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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전설 1권(15화)
6. 수도에 도착을 하다(2)


브레인이 이렇게 보석에 정신이 팔려 있을 때, 헤이론 왕국의 왕실에서는 지금 각 귀족들이 급히 모여 회의를 하고 있었다.
“제국의 귀족이 그것도 백작가의 귀족이 우리 왕국에서 산적을 만나 기사들을 잃었다고 하는데 이를 어쩌면 좋겠소?”
“폐하, 제국의 귀족이 우리 왕국에 온 이유는 모르지만 기사들을 잃었다고 하면 이는 전쟁의 빌미를 주는 일이옵니다. 그러니 일단 그 귀족을 달래는 것이 급선무입니다.”
“그렇습니다. 제국의 귀족을 불러 직접 그의 말을 듣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그리고 만약에 기사를 잃었다면 그에게 합당한 보상을 해 주어 제국의 분노를 피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왕국의 귀족들도 제국이 얼마나 강하고 야욕이 많은 나라인지를 알고 있기 때문에 어떻게 하든지 방법을 찾으려고 하였다.
대륙의 귀족법에 의하면 귀족은 어느 나라에 가든지 귀족으로 보호를 받을 자격이 있다고 되어 있었다.
그런데 자국도 아니고 타국에서 기사를 잃었다고 하면 이는 그 나라에 책임이 있다고 보기에 헤이론 왕국의 입장에서는 죽을 맛이었다.
그만큼 타국의 귀족을 배려하는 차원에서 만들어진 대륙법이었다.
“어찌 되었던 우리 왕국에 제국의 귀족이 와 있는 것은 사실이니 일단 바이라크 백작이 그 귀족을 만나 보고 오시오. 바이라크 백작이 갔다 오면 그때 다시 의논을 하도록 합시다.”
“예, 폐하.”
“알겠습니다. 신이 직접 만나 보고 확실한 사정을 알아 오겠습니다.”
바이라크 백작은 국왕의 얼굴을 보고 대답을 하고는 바로 왕궁을 빠져나왔다.
하지만 바이라크 백작도 속으로는 짜증이 나고 있었다.
귀족이 타국에서 망신을 당했으니 그 나라에 화가 나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제국의 귀족들이 얼마나 골치 아픈 존재들인지는 바이라크 백작도 알고 있기에 머리가 아팠다.
“허어, 이거 골치 아픈 일을 맞았으니 어떻게 처리를 하는 것이 가장 좋을까?”
바이라크 백작은 고민을 하며 집으로 돌아갔다.
저택으로 돌아온 바이라크 백작은 내일 당사자를 만나 어찌 이야기를 풀어 가야 할지를 고민하기 시작했다.
백작이 고민하는 모습에 백작 부인은 슬그머니 물었다.
“무슨 일이신데 그렇게 고민을 하고 계세요?”
“아니, 아니오. 왕궁에 갔다가 골치 아픈 일이 생겨서 그렇소.”
바이라크 백작은 부인이 자신 때문에 걱정하게 만들고 싶지 않아 그렇게 대답을 하였지만 얼굴에는 수심이 가득하였다.
“그러지 말고 이야기를 해 보세요. 혼자 고민하는 것보다는 둘이 하는 것이 좋은 방법을 찾을 수도 있으니 말이에요.”
부인의 말에 일리가 있다고 생각한 바이라크 백작은 오늘 왕궁에서 있었던 일을 상세히 이야기 해 주었다.
백작 부인은 말을 듣는 동안은 조용히 있다가 백작의 말이 끝나자 입을 열었다.
“제국의 귀족 때문에 그런 것이라면 그 당사자를 만나는 것이 가장 빠르겠네요.”
“그렇지만 제국의 귀족들이 우리 왕국을 우습게보고 있다는 것이 문제요. 그러니 상대를 하려고 하는 귀족이 없을 정도이니 말이오.”
백작의 고민을 듣고 있던 부인은 잠시 생각을 하는 표정이었다.
제국의 위상을 생각하면 당연히 거들먹거리는 귀족들이 많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사람을 현명하게 처리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인데 문제는 그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한참을 생각하고 있던 부인이 갑자기 좋은 생각이 떠올랐는지 백작을 보며 입을 열었다.
“이렇게 해 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어떻게 말이오?”
바이라크 백작은 부인이 무슨 좋은 방법을 찾은 것 같아 기대 어린 눈빛으로 보았다.
“제국의 귀족이 산적을 만나 기사들을 잃었다면 이는 산적의 실력이 기사와 같은 동급이라는 이야기지요. 그렇다면 우리 왕국에서는 산적이 아니라 반군으로 몰아가는 거예요. 왕국에 좋지 않는 감정을 가진 귀족을 찾아 이번에 확실하게 정리를 하는 것이지요. 그러면 아무리 제국의 귀족이라고 해도 우리 왕국의 내정에 간섭을 할 수는 없는 일이니 왕국이 해를 입는 일은 없을 거예요.”
바이라크 백작은 부인의 말에 아주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왕국에 반감을 가진 귀족은 얼마든지 있으니 그들도 정리하고 제국의 귀족에게도 충분히 설명이 되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좋은 방법이오. 부인.”
바이라크 백작은 감격한 눈빛으로 부인을 보았다.
부인은 오늘도 남편의 넘치는 사랑을 받을 생각을 하니 얼굴이 저절로 붉어지고 있었다.
저렇게 감격을 하는 날에는 다음 날 남편의 코피가 터지는 날이었기 때문이다.
바이라크 백작은 이제 고민이 해결이 되었지만 브레인은 아직도 보석에 대해서 고민을 하고 있었다.
“이거 참, 골치 아픈 일이네. 가지고 있는 보석 중에 가장 작은 것을 꺼내었는데 이런 결과가 나오면 다른 보석은 아예 꺼내지도 못하겠군.”
브레인이 걱정하는 것은 바로 자금의 부족이었다.
왕국에 저택을 구매하려면 그만한 자금이 있어야 하는데 자신이 가지고 있는 자금을 사용하지 못하게 되면 이는 곤란한 상황이 되기 때문이었다.
브레인은 일단 헤이론 왕국에 거점을 만들어 두고 움직이려고 하였는데 시작부터 곤란한 상황이 되었으니 고민이 되었다.
“내가 고민을 한다고 없는 방법이 생기는 것도 아니고 우선 보석을 경매로 처분하고 보자.”
브레인은 그렇게 결정을 하니 마음이 편해졌다.
지배인과 감정사에게는 보석에 대해서는 비밀로 해 달라고 하였지만 과연 지켜질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었다.
자신이 귀족이니 쉽게 생각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사람의 일은 모르니 대비를 해야 했다.
하지만 자신이 가지고 있는 마법 주머니를 다른 곳에 둘 수는 없는 일이었다.
“마법 주머니를 어떻게 처리를 하지? 아무도 모르는 곳에 감추어 두면 되지만 그런 장소가 있는지가 문제이니 이거 참 골치 아프네.”
브레인은 일단 다른 생각은 하지 말고 몸부터 씻어야겠다고 생각하고 바로 목욕을 하러 갔다.
지배인에게는 자신이 입을 옷을 준비하라고 지시를 해 주었기 때문에 걱정이 없었다.
목욕을 마치고 우선은 예비로 가지고 있는 옷을 입으면 되니 말이다.
브레인이 목욕을 하고 있는 시각 지배인은 복면을 한 남자와 은밀히 대화를 하고 있는 존재가 있었다.
“오늘 우리 호텔에 묵는 손님에게 엄청난 보석이 있으니 절대 들키지 않고 처리를 해야 하오.”
“걱정 마시오. 우리는 그 방면에는 전문가이니 말이오.”
“그런 말이 아니라 그 귀족을 데리고 온 기사가 바로 경비대의 기사라는 말이오.”
“헉! 경비대의 기사가 직접 안내를 하였다는 말이오?”
“그렇소. 아무래도 신분이 상당해 보이는 귀족이니 조심을 하라는 말이오.”
복면인은 정말 놀란 얼굴을 하며 지배인을 보았다.
경비대의 기사들은 자존심이 매우 강해 절대 누구를 안내하는 일은 없었는데, 그런 경비 기사들이 직접 안내를 하였다면 보통의 신분은 아니라는 말이었다.
헤이론 왕국이 생기고 이런 특별한 경우는 처음이라 복면인도 당황하였다.
“혹시, 왕족이 아니오?”
복면인의 말대로 왕족이라면 충분히 이해가 가는 일이었지만 지배인이 보기에는 왕족은 절대 아니라는 판단이 들었다.
“아니오. 내가 보기로 왕족은 절대 아니었소.”
“흠, 왕족도 아닌 사람이 그런 대단한 보석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소.”
“나도 그렇소. 누구인지는 모르지만 분명한 것은 그자가 보석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중요하오.”
지배인의 말에 복면인도 고개를 끄덕였다.
지배인과 복면인은 오랜 시간 동업을 해 온 사이였다.
그동안 호텔을 찾은 손님 중에 뒤탈이 없는 손님을 이들에게 알려 주었고, 이들도 확실한 보상을 해 주었기 때문에 지금까지 관계가 이어져 온 것이다.
“알겠으니, 그만 돌아가시오.”
“그럼, 이만 물러가오.”
지배인이 나가자 복면인의 눈빛이 달라졌다.
아까의 눈빛은 그저 평범하다고 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날카로운 빛을 내는 것이 최소한 익스퍼트 급의 실력을 가진 눈빛이었다.
저런 실력을 가진 자가 왜 도둑질을 하고 있는지는 모르지만 브레인의 앞길에 절대 도움이 안 되는 존재들이었다.
“누군지는 모르지만 우리에게 도움을 주려고 나타난 존재이니 이번에 확실히 챙겨야겠군.”
복면인은 혼자 중얼거리며 조용히 자리에서 사라졌다.
마치 어세신의 기술을 익히고 있는 사람처럼 말이다.
하지만 이들이 모르는 것이 있었으니 브레인이 이미 도둑을 당하고 나서 주머니 안에 자신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물건을 찾게 되었고, 열심히 뒤져 얻은 소득이 있었으니 바로 마법이 걸린 단검이었다.
단검에는 상처를 치료하는 힐과 공격 마법으로 파이어 볼이 새겨져 있는 물건이었다.
고 써클의 마법사라면 충분히 만들 수 있는 마법 물품이었지만 브레인이 가지고 있는 단검과는 달랐다.
브레인이 가지고 있는 단검은 하루 종일 사용을 해도 마나가 부족하지 않는 그런 단검이라 지금의 마법사는 절대 만들 수 없는 그런 물건이었다.
아직 브레인이 마법에 대해 무지하다 보니 단검만 건졌지만 마법에 대해 알게 되면 다른 물건들도 발견하게 될지도 몰랐다.
상쾌한 아침을 맞이하는 브레인은 크게 기지개를 켰다.
“으하암! 이제부터는 나의 새로운 인생이 시작되는구나.”
브레인은 일어나자 즐겁게 웃음을 지으며 하루를 시작할 준비를 하였다.
지배인이 새로운 옷을 준비 놓았기 때문에 이제부터는 귀족으로서 새로운 생활을 해야 했기 때문이다.
귀족들이 입는 옷은 어떤 것인지는 모르지만 브레인은 준비된 옷을 입으며 부드러운 옷감의 감촉을 즐겼다.
영광의 호텔은 헤이론 왕국에서도 알아주는 일류의 호텔이었기에 숙박을 하는 손님에게 최선을 다해 입맛에 맞게 준비를 하고 있었다.
많은 손님의 입맛을 맞추려면 쉽지 않은 일이었지만 영광의 호텔은 손님들을 만족시키기 위해 준비를 하고 있었다.
브레인은 즐거운 마음으로 식당이 있는 곳으로 내려갔다.
식당에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모여 즐겁게 식사를 하고 있어서 브레인의 눈을 즐겁게 해 주고 있었다.
아름다운 숙녀들이 식사를 하는 모습은 브레인이 처음으로 보는 광경이었다.
귀족가의 여식들은 식사에 대한 예법을 지키며 최대한 아름답게 보이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처음으로 보고 있는 브레인의 눈에는 이쁘기만 했다.
“하하하, 숙녀들이 식사를 하는 모습도 이쁜 것을 보니 나도 이제 장가를 가야 하는 시점이 된 것 같은데 말이야.”
브레인은 결혼에 대해서는 상당히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집에 부모님을 생각하면 최대한 빨리 결혼을 하여 손자를 보여 주고 싶은 마음이었다.
물론 자신의 계획을 버리고까지 결혼을 할 생각은 없었지만 말이다.
가문을 세우고 아버지의 축복을 받으며 하고 싶은 것이 브레인의 마음이었다.
“아버지와 어머니가 축복을 해 주는 결혼식을 해야 가족이지.”
브레인은 그렇게 생각하며 즐거운 얼굴로 식사를 주문했다.
오늘은 할 일이 많아서였다.
호텔의 식사는 아주 마음에 드는 식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