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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전설 1권(12화)
5. 수도로 가는 길(2)


브레인은 제임스의 말이 생각나자 혹시 자신이 경지를 이 마나석을 이용하면 높아지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이 익히고 있는 마나 호흡법은 고대 제국의 것이니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마나석을 이용하여 마나를 높일 수 있을까?”
브레인은 마음속으로 갈등이 느꼈다.
혹시라도 잘못되는 것이 아닐까라는 두려움이 생겼다.
브레인은 일단 마나석은 다시 주머니에 넣어 소중하게 보관을 하고 혼자만의 생각에 빠졌다.
‘마나석을 이용하여 익스퍼트의 경지를 벗어나는 것이 과연 가능한 것일까? 아니라면 나는 아마도 파멸을 맞이할지 모르는데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오 년이라는 시간 동안 검술과 마나 호흡법을 익히고 노력하여 겨우 익스퍼트의 경지에 도달하였는데 앞으로 얼마나 더 노력을 해야 마스터의 경지에 도달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항상 하고 있었던 브레인이었다.
검술에 대해서는 누구보다 자신이 있었지만 문제는 마나의 양이 적어 아직도 초급의 경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문제였다.
브레인이 한참을 그렇게 생각에 잠겨 있을 때 갑자기 작은 소리가 들려왔다.
부시럭!
“누구냐?”
브레인은 야영을 할 때 조심해야 하는 것을 아버지인 제임스에게 들었기에 빠르게 기습에 대응을 할 수 있도록 자세를 취하였다.
자신의 검을 잡고 언제든지 뽑을 준비를 하고 있었다.
“아, 놀라게 해서 미안하지만 우리도 야영을 하려고 하다가 불빛을 보고 오게 되었소.”
브레인이 있는 곳으로 걸어오는 남자는 삼십대 중반의 나이를 가진 조금은 거칠게 생긴 남자였다.
브레인은 남자와 대치를 하게 되었고 입고 있는 옷을 보고 용병이라는 것을 알 수가 있었다.
“주변에 남아 있는 자리도 많이 있습니다.”
“물론 다른 곳도 있지만 나의 일행은 이번 의뢰를 마치고 지쳐서 가고 있는 중에 불빛이 보이니 반가운 마음에 오게 된 것이네.”
용병으로 보이는 남자는 브레인의 얼굴을 보고 아직 나이가 어리다는 것을 알고 슬쩍 말을 놓고 있었다.
브레인은 용병들로 보이는 남자가 일행이 있다는 소리에 조금 긴장을 하기 시작했다.
제임스가 조심하라고 한 이야기 중에 용병들도 있어서였다.
용병들 중에 친하게 지내다가 갑자기 도둑으로 변하는 무리들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당신들은 누구십니까?”
“아, 우리가 누군지 궁금한 모양이군. 우리는 제이크 용병단이라네. 인원이 불과 다섯이지만 아직 의뢰를 실패한 적이 없는 이급 용병단이네.”
브레인은 자신의 앞에 있는 남자의 이름이 제이크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제이크라는 남자를 유심히 살펴보니 인상이 조금 더럽기는 했지만 그리 나쁜 사람 같지는 않아 보여서 결국 허락을 하게 되었다.
“알겠습니다. 그렇게 하지요.”
브레인의 허락에 제이크는 안색이 환해졌다.
“고맙네. 불을 피우려고 하는 일은 귀찮은 일이라 말이야.”
용병들이 여행을 하는 일행 중에 마법사들이 없는 용병들은 야영을 하기 위해 불을 피우는 마법 물품을 준비하고 다녔지만 자주 사용하면 다시 사야 하는 물건이었다.
그러니 주변에 다른 일행이 있으면 불을 빌려 가는 것은 자주 있는 일이었다.
브레인은 용병들이 근처에 있게 되자 가장 조심해야 하는 것을 생각하였다.
만약에 이들이 도둑으로 변하게 되면 자신은 당할 수밖에 없을 것 같아서였다.
‘이들이 나와 함께 있자고 하는 것도 어쩌면 나를 해치려고 하는 것일지도 모르니 최대한 조심을 하도록 하자. 그리고 마법 주머니를 노리는 것이라면 저들을 모두 죽여야 하는데 과연 내가 사람을 죽일 수 있을까?’
브레인은 아버지인 제임스와 수련을 하며 사람을 죽이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었다.
“브레인. 너는 나중에 사람을 죽일 수 있겠느냐?”
“에이, 아빠는 사람을 어떻게 죽여요. 저는 못해요.”
“그러면 우리 가족을 죽이려는 하는 자가 있다면 너는 어떻게 하겠느냐?”
제임스는 정색을 하며 말을 하였다.
브레인도 아빠의 말이 무슨 뜻인지를 알고 있어 조심스럽게 대답을 했다.
“아빠, 나는 우리 가족을 해치려는 사람에게 죽이지 말라고 부탁을 하겠어요.”
“하하하, 브레인 너는 죽이려고 온 사람이 부탁을 들어줄 것이라고 생각하느냐?”
제임스는 아이의 생각에 크게 웃으며 물었다.
아직은 어리다는 것이 느껴졌다.
“그러면 어떻게 해요?”
“그럴 때는 가족을 위해 그 사람을 죽여야 한다. 누군가를 죽이지 않으면 너와 가족들 그리고 주변의 친한 사람들이 죽을 수 있다는 것을 말이다. 너의 망설임으로 인해 그들이 죽으면 너는 분명히 후회를 하게 될 것이다. 그러니 누군가를 죽여야 한다면 가차 없이 눈을 감고 죽여라. 이는 반드시 명심해라.”
제임스가 항상 해 주는 이야기 중에 하나가 바로 죽여야 하는 상대가 있을 때는 주저 하지 말라는 이야기였고 또 다른 이야기는 첫 살인에 대한 반응이었다.
아버지는 살인을 하고 한동안 말도 못하고 지냈다고 하였다.
물론 사람마다 나타나는 반응은 달랐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공통적으로 보여 주는 것은 바로 정신을 차리지 못한다고 하였다.
브레인도 아직 사람을 죽여 보지 않았지만 지난번에 팔이 잘리는 광경을 보고는 조금은 달라졌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대장, 여기 자리 좋은데그래.”
“불씨를 가지고 왔으니 어서 식사나 준비해.”
“알았어. 대장.”
제이크 용병단의 인원이 왔는지 다른 남자들의 목소리가 들렸다.
브레인은 용병들의 소리에 정신을 차리고 그들의 행동을 지켜보았다.
하지만 브레인이 생각하는 것과는 다르게 용병들은 불씨만 빌려 조금 떨어진 곳으로 자리를 마련했다.
용병들이 조금 떨어지기는 했지만 그래도 위험하기는 마찬가지라 혹시 모르는 안전을 위해 품에 있는 마법 주머니를 단검을 이용하여 용병들 모르게 땅에 묻고는 자신의 품에 남아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해 보았다.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은 여행을 위한 옷가지를 넣은 가방과 부모님이 주신 돈주머니, 그리고 검이 전부인데 과연 저들이 공격할까?’
브레인은 자신이 지금 입고 있는 옷을 보고는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
누가 보아도 거지꼴을 하고 있으니 말이다.
이런 모습이라면 가진 것이 없다고 생각하여 자신에게 해를 입히지는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제이크는 식사 준비를 마쳤는지 브레인을 보고 물었다.
“어이, 거기 젊은이 저녁은 먹었나?”
“저는 신경 쓰지 마시고 드십시오.”
브레인은 식사는 별로 생각이 없어 하는 말이었다.
“그러지 말고 이리로 오게. 여행 중에는 서로가 도와야 하는 거야. 불씨도 빌렸으니 식사 정도는 대접해야지.”
제이크라는 남자는 불씨를 핑계로 식사를 대접한다고 하니 브레인은 조금 안심이 되는지 허락을 하고 말았다.
용병들이 만든 스프의 냄새가 자신이 있는 곳으로 풍겨서 조금은 배가 고팠기 때문이다.
용병들이 있는 곳으로 가니 제이크를 포함해 모두 다섯의 인원이 식사를 하기 위해 모여 있었다.
“이렇게 초대를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크하하, 이 친구 어디서 배운 예절인지는 모르지만 우리 용병들은 그런 예절을 따지지 않으니 그냥 앉아 먹도록 하게.”
제법 호탕하게 말을 하는 용병의 말에 브레인은 조금 머쓱해졌지만 자리에 앉았다.
자리에 앉으면서 이들을 살펴보니 제법 실력이 있는 용병들 같아 보여 속으로 이들과 전투를 벌이게 되면 승산이 있는지에 대해 먼저 생각하게 되었다.
브레인이 그런 모습에 용병 중에 한 명이 말을 걸었다.
“혼자 여행을 하는 건가?”
브레인의 용병이 하는 말을 듣고야 생각에서 빠져나오게 되었다.
“아… 아닙니다. 일행이 있었는데 잠시 일이 있어 헤어지게 되었습니다.”
“그런가? 자네는 어디서 오는 길인가?”
“저는 가넨 영지에서 수도로 가는 중입니다. 그런데 당신들은 어디로 가시는 중입니까?”
“우리는 의뢰를 마치고 길드로 다시 돌아가는 길이네.”
용병은 이번 의뢰가 마음에 안 드는지 퉁명스럽게 대답을 해 주었다.
그렇게 중년의 용병과 대화를 하고 있을 때 식사가 준비되었는지 한 용병이 소리를 질렀다.
“식사들 합시다.”
식사를 하라는 소리에 용병들은 하는 일을 멈추고 바로 그리로 움직였다.
“자네도 가세. 비록 육포로 만든 스프이지만 배도 든든해지니 말이야.”
용병의 말에 브레인은 식사를 하는 곳으로 따라갔다.
용병들은 개인적으로 식기를 가지고 다니는지 각자가 식기를 꺼내 배식을 하는 용병에게 주고 있었다.
브레인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식기가 없었기에 그런 용병들을 보고는 멀뚱히 보고만 있었다.
그런 브레인을 보고 제이크라는 용병이 배식을 하는 용병에게 말을 해 주었다.
“헤이츠. 저기 있는 청년은 아직 식기를 가지고 있지 않은 것 같으니 우리 식기에다가 주도록 하게.”
“알았어요.”
헤이츠라는 용병은 군소리 하지 않고 바로 따로 준비한 식기를 꺼내 음식을 담았다.
“어이, 청년. 여기 식사를 받아 가야지.”
브레인은 처음으로 용병들을 만나 그런지 어리숙한 모습을 보여 주고 있었다.
“예? 예.”
브레인은 용병이 있는 곳으로 가서 주는 음식을 받았다. 식기에는 따듯함이 느껴지는 스프와 빵이 있었다.
야영을 하는 용병들은 딱딱하지만 이런 빵을 준비하고 다녔다.
브레인은 용병들이 주는 음식을 보며 제임스가 하는 말이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말로만 듣는 것과 실지로 보는 것은 천지 차이라는 것을 이번에 확실히 깨닫게 되었다.
따뜻한 음식을 얻어먹으니 조금 긴장감이 풀리는지 피곤이 몰려왔고, 브레인은 오늘은 일찍 잠이나 자야겠다고 생각하였다.
“식사 대접은 잘 받았습니다. 저는 피곤해서 이만 실례하겠습니다.”
“그렇게 하게. 잘 자게.”
제이크는 브레인을 보며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인사를 해 주었다.
브레인은 속으로 이상하다는 생각은 하였지만 이내 고개를 돌려 자신의 자리로 돌아가서 자려고 하였다.
이상하게 몸에 있는 마나가 요동을 쳤지만 브레인은 그냥 잠을 잤다.
시간이 흐르자 점점 어둠은 더 짙어졌고, 브레인은 세상모르게 잠이 들어 있었다.
“흐흐흐, 멍청한 놈. 야영을 하면서도 이렇게 조심성이 없으니 당하는 것이다. 네놈이 이제 막 집에서 나온 것 같아 목숨은 살려 주도록 하마.”
제이크라는 용병은 잠이 든 브레인을 보며 입가에 음흉한 미소를 지었다.
제이크와 용병들은 브레인의 품을 뒤지고 있었다.
“대장. 여기 주머니가 있소.”
“안에 얼마나 들었냐?”
“가만있어 보시오.”
헤이츠라는 용병은 이런 일을 자주 하는지 능숙하게 일을 처리하고 있었다.
브레인이 가지고 있는 주머니에는 부모님이 여비를 하라고 주신 오 골드의 돈이 들어 있었다.
평민이 한 달을 생활하는데 필요한 돈이 보통 일 골드 정도의 돈이 필요하였다.
그러니 오 골드라면 그리 적은 돈이 아니었다.
“대장. 오 골드나 가지고 있는데요.”
“하하하, 오늘 안 그래도 의뢰 때문에 짜증이 났는데 이런 멍청한 촌놈이 우리를 도와주는구나. 저놈이 가지고 있는 다른 물건은 없냐?”
“여행 가방 하나와 검을 차고 있네요.”
“초보에게 확실하게 가르침을 주기 위해서라도 모두 가지고 가자. 저런 놈은 확실한 교육이 필요하니 말이다.”
“예, 대장.”
용병들은 브레인이 가지고 있는 모든 물건을 가지고 사라졌다.
브레인은 모르지만 그가 먹은 식사에는 다량의 수면제가 들어 있었다.
용병들은 수입이 적을 때 가끔 이렇게 혼자 여행을 하는 사람을 대상으로 부족한 돈을 채우고 있었다.
브레인의 경우는 그래도 목숨이라도 붙어 있지만 대부분은 그냥 죽이고 돈을 챙겨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