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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전설 1권(14화)
6. 수도에 도착을 하다(1)


우여곡절 덕분에 브레인은 왕국의 수도에 도착을 할 수가 있었다.
이번 여행을 하며 브레인은 정말 많은 것을 배울 수가 있었다.
“여기가 나의 일차 목적지인 수도구나. 이제부터는 귀족으로 행세를 하도록 하자.”
오는 동안은 평민으로 행세를 하여 그동안 많은 사람들이 살아가는 방법을 배웠기에, 이제는 귀족으로 행세를 해도 크게 문제는 없을 정도로 자신이 성장하였다고 생각하는 브레인이었다.
물론 아직도 부족한 부분이 있겠지만 이는 고치거나 배워 가며 살면 된다고 생각하였다.
헤이론 왕국의 수도는 문이 두 개였는데 하나는 평민들이 들어가는 문이었고, 하나는 귀족들이 이용하는 문이었다.
평민들이 사용하는 문에는 병사들이 검문을 하였고 귀족들이 지나가는 문에는 기사들이 있었다.
브레인은 그런 사실을 알고 있기에 귀족들이 출입하는 문으로 걸어갔다.
“저기 가는 사람은 평민 같은데 귀족들이 출입하는 곳으로 가고 있네?”
“어디? 진짜로 그러네. 저 사람 죽으려고 환장한 거 아냐?”
“우리가 참견할 일은 아니지만 혹시 아무것도 몰라서 저리로 가는 것이라면, 저 사람 오늘 병신이 되어 나가겠군그래.”
평민들이 귀족들이 출입하는 곳으로 간다는 것은 죽고 싶어서 하는 행동이라고밖에 볼 수가 없는 행동이었다.
기사들은 자신들이 있는 곳으로 오는 브레인을 보고는 눈살을 찌푸렸다.
누가 보아도 평민의 옷으로 보이는 옷을 입고 있으니 기사들이 생각하기에는 당연히 짜증이 나는 일이었다.
“저기 오는 사람을 아는 사람이 있나?”
“누구를 말하는 거야?”
“저기 우리가 있는 곳으로 걸어오잖아.”
“어? 저거 혹시 평민이 잘못 알고 오는 거 아냐?”
대답을 한 기사는 그래도 인심이 있는 기사라 평민들에게도 자상하게 대해 주는 사람이었다.
하지만 다른 기사는 그 기사와는 다른 성격을 가지고 있었기에 마음에 안 드는 표정을 하고 있었다.
“저놈의 신분을 확인하고 만약에 평민이라면 오늘 제대로 몸이나 풀어야겠다.”
동료 기사의 말에 마음이 불편한 기사는 무슨 방법이 없는지를 고민하는 모습을 보여 주었다.
브레인은 그런 기사들의 내심을 모르고 귀족들이 출입하는 곳에 도착을 하였다.
브레인이 도착하자 기사들 중에 한 명이 정중하게 인사를 하며 맞이하였다.
“잠시 멈추십시오. 어디에서 오시는 분이십니까?”
기사들은 브레인의 모습과는 다르게 정중하게 질문을 하고 있었다.
이는 혹시 타국의 귀족이 산적을 만나 저런 꼴이 되었을 것을 염려해서였다.
“나는 카이라 제국의 파올로 백작가의 브레인 폰 파올로라고 하오. 헤이론 왕국의 치안이 얼마나 잘되어 있는지 산적들이 아주 드글드글 하더이다.”
브레인은 말을 하면서 손에 끼어 있는 인장을 보여 주었다.
귀족의 신분을 증명하는 인장이었다.
기사는 평민이라고 생각하다가 갑자기 강대국인 제국의 백작가라는 말에 속으로 기겁을 하고 있었다.
제국의 백작가라면 왕국의 후작가와 동일한 대접을 받고 있었다.
그런 고위 귀족가의 자식이 왕국의 산적에게 당해 저런 모습으로 수도로 오게 되었으니 왕국의 입장에서는 정말 미치고 환장할 일이었다.
대륙에서 가장 강한 나라 중에 하나가 바로 카이라 제국이었고, 그 제국의 백작이라면 이는 상당히 영향력이 있는 가문이었기 때문이다.
기사는 바짝 긴장을 하고는 정중하게 사과를 하였다.
“죄송합니다. 왕국의 치안에 문제가 있는지를 몰랐습니다.”
기사는 변명을 하고는 이내 주변의 기사에게 눈치를 주었다.
눈치를 받은 기사는 빠르게 대기실로 가서 통신을 연결하였다.
제국의 귀족이었고 백작가라면 이는 보통의 일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여기는 정문의 경비대입니다. 지금 카이라 제국의 백작가의 자녀분으로 보이는 분이 수행 기사도 없이 혼자 정문에 와서 산적들에게 당했다고 하며 도착해 있습니다.”
“카이라 제국이라고 했나? 그리고 혼자라고?”
“예, 카이라 제국의 백작가라고 했습니다.”
“이… 인장은 확인하였나?”
“눈으로 보기는 했지만 아직 확인을 하지 않았습니다. 지금쯤 확인을 하고 있을 것입니다. 저는 사태가 급하다는 생각에 먼저 보고를 드리는 것입니다.”
기사의 말에 통신을 받고 있는 경비대 사령관인 자이넨 자작은 심각한 얼굴이 되었다.
제국의 귀족이 무슨 일로 왕국에 왔는지는 모르지만 산적을 만나 당했다는 것은 정말 왕국의 입장에서는 치욕적인 일이 되기 때문이다.
귀족가의 자녀들이 가끔 여행을 하기 위해 한두 명의 기사를 대동하고 다닌다는 것을 알고 있는 자작은 만약에 기사들이 죽었다면 이는 상당히 문제가 심각해질 것을 염려하였다.
제국의 귀족이 왕국에 와서 산적들에게 당했다면 이는 그 왕국의 체면이 말이 아니기 때문이었다.
산적들에게 기사가 당하였다는 것은 충분히 고민이 되는 문제였다.
브레인의 발언으로 인해 헤이론 왕국은 발칵 뒤집어지고 말았다.
브레인이 있는 정문에는 기사가 정중하게 인장의 확인을 원하고 있었다.
“죄송하지만 인장을 확인하게 해 주시기 바랍니다.”
브레인은 기사의 말에 타국의 귀족이니 인장을 확인하는 것은 당연한 처사였기에 손에서 반지를 빼 기사에게 주었다.
“여기 있소.”
브레인이 당당하게 인장을 빼 주니 기사는 반지를 받아 인장을 확인하기 시작했다.
귀족의 인장은 마법으로 만들어져서 마법 물품으로 판단을 하고 있었다.
마법 물품을 이용하게 되면 반지의 유무가 바로 판단이 되기 때문이었다.
기사는 인장이 가짜가 아님을 확인하고는 다시 인장을 브레인에게 돌려주며 정중하게 사과를 하였다.
“감사합니다. 신분을 확인하였습니다.”
기사는 최대한 정중하게 인사를 하고 있었다.
제국의 귀족들에게 실수를 하게 되면 자신의 인생에 치명적이기 때문이다.
자신의 눈앞에 있는 브레인은 제국의 고위 귀족이었기에 더욱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는 입장이었다.
“이제 안으로 들어가도 되겠소?”
“그렇게 하십시오. 기사가 안내를 해 드리겠습니다.”
“고맙소. 그럼 부탁드리겠소.”
“제리코 자네가 직접 영광의 자리로 안내해 드리게.”
경비대의 기사의 안내로 브레인은 편하게 안으로 들어가게 되었다.
브레인은 자신이 신분을 밝히니 이렇게 대접이 달라지는 것을 보고는 이러니 귀족을 하려고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평민들을 대하는 것과는 정말 다른 기분을 느낄 수 있었으니 말이다.
브레인은 기사의 안내로 왕국의 수도에서 가장 좋은 호텔로 안내를 받았다.
호텔의 입구에는 귀족들만 출입을 할 수 있다는 말이 써져 있는 것을 보니 여기는 귀족 전용의 호텔 같았다.
경비대의 기사가 직접 안내를 하는 브레인을 보고 호텔의 종업원은 바로 지배인에게 보고를 하였다.
왕국에서 호텔이 생기고 경비대의 기사가 직접 안내를 하는 귀족은 없어서였다.
“지배인님, 지금 경비대의 기사님이 직접 안내를 하시는 귀족분이 도착하셨습니다.”
“아니, 경비대의 기사가 직접 안내를 하였다는 말인가?”
“예, 저의 눈으로 보았습니다.”
호텔의 지배인은 종업원을 말을 듣고는 빠르게 자리를 박차고 나갔다.
입구에는 경비대의 기사가 정중하게 인사를 하는 모습이 보였다.
“그럼, 편히 쉬십시오.”
“고맙소. 나중에 이 은혜는 갚겠소.”
기사는 브레인의 말에 기쁜 얼굴을 하고 돌아갔다.
제국의 귀족이 은혜를 갚는다는 말을 하였으니 이는 반드시 지킬 것이라고 믿었다.
호텔의 지배인은 브레인에게 달려가서 정중하게 인사를 하였다.
“어서 오십시오. 저는 호텔의 지배인을 맡고 있는 포인트라고 합니다.”
“아, 반갑네. 여기서 좀 묵으려고 하는데 좋은 방이 있는가?”
브레인은 지배인의 이름을 듣고 평민이라는 사실을 알았기에 편하게 반말을 하고 있었다.
귀족이 그것도 제국의 귀족이 평민에게 존댓말을 한다는 것은 있을 수가 없는 일이었다.
그러니 브레인의 자신의 존재감을 보여 주기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지배인은 브레인의 말에 아주 황공한 표정을 지으며 대답을 하였다.
“문제없습니다. 최고로 좋은 방으로 모시겠습니다.”
지배인은 자신의 호텔에서 가장 좋은 방이 비어 있다는 것을 알고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그동안 그 방을 이용할 귀족이 없어 비워 두었는데 이제 방의 주인이 나타난 것이니 말이다.
브레인은 지배인의 안내로 가장 특급의 방으로 갔다.
지배인이 직접 문을 열어 주어 안으로 보니 이거는 브레인의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화려하게 꾸며져 있는 방이었다.
‘헉! 이런 곳에서 사는 것이 귀족이라는 말인가?’
브레인은 자신이 지금까지 머문 여관의 방도 좋았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눈으로 보고 있는 방에 비하면 창고의 수준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하지만 겉으로는 놀란 표정을 보여 줄 수는 없으니 그저 담담한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 정도면 묵을 만하군. 수고하였네. 아, 그리고 여기서 보석을 바꾸어 줄 수도 있는가?”
“예, 당연히 가능합니다. 저희 호텔에는 일급의 보석 감정사가 항시 대기를 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이 보석을 감정해 주게.”
브레인은 수도에 도착을 하면 사용하려고 품에 넣어 두었던 보석을 지배인에게 보여 주었다.
브레인은 모르지만 지금 눈에 보이는 보석은 드워프가 직접 세공을 하여 눈이 부실 정도로 아름다운 보석이었다.
지배인도 많은 보석을 보았지만 지금처럼 아름다운 보석은 처음으로 보았는지 입이 저절로 벌어지고 말았다.
브레인은 그런 지배인을 보고 다시 말을 하였다.
“감정을 하지 않는가?”
브레인의 말에 지배인은 정신이 들었는지 고개를 흔들고는 빠르게 대답을 하였다.
“지금 바로 감정사를 부르겠습니다.”
“그렇게 하게.”
지배인은 대답과 동시에 빠르게 방을 나갔고 지배인이 나가자 브레인은 한숨을 쉬었다.
“휴우, 이거 귀족의 행세를 하는 것도 그리 쉬운 일은 아니네.”
브레인이 귀족으로 행세를 하는 이유는 이제 자신의 가문을 일으켜 세우기 위해 헤이론 왕국의 수도로 온 것이었다.
비록 제국이 아니기에 왕국의 귀족들과는 다르겠지만 발판을 만들 수는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브레인은 일단 몸을 씻고 싶었기에 바로 목욕을 하려고 씻는 곳을 찾았다.
하지만 시골 촌놈이 이런 방을 사용한 적이 없으니 어디에 무엇이 있는지를 알 수가 없었던 것이다.
“이런, 씻는 방이 어디인지를 모르겠으니 어쩌지?”
결국 브레인은 가장 확실한 방법인 각 방을 모두 확인하는 것으로 결론을 내렸고 빠르게 방을 확인하기 위해 움직였다.
귀족들은 지금 브레인이 사용하는 호텔과 같은 저택에서 생활을 하기 때문에 대강 어디에 무엇이 있는지는 알고 있어 생활하기는 그리 문제가 아니었지만, 난생처음으로 이런 방을 사용하는 브레인으로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한참을 찾으니 목욕을 하는 방을 찾을 수 있었다.
귀족들이 사용하는 곳이 다른 곳과는 많이 달라 처음에는 의심이 가서 직접 확인을 하여 겨우 찾은 곳이었다.
“이렇게 씻는 것도 힘이 드니 이거 정말 귀족 행세를 하다가 멍청이가 되겠네.”
브레인은 아버지에게 배운 예법은 있었지만 문제는 눈으로 직접 본 것이 없으니 이렇게 사소한 것에서도 곤란을 겪고 있었다.
똑. 똑. 똑.
“누군가?”
“감정사를 데리고 왔습니다.”
브레인은 씻기 위해 고생을 하며 찾은 목욕탕에 가지 못하게 되어 조금 기분이 나빠졌지만 찾아온 손님을 기다리라고 할 수는 없는 일이라 결국 감정을 먼저 하게 되었다.
“들어오게.”
문이 열리며 들어오는 지배인과 그 뒤에 화려한 복장을 한 장년의 남자가 보였다.
“여기 저희 호텔의 일급 감정사입니다. 인사드리게.”
“일급 감정사 카스라고 합니다.”
“반갑네. 여기 보석이 있으니 감정을 해 보게.”
브레인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보석을 감정사에게 주었다.
감정사는 브레인이 주는 보석을 보더니 눈빛이 달라지며 손을 떨며 보석을 받았다.
“이…… 이렇게 귀한 보석을 보게 되다니…….”
감정사는 얼마나 놀랐는지 목소리도 떨리고 있었다.
지배인은 감정사의 반응을 보고는 눈앞에 있는 보석이 엄청나게 귀한 것이라는 것을 느꼈다.
한참의 시간이 지나자 감정사는 브레인을 보며 입을 열었다.
“저는 이 보석의 가격을 매길 수가 없습니다. 이런 보석은 경매를 통해 파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감정사가 가격을 정하지 못한다는 소리는 브레인도 처음 듣는 소리라 의문스러운 눈빛으로 감정사를 보았다.
지배인은 감정사의 말에 황당함과 당혹감에 빠져 버렸다.
호텔의 이미지를 생각해서 저런 말을 하면 안 되기 때문이었다.
감정사는 브레인의 얼굴을 보고 있었기 때문에 의문스러운 눈빛에 대해 바로 말을 해 주었다.
“이 보석은 가격을 매길 수 없을 정도의 가치를 가지고 있는 물건입니다. 아마도 지금 나와 있는 보석들 중에서 가장 좋은 보석이라 생각이 듭니다. 그러니 제가 감히 가격을 정하지 못한다는 말이지요. 가격을 원하시면 경매를 통해 파시는 것이 가장 좋을 것입니다.”
감정사는 솔직하게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을 말하였지만 브레인은 이해를 하지 못하고 있었다.
저 보석은 분명히 자신이 가지고 있는 주머니 속에서 꺼낸 것이고, 수많은 보석 중에 아무거나 한 개를 꺼낸 것인데 저런 엄청난 보석이라는 소리를 들으니 앞으로 걱정이 되는 브레인이었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보석들이 그렇게 가치가 높은 것이라면 앞으로 자신의 행보에 문제가 생길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카스 님. 그렇다고 그냥 가시면 곤란합니다.”
지배인은 보석의 가치가 엄청난 것은 알겠는데 호텔의 이미지를 생각해서라도 저러고 가면 곤란해져서 하는 말이었다.
“보석에 대해서는 걱정하지 않아도 되네. 내가 마스터께 직접 알려 드리면 되니 말이야.”
브레인의 입장에서는 보석을 팔아야 했기에 결국 경매장에 대해 알아야 했다.
“경매를 하는 곳은 어디에 있는가? 그리고 그 경매를 하려면 어찌해야 하는가? 여기는 우리 제국과는 다른 곳이라 묻는 것이네.”
브레인은 각국이 경매를 하는 방법이 다르다는 것을 알기에 물었다.
카스는 브레인의 질문에 바로 대답을 하였다.
“귀족님께서 파시려는 보석은 아마도 많은 시간이 걸려야 할 것입니다. 저 정도의 보석을 살 사람도 알아보아야 하니 말입니다. 일단 경매를 하는 곳은 여기 지배인이 안내를 해 드릴 수 있습니다. 경매를 하시려면 신분과 물건만 주시면 나머지는 경매장에서 알아서 하니 그리 걱정을 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경매장은 나라에서 운영을 하는 것이라 물건의 분실에 대해서는 왕국에서 배상을 해 주었다.
아직 한 번도 분실된 적은 없었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