보이는 한 무림인이 말하였다. 체복고 김영. 그가 북을 치면 청중 모두에게 복이 온다는 신비로운 이야기를 가진 사내였다. 그의 북소리를 들은 한 무림인이 한 달도 되지 않아 불공대천의 원수에게 복수를 성공했다는 일화가 유명했다.
두 악사 모두 쉽게 볼 수 없는 거물이었다. 무림맹이 이번 숭검단의 복귀에 얼마나 공을 들였는지를 알 수 있는 척도였다.
“온다.”
문이 열리고 숭검단이 들어왔다.
맨 앞에 서 있는 것은 기문쌍검 문겸익이었다. 그의 등장에 수많은 꽃잎이 길가에 뿌려졌다. 뒤따라오는 열 명의 조장, 그리고 백오십 명이나 되는 수많은 고수들. 하나같이 헌앙하고 정기 넘치는 이들이었다. 딱딱하게 굳은 이들도 있고, 손을 들어 환호에 답하는 이들도 있었다. 다만, 분명한 것은 그들의 가슴속에 뿌듯함이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이었다.
“…….”
한 명, 한 명의 얼굴을 모두 기억하겠다는 양 빠르게 훑어가는 무인들. 그러나 진철의 시선은 한곳에 고정되어 움직이질 않았다.
유선영과 같은 흙빛 경장을 입은 여성이었다. 풍만하지는 않지만 마르고 균형 잡힌 몸매. 붉은 수실이 달린 검 한 자루를 허리춤에 차고 있었다. 하얀 피부와 목 언저리에서 묶은 검은 머리카락. 아름다운 얼굴이지만 베여 버릴 듯한 날카로움이 느껴지는 이지적인 생김새였다.
냉심소화. 차가운 마음을 가진 하얀 꽃. 어째서 그러한 별호가 붙었는지 단번에 알 수 있었다.
“찾았다.”
진철이 중얼거렸다.
“어이, 문 선배의 뒤쪽에서 걸어오는 여자가 바로 유선아다. 혹시 못 찾은 건 아니…….”
한 번도 보지 못한, 딱딱하게 굳은 얼굴. 시선에서 느껴지는 살의와도 같은 증오. 팔짱 낀 두 손에 힘이 들어가 손등 위로 푸른 힘줄이 도드라져 보였다.
누구도 아닌 진철이 보이는 반응이었다. 언제나 남을 깔보고, 다 안다는 듯 비웃고, 특별한 일이 없는 한 싸움을 함에 있어서도 화를 내는 일이 드문 진철이었다. 어째서 유선아에게 그러한 시선을 보내는 것인가. 단세명이 놀라 말을 멈추곤 그의 어깨를 흔들었다.
“진철! 멈춰라!”
대해와 같은 기로 두 사람을 감싸는 막을 만들고, 그 속에서 호랑이가 울부짖듯 우렁차게 소리쳤다. 옆에서 보던 단세명이 소름이 돋을 정도로 강렬한 시선이었다. 하나하나가 절정을 넘나드는 고수라 할 수 있는 숭검단의 무인들이 알아채지 못할 리가 없었다. 무엇보다 문겸익 다음으로 강하다는 유선아, 그녀가 그 시선을 받고도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을 리가 없었다. 소란이 커지면 불리했다. 단세명이 행동한 이유였다.
“……후우.”
단세명의 고함이 효과가 있었던 듯 진철이 몸을 움찔 떨더니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귀 터지겠소. 왜 그러시오?”
“지금 네가 할 소리가 아니다. 싸우고 싶다면 제대로 비무를 청해. 개선식에서 말썽을 피웠다간 호위무사에서 탈락이다. 산동유가에게 고용당한 네가 산동유가의 인물에게 그런 시선을 보내자면 어쩌겠다는 거냐?”
단세명의 진지한 시선에 진철이 고개를 돌렸다.
“그대가 옳은 말을 하니 무척이나 아니꼽소. 하지만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의견이니, 안타깝지만 수용하겠소.”
“이 자식이……!”
남은 진심으로 걱정해 줬건만 무슨 농을 건네고 있는 건지. 하지만 아직 손에 힘이 풀리지 않아 팔뚝의 장삼이 꾸깃꾸깃 구겨져 있었다. 진철 나름대로 화를 죽이고 있는 것이리라.
“…….”
멀리서 느껴지는 시선. 고개 돌린 단세명은 유선아가 이곳을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다는 것을 포착했다.
훑어가는 시선. 누구인지, 실력이 어떤지, 목적이 있는지, 상대할 수 있는지 등 모든 정보를 단숨에 읽어냈다. 시선만으로 모든 것이 읽혀진다는 이 불쾌감은 느껴 본 적이 있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때와 똑같냐고 묻는다면 확실히 답할 수가 없었다. 무언가가 달랐다. 정확히 꼬집어 말할 수는 없지만, 단세명은 그렇게 느꼈다. 단세명이 그에 불쾌감을 느끼곤 이를 드러내며 사납게 입 모양만으로 말했다.
‘신경 꺼라.’
유선아가 단세명의 입 모양을 읽었음에도 무시하곤 옆으로 시선을 돌렸다. 이번엔 진철이었다. 방금 전의 살기 넘치던 시선의 주인. 하지만 고개를 돌리고 있어 생김새를 알 수가 없었다. 유선아가 잠시 고개를 갸웃하곤 다시 옆으로 시선을 돌렸다.
“……!”
작은 아이, 동생 유선영이었다. 어째선지 고개를 숙인 채 들지를 않고 있었다. 유선아의 발걸음이 잠시 멈추었다. 옆에서 같이 걸어가던 조장 하나가 어깨를 쳐 주지 않았다면 그대로 굳어 있었을 것이다.
아직 개선식 중이었다. 걸어가던 앞사람이 멈춘다면 식이 길어지고 일정이 틀어져 버린다. 유선아는 퍼뜩 정신을 차리곤 앞으로 걸어갔다. 고개를 돌리지 않고 앞만을 바라보며, 무언가를 회피하며.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야?”
세 사람의 반응을 모두 살핀 단세명만이 알 수 없는 분위기에 인상을 찌푸리고 있었다.

개선식이 끝나고 사람들이 대부분 빠져나갔다. 아직 웅장했던 개선식의 여운이 남은 듯 얼굴을 붉힌 채 벅찬 가슴을 억누르는 젊은이들이 있었지만, 노강호라 할 정도로 많은 경험을 했던 진철과 단세명은 예외였다. 숭검단의 무인들이 시야의 끝 언저리에서조차 보이지 않을 때까지 개선식을 모두 지켜본 그들은 잠시 후 자리를 빠져나왔다.
사람들이 모두 어디로 갔는지 모를 만큼 돌아가는 길은 한산했다. 가을바람이 불어와 은행 한 잎이 나부끼니, 가을 특유의 쓸쓸함이 드러났다. 입 다문 진철. 단세명은 그를 흘긋거리다가 포기하고는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
“도대체 왜 그런 거냐?”
“뭘 말이오?”
진철은 아무것도 모른다는 양 눈을 동그랗게 뜨고 반문했다. 그러나 씨알도 먹히지 않을 짓거리였다.
“그렇게 시치미 떼어 봐야 소용없다. 유선아에게 왜 그런 시선을 보내고, 그런 반응을 보였는지 묻고 있는 거다. 선영이에게는 가족과도 같은 애정을 보내면서 언니인 유선아에게는 살의를 보낸다? 말도 안 되는 일이지. 사정이 있음이 분명한 바다. 아니면, 네가 유선아에게 복수하기 위해 호위무사로 발탁되어 선영이를 이용했다거나.”
후우웅!
휘몰아치는 기운, 정련되지 않은 날카로운 진기는 맹수가 먹이를 노릴 때의 분위기와 다름이 없었다. 유선영을 거칠게 낚아채고 슬며시 박도의 손잡이에 손을 올리는 단세명을 본 진철이 피식 웃고는 고개를 휘휘 저었다.
“뭔가 심한 오해를 하고 있는 것 같소. 본인이 선영이를 이용할 일은 없소. 호위무사로 들어온 것은 그저 선영이를 위해서였을 뿐, 본인의 사심이 들어간 것은 아니오. 못 믿겠다면 내 맹세라도 하리다.”
“맹세?”
“예를 들자면 이런 거요.”
진철이 오른손을 튕기자 은사가 춤추며 왼쪽 손목에 가느다란 혈선이 생기고 핏방울이 송골송골 맺혔다.
“더 깊게 해도 되오.”
“…….”
단세명이 슬그머니 박도의 손잡이를 놓았다. 거짓말을 하는 눈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사실 별로 신빙성이 없는 추측이기도 했다. 유선영을 이용하고자 하는 놈이 유선영에게 그리 깊은 애정을 보인다? 연극도 정도가 있다. 파탄을 드러내는 순간에는 단세명처럼 노회한 고수에게 쉬이 포착된다. 진철을 경계한 것은 그저 분위기를 만들기 위한 단세명의 수작이었을 뿐이다.
“……그렇다면 도대체 어째서냐? 곧 알게 된다거나 하는 소리는 이번에 하지 마라. 내게도 인내심의 한계란 것이 있고, 정도라는 것이 있다. 그리고 이번의 일은 내가 꼭 알아야만 하는 일이다.”
“개인적인 사정이라면?”
“선영이의 일이다.”
단세명이 딱 잘라 말하자 진철은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기습을 받은 양 입 한 번 벙긋하지 못하고 그대로 굳어 버렸다. 호위무사의 일이고, 호위 대상 가족의 일이다. 유선영과 관련되지 않다 할 수가 없는 일이었다.
진철이 잠시 생각하더니 한숨을 푸욱 내쉬었다.
“아까도 그렇고, 내 그대에게 이렇게 통렬한 일격을 맞을 줄은 몰랐소.”
“그래도 내가 너보단 몇 년을 더 산 놈이다. 제대로 할 때는 제대로 해야지.”
코웃음 치는 단세명.
진철 또한 긴장이 풀렸는지 작게 웃었다.
“좋소, 알려 주겠소. 선영이의 호위무사인데 호위 대상의 일을 몰라서야 말이 안 되겠지. 호위를 하는 데에 있어 지장이 생기기도 할 것이고.”
어디서부터 말을 꺼내야 할까? 전부 다 알려 주는 것은 무리였다. 개인적으로 누구에게도 알리고 싶지 않고, 무덤까지 가지고 가야 할 비밀이기에 산동유가의 집안 사정을 깊이 얘기하는 것은 무리였다. 그저 이번 일에 한정된 내용만 알려 주어도 무방할 것이다.
진철이 결심을 내리고 입을 열려던 순간이었다.
“멈추세요.”
차가운 목소리. 얼음이 그대로 귓속을 찌르는 듯 시린 음성이었다. 남에 대한 경계심이 도를 넘었음이 드러난다. 단세명이 뒤를 돌아보곤 눈을 동그랗게 떴다.
“냉심소화 유선아?”
“단철호도 단 대협이시군요. 방금 전 개선식에서 뵙기는 하였지만 제대로 인사를 드리지 못한 것 같습니다. 무림맹 숭검단 부단주 냉심소화 유선아라고 합니다.”
깍듯이 예를 차리기는 하나 형식상에 불과했다. 두 눈은 가늘어져 그 속으로 여실히 상대방을 탐색하고 있었다. 아까와 같은 불쾌감이 몰려와 단세명은 눈살을 찌푸렸다.
“이곳엔 왜 왔지?”
방금 전까지만 해도 관련된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괜히 찔리는 듯한 느낌이 있기도 하고, 궁금한 것도 있었기에 물은 질문이었다.
“무슨 용건인지는 모르겠으나, 저를 죽일 듯이 쳐다보던 누군가가 있어 궁금하여 와 보았습니다.”
단도직입적이었다. 표현 또한 거칠었다. 시비를 걸러 왔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의 적대심이었다. 하지만 확실히 그냥 넘어갈 일이 아니기는 했다. 개선식 중도에 숭검단의 부단주를 향해 쏘아지던, 살의를 담은 시선. 과장해 보자면 숭검단과 무림맹에 대한 도전이기도 했다. 누군지 알고 재빨리 대처하는 것이 올바른 판단이었다.
“그쪽인가요?”
유선아의 시선이 진철에게 닿았다. 호감이 가는 외모에 능글맞은 표정. 개선식 도중에 느꼈던 시선을 보냈다고는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대조적이었다. 하지만 기의 느낌이라는 것이 있다. 이 사람이 분명하다고 유선아의 진기가 감지하고 있었다.
“그렇소만.”
진철이 유선아와 눈을 마주했다. 깊이를 알 수 없는 유선아의 눈동자가 진철의 눈빛을 잡아먹고 빨아 들어갔다. 단세명 때와 마찬가지였다. 상대방을 탐색하고, 정보를 읽어내려 한다.
“말도 안 돼……!”
그러나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졌다. 유선아가 놀란 나머지 주춤하며 한 걸음 뒤로 물러났다. 동시에 진철이 한 걸음 앞으로 나서며 입을 열었다.
“핑계를 대지 않고서는 근처에 다가오지도 못할 사람이었군.”
무슨 말일까?
“회피할 정도라면 시도를 말았어야지.”
당사자에게는 전해지는 의미였다.
“남의 희생은 당연하나 자신의 희생은 용납 못하다니, 책임이라는 것을 알기는 하오?”
유선영이 단세명의 소매를 꾸욱 쥐었고, 유선아가 핏발이 설 정도로 눈을 부릅떴다.
“벌써 두 번째 도피로군. 그래서…….”
진철이 말하며 비웃었다.
“언니와 동생의 희생으로 얻어 낸 삶은 만족스럽소?”
“당신……!”
어디까지 알고 있는 것인가. 당황한 나머지 얼굴에 당혹스러움이 그대로 드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