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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정의 밤
2화
01(2)


‘분명 도움이 되는 사람일 겁니다. 이 실장 덕분에 제가 정말 편하게 일했거든요. 모든 면에서 꼼꼼하고 아주 머리가 좋은 비서니 잘 모실 겁니다. 절 믿으세요.’

……이서연이라.
날카로운 눈빛으로 서연을 훑은 정욱이 다시 모니터로 시선을 내렸다. 서연의 일정 브리핑이 끝나자 그가 말했다.
“회의 들어가기 전에 이번 신입사원들의 각각 배정된 부서와 명단 추려서 만들어 놔요. 회의시간 30분 전까지.”
“작성해 뒀습니다. 프린트해 뒀으니 필요하시면 지금 가져올까요?”
정욱의 시선이 화면을 떠나 그녀에게 향했다. 그의 한쪽 눈썹이 추켜올라가 있었다.
“오늘 비서실로 배정받았다고 들었는데 언제 만들어 둔 겁니까?”
“며칠 전 부사장님 일정표를 미리 받아 둬서 준비해 뒀습니다.”
담백하게 대답하는 그녀를 정욱이 올려다보다 고개를 돌렸다.
“그럼 지금 가져오세요.”
“네.”
서연이 고개를 숙이고 몸을 돌려 문 쪽으로 걸어갔다. 여성스러운 허리라인을 살린 크림색 재킷과 펜슬 스커트 아래 검은 펌프스를 신고 있는 그녀의 길고 늘씬한 다리가 그의 시선을 잡아끌었다.
꽤 영리한 여자군.
오늘 회의는 별도의 자료가 필요하지 않은 간단한 인사회의였다.
보통의 비서였으면 회의 내용까지 미리 파악해 자료를 준비하는 일은 생각하지 못할 것이었지만 그녀는 달랐다.
“여기 있습니다.”
서연이 가지고 온 파일을 정중히 책상 위에 올려놓고 집무실을 나갔다. 정욱은 책상 위의 파일을 들어 훑었다.
그녀가 가지고 온 파일에 들어 있는 자료들은 꼼꼼하고 디테일한 것들이었다. 그저 사내인트라넷에 들어가 신입사원에 대한 명부만 작성해 온 것이 아니라 그들의 인적사항과 지향부서까지 모두 파악해 낸 자료를 보자 금 전무의 말은 거짓이 아닌 것 같았다. 아니, 오히려 기대 이상이랄까?
똑똑.
그 때 다시 노크 소리가 들리며 조심스럽게 문이 열렸다. 트레이를 든 서연이 들어와 책상 위에 커피를 내려놓으며 말했다.
“커피입니다. 입맛에 맞지 않으시다면 말씀해 주세요. 다른 것으로 내오겠습니다.”
조용한 억양으로 말한 서연이 커피를 두고 집무실을 나가자 그녀가 사라지고 난 자리에 커피 향과 함께 감미로운 향이 남았다.
뭐지. 이건?
분명 아까부터 언뜻언뜻 그녀가 나타날 때마다 은은하게 맺히던 향기. 샴푸 향인 듯도 하고 향수 향인 듯도 한, 그 향은 절대 과하지 않았지만 존재감이 있었다. 떠나고 나서야 인식될 만큼 은은했지만 사라지지 않고 오래도록 남는 향.
그 향이 미묘하게 그의 심기를 건드렸다.
정욱이 미간을 좁히고 커피 잔을 들었다. 서류에 시선을 향한 채 한 모금 마시자 아주 익숙한 커피 맛이 났다. 그가 미국에서부터 늘 마시던 커피 브랜드가 분명했다.
“훗.”
이것도 알아낸 건가.
정욱은 실소를 흘리며 자료를 읽어 나갔다.

회의 시간이 되자 서연이 집무실로 들어갔다.
“부사장님, 회의실로 이동하실 시간입니다.”
모니터를 보고 있던 정욱이 손목시계를 확인하고 의자에서 일어섰다. 그가 일어서자 서연은 책상 위에 놔둔 파일을 들고 비켜섰다. 정욱이 그녀를 힐끗 쳐다본 뒤 걸어가기 시작하자 서연도 그를 뒤따라갔다.
부사장실을 나와 매끈한 대리석으로 이루어진 복도를 걸어 전용 엘리베이터 앞에 섰다. 정욱은 서연의 조금 앞에 서 있을 뿐 그녀에게 시선도 주지 않았다.
그런 그의 뒷모습을 서연은 가만히 바라봤다.
짧은 순간이 지나 엘리베이터가 도착하고 정욱이 올라탄 뒤에 서연도 따라 들어가 그의 뒤에 섰다. 엘리베이터 문이 닫히고 움직이기 시작하자 서연은 조용히 숨을 삼켰다.
하아…….
나지막이 숨을 뱉은 서연의 심장이 요동치기 시작했다.
정욱의 옆에 있으면 반사적으로 심장이 반응했다. 그건 분명 비서로서 하는 반응이 아니었다. 그 사실을 숨기려 거울처럼 반들거리는 엘리베이터 문에만 시선을 뒀지만 심장의 열기는 점차 정도를 더해 갔다.
지금까지 얼마나 많은 여자들이 이런 감정을 느꼈을까…….
얼마나 많은 여자들이 숨을 삼켰을까.
이 매혹적인 남자 옆에서.
자신의 반응이 유별난 건 아닐 거라고, 대부분의 여자들이 이 남자 옆에서 그런 마음을 억누르고 지냈을 거라 생각하며 서연은 전광판의 숫자가 바뀌는 것만 가만히 응시하고 있었다.
띵!
도착했다는 알림음과 함께 엘리베이터가 곧 멈춰 섰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리자 대회의실로 들어가는 복도에 서 있던 임원들이 일사분란하게 인사를 했다.
“안녕하십니까. 부사장님.”
“아이고, 부사장님 아니십니까. 오랜만에 뵙습니다.”
정중하게, 혹은 과장된 인사들을 익숙하게 받으며 걸어가는 정욱의 뒤에서 서연은 그가 이 회사의 황태자라는 것을 다시 실감했다. 상무에서 부사장으로 직급이 바뀌는 순간부터 그의 위치는 확고부동한 후계자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모든 임원들이 착석하자 회의가 시작됐다.
“이번 3/4분기 실적은 전 분기와 동일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목표치와는 근사한 차이를 보이고 있어 새 플랜이 필요할 것 같진 않으나 앞서 말한 대형유통 시장의 확장과 해외 발주의 단가 문제가 이 회의의 주요 안건입니다. 그리고 따로 다루어야 할 쟁점은 최근 휴대폰 쪽의 잇따른 소송 문제입니다. 우선 화면의 내용을 보시면…….”
회의가 진행되는 동안 정욱은 전반적인 내용을 주도했고, 서연은 그의 옆에 앉아 자료들을 화면으로 송출하고 회의 내용을 기록했다.
서연은 정욱과 임원들의 표정을 가만히 지켜봤다.
그의 중저음의 차분한 목소리는 사람들에게 안정감을 심어 주고 단호한 눈빛과 자신감 있는 표정은 신뢰를 얻기 용이했다. 오랜 기간에 걸친 제왕교육의 효과일 수도 있지만 서연이 보기엔 그가 가지고 있는 타고난 능력의 비중이 커 보였다.
이 사람을 보좌하는 동안 사소한 실수도 있어선 안 돼.
서연은 마음속으로 결심을 확고히 했다.
제왕으로서의 정욱을 완벽하게 보좌하는 일은 비서로서의 자신에게 주어진 임무였다. 자신의 사소한 실수로 이 남자의 커리어에 흠집을 낼 수는 없었다.

정욱은 완벽한 워커홀릭이었다.
그를 보좌한 지 며칠이 채 지나지 않아 서연은 그가 심각한 워커홀릭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늘 지나치게 늦게 퇴근했으며 그 이후의 집에서도, 이동하는 차 안에서도 정욱은 늘 일을 끼고 살았다.
정욱이 퇴근하기 전에는 비서들도 퇴근할 수 없는 경우가 많아 서연은 자신이 책임을 총괄하고 나머지 비서들은 일정시간 이후엔 퇴근시켰다. 그녀 혼자 비서실에 남아 집무실 안에서 일에 집중해 있는 그에게 필요한 것들을 챙겼으며 그 외의 업무들도 소화해 냈다.
그날도 정욱은 늦게까지 집무실에 남아 있었고 서연은 비서실에서 회의에 필요한 자료를 준비하고 있었다.
인터폰이 울리자 서연이 얼른 받았다.
“네. 부사장님.”
― 커피 부탁해요.
“알겠습니다.”
서연은 인터폰을 내려놓으며 화면에 떠 있는 시간을 확인했다. 새벽 1시가 지난 시간. 어제도, 그제도 정욱은 이 시간까지 남아 있었다.
서연의 미간이 찌푸려졌다.
안 되겠어.
그녀는 고개를 저으며 서랍에서 준비해 둔 것을 꺼내 탕비실로 들어갔다.
집무실로 들어간 서연이 그의 책상 위에 조용히 커피를 내려놓으며 말했다.
“너무 무리하시는 것 같습니다. 시간이 늦었는데 오늘은 그만 퇴근하시는 게 좋지 않을까요?”
“걱정할 것 없습니다.”
서연이 조심스럽게 건넨 말에도 정욱은 시선조차 그녀에게 두지 않고 대답했다. 화이트 셔츠의 제일 윗 단추를 푸르고 소매를 걷어 올린 채 화면을 노려보는 정욱은 완벽히 업무 생각에만 몰두해 있는 모습이었다.
“…….”
서연은 더 말하지 않고 집무실을 나왔다.
그녀가 집무실에서 나간 다음에야 정욱이 커피를 들어 올리기 위해 손을 뻗었다. 그 때 그의 시야에 커피 잔 옆에 작은 병이 하나 놓여 있는 것이 보였다. 그가 미간을 좁히고 그것을 잡아 확인했다. 안에는 작은 알약들이 들어 있었고, 겉에는 이것의 효능에 대해 적혀 있었다.
……영양제?
그녀가 놓고 간 것이 영양제라는 것을 확인한 정욱은 한쪽 눈썹을 치켜 올리고 잠시 그것을 바라봤다.
“완벽한 비서라.”
정욱이 낮게 중얼거리며 영양제 병을 서랍에 넣어 버리고 무감한 시선을 다시 화면으로 돌렸다.

한참 후 정욱이 포멀한 슈트에 잘 어울리는 짙은 갈색의 발마칸 코트를 걸친 채 집무실에서 나왔다. 그가 나오자 서연이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녀가 일어서는 모습을 보고 정욱이 멈칫했다. 그러더니 매끈한 이마를 구기며 손목시계를 확인했다. 3시에 가까운 시간.
정욱이 서연을 향해 걸어오며 말했다.
“나 때문에 이 시간까지 남아 있을 필요는 없습니다. 굳이 이 실장이 필요한 일이라면 내가 미리 지시를 할 테니 내일부터는 다른 비서들과 같이 일찍 퇴근하도록 해요.”
“알겠습니다. 조심히 들어가세요.”
서연이 그에게 인사하자 정욱이 고개를 끄덕이고 부사장실을 나섰다.
하지만 다음 날도, 또 다음 날도 서연은 그가 퇴근할 때까지 그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정욱은 조용히 그의 책상 위에 커피를 놔주는 서연에게 말했다.
“내가 한 말, 이해 못 했습니까?”
불쾌한 표정을 짓는 그를 내려다보며 서연이 차분하게 말했다.
“부사장님 때문이 아니라 제 일 때문이니 신경 쓰시지 마세요.”
한쪽 눈썹을 추켜올린 채 그녀를 올려다보는 정욱에게 가볍게 고개를 숙인 서연이 트레이를 들고 나갔다.
“하.”
그녀의 일이 이 시간까지 남아서 할 일은 아님을 뻔히 알고 있는 정욱은 실소를 흘렸다. 그 때 그의 눈에 커피 옆에 무언가 놓여 있는 것이 보였다.
이번엔 뭐야?
정욱이 손을 뻗어 확인해 보니 스틱형 비타민제였다.
“…….”
정욱은 미간을 좁히고 비타민제를 가만히 바라보다 그것도 서랍 안에 넣었다. 서랍 안에는 아직 열지 않은 영양제가 있었다.
정욱은 커피를 마시며 다시 일에 집중했다.

서연이 정욱의 의전비서가 된 지 한 달이 지났다.
새로운 비서 팀의 체계도 어느 정도 잡히고 정욱의 업무 스타일과 개인적인 취향도 대부분 파악할 정도로 서연은 그를 밀착 보좌했다. 그의 모든 일정과 사적인 스케줄까지 비서실장으로서의 서연의 관리 아래 있었다.
아침 일찍 출근한 서연은 그가 회사에 도착하자 집무실로 따라 들어간 뒤 말했다.
“오늘 스케줄 변동 사항이 있습니다.”
짙은 그레이 톤의 슈트를 입은 정욱을 따라 걸어가며 서연이 말하자 그가 책상 위에 가죽 브리프 케이스를 내려놓으며 말했다.
“뭡니까.”
“회장님께서 오늘 오찬을 함께하자는 연락을 하셨습니다.”
그녀의 말에 정욱의 고개가 돌려졌다. 그의 표정에 불쾌한 기색이 서려 있었다.
“……다른 건?”
“오늘 오후 미국 지사의 이한웅 담당이사께서 보고할 것이 있다고 급히 귀국하신 상태입니다. 비어 있는 3시부터 4시 사이에 1시간가량 면담을 요청한 상태이고, 해중 물산의 정 회장님께서 주최하시는 선상파티가 이번 주 금요일에 잡혀 있습니다.”
“그게 이번 주 금요일이었던가.”
의자에 우아하게 앉으며 정욱이 말했다. 그의 미간은 못마땅한 듯 좁혀져 있었다. 서연은 그의 단정한 이마가 찌푸려져 있는 모습을 의아스럽게 바라봤다. 무언가 생각에 잠긴 듯 책상 위에 고정되어 있던 그의 서늘한 시선이 곧 그녀에게 향했다.
차가운 그의 표정과 마주치자 서연은 가슴속에 찌르르한 통증이 느껴졌다.
“알겠습니다. 나가 보세요.”
“네. 차를 준비하겠습니다.”
서연이 얼른 표정을 정비하고 고개를 숙인 뒤 집무실을 나섰다.

집무실에서 나온 서연은 탕비실로 빠르게 걸어갔다. 커피머신의 버튼을 누른 그녀가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하아…….”
업무가 바빠도 그의 모든 차는 최대한 자신이 내가는 것으로 하고 있었다. 그가 본래 있던 상무실의 비서에게 연락해 그의 커피 취향과 각종 기호들을 초반에 알아 둘 수 있었다. 그 외에 업무적인 부분도, 그의 사소한 취향이나 음식 취향들도 하나하나 알아 갈 수 있었다.
하지만 도정욱이라는 남자에게는 한 걸음도 가까워지지 못한 기분이었다.
비서로서 자신이 알아야 되는 한계와 사적인 감정으로 알고 싶은 지점은 차이가 있었다. 자신도 모르게 그에 대한 욕심이 커져 가고 그걸 그가 알게 될까 봐 불안한 마음도 동시에 커졌다.
들키면 안 돼.
진한 커피가 담긴 정갈한 잔을 바라보며 서연이 속으로 생각했다. 이런 지극히 사적인 감정을 그에게 들킨다면 비서로서의 자신의 자리도 위태로워진다.
서연은 표정을 갈무리하고 트레이 위에 커피 잔을 조심스럽게 올린 채 탕비실을 나섰다. 집무실에 노크를 한 뒤 들어가자 그의 표정은 아직 굳어 있었다. 평소에도 온기라곤 느껴지지 않는 표정이지만 지금의 그는 더욱 차가운 얼굴이었다.
왜 이런 표정이 된 걸까…….
서연은 머릿속으로 이 남자의 표정이 차가워지는 순간을 떠올리려 기억을 더듬으며 그에게 다가갔다.
딸까닥.
잔을 내려놓을 때 문득 그의 얼굴이 차가워진 순간이 떠올랐다. 분명 그의 아버지인 도 회장과의 오찬 약속을 알리는 순간부터였다. 그러고 보니 그를 보좌한 한 달간 임원회의 말고는 그가 개인적으로 회장을 만나지 않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사이가 안 좋나?
평소 소문에 관심도 없지만 특별히 다른 소문을 들은 적은 없기에 그가 아버지와 어떤 관계인지는 알지 못했다.
짧은 순간 그의 표정을 살핀 서연은 커피 잔을 내려 두고 집무실을 나왔다. 그는 미간을 좁힌 채 모니터에만 시선을 두고 있었다.

정욱이 별관 3층으로 올라가 예약된 룸으로 들어서자 도 회장이 앉아 있었다.
“늦었습니다.”
정중히 고개를 숙이는 정욱에게 도 회장이 말했다.
“내가 시간이 나 빨리 온 것이니 개의치 말고 어서 앉거라.”
“네.”
정욱이 맞은편에 앉자 정갈한 다기 잔에 담긴 차를 마시고 있던 도 회장이 문 앞에 대기하고 있던 여자에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식사 올리겠습니다.”
다소곳하게 허리를 숙이며 말한 여자가 살짝 문을 닫고 나갔다. 도 회장은 찻잔을 천천히 내려 두고 맞은편에 앉은 정욱을 바라봤다. 국내 재계를 좌지우지하는 대기업 회장다운 연륜과 중후한 분위기를 풍기는 도 회장은 풍채는 있지만 정욱과 많이 닮은 모습이었다.
“어떻게 된 아들 녀석이 같은 회사에 있으면서도 이렇게 따로 불러내지 않으면 통 얼굴 볼 수가 없단 말이냐.”
눈을 가늘게 뜨고 핀잔을 주는 도 회장에게 정욱이 곧은 자세로 앉아 대답했다.
“죄송합니다. 업무가 많이 바빴습니다.”
“늘 하는 소리, 지겹지도 않은 게냐?”
“죄송합니다.”
친근하게 대화를 풀어 가려는 도 회장의 노력과는 상관없이 돌아오는 정욱의 대답은 형식적이라 느껴질 만큼 건조했다.
원, 딱딱한 녀석 같으니.
도 회장은 아쉬운 듯 입맛을 다시며 다시 입을 열었다.
“아직 만나는 사람은 없고?”
“네. 아직 없습니다.”
“그럼…….”
“실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