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아래로 스크롤 하세요.
<탐닉의 방>
1화
#프롤로그
J호텔 연회장 메인 홀은 디너슈트와 화려한 드레스를 차려입은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실내 현악단의 우아한 연주가 드넓은 파티장 안에 은은히 울려 퍼졌지만 투명한 샴페인 잔을 든 채 입가에 미소를 띠고 나누는 그들의 대화는 저속하기 짝이 없었다.
서로의 부와 권력에 대한 끊임없는 환담을 이어 가는 그들 사이에 시기와 질투, 음습한 탐욕이 뒤섞인 더러운 공기가 매캐한 매연처럼 부유했다. 그 모든 것을 쨍할 정도로 밝은 샹들리에의 불빛이 뒤덮어 겉으로는 화려함만이 감돌았다.
그리고 그 한가운데, 키가 무척 큰 남자가 서 있었다.
기다란 손가락으로 황금색 샴페인이 담긴 잔을 우아하게 들고 서 있는 그는 칼날처럼 날렵하게 각이 잡힌 블랙슈트를 입고 있었다. 날렵하고 탄탄해 뵈는 몸매와 깎아 놓은 조각 같은 완벽한 이목구비를 가진 남자는 주변 여자들의 은밀한 시선을 한 몸에 받고 있었다.
가만히 있어도 시선을 집중시키는 힘을 가진 그의 곁으로 쉴 새 없이 인파가 몰려들었다.
“이 회장. 오랜만이네. 그동안 별일 없었고?”
“나 손일준이네. 기억하지?”
“이 회장님. 말씀 많이 들었습니다. 전 휴림실업의…….”
따분하고 단조로운 목소리가 그의 귓가를 스치고 지나갔지만 그는 묘한 관능을 담고 있는 섬세한 입술에 옅은 미소만 띤 채 그들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기다란 눈매에 담긴 검은 눈동자가 보는 사람을 절로 긴장시킬 정도로 서늘했다. 얼음처럼 차가운 이미지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계속 보지 않을 수 없을 정도로 매혹적이었다. 그의 시선이 습관적으로 닿았던 위치로 향했다.
디너 테이블 앞에 앉은 수수한 크림색 드레스를 입고 있는 여자에게.
그녀는 온몸으로 자신의 재력을 과시하는 듯한 값비싼 드레스와 장신구를 온몸에 두르고 있는 파티장 안의 다른 여자들과는 달랐다.
곱게 틀어 올린 헤어스타일부터 심플하지만 단아한 디자인의 드레스까지 어디 한 군데 과한 곳이 없었다. 하지만 새까맣게 빛나는 윤기 나는 머리칼과 틀어 올린 머리칼 아래 드러난 눈송이처럼 새하얀 목덜미, 그리고 보호본능을 자극하는 여린 어깨와 깨끗하고 아름다운 얼굴은 그 자리의 누구보다도 시선을 사로잡았다.
그녀는 동양 인형처럼 테이블 앞에 조용히 앉아 있기만 했다.
순간 그녀를 응시하던 그의 눈이 가늘어졌다.
샴페인 잔을 든 한 남자가 그녀에게 다가가 말을 걸고 있는 모습에 그의 날카로운 시선이 박혔다. 자신에게 다가온 남자의 말에 여자가 조용히 사양하는 몸짓을 보이자 몇 번 더 말을 붙이려던 남자가 아쉬운 표정으로 자리를 떠났다.
사나운 눈빛을 빛낸 그가 그녀가 있는 곳으로 지체 없이 걸어갔다. 걸을 때마다 와 박히는 여자들의 시선은 거들떠도 보지 않은 채 그는 그녀의 앞에 다다랐다. 여자의 고개가 들렸다.
사슴처럼 맑은, 물먹은 듯한 까만 눈동자가 그를 향했다.
“……태혁 씨.”
그녀를 닮은 조용한 목소리가 흘러나오자 무감한 표정으로 내려다보고 있던 그가 낮게 말했다.
“일어나.”
그는 차가운 말만 남긴 채 뒤돌아 걸어갔다. 그녀는 멀어지는 그의 등을 잠시 바라보다가 테이블 위에 놔둔 진주색 클러치 백을 들고 몸을 일으켰다.
그가 걸어간 방향으로 그녀가 걸을 때마다 부드러운 몸의 곡선에 따라 흘러내린 실크 드레스가 살짝 벌어지며 늘씬하게 쭉 뻗은 매끈한 다리를 유혹적으로 드러냈다.
그녀는 시야에서 사라질 듯 멀어지는 그를 따라잡으려 걸음을 빨리했다.
얼굴이 비칠 정도로 반들거리는 대형 타일이 촘촘히 박힌 넓은 복도 끝, 슈트 바지 주머니에 손을 꽂은 그가 위압적으로 서 있었다. 그가 서 있는 모습을 본 그녀가 발걸음을 빨리했지만 그는 미련 없이 뒤돌아 비상문 손잡이를 잡았다.
덜컹.
밖으로 통하는 비상문이 열리는 소리에 그녀의 표정에 슬몃 긴장이 서렸다. 두꺼운 유리로 된 육중한 문을 밀고 그가 밖으로 나갔다.
그의 뒷모습만 보며 따라 걸어온 그녀 역시 유리문을 열자 연회장 테라스와 연결되어 있는 넓은 호텔 정원이 펼쳐졌다. 짙은 녹색과 어두움이 펼쳐진 비밀스러운 정원이 눈앞에 나타나자 그녀는 잠시 멈칫했다.
순간 기다렸다는 듯 그가 그녀를 낚아챘다.
“앗.”
그녀의 손에서 클러치 백이 바닥으로 떨어졌다. 그녀의 몸을 움켜잡은 그가 순식간에 건물 벽으로 그녀를 밀어붙였다. 도자기처럼 매끈한 등에 서늘한 벽의 감촉이 느껴지자 흠칫 놀란 그녀가 뒤돌아봤다. 등 뒤에 벽을 확인함과 동시에 그의 손이 그녀의 머리 옆에 벽을 짚었다.
그녀가 올려다보자 그가 거대한 벽처럼 그녀 앞에 서 있었다.
앞뒤로 벽에 가로막힌 듯한 기분이 들었다.
달빛을 받은 그의 매끈한 이마와 차가움을 품은 검은 눈이 보였다. 짙은 속눈썹 아래 어둡게 그늘이 져 그의 표정은 잘 보이지 않았지만 그 눈빛이 무척 차갑다는 것은 알 수 있었다.
더없이 차갑고 더없이 뜨거운.
그 이질적인 표현이 그를 생각할 때 언제나 그녀에게 떠오르는 말이었다. 그는 늘 살을 엘 듯 차가웠고, 동시에 모든 것을 불태워 버릴 듯 뜨거웠다.
그녀가 숨을 멈추고 입술을 달싹였다.
“태혁 씨…….”
“벽을 잡고 뒤돌아.”
그녀가 무언가 꺼내려던 말을 막고 그가 명령했다. 그의 목소리는 감정을 담고 있지 않은 듯 무감했지만 위압적이었다. 그녀는 마치 거미줄에 칭칭 감긴 나비처럼 가느다랗게 몸을 떨었다.
거부할 수 없는 명령.
숨을 삼킨 그녀는 고개를 숙인 채 그에게서 천천히 몸을 돌렸다. 땀이 배어 나온 손바닥을 펴 차가운 벽을 짚었다.
어둡고 고요한 정원에는 커다란 테라스 창문 밖으로 새어 나온 현악연주가 들릴 듯 말 듯 미세한 소리로 퍼져 갔다. 주변은 고요했고 잘 정돈된 나무들로 둘러싸인 정원 끝에서 위험스러운 어둠에 감싸여 있었다.
그에게서 등을 보인 채 뒤돌아선 그녀의 드러난 어깨가 달빛에 새하얗게 빛났다. 여성스러운 라인으로 이어지는 등과 한줌허리를 그의 시선이 강렬하게 훑어 내렸다. 둥근 박을 두 개 겹쳐놓은 듯한 육감적인 엉덩이 라인에 시선이 닿자 그의 검은 눈이 번뜩였다.
얇은 실크 드레스 밑자락을 움켜잡은 그가 거친 손길로 단번에 끌어올렸다.
“아.”
그의 우악스러운 손길에 그녀의 과육처럼 탐스러운 입술에서 짤막한 신음이 터져 나왔다. 마구잡이로 잡아 허리까지 끌어올리자 드레스용 티팬티만 입은 그녀의 풍만한 엉덩이가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달빛을 받아 새하얗게 빛나는 엉덩이와 그 아래로 쭉 뻗은 매끈한 다리를 그가 포식자처럼 잔인한 시선으로 응시했다. 복숭아처럼 갈라진 수줍은 골 사이에 유혹적으로 드러나 있는 하얀색 티팬티가 그의 남성다운 목젖을 꿈틀거리게 만들었다.
목구멍이 타들어 갈 듯한 뜨거운 갈증이 치솟았다.
야수 같은 눈빛을 번뜩이며 그가 거칠게 바지 버클을 풀었다. 지퍼를 내리자 빳빳하게 발기한 그의 페니스가 드로즈를 찢을 듯 치솟아 있었다. 터질 듯 부푼 자신의 중심을 바라보는 그의 굵은 눈썹이 험악해졌다.
“제길.”
낮게 으르렁거린 그가 자신의 타이트한 드로즈를 잡아 내리자 무섭게 곤두선 검붉은 페니스가 튕겨 나왔다. 이 여자에게 사납게 미쳐 날뛰는 욕망이 그에겐 달갑지 않았다. 단단한 턱에 힘을 주고 이를 악문 그가 그녀의 골반을 움켜잡고 하체를 바짝 밀착시켰다.
“다리를 벌려.”
그의 꽉 잠긴 목소리에 은수는 자신의 하반신에 닿은 딱딱하고 거대한 남성을 느끼고 숨을 삼켰다.
“벌려. 어서.”
허스키한 명령이 떨어지자 은수는 힐을 신고 있는 다리를 주춤거리며 벌렸다. 그 순간 그가 힘줄이 곤두선 굵은 페니스를 잡아내려 그녀의 은밀한 골짜기 사이에 쑤셔 넣었다.
“……흣!”
단번에 좁은 속살을 가르고 짓쳐들어올 듯한 강철 같은 단단함에 그녀의 다리에 바짝 힘이 들어갔다. 뭉툭한 귀두가 티팬티의 가느다란 끈과 도톰한 진홍빛 속살을 거침없이 문질러 대기 시작했다.
“으, 읏…….”
벽을 힘껏 짚은 채로 고개를 숙이고 거친 움직임에 따라 앞뒤로 이리저리 흔들리는 그녀의 허옇게 드러난 엉덩이를 노려보며 그가 입술을 비틀었다.
“참을 만한 모양이지?”
신음을 참으려는 그녀의 목소리가 짜증스러웠다. 사납게 내뱉은 그가 골반을 잡고 있던 손을 아래로 내려 그녀의 말아 올린 드레스자락 사이로 들추고 들어갔다.
자신의 다리 사이를 거침없이 파고드는 손가락에 그녀의 얼굴에 당혹의 빛이 서렸다. 까슬한 수풀 사이 쾌감의 둥근 구슬을 순식간에 찾아낸 그의 손가락이 빠르게 비벼 대기 시작했다.
“아앗.”
그의 손가락 끝이 음란한 마찰을 일으켜 대자 그녀의 다리 사이가 뜨겁게 조여들었다. 갑자기 숨통을 낚아채인 것처럼 숨이 가빠지고 다리에 힘이 빠져나갔다. 둥근 쾌감의 정점에서 아찔한 감각이 날카롭게 터져 나왔다.
그가 그녀의 허리가 한껏 휘어지며 벽을 짚은 가느다란 손가락에 힘줄이 드러나는 것을 노려보며 가느다란 티팬티의 끈을 옆으로 젖혔다.
“……아!”
그녀의 젖은 속살을 그가 거침없이 문지르기 시작했다.
가릴 것 없는 맨살에 대고 빳빳한 페니스의 기둥을 거칠게 문지르자 그녀의 몸이 자극을 견디지 못해 크게 출렁거렸다. 피가 잔뜩 몰린 홧홧한 속살을 단단한 페니스 전체로 비비다가 매끈하고 굵은 귀두로 당장 밀고 들어갈 듯 강하게 들쑤시자 애액의 샘은 참지 못하고 우윳빛 꿀을 담뿍 흘려 댔다.
“하, 흐……으읏…….”
그녀의 숨결이 가빠졌다.
흠뻑 젖은 속살을 길게 비비며 자극시키고 쿡쿡 찔러 대는 통에 도저히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그녀의 내부가 뜨겁게 조여들며 흘리는 우윳빛 애액이 거칠게 움직이는 힘줄 솟은 검붉은 페니스를 음란하게 적셨다.
여기선, 여기선…….
소리를 내면 안 된다고 그녀가 자신의 입을 틀어막았다. 테라스에서 작게 들리는 음악소리와 웃음소리가 그녀의 몸을 잔뜩 긴장시켰다. 하지만 도저히 다리 사이에 몰려든 뜨거운 감각을 물리칠 수가 없었다.
“아읏……!”
그가 거칠게 움직이며 강하게 당기고 있는 티팬티가 끊어질 듯 그녀의 몸을 압박했다. 자지러질 듯 흔들리는 그녀의 몸을 노려보는 그의 눈에 이글거리는 불길이 타올랐다.
거칠게 허리를 밀어 올리며 손아귀에 힘을 주자 가느다란 천이 우두둑 소리를 내며 결국 끊어졌다.
“앗. 태, 태혁 씨 안 돼요……!”
놀란 그녀가 다급하게 부르는 소리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그가 넝마가 된 팬티를 거칠게 잡아 벗겼다. 그녀의 탐스러운 엉덩이가 온전히 드러나자 그의 내부에서 뜨거운 불길이 치밀어 올랐다.
“말과는 달리 아주 음란하게 흔드는데 그래.”
그가 온몸을 뒤흔드는 성난 불길에 사납게 얼굴을 구기고 그녀의 음모와 보풀아 오른 여린 속살을 큼지막하게 움켜잡았다.
“아흑!”
그의 손이 여성 전체를 덮고 빠르게 문지르기 시작했다,
“헉. 아, 으, 으앗…….”
다리를 풀리게 할 정도로 짜릿한 마찰이 그의 손바닥과 손가락 아래에서 터져 나왔다. 도저히 서 있을 수가 없어 그녀의 하얀 다리가 훅 꺾이자 그가 그녀의 골반을 거칠게 잡아 올렸다.
1화
#프롤로그
J호텔 연회장 메인 홀은 디너슈트와 화려한 드레스를 차려입은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실내 현악단의 우아한 연주가 드넓은 파티장 안에 은은히 울려 퍼졌지만 투명한 샴페인 잔을 든 채 입가에 미소를 띠고 나누는 그들의 대화는 저속하기 짝이 없었다.
서로의 부와 권력에 대한 끊임없는 환담을 이어 가는 그들 사이에 시기와 질투, 음습한 탐욕이 뒤섞인 더러운 공기가 매캐한 매연처럼 부유했다. 그 모든 것을 쨍할 정도로 밝은 샹들리에의 불빛이 뒤덮어 겉으로는 화려함만이 감돌았다.
그리고 그 한가운데, 키가 무척 큰 남자가 서 있었다.
기다란 손가락으로 황금색 샴페인이 담긴 잔을 우아하게 들고 서 있는 그는 칼날처럼 날렵하게 각이 잡힌 블랙슈트를 입고 있었다. 날렵하고 탄탄해 뵈는 몸매와 깎아 놓은 조각 같은 완벽한 이목구비를 가진 남자는 주변 여자들의 은밀한 시선을 한 몸에 받고 있었다.
가만히 있어도 시선을 집중시키는 힘을 가진 그의 곁으로 쉴 새 없이 인파가 몰려들었다.
“이 회장. 오랜만이네. 그동안 별일 없었고?”
“나 손일준이네. 기억하지?”
“이 회장님. 말씀 많이 들었습니다. 전 휴림실업의…….”
따분하고 단조로운 목소리가 그의 귓가를 스치고 지나갔지만 그는 묘한 관능을 담고 있는 섬세한 입술에 옅은 미소만 띤 채 그들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기다란 눈매에 담긴 검은 눈동자가 보는 사람을 절로 긴장시킬 정도로 서늘했다. 얼음처럼 차가운 이미지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계속 보지 않을 수 없을 정도로 매혹적이었다. 그의 시선이 습관적으로 닿았던 위치로 향했다.
디너 테이블 앞에 앉은 수수한 크림색 드레스를 입고 있는 여자에게.
그녀는 온몸으로 자신의 재력을 과시하는 듯한 값비싼 드레스와 장신구를 온몸에 두르고 있는 파티장 안의 다른 여자들과는 달랐다.
곱게 틀어 올린 헤어스타일부터 심플하지만 단아한 디자인의 드레스까지 어디 한 군데 과한 곳이 없었다. 하지만 새까맣게 빛나는 윤기 나는 머리칼과 틀어 올린 머리칼 아래 드러난 눈송이처럼 새하얀 목덜미, 그리고 보호본능을 자극하는 여린 어깨와 깨끗하고 아름다운 얼굴은 그 자리의 누구보다도 시선을 사로잡았다.
그녀는 동양 인형처럼 테이블 앞에 조용히 앉아 있기만 했다.
순간 그녀를 응시하던 그의 눈이 가늘어졌다.
샴페인 잔을 든 한 남자가 그녀에게 다가가 말을 걸고 있는 모습에 그의 날카로운 시선이 박혔다. 자신에게 다가온 남자의 말에 여자가 조용히 사양하는 몸짓을 보이자 몇 번 더 말을 붙이려던 남자가 아쉬운 표정으로 자리를 떠났다.
사나운 눈빛을 빛낸 그가 그녀가 있는 곳으로 지체 없이 걸어갔다. 걸을 때마다 와 박히는 여자들의 시선은 거들떠도 보지 않은 채 그는 그녀의 앞에 다다랐다. 여자의 고개가 들렸다.
사슴처럼 맑은, 물먹은 듯한 까만 눈동자가 그를 향했다.
“……태혁 씨.”
그녀를 닮은 조용한 목소리가 흘러나오자 무감한 표정으로 내려다보고 있던 그가 낮게 말했다.
“일어나.”
그는 차가운 말만 남긴 채 뒤돌아 걸어갔다. 그녀는 멀어지는 그의 등을 잠시 바라보다가 테이블 위에 놔둔 진주색 클러치 백을 들고 몸을 일으켰다.
그가 걸어간 방향으로 그녀가 걸을 때마다 부드러운 몸의 곡선에 따라 흘러내린 실크 드레스가 살짝 벌어지며 늘씬하게 쭉 뻗은 매끈한 다리를 유혹적으로 드러냈다.
그녀는 시야에서 사라질 듯 멀어지는 그를 따라잡으려 걸음을 빨리했다.
얼굴이 비칠 정도로 반들거리는 대형 타일이 촘촘히 박힌 넓은 복도 끝, 슈트 바지 주머니에 손을 꽂은 그가 위압적으로 서 있었다. 그가 서 있는 모습을 본 그녀가 발걸음을 빨리했지만 그는 미련 없이 뒤돌아 비상문 손잡이를 잡았다.
덜컹.
밖으로 통하는 비상문이 열리는 소리에 그녀의 표정에 슬몃 긴장이 서렸다. 두꺼운 유리로 된 육중한 문을 밀고 그가 밖으로 나갔다.
그의 뒷모습만 보며 따라 걸어온 그녀 역시 유리문을 열자 연회장 테라스와 연결되어 있는 넓은 호텔 정원이 펼쳐졌다. 짙은 녹색과 어두움이 펼쳐진 비밀스러운 정원이 눈앞에 나타나자 그녀는 잠시 멈칫했다.
순간 기다렸다는 듯 그가 그녀를 낚아챘다.
“앗.”
그녀의 손에서 클러치 백이 바닥으로 떨어졌다. 그녀의 몸을 움켜잡은 그가 순식간에 건물 벽으로 그녀를 밀어붙였다. 도자기처럼 매끈한 등에 서늘한 벽의 감촉이 느껴지자 흠칫 놀란 그녀가 뒤돌아봤다. 등 뒤에 벽을 확인함과 동시에 그의 손이 그녀의 머리 옆에 벽을 짚었다.
그녀가 올려다보자 그가 거대한 벽처럼 그녀 앞에 서 있었다.
앞뒤로 벽에 가로막힌 듯한 기분이 들었다.
달빛을 받은 그의 매끈한 이마와 차가움을 품은 검은 눈이 보였다. 짙은 속눈썹 아래 어둡게 그늘이 져 그의 표정은 잘 보이지 않았지만 그 눈빛이 무척 차갑다는 것은 알 수 있었다.
더없이 차갑고 더없이 뜨거운.
그 이질적인 표현이 그를 생각할 때 언제나 그녀에게 떠오르는 말이었다. 그는 늘 살을 엘 듯 차가웠고, 동시에 모든 것을 불태워 버릴 듯 뜨거웠다.
그녀가 숨을 멈추고 입술을 달싹였다.
“태혁 씨…….”
“벽을 잡고 뒤돌아.”
그녀가 무언가 꺼내려던 말을 막고 그가 명령했다. 그의 목소리는 감정을 담고 있지 않은 듯 무감했지만 위압적이었다. 그녀는 마치 거미줄에 칭칭 감긴 나비처럼 가느다랗게 몸을 떨었다.
거부할 수 없는 명령.
숨을 삼킨 그녀는 고개를 숙인 채 그에게서 천천히 몸을 돌렸다. 땀이 배어 나온 손바닥을 펴 차가운 벽을 짚었다.
어둡고 고요한 정원에는 커다란 테라스 창문 밖으로 새어 나온 현악연주가 들릴 듯 말 듯 미세한 소리로 퍼져 갔다. 주변은 고요했고 잘 정돈된 나무들로 둘러싸인 정원 끝에서 위험스러운 어둠에 감싸여 있었다.
그에게서 등을 보인 채 뒤돌아선 그녀의 드러난 어깨가 달빛에 새하얗게 빛났다. 여성스러운 라인으로 이어지는 등과 한줌허리를 그의 시선이 강렬하게 훑어 내렸다. 둥근 박을 두 개 겹쳐놓은 듯한 육감적인 엉덩이 라인에 시선이 닿자 그의 검은 눈이 번뜩였다.
얇은 실크 드레스 밑자락을 움켜잡은 그가 거친 손길로 단번에 끌어올렸다.
“아.”
그의 우악스러운 손길에 그녀의 과육처럼 탐스러운 입술에서 짤막한 신음이 터져 나왔다. 마구잡이로 잡아 허리까지 끌어올리자 드레스용 티팬티만 입은 그녀의 풍만한 엉덩이가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달빛을 받아 새하얗게 빛나는 엉덩이와 그 아래로 쭉 뻗은 매끈한 다리를 그가 포식자처럼 잔인한 시선으로 응시했다. 복숭아처럼 갈라진 수줍은 골 사이에 유혹적으로 드러나 있는 하얀색 티팬티가 그의 남성다운 목젖을 꿈틀거리게 만들었다.
목구멍이 타들어 갈 듯한 뜨거운 갈증이 치솟았다.
야수 같은 눈빛을 번뜩이며 그가 거칠게 바지 버클을 풀었다. 지퍼를 내리자 빳빳하게 발기한 그의 페니스가 드로즈를 찢을 듯 치솟아 있었다. 터질 듯 부푼 자신의 중심을 바라보는 그의 굵은 눈썹이 험악해졌다.
“제길.”
낮게 으르렁거린 그가 자신의 타이트한 드로즈를 잡아 내리자 무섭게 곤두선 검붉은 페니스가 튕겨 나왔다. 이 여자에게 사납게 미쳐 날뛰는 욕망이 그에겐 달갑지 않았다. 단단한 턱에 힘을 주고 이를 악문 그가 그녀의 골반을 움켜잡고 하체를 바짝 밀착시켰다.
“다리를 벌려.”
그의 꽉 잠긴 목소리에 은수는 자신의 하반신에 닿은 딱딱하고 거대한 남성을 느끼고 숨을 삼켰다.
“벌려. 어서.”
허스키한 명령이 떨어지자 은수는 힐을 신고 있는 다리를 주춤거리며 벌렸다. 그 순간 그가 힘줄이 곤두선 굵은 페니스를 잡아내려 그녀의 은밀한 골짜기 사이에 쑤셔 넣었다.
“……흣!”
단번에 좁은 속살을 가르고 짓쳐들어올 듯한 강철 같은 단단함에 그녀의 다리에 바짝 힘이 들어갔다. 뭉툭한 귀두가 티팬티의 가느다란 끈과 도톰한 진홍빛 속살을 거침없이 문질러 대기 시작했다.
“으, 읏…….”
벽을 힘껏 짚은 채로 고개를 숙이고 거친 움직임에 따라 앞뒤로 이리저리 흔들리는 그녀의 허옇게 드러난 엉덩이를 노려보며 그가 입술을 비틀었다.
“참을 만한 모양이지?”
신음을 참으려는 그녀의 목소리가 짜증스러웠다. 사납게 내뱉은 그가 골반을 잡고 있던 손을 아래로 내려 그녀의 말아 올린 드레스자락 사이로 들추고 들어갔다.
자신의 다리 사이를 거침없이 파고드는 손가락에 그녀의 얼굴에 당혹의 빛이 서렸다. 까슬한 수풀 사이 쾌감의 둥근 구슬을 순식간에 찾아낸 그의 손가락이 빠르게 비벼 대기 시작했다.
“아앗.”
그의 손가락 끝이 음란한 마찰을 일으켜 대자 그녀의 다리 사이가 뜨겁게 조여들었다. 갑자기 숨통을 낚아채인 것처럼 숨이 가빠지고 다리에 힘이 빠져나갔다. 둥근 쾌감의 정점에서 아찔한 감각이 날카롭게 터져 나왔다.
그가 그녀의 허리가 한껏 휘어지며 벽을 짚은 가느다란 손가락에 힘줄이 드러나는 것을 노려보며 가느다란 티팬티의 끈을 옆으로 젖혔다.
“……아!”
그녀의 젖은 속살을 그가 거침없이 문지르기 시작했다.
가릴 것 없는 맨살에 대고 빳빳한 페니스의 기둥을 거칠게 문지르자 그녀의 몸이 자극을 견디지 못해 크게 출렁거렸다. 피가 잔뜩 몰린 홧홧한 속살을 단단한 페니스 전체로 비비다가 매끈하고 굵은 귀두로 당장 밀고 들어갈 듯 강하게 들쑤시자 애액의 샘은 참지 못하고 우윳빛 꿀을 담뿍 흘려 댔다.
“하, 흐……으읏…….”
그녀의 숨결이 가빠졌다.
흠뻑 젖은 속살을 길게 비비며 자극시키고 쿡쿡 찔러 대는 통에 도저히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그녀의 내부가 뜨겁게 조여들며 흘리는 우윳빛 애액이 거칠게 움직이는 힘줄 솟은 검붉은 페니스를 음란하게 적셨다.
여기선, 여기선…….
소리를 내면 안 된다고 그녀가 자신의 입을 틀어막았다. 테라스에서 작게 들리는 음악소리와 웃음소리가 그녀의 몸을 잔뜩 긴장시켰다. 하지만 도저히 다리 사이에 몰려든 뜨거운 감각을 물리칠 수가 없었다.
“아읏……!”
그가 거칠게 움직이며 강하게 당기고 있는 티팬티가 끊어질 듯 그녀의 몸을 압박했다. 자지러질 듯 흔들리는 그녀의 몸을 노려보는 그의 눈에 이글거리는 불길이 타올랐다.
거칠게 허리를 밀어 올리며 손아귀에 힘을 주자 가느다란 천이 우두둑 소리를 내며 결국 끊어졌다.
“앗. 태, 태혁 씨 안 돼요……!”
놀란 그녀가 다급하게 부르는 소리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그가 넝마가 된 팬티를 거칠게 잡아 벗겼다. 그녀의 탐스러운 엉덩이가 온전히 드러나자 그의 내부에서 뜨거운 불길이 치밀어 올랐다.
“말과는 달리 아주 음란하게 흔드는데 그래.”
그가 온몸을 뒤흔드는 성난 불길에 사납게 얼굴을 구기고 그녀의 음모와 보풀아 오른 여린 속살을 큼지막하게 움켜잡았다.
“아흑!”
그의 손이 여성 전체를 덮고 빠르게 문지르기 시작했다,
“헉. 아, 으, 으앗…….”
다리를 풀리게 할 정도로 짜릿한 마찰이 그의 손바닥과 손가락 아래에서 터져 나왔다. 도저히 서 있을 수가 없어 그녀의 하얀 다리가 훅 꺾이자 그가 그녀의 골반을 거칠게 잡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