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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전설 1권(17화)
7. 도둑 길드와의 악연(2)


스르릉!
검의 날이 눈이 부시도록 빛이 나는 것이 누가 보아도 굉장한 보검이라는 것을 알 수 있을 정도였다.
브레인이 들고 있는 검만으로도 충분히 고가의 가격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눈치챈 복면인의 눈빛에는 탐욕이 어렸다.
‘흐흐흐, 보석만 가지고 있는지 알았는데 저렇게 좋은 보검도 가지고 있다니 이거 오늘 제대로 횡재를 하는구나.’
도둑 길드의 수장은 속으로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브레인 님. 조금만 버티시면 경비대의 기사들이 달려올 것입니다.”
제이슨 기사는 브레인을 보며 말을 하였다.
아마도 제이슨은 브레인이 모르게 따로 준비를 해 둔 것이 있는 모양이었다.
“고맙소. 만약에 우리가 살아나게 되면 그대의 공은 잊지 않으리다.”
기사는 브레인의 말에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돌렸다.
지금은 보상이 문제가 아니라 죽지 않고 살아 나가는 것이 문제였다.
도둑 길드의 수장은 더 이상 시간을 끌 수가 없다고 판단하였는지 바로 공격 명령을 내렸다.
“어쩔 수 없군, 쳐라!”
제이슨은 재빠르게 브레인의 앞을 선점하면서 고함을 쳤다.
“여기는 저에게 맡기시고 어서 다른 곳으로 피하십시오.”
하지만 브레인이 피하기도 전에 제이슨을 상대하려는 두 명의 복면인이 앞을 막았고 나머지는 뒤를 막아 브레인이 도망을 가지 못하게 하였다.
제이슨은 자신의 앞을 막은 인물들의 기운을 느끼고는 자신과 비교를 해도 그리 떨어지지 않는 실력자라는 것을 알았다.
‘오늘은 아무래도 사는 것보다 죽을 확률이 더 많을 것 같구나.’
제이슨은 죽음을 각오하고 검을 들어 적의 공격에 준비를 하였다.
두 명의 복면인은 이내 양쪽으로 갈라지면서 동시에 공격을 하였다.
제이슨은 적의 공격에 빠르게 우측의 적의 검부터 방어를 하고 돌아서면서 왼쪽의 검을 쳐냈다.
챙챙챙!
제이슨을 공격하는 자는 조금 놀란 얼굴을 하였지만 다시 침착하게 공격을 하였다.
제이슨은 두 명을 상대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깨닫고는 자신이 피해를 입어도 일단 한 명을 먼저 사살하는 것으로 방향을 잡았다.
“하얏! 죽어라.”
챙챙!
제이슨이 갑자기 우측은 포기를 하고 반대에 있는 적을 향해 공격을 하니 좌측의 적이 일순 당황하였다.
제이슨은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적의 가슴에 깊숙이 검을 꽂아 넣으려고 하였다.
우측의 적은 그런 제이슨의 행동에 빠르게 제이슨의 등에 일검을 날렸다.
서걱!
푹!
“크윽!”
“으윽!”
적의 공격에 제이슨은 등에 작지 않은 상처를 입었지만 자신이 공격이 성공하여 입가에 승리의 미소를 지었다.
자신의 검은 적의 심장에 깊이 박혀 있었기 때문이다.
“안젤로!”
제이슨은 비틀거리면서 검을 뽑아 빠르게 다음 공격에 대비하였다.
공격을 하던 적중에 한 명이 죽자 다른 한 놈이 죽은 자의 시신을 보더니 이를 갈고 있었다.
“으드득, 죽이지는 않으려고 하였는데 이제는 절대 용서치 않겠다. 죽어라 이놈!”
동료가 죽으니 이성을 잃었는지 무섭게 공격을 시작했다.
챙챙챙!
제이슨은 등에 상처를 입었지만 지금 상처가 문제가 아니었다.
최대한 적을 상대하지 않으면 자신의 목숨도 위험하기 때문이었다.
제이슨이 위험을 당하고 있을 때 브레인이 있는 곳에는 다른 일행들이 공격을 하고 있었다.
챙챙챙!
‘오늘 내가 죽을 수도 있겠다. 죽을 때 죽더라도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가장 중요하다.’
브레인은 아버지가 항상 최선을 다하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사시는 바람에 항상 그 말이 머릿속에 저장이 되어 있었다.
복면인의 수장은 그런 브레인을 보며 이죽거렸다.
“보물 때문에 목숨을 버리는 인간들이 있는데 그런 인간들은 죽어도 싸지. 흐흐흐.”
브레인은 복면인의 말에 대답을 할 시간이 없었다.
당장 자신을 향해 공격하는 복면인들을 상대하기도 바빠서였다.
복면인들이 사용하는 것은 단검과 장검을 사용하고 있었는데, 브레인은 힘겹게 이들을 상대하고 있었다.
브레인은 여러 명과 대결을 해 본 적이 없어 아직 적응이 되지 않아 이들의 공격을 쉽게 막아 내지 못하고 작은 상처들을 입고 있었다.
스윽.
“으윽!”
한 복면인의 검에 브레인의 허리가 베어졌다.
그리 큰 상처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작은 상처도 아니었다.
‘어떻게 해야 하나 이놈들을 상대하려면 지금 이 상태로는 절대 피할 수 없다. 결국 방법이 없는 것인가?’
브레인은 그렇게 생각하다가 순간적으로 자신의 품에 있는 마법 단검이 생각났다.
생각과 동시에 브레인의 손은 재빠르게 단검을 품에서 빼어 들고는 복면인들이 있는 곳을 향해 외쳤다.
“파이어 볼! 파이어 볼!”
단검에서는 순식간에 불덩어리가 만들어져 복면인들을 향해 공격하였다.
복면인들도 갑자기 브레인이 마법을 사용하니 놀라는 바람에 잠시의 틈이 생겼다.
꽝! 꽝!
“으악!”
“크으윽!”
세 명의 복면인은 파이어 볼에 당해 움직일 수 없을 정도의 부상을 입고 말았다.
이들은 설마 상대가 마법을 사용할 줄은 생각도 못하고 있었기 때문에 순간적으로 당한 것이다.
“이… 이놈이 마법도 사용하는구나. 모두 조심해라. 아니, 저놈을 죽여 버려라.”
수장이라는 남자는 고함을 치면서도 공격은 하지 않고 기회만 노리고 있는 것 같았다.
브레인은 단검의 위력이 생각보다는 강하다는 것을 알고는 조금 마음의 여유가 생겼다.
“마음대로 안 되니 미칠 것 같지? 나도 너희들이 용서가 안 되니 그냥 보낼 수는 없지. 파이어 볼! 파이어 볼! 파이어 볼!”
연속적으로 파이어 볼을 외치는 브레인의 말대로 순식간에 불덩어리가 만들어져 복면인들을 공격하였다.
화르르륵!
파이어 볼은 열기는 주변을 데울 정도로 강렬하였다.
“마법이다. 피해라.”
복면인들은 공격을 하여 상대를 몰아붙이다가 이제는 피하는 입장이 되어 버렸다.
“그냥 피하게 할 수는 없는 일이지.”
브레인은 자신의 검을 이용하여 피하려고 하는 복면인을 공격하였다.
쉬이익!
서걱! 서걱!
“아악!”
“으악!”
복면인들이 마법을 피하는 것을 보고 브레인은 놈들의 숨통을 끊어 놓기 위해 과감하게 공격을 하였고 그 덕분에 두 놈에게 큰 상처를 입힐 수가 있었다.
한 복면인의 몸에서는 팔이 떨어지며 피 분수가 뿜어졌지만 바로 쓰러지지는 않고 다른 손을 이용하여 단검으로 공격을 하였다.
“이놈, 나와 같이 죽자.”
복면인의 원망 어린 눈빛에 브레인은 기가 질렸다.
사람이 저렇게 악독하게 변할 수도 있다는 것을 처음으로 알았기 때문이다.
“죽으려면 혼자 죽어라. 나는 아직 할 일이 많아 죽기는 싫다.”
브레인은 자신의 검술이 약하지 않다고 생각하고는 그대로 복면인의 목을 베기 위해 공격하였다.
브레인도 사람을 죽이고 싶지는 않았지만 지금은 자신이 살기 위해 어쩔 수 없는 살인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서걱!
“크악!”
브레인의 검에 서린 오러에 단검이 그대로 잘려 나가면서 검은 그대로 복면인의 목을 잘라 버렸다.
아버지의 말대로 상대를 죽이는 것에 겁을 먹으면 결국 자신과 일행들이 죽을 수도 있다는 말을 명심하여 평소에도 그러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하였지만 막상 상대를 죽이고 나니 결코 좋은 기분은 아니었다.
복면인은 브레인의 마법에 대한 정보가 없었기에 그에 대한 대비를 하지 못해 수하들이 죽어 나가자 얼굴이 창백해지고 있었다.
제이슨 경을 공격하는 복면인도 브레인의 마법에 동료들이 죽어 가는 바람에 이성을 찾았지만 눈빛이 상당히 흔들리고 있었다.
‘하기 싫은 것을 억지로 하니 이렇게 되는구나.’
복면인은 오늘 이 자리가 별로 내키지가 않았지만 친구의 부탁에 왔는데 결국 친구도 죽고 동료들도 죽는 것을 보니 자신들이 오히려 살아가기가 힘들 것 같아 보였다.
제이슨도 브레인이 마법을 사용하여 적을 죽이는 것을 보고는 기운이 났는지 복면인을 보며 크게 고함을 질렀다.
“나는 헤이론 왕국의 경비대 소속 기사인 제이슨이다. 나의 이름을 걸고 너희들을 살려 두지 않을 것이다.”
제이슨은 어디서 힘이 나는지 갑자기 엄청난 마나의 기운을 검에 집중하고는 적을 몰아치기 시작했다.
챙챙챙!
제이슨의 엄청난 공격에 복면인은 뒤로 주춤주춤 밀리고 있었다.
파격적이고 힘이 있는 공격력이라 복면인도 쉽게 반격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챙챙챙!
한참을 공격하던 제이슨도 마나가 서서히 떨어지기 시작했고, 공격력이 떨어지자 복면인도 기회라 생각하였는지 제이슨을 압박하기 시작했다.
오러가 약해지니 제이슨은 복면인에게 속절없이 밀리기 시작했다.
서걱!
“크윽!”
제이슨은 다시 검을 쥐지 않는 왼팔에 길게 자상을 입고 말았다.
브레인은 자신의 상황이 조금 한가해지자 제이슨을 보았고 눈으로 보기에도 제이슨의 상황이 안 좋아 보이니 바로 그쪽으로 마법을 사용하였다.
“제이슨 경 마법입니다. 조심하세요. 파이어 볼! 파이어 볼!”
두 개의 불덩이가 제이슨이 있는 곳으로 날아갔다.
제이슨은 브레인이 외침과 동시에 마법이 날아오자 복면인도 공격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감사합니다. 브레인 님.”
“인사는 나중에 하고 우선 이들을 처리합시다.”
브레인의 마법 공격 덕분에 제이슨은 브레인의 옆으로 올 수 있었고, 둘이 함께 복면인들을 상대할 수 있게 되었다.
브레인이 마법을 사용한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던 복면인들의 수장은 더 이상 시간을 끌 수가 없는지 이를 갈며 수하들을 보고 소리를 쳤다.
“오늘만 날은 아니니 기대해라. 모두 물러간다.”
수장의 외침에 복면인들은 각자 따로 도망을 갔다.
올 때는 십여 명이었는데, 갈 때는 죽은 동료와 움직일 수 없는 부상자를 빼니 겨우 절반의 인원만 도망을 가게 된 것이다.
브레인과 제이슨도 몸에 입은 부상이 심해 놈들을 추적을 하는 것이 무리였다.
“제이슨 경! 저들을 체포하는데 자살을 하지 못하게 하시오.”
“알겠습니다. 브레인 님.”
브레인은 자신을 공격한 놈들이 도독 길드의 사람들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일부러 모르고 있는 것처럼 행동을 하였다.
하지만 제이슨의 입장은 브레인과는 조금 달랐다.
왕국에서 산적을 만나 기사들을 잃었다고 들었는데 오늘은 수도에서 암습을 당하였으니 이는 크게 문제가 되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제이슨은 이들을 체포하는 것은 문제가 아니지만 이들이 왕국에 속해 있는 도둑 길드라는 것이 알려지면 정말 골치 아픈 일이 되기 때문에 이들의 정체에 대해서는 브레인에게는 말을 하지 않고 있었다.
‘이거 정말 문제네. 어떻게 해야 하나?’
제이슨은 심각하게 고민이 되었다.
만약에 브레인이 이들의 정체를 알게 되어 제국에 가서 헤이론 왕국이 자신을 암습하였다고 하면 이는 왕국이 멸망으로 갈 수도 있는 문제였다.
제국과 전쟁을 하여 이길 수 있는 방법이 없어서였다.
카이라 제국은 아직도 정복을 하려는 야욕에 불타는 그런 나라였는데, 그 불씨를 자신들이 제공할 수는 없는 일이었다.
제이슨이 복면인에게 다가가고 있을 때 수도의 경비대가 달려오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