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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화

4. 성물(聖物)


카르텐의 국왕과 귀족들은 한 자작을 화려하게 환송해 주었다.
축제와도 같았다.
도성의 백성들은 자발적으로 준비한 꽃잎을 영웅과 일행에게 뿌려 주었다.
몰려든 광대와 음유시인들, 무희들이 주위를 장식하고 영웅의 업적을 찬양했다.
특이하게도 평소에 거만하기 짝이 없는 정령사들과 신관들이 잔뜩 몰려나왔다.
그들은 한에게 이유 모를 호감을 느끼고 대거 참석했다.
정령사들은 정령의 힘으로, 신관들은 신성력으로, 더욱 화려하고 현란한 축복을 해 주었다.
모두가 즐거워하고 환호했다.
실제 내용물은 궁핍하고 초라했지만 겉보기로는 실로 영웅다운 행렬이었다.
환송식에서 화제가 된 것은 한의 행동이었다.
‘편하게 됐군.’
한은 때마침 모여 있는 고위신관들을 보고 은은히 미소 지었다.
‘일일이 신전에 들를 일이 줄었어.’
한은 다행스럽게 여기며 품에서 준비해 둔 물건을 꺼냈다.
한은 원래 신전을 들렀다 갈 예정이었다.
출발 전에 미리 다녀와도 되었겠지만, 왕과 귀족들이 한을 믿지 않고 경계의 눈초리를 보내며 행동을 제약했기에 저택 밖을 함부로 다닐 수 없었다.
그들은 한이 영웅이라는 명분을 내세워 정치적 기반을 다진다거나 자신들의 반대파와 결탁이라도 할까 봐 감시꾼들을 잔뜩 붙여 놓았다.
왕궁과 저택, 아카데미와 서점만 오가는 착실한 한의 행보로도 늑대와 호랑이 같은 귀족들의 탁한 의심의 벽을 완전히 허물기란 무리였다.
한이 가끔 만난 헤더 상단과 벨치스 상단도 감시의 대상이 되었다.
혹시 다른 세력이 연락책으로 내세우지 않았나 의혹을 받았다.
한은 12대신의 맏이인 제일러스 신의 대신관에게 다가갔다.
“오오!”
“저것은!”
감탄사가 튀어나왔다.
한이 품에서―인벤토리에서―꺼낸 손바닥만 한 목조품이 대신관과 가까워지자 오색의 영롱한 빛을 눈부시게 뿜어내더니 반짝 어렸다가 서서히 가라앉았다.

4장의 날개가 달린 제일러스의 독수리 상(성물)
―재질 : 나무
―신성력 등급 : A
―요약 : 주신 제일러스의 4장의 날개가 달린 독수리 카딜라스의 모습을 조각.
흔한 참나무에 새긴 작고 소박한 조각이지만, 장인의 손에 빚어져 신성력을 받아들인 성물이 되었다.
*A급 특수 효과 :
―제일러스의 신관과 가까워지면 그의 신성력 정도에 따라 밝기가 달라지는 오색의 빛을 잠깐 발하는 장식 효과.
―신전에 안치하면 일주일에 한 번씩 제일러스의 가호가 발동되어 신전과 주변의 사악한 기운을 상당히 정화한다.
―신전에 안치하면 은은한 서기가 어리는 인테리어 효과.
…….

제일러스의 대신관 제론은 떨리는 손으로 성물(聖物)을 받아 들었다.
한이 꾸벅 인사를 한 후 12대신 중의 한 명인 헤일라의 고위 신관에게 향했다.
“오오오!”
한이 헤일라의 고위 신관에게도 목조품을 건넨 뒤 푸쉐튼의 고위 신관에게로 향하자 환호하던 관중은 기가 막혀 말문이 막혔다.

꼬리에 100개의 눈을 가진 헤일라의 공작(성물)
재질 : 나무
신성력 등급 : A
요약 : 12대신의 1인이자 가정의 수호신인 헤일라는 100개의 눈이 꼬리에 달린 공작을 총애한다.
흔한 참나무에 새긴…….
*A급 특수 효과 :
―헤일라의 신관과 가까워지면…….

왕관을 쓴 푸쉐튼의 돌고래(성물)
―요약 : 12대신의 1인이자 바다를 다스리는 푸쉐튼의…….

한은 12대신의 대신관 혹은 고위신관들에게 차례로 다가가 목조품을 뿌렸다.
적당히 쉽고 단순한 디자인으로 조각한 성물들이지만, 장식 효과와 담겨 있는 신성력만큼은 확실해서, 고위 신관들을 감격시키고 이를 지켜보는 신관들을 열광의 도가니로 빠트렸다.
‘지나고 나니 원형 탈모조차 추억이 되는군.’
「드래곤 쇼크」에서 겪었던 고된 추억의 나날이 보람 있게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한은 성물 제작 스킬과 성물 제작자라는 대륙 유일의 타이틀을 갖고 있었다.
최초로 3차 전직을 한 장인에게 주어지는 희귀 특수 에픽 퀘스트였다.
플레이 타임사(社)가 준비한 생산직 방해 공작의 일환으로, 어마어마한 장애물들을 뚫고 간신히 성장한 생산직 유저를 좌절시키기 위한 장치였다. 시나리오를 담당한 팀에서는 결코 깨지지 않을 거라 장담했던 특수 퀘스트이기도 했다.
한의 뇌리로 신들이 백일몽으로 나타나 성물 제작을 떠안긴 퀘스트가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다.
신들마다 어찌나 요구 조건이 까다롭고 시샘이 많은지.
한이 게임을 하다 원형 탈모증에 걸릴 정도였다.
변덕스러운 신들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 온갖 역사 문화 종교 사회 등 인문 분야의 공부를 미친듯이 해야 했다.
이 악질적인 퀘스트는 강제 퀘스트라서 포기가 되지 않았다.
플레이 타임사의 의도는 회사의 의도와 달리 지나치게 성장한 생산직 유저들의 캐릭터를 자발적으로 삭제시키기 위함이었으니.
결국엔 그 모든 신에게 성물 제작, 즉 신성력의 내림을 허락받고 탈진해서 현실 시간으로 일주일이나 몸살을 앓아야 했다.
나중에는 만신전(萬神殿)을 세워 모든 신들을 한곳에 불러 모으는 만행을 저지르는 것으로 소극적인 복수를 했다.
‘신들은 허구한 날 강제 퀘스트지. 그래야 신의 위엄이 산다고 생각이라도 하나?’
투덜대는 한이었지만, 신이 부여하는 강제 퀘스트들은 생산직이 아닌 다른 직업의 유저들에게는 꿈과 같은 기회였다.
한도 고생한 덕에 한동안 신전 쪽으로는 눈길도 안 돌릴 만큼 치를 떨었지만, 나중에는 성물 제작 스킬을 유용하게 써 먹었으니 불만은 남지 않았다.
카테르니아 대륙의 신들은 「드래곤 쇼크」의 신들과 달랐지만, 어차피 그 신이 그 신이라서인지 한이 종교 서적을 참고하여 만든 성물에 신성력을 허락했다.
귀족들은 수군거렸다.
“양초장이 언제 저런 성물을 일일이 모았을까?”
“헤더 남작이 수완이 좋다고 합니다. 멜라민 백작이 무너진 후 흔들리긴 했지만 숨겨둔 패 정도는 갖추고 있었겠지요.”
“집사와 시녀장을 통해 멜라민 백작의 인맥이 이어진 것인가? 그런 것 치고는 어리석은 투자인 셈이로군.”
성물(聖物)은 신전에 바치는 외에는 별다른 쓰임이 없다고 알려져 있었다.
사악한 힘을 막아 주기 때문에 일종의 수호 부적으로써 쓰이기도 하지만 제대로 힘을 발휘하려면 신성력이 높은 신관들의 손에 들어가야 했다.
성물(聖物)이 발견되면 교단에서는 부르는 게 값일 정도로 귀하게 여겼다.
덕분에 터무니없는 고가이기도 하지만 구하려 해도 물량이 없어서 거래 자체가 성사되지 않았다.
한은 성물 살포… 아니, 배포를 마친 뒤 12대신 중 여행의 수호자인 에르메스.맥퀸의 대신관에게 갔다.
“여행을 위한 축복을 내려 주십시오.”
“얼마든지요, 형제님.”
한은 에르메스.맥퀸의 대신관 형님의 앞에 무릎을 꿇고 축복을 받았다.

―띠링! 인벤토리에 보관된 에르메스.맥퀸의 수호 성물(聖物)들이 활성화되었습니다.
―에르메스.맥퀸의 여행의 가호가 담긴 나무와 가죽끈 목걸이(신성력 등급:D) 3천 개가 활성화되었습니다.
―에르메스.맥퀸의 안전의 축복이 담긴 작은 나무 부조 단추(신성력 등급:D) 3천 개가 활성화되었습니다.

급조한 싸구려 성물들이지만 보관된 양이 많다 보니, 한은 인벤토리에서 뿜어져 나온 막대한 빛에 눈이 멀 뻔했다.
사람들은 빛은 보지 못했으나 막대한 정화의 힘이 주위를 휩쓸고 지나갔음을 느꼈다.
“오오, 에르메스.맥퀸의 대신관은 과연 대단하시군.”
“하긴, 기뻐할 만도 하겠지. 에르메스.맥퀸의 성물은 신성력이 약하고 조잡하기로 유명하지 않는가?”
사람들은 그것을 성물을 쥔 대신관의 힘이라고 생각했다.
한이 에르메스.맥퀸의 대신관에게 축복을 받는 모습을 보고 다른 대신들의 고위 신관들이 다가올 눈치를 보였다.
한은 무릎을 꿇은 채로 급히 제조창을 열어 손을 꼼지락거렸다.
“우리도 가만있을 수는 없지. 형제여, 가호의 힘을…….”
감사 인사 겸 경쟁심리로 다가온 고위 신관들이 한에게 축복을 내릴 때마다 비슷한 일이 일어났다.
도성은 12대신의 물량을 앞세운 신성력으로 정화되다 못해 앞으로 3년쯤은 마물이 근처에만 다가가도 녹아 버릴 지경이었다.
사람들은 눈으로 목격한 고위신관들의 성스러움에 대한 존경심이 높아졌고, 고위신관들도 이런 계기를 만들어 준 한에 대해 우호도가 올랐다.
한으로서는 카르텐 왕국의 주요 고위 신관들과 친밀도도 쌓고 정보도 얻으며 이것저것 누이 좋고 매부 좋은 격이었다.
‘역시 성물(聖物)은 거저먹기라니까.’
신관과 접촉하거나 신관의 축복을 받아야 활성화된다는 요구 조건이 있긴 했지만, 만들기도 쉽고 약간의 주의점만 유념해 두면 효과도 끝내 줬다.
더 높은 등급의 성물도 제작할 수 있지만, 그렇게 된다면 일어나는 현상을 사람들에게 설명할 방도가 없었다.
그나마 출처를 캐 올 위험을 무릅쓰고 A등급의 성물을 만들어 뿌린 이유는, 사이한 힘을 막기 위해서였다. 종교를 통해 우회적으로 압박해 들어올 수 있는 정치적 모략이라는 사이한 힘을.
‘뇌물을 싫어하는 타락한 사제는 없고, 기부를 거절하는 선량한 신관 또한 없지.’
미리미리 최소한의 기름칠을 해 놓으면 앞날이 편했다.
뇌물을 지나치게 뿌리면 승냥이 떼만 들러붙어 해롭게 되지만, 정당한 절차를 거친 기부는 사회 어디서나 환영을 받았다.
그리고 한은 신전들과 잘 지내 둘 필요가 있었다.
앞으로 그들의 도움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머슴도 밥은 고봉으로 먹여 가며 부리는 법.’

카르텐의 영토를 통과하는 동안 한은 지나는 길의 각 영주들에게 호의를 입었다.
국왕의 명에 의해 영주들이 한 일행의 숙식을 제공할 의무를 지게 된 것이다.
국경 지역에 가는 동안 한은 마차 안에서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다.
마차 안에서 한의 손 운동은 계속되었다.
원래 생산직은 필요한 물품을 늘어놓고 설계도를 보거나 외워서 물품을 제작해야 했다.
그러나 마이스터인 한은 재료와 도구만 있다면 언제 어디서나 장소 불문하고 제조창 안에서 만들 수 있었다.

국경을 넘는 한의 일행에 최종적으로 합류한 인물들은 밀레드와 하미오라는 2명의 음유시인과 3명의 신관이었다.
음유시인들은 영웅의 서사시를 지을 목적으로 따라왔다.
영웅의 떨거지가 망해서 쫓겨 들어오는 모습을 목격하게 되더라도 상관없었다.
어차피 음유시인들이 영웅을 따라가 위험한 모험을 겪었다는 것은 모두가 인정해 줄 테고, 비루한 목격담을 장대한 서사시로 부풀리는 것은 음유시인의 특권이었으니까.
자작령까지 따라간 신관 3명은 신성력은 낮은 편이지만 신심이 깊고 인정이 많았다.
그들은 소박한 여장을 꾸리고 따라왔다.
‘신관도 신전도 없는 영지민들에게는 나의 작은 기도나마 도움이 될 것이다.’
이런 안타까운 마음에서였다.
정직하면서 신성력이 높은 신관들은 일부 한을 도우려 했으나, 교단 차원에서 한 자작령 행을 말렸다. 인재를 보호하는 차원에서 당연한 조치였다.
전쟁으로 피폐한 인간들의 영토는 한 자작령이 아니더라도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곳이 무궁무진했으므로, 사지가 될 것이 틀림없는 곳에 보내 헛된 인명을 앗아 가는 것은 옳지 않다는 주장이 대세였다.






5. 출발



국경의 관문을 통과했다.
한의 고용인들에게 비장미가 흘렀다. 영지민들은 두려움에 휩싸였다.
당장 굶어 죽을 것을 면하고 꼬박꼬박 숙식을 제공받았지만, 인간이 범접할 수 없는 지역에 들어서는 것은 누구도 원치 않았다.
용병과 병사들은 그들 자신의 두려움을 억누르면서 영지민들이 도망치지 못하도록 감시해야 했다.
행렬이 완전히 국경 지대를 통과하자 한은 마차를 세우고 내렸다.
“오늘은 여기서 쉴 테니 점심 식사 준비를 하도록.”
“멈춘다!”
한의 마차보다 약간 선두에 서서 말을 타고 호위하던 기사 롤랑이 돌아보며 소리치자, 행렬의 군데군데 배치시켰던 연락병들이 ‘멈춘다!’, ‘멈춘다!’ 외치며 순서대로 지시를 전달했다.
“여기서 머문다! 식사 준비!”
휴식과 식사를 준비하는 모습은 일사분란했다.
안나와 집사는 출발 전에 한에게 행렬의 대열을 미리 지시 받고 그동안 영지민들을 훈련시켰다.
한은 영지민을 가족 단위로 나눴다.
15세 이상 남자를 기준으로 한 것이 아니라, 미혼의 형제나 자식들은 한 가족으로 셈하는 식이었다.
그렇게 묶어 놓으니 5,300명의 영지민은 2,503호가 되었다.
국왕의 병사들은 도시의 거렁뱅이들을 한 구역에서 빗자루로 쓸어 담듯이 몰아왔다. 자연히 가족 단위로 묶였다. 그나마 식구와 함께 있는 이들은 유랑 생활 끝에 아사자가 속출하는 도시 빈민으로 지내다 보니 대가족은커녕 작은 가족 단위를 유지하기도 쉽지 않았기에 운이 좋은 경우였다.
2천의 전쟁 노예는 일행 중 가족이 있더라도 알지 못하는 상황이라 그대로 2천호였다.
이를 다시 5호씩 묶어 그중 가장 식구가 많고 안정적인 가정의 가장을 책임자로 뽑아 줄반장이라는 직책을 주며 노란 완장을 달게 했다.
통일 한국 이전에 북한에서 썼다는 5호 감시제였다.
‘당장은 전제 독재가 효율적이니.’
줄반장은 2인씩 묶어 정, 부를 나눴다.
정 줄반장 10명을 지휘할 직책을 반장으로 정했다. 건실하고 튼튼해 보이는 1명을 뽑아 파란 완장을 주고 반장으로 삼았다. 군대로 치자면 반장은 100인장 급이었다.
반장 10명을 감독할 사람을 뽑아 빨간 완장을 주고 이장으로 삼았다.
이장들은 평민 노예 가림 없이 1명의 통장이 관리하도록 했다.
즉, 정, 부 줄반장이 각각 5호의 가정을 관리하고, 반장은 100호, 이장은 1,000호, 통장은 만호를 관리하는 구조였다.
노예들은 평민들과 인구를 별도로 셈했지만 같은 제도를 도입했다.
줄반장 902명, 반장 46명, 이장 5명, 통장 1명이었다.
반장, 이장, 통장을 뽑은 뒤 인구 관리가 수월해졌다.
일단 가족 단위로 함께 생활한다는 것이 극도로 불안한 영지민들에게 심리적 안정감을 주었다.
다른 영지에서처럼 영주의 편리대로 소모품 취급을 당하며 숫자상의 장정들을 이리저리 쪼갠다던지, 보통 흔한 방식인 주먹구구식으로 영지민들을 잘 아는 자들을 뽑아 알아서 다스리게 하는 것은 많은 폐단을 불러왔다.
그것을 스스로가 잘 아는 얼굴들을 통해 관리하다 보니 통제로 인한 적대적인 분위기를 많이 감할 수 있었다.
용모 우량을 기준으로 대충 뽑아 놓은 책임자들도 생각보다 일을 잘해 냈다.
‘완장을 차면 사람은 변한다.’
한은 역사에 비추고 오랜 경험을 통해 터득했다.
줄반장들마다 행동 양식은 다양했다.
“피터, 곧 식사 배급을 할 텐데 아직도 짐을 풀지 못했군. 자네는 노모를 부축하고 아이들을 달래게나. 내가 거들어 줌세.”
“아직도 짐 따위를 못 풀어서 헤매다니, 토미, 토미, 토미! 어리석은 너 하나 때문에 우리가 굶고 자작님의 발걸음이 늦춰져서야 쓰겠나?”
실무 책임자들은 알아서 빠릿빠릿 해지거나 시키지도 않은 진상을 떨며 거들먹거렸다.
임시로 뽑은 직책이고 앞으로 변경할 수 있음을 알렸어도 마찬가지였다.
완장 하나로 권력 구조가 생기는 건 언제 봐도 신기했다.
더불어 권력자에 대한 반감을 완장을 찬 하위 책임자들에게 분산시키는 효과도 있었다.
당장 눈앞에서 자신들을 다그치고 괴롭히는 완장들이 눈꼴 시려워서 원흉인 한 자작을 잊어 버리는 강력한 최면 효과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