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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전설 1권(6화)
3. 마나 호흡법(2)
일기장에는 동굴에서 죽을 수밖에 없었던 사유에 대해 아주 자세히 적혀 있었다.
브레인은 고대 제국이라는 곳에 대한 궁금증이 생겼다.
“내일은 아빠에게 물어보아야겠다.”
브레인은 그렇게 생각하고는 바로 잠을 잤다.
브레인이 잠이 든 시각 손가락에 낀 반지에서는 은은한 빛이 나고 있었다.
아주 미약하여 자세히 보지 않으면 알 수가 없을 정도로 약한 빛이었다.
브레인은 아침에 일어나자 바로 아빠를 찾았다.
고대 제국에 대한 질문을 하기 위해서였다.
“아빠!”
“무슨 일이냐?”
“아빠, 혹시 고대 제국에 대해서 알아요?”
제임스는 용병 생활을 하면서 고대 제국에 대해서 들은 이야기가 있어 알고 있었다.
“아니, 고대 제국에 대해서는 어디 들었냐?”
“친구들과 이야기를 하는 중에 나와서 그래요.”
브레인은 의심을 사지 않게 친구들을 팔았다.
제임스는 아무 의심 없이 자신이 알고 있는 고대 제국에 대해 모두 이야기를 해 주었다.
한참의 시간이 지나도록 이야기를 들은 브레인이 다시 질문을 하였다.
“아빠, 마나 호흡법이 모예요?”
마나 호흡법이란 소리에 제임스의 눈빛이 날카롭게 변했다.
제임스는 평생을 복수를 위해 마나 호흡법을 찾아다녔기 때문이다.
잠시 가슴이 뛰는 것을 진정시킨 제임스는 아들인 브레인을 보며 설명을 해 주었다.
“브레인. 마나 호흡법이란 기사들이 익히는 마나를 사용하게 해 주는 방법이란다. 마나 호흡법이 없이는 절대 기사가 될 수 없단다.”
제임스는 그 외에도 알고 있는 부분에 대해서 자세히 설명을 해 주었다.
한참의 설명을 들은 브레인은 고개를 끄덕이며 알겠다는 표정을 지었다.
브레인은 자신의 품에 있는 책이 마나 호흡법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자 책의 내용을 읽어 다시 아는 글로 적어 아빠에게 주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아빠는 아직 마나 호흡법을 익히지 않았다고 하니 이 책의 내용을 읽어 그대로 적어서 드려야겠다.’
브레인의 이런 생각이 앞으로 자신의 앞날에 얼마나 많은 변화를 가지고 올지를 지금은 모르고 있었다.
지금 시대에 사용하는 마나 호흡법은 모두 고대 제국의 일반인들이 사용하던 것을 얻어 약간의 개량을 한 것이었다.
그러니 브레인이 가지고 있는 마나 호흡법이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는 알 수가 있는 일이었다.
하루 종일 나가지도 않고 무언가를 열심히 적고 있는 브레인이었다.
“어휴, 이거 정말 힘 드는 작업이구나. 이제는 손가락에 마비가 오는 것 같네.”
브레인은 오전 내 근위병사들이 익히는 마나 호흡법을 적고 있었다.
책의 내용에는 마나 호흡법과 검술, 그리고 체술과 창술, 궁술에 대한 것들이 있어 그 내용만으로도 상당한 양이었다.
고대 제국과 지금 사용하는 문자가 달라 브레인이 마법 주머니를 이용하여 안의 내용을 기억하고 다시 다른 종이에 옮겨 적는 일이었지만 그 일도 쉬운 일이 아니었다.
“아빠에게 이거를 드리면 상당히 좋아하실 거야. 그런데 이거를 어떻게 얻었다고 해야 하지?”
브레인은 고민이 되었다.
거짓말을 하자니 마음이 편하지 않았고 진실을 말하자니 계곡으로 간 사실을 알려야 했다.
한참의 시간을 고민을 하던 브레인이 무언가 떠오른 것이 있는지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
“흐흐흐, 이 방법을 사용하면 아빠도 어쩔 수 없을 거야.”
무슨 방법이 생각났는지는 모르지만 브레인이 만족한 미소를 지었다.
브레인은 남아 있는 내용을 다시 열심히 적어 나갔다.
제임스와 노라는 어려서부터 브레인이 글을 배워야 한다고 하며 최대한 쉽게 배우도록 해 주었다.
그 결과가 지금 브레인이 글을 읽고 쓰는 것은 간단하게 할 수 있게 되었다.
브레인은 힘들지만 아빠에게 무언가 도움이 된다는 생각에 참으면서 글을 적어 나갔다.
한 가지 브레인이 실수를 하고 있는 부분이 있었으니 바로 종이였다.
현 시대에는 종이를 사용하는 곳이 없었다.
종이는 고대 제국에서나 사용하던 귀한 물건이었고 지금은 그런 종이를 만드는 기술이 사라져 대륙의 모든 사람들이 양피지를 사용하고 있다는 것을 브레인이 모르고 있었다.
저녁의 시간이 되자 제임스는 즐거운 마음으로 귀가를 하고 있었다.
“브레인, 아빠 왔다.”
제임스는 언제나 아내인 노라를 찾지 않고 아들의 이름을 부르며 들어왔다.
“다녀오셨어요. 아빠.”
“그래, 엄마는?”
항상 자신보다 먼저 와서 인사를 해 주던 아내가 안 보이자 묻는 제임스였다.
“엄마는 옆집에 갔어요.”
브레인의 말에 제임스는 무언가를 빌리러 갔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 브레인 오늘은 재미있게 놀았느냐?”
“그냥 그랬어요.”
브레인의 대답에 제임스는 빙긋이 웃음을 지었다.
제임스는 브레인이 무슨 말을 하든지 항상 웃음으로 대해 주었다.
그런 아빠를 브레인도 좋아하고 있었다.
부자간의 대화가 비록 단순하기는 하지만 대화보다는 눈빛에 사랑이 넘쳐 있었다.
“참! 아빠. 여기 이거 좀 봐 주세요.”
브레인은 자신이 하루 종일 고생을 하며 적은 종이를 잘 묶어 책을 만들었다.
순서가 틀리면 곤란하기 때문이었다.
제임스는 브레인이 주는 책을 보다가 갑자기 얼굴이 심각하게 변하고 있었다.
책의 제목에 근위군의 호흡법과 검술이라고 적혀 있어서였다.
그리고 책을 받아 내용을 보며 자신이 들고 있는 물건이 현시대의 물건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제임스는 책을 덮고 브레인을 보며 입을 열었다.
“브레인. 아빠는 브레인이 하는 말은 모두 믿을 것이니 이제 책에 대한 이야기해 주지 않겠니?”
브레인은 아빠의 눈을 보니 준비를 한 거짓말을 도저히 할 수가 없었다.
속으로 계속 안 된다고 외치고 있었지만 아빠의 눈빛에 이실직고를 하고 말았다.
“사실은 무너진 계곡에 친구들과 함께 다녀온 적이 있었어요.”
브레인은 계곡에 다녀온 사실을 모두 말하였고 그 안에서 지금의 책을 얻었다고 하며 사실과는 조금 다르지만 거의 진실을 이야기해 주었다.
마법 주머니에 대한 것은 절대 비밀이었기에 말을 하지는 않았다.
단지 책을 손으로 잡으니 자신도 모르게 머릿속에 기억이 되어 남아 있게 되었다고 했다.
그리고 책의 내용은 지금의 글과는 달라 남아 있는 책들 중에 뒤에 아무것도 적혀 있지 않는 종이를 가지고 와서 이렇게 책을 만들었다고 하였다.
한참의 시간 동안 제임스는 브레인의 말을 들으면서 아무런 질문을 하지 않고 있다가 말이 끝나자 입을 열었다.
“브레인. 그러면 이 책을 얻은 사실을 누가 알고 있느냐?”
“아무도 알지 못하는데요. 제가 책이 있는 곳에 갔을 때는 서로가 길을 잃고 있을 때였어요.”
제임스는 브레인의 말에 눈빛을 빛냈다.
제임스가 알고 있는 상식으로 지금의 마나 호흡법은 고대 제국의 일반인이 사용하던 것을 우연히 한 마법사가 얻어 이를 연구하여 만든 것이 지금의 마법사의 마나 호흡법과 기사들의 마나 호흡법이었다.
그런데 지금 자신의 손에 들린 것은 고대 제국의 일반인이 사용하던 것이 아닌 근위병이 사용하던 것이고, 변질이 된 것이 아닌 원형 그대로이니 이는 실로 대단한 일이라는 것을 알았다.
‘이것도 운명이라는 말인가?’
제임스는 아들이 이런 진귀한 물건을 얻은 것이 운명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자신은 가문의 복수를 하고 싶었지만 마나 호흡법을 구하려고 해도 구하지 못했는데 아들은 자연스럽게 이런 귀한 물건을 구하게 되었으니 말이다.
제임스는 운명과 같은 기분이 들어 이제 가문의 이야기를 브레인에게 해 주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브레인. 아빠의 말을 잘 듣도록 해라.”
제임스의 얼굴이 평소의 얼굴과는 다르게 아주 엄숙함을 하고 말을 하니 브레인도 긴장을 하게 되었다.
“예, 아빠.”
“아빠가 사실 우리 브레인에게 말을 하지 않은 것이 있단다.”
제임스는 그동안 아들에게 하지 못했던 가슴속에 있던 말들을 모두 하였다.
브레인은 아빠가 하는 말을 듣고는 엄청나게 놀라고 말았다.
자신이 귀족의 아들이었고 그것도 왕국이 아닌 카이라 제국의 백작가의 아들이라는 것에 기절을 하는 기분이었다.
하지만 이어지는 아빠의 말에 브레인은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아빠가 왜 용병 생활을 하게 되었는지 그리고 얼마나 힘들게 살았는지를 들으니 자신도 모르게 눈물이 나오고 말았다.
“흑흑, 아빠.”
“브레인, 울지 말고 아빠의 말을 들어라. 너는 파올로 백작가의 후손이라는 것을 잊지 말도록 해라. 비록 아빠는 가문을 일으키지 못해 후회스러운 삶을 살았지만 지금은 가문의 일도 잊을 수 있을 정도로 행복하게 살고 있단다. 그러니 너도 우리 가문이 있다는 사실만 알고 너의 행복을 찾도록 해라. 만약에 가문을 일으키고 싶다면 아빠는 말리지 않겠지만, 너의 행복이 우선이라는 말을 명심해 주었으면 한다.”
제임스는 복수심 때문에 보낸 지난 시절이 얼마나 고통스러웠는지를 알고 있었다.
그래서 자식에게까지는 복수심을 심어 주고 싶지는 않았기에 브레인에게도 그동안 비밀로 하였던 것이다.
제임스는 가문의 일보다는 브레인이 불행하지 않게 살았으면 하는 마음이었다.
하지만 듣고 있는 브레인은 제임스와는 다른 생각을 하였다.
“아빠, 가문을 일으키려면 마나 호흡법이 있어야 한다고 했잖아요. 그런데 우리는 지금 마나 호흡법이 있으니 일단 기사를 키울 수는 있잖아요.”
제임스는 브레인의 말에 조금 놀란 얼굴을 하며 보게 되었다.
마나 호흡법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기사에 대한 이야기를 해 주었는데 잊지 않고 기억하고 있어서였다.
“그래, 기사가 되려면 반드시 마나 호흡법을 익혀야 하지. 그런데 어째서 묻는 것이냐?”
“아빠, 만약에 제가 마나 호흡법을 익혀 강해지면 가문을 일으키는 것이 힘들까요?”
브레인은 자신이 강해지면 아빠의 소원인 가문을 일으켜 세울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 물었다.
제임스는 브레인이 생각하는 것이 기특하기는 했지만 가문의 일에 아직 나이도 어린 브레인이 신경을 쓴다는 것이 마음에 걸렸다.
“브레인 아까도 이야기를 했지만 가문에 대한 이야기를 해 준 것은 출신 때문에 누군가에게 무시를 당하지 말라는 의미에서 알려 준 것이다. 나이가 들어 성인이 되면 아빠의 말을 이해하게 될 것이니 가문에 대한 일은 잊도록 해라.”
“예, 하지만 마나 호흡법은 익히고 싶어요. 아빠.”
제임스도 브레인에게 마나 호흡법을 알려 주려고 하였기에 브레인의 말에 흔쾌히 허락을 하였다.
“알았다. 그러면 아빠가 너에게 마나 호흡법과 검술을 알려 주도록 하마. 검술을 익히려면 생각보다는 많이 힘들 것이다.”
“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그래도 우리 마을에서는 가장 건강한 체질이니 말이에요.”
브레인은 밝은 얼굴을 하며 대답을 하였다.
제임스도 그런 꾸밈없는 얼굴을 하고 있는 브레인을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다음 날부터 제임스와 브레인은 마나 호흡법과 검술을 수련하게 되었다.
아내인 노라도 수련을 하는 것에는 반대를 하지 않았다.
건강을 위해서도 그렇고 나중을 위해서도 어느 정도는 실력을 가지고 있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고 있는 노라였다.
자신의 남편인 제임스가 용병계에서는 제법 실력이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고 있기에, 그런 아빠에게 배우면 어디 가서 맞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계산도 하고 있었다.
“브레인, 이제 마나 호흡법을 하도록 하자.”
“헉, 헉, 예, 아빠.”
브레인은 힘이 드는지 숨을 몰아쉬면서 힘들게 대답을 하고 있었다.
브레인과 제임스는 이렇게 검술을 연마하고 나서는 마나 호흡법을 익히고 있었다.
3. 마나 호흡법(2)
일기장에는 동굴에서 죽을 수밖에 없었던 사유에 대해 아주 자세히 적혀 있었다.
브레인은 고대 제국이라는 곳에 대한 궁금증이 생겼다.
“내일은 아빠에게 물어보아야겠다.”
브레인은 그렇게 생각하고는 바로 잠을 잤다.
브레인이 잠이 든 시각 손가락에 낀 반지에서는 은은한 빛이 나고 있었다.
아주 미약하여 자세히 보지 않으면 알 수가 없을 정도로 약한 빛이었다.
브레인은 아침에 일어나자 바로 아빠를 찾았다.
고대 제국에 대한 질문을 하기 위해서였다.
“아빠!”
“무슨 일이냐?”
“아빠, 혹시 고대 제국에 대해서 알아요?”
제임스는 용병 생활을 하면서 고대 제국에 대해서 들은 이야기가 있어 알고 있었다.
“아니, 고대 제국에 대해서는 어디 들었냐?”
“친구들과 이야기를 하는 중에 나와서 그래요.”
브레인은 의심을 사지 않게 친구들을 팔았다.
제임스는 아무 의심 없이 자신이 알고 있는 고대 제국에 대해 모두 이야기를 해 주었다.
한참의 시간이 지나도록 이야기를 들은 브레인이 다시 질문을 하였다.
“아빠, 마나 호흡법이 모예요?”
마나 호흡법이란 소리에 제임스의 눈빛이 날카롭게 변했다.
제임스는 평생을 복수를 위해 마나 호흡법을 찾아다녔기 때문이다.
잠시 가슴이 뛰는 것을 진정시킨 제임스는 아들인 브레인을 보며 설명을 해 주었다.
“브레인. 마나 호흡법이란 기사들이 익히는 마나를 사용하게 해 주는 방법이란다. 마나 호흡법이 없이는 절대 기사가 될 수 없단다.”
제임스는 그 외에도 알고 있는 부분에 대해서 자세히 설명을 해 주었다.
한참의 설명을 들은 브레인은 고개를 끄덕이며 알겠다는 표정을 지었다.
브레인은 자신의 품에 있는 책이 마나 호흡법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자 책의 내용을 읽어 다시 아는 글로 적어 아빠에게 주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아빠는 아직 마나 호흡법을 익히지 않았다고 하니 이 책의 내용을 읽어 그대로 적어서 드려야겠다.’
브레인의 이런 생각이 앞으로 자신의 앞날에 얼마나 많은 변화를 가지고 올지를 지금은 모르고 있었다.
지금 시대에 사용하는 마나 호흡법은 모두 고대 제국의 일반인들이 사용하던 것을 얻어 약간의 개량을 한 것이었다.
그러니 브레인이 가지고 있는 마나 호흡법이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는 알 수가 있는 일이었다.
하루 종일 나가지도 않고 무언가를 열심히 적고 있는 브레인이었다.
“어휴, 이거 정말 힘 드는 작업이구나. 이제는 손가락에 마비가 오는 것 같네.”
브레인은 오전 내 근위병사들이 익히는 마나 호흡법을 적고 있었다.
책의 내용에는 마나 호흡법과 검술, 그리고 체술과 창술, 궁술에 대한 것들이 있어 그 내용만으로도 상당한 양이었다.
고대 제국과 지금 사용하는 문자가 달라 브레인이 마법 주머니를 이용하여 안의 내용을 기억하고 다시 다른 종이에 옮겨 적는 일이었지만 그 일도 쉬운 일이 아니었다.
“아빠에게 이거를 드리면 상당히 좋아하실 거야. 그런데 이거를 어떻게 얻었다고 해야 하지?”
브레인은 고민이 되었다.
거짓말을 하자니 마음이 편하지 않았고 진실을 말하자니 계곡으로 간 사실을 알려야 했다.
한참의 시간을 고민을 하던 브레인이 무언가 떠오른 것이 있는지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
“흐흐흐, 이 방법을 사용하면 아빠도 어쩔 수 없을 거야.”
무슨 방법이 생각났는지는 모르지만 브레인이 만족한 미소를 지었다.
브레인은 남아 있는 내용을 다시 열심히 적어 나갔다.
제임스와 노라는 어려서부터 브레인이 글을 배워야 한다고 하며 최대한 쉽게 배우도록 해 주었다.
그 결과가 지금 브레인이 글을 읽고 쓰는 것은 간단하게 할 수 있게 되었다.
브레인은 힘들지만 아빠에게 무언가 도움이 된다는 생각에 참으면서 글을 적어 나갔다.
한 가지 브레인이 실수를 하고 있는 부분이 있었으니 바로 종이였다.
현 시대에는 종이를 사용하는 곳이 없었다.
종이는 고대 제국에서나 사용하던 귀한 물건이었고 지금은 그런 종이를 만드는 기술이 사라져 대륙의 모든 사람들이 양피지를 사용하고 있다는 것을 브레인이 모르고 있었다.
저녁의 시간이 되자 제임스는 즐거운 마음으로 귀가를 하고 있었다.
“브레인, 아빠 왔다.”
제임스는 언제나 아내인 노라를 찾지 않고 아들의 이름을 부르며 들어왔다.
“다녀오셨어요. 아빠.”
“그래, 엄마는?”
항상 자신보다 먼저 와서 인사를 해 주던 아내가 안 보이자 묻는 제임스였다.
“엄마는 옆집에 갔어요.”
브레인의 말에 제임스는 무언가를 빌리러 갔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 브레인 오늘은 재미있게 놀았느냐?”
“그냥 그랬어요.”
브레인의 대답에 제임스는 빙긋이 웃음을 지었다.
제임스는 브레인이 무슨 말을 하든지 항상 웃음으로 대해 주었다.
그런 아빠를 브레인도 좋아하고 있었다.
부자간의 대화가 비록 단순하기는 하지만 대화보다는 눈빛에 사랑이 넘쳐 있었다.
“참! 아빠. 여기 이거 좀 봐 주세요.”
브레인은 자신이 하루 종일 고생을 하며 적은 종이를 잘 묶어 책을 만들었다.
순서가 틀리면 곤란하기 때문이었다.
제임스는 브레인이 주는 책을 보다가 갑자기 얼굴이 심각하게 변하고 있었다.
책의 제목에 근위군의 호흡법과 검술이라고 적혀 있어서였다.
그리고 책을 받아 내용을 보며 자신이 들고 있는 물건이 현시대의 물건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제임스는 책을 덮고 브레인을 보며 입을 열었다.
“브레인. 아빠는 브레인이 하는 말은 모두 믿을 것이니 이제 책에 대한 이야기해 주지 않겠니?”
브레인은 아빠의 눈을 보니 준비를 한 거짓말을 도저히 할 수가 없었다.
속으로 계속 안 된다고 외치고 있었지만 아빠의 눈빛에 이실직고를 하고 말았다.
“사실은 무너진 계곡에 친구들과 함께 다녀온 적이 있었어요.”
브레인은 계곡에 다녀온 사실을 모두 말하였고 그 안에서 지금의 책을 얻었다고 하며 사실과는 조금 다르지만 거의 진실을 이야기해 주었다.
마법 주머니에 대한 것은 절대 비밀이었기에 말을 하지는 않았다.
단지 책을 손으로 잡으니 자신도 모르게 머릿속에 기억이 되어 남아 있게 되었다고 했다.
그리고 책의 내용은 지금의 글과는 달라 남아 있는 책들 중에 뒤에 아무것도 적혀 있지 않는 종이를 가지고 와서 이렇게 책을 만들었다고 하였다.
한참의 시간 동안 제임스는 브레인의 말을 들으면서 아무런 질문을 하지 않고 있다가 말이 끝나자 입을 열었다.
“브레인. 그러면 이 책을 얻은 사실을 누가 알고 있느냐?”
“아무도 알지 못하는데요. 제가 책이 있는 곳에 갔을 때는 서로가 길을 잃고 있을 때였어요.”
제임스는 브레인의 말에 눈빛을 빛냈다.
제임스가 알고 있는 상식으로 지금의 마나 호흡법은 고대 제국의 일반인이 사용하던 것을 우연히 한 마법사가 얻어 이를 연구하여 만든 것이 지금의 마법사의 마나 호흡법과 기사들의 마나 호흡법이었다.
그런데 지금 자신의 손에 들린 것은 고대 제국의 일반인이 사용하던 것이 아닌 근위병이 사용하던 것이고, 변질이 된 것이 아닌 원형 그대로이니 이는 실로 대단한 일이라는 것을 알았다.
‘이것도 운명이라는 말인가?’
제임스는 아들이 이런 진귀한 물건을 얻은 것이 운명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자신은 가문의 복수를 하고 싶었지만 마나 호흡법을 구하려고 해도 구하지 못했는데 아들은 자연스럽게 이런 귀한 물건을 구하게 되었으니 말이다.
제임스는 운명과 같은 기분이 들어 이제 가문의 이야기를 브레인에게 해 주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브레인. 아빠의 말을 잘 듣도록 해라.”
제임스의 얼굴이 평소의 얼굴과는 다르게 아주 엄숙함을 하고 말을 하니 브레인도 긴장을 하게 되었다.
“예, 아빠.”
“아빠가 사실 우리 브레인에게 말을 하지 않은 것이 있단다.”
제임스는 그동안 아들에게 하지 못했던 가슴속에 있던 말들을 모두 하였다.
브레인은 아빠가 하는 말을 듣고는 엄청나게 놀라고 말았다.
자신이 귀족의 아들이었고 그것도 왕국이 아닌 카이라 제국의 백작가의 아들이라는 것에 기절을 하는 기분이었다.
하지만 이어지는 아빠의 말에 브레인은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아빠가 왜 용병 생활을 하게 되었는지 그리고 얼마나 힘들게 살았는지를 들으니 자신도 모르게 눈물이 나오고 말았다.
“흑흑, 아빠.”
“브레인, 울지 말고 아빠의 말을 들어라. 너는 파올로 백작가의 후손이라는 것을 잊지 말도록 해라. 비록 아빠는 가문을 일으키지 못해 후회스러운 삶을 살았지만 지금은 가문의 일도 잊을 수 있을 정도로 행복하게 살고 있단다. 그러니 너도 우리 가문이 있다는 사실만 알고 너의 행복을 찾도록 해라. 만약에 가문을 일으키고 싶다면 아빠는 말리지 않겠지만, 너의 행복이 우선이라는 말을 명심해 주었으면 한다.”
제임스는 복수심 때문에 보낸 지난 시절이 얼마나 고통스러웠는지를 알고 있었다.
그래서 자식에게까지는 복수심을 심어 주고 싶지는 않았기에 브레인에게도 그동안 비밀로 하였던 것이다.
제임스는 가문의 일보다는 브레인이 불행하지 않게 살았으면 하는 마음이었다.
하지만 듣고 있는 브레인은 제임스와는 다른 생각을 하였다.
“아빠, 가문을 일으키려면 마나 호흡법이 있어야 한다고 했잖아요. 그런데 우리는 지금 마나 호흡법이 있으니 일단 기사를 키울 수는 있잖아요.”
제임스는 브레인의 말에 조금 놀란 얼굴을 하며 보게 되었다.
마나 호흡법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기사에 대한 이야기를 해 주었는데 잊지 않고 기억하고 있어서였다.
“그래, 기사가 되려면 반드시 마나 호흡법을 익혀야 하지. 그런데 어째서 묻는 것이냐?”
“아빠, 만약에 제가 마나 호흡법을 익혀 강해지면 가문을 일으키는 것이 힘들까요?”
브레인은 자신이 강해지면 아빠의 소원인 가문을 일으켜 세울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 물었다.
제임스는 브레인이 생각하는 것이 기특하기는 했지만 가문의 일에 아직 나이도 어린 브레인이 신경을 쓴다는 것이 마음에 걸렸다.
“브레인 아까도 이야기를 했지만 가문에 대한 이야기를 해 준 것은 출신 때문에 누군가에게 무시를 당하지 말라는 의미에서 알려 준 것이다. 나이가 들어 성인이 되면 아빠의 말을 이해하게 될 것이니 가문에 대한 일은 잊도록 해라.”
“예, 하지만 마나 호흡법은 익히고 싶어요. 아빠.”
제임스도 브레인에게 마나 호흡법을 알려 주려고 하였기에 브레인의 말에 흔쾌히 허락을 하였다.
“알았다. 그러면 아빠가 너에게 마나 호흡법과 검술을 알려 주도록 하마. 검술을 익히려면 생각보다는 많이 힘들 것이다.”
“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그래도 우리 마을에서는 가장 건강한 체질이니 말이에요.”
브레인은 밝은 얼굴을 하며 대답을 하였다.
제임스도 그런 꾸밈없는 얼굴을 하고 있는 브레인을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다음 날부터 제임스와 브레인은 마나 호흡법과 검술을 수련하게 되었다.
아내인 노라도 수련을 하는 것에는 반대를 하지 않았다.
건강을 위해서도 그렇고 나중을 위해서도 어느 정도는 실력을 가지고 있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고 있는 노라였다.
자신의 남편인 제임스가 용병계에서는 제법 실력이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고 있기에, 그런 아빠에게 배우면 어디 가서 맞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계산도 하고 있었다.
“브레인, 이제 마나 호흡법을 하도록 하자.”
“헉, 헉, 예, 아빠.”
브레인은 힘이 드는지 숨을 몰아쉬면서 힘들게 대답을 하고 있었다.
브레인과 제임스는 이렇게 검술을 연마하고 나서는 마나 호흡법을 익히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